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000 --> 00:00:07,000 Downloaded from YTS.MX 2 00:00:08,000 --> 00:00:13,000 Official YIFY movies site: YTS.MX 3 00:00:27,444 --> 00:00:31,281 ‎감, 즈, 아 4 00:00:32,282 --> 00:00:33,783 ‎감자 5 00:00:34,492 --> 00:00:37,078 ‎아기 6 00:00:37,620 --> 00:00:40,415 ‎음향 효과 빼고 ‎해 봐도 되나요? 7 00:00:44,461 --> 00:00:46,171 ‎'시도하는 이들은…' 8 00:00:46,254 --> 00:00:47,547 ‎효과 넣어주세요 9 00:00:48,798 --> 00:00:51,843 ‎'신사 숙녀 여러분' 10 00:00:51,926 --> 00:00:54,512 ‎'홍 코너에…' 11 00:00:54,596 --> 00:00:56,431 ‎- '남아공인으로서…' ‎- 네, 그래요 12 00:00:56,514 --> 00:00:58,516 ‎'홍 코너에…' 13 00:00:58,600 --> 00:01:03,104 ‎- '너무나 많은 것이…' ‎- '미국인들' 14 00:01:03,188 --> 00:01:04,773 ‎- 네 ‎- '미국인으로서…' 15 00:01:04,856 --> 00:01:06,149 ‎'미국인으로서…' 16 00:01:06,232 --> 00:01:07,817 ‎그러다 문득… 17 00:01:07,901 --> 00:01:09,194 ‎'질문이 아닙니다' 18 00:01:09,277 --> 00:01:10,945 ‎그곳에는… 19 00:01:11,029 --> 00:01:12,655 ‎'너무나 많은…' 20 00:01:12,739 --> 00:01:15,116 ‎- '방법의 문제죠' ‎- '저는…' 21 00:01:15,200 --> 00:01:18,369 ‎- 할 수 있단 걸 압니다 ‎- '저는…' 22 00:01:21,873 --> 00:01:24,542 ‎사람들은요? 왜 아무도 없지? 23 00:01:24,626 --> 00:01:26,169 ‎일찍 왔다니요? 24 00:01:33,009 --> 00:01:34,511 ‎딱 좋아요 25 00:01:53,530 --> 00:01:57,450 ‎"트레버 노아: 바라는 바야" 26 00:01:58,326 --> 00:02:03,790 ‎캐나다 토론토 여러분 ‎안녕하세요! 27 00:02:05,166 --> 00:02:07,085 ‎다들 잘 지내셨죠? 28 00:02:08,586 --> 00:02:10,130 ‎제 쇼에 잘 오셨습니다! 29 00:02:11,089 --> 00:02:15,760 ‎잘 왔어요! ‎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! 30 00:02:15,844 --> 00:02:17,262 ‎우리가 해냈어요! 31 00:02:17,345 --> 00:02:19,139 ‎드디어 해냈어요 32 00:02:19,222 --> 00:02:20,348 ‎정말 대단해요 33 00:02:20,431 --> 00:02:22,684 ‎오래도 걸렸네 ‎도무지 끝이 안 보였어요 34 00:02:22,767 --> 00:02:25,687 ‎너무 길었지만 ‎어쨌든 우린 돌아왔어요 35 00:02:26,479 --> 00:02:28,773 ‎여러분과 다시 만나니 ‎정말 행복하군요 36 00:02:29,816 --> 00:02:32,777 ‎이 분위기, 이 에너지 ‎정말 그리웠어요 37 00:02:33,486 --> 00:02:35,196 ‎세계를 돌아다니는 게 ‎너무 그리웠죠 38 00:02:35,280 --> 00:02:37,949 ‎사람들의 언어와 문화도 ‎그리웠어요 39 00:02:38,032 --> 00:02:40,326 ‎유럽 공연도 막 마쳤는데 ‎예술이었어요 40 00:02:40,410 --> 00:02:41,494 ‎제 소원도 이뤘죠 41 00:02:41,578 --> 00:02:43,538 ‎생애 처음으로 ‎스위스에도 가봤거든요 42 