1 00:00:15,015 --> 00:00:17,642 [주제곡] 2 00:01:01,061 --> 00:01:03,271 - [밝은 음악] - [탁탁 찧는 소리] 3 00:01:14,157 --> 00:01:16,326 애기야, 기다려 내가 예쁘게 해 줄게 4 00:01:21,790 --> 00:01:23,541 [어린 승효의 우는 소리] 5 00:01:30,548 --> 00:01:32,300 나 이제 이거 어떡해? 6 00:01:33,384 --> 00:01:36,638 걱정 마, 자고 일어나면 다 지워질 거야 7 00:01:36,721 --> 00:01:38,932 그래도 안 지워지면? 8 00:01:39,015 --> 00:01:40,308 그땐… 9 00:01:43,436 --> 00:01:44,312 내가 책임질게 10 00:01:45,188 --> 00:01:48,399 [어린 석류] 나 배석류가 너 최승효 책임진다 11 00:01:48,483 --> 00:01:49,359 약속 12 00:01:50,777 --> 00:01:51,903 도장 찍고 13 00:01:54,906 --> 00:01:55,740 옳지 14 00:01:59,619 --> 00:02:00,870 자, 이제 먹자 15 00:02:11,756 --> 00:02:14,592 바나나우유 안 먹어도 된다니까 왜 사 줘? 16 00:02:14,676 --> 00:02:16,469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17 00:02:17,220 --> 00:02:20,056 그, 그건… 18 00:02:20,140 --> 00:02:20,974 그게 뭔데? 19 00:02:21,057 --> 00:02:23,726 뭐, 뭐, 뭐가 그건 그게 그건데? 20 00:02:23,810 --> 00:02:25,603 뭐, 뭐긴 뭐야, 그게 그거지 21 00:02:25,687 --> 00:02:28,231 영어로는 '잇', 어? 지시 대명사잖아 22 00:02:28,314 --> 00:02:30,692 아니, 그러니까, 그치 그, 그게 그거긴 하지 23 00:02:30,775 --> 00:02:33,194 그것이 그건… 24 00:02:34,237 --> 00:02:35,321 아, 나 25 00:02:36,030 --> 00:02:37,323 그거 게슈탈트 오려 그래 26 00:02:39,576 --> 00:02:40,410 야 27 00:02:41,077 --> 00:02:42,162 왜? 28 00:02:43,037 --> 00:02:44,247 우리 이제 무슨 사이야? 29 00:02:44,914 --> 00:02:46,040 글쎄 30 00:02:47,542 --> 00:02:49,794 - 키스한 다음 사이? - [석류] 어우, 니… 31 00:02:50,837 --> 00:02:52,172 야, 그 키… 32 00:02:52,255 --> 00:02:55,133 막 그런 단어를 막 갑자기 입에 올, 올리지 말아 줄래? 33 00:02:56,593 --> 00:02:58,094 난 친구랑은 키스 안 한다 34 00:02:58,177 --> 00:03:01,347 아니, 그러니까 그 그, 키스 좀 그만하라고 35 00:03:01,431 --> 00:03:02,891 지금은 안 했어, 아까 했지 36 00:03:02,974 --> 00:03:04,350 아니, 그러니까 내 말은 그… 37 00:03:04,434 --> 00:03:05,602 그 키, 그… 38 00:03:05,685 --> 00:03:07,353 그 단어 자체를 좀 그만하라고 39 00:03:07,437 --> 00:03:09,188 아, 단어? 키스? 40 00:03:09,272 --> 00:03:10,398 [짜증 내며] 아, 진짜 41 00:03:13,568 --> 00:03:16,613 그리고 나도 친구랑 그런 거 안 하거든? 42 00:03:17,530 --> 00:03:18,656 그럼 됐네 43 00:03:19,741 --> 00:03:21,743 - 우리 이제 친구 아니다 - [석류의 헛웃음] 44 00:03:22,785 --> 00:03:25,955 30년 우정이 뭐 이렇게 쉽게 쫑 나냐 45 00:03:27,540 --> 00:03:29,542 내 인생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었거든? 46 00:03:30,752 --> 00:03:33,046 올림픽 메달도 이거보단 쉬웠을 거다 47 00:03:36,507 --> 00:03:37,759 [명우] 승효야, 석류 씨 48 00:03:38,468 --> 00:03:39,719 [석류] 대표님 49 00:03:39,802 --> 00:03:41,346 [명우] 아, 뭐야 둘이 벌써 만났네 50 00:03:41,429 --> 00:03:42,889 승효 어디 갔냐고 그렇게 찾더니 51 00:03:42,972 --> 00:03:44,891 아니, 난 무슨 빚쟁이 잡으러 온 줄 알았잖아 52 00:03:44,974 --> 00:03:46,267 - 아, 그랬어? - [명우] 어 53 00:03:46,351 --> 00:03:47,852 어머, 대표님 [헛웃음] 54 00:03:47,936 --> 00:03:50,605 제가 또 뭘 그렇게까지 찾았다고 55 00:03:50,688 --> 00:03:52,190 - 아니, 아까… - [석류가 웃으며] 참 나 56 00:03:52,273 --> 00:03:54,484 [나윤] 아, 그러면 왜 찾으러 왔는데요? 57 00:03:54,567 --> 00:03:56,319 아니, 무슨 용건이길래 58 00:03:56,402 --> 00:03:58,363 서울에서 여기까지 선배를 보러 오냐고요 59 00:03:58,947 --> 00:04:00,114 - 아, 저기 사실은 그게… - [석류] 야 60 00:04:00,198 --> 00:04:01,824 - [석류] 제가, 제가… - 아, 깜짝이야 61 00:04:01,908 --> 00:04:04,369 얘를 보러 여기까지 왔겠어요? 62 00:04:04,452 --> 00:04:08,122 그냥 왔다가 온 김에 얘한테 연락을 한 거죠 63 00:04:08,206 --> 00:04:09,832 [명우가 웃으며] 어 64 00:04:09,916 --> 00:04:12,168 그러니까 왜, 왜, 왜 왔냐고 65 00:04:12,252 --> 00:04:14,921 그냥, 그냥 왔다가 66 00:04:15,004 --> 00:04:17,006 그냥 왔다가 연락한 거라니까요 67 00:04:17,090 --> 00:04:18,508 [명우가 웃으며] 그래요, 잘했어요 68 00:04:18,591 --> 00:04:19,425 아니, 그러니까 69 00:04:19,509 --> 00:04:21,511 근데 그냥 오기엔 너무 머니까 무슨 일 때문에 오셨나… 70 00:04:21,594 --> 00:04:23,721 [석류가 화내며] 아니, 그러니까 제 개인적인 일이라니까요! 71 00:04:23,805 --> 00:04:26,891 왜 제 사적인 일인데 자꾸 이렇게 캐물으시는지 모르겠… 72 00:04:27,433 --> 00:04:30,228 - 아니, 진짜 그렇게 안 봤는데… - [명우] 아니, 아니, 울어요? 73 00:04:30,979 --> 00:04:32,814 내가 뭐 잘못했어? 74 00:04:32,897 --> 00:04:34,399 - 왜 혼난 거 같지? - [나윤] 화났나? 75 00:04:37,402 --> 00:04:38,569 [석류의 탄성] 76 00:04:38,653 --> 00:04:39,946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77 00:04:41,072 --> 00:04:43,241 모름지기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78 00:04:43,324 --> 00:04:45,618 재료 본연의 맛을 은은하게 살리는 79 00:04:45,702 --> 00:04:48,121 강원도 음식은 필히 먹어 봐야 된다 80 00:04:48,204 --> 00:04:50,373 [의아한 숨소리] 81 00:04:50,456 --> 00:04:53,376 [나윤] 그러니까 여기까지 밥 먹으러 왔다고요? 82 00:04:53,459 --> 00:04:55,878 이 봐 봐, 이 봐 봐 이렇게 안 믿을까 봐 83 00:04:55,962 --> 00:04:57,964 내가 진짜 절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84 00:04:58,047 --> 00:05:00,550 - [의아한 숨소리] - [석류] 진짜예요 85 00:05:00,633 --> 00:05:03,094 특히 이, 이 가자미식해, 진짜 86 00:05:03,177 --> 00:05:05,221 가자미식혜? 어? 어, 뭐야 87 00:05:05,305 --> 00:05:06,889 생선으로 식혜를 만들어? 어, 말도 안 돼, 어우 88 00:05:06,973 --> 00:05:08,766 이거 색깔도 빨갛고 아, 나 매운 것도 못 먹는데 89 00:05:08,850 --> 00:05:10,435 - [석류] 아아, 그게 아니라 - 네 90 00:05:10,518 --> 00:05:12,603 식해는 식해인데 'ㅕㅣ' 식혜가 아니라 91 00:05:12,687 --> 00:05:13,604 'ㅏㅣ' 식해거든요 92 00:05:13,688 --> 00:05:15,315 - 'ㅏㅣ' 식해? - [석류] 가자미에다가 93 00:05:15,398 --> 00:05:17,275 소금이랑 밥을 넣고 발효시켜 가지고 94 00:05:17,358 --> 00:05:19,319 - 만드는 음식이에요 - [명우] 발효? 아으… 95 00:05:19,402 --> 00:05:20,653 장난치는 거야 96 00:05:20,737 --> 00:05:22,864 저 형 식해, 홍어 이런 거 킬러야 97 00:05:22,947 --> 00:05:24,240 [석류] 아, 뭐야 98 00:05:24,324 --> 00:05:25,950 완전 미식가셨구나 99 00:05:26,034 --> 00:05:28,369 아이, 미식가까진 아니고요 [웃음] 100 00:05:28,453 --> 00:05:31,039 그레이프 지도에 표시해 둔 맛집만 100개는 더 될걸? 101 00:05:31,122 --> 00:05:33,416 [명우] 아니야, 어제 기준 328개 102 00:05:33,499 --> 00:05:34,917 [석류의 놀란 소리] 103 00:05:35,001 --> 00:05:36,419 대표님, 저 그거 공유 좀 해 주시면 안 돼요? 104 00:05:36,502 --> 00:05:37,420 아유, 안 돼, 안 돼, 안 돼 105 00:05:37,503 --> 00:05:40,548 나 이거 우리 쌍둥이한테 다 물려줄 거야 [웃음] 106 00:05:40,631 --> 00:05:41,924 - 제발 - [명우] 근데 또 석류 씨가 107 00:05:42,008 --> 00:05:43,551 도움 준 것도 있겠다 108 00:05:43,634 --> 00:05:45,470 제가 통째로 넘겨 드릴게요 109 00:05:45,553 --> 00:05:48,264 [탄성]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이거 쏠게요 110 00:05:48,347 --> 00:05:50,099 아이,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111 00:05:50,183 --> 00:05:52,185 [승효] 이거 배고플 텐데 얼른 먹어 112 00:05:54,854 --> 00:05:56,856 [익살스러운 음악] 113 00:05:58,983 --> 00:05:59,942 나는? 114 00:06:00,526 --> 00:06:02,487 어, 형은 간장게장 좋아하지? 115 00:06:02,570 --> 00:06:04,155 - 이거 간장게장 얼른 먹어 - [명우] 내가? 116 00:06:04,655 --> 00:06:05,490 [승효] 아니야? 117 00:06:05,573 --> 00:06:07,116 나, 나윤이 너는 너는 뭐 좋아하더라? 118 00:06:07,200 --> 00:06:09,327 전 선배요, 저 선배 좋아하죠 119 00:06:09,410 --> 00:06:10,953 어, 넌 알아서 먹어 120 00:06:11,037 --> 00:06:13,539 아, 이거 먹고 싶다 아, 진짜 맛있겠다, 이거요 121 00:06:14,290 --> 00:06:16,084 - [석류] 많이 먹어요 - [나윤] 네 122 00:06:19,712 --> 00:06:20,713 으음 123 00:06:21,714 --> 00:06:23,549 가자미식해 엄청 쫄깃쫄깃하다, 야 124 00:06:24,842 --> 00:06:26,886 잘근잘근 씹어 버리고 싶게 쫄깃쫄깃하다 125 00:06:29,305 --> 00:06:30,181 [석류의 탄성] 126 00:06:30,932 --> 00:06:31,891 머, 먹어, 어 127 00:06:44,737 --> 00:06:46,322 - [노크 소리] - 네 128 00:06:46,989 --> 00:06:48,991 - [승효] 들어가도 되지? - 어 129 00:06:50,284 --> 00:06:52,995 [석류] 야, 근데 나 진짜 여기 있어도 돼? 130 00:06:53,079 --> 00:06:55,581 아니, 진짜로 숙소 딴 데 잡아도 된다니까 131 00:06:55,665 --> 00:06:57,375 빈방 넘쳐 나는데 뭐 하러 132 00:06:58,251 --> 00:06:59,335 아, 그리고 이거 133 00:06:59,418 --> 00:07:01,295 너 옷 그것밖에 없잖아 이거 필요할 거 같아서 134 00:07:01,379 --> 00:07:02,964 [석류] 아, 어, 고마워 135 00:07:03,047 --> 00:07:05,424 야, 내가 요즘 옷을 자주 빌리고 다닌다 136 00:07:07,385 --> 00:07:09,762 화장실은 복도 끝에 있으니까 편하게 씻고 137 00:07:09,846 --> 00:07:12,181 응, 알겠어 [헛기침] 138 00:07:13,975 --> 00:07:15,143 [발랄한 음악] 139 00:07:18,187 --> 00:07:20,148 - 여기 벌레는 없지? - [석류] 없는데? 140 00:07:20,231 --> 00:07:21,149 [헛기침] 141 00:07:27,196 --> 00:07:28,489 - [석류] 안 가? - 어? 142 00:07:28,573 --> 00:07:29,824 안 나가? 143 00:07:29,907 --> 00:07:32,452 - 나 여기 잠깐… - [나윤] 선배, 선배! 144 00:07:32,535 --> 00:07:34,287 승효 선배 어디 있어요? 145 00:07:35,037 --> 00:07:35,872 [한숨] 146 00:07:35,955 --> 00:07:37,623 빨리 가 봐라, 너 찾는다 147 00:07:37,707 --> 00:07:39,542 너 진짜 가라고 하는 얼굴 맞아? 148 00:07:40,251 --> 00:07:41,085 뭐가? 149 00:07:41,169 --> 00:07:43,337 [승효]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150 00:07:44,088 --> 00:07:45,631 왜 자꾸 눈으로 욕을 하는 거 같지? 151 00:07:45,715 --> 00:07:46,591 아니, 무슨 소리야 152 00:07:46,674 --> 00:07:48,718 내가 지금 얼마나 온화한 눈빛을 장착하고 있는데 153 00:07:48,801 --> 00:07:50,595 [웃으며] 야, 너 거울이나 보면서 얘기하시지 154 00:07:52,138 --> 00:07:53,848 [승효] 아, 잠깐만, 이거 혹시 155 00:07:55,725 --> 00:07:56,893 질투하는 건가? 156 00:07:57,977 --> 00:08:00,313 질투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빨리, 빨리 가 157 00:08:00,396 --> 00:08:01,522 뭘 웃어, 빨리 안 나가? 158 00:08:01,606 --> 00:08:03,649 아이, 나가면 될 거 아니야 아, 왜 밀어 159 00:08:03,733 --> 00:08:04,942 아, 가, 빨리 160 00:08:21,751 --> 00:08:22,793 승효야 161 00:08:23,377 --> 00:08:24,629 어, 왜? 162 00:08:24,712 --> 00:08:26,589 와이프가 없으니까 잠이 안 온다 163 00:08:28,216 --> 00:08:30,301 [드르렁 코 고는 소리] 164 00:08:35,723 --> 00:08:36,807 [헛웃음] 165 00:08:38,226 --> 00:08:39,727 [명우의 코 고는 소리] 166 00:08:47,443 --> 00:08:48,361 [승효] 자? 167 00:08:48,444 --> 00:08:49,529 - [휴대폰 진동음] - [석류] 아니 168 00:08:53,282 --> 00:08:54,200 [승효] 우리 잠깐 볼래? 169 00:08:54,283 --> 00:08:55,743 [석류] 10분 뒤 마당, 나무 앞 170 00:08:56,410 --> 00:08:57,245 어? 171 00:08:57,912 --> 00:08:59,288 [쿵 넘어지는 소리] 172 00:09:01,082 --> 00:09:03,376 [드르렁 코 고는 소리] 173 00:09:08,548 --> 00:09:10,132 왜 이 시간까지 안 자? 174 00:09:10,216 --> 00:09:11,217 너는 왜 안 자? 175 00:09:12,218 --> 00:09:14,345 나야 이거 책 좀 읽느라 176 00:09:15,388 --> 00:09:16,639 [석류] '목민심서'? 177 00:09:16,722 --> 00:09:18,891 정약용이 쓴 그 '목민심서'? 178 00:09:19,475 --> 00:09:20,309 응 179 00:09:20,393 --> 00:09:23,020 요즘도 그런 책 보는 사람이 있나? 180 00:09:23,646 --> 00:09:24,855 내가 읽어 181 00:09:25,398 --> 00:09:28,234 자고로 고전이란 시대를 관통하는 법이거든 182 00:09:29,610 --> 00:09:33,155 청렴함, 책임감, 솔선수범, 어? 183 00:09:33,239 --> 00:09:35,116 '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' 184 00:09:35,700 --> 00:09:37,827 삶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고 이 책이 185 00:09:37,910 --> 00:09:40,496 알겠어, 되게 흥분하네 186 00:09:40,580 --> 00:09:42,623 내가 뭐, 흥분했나? [헛기침] 187 00:09:42,707 --> 00:09:45,167 아니, 뭐, 니가 이 책의 가치를 잘 모르는 거 같아서 188 00:09:46,544 --> 00:09:48,921 [석류] 이야, 근데 여기 되게 좋다 189 00:09:49,005 --> 00:09:52,091 아, 하루만 있다 가려니까 아쉽다 190 00:09:53,259 --> 00:09:54,594 다음에 또 오면 되지 191 00:09:56,053 --> 00:09:57,138 내일 같이 올라가자 192 00:09:57,805 --> 00:09:58,681 너 일은 어쩌고? 193 00:09:58,764 --> 00:10:00,308 예정보다 일찍 끝났어 194 00:10:01,434 --> 00:10:03,644 원래는 모레 올라가려고 했는데 195 00:10:04,270 --> 00:10:05,521 하루 먼저 가지, 뭐 196 00:10:06,272 --> 00:10:07,273 같이 가자 197 00:10:07,815 --> 00:10:10,067 같이 어떻게? 너도 차 있잖아 198 00:10:10,151 --> 00:10:11,944 나도 모음이 차 끌고 올라가야 되는데? 199 00:10:13,195 --> 00:10:14,196 내 차는 200 00:10:15,406 --> 00:10:17,450 - 대리를 부르면 돼 - [석류] 미친놈이냐? 201 00:10:17,533 --> 00:10:20,661 야, 여기서 대리 부르면 서울까지 돈이 얼만데 202 00:10:21,287 --> 00:10:24,040 응, 내가 생각해도 미친놈인데 203 00:10:25,791 --> 00:10:26,792 아무리 생각해도 204 00:10:26,876 --> 00:10:29,003 너랑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비쌀 거 같아서 205 00:10:29,086 --> 00:10:31,505 참, 참 내 206 00:10:31,589 --> 00:10:34,884 너는, 어? 내가 그렇게 좋냐? 207 00:10:36,427 --> 00:10:37,970 - 응 - [석류] 오… 208 00:10:38,054 --> 00:10:40,514 [부드러운 음악] 209 00:10:40,598 --> 00:10:43,142 뭐, 얼마나 좋은데? 210 00:10:44,894 --> 00:10:47,688 30년 가까이 붙어 있고도 안 질릴 만큼? 211 00:10:47,772 --> 00:10:49,649 와, 과장이 좀 심하네 212 00:10:51,025 --> 00:10:53,319 양심적으로 공백기는 빼라 213 00:10:54,654 --> 00:10:55,905 없었는데, 공백기 214 00:10:58,240 --> 00:11:00,785 난 늘 같이 있었어, 너랑 215 00:11:08,250 --> 00:11:09,085 [승효] 여기 216 00:11:11,170 --> 00:11:12,254 8살 때 217 00:11:12,838 --> 00:11:15,800 너가 나한테 뒤집어씌웠던 페인트처럼 218 00:11:22,807 --> 00:11:23,849 7살 때 219 00:11:25,267 --> 00:11:28,646 너가 나 잘 때 얼굴에 붙여 놨던 판박이 스티커처럼 220 00:11:35,236 --> 00:11:36,195 6살 때 221 00:11:38,280 --> 00:11:39,990 너가 나 놀리려고 먹였던 222 00:11:40,783 --> 00:11:43,661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하는 요술 사탕처럼 223 00:11:57,174 --> 00:12:00,302 내가 5살 때 니 머리에 붙여 놨던 풍선껌처럼? 224 00:12:00,386 --> 00:12:01,303 아유, 진짜 225 00:12:01,971 --> 00:12:03,264 - [석류의 웃음] - [승효의 한숨] 226 00:12:05,266 --> 00:12:06,350 와 227 00:12:07,268 --> 00:12:10,062 그 수난을 다 겪고도 내가 좋을 수 있다니 228 00:12:11,897 --> 00:12:12,731 봐 봐 229 00:12:12,815 --> 00:12:15,317 내가 나 팜므파탈이라 그랬지? 230 00:12:15,901 --> 00:12:18,237 - 아, 떨어져 - [석류] 싫어 231 00:12:19,488 --> 00:12:21,740 내가 이렇게 찰싹 붙어 있었다며 232 00:12:26,745 --> 00:12:28,831 음, 근데 나 좀 졸리다 233 00:12:29,957 --> 00:12:31,000 조, 졸려? 234 00:12:31,917 --> 00:12:33,043 응 235 00:12:33,711 --> 00:12:35,379 운전을 오래 해서 그런가? 236 00:12:39,550 --> 00:12:42,344 [하품] 누구 나오면 안 되는데 237 00:13:22,635 --> 00:13:24,762 - [밝은 음악] - [긴장한 숨소리] 238 00:13:24,845 --> 00:13:26,430 [문소리] 239 00:13:30,226 --> 00:13:31,060 정모음 씨 240 00:13:31,936 --> 00:13:32,937 네 241 00:13:45,533 --> 00:13:46,742 [면접관] 정모음 소방교 242 00:13:47,701 --> 00:13:51,205 토익 점수도 높고 동력수상레저 면허에 243 00:13:51,288 --> 00:13:53,499 응급 구조사 1급 자격증도 있고 244 00:13:54,708 --> 00:13:56,252 음, 준비 많이 했네요 245 00:13:56,335 --> 00:13:59,797 네, 소방 관련 안전 관리 업무는 물론 246 00:13:59,880 --> 00:14:02,466 현지 업무까지 잘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247 00:14:03,759 --> 00:14:05,344 왜 남극에 가고 싶어요? 248 00:14:05,427 --> 00:14:09,640 [모음] 사실 어렸을 때 제 꿈이 슈퍼맨이었습니다 249 00:14:11,267 --> 00:14:13,185 그다음은 스파이더맨이었고요 250 00:14:14,853 --> 00:14:17,815 둘 다 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소방 공무원이 됐는데 251 00:14:18,691 --> 00:14:21,110 직업 만족도가 아주 최상입니다 252 00:14:23,571 --> 00:14:25,614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253 00:14:25,698 --> 00:14:27,241 [면접관의 웃음] 254 00:14:27,324 --> 00:14:28,951 예, 뭐 그렇긴 하네요 255 00:14:29,034 --> 00:14:32,454 [모음] 그래서 이번엔 남극으로 가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고 256 00:14:32,538 --> 00:14:34,498 지구 평화를 지키고 싶습니다 257 00:14:44,884 --> 00:14:47,011 [긴장되는 음악] 258 00:15:02,943 --> 00:15:06,238 지난번 혜숙이 일 알려 줘서 고마웠습니다 259 00:15:06,322 --> 00:15:07,948 혜숙이가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260 00:15:08,032 --> 00:15:09,116 [경종] 그런데 261 00:15:09,658 --> 00:15:12,786 혜숙이 일로 고마운 거 딱 여기까지였으면 합니다 262 00:15:13,495 --> 00:15:14,330 네? 263 00:15:14,413 --> 00:15:16,916 서혜숙 제 아내입니다 264 00:15:16,999 --> 00:15:17,917 제 여자고요 265 00:15:20,836 --> 00:15:21,837 알고 있습니다 266 00:15:21,921 --> 00:15:23,839 아시면 더더욱 그러면 안 되죠 267 00:15:24,465 --> 00:15:26,091 그 사람 더 이상 흔들지 말아 주세요 268 00:15:26,175 --> 00:15:28,594 저기요, 지금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요 269 00:15:28,677 --> 00:15:31,138 [경종] 별명이 알랭 들롱이라고 들었습니다 270 00:15:31,221 --> 00:15:32,973 [세환] 아니, 지금 그 얘기가 왜 여기서… 271 00:15:33,057 --> 00:15:33,974 예 272 00:15:34,934 --> 00:15:37,436 - 잘생기셨습니다 - [세환] 저기요, 최 교수님 273 00:15:37,519 --> 00:15:40,272 그런데 저 마음만큼은 절대 안 뒤집니다 274 00:15:40,356 --> 00:15:42,399 - 왜냐하면 제가 서혜숙을 - [문 열리는 소리] 275 00:15:42,483 --> 00:15:43,567 사랑하니까요 276 00:15:44,151 --> 00:15:44,985 자기야 277 00:15:47,613 --> 00:15:48,697 뭐, 뭐야? 278 00:15:53,410 --> 00:15:55,871 당신이 왜 여기 있어? 어? 279 00:15:55,955 --> 00:15:57,122 아, 저기 그게… 280 00:15:57,206 --> 00:15:58,082 저… 281 00:15:58,666 --> 00:16:00,125 저 혜숙이랑 그냥 친구 사이입니다 282 00:16:00,209 --> 00:16:02,378 [버럭 하며] '자기야'라잖아요! 283 00:16:02,461 --> 00:16:04,463 친구끼리 누가 '자기야' 그럽니까? 284 00:16:04,546 --> 00:16:06,632 우린 그래, 워낙에 편한 사이라 285 00:16:06,715 --> 00:16:07,716 [세환] 저희 진짜 친구 사이입니다 286 00:16:07,800 --> 00:16:10,177 저 혜숙이한테 다른 마음 먹은 적 한 번도 없어요 287 00:16:10,260 --> 00:16:11,804 그러니까 더 말이 안 되죠! 288 00:16:11,887 --> 00:16:14,348 이렇게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자한테 289 00:16:14,431 --> 00:16:17,267 - [익살스러운 음악] - 어떻게 안 반합니까? 290 00:16:17,351 --> 00:16:18,560 목석이에요? 291 00:16:23,148 --> 00:16:24,733 게이입니다 292 00:16:24,817 --> 00:16:26,694 - 아휴 - [경종] 예? 293 00:16:26,777 --> 00:16:27,820 저 294 00:16:28,988 --> 00:16:30,072 남자 좋아합니다 295 00:16:41,500 --> 00:16:44,044 [세환] 미모와 지성을 겸비하셨어 296 00:16:44,128 --> 00:16:46,505 [혜숙] 아유, 그만해, 아, 진짜 297 00:16:47,381 --> 00:16:50,134 미안해, 내가 자기 볼 면목이 없다 298 00:16:50,217 --> 00:16:51,343 미안하긴 299 00:16:51,427 --> 00:16:53,137 오히려 좋더라 300 00:16:53,971 --> 00:16:56,598 저렇게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 301 00:16:56,682 --> 00:16:59,727 아휴, 진짜 웬수야, 웬수, 아휴, 정말 302 00:16:59,810 --> 00:17:02,354 그 모습 보니까 부럽네요 303 00:17:02,438 --> 00:17:04,732 - 부럽긴 뭐가 부러워? 참 - [세환의 웃음] 304 00:17:06,233 --> 00:17:08,819 [세환] 나도 이제 나이 먹을 만큼 먹었는데 305 00:17:10,112 --> 00:17:12,364 용감해져 볼까 싶기도 하고 306 00:17:14,908 --> 00:17:16,660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해 307 00:17:17,494 --> 00:17:18,328 알고 있지? 308 00:17:19,621 --> 00:17:20,539 언제나 309 00:17:21,290 --> 00:17:23,667 늘 항상 310 00:17:24,543 --> 00:17:25,544 알고 있지 311 00:17:31,467 --> 00:17:33,802 - [밝은 음악] - [세환의 웃음] 312 00:17:42,770 --> 00:17:43,729 [혜숙] 아휴 313 00:17:45,814 --> 00:17:46,648 [헛웃음] 314 00:17:50,819 --> 00:17:52,196 [한숨] 315 00:17:52,279 --> 00:17:55,074 나 지금 당신 너무 창피하거든? 316 00:17:55,157 --> 00:17:56,784 - 두 발자국 떨어져서 걸어 - [경종] 어 317 00:17:58,994 --> 00:17:59,870 [헛웃음] 318 00:18:00,913 --> 00:18:02,748 아니, 어떻게… 319 00:18:05,292 --> 00:18:07,086 어떻게 날 의심할 수가 있어? 320 00:18:07,169 --> 00:18:08,420 당신을 의심한 게 아니라 저놈… 321 00:18:08,504 --> 00:18:11,340 아니, 저분이 혹시 흑심을 품었을까 봐 322 00:18:11,423 --> 00:18:13,884 이유 불문하고 미안 323 00:18:13,967 --> 00:18:14,843 [혜숙의 헛웃음] 324 00:18:15,886 --> 00:18:16,720 아휴 325 00:18:18,472 --> 00:18:19,348 왜 얘기를 안 했어? 326 00:18:19,431 --> 00:18:21,892 진작 말해 줬으면 이런 오해 안 했을 텐데 327 00:18:21,975 --> 00:18:25,104 친구가 날 믿고 말해 준 비밀인데 그걸 어떻게 말해 328 00:18:25,187 --> 00:18:28,357 이 보수적이고 경직된 사회에서 가뜩이나 불안했을 텐데 329 00:18:31,235 --> 00:18:32,069 [경종] 멋있어 330 00:18:32,820 --> 00:18:34,071 너무 멋있어 331 00:18:34,696 --> 00:18:36,031 [헛웃음] 332 00:18:37,491 --> 00:18:39,451 - 빨리 안 오고 뭐 해? - [경종] 가 333 00:18:42,996 --> 00:18:44,081 [혜숙의 한숨] 334 00:18:44,748 --> 00:18:46,291 [혜숙] 아, 진짜 창피해 335 00:18:47,459 --> 00:18:49,044 너무 창피하더라 336 00:18:49,128 --> 00:18:51,421 어머? 뭐 하는 거야? 337 00:18:58,178 --> 00:19:00,347 이야! [웃음] 338 00:19:00,430 --> 00:19:02,307 됐다, 됐어! 339 00:19:02,391 --> 00:19:05,310 아, 깜짝이야 뭔데 이렇게 소릴 질러 쌓아 340 00:19:05,394 --> 00:19:07,104 엄마, 준비됐지? 341 00:19:07,187 --> 00:19:09,148 어어, 밥통에 밥 준비됐으니깐 니가 꺼내 먹어 342 00:19:09,231 --> 00:19:10,774 아, 밥 말고 343 00:19:10,858 --> 00:19:12,317 엄마 인생 펼 준비 344 00:19:12,860 --> 00:19:14,403 - 내가 엄마가 빌려 준 2백 - [미숙] 응 345 00:19:14,486 --> 00:19:16,196 백배 천배로 불려 줄게 346 00:19:16,280 --> 00:19:18,740 그 인플루엔자인가 뭔가 이제 그거 하는 거야? 347 00:19:18,824 --> 00:19:20,701 아니, 인플루엔자 아니고 인플루언서 348 00:19:20,784 --> 00:19:22,035 아, 맞아, 인플루언서 349 00:19:22,119 --> 00:19:24,955 아니다, 내가 바이러스처럼 치명적이고 350 00:19:25,038 --> 00:19:26,623 더 전염성 높은 존재가 될게 351 00:19:26,707 --> 00:19:28,208 본전이나 까먹지 마 352 00:19:28,876 --> 00:19:32,296 [동진] 엄마, 아들 좀 믿어, 어? 이번엔 진짜라니까? 353 00:19:32,379 --> 00:19:34,882 아, 그리고 이제 이런 거 좀 그만 들고 다녀, 어? 354 00:19:34,965 --> 00:19:36,466 - 갖다 버려, 이거 - [미숙] 야, 야, 야, 야, 야! 355 00:19:36,550 --> 00:19:39,219 멀쩡한 걸 버리긴 왜 버려, 참 356 00:19:39,303 --> 00:19:40,554 [한숨] 357 00:19:40,637 --> 00:19:42,181 엄마, 안 되겠다 358 00:19:43,098 --> 00:19:45,517 엄마, 백 하나 골라 놔라 359 00:19:45,601 --> 00:19:46,768 조만간 내가 하나 사 줄게 360 00:19:46,852 --> 00:19:49,605 그런 거 있어 봐야 엄마는 들고 갈 데도 없네요 361 00:19:49,688 --> 00:19:52,524 엄마는 너만 잘되면 돼 362 00:19:53,775 --> 00:19:54,651 [미숙] 너만 363 00:19:56,778 --> 00:19:57,654 간다 364 00:19:58,947 --> 00:20:01,533 엄마, 백화점 갔다 와, 어? 365 00:20:01,617 --> 00:20:03,285 - [미닫이문 소리] - 골라! 366 00:20:03,368 --> 00:20:05,454 - [재숙] 인숙아, 이것 좀 먹고 해 - [인숙] 어 367 00:20:05,537 --> 00:20:07,247 [편안한 음악] 368 00:20:07,331 --> 00:20:08,332 - 야 - [인숙] 어? 369 00:20:08,415 --> 00:20:12,044 저기, 요새 명품 백 같은 거는 얼마씩이나 하나? 370 00:20:12,753 --> 00:20:14,421 - 천차만별이긴 한데 - [미숙] 응 371 00:20:14,963 --> 00:20:16,882 못해도 한 이삼백은 줘야지 372 00:20:16,965 --> 00:20:19,218 어머, 미쳤다 야, 그 돈 있음 소고기를 373 00:20:19,301 --> 00:20:21,053 야, 그것도 한우로 50근은 먹겠다 374 00:20:21,136 --> 00:20:22,471 - [인숙의 웃음] - 비싸네 375 00:20:22,554 --> 00:20:24,056 근데 갑자기 백은 왜? 376 00:20:25,224 --> 00:20:26,558 석류 아빠가 하나 사 준대? 377 00:20:26,642 --> 00:20:28,810 아이고, 그 인간한테 그런 걸 바라느니 378 00:20:28,894 --> 00:20:30,520 차라리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르겠다 379 00:20:30,604 --> 00:20:32,064 [인숙, 재숙의 웃음] 380 00:20:32,147 --> 00:20:34,024 아니, 우리 동진이… 381 00:20:34,483 --> 00:20:36,318 - 아니야, 나중에 - [인숙] 뭔데? 382 00:20:36,401 --> 00:20:37,736 - 아이, 아니야, 아니야 - [인숙의 웃음] 383 00:20:37,819 --> 00:20:39,196 아니, 걔가 지금… 384 00:20:39,905 --> 00:20:41,114 - [재숙] 야, 미숙아 - [미숙] 응 385 00:20:41,198 --> 00:20:43,992 야, 내가 지금 물어보는 게 마땅한진 모르겠는데 386 00:20:44,701 --> 00:20:46,411 혹시 석류 말이야 387 00:20:47,246 --> 00:20:48,747 선볼 생각이 있나? 388 00:20:50,666 --> 00:20:51,625 선? 389 00:20:52,251 --> 00:20:55,504 [개 짖는 소리] 390 00:20:55,587 --> 00:20:57,547 [승효] 아, 무슨 개가 이렇게 짖냐 391 00:20:59,258 --> 00:21:01,468 너 진짜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? 