00:02:43,621 --> 00:02:44,789 ‎제 소원 중 하나였어요 43 00:02:44,873 --> 00:02:48,042 ‎절 잘 모르는 분들께는 ‎왜 그런지 설명해 드릴게요 44 00:02:48,126 --> 00:02:50,962 ‎우리 어머니는 흑인이에요 ‎남아공 출신 코사족이죠 45 00:02:51,045 --> 00:02:53,006 ‎전 남아공에서 자랐고요 46 00:02:54,841 --> 00:02:58,595 ‎아버지는 스위스 태생의 ‎스위스 백인이죠 47 00:02:58,678 --> 00:03:00,680 ‎전 스위스에 ‎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48 00:03:00,763 --> 00:03:02,765 ‎언제 한 번 기회는 있었는데 ‎시간이 없었죠 49 00:03:02,849 --> 00:03:05,727 ‎그래서 못 가고 있다가 ‎이번에 드디어 갔어요 50 00:03:05,810 --> 00:03:06,728 ‎생애 처음으로요 51 00:03:06,811 --> 00:03:09,022 ‎얼마나 홀가분했는지 몰라요 52 00:03:09,105 --> 00:03:10,523 ‎그 이유는 이거예요 53 00:03:10,607 --> 00:03:12,692 ‎전 평생 54 00:03:12,775 --> 00:03:17,405 ‎아버지가 저를 ‎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 55 00:03:18,072 --> 00:03:18,990 ‎아시겠죠? 56 00:03:19,073 --> 00:03:23,244 ‎그런데 스위스에 직접 가서 ‎아버지를 만나보고서야 알았어요 57 00:03:23,328 --> 00:03:24,787 ‎'아니구나' 58 00:03:24,871 --> 00:03:26,414 ‎'스위스인은 원래 그렇구나' 59 00:03:28,499 --> 00:03:29,792 ‎스위스인은 다 그래요 60 00:03:33,254 --> 00:03:34,547 ‎그런데 좀 이상하긴 했어요 61 00:03:34,631 --> 00:03:36,883 ‎전 아버지께 ‎깜짝 선물을 드리려고 했거든요 62 00:03:36,966 --> 00:03:39,427 ‎독일어를 배워서 ‎놀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63 00:03:39,510 --> 00:03:41,054 ‎아버지를 뵌 게 ‎꽤 오래전이거든요 64 00:03:41,137 --> 00:03:43,848 ‎아버지는 독일어를 하시니 ‎그걸 이용하려고 했어요 65 00:03:43,932 --> 00:03:46,893 ‎그래서 듀오링고 앱을 받아서 ‎열심히 공부했어요 66 00:03:46,976 --> 00:03:50,146 ‎독일에 가서 실전도 뛰고 67 00:03:50,230 --> 00:03:52,023 ‎스위스에 와선 이랬어요 ‎'때가 됐어' 68 00:03:52,106 --> 00:03:53,983 ‎준비는 끝났죠 ‎'아버지가 놀라시겠군' 69 00:03:54,067 --> 00:03:55,777 ‎아버지 댁에 가서 문을 두드리면 70 00:03:55,860 --> 00:03:57,528 ‎놀라서 나오시겠죠 ‎'트레버!' 71 00:03:57,612 --> 00:04:00,448 ‎그럼 제가 이러는 거예요 ‎'이히 스프레헨 도이치!' 72 00:04:00,531 --> 00:04:03,826 ‎그럼 아빠는 ‎'이히 리베 디히!' 73 00:04:03,910 --> 00:04:04,911 ‎그러고는… 74 00:04:06,913 --> 00:04:09,290 ‎그렇게 부자는 행복했답니다 ‎이게 계획이었어요 75 00:04:10,333 --> 00:04:11,626 ‎그런데 그렇게 안 됐어요 76 00:04:12,961 --> 00:04:15,713 ‎절 보고 놀라면서 좋아하시길래 ‎제가 독일어로 말했어요 77 00:04:15,797 --> 00:04:17,548 ‎'파파 ‎이히 스프레헨 도이치!' 78 00:04:17,632 --> 00:04:19,467 ‎그러자 아빠는 ‎'하지 마' 79 00:04:20,301 --> 00:04:22,011 ‎'하지 말라고, 그만해' 80 00:04:25,515 --> 00:04:27,725 ‎독일어를 배우는 건 ‎참 특이한 경험이었어요 81 00:04:27,809 --> 00:04:32,438 ‎친가 쪽은 다 독일어를 하니까 ‎저도 배우고 싶었거든요 82 00:04:32,522 --> 00:04:34,107 ‎하지만… 83 00:04:34,190 --> 00:04:37,735 ‎제 독일어가 좀 독특하더라고요 ‎안 좋은 쪽으로요 84 00:04:37,819 --> 00:04:39,153 ‎전 독일에도 머물렀어요 85 00:04:39,988 --> 00:04:42,615 ‎쾰른이란 곳에 사는 ‎친척을 방문하러 갔죠 86 00:04:42,699 --> 00:04:44,617 ‎정말 멋진 도시예요 ‎꼭 한번 가보세요 87 00:04:44,701 --> 00:04:46,077 ‎감탄이 절로 나와요 88 00:04:46,703 --> 00:04:49,372 ‎그때 전 롤프라는 친구와 ‎같이 있었어요 89 00:04:49,956 --> 00:04:52,792 ‎하루는 롤프가 그러더군요 ‎'트레버' 90 00:04:52,875 --> 00:04:56,796 ‎'오늘은 독일 전통 음식 ‎먹으러 가는 거 어때?' 91 00:04:56,879 --> 00:04:59,090 ‎'독일 느낌 팍팍 나는 ‎음식 먹어볼래?' 92 00:04:59,173 --> 00:05:01,092 ‎'내가 데려갈게, 어때?' 93 00:05:01,175 --> 00:05:03,845 ‎'난 대환영이지, 롤프 ‎뭐 먹을 건데?' 94 00:05:03,928 --> 00:05:06,306 ‎'좋아, 혹시 써브웨이 알아?' 95 00:05:08,933 --> 00:05:11,227 ‎'그건 독일 음식이 아닐 텐데' 96 00:05:11,311 --> 00:05:14,272 ‎'아니, 그게 아니고 ‎예만 든 거야' 97 00:05:14,355 --> 00:05:16,774 ‎'써브웨이에 가서 ‎샌드위치 먹을 때' 98 00:05:16,858 --> 00:05:19,152 ‎'빵이랑 위에 올릴 토핑도 ‎택할 수 있잖아' 99 00:05:19,235 --> 00:05:21,446 ‎'나도 써브웨이에서 ‎주문해 봤거든!' 100 00:05:21,529 --> 00:05:25,199 ‎'알았어, 내가 데려갈 곳은 ‎써브웨이의 독일 버전이야' 101 00:05:25,283 --> 00:05:26,576 ‎'훨씬 낫지, 암' 102 00:05:26,659 --> 00:05:28,995 ‎'빵이랑 고기도 최고급이야 ‎안 가면 후회해' 103 00:05:29,078 --> 00:05:30,496 ‎그러고 같이 갔는데 진짜였어요 104 00:05:30,580 --> 00:05:32,749 ‎우리가 간 곳은 ‎샌드위치 가게였는데 105 00:05:32,832 --> 00:05:34,667 ‎역사가 50년은 된 것 같고 106 00:05:34,751 --> 00:05:36,669 ‎죄다 독일어였어요 ‎전 들어가서 이랬죠 107 00:05:36,753 --> 00:05:38,129 ‎'여기구먼!' 108 00:05:39,172 --> 00:05:42,425 ‎'아빠 집은 아니지만 ‎독일어를 연습하기엔 좋겠네' 109 00:05:43,885 --> 00:05:46,262 ‎롤프는 절 보고 그랬죠 ‎'대신 주문해 줄까?' 110 00:05:46,345 --> 00:05:48,639 ‎'아니, 주문은 내가 할게' 111 00:05:48,723 --> 00:05:50,641 ‎'그래, 네가 내는 거야?' 112 00:05:50,725 --> 00:05:52,727 ‎'아니, 네가 계산해 ‎난 주문해 보고 싶어' 113 00:05:54,562 --> 00:05:56,272 ‎'독일어 연습하고 싶단 말이야' 114 00:05:56,355 --> 00:05:58,483 ‎'네 말 못 알아들을 텐데' 115 00:05:58,566 --> 00:05:59,817 ‎'독일어가 생각보다 어렵…' 116 00:05:59,901 --> 00:06:01,694 ‎'롤프, 됐다니까 ‎걱정 말라고' 117 00:06:02,820 --> 00:06:05,364 ‎그러고 전 카운터로 갔어요 ‎여자 직원의 인상은 푸근했죠 118 00:06:05,448 --> 00:06:07,075 ‎'구텐 타크 ‎주문하시겠어요?' 