392 00:21:01,551 --> 00:21:02,469 뭐가? 393 00:21:02,552 --> 00:21:05,889 어떻게 휴게소 한 번을 안 들르고 서울까지 내리 운전만 하냐? 394 00:21:05,973 --> 00:21:07,474 아, 화장실 가고 싶었어? 395 00:21:07,557 --> 00:21:09,309 [승효] 아니, 그게 아니라 396 00:21:09,393 --> 00:21:11,645 그래도 명색이 데이트인데 397 00:21:11,728 --> 00:21:13,438 이럴 거면 내 차 끌고 왔지 398 00:21:14,022 --> 00:21:15,816 아니, 모음이 차 키 빨리 갖다줘야지 399 00:21:15,899 --> 00:21:17,651 야, 그러니까 내가 따로 오자고 했잖아 400 00:21:17,734 --> 00:21:18,610 - [미숙] 배석류 - 따로는… 401 00:21:19,361 --> 00:21:20,487 - [미숙] 어, 승효야, 저 - 엄마 402 00:21:20,570 --> 00:21:21,989 - 이모 - [미숙] 어, 너 403 00:21:22,072 --> 00:21:24,241 [석류] 엄마, 내가, 우리… 우리가 왜 지금 왜 같이 있냐면 404 00:21:24,324 --> 00:21:26,660 [미숙] 아니야, 나 안 그래도 너한테 전화하려고 했잖아 405 00:21:26,743 --> 00:21:28,787 너 선 하나 안 볼래? 406 00:21:28,870 --> 00:21:30,163 - 선? - [미숙] 어우, 깜짝이야 407 00:21:30,247 --> 00:21:31,415 니가 왜 더 놀라? 408 00:21:31,498 --> 00:21:33,458 아유, 엄마는 선은 무슨 선이야 409 00:21:33,542 --> 00:21:37,045 야, 재숙이 이모가 너 누구 좀 소개시켜 주고 싶다고 410 00:21:37,838 --> 00:21:38,964 [미숙] 아이, 나도 강요하는 건 아닌데 411 00:21:39,047 --> 00:21:40,257 사람이 너무 괜찮대 412 00:21:40,340 --> 00:21:41,842 아, 안 돼, 안 돼 아니야 [헛기침] 413 00:21:41,925 --> 00:21:43,719 [승효] 아, 얘, 이모 얘가 그럴 상황도 아니고… 414 00:21:43,802 --> 00:21:45,887 - 엄마! 집에 가서 얘기하자 - [미숙] 야, 나중에 말고 지금! 415 00:21:46,471 --> 00:21:48,473 빨리 연락 줘야 돼, 재숙이 말이 416 00:21:48,557 --> 00:21:50,267 마음 같아서는 모음이를 내보내고 싶대 417 00:21:50,350 --> 00:21:51,768 근데 걔가 말을 안 듣는대 418 00:21:51,852 --> 00:21:52,811 [모음] 저요? 419 00:21:52,894 --> 00:21:53,979 야, 쟤 봐라 420 00:21:54,062 --> 00:21:56,106 [유쾌한 음악] 421 00:21:56,189 --> 00:21:57,607 [미숙이 작게] 빨리 답 좀 해 봐 422 00:21:57,691 --> 00:21:58,608 [모음] 왜? 423 00:22:00,986 --> 00:22:01,862 이야 424 00:22:02,446 --> 00:22:06,366 내가 그땐 밥 먹느라 정신 팔려서 구경을 제대로 못 했네 425 00:22:06,950 --> 00:22:07,868 [모음] 어, 어이 426 00:22:08,702 --> 00:22:10,370 회사 복지 좋다, 어? 427 00:22:10,454 --> 00:22:12,372 여기 안마 의자도 있고 428 00:22:12,956 --> 00:22:14,041 [승효] 어, 그… 429 00:22:15,167 --> 00:22:16,168 노력하고 있어 430 00:22:16,251 --> 00:22:17,711 어, 그래그래 [헛기침] 431 00:22:18,795 --> 00:22:22,174 이야, 건축 사무소는 안마 의자도 다르네 432 00:22:22,257 --> 00:22:23,342 예쁘게 생겼다? 433 00:22:24,718 --> 00:22:25,761 [모음의 탄성] 434 00:22:27,679 --> 00:22:28,722 자, 그럼 이제 435 00:22:28,805 --> 00:22:30,682 보고를 받아 볼까? 436 00:22:30,766 --> 00:22:32,392 - 보고? 보고? 무슨 보고? - [모음] 아니 437 00:22:34,436 --> 00:22:36,688 그, 내 차가 오늘 왔다는 건 438 00:22:36,772 --> 00:22:39,649 배석류가 외박을 했다는 건데 439 00:22:41,276 --> 00:22:42,110 둘이 440 00:22:43,612 --> 00:22:45,197 이제 사귀는 건가? 441 00:22:45,280 --> 00:22:47,115 아, 그, 외박을 하기는 했는데 442 00:22:47,199 --> 00:22:49,826 니가 생각하는 그런 외박은 절대 아니야, 절대 443 00:22:49,910 --> 00:22:52,037 [승효] 그래, 숙박이었어, 숙박 444 00:22:52,621 --> 00:22:54,414 각자 각방에서 각박하게 445 00:22:54,498 --> 00:22:56,833 아, 그래, 그건 뭐, 그렇다 치고 446 00:22:57,459 --> 00:22:59,795 왜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안 하는 거지? 447 00:23:01,505 --> 00:23:02,756 둘이 사귀는 거냐고 448 00:23:06,718 --> 00:23:08,011 어어, 그렇게 됐다 449 00:23:08,095 --> 00:23:12,224 [터져 나오는 웃음] 450 00:23:12,307 --> 00:23:14,184 [모음] 와! 드디어 마침내 결국! 451 00:23:15,268 --> 00:23:16,436 아, 시원해 452 00:23:16,520 --> 00:23:18,438 야, 나는 너네가… 453 00:23:19,231 --> 00:23:20,190 [벅찬 숨소리] 454 00:23:20,273 --> 00:23:23,610 나 지금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안마받은 기분이야 455 00:23:24,402 --> 00:23:25,320 아유, 시원해 456 00:23:25,904 --> 00:23:26,905 [석류의 웃음] 457 00:23:26,988 --> 00:23:29,866 우리 둘이 사귄다는데 니가 왜 이렇게 좋아해? 458 00:23:29,950 --> 00:23:32,869 그야 답답해 돌아가시는 줄 알았으니까 459 00:23:32,953 --> 00:23:34,955 [모음] 아마 너네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이 460 00:23:35,038 --> 00:23:36,790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461 00:23:36,873 --> 00:23:38,166 그렇지만 난 462 00:23:38,250 --> 00:23:40,752 결국 너네가 이렇게 될 줄 알았지 463 00:23:40,836 --> 00:23:43,839 야, 우리도 몰랐던 걸 니가 어떻게 알아? 464 00:23:44,548 --> 00:23:46,466 말의 힘이라는 게 있거든 465 00:23:48,135 --> 00:23:49,594 [발랄한 음악] 466 00:23:56,434 --> 00:23:58,353 [아이들] ♪ 얼레리꼴레리 ♪ 467 00:23:58,436 --> 00:24:02,357 ♪ 최승효는 배석류를 ♪ 468 00:24:02,440 --> 00:24:06,444 ♪ 좋아한대요, 좋아한대요 ♪ 469 00:24:06,528 --> 00:24:09,573 - ♪ 얼레리꼴레리, 얼레리꼴레리 ♪ - [어린 석류] 니들 다 죽었어! 470 00:24:10,240 --> 00:24:14,119 - ♪ 얼레리꼴레리, 얼레리꼴레리 ♪ - [엉엉 운다] 471 00:24:14,202 --> 00:24:17,706 ♪ 얼레리꼴레리, 얼레리꼴레리 ♪ 472 00:24:17,789 --> 00:24:20,959 ♪ 얼레리꼴레리, 얼레리꼴레리 ♪ 473 00:24:21,042 --> 00:24:22,961 - [어린 석류] 너 이리 안 와? - [아이들의 놀리는 소리] 474 00:24:31,136 --> 00:24:33,972 [아이1] 야, 너네 왜 맨날 집에 같이 가? 475 00:24:34,556 --> 00:24:35,682 옆집 사니까 476 00:24:35,765 --> 00:24:38,310 [아이2] 그렇다고 남자랑 여자랑 같이 다니냐? 477 00:24:39,186 --> 00:24:42,063 ♪ 배석류는 최승효를 ♪ 478 00:24:42,147 --> 00:24:46,151 ♪ 좋아한대요, 좋아한대요 ♪ 479 00:24:46,234 --> 00:24:49,654 아니거든? 얘는 그냥 내 쫄따구거든? 480 00:24:49,738 --> 00:24:51,531 [어린 석류의 성난 비명] 481 00:24:51,615 --> 00:24:54,534 - ♪ 좋아한대요, 좋아한대요 ♪ - [어린 석류가 소리친다] 482 00:24:55,285 --> 00:24:58,371 ♪ 좋아한대요, 좋아한대요 ♪ 483 00:24:58,455 --> 00:25:00,040 ♪ 좋아한대요… ♪ 484 00:25:00,123 --> 00:25:01,791 야, 최씅 485 00:25:01,875 --> 00:25:02,876 국사 내놔 486 00:25:03,668 --> 00:25:04,753 맡겨 놨냐? 487 00:25:04,836 --> 00:25:05,962 [학생들의 놀리는 소리] 488 00:25:06,046 --> 00:25:07,464 [학생1] 야, 둘이 뭐냐? 489 00:25:07,547 --> 00:25:09,049 - [학생2] 둘이 사귀냐? - [석류] 어, 안 사귀어 490 00:25:09,132 --> 00:25:11,134 난 얘 발가벗은 거 봐도 아무렇지도 않아 491 00:25:11,218 --> 00:25:13,011 [승효] 야, 얘는 그냥 동성이라고 보면 돼 492 00:25:13,094 --> 00:25:14,596 [모음] 어, 잘들 논다 493 00:25:17,682 --> 00:25:19,976 하도 똑같은 말을 듣다 보니까 494 00:25:20,060 --> 00:25:23,939 좋든 싫든 무의식에 그 말이 각인이 된 거지 495 00:25:24,022 --> 00:25:25,232 [승효] 음… 496 00:25:26,233 --> 00:25:28,235 그럼 나 가스라이팅당한 건가? 497 00:25:28,318 --> 00:25:30,528 구급대원은 가스총은 없나? 498 00:25:30,612 --> 00:25:32,822 - 얘 좀 확 좀 쏴 버리고 싶은데? - [승효] 어? 499 00:25:32,906 --> 00:25:34,824 [모음] 오늘을 위해 내가 경찰이 될 걸 그랬나? 500 00:25:34,908 --> 00:25:36,034 아니야, 너 하던 거 계속해 501 00:25:36,117 --> 00:25:38,161 [석류] 야, 근데 502 00:25:39,246 --> 00:25:41,039 다니기는 우리 셋이 다 같이 다녔는데 503 00:25:41,122 --> 00:25:42,332 왜 얘랑 나랑만 엮었을까? 504 00:25:42,916 --> 00:25:43,917 그야 당연히 [헛웃음] 505 00:25:44,626 --> 00:25:45,877 내가 아까우니까 506 00:25:48,713 --> 00:25:50,006 [승효] 응, 괜찮아 507 00:25:50,090 --> 00:25:53,718 얘는 눈이 이렇게, 저기 멀리 태양계 밖에 있어 가지고 508 00:25:53,802 --> 00:25:56,221 우리랑 미의 기준이 달라, 아예 아예 달라 509 00:25:56,304 --> 00:25:57,931 응, 그럴 수 있어 510 00:25:59,683 --> 00:26:01,101 근데 너 오늘 멋있다 511 00:26:01,184 --> 00:26:02,727 - [석류] 왜 정복 입었어? - [승효] 그러게 512 00:26:02,811 --> 00:26:03,937 나 오늘 513 00:26:04,020 --> 00:26:06,147 그, 면접 다녀왔어 514 00:26:06,731 --> 00:26:09,276 어? 그 남극? 야, 너 서류 붙었어? 515 00:26:09,359 --> 00:26:11,069 하! 당연하지 516 00:26:11,152 --> 00:26:12,946 [승효] 어, 야, 너 그러면 이번에 이것까지 통과하면 517 00:26:13,029 --> 00:26:13,863 진짜 남극 가는 거야? 518 00:26:14,531 --> 00:26:16,241 - [석류의 놀란 소리] - [흥미로운 음악] 519 00:26:16,324 --> 00:26:19,327 [석류] 야, 너 그러면은 펭귄 실물 보겠네? 520 00:26:19,411 --> 00:26:21,913 - [석류] 펭귄, 눈앞에서 - 아, 뭐, 그렇지 521 00:26:21,997 --> 00:26:23,164 - 사진 많이 찍… - [승효] 아니야 522 00:26:23,248 --> 00:26:25,458 근데 남극이 기후 위기 때문에 523 00:26:25,542 --> 00:26:29,504 펭귄들이 위험하고 북극곰도 위험하고 지금 그래 524 00:26:30,046 --> 00:26:31,881 - [현관문 소리] - [모음] 다녀왔습니다 525 00:26:31,965 --> 00:26:33,550 - [재숙] 응, 왔냐 - [연두] 언니! 526 00:26:33,633 --> 00:26:36,594 [모음] 연두, 연두, 우리 연두 527 00:26:36,678 --> 00:26:39,723 우리 연두, 뭐 하고 있었어? 뭐 하고 있었어? 528 00:26:39,806 --> 00:26:41,891 어, 어? 연두 529 00:26:41,975 --> 00:26:43,393 [모음, 연두의 웃음] 530 00:26:43,476 --> 00:26:45,937 오늘 하루 종일 집에서 뭐 하고 놀았어? 531 00:26:46,021 --> 00:26:48,440 - 할머니랑 책도 읽고 - [모음] 응 532 00:26:48,523 --> 00:26:50,358 멸치 똥도 따고 놀았어요 533 00:26:50,442 --> 00:26:51,693 멸치 똥을 땄어? 534 00:26:53,570 --> 00:26:54,738 - 엄마 - [재숙] 응? 535 00:26:54,821 --> 00:26:56,990 엄마가 연두 멸치 똥 따라고 시켰어? 536 00:26:57,574 --> 00:27:00,327 씨, 엄마가 신데렐라 계모야? 537 00:27:00,410 --> 00:27:02,370 [모음의 못마땅한 소리] 538 00:27:02,454 --> 00:27:06,041 아닌데, 제가 재밌어 보여서 하고 싶다 그런 건데 539 00:27:06,833 --> 00:27:07,834 진짜? 540 00:27:08,376 --> 00:27:09,210 [재숙] 쳇, 야 541 00:27:09,294 --> 00:27:11,880 너는 이 에미가 아동 학대범으로 보이냐? 542 00:27:11,963 --> 00:27:14,841 아니, 나는 그냥 혹시나 해 가지고 543 00:27:14,924 --> 00:27:16,092 연두야 544 00:27:16,885 --> 00:27:20,055 아까 할머니랑 같이 다듬은 멸치 545 00:27:20,138 --> 00:27:21,973 맛있게 볶아 줄게 546 00:27:22,057 --> 00:27:23,767 네, 감사합니다 547 00:27:23,850 --> 00:27:26,061 - 맛있겠다, 맛있겠다 - [모음, 재숙의 웃음] 548 00:27:28,688 --> 00:27:32,567 야, 너 시집 안 갈 거면 549 00:27:32,650 --> 00:27:36,071 어디 가서 연두 같은 딸이라도 하나 만들어 와라 550 00:27:36,154 --> 00:27:37,155 뭐? 551 00:27:37,238 --> 00:27:40,200 그렇게라도 좀 손녀를 품에 안아 보자, 어? 552 00:27:40,283 --> 00:27:41,785 빨리빨리, 멸치 볶아 줘, 빨리 553 00:27:41,868 --> 00:27:43,620 - 으휴, 진짜 - [모음의 웃음] 554 00:27:49,000 --> 00:27:50,168 연두야 555 00:27:50,251 --> 00:27:52,420 하루 종일 책 보고 있으면 안 심심해? 556 00:27:52,504 --> 00:27:53,546 음… 557 00:27:54,130 --> 00:27:55,423 잘 모르겠어요 558 00:27:55,507 --> 00:27:56,341 음… 559 00:27:58,385 --> 00:28:02,263 우리 그, 책 보는 거 말고 뭐, 다른 거 하고 싶은 거 없어? 560 00:28:02,847 --> 00:28:04,015 우리 자전거 타러 갈까? 561 00:28:04,099 --> 00:28:05,767 자전거 탈 줄 몰라요 562 00:28:05,850 --> 00:28:06,768 그래? 563 00:28:08,186 --> 00:28:10,855 그러면은 킥보드? 564 00:28:10,939 --> 00:28:12,982 그것도 탈 줄 몰라요 565 00:28:15,110 --> 00:28:16,736 연두 밖에서 노는 거 안 좋아해? 566 00:28:17,320 --> 00:28:18,613 그건 아닌데 567 00:28:19,322 --> 00:28:21,491 아빠가 바깥은 너무 위험하대요 568 00:28:22,784 --> 00:28:23,952 아… 569 00:28:24,744 --> 00:28:26,830 [흥미진진한 음악] 570 00:28:28,915 --> 00:28:30,291 [모음이 웃으며] 야, 이제 너잖아 571 00:28:30,375 --> 00:28:32,335 안 내면 진 거, 가위바위보 572 00:28:32,419 --> 00:28:33,670 [모음, 연두] 하나 빼기 573 00:28:33,753 --> 00:28:34,796 개굴 574 00:28:34,879 --> 00:28:36,423 [연두] 안 내면 진 거, 가위바위보 575 00:28:36,506 --> 00:28:38,716 - [모음, 연두] 하나 빼기 - [단호] 연두야 576 00:28:39,342 --> 00:28:40,343 아빠! 577 00:28:41,302 --> 00:28:44,055 - [연두의 탄성] - [단호] 아유, 우리 딸 578 00:28:44,597 --> 00:28:47,809 아빠는 오늘 우리 연두가 너무너무 보고 싶었는데 579 00:28:47,892 --> 00:28:49,477 연두도 아빠 보고 싶었어? 580 00:28:49,561 --> 00:28:50,729 [연두] 음… 581 00:28:50,812 --> 00:28:52,897 응, 꽤 그런 편이야 582 00:28:52,981 --> 00:28:54,190 [단호의 웃음] 583 00:28:57,569 --> 00:28:58,611 감사합니다 584 00:28:58,695 --> 00:29:00,780 제가 정 반장님 신세를 많이 지네요 585 00:29:00,864 --> 00:29:02,073 뭐, 됐고요 586 00:29:02,157 --> 00:29:03,867 그, 내일 출근해요? 587 00:29:03,950 --> 00:29:05,160 - 네 - [모음의 호응] 588 00:29:06,244 --> 00:29:07,871 - 휴가 쓰세요 - [단호] 네? 589 00:29:07,954 --> 00:29:09,914 [모음] 내일 10시에 여기서 만나요 590 00:29:09,998 --> 00:29:10,832 [단호] 아니… 591 00:29:10,915 --> 00:29:12,167 - 거절 금지 - [단호] 저기… 592 00:29:12,250 --> 00:29:14,127 - 질문 금지 - [단호] 그… 593 00:29:15,003 --> 00:29:16,921 그, 갯벌 티 금지 594 00:29:18,631 --> 00:29:20,800 - 연두야, 내일 봐 - [연두] 내일 봐요 595 00:29:20,884 --> 00:29:22,177 - [모음] 개굴! - 개굴! 596 00:29:22,260 --> 00:29:23,136 [웃음] 597 00:29:23,928 --> 00:29:26,055 - [연두] 아빠, 빨리 가자 - [단호] 아이, 어… 598 00:29:28,099 --> 00:29:32,020 [석류] 야, 이거 내가 선물해 준 걔 맞아? 어? 599 00:29:33,313 --> 00:29:34,731 죽여 놓고 딴 애 사다 놓은 거 아니야? 600 00:29:34,814 --> 00:29:36,941 어, 맞아, 어떻게 알았냐? 601 00:29:37,650 --> 00:29:39,736 - 출생의 비밀이었는데 - [석류의 헛웃음] 602 00:29:40,612 --> 00:29:43,072 [석류] 와, 진짜 많이 컸다 603 00:29:43,156 --> 00:29:44,324 신기하네 604 00:29:44,407 --> 00:29:45,950 영양제 때문인가? 605 00:29:46,534 --> 00:29:47,744 - 석류야 - [석류] 응 606 00:29:49,788 --> 00:29:51,080 너 [헛기침] 607 00:29:51,164 --> 00:29:52,791 이모가 말한 선 볼 거야? 608 00:29:52,874 --> 00:29:54,542 미쳤냐? 609 00:29:54,626 --> 00:29:56,795 적당히 잘 둘러대서 거절할 거야 610 00:29:58,254 --> 00:30:00,840 야, 안 되겠다, 우리 그냥 사귀는 거 이모한테 말하자 611 00:30:00,924 --> 00:30:01,758 어? 612 00:30:01,841 --> 00:30:03,968 [승효] 언제 또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 613 00:30:04,761 --> 00:30:06,554 아저씨한테도 그렇고 614 00:30:06,638 --> 00:30:10,225 우리 엄마 아빠한테도 다 말하고 그냥 정식으로 허락받자 615 00:30:11,267 --> 00:30:13,144 동네방네 알려야겠어 우리 사귀는 거를 616 00:30:13,228 --> 00:30:14,437 안 돼 617 00:30:14,521 --> 00:30:16,564 - [발랄한 음악] - 왜? 618 00:30:16,648 --> 00:30:19,234 아니, 이제 막 만나 보기로 한 마당에 619 00:30:19,317 --> 00:30:22,111 [석류] 그거는 쪼끔 부담스럽지 620 00:30:22,737 --> 00:30:25,406 하, 얼마나 시끄러워질지 뻔한데 621 00:30:26,783 --> 00:30:30,411 쪼끔 그렇지 이게, 엄마들끼리도 친구고 622 00:30:30,495 --> 00:30:32,372 너무 가깝기도 하고 623 00:30:32,455 --> 00:30:33,706 그리고 솔직히 624 00:30:33,790 --> 00:30:37,168 사람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거고 625 00:30:40,797 --> 00:30:42,131 일단은 비밀로 하자 626 00:30:44,050 --> 00:30:44,926 그래 627 00:30:46,010 --> 00:30:47,178 니 뜻이 그렇다면 628 00:30:48,972 --> 00:30:50,974 하자, 비밀 연애 629 00:30:51,057 --> 00:30:52,058 [승효] 철저하게 630 00:30:52,141 --> 00:30:54,227 철두철미하게, 아무도 모르게 631 00:30:54,811 --> 00:30:55,770 아무도 모르게 632 00:31:01,484 --> 00:31:02,652 [노곤한 숨소리] 633 00:31:10,201 --> 00:31:11,327 일어났으려나? 634 00:31:17,000 --> 00:31:17,917 최씅 635 00:31:19,168 --> 00:31:20,003 최씅! 636 00:31:20,086 --> 00:31:21,379 [익살스러운 음악] 637 00:31:23,548 --> 00:31:25,216 봉주르, 석류 638 00:31:25,300 --> 00:31:26,968 - 이모! - [혜숙] 어 639 00:31:27,051 --> 00:31:29,178 저기, 승효 오늘 일찍 출근했는데 640 00:31:29,262 --> 00:31:30,096 뭐, 급한 일 있니? 641 00:31:30,179 --> 00:31:32,348 아니요, 뭐, 별거 없어요 642 00:31:32,432 --> 00:31:35,560 야, 근데 몰랐는데 창문이 참 가깝다 643 00:31:35,643 --> 00:31:36,811 엎어지면 코 닿겠어 644 00:31:37,395 --> 00:31:38,438 네? 645 00:31:38,521 --> 00:31:41,482 [혜숙] 야, 니들은 거의 떨어져 있을 틈이 없었겠다 646 00:31:41,566 --> 00:31:43,067 그쵸 [웃음] 647 00:31:43,151 --> 00:31:44,736 아, 그래서 648 00:31:44,819 --> 00:31:46,571 어우, 되게 물려요 649 00:31:46,654 --> 00:31:48,323 아마 최씅도 그럴걸요 650 00:31:48,406 --> 00:31:51,117 아유, 그렇다고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, 알았지? 651 00:31:51,200 --> 00:31:52,160 네 652 00:31:52,827 --> 00:31:54,412 - 나 지금 뭐 올려놨거든? - [석류의 호응] 653 00:31:54,495 --> 00:31:56,164 미안, 어, 다음에 보자, 안녕 654 00:31:59,834 --> 00:32:00,835 깜짝이야 655 00:32:04,672 --> 00:32:07,050 [통화 연결음] 656 00:32:08,092 --> 00:32:09,510 [휴대폰 진동음] 657 00:32:17,226 --> 00:32:18,436 [나윤의 한숨] 658 00:32:21,189 --> 00:32:22,106 [진동이 멈춘다] 659 00:32:24,067 --> 00:32:25,485 - [승효] 나윤아 - 네? 660 00:32:25,568 --> 00:32:26,903 너 방금 뭐 한 거야? 661 00:32:26,986 --> 00:32:29,656 아, 저, 그게요… 662 00:32:37,497 --> 00:32:38,873 지금 니 행동 과했던 거 알지? 663 00:32:39,874 --> 00:32:40,708 네 664 00:32:40,792 --> 00:32:43,419 내가 지금까지 널 그냥 내버려 둔 건 665 00:32:43,503 --> 00:32:45,922 널 그냥 귀여운 후배로 생각해서야 666 00:32:46,923 --> 00:32:48,132 근데 이제 더는 안 되겠다 667 00:32:48,925 --> 00:32:50,385 방금 일은 죄송해요 668 00:32:51,552 --> 00:32:52,637 근데 선배 669 00:32:53,304 --> 00:32:55,223 제가 선배 좋아하는 거 아시잖아요 670 00:32:55,306 --> 00:32:57,642 장난 반 동경 반이라고 생각했지 671 00:32:57,725 --> 00:32:58,768 [나윤] 아니거든요? 672 00:32:59,352 --> 00:33:00,812 저 완전 진지하거든요? 673 00:33:00,895 --> 00:33:03,231 그렇다면 더더욱 확실히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674 00:33:04,607 --> 00:33:06,067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675 00:33:07,485 --> 00:33:08,903 제가 아는 사람이에요? 676 00:33:10,697 --> 00:33:13,449 아주 오래 돌고 돌아 힘들게 얻은 사람이야 677 00:33:14,450 --> 00:33:17,787 그 사람 불편하게 하는 일 만들고 싶지 않다 678 00:33:25,461 --> 00:33:26,337 [휴대폰 진동음] 679 00:33:34,429 --> 00:33:35,638 [승효] 전화 못 받아서 미안 680 00:33:36,264 --> 00:33:37,432 오후에 영화 볼래? 681 00:33:37,515 --> 00:33:40,601 뭐야? 정식 데이트 신청이야? 682 00:33:40,685 --> 00:33:41,686 [석류] 좋아 683 00:33:45,148 --> 00:33:47,150 나 머리 감아야 된다 나 머리 감아야 돼 684 00:33:49,652 --> 00:33:51,904 - 언니! - [모음] 연두야! 685 00:33:51,988 --> 00:33:53,322 아이고, 우리 연두 686 00:33:53,406 --> 00:33:55,742 - 아이고, 아이고, 우리 연두 - [연두의 탄성] 687 00:33:56,325 --> 00:33:57,452 [모음의 힘주는 숨소리] 688 00:33:57,535 --> 00:33:58,745 [모음] 잘 잤어? 689 00:33:58,828 --> 00:34:00,371 외계인이랑 친구 먹는 꿈 꿨어? 690 00:34:00,455 --> 00:34:03,499 - 아니요, 다른 꿈 꿨어요 - [모음] 무슨 꿈? 691 00:34:03,583 --> 00:34:04,876 비밀이요 692 00:34:04,959 --> 00:34:06,335 나중에 얘기해 줄게요 693 00:34:06,419 --> 00:34:07,545 알겠어 694 00:34:08,921 --> 00:34:11,382 오, 시간 약속 잘 지키시네요? 695 00:34:11,466 --> 00:34:12,925 기자의 기본이죠 696 00:34:13,551 --> 00:34:15,511 오라고 하셔서 오기는 했는데 697 00:34:15,595 --> 00:34:18,014 [모음] 어디 가는지는 말 안 해도 알겠죠? 698 00:34:18,931 --> 00:34:19,766 [반짝이는 효과음] 699 00:34:20,308 --> 00:34:21,392 [들뜬 소리] 700 00:34:21,476 --> 00:34:22,810 가자, 가자, 가자! 701 00:34:22,894 --> 00:34:24,771 아빠, 그거 들고 따라와 702 00:34:24,854 --> 00:34:26,147 - [모음] 응? - [단호] 어? 703 00:34:26,230 --> 00:34:27,065 안 도와줘? 704 00:34:27,148 --> 00:34:28,983 - [연두] 차는 저기 있으니까 - 정 반장님… 705 00:34:29,067 --> 00:34:31,027 [설레는 음악] 706 00:34:43,164 --> 00:34:44,082 [모음] 자 707 00:34:46,417 --> 00:34:47,585 [모음의 웃음] 708 00:34:50,588 --> 00:34:51,506 [모음의 탄성] 709 00:34:54,509 --> 00:34:56,969 - 그냥 제가 할게요 - [단호] 어, 아, 아닙니다 710 00:34:57,053 --> 00:34:58,805 - 제가 할게요 - [연두] 아빠 711 00:35:00,306 --> 00:35:01,140 아빠? 712 00:35:12,693 --> 00:35:13,611 [모음의 힘주는 소리] 713 00:35:29,585 --> 00:35:30,628 조심히 먹어 714 00:35:32,338 --> 00:35:33,172 드셔 보세요 715 00:35:33,256 --> 00:35:34,924 - 저는 제가 먹을게요 - [단호] 아, 네 716 00:35:38,719 --> 00:35:40,346 [탄성] 717 00:35:41,055 --> 00:35:43,474 - [연두] 맛있어요? - 고기는 좀 구우시네요? 718 00:35:45,059 --> 00:35:46,561 언니, 우리 이제 뭐 해요? 719 00:35:46,644 --> 00:35:48,688 우리 이제 뭐 할 거냐면 720 00:35:51,524 --> 00:35:53,484 - [연두] 우와 - [모음] 우와! [웃음] 721 00:35:54,277 --> 00:35:55,570 [모음, 연두의 탄성] 722 00:35:57,405 --> 00:36:00,074 [모음] 연두 쏘지 마요 연두 쏘지 마! 723 00:36:00,158 --> 00:36:01,409 [연두의 웃음] 724 00:36:09,375 --> 00:36:12,044 [단호] 항복, 항복 아빠, 아빠, 항복, 항복! 725 00:36:19,468 --> 00:36:21,846 [모음] 많이 젖었네, 응? 726 00:36:24,599 --> 00:36:26,100 [단호] 잠깐 빌려 왔어요 727 00:36:26,184 --> 00:36:27,935 오! 728 00:36:28,019 --> 00:36:30,188 근데 전기가 없는데 그걸 어디다 써요? 729 00:36:30,813 --> 00:36:31,689 잠시만요 730 00:36:49,582 --> 00:36:52,001 [모음, 연두의 환호] 731 00:36:52,752 --> 00:36:53,628 [단호] 연두, 머리 732 00:36:54,295 --> 00:36:55,630 - [드라이어 작동음] - [모음] 머리 말리자 733 00:36:57,131 --> 00:36:58,925 [연두] 언니는 뭐가 제일 재밌었어요? 734 00:36:59,008 --> 00:37:00,885 물놀이가 제일 재밌었어 물총 놀이랑 735 00:37:00,968 --> 00:37:02,678 저도요 [웃음] 736 00:37:11,854 --> 00:37:12,980 [웃음] 737 00:37:13,064 --> 00:37:14,357 다 됐다 738 00:37:16,275 --> 00:37:18,527 [모음] 오, 연두! 739 00:37:18,611 --> 00:37:21,030 언니가 이따가 머리 예쁘게 묶어 줄게 740 00:37:21,113 --> 00:37:22,073 네 741 00:37:22,156 --> 00:37:23,824 정 반장님도 젖으셨는데 742 00:37:23,908 --> 00:37:25,284 저는 제가 말릴게요 743 00:37:25,368 --> 00:37:26,369 네? 744 00:37:28,454 --> 00:37:29,538 아, 네! 745 00:37:32,625 --> 00:37:34,460 [드라이어 작동음] 746 00:37:36,337 --> 00:37:38,339 [부드러운 음악] 747 00:37:51,519 --> 00:37:52,812 [단호] 추우실 거 같아서요 748 00:37:54,355 --> 00:37:55,398 - 연두야 - [연두] 응? 749 00:37:55,481 --> 00:37:56,732 우리 저쪽 한번 가 볼까? 750 00:37:56,816 --> 00:37:58,276 [단호] 읏차 751 00:37:59,443 --> 00:38:00,278 [연두] 어디? 752 00:38:18,379 --> 00:38:20,715 [잔잔한 음악이 흐른다] 753 00:38:31,350 --> 00:38:32,768 야, 최씅 754 00:38:32,852 --> 00:38:33,769 어, 왔어? 755 00:38:36,188 --> 00:38:38,107 사람 왔는데 쳐다도 안 보냐? 756 00:38:39,442 --> 00:38:40,443 봤어 757 00:38:43,946 --> 00:38:45,364 [흥미로운 음악] 758 00:38:45,448 --> 00:38:47,241 뭐 하는데 그렇게 바빠? 759 00:38:47,325 --> 00:38:50,703 아, 내가 극장 리모델링을 좀 맡았거든 760 00:38:50,786 --> 00:38:52,705 여기 온 김에 좀 생각난 게 있어서 761 00:38:52,788 --> 00:38:54,457 까먹기 전에 좀 그려 놓으려고 762 00:38:56,250 --> 00:38:57,168 오래 걸려? 763 00:38:57,251 --> 00:38:59,545 아니, 상영 전까진 끝날 거야 764 00:39:05,092 --> 00:39:07,011 설계도가 이렇게 생겼구나 765 00:39:08,763 --> 00:39:09,638 어, 어 766 00:39:14,268 --> 00:39:16,228 팝콘 먹을래? 내가 사 올게 767 00:39:16,896 --> 00:39:18,856 - 아니, 나는 괜찮아 - [석류] 그래? 768 00:39:20,566 --> 00:39:22,651 그럼 음료만 사 온다? 769 00:39:23,319 --> 00:39:24,153 어 770 00:39:32,787 --> 00:39:34,705 [영화 소리] 771 00:39:42,171 --> 00:39:43,005 [옅은 한숨] 772 00:39:46,342 --> 00:39:47,676 [소곤대는 소리] 773 00:39:57,770 --> 00:39:58,604 [승효] 아 774 00:39:59,313 --> 00:40:00,147 미안 775 00:40:16,622 --> 00:40:19,500 아, 벌써 해가 지네요 776 00:40:21,377 --> 00:40:23,546 아, 더 늦기 전에 이만 일어날까요? 777 00:40:23,629 --> 00:40:25,005 어, 아니요 778 00:40:26,006 --> 00:40:27,466 연두 방금 잠들었는데 779 00:40:28,175 --> 00:40:29,510 30분만 더 있다 가죠 780 00:40:29,593 --> 00:40:30,469 네 781 00:40:37,768 --> 00:40:39,687 [단호] 무거울 텐데 연두 이리 주세요 782 00:40:39,770 --> 00:40:40,604 [모음] 어… 783 00:40:41,981 --> 00:40:44,358 연두야, 침대 가서 자자 784 00:40:47,153 --> 00:40:48,070 괜찮은데 785 00:40:58,998 --> 00:41:00,291 [모음] 캠핑해 보니까 어때요? 786 00:41:02,084 --> 00:41:03,085 나쁘지 않죠? 787 00:41:03,794 --> 00:41:04,628 [단호] 네 788 00:41:06,046 --> 00:41:07,506 생각도 못 해 봤는데 789 00:41:08,924 --> 00:41:10,468 연두가 참 좋아하네요 790 00:41:11,802 --> 00:41:14,722 연두가 자전거를 못 타더라고요 791 00:41:16,182 --> 00:41:19,018 킥보드도 그렇고, 롤러도 792 00:41:22,521 --> 00:41:25,566 그때 그 사고 때문인 거죠? 793 00:41:28,444 --> 00:41:30,196 일부러 그러려고 한 건 아니에요 794 00:41:31,947 --> 00:41:32,823 그냥 795 00:41:33,491 --> 00:41:36,494 자꾸 걱정이 돼서 796 00:41:37,244 --> 00:41:38,496 무슨 맘인지 알아요 797 00:41:39,997 --> 00:41:41,040 내가 뭐 798 00:41:41,123 --> 00:41:44,043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도 아닌 거 알고 799 00:41:44,752 --> 00:41:46,045 근데요 800 00:41:48,088 --> 00:41:51,050 기적을 계속 꽁꽁 감춰 두면 801 00:41:51,884 --> 00:41:53,928 진짜 기적이 될 수가 없어요 802 00:41:56,555 --> 00:42:00,184 난 연두가 직접 바람을 느끼고 803 00:42:00,851 --> 00:42:02,311 발을 구르고 804 00:42:03,103 --> 00:42:07,733 뭐,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면서 805 00:42:09,610 --> 00:42:12,446 그렇게 초록이 됐으면 좋겠어요 806 00:42:14,949 --> 00:42:19,495 이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을 보고 듣고 807 00:42:19,578 --> 00:42:21,997 - 스펀지처럼 쭉쭉 빨아들이면서 - [따듯한 음악] 808 00:42:22,623 --> 00:42:25,417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어요 809 00:42:30,172 --> 00:42:31,799 그게 진짜 기적 아닐까요? 810 00:42:34,635 --> 00:42:36,095 연두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811 00:42:38,389 --> 00:42:41,350 제가 정 반장님처럼 용감한 아빠였다면 참 좋았을 텐데 812 00:42:50,985 --> 00:42:54,321 제가 연두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813 00:42:59,660 --> 00:43:02,329 [당황한 웃음] 814 00:43:02,413 --> 00:43:03,914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… 815 00:43:04,582 --> 00:43:05,499 안 되나요? 816 00:43:09,086 --> 00:43:10,421 [모음] 제가요 817 00:43:10,504 --> 00:43:11,630 지금 빠르다 못해 818 00:43:12,339 --> 00:43:15,801 220만 광년 너머 안드로메다까지 간 거 아는데요 819 00:43:15,884 --> 00:43:16,885 근데 820 00:43:18,679 --> 00:43:20,014 지금 제 마음이 그래요 821 00:43:21,682 --> 00:43:23,225 정 반, 정 반장님 822 00:43:24,059 --> 00:43:26,103 나 기자님만 보면 심장이 떨려요 823 00:43:27,855 --> 00:43:31,275 [모음] 매 순간이 쿵따라 쿵딱 사물놀이예요 824 00:43:32,443 --> 00:43:34,737 막 꿈에도 825 00:43:35,738 --> 00:43:36,614 나와요 826 00:43:40,743 --> 00:43:41,785 그래서 말인데요 827 00:43:42,786 --> 00:43:43,996 우리 키스 828 00:43:45,581 --> 00:43:47,750 합의 취소하면 안 돼요? 829 00:43:49,501 --> 00:43:50,919 나 실수 아닌 거 같아요 830 00:44:01,263 --> 00:44:02,348 안 됩니다 831 00:44:03,349 --> 00:44:04,183 절대 안 돼요 832 00:44:06,060 --> 00:44:08,187 [단호] 연두는 정 반장님 딸이 될 수 없고 833 00:44:08,270 --> 00:44:10,022 우리 그날 일은 실수 맞아요 834 00:44:11,357 --> 00:44:12,274 실수여야 돼요 835 00:44:14,234 --> 00:44:15,194 왜요? 836 00:44:18,572 --> 00:44:19,865 안 되는 일이니까요 837 00:44:21,742 --> 00:44:23,827 [잔잔한 음악] 838 00:44:30,250 --> 00:44:32,586 [단호] 연두 내일부터 정 반장님 댁에 안 맡깁니다 839 00:44:33,420 --> 00:44:35,339 그리고 앞으로 연두랑 가까이 지내는 일 840 00:44:35,422 --> 00:44:36,840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841 00:44:36,924 --> 00:44:38,801 - 기자님, 그건… - [단호] 이만 일어나시죠 842 00:44:40,928 --> 00:44:42,012 연두야 843 00:44:42,680 --> 00:44:44,973 일어나 봐, 집에 가야지 844 00:44:45,057 --> 00:44:46,642 [연두의 피곤한 소리] 845 00:44:46,725 --> 00:44:49,269 차에 가서 자자, 차에 가서, 응? 846 00:44:54,233 --> 00:44:56,402 [유쾌한 음악] 847 00:45:20,259 --> 00:45:22,553 - 너 먼저 들어가 - [석류] 어? 왜? 848 00:45:22,636 --> 00:45:25,222 아, 이렇게 괜히 같이 다니다가 또 지난번처럼 이모 만나면 어떡해 849 00:45:25,305 --> 00:45:28,058 아이, 우리가 같이 다닌 세월이 얼만데 850 00:45:28,142 --> 00:45:29,268 이 정도로 의심 안 해 851 00:45:29,351 --> 00:45:33,147 그래도 비밀로 하려면 동네에서 더 조심해야지 852 00:45:33,230 --> 00:45:35,858 난 한 바퀴 돌고 들어갈 테니까 너 먼저 들어가 853 00:45:36,567 --> 00:45:37,484 그래, 그럼 854 00:45:46,535 --> 00:45:48,704 지가 언제부터 내 말을 그렇게 잘 들었다고 855 00:45:50,080 --> 00:45:51,039 어이없네 856 00:46:00,591 --> 00:46:01,675 [의사] 음… 857 00:46:02,593 --> 00:46:04,178 알츠하이머 858 00:46:07,556 --> 00:46:08,974 - 아니네요 - [혜숙] 정말요? 859 00:46:09,057 --> 00:46:10,392 - [의사가 웃으며] 네 - [경종] 진짜야? 860 00:46:10,476 --> 00:46:12,603 - [밝은 음악] - 야, 못 믿겠으면 니가 직접 봐 861 00:46:12,686 --> 00:46:15,647 [의사가 당황하며] 아이, 고장 나 862 00:46:15,731 --> 00:46:17,608 아, 뇌에는 이상 없어 863 00:46:17,691 --> 00:46:18,901 뭐, 물론 864 00:46:18,984 --> 00:46:21,778 추후에 증상이 반복되는지는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865 00:46:21,862 --> 00:46:24,740 그럼 기억이 안 났던 건 왜 그랬던 걸까요? 866 00:46:24,823 --> 00:46:27,493 일종의 단기 기억 상실이라고 봐야죠 867 00:46:27,576 --> 00:46:29,036 아, 네 868 00:46:29,119 --> 00:46:30,537 [의사] 뭐, 제수씨 최근에 869 00:46:30,621 --> 00:46:33,373 뭐, 충격이나 좀 강한 스트레스 받은 적 있어요? 870 00:46:37,836 --> 00:46:39,129 네 871 00:46:39,213 --> 00:46:41,757 그럼 그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고 872 00:46:41,840 --> 00:46:44,176 불안감이 높아져서 그럴 수도 있고 873 00:46:44,259 --> 00:46:47,137 쉬면서 관리 잘하면 괜찮을 겁니다 874 00:46:48,222 --> 00:46:49,264 감사합니다 875 00:46:52,851 --> 00:46:53,685 [안도의 한숨] 876 00:46:56,730 --> 00:46:57,731 [혜숙] 다행이야 877 00:46:58,565 --> 00:47:01,151 아니, 다행이라는 말로는 진짜 설명이 안 돼 878 00:47:01,902 --> 00:47:05,822 나 지난 2주간 마음이 지옥이었거든? 879 00:47:05,906 --> 00:47:08,200 당신은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880 00:47:08,283 --> 00:47:11,203 난 진짜 최악의 상황까지 내가 생각을 했었어 881 00:47:12,621 --> 00:47:14,081 당신 내 말 듣고 있어? 882 00:47:14,164 --> 00:47:15,415 [힘없는 숨소리] 883 00:47:15,499 --> 00:47:16,416 [혜숙] 여보! 884 00:47:17,584 --> 00:47:18,585 여보, 왜 그래? 885 00:47:18,669 --> 00:47:22,172 [경종이 엉엉 운다] 886 00:47:22,256 --> 00:47:23,882 [혜숙] 여보, 왜 그래? 왜? 887 00:47:24,508 --> 00:47:25,342 어? 888 00:47:25,425 --> 00:47:27,761 여보, 울지 마, 왜 그래? 889 00:47:27,844 --> 00:47:30,847 나는 진짜 당신 어떻게 되는 줄 알고 890 00:47:32,724 --> 00:47:35,477 [경종] 이제야 겨우 진실을 알았는데 891 00:47:36,687 --> 00:47:40,023 이제야 기껏 진심을 표현할 수 있게 됐는데 892 00:47:42,276 --> 00:47:44,820 [엉엉 울며] 근데 혹시 너무 늦었을까 봐 893 00:47:47,322 --> 00:47:49,700 그래서 당신이 나 잊어버릴까 봐 894 00:47:51,368 --> 00:47:52,494 [혜숙이 흐느낀다] 895 00:47:52,578 --> 00:47:54,830 내가 당신 잃어버릴까 봐 896 00:47:56,081 --> 00:47:58,041 아유, 여보 897 00:47:58,625 --> 00:48:01,587 나 혜숙이 너 없인 못 산단 말이야 898 00:48:01,670 --> 00:48:03,338 [혜숙의 울먹이는 숨소리] 899 00:48:05,424 --> 00:48:06,842 아유, 진짜 900 00:48:08,176 --> 00:48:11,471 아유, 아유, 당신 진짜 901 00:48:11,555 --> 00:48:14,474 나 요새 너무 자주 창피하게 한다, 어? 902 00:48:16,852 --> 00:48:18,687 [혜숙] 근데 이런 것도 꽤 괜찮네 903 00:48:20,772 --> 00:48:22,024 여보 904 00:48:22,107 --> 00:48:24,109 [함께 흐느낀다] 905 00:48:24,693 --> 00:48:27,529 나 알츠하이머 아니라잖아 906 00:48:28,614 --> 00:48:30,741 뚝, 경종아 907 00:48:30,824 --> 00:48:33,118 왜, 왜 그동안 이런 말을 왜 안 해 908 00:48:33,201 --> 00:48:35,370 이 바보, 바보, 바보 909 00:48:40,834 --> 00:48:43,337 [활기찬 음악] 910 00:49:09,279 --> 00:49:10,364 [석류] 다음 수업 때 뵐게요 911 00:49:10,447 --> 00:49:11,490 [수강생들] 고생하셨습니다 912 00:49:15,702 --> 00:49:17,496 [통화 연결음] 913 00:49:17,579 --> 00:49:19,164 - 여보세요 - [석류] 어, 최씅 914 00:49:19,247 --> 00:49:22,918 있잖아, 나 오늘 학원에서 너비아니 만들었거든? 915 00:49:23,001 --> 00:49:24,795 되게 맛있게 잘됐는데 내가 지금 갖다줄까? 916 00:49:24,878 --> 00:49:26,963 아, 내가 지금 일 때문에 밖에 나와 있어서 917 00:49:27,047 --> 00:49:29,049 이따 밤에 사무실로 올래? 918 00:49:29,132 --> 00:49:31,593 - 아, 밤에? - [승효] 어 919 00:49:31,677 --> 00:49:32,969 [여자] 승효야 920 00:49:34,179 --> 00:49:36,306 어, 나 지금 가 봐야 될 거 같아 이따 봐 921 00:49:38,141 --> 00:49:38,975 [통화 종료음] 922 00:49:41,853 --> 00:49:42,771 밤에? 923 00:49:44,564 --> 00:49:45,774 밤이면은 924 00:49:46,608 --> 00:49:48,068 막 어두컴컴하고 925 00:49:48,151 --> 00:49:51,988 사람도 아무도 없고 그렇겠네? 926 00:49:54,157 --> 00:49:56,243 [흥미로운 음악] 927 00:50:00,664 --> 00:50:02,916 [동진] 뭐야 글 올린 지 며칠이나 됐는데 928 00:50:02,999 --> 00:50:04,084 왜 10개밖에 안 팔려? 929 00:50:06,128 --> 00:50:06,962 [익살스러운 효과음] 930 00:50:07,754 --> 00:50:08,922 아이씨… 931 00:50:15,095 --> 00:50:16,596 복근이 좀 덜 쪼개졌나? 932 00:50:18,432 --> 00:50:20,892 아이, 펌핑 좀 더 할걸 933 00:50:20,976 --> 00:50:22,310 [휴대폰 진동음] 934 00:50:24,563 --> 00:50:25,814 어, 재영아 935 00:50:26,815 --> 00:50:27,816 뭐? 해운대? 936 00:50:28,608 --> 00:50:30,485 야, 내가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… 937 00:50:31,862 --> 00:50:33,905 진짜? 몸만 오라고? 938 00:50:35,824 --> 00:50:37,284 야, 니가 쏜다고? 939 00:50:37,367 --> 00:50:38,452 [석류] 최씅! 940 00:50:38,535 --> 00:50:39,453 "아틀리에 인" 941 00:50:39,536 --> 00:50:41,621 나 맛있는 거 엄청 많이 해 왔… 942 00:50:43,457 --> 00:50:45,083 - 다 - [차분한 음악] 943 00:50:47,335 --> 00:50:49,629 같이 계시네요 944 00:50:50,714 --> 00:50:53,049 - 오랜만이에요, 석류 씨 - [석류] 네 945 00:50:59,097 --> 00:51:00,015 [탄성] 946 00:51:00,098 --> 00:51:04,019 어머, 뭐야? 이거 완전 정성이다, 정성 947 00:51:04,102 --> 00:51:05,979 [명우] 아니, 석류 씨 뭔 음식을 이렇게… 948 00:51:06,062 --> 00:51:10,233 아, 오늘 승효 축하해 주려고 그러셨구나 949 00:51:10,317 --> 00:51:11,318 축하요? 950 00:51:11,401 --> 00:51:14,404 네, 오늘 프레스코에서 콜라보 론칭 기념 951 00:51:14,488 --> 00:51:15,363 그, 인터뷰도 있었는데 952 00:51:15,447 --> 00:51:17,157 [명우] 야, 그거 기사 났을 텐데 953 00:51:17,240 --> 00:51:18,450 - 야, 야, 보여 드려 - [형찬] 어, 맞아요 954 00:51:19,618 --> 00:51:21,119 저 아까부터 계속 보고 있었거든요 955 00:51:22,662 --> 00:51:23,955 사진도 진짜 잘 나왔죠? 956 00:51:25,415 --> 00:51:28,084 [태희] 끝나면 바로 가려고 했는데 명우 오빠가 잡아서요 957 00:51:28,168 --> 00:51:29,085 [명우] 잡히길 잘했지? 958 00:51:29,169 --> 00:51:30,879 이렇게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고 959 00:51:30,962 --> 00:51:32,297 [태희] 됐거든요 960 00:51:32,380 --> 00:51:34,341 커피 마셨으니까 일어날 거야 961 00:51:34,424 --> 00:51:35,926 뭐? 그냥 간다고? 이거 안 먹어? 962 00:51:36,009 --> 00:51:36,927 나 바빠 963 00:51:38,428 --> 00:51:40,639 - 가시게요? - [태희] 네 964 00:51:40,722 --> 00:51:43,642 축하한다는 말 꼭 하고 싶었는데 965 00:51:43,725 --> 00:51:45,352 할 수 있게 돼서 좋네요 966 00:51:46,937 --> 00:51:50,023 석류 씨 정식으로 요리 시작한 거요, 축하해요 967 00:51:50,106 --> 00:51:53,944 아, 그때 조언해 주신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968 00:51:54,027 --> 00:51:56,154 칼국수가 너무 맛있었던 덕분이죠 969 00:51:58,573 --> 00:52:00,242 오늘 수고했어, 나 갈게 970 00:52:00,325 --> 00:52:02,911 - 응, 조심히 들어가 - [태희] 응 971 00:52:03,745 --> 00:52:06,289 - [정민] 안녕히 가세요 - [명우] 가, 고마워, 고생했어 972 00:52:06,373 --> 00:52:07,958 - 조심해서 가 - [태희] 응 973 00:52:11,795 --> 00:52:13,797 [명우] 아 같이 먹으면 좋았을 텐데 974 00:52:35,861 --> 00:52:37,779 내가 오늘 힘들 거 같다고 975 00:52:38,321 --> 00:52:39,906 전화한다고 메시지 보냈는데 976 00:52:44,369 --> 00:52:45,453 지금 봤어 977 00:52:48,290 --> 00:52:50,500 프레스코 인터뷰 있다고 왜 말 안 했어? 978 00:52:51,543 --> 00:52:52,794 태희 언니 때문에? 979 00:52:52,878 --> 00:52:56,006 오래 안 걸린대서 끝나고 말하려고 했는데 980 00:52:56,089 --> 00:52:58,008 - 어쩌다 보니까… - [석류] 왜? 981 00:52:58,091 --> 00:53:00,093 내가 그 정도도 이해 못 할 거 같았어? 982 00:53:00,176 --> 00:53:02,053 아, 그건 아니지 983 00:53:05,974 --> 00:53:07,684 변명의 여지 없이 미안 984 00:53:09,144 --> 00:53:11,396 언니 오랜만에 만나니까 반갑더라 985 00:53:12,230 --> 00:53:13,148 여전히 예쁘고 986 00:53:13,231 --> 00:53:15,609 태희도 오고 싶어서 온 거 아니야 987 00:53:15,692 --> 00:53:17,694 [승효] 명우 형이 하도 붙잡아 가지고 988 00:53:18,278 --> 00:53:20,113 언니한테 우리 만나는 건 얘기했어? 989 00:53:20,196 --> 00:53:21,031 아니 990 00:53:23,825 --> 00:53:25,493 아니, 너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 그래서… 991 00:53:25,577 --> 00:53:27,913 야, 전 여친은 얘기가… 992 00:53:31,833 --> 00:53:34,127 [한숨] 그래 993 00:53:35,253 --> 00:53:38,089 [승효] 아, 그리고 그런 사적인 얘기 할 시간이 없었어 994 00:53:38,673 --> 00:53:39,716 공식 석상이라 995 00:53:41,593 --> 00:53:44,512 아니, 생각해 보니까 둘이 진짜 헐리웃이다 996 00:53:45,388 --> 00:53:48,934 [석류] 나는 전 애인이랑은 절대 같이 일 못 할 거 같은데 997 00:53:50,226 --> 00:53:51,061 아니, 그렇잖아 998 00:53:51,144 --> 00:53:53,897 감정이라는 게 싹둑 자른다고 잘라지는 것도 아니고 999 00:53:53,980 --> 00:53:54,981 좋았던 때가 있는데 1000 00:53:55,649 --> 00:53:57,025 다 지난 일이야 1001 00:53:58,234 --> 00:53:59,736 이런 얘긴 그만하고 싶은데 1002 00:53:59,819 --> 00:54:01,112 뭐 어때 1003 00:54:01,196 --> 00:54:02,364 어차피 다 알고 있는 건데 1004 00:54:03,573 --> 00:54:04,532 [석류] 야 1005 00:54:04,616 --> 00:54:07,452 너 아까 언니한테 '조심히 가' 이럴 때 1006 00:54:07,535 --> 00:54:09,412 목소리 장난 아니더라 막 쫙 깔더라 1007 00:54:09,496 --> 00:54:11,665 - 아, 내가 언제 - [석류] 너 그랬어 1008 00:54:11,748 --> 00:54:13,541 엄청 걱정하던데? 1009 00:54:13,625 --> 00:54:16,169 아니, 집까지 데려다주지, 왜 1010 00:54:16,252 --> 00:54:17,504 - 배석류 - [석류] 나 없을 때 1011 00:54:17,587 --> 00:54:19,172 언니 만날 땐 어땠어? 1012 00:54:19,255 --> 00:54:22,842 언니는 막 다 어른스럽게 이해해 주고 그랬어? 1013 00:54:27,472 --> 00:54:28,556 대답하기 싫은데? 1014 00:54:33,311 --> 00:54:36,022 내가 그런 것까지 너한테 말해야 할 의무는 없잖아 1015 00:54:37,148 --> 00:54:38,483 [흥미로운 음악] 1016 00:54:53,123 --> 00:54:54,666 [한숨] 1017 00:55:03,341 --> 00:55:04,801 [한숨] 1018 00:55:04,884 --> 00:55:06,177 나 왜 이러냐, 진짜? 1019 00:55:12,308 --> 00:55:13,852 [한숨] 1020 00:55:16,813 --> 00:55:18,690 최승효 너는 뭘 잘했다고 1021 00:55:27,532 --> 00:55:28,783 어, 승효 이제 나가? 1022 00:55:28,867 --> 00:55:30,410 네, 엄마 어디 가세요? 1023 00:55:30,493 --> 00:55:32,037 나 설악산 1024 00:55:32,120 --> 00:55:34,914 미숙이네랑 부부 동반으로 1박 2일 가기로 했는데 1025 00:55:35,665 --> 00:55:38,043 아, 얘기한다는 걸 깜빡했네 1026 00:55:39,377 --> 00:55:42,172 하룻밤 주무시고 오시는데 웬 짐이 이렇게 많아요? 1027 00:55:42,255 --> 00:55:45,633 아니, 그게 아니고 니 아빠가 1028 00:55:45,717 --> 00:55:46,551 나는… 1029 00:55:46,634 --> 00:55:48,678 아, 이건 또 뭐야? 1030 00:55:48,762 --> 00:55:50,430 어, 압박 붕대랑 찜질 팩 1031 00:55:50,513 --> 00:55:52,974 아직 당신 발목이 완전치 않으니까 혹시 몰라서 1032 00:55:53,058 --> 00:55:55,643 많이 걸으면 발바닥 아플까 봐 지압 시트도 1033 00:55:55,727 --> 00:55:58,021 왜, 목발이랑 휠체어도 챙겨 가지 그래 1034 00:55:58,104 --> 00:56:00,315 아, 그럴 걸 그랬나? 지금이라도 병원에 전화해서… 1035 00:56:00,398 --> 00:56:02,108 아니야, 여보, 아니야, 괜찮… 1036 00:56:02,192 --> 00:56:03,818 [혜숙] 그냥 와, 늦었어, 빨리 가 1037 00:56:03,902 --> 00:56:04,819 아휴, 진짜 1038 00:56:06,154 --> 00:56:08,073 아빠가 원래 저런 캐릭터였구나 1039 00:56:10,283 --> 00:56:11,868 [미숙] 아휴, 빨리 좀 하라고! 1040 00:56:11,951 --> 00:56:13,203 [근식] 아, 여보 이거 잘못 빨았어 1041 00:56:13,286 --> 00:56:14,329 이거 바지가 줄었어 1042 00:56:14,412 --> 00:56:16,956 - 아니, 빨래를 좀 잘… - 야, 여보, 이거 내 거야 1043 00:56:17,040 --> 00:56:19,042 [웃으며] 이거 내 거 아니구나 1044 00:56:19,125 --> 00:56:20,168 [미숙] 아휴, 진짜, 그냥 1045 00:56:20,251 --> 00:56:21,544 아, 이거 레이스가 달렸네 1046 00:56:21,628 --> 00:56:23,421 [미숙] 아, 그러게 짐 좀 빨리 좀 싸 놓으라니까 1047 00:56:23,505 --> 00:56:24,923 [근식] 메리야스가 없다니까 1048 00:56:25,006 --> 00:56:26,633 서랍에 블랙홀이 있나 봐 우리 집에는 1049 00:56:26,716 --> 00:56:27,842 뭐, 내가 찾으면 없어 1050 00:56:27,926 --> 00:56:30,220 석류야, 니네 아빠는 있잖아 굼벵이랑 의형제 하면 딱일 거야 1051 00:56:30,303 --> 00:56:32,305 - 의형제, 응? - [근식] 신랑을 그냥, 어? 1052 00:56:32,388 --> 00:56:33,807 벌레를 만드는구나, 어? 1053 00:56:33,890 --> 00:56:35,225 근데 엄마 아빠 도대체 언제 가? 1054 00:56:35,308 --> 00:56:37,393 - 지금 30분째 이러고 있어, 지금 - [미숙] 갑자기 그걸 왜 찾아? 1055 00:56:37,477 --> 00:56:39,020 니 아빠 짐 싸길 기다렸다간 내일 가게 생겼어 1056 00:56:39,104 --> 00:56:41,189 아니, 나 지금 메리야스 나 선글라스 없다! 1057 00:56:41,272 --> 00:56:43,608 - [근식] 선글라스 찾아 줘 - 아빠 머리에 있잖아! 1058 00:56:43,691 --> 00:56:45,777 [근식이 깔깔 웃는다] 1059 00:56:45,860 --> 00:56:47,987 [석류] 와, 니는 또 어디 가냐? 1060 00:56:48,071 --> 00:56:49,989 응? 친구들이랑 부산 1061 00:56:50,073 --> 00:56:52,075 - [석류] 와, 나 두고 다 가네 - [미숙] 야, 여기 있잖아, 여기 1062 00:56:52,158 --> 00:56:53,743 - 여기, 여기, 여기! - [근식의 놀란 소리] 1063 00:56:53,827 --> 00:56:56,412 - 떡하니 있는데 그걸 못 찾아 - [근식] 내가 딱 받았어 1064 00:56:56,496 --> 00:56:58,331 - 야야, 요거 가져가야지 - [미숙] 야, 동진이 어디 간대? 1065 00:56:58,414 --> 00:57:00,416 - 부산 간대, 친구들이랑 - [미숙] 갑자기? 1066 00:57:00,500 --> 00:57:01,960 [석류] 아빠! 진짜 그거 좀 안 하면 안 돼? 1067 00:57:02,043 --> 00:57:03,545 - 안 돼, 이거 꼭 해야 돼 - [미숙] 아휴 1068 00:57:03,628 --> 00:57:06,256 - 설악산에서는 그거 하지 말자 - [석류] 와, 진짜 패션 테러 1069 00:57:07,465 --> 00:57:09,926 아유, 미안, 미안 이 인간이 늦장을 피우는 바람에 1070 00:57:10,009 --> 00:57:11,136 [혜숙] 아니야, 별로 안 기다렸어 1071 00:57:11,219 --> 00:57:13,221 [근식] 아이고 자기 스카프 고른다고 그냥 1072 00:57:13,304 --> 00:57:14,597 거울 앞에서 '이거 할까, 저거 할까' 1073 00:57:14,681 --> 00:57:16,474 - 저희 출발할까요? - [미숙, 근식] 예 1074 00:57:17,142 --> 00:57:17,976 [혜숙] 타 1075 00:57:18,059 --> 00:57:19,185 - [경종] 자 - [혜숙] 고마워, 여보 1076 00:57:21,646 --> 00:57:23,273 - [미숙의 재촉하는 소리] - [근식] 응, 자, 일로 타 1077 00:57:23,356 --> 00:57:24,524 여보… 1078 00:57:24,607 --> 00:57:26,860 [근식] 이야, 차가 매끈매끈하니 좋네요 1079 00:57:26,943 --> 00:57:29,028 [웃으며] 나 한번 타 보고 싶었는데 1080 00:57:30,780 --> 00:57:32,282 이야… 1081 00:57:32,365 --> 00:57:33,950 [혜숙] 저희 차 처음 타 보시나요? 1082 00:57:34,033 --> 00:57:35,869 - [근식] 처음이에요 - [혜숙] 아, 그렇구나 1083 00:57:37,036 --> 00:57:39,080 [흥겨운 음악이 흐른다] 1084 00:57:39,164 --> 00:57:40,165 [미숙]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되지? 1085 00:57:40,248 --> 00:57:41,291 - [혜숙] 어 - [경종] 자기야! 1086 00:57:41,374 --> 00:57:43,793 - [혜숙] 물이 너무 차가워 - 여기, 손 닦아 1087 00:57:43,877 --> 00:57:46,004 [혜숙] 고마워, 물이 너무 차가워 1088 00:57:46,087 --> 00:57:47,464 - [경종] 아니, 온수가 안 나와? - 안 나와 1089 00:57:47,547 --> 00:57:48,548 이런 1090 00:57:51,509 --> 00:57:52,552 어, 여보! 1091 00:57:52,635 --> 00:57:55,889 와, 이거 이거 호두 하나 다 들어 있네? 1092 00:57:55,972 --> 00:57:56,890 [혜숙] 손이 얼음장 같네? 1093 00:57:56,973 --> 00:57:57,932 [놀란 소리] 1094 00:57:58,016 --> 00:57:59,476 - [혜숙] 야 - [경종] 에이, 에이, 에이 1095 00:57:59,559 --> 00:58:01,144 - [혜숙] 아, 진짜 매너 없어 - 아유, 참 1096 00:58:01,227 --> 00:58:03,396 나 여기 튄 거 같은데? 여기 봐 봐 1097 00:58:03,480 --> 00:58:04,898 석류 아빠! 1098 00:58:05,982 --> 00:58:07,484 손수건 없어, 손수건? 1099 00:58:08,818 --> 00:58:09,652 어 1100 00:58:10,361 --> 00:58:12,113 나 이거 코 푼 건데 괜찮아? 1101 00:58:12,197 --> 00:58:13,573 [혜숙] 진짜 매너 없어 1102 00:58:13,656 --> 00:58:15,283 - [근식] 왜? - [혜숙] 나 이거 호두과자… 1103 00:58:15,366 --> 00:58:17,118 이거 드실래요? 호두과자 1104 00:58:17,202 --> 00:58:19,913 [미숙] 와! 우리 여기서 사진 한 장 박자 1105 00:58:19,996 --> 00:58:21,623 - [근식] 여보! 저기 곰 - [혜숙] 야, 미숙아, 미숙아 1106 00:58:21,706 --> 00:58:22,540 우리 독사진 먼저 찍어 1107 00:58:22,624 --> 00:58:23,583 - [미숙] 아, 그래? - [혜숙] 어 1108 00:58:23,666 --> 00:58:25,043 여보, 나 한 장만 찍어 줘 1109 00:58:25,126 --> 00:58:26,169 - 잠깐만 - [혜숙] 어 1110 00:58:27,462 --> 00:58:28,630 - [미숙] 빨리 이걸로 - 아, 그냥 찍어 1111 00:58:28,713 --> 00:58:31,174 - [미숙] 빨리, 곰, 곰하고 - [근식] 아, 거참 1112 00:58:31,925 --> 00:58:32,759 - 곰 나오게? - [미숙] 어 1113 00:58:32,842 --> 00:58:34,302 - [근식] 어, 알았어 - [미숙] 야, 근데 너무… 1114 00:58:34,385 --> 00:58:35,970 - [카메라 셔터음] - 이렇게 하면 곰이 나와, 자 1115 00:58:36,054 --> 00:58:37,805 아니야, 또 한 장 더 찍어 1116 00:58:37,889 --> 00:58:39,057 - 아휴, 진짜 - [근식] 날씨 이거 뭐야 1117 00:58:39,140 --> 00:58:41,309 - 날씨 이거 어떻게 된 거야? - [혜숙] 이런 카메라도 있었어? 1118 00:58:42,352 --> 00:58:43,978 [비장한 음악] 1119 00:58:46,397 --> 00:58:47,982 [혜숙] 여기 설까? 어때? 1120 00:58:48,066 --> 00:58:49,651 [경종] 좋아, 자기야 1121 00:58:49,734 --> 00:58:51,444 아이, 이런 걸 누가 갖고 다녀 1122 00:58:51,528 --> 00:58:54,113 - [미숙] 무겁긴 하지 - [근식] 아유, 뭐야, 왜 저래? 1123 00:58:54,197 --> 00:58:56,241 - [근식이 낄낄거린다] - [카메라 셔터음] 1124 00:58:56,324 --> 00:58:58,535 [미숙] 어우, 야 어머, 난리 났다, 난리 났어 1125 00:58:59,577 --> 00:59:01,371 두 분이서 난리 나셨네요 1126 00:59:01,454 --> 00:59:03,373 - 괜찮아, 여보? - [경종] 여보, 턱선 살리고 1127 00:59:03,456 --> 00:59:04,832 - [근식] 나 좀 부끄러워 - [미숙] 어머머 1128 00:59:04,916 --> 00:59:06,000 - [경종] 아, 좋다 - [미숙] 왜 이래? 1129 00:59:06,084 --> 00:59:07,544 - [경종] 여보, 좋다 - [미숙] 어머, 왜 이러세요 1130 00:59:07,627 --> 00:59:09,546 - 좋아! - [혜숙] 봐 봐, 잠깐 봐 봐 1131 00:59:09,629 --> 00:59:11,881 - [근식] 나, 나, 나 - 아니, 아니야, 저것 좀 봐 봐 1132 00:59:11,965 --> 00:59:12,924 [반짝이는 효과음] 1133 00:59:13,007 --> 00:59:14,634 [혜숙] 여보 1134 00:59:14,717 --> 00:59:16,886 아니, 언제 이렇게 사진을 잘 찍었어? 1135 00:59:16,970 --> 00:59:20,640 인터넷에 여자 친구 사진 잘 찍어 주는 법 있길래 공부했어 1136 00:59:21,975 --> 00:59:23,851 - [카메라 셔터음] - [경종] 마음에 들어? 1137 00:59:23,935 --> 00:59:26,020 [혜숙] 너무 맘에 들어 너무 잘 찍었다, 웬일이야 1138 00:59:26,604 --> 00:59:27,647 - 인간아 - [근식] 왜 1139 00:59:27,730 --> 00:59:29,816 사람을 이렇게 난쟁이 똥자루로 만들면 어떡해 1140 00:59:29,899 --> 00:59:31,442 똑같아, 똑같아, 자기랑 1141 00:59:31,526 --> 00:59:33,236 [미숙] 저기, 승효 아버지 승효 아버지 1142 00:59:33,319 --> 00:59:35,029 [웃으며] 저 이걸로 사진 한 장만 찍어 주세요 1143 00:59:35,113 --> 00:59:36,739 - [근식] 어, 그래, 자 - [미숙] 다리 길게 1144 00:59:36,823 --> 00:59:38,449 - [근식의 신난 소리] - [미숙의 짜증 난 소리] 1145 00:59:39,659 --> 00:59:41,202 - 모음아 - [모음] 응? 1146 00:59:41,286 --> 00:59:42,704 너 나한테 전화 좀 해 봐 1147 00:59:43,871 --> 00:59:44,747 [모음] 응 1148 00:59:48,376 --> 00:59:51,087 - [통화 연결음] - [휴대폰 진동음] 1149 00:59:51,170 --> 00:59:52,714 전화가 오네? 1150 00:59:53,590 --> 00:59:55,091 - [통화 종료음] - 아주 잘 오네? 1151 00:59:56,259 --> 00:59:58,553 나는 너무 조용해서 고장 난 줄 1152 00:59:58,636 --> 01:00:00,388 [흥미로운 음악] 1153 01:00:10,356 --> 01:00:12,859 - [노크 소리] - 어, 들어와 1154 01:00:17,196 --> 01:00:18,197 - 단호야 - [단호] 건축가님 1155 01:00:19,198 --> 01:00:20,950 - 아, 강 기자님 - [단호] 승효야 1156 01:00:23,286 --> 01:00:24,287 [승효] 아… 1157 01:00:24,370 --> 01:00:26,164 저희 그때 원복하기로… 1158 01:00:26,247 --> 01:00:28,333 아아, 예, 그랬죠, 참 1159 01:00:29,917 --> 01:00:31,961 - 일단 여기 좀 앉으세요 - [단호] 아, 네네 1160 01:00:43,139 --> 01:00:45,099 - 편한 데 앉으셔도 돼요 - [단호] 아, 네 1161 01:00:49,520 --> 01:00:52,065 [단호] 바쁘신데 제가 방해된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1162 01:00:52,148 --> 01:00:55,568 윤 대표님이 방에 계시다고 그냥 올라가면 된다고 하셔서 1163 01:00:55,652 --> 01:00:57,987 아, 아니에요, 잘 오셨어요 1164 01:00:58,905 --> 01:01:00,281 근데 무슨 일 있으세요? 1165 01:01:00,907 --> 01:01:02,575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1166 01:01:02,659 --> 01:01:05,453 제가 요즘 체험 기사를 연재하고 있거든요 1167 01:01:06,120 --> 01:01:07,038 다음 기획으로 1168 01:01:07,121 --> 01:01:10,208 건설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해 볼까 싶은데 1169 01:01:10,792 --> 01:01:11,834 그, 혹시 1170 01:01:11,918 --> 01:01:14,045 현장을 소개받을 수 있을까 해서요 1171 01:01:14,128 --> 01:01:15,171 아… 1172 01:01:16,089 --> 01:01:17,674 네, 가능하죠 1173 01:01:17,757 --> 01:01:19,717 저희 시공 중인 곳들 몇 군데 있는데 1174 01:01:19,801 --> 01:01:21,344 먼저 연락해 보고 알려 드릴게요 1175 01:01:21,427 --> 01:01:22,762 고맙습니다 1176 01:01:23,638 --> 01:01:25,306 제가 신세를 많이 지네요 1177 01:01:25,390 --> 01:01:27,266 아유, 무슨 말씀이세요 1178 01:01:28,017 --> 01:01:29,852 제가 기자님 도움 많이 받았죠 1179 01:01:29,936 --> 01:01:31,938 사기꾼 잡을 때도 그렇고 1180 01:01:32,522 --> 01:01:33,815 지난번 상담도 1181 01:01:33,898 --> 01:01:34,816 아! 1182 01:01:37,026 --> 01:01:39,070 그, 친구분께선 1183 01:01:39,153 --> 01:01:42,532 친구의 친구분과 어떻게 되셨는지 여쭤봐도 됩니까? 1184 01:01:44,158 --> 01:01:45,785 얼마 전부터 만나기 시작했어요 1185 01:01:46,994 --> 01:01:47,829 축하드립니다 1186 01:01:47,912 --> 01:01:49,372 [익살스러운 음악] 1187 01:01:49,455 --> 01:01:51,582 아, 축하드린다고 전해 주세요 1188 01:01:52,709 --> 01:01:53,626 축하… 1189 01:01:54,669 --> 01:01:55,628 네 1190 01:01:56,629 --> 01:01:57,505 왜요? 1191 01:01:58,339 --> 01:02:00,174 근데 뭐가 잘 안 풀리신대요? 1192 01:02:00,258 --> 01:02:02,093 아니요, 그냥 1193 01:02:03,845 --> 01:02:05,471 연애가 좀 어렵대요 1194 01:02:07,265 --> 01:02:10,727 사랑이 참 어렵죠 1195 01:02:13,604 --> 01:02:14,731 [단호의 헛기침] 1196 01:02:17,191 --> 01:02:20,445 아니, 어떻게 내 앞에서 장태희 편을 드냐고 1197 01:02:20,528 --> 01:02:22,321 딱히 편을 든 거 같진 않은데? 1198 01:02:22,405 --> 01:02:23,573 너 나야, 최승효야? 1199 01:02:23,656 --> 01:02:25,533 최승효 이 씹어먹을 새끼, 씨 1200 01:02:26,909 --> 01:02:28,202 그리고 1201 01:02:28,286 --> 01:02:30,538 장태희랑 만날 때 어땠냐니까 1202 01:02:31,497 --> 01:02:32,665 대답하기 싫대 1203 01:02:33,332 --> 01:02:35,376 자기가 말해 줘야 될 의무가 있냬 1204 01:02:36,294 --> 01:02:39,589 그럼 너는 거기서 어떤 대답을 듣기를 바랐는데? 1205 01:02:40,923 --> 01:02:42,759 - 뭐가? - [모음] 아니, 그렇잖아 1206 01:02:42,842 --> 01:02:46,512 좋았다고 하면 너가 속상했을 거고 1207 01:02:46,596 --> 01:02:48,890 너무 별로였다고 하면은 1208 01:02:48,973 --> 01:02:51,809 너는 최승효가 구 여친 험담이나 하는 1209 01:02:51,893 --> 01:02:53,853 그런 후줄근한 놈이었음 좋겠냐? 1210 01:02:54,854 --> 01:02:57,190 - 아니 - [모음] 야, 그러게, 어? 1211 01:02:57,273 --> 01:02:59,317 과거는 왜 물어보냐? 1212 01:02:59,400 --> 01:03:00,610 너 그것도 자해다 1213 01:03:00,693 --> 01:03:02,361 [한숨 쉬며] 맞아 1214 01:03:03,571 --> 01:03:04,572 나도 아는데 1215 01:03:05,156 --> 01:03:06,157 아는데 뭐? 1216 01:03:07,200 --> 01:03:08,576 아는데 질투 나 1217 01:03:10,620 --> 01:03:13,206 [잔잔한 음악] 1218 01:03:13,289 --> 01:03:16,167 야, 나 지금부터 최승효 친구 할래 1219 01:03:16,250 --> 01:03:17,460 배석류 이 나쁜 기집애야! 1220 01:03:18,294 --> 01:03:19,128 [모음] 너 1221 01:03:19,212 --> 01:03:22,381 송현준 배웅까지 시켜 준 그 보살한테 이러면 안 되지! 1222 01:03:22,465 --> 01:03:24,842 나도 알아, 안다고 1223 01:03:25,635 --> 01:03:28,429 아, 아는데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어떡하냐고 1224 01:03:36,187 --> 01:03:37,188 [한숨] 1225 01:03:39,857 --> 01:03:41,108 그치 1226 01:03:41,192 --> 01:03:43,027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지 1227 01:03:45,696 --> 01:03:46,823 안녕하세요 1228 01:03:52,745 --> 01:03:53,579 아… 1229 01:03:56,290 --> 01:03:57,583 솔의 귀 하나 남았는데 1230 01:03:58,167 --> 01:03:59,001 이거 드세요 1231 01:03:59,085 --> 01:04:01,254 아, 괜찮습니다 기자님이 드세요 1232 01:04:01,337 --> 01:04:03,381 저야말로 진짜로 괜찮으니까 1233 01:04:04,215 --> 01:04:05,383 정 반장님이 드세요 1234 01:04:06,092 --> 01:04:07,009 아니요 1235 01:04:07,635 --> 01:04:09,595 기자님이 드세요, 제 마음이니까 1236 01:04:10,805 --> 01:04:12,557 - 네? - [모음] 어… 1237 01:04:14,225 --> 01:04:15,768 제 마음에 난 불은 1238 01:04:17,270 --> 01:04:20,940 완전 연소 될 때까지 안 꺼질 거 같아요 1239 01:04:22,942 --> 01:04:23,901 그러니까 1240 01:04:25,027 --> 01:04:26,028 맛있게 드시라고요 1241 01:04:32,410 --> 01:04:34,328 - [차분한 음악] - [바코드 인식음] 1242 01:04:37,623 --> 01:04:39,709 전 솔의 귀를 끊어야 할 거 같은데 1243 01:04:43,379 --> 01:04:44,547 자신이 없네요 1244 01:04:47,008 --> 01:04:48,134 [단호의 한숨] 1245 01:04:50,887 --> 01:04:51,888 [혜숙] 아, 웃지 마, 좀 1246 01:04:51,971 --> 01:04:53,556 - 넌 나 놀리는 게 그렇게 재밌냐? - [미숙] 야 1247 01:04:53,639 --> 01:04:54,932 그런 걸로 치매 의심했잖아? 1248 01:04:55,016 --> 01:04:57,476 그럼 우린 진작에 다 같이 요양원 갔어야 돼 1249 01:04:57,560 --> 01:05:00,396 야, 진짜 심각했어, 나 정말 1250 01:05:00,479 --> 01:05:02,773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났다니까 1251 01:05:02,857 --> 01:05:04,692 야, 혜숙아, 난 있잖아 1252 01:05:04,775 --> 01:05:07,403 내가 점심때 뭐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 1253 01:05:07,486 --> 01:05:09,363 - 우리 뭐 먹었지? - [혜숙] 닭강정 1254 01:05:09,447 --> 01:05:11,699 - 우리 닭강정 먹었잖아, 닭강정 - [미숙의 한숨] 1255 01:05:11,782 --> 01:05:13,618 - [미숙] 아, 맞아, 맞아, 닭강정 - 야, 미숙아, 정신 1256 01:05:13,701 --> 01:05:15,244 - 바삭하니 진짜 맛있었는데 - [혜숙의 웃음] 1257 01:05:15,328 --> 01:05:18,080 야, 우리가 진짜 이래 1258 01:05:18,164 --> 01:05:20,416 아무튼 간에 너 별일 없어서 천만다행이야 1259 01:05:21,083 --> 01:05:21,959 어 1260 01:05:22,835 --> 01:05:25,463 나 이번 일 겪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1261 01:05:26,589 --> 01:05:28,090 [혜숙] 가족, 친구 1262 01:05:28,674 --> 01:05:31,177 인생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1263 01:05:32,178 --> 01:05:34,221 얼마나 든든한 건지 1264 01:05:34,305 --> 01:05:36,223 [부드러운 음악] 1265 01:05:36,307 --> 01:05:37,308 나도 1266 01:05:38,517 --> 01:05:40,561 우리 석류 일 겪으면서 그런 생각 들더라 1267 01:05:42,021 --> 01:05:44,732 [미숙] 우리 석류 저 아픈 거 다 받아 안아 주는 1268 01:05:45,650 --> 01:05:47,026 그런 든든한 사람 1269 01:05:47,777 --> 01:05:49,904 넉넉한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고 1270 01:05:51,697 --> 01:05:54,075 나도 승효 좋은 짝 찾아 주고 싶어 1271 01:05:55,618 --> 01:05:57,870 나 땜에 오래 외롭던 애잖아 1272 01:05:57,954 --> 01:05:58,788 야 1273 01:05:59,538 --> 01:06:02,083 우리 서로 좋은 사람 찾으면 소개해 주자 1274 01:06:02,833 --> 01:06:04,251 그러자 1275 01:06:04,335 --> 01:06:05,169 [함께] 진짜! 1276 01:06:05,252 --> 01:06:07,421 - [미숙] 진짜 너, 진짜 - 어, 참말, 참말, 진짜 1277 01:06:07,505 --> 01:06:10,675 - 너 외교부에 잘 찾아봐, 알았지? - [혜숙] 진짜로, 어 1278 01:06:10,758 --> 01:06:14,261 야, 근데 이 인간들 왜 술 사 온다더니 왜 안 오냐? 1279 01:06:14,345 --> 01:06:16,681 그러게 뭐 술을 빚으러 간 거야, 뭐야? 1280 01:06:16,764 --> 01:06:17,765 노래방 간 거 아니야? 1281 01:06:17,848 --> 01:06:18,849 이런 미친 것들 1282 01:06:18,933 --> 01:06:20,184 [미숙] 미쳤지, 야 1283 01:06:20,267 --> 01:06:22,395 석류 아빠 아까 지금 노래 뭐, 자기 18번 1284 01:06:22,478 --> 01:06:24,271 뭐, '낭랑 18세' 이거 막 말하더니 1285 01:06:24,355 --> 01:06:25,564 - 이 인간… - [혜숙] 노래방 어디야? 1286 01:06:25,648 --> 01:06:27,191 - [혜숙] 어디야, 어디야? - [미숙] 야, 지하, 지하 1287 01:06:27,274 --> 01:06:28,734 - [혜숙] 지하? - [미숙] 어, 빨리 가, 야, 야 1288 01:06:31,821 --> 01:06:32,655 뭐야? 1289 01:06:32,738 --> 01:06:34,699 장태희가 드디어 약속을 지켰다 1290 01:06:34,782 --> 01:06:36,367 [웃으며] 언박싱 1291 01:06:36,993 --> 01:06:40,287 아, 나 팔아먹고 그릇 받기로 했지, 참 1292 01:06:41,288 --> 01:06:43,332 승효야, 너한테는 내가 이완용 같겠지만 1293 01:06:43,416 --> 01:06:45,251 이거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니까 1294 01:06:45,334 --> 01:06:46,669 봐 봐, 따라라 1295 01:06:46,752 --> 01:06:48,462 [명우의 탄성] 1296 01:06:49,964 --> 01:06:52,633 - 와, 참 이쁘다 - [승효의 헛웃음] 1297 01:06:53,384 --> 01:06:54,927 - 윤완용 대표님 - [명우] 네 1298 01:06:55,011 --> 01:06:57,471 - 예, 그렇게 좋으세요? - 네, 당연하죠 1299 01:06:57,555 --> 01:06:59,765 나 이거 우리 집 가보로 대대손손 물려줄 거야 1300 01:06:59,849 --> 01:07:02,143 [명우] 내 26대손이 '진품명품'에 나갔는데 1301 01:07:02,226 --> 01:07:03,936 띠리릭, 100억이 빡 찍히는 거지 1302 01:07:04,020 --> 01:07:05,604 [탄성] 어머 1303 01:07:05,688 --> 01:07:07,106 얼른 사진 찍어서 보여 줘야겠다 1304 01:07:07,189 --> 01:07:09,358 - [명우의 흐뭇한 웃음] - 이것도 가져가 1305 01:07:09,442 --> 01:07:10,609 아, 그거 니 거야 1306 01:07:11,485 --> 01:07:13,195 응? 내 게 더 크네 1307 01:07:26,709 --> 01:07:28,294 [태희] 전통 혼례에서 1308 01:07:28,377 --> 01:07:31,380 신랑 신부는 하나의 박을 둘로 쪼갠 표주박에 1309 01:07:31,464 --> 01:07:33,674 - [잔잔한 음악] - 합환주를 나눠 마셔 1310 01:07:34,925 --> 01:07:38,596 그건 서로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짝이라는 뜻이래 1311 01:07:39,305 --> 01:07:42,433 너랑 석류 씨한테 주는 내 선물이야 1312 01:07:42,516 --> 01:07:44,935 두 사람 행복해 1313 01:07:59,033 --> 01:08:00,618 [한숨] 재미없어 1314 01:08:06,415 --> 01:08:07,625 [한숨] 1315 01:08:17,426 --> 01:08:18,344 어? 1316 01:08:20,679 --> 01:08:21,597 여기서 뭐 하냐? 1317 01:08:22,556 --> 01:08:23,682 봐 놓고 뭘 물어 1318 01:08:24,475 --> 01:08:26,644 너 원래 이렇게 따뜻한 인간이었어? 1319 01:08:29,355 --> 01:08:31,857 너는 그럼 니 남자 친구가 냉혈한으로 보이나 봐? 1320 01:08:32,983 --> 01:08:34,652 [헛웃음 치며] 남자 친구래 1321 01:08:34,735 --> 01:08:36,237 [석류] 미쳤나 봐 1322 01:08:38,155 --> 01:08:39,240 잠깐만 1323 01:08:40,116 --> 01:08:42,701 내가 그러면 너 남자 친구가 아니면 뭔데? 1324 01:08:43,953 --> 01:08:45,162 아니, 그렇긴 하지 1325 01:08:45,246 --> 01:08:46,956 맞, 맞지, 맞는데 1326 01:08:47,039 --> 01:08:48,624 아이, 아, 몰라, 나는 1327 01:08:48,707 --> 01:08:51,669 하, 그 말이 어색해 1328 01:08:57,341 --> 01:08:59,051 저 집도 니가 만들어 줬어? 1329 01:09:00,136 --> 01:09:01,137 응 1330 01:09:08,352 --> 01:09:09,812 [석류] 안 돼, 오지 마, 너 1331 01:09:09,895 --> 01:09:11,522 얘 다쳐서 아직 예민하단 말이야 1332 01:09:12,606 --> 01:09:14,233 야, 너가 더 예민한 거 같은데? 1333 01:09:14,316 --> 01:09:16,360 [재채기] 1334 01:09:17,903 --> 01:09:20,406 고양이 알러지 있는 애가 얘를 데려오면 어쩌겠다는 거야 1335 01:09:20,489 --> 01:09:22,700 아, 그럼 다친 애를 그냥 버려 두냐? 1336 01:09:23,284 --> 01:09:26,829 용돈 떨어졌다고 매점 끊더니만 이 녀석 치료비 때문이었어? 1337 01:09:26,912 --> 01:09:30,332 어, 나 초콜릿 금단 증상 때문에 막 손이 떨려, 내가 1338 01:09:31,625 --> 01:09:32,835 야, 근데 어떡해? 1339 01:09:33,919 --> 01:09:36,088 얘 치료 끝나도 갈 데가 없어 1340 01:09:37,006 --> 01:09:39,133 날도 이렇게 더워지는데… 만지지 마 1341 01:09:39,216 --> 01:09:40,926 [고양이 울음 소리] 1342 01:09:41,969 --> 01:09:42,803 [석류] 걱정이네 1343 01:10:07,661 --> 01:10:09,288 야, 제대로 하는 거 맞아? 1344 01:10:10,289 --> 01:10:12,958 눈비 안 새려면 지붕이 튼튼해야 돼 1345 01:10:14,460 --> 01:10:15,294 너가 만들래? 1346 01:10:24,887 --> 01:10:27,514 [석류] 야, 벽도 튼튼해야 돼 1347 01:10:27,598 --> 01:10:29,642 여름 지나면 겨울 금방이야 1348 01:10:32,394 --> 01:10:33,562 너 그러다 당뇨 와 1349 01:10:35,231 --> 01:10:36,440 내가 알아서 해 1350 01:10:43,822 --> 01:10:45,282 [석류] 우와 1351 01:10:45,866 --> 01:10:47,826 - 이열 - [승효] 야! 1352 01:10:50,746 --> 01:10:52,456 - 야! 아, 너… - [석류의 비명] 1353 01:10:52,539 --> 01:10:53,624 - 아, 진짜 - [석류] 일부러 그런 거 1354 01:10:53,707 --> 01:10:55,626 아닌 거 알지? 미안해! 1355 01:10:55,709 --> 01:10:57,753 으악! 미안해! 1356 01:10:57,836 --> 01:10:59,463 "최승효 제작" 1357 01:11:02,049 --> 01:11:03,842 계속해서 재건축해 드리는 중이지 1358 01:11:06,512 --> 01:11:08,389 여기 쓰는 녀석들 1359 01:11:08,472 --> 01:11:10,516 아무래도 그때 걔 자손인 거 같아 1360 01:11:11,350 --> 01:11:12,226 무늬가 닮았어 1361 01:11:12,309 --> 01:11:13,978 - 진짜? - [승효] 응 1362 01:11:14,061 --> 01:11:15,813 아이씨, 보고 싶다 1363 01:11:15,896 --> 01:11:18,023 관둬라, 어? 1364 01:11:18,107 --> 01:11:20,276 지금도 코찔찔이 일보 직전이면서 1365 01:11:21,318 --> 01:11:22,861 진짜 비극이지 않냐? 1366 01:11:22,945 --> 01:11:25,614 고양이 너무 좋아하는데 만질 수가 없어 1367 01:11:27,116 --> 01:11:28,659 그때 만든 고양이 집 1368 01:11:30,119 --> 01:11:31,829 그거 내가 만든 첫 집이었다? 1369 01:11:33,998 --> 01:11:35,833 말도 안 되게 엉성했는데 1370 01:11:37,042 --> 01:11:39,086 그래도 뿌듯했어 1371 01:11:41,964 --> 01:11:44,633 내 손으로 누군가의 보금자리를 만든다는 게 1372 01:11:46,510 --> 01:11:47,344 [승효] 아마도 그때 1373 01:11:49,430 --> 01:11:52,099 건축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 1374 01:11:52,182 --> 01:11:55,352 [석류가 놀라며] 그러면 고양이가 니 첫 클라이언트네 1375 01:11:55,436 --> 01:11:56,603 아닌데 1376 01:11:59,106 --> 01:11:59,940 너였는데 1377 01:12:01,066 --> 01:12:02,276 [부드러운 음악] 1378 01:12:02,359 --> 01:12:03,485 널 위해서 만든 거야 1379 01:12:04,320 --> 01:12:05,696 니가 걱정했으니까 1380 01:12:07,323 --> 01:12:08,866 니가 기뻐하길 바랐으니까 1381 01:12:16,206 --> 01:12:19,752 [꼬르륵 소리] 1382 01:12:19,835 --> 01:12:22,129 [승효의 헛기침] 1383 01:12:23,839 --> 01:12:25,090 [꼬르륵 소리] 1384 01:12:25,174 --> 01:12:27,301 - [승효의 헛기침] - [웃으며] 밥 먹으러 가자 1385 01:12:29,303 --> 01:12:30,471 [석류] 가자 1386 01:12:32,806 --> 01:12:33,932 [승효] 배고프긴 하네 1387 01:12:34,016 --> 01:12:35,976 [석류]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고 뭐 했냐? 1388 01:12:36,643 --> 01:12:39,271 - [승효] 근데 어디 가서 먹지? - [석류] 우리 집이지, 뭐 1389 01:12:43,359 --> 01:12:45,778 여행 간다고 이모가 또 한 솥 끓여 놨나 보네 1390 01:12:45,861 --> 01:12:47,279 걔 아니면 카레지, 뭐 1391 01:12:47,821 --> 01:12:48,655 얼른 먹어 1392 01:12:55,037 --> 01:12:58,040 - 그, 지난번에는 내가 미안했어 - [승효의 헛기침] 1393 01:12:58,123 --> 01:12:59,833 아니, 무슨 소리야 1394 01:13:00,709 --> 01:13:02,169 원인 제공자가 난데 1395 01:13:03,545 --> 01:13:04,463 내가 더 미안해 1396 01:13:04,546 --> 01:13:06,298 아니야, 내가 심했어 1397 01:13:07,591 --> 01:13:10,135 둘이 있는 거 보니까 갑자기 막 1398 01:13:10,219 --> 01:13:12,888 사람이 옹졸해지고 치졸해지더라 1399 01:13:13,722 --> 01:13:16,266 별의별 못 볼 꼴은 내가 더 보였으면서 1400 01:13:18,602 --> 01:13:21,397 역시 서로의 연애사를 공유하고 있는 건 별로지? 1401 01:13:21,480 --> 01:13:25,234 모르면 몰랐지 알고는 좀 힘들긴 하네 1402 01:13:26,026 --> 01:13:27,611 괜히 불문율이 아닌가 봐 1403 01:13:29,279 --> 01:13:31,657 앞으론 아무것도 안 숨길게 1404 01:13:32,574 --> 01:13:34,493 그런 식으로 엮이는 일 없게 할게 1405 01:13:34,576 --> 01:13:36,954 아니, 아예 여지를 안 만들게 1406 01:13:41,959 --> 01:13:42,918 [승효] 근데 1407 01:13:44,294 --> 01:13:46,755 솔직히 좀 기쁘기도 했어 너가 질투해 줘서 1408 01:13:47,506 --> 01:13:49,174 - 뭐? - [승효] 많이는 아니고 1409 01:13:50,008 --> 01:13:51,927 아주, 아주 쬐끔, 요만큼 1410 01:13:56,223 --> 01:13:58,684 - [석류의 헛기침] - 그래도 우리 싸우지 말자 1411 01:13:58,767 --> 01:14:01,228 너랑 싸우니까 기분이 너무 안 좋더라 1412 01:14:02,062 --> 01:14:03,981 일도 안 되고 자꾸 짜증만 나고 1413 01:14:04,731 --> 01:14:05,983 이런 적 처음이야 1414 01:14:06,900 --> 01:14:07,943 처음이야? 1415 01:14:08,819 --> 01:14:09,736 [승효] 응 1416 01:14:09,820 --> 01:14:13,615 연애에 지배당하는 그런 사람 되기 싫었는데 1417 01:14:15,909 --> 01:14:18,078 너무 낯설어 내가 내가 아닌 거 같아 1418 01:14:18,162 --> 01:14:19,079 야 1419 01:14:19,913 --> 01:14:21,665 원래 그런 게 정상이거든? 1420 01:14:22,249 --> 01:14:24,251 여태까지 얼마나 쿨한 척을 한 거야 1421 01:14:24,334 --> 01:14:25,919 나도 잘 모르겠어 1422 01:14:28,422 --> 01:14:29,715 한 가지 확실한 건 1423 01:14:31,133 --> 01:14:33,635 너가 날 자꾸 뜨겁게 만든다는 거야 1424 01:14:33,719 --> 01:14:38,265 [신비로운 효과음] 1425 01:14:40,517 --> 01:14:41,810 - [발랄한 음악] - [석류] 야 1426 01:14:43,270 --> 01:14:46,482 내가 만화책 잔뜩 빌려 놨거든? 방에 1427 01:14:46,565 --> 01:14:49,443 우리 이거 빨리, 얼른 먹고 저거 만화책 볼래? 1428 01:14:50,027 --> 01:14:51,153 어어, 그래, 그래 1429 01:14:54,364 --> 01:14:55,532 [승효의 헛기침] 1430 01:15:04,958 --> 01:15:06,084 [석류] 뭐 해? 1431 01:15:06,668 --> 01:15:09,171 이 방 처음 들어오는 사람처럼 뭐 이렇게 두리번거려? 1432 01:15:09,254 --> 01:15:10,756 아니, 그냥 뭐… 1433 01:15:11,924 --> 01:15:12,841 [승효의 헛기침] 1434 01:15:13,425 --> 01:15:14,510 짠! 1435 01:15:14,593 --> 01:15:17,012 [석류] 내가 너 보라고 세트로 빌려 놨어 1436 01:15:17,095 --> 01:15:18,597 이게 뭔데? 1437 01:15:18,680 --> 01:15:19,806 뭐긴 뭐야 1438 01:15:19,890 --> 01:15:22,309 '프린세스'잖아, 너 좋아하는 거 1439 01:15:22,392 --> 01:15:23,477 어, 그게… 1440 01:15:23,560 --> 01:15:25,020 어, 여기 있네, 내가 찾던 거 1441 01:15:25,854 --> 01:15:27,356 니가 찾던 게 1442 01:15:27,439 --> 01:15:29,066 '프린세스'? 1443 01:15:29,983 --> 01:15:30,943 아 1444 01:15:31,777 --> 01:15:34,821 아이, 그거는 그냥 둘러댄 거고 1445 01:15:34,905 --> 01:15:35,906 어? 1446 01:15:37,324 --> 01:15:38,492 사실 그때 1447 01:15:40,327 --> 01:15:44,081 만화방에 너 보러 갔었던 거야 1448 01:15:45,499 --> 01:15:46,542 뭐야 1449 01:15:49,127 --> 01:15:50,587 아니, 그때는 그래 놓고 1450 01:15:51,922 --> 01:15:53,423 너 지금은 나한테 왜 그러냐? 1451 01:15:54,508 --> 01:15:55,425 내가 뭘? 1452 01:15:56,009 --> 01:15:58,345 너 나한테 관심이 없어 보여 1453 01:15:58,971 --> 01:15:59,930 내가? 1454 01:16:00,013 --> 01:16:03,392 눈도 잘 안 마주치고 막 데면데면하고 1455 01:16:04,643 --> 01:16:07,729 사귀기 전보다도 못한 거 같고 1456 01:16:08,355 --> 01:16:09,189 아니, 그… 1457 01:16:09,731 --> 01:16:12,901 아니, 그러니까 그, 그거는, 그러니까 1458 01:16:13,986 --> 01:16:14,861 그… [헛기침] 1459 01:16:18,657 --> 01:16:21,451 내가 너무 긴장해서 1460 01:16:25,330 --> 01:16:26,623 떨려서 그랬어 1461 01:16:28,125 --> 01:16:30,127 [감성적인 음악] 1462 01:16:47,144 --> 01:16:49,271 넌 이 상황에도 잠이 오냐? 1463 01:16:58,697 --> 01:17:00,949 아, 왜 이렇게 떨리냐 진짜 이상하네 1464 01:17:15,088 --> 01:17:16,882 [석류] 설계도가 이렇게 생겼구나 1465 01:17:17,883 --> 01:17:18,717 어, 어 1466 01:17:19,426 --> 01:17:22,137 [심장 박동 효과음] 1467 01:17:23,680 --> 01:17:25,974 [석류] 그럼 음료만 사 온다? 1468 01:17:26,058 --> 01:17:27,059 어 1469 01:17:55,629 --> 01:17:56,546 [헛기침] 1470 01:17:57,297 --> 01:17:58,548 [반짝이는 효과음] 1471 01:18:07,724 --> 01:18:09,351 그렇게 오래 기다려 놓고 1472 01:18:11,520 --> 01:18:14,314 정작 니가 옆에 있으면 1473 01:18:16,608 --> 01:18:17,442 [한숨] 1474 01:18:18,652 --> 01:18:21,446 머릿속이 하얘져 가지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1475 01:18:25,867 --> 01:18:26,827 나는 1476 01:18:27,953 --> 01:18:28,829 니가 너무 1477 01:18:30,497 --> 01:18:31,748 무덤덤해서 1478 01:18:34,084 --> 01:18:36,086 [석류] 막상 사귀기로 하고 나니까 1479 01:18:36,837 --> 01:18:38,463 '내가 여자로 안 보이나?' 1480 01:18:39,673 --> 01:18:40,966 그런 생각 들고 1481 01:18:42,592 --> 01:18:45,762 그래서 혼자 엄청 안달복달했단 말이야 1482 01:18:46,346 --> 01:18:47,431 절대 아니거든 1483 01:18:49,266 --> 01:18:50,851 오, 오히려 그 반대야 1484 01:18:54,896 --> 01:18:56,481 니가 너무 좋아서 1485 01:18:59,609 --> 01:19:02,279 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1486 01:19:17,169 --> 01:19:18,044 이거… 1487 01:19:18,628 --> 01:19:19,755 책 갖고 내려가자 1488 01:19:21,631 --> 01:19:22,883 여기서 안 보고? 1489 01:19:29,055 --> 01:19:30,307 여기 있으면 안 될 거 같아 1490 01:19:30,390 --> 01:19:31,224 왜? 1491 01:19:33,268 --> 01:19:34,311 나쁜 생각 들어 1492 01:19:35,812 --> 01:19:36,938 무슨 나쁜 생각? 1493 01:19:40,650 --> 01:19:42,027 하면 안 되는 생각 1494 01:19:44,196 --> 01:19:46,406 [승효] 되게 싸구려에 저급하고 1495 01:19:47,783 --> 01:19:48,867 불량한 생각 1496 01:19:50,619 --> 01:19:52,746 나 불량 식품 좋아했는데 1497 01:19:56,374 --> 01:19:57,626 아폴로랑 1498 01:19:58,752 --> 01:20:01,671 쫀드기랑 달고나랑 1499 01:20:01,755 --> 01:20:05,050 꾀돌이랑 논두렁이랑 슬러시랑? 1500 01:20:05,133 --> 01:20:06,176 [석류] 응 1501 01:20:08,637 --> 01:20:09,763 그러니까 해도 돼 1502 01:20:11,014 --> 01:20:12,140 나쁜 생각 1503 01:20:17,729 --> 01:20:20,106 그럼 나쁜 짓은? 1504 01:20:23,735 --> 01:20:25,654 해도 돼, 그것도 1505 01:20:27,280 --> 01:20:28,907 [부드러운 음악] 1506 01:21:43,523 --> 01:21:45,525 [고조되는 음악] 1507 01:22:31,863 --> 01:22:33,949 [경쾌한 음악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