119 00:06:07,158 --> 00:06:08,618 ‎이에 전 ‎'구텐 타크!' 120 00:06:10,078 --> 00:06:13,081 ‎'빵 작은 거 ‎하나 주십시오!' 121 00:06:13,164 --> 00:06:15,750 ‎'치즈 넣은 흑빵으로 부탁합니다!' 122 00:06:15,833 --> 00:06:18,127 ‎'햄도 하나 주십시오!' 123 00:06:18,211 --> 00:06:21,798 ‎'펩시콜라 한 개도요 ‎감사합니다!' 124 00:06:29,430 --> 00:06:30,973 ‎자지러지더라고요 125 00:06:37,396 --> 00:06:39,023 ‎그 여자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126 00:06:39,857 --> 00:06:41,442 ‎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127 00:06:42,610 --> 00:06:45,613 ‎낯빛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‎제게 이랬어요 128 00:06:45,696 --> 00:06:47,573 ‎'데어 슈바르체 히틀러!' 129 00:06:49,659 --> 00:06:52,703 ‎절 보고 '까만 히틀러'래요 130 00:06:57,542 --> 00:06:58,668 ‎맞아요 131 00:06:59,544 --> 00:07:01,629 ‎제가 어떤 단어의 어미를 ‎내뱉는 방식에서 132 00:07:01,712 --> 00:07:04,882 ‎어떤 총통 나리가 연상됐나 봐요 133 00:07:08,261 --> 00:07:09,470 ‎전 너무 침울했어요 134 00:07:10,721 --> 00:07:12,974 ‎롤프는 그게 재미있었나 봐요 135 00:07:14,142 --> 00:07:16,602 ‎차 타고 돌아오는데 ‎배꼽 빠져라 웃더라고요 136 00:07:17,895 --> 00:07:20,148 ‎'아, 미치겠다, 진짜!' 137 00:07:20,690 --> 00:07:22,400 ‎'까만 히틀러래!' 138 00:07:23,985 --> 00:07:26,612 ‎'히틀러가 흑인으로 ‎태어났다고 상상해 봐' 139 00:07:28,948 --> 00:07:30,992 ‎'전 세계가 평화로웠을걸 ‎안 그래?' 140 00:07:37,748 --> 00:07:39,459 ‎'롤프, 재미없거든?' 141 00:07:40,835 --> 00:07:42,753 ‎'난 가족 때문에 ‎독일어를 배웠는데' 142 00:07:42,837 --> 00:07:44,797 ‎'인류 역사상 ‎최악의 인물을 흉내 냈잖아' 143 00:07:44,881 --> 00:07:46,841 ‎'아냐, 그래도 진짜 웃겼어' 144 00:07:46,924 --> 00:07:48,593 ‎'네 모습을 봐야 아는데' 145 00:07:50,178 --> 00:07:52,555 ‎'고기 코너라도 침공할 기세더라' 146 00:07:52,638 --> 00:07:54,515 ‎'진짜 배꼽 빠지겠다 ‎그걸 진짜…' 147 00:07:54,599 --> 00:07:56,392 ‎'롤프, 그만 놀리라고!' 148 00:07:56,476 --> 00:07:57,602 ‎'나 진짜 힘들어' 149 00:07:57,685 --> 00:08:02,064 ‎'진정해, '샤덴프로이데' 좀 ‎마저 즐기게 해줘' 150 00:08:02,982 --> 00:08:05,026 ‎전 그날 새로운 단어를 배웠어요 151 00:08:05,109 --> 00:08:06,903 ‎처음 듣는 단어였죠 152 00:08:06,986 --> 00:08:09,030 ‎'샤덴프로이데' 153 00:08:09,113 --> 00:08:11,699 ‎독일어예요 ‎'샤덴프로이데' 154 00:08:12,241 --> 00:08:13,201 ‎잘 들으셨죠? 155 00:08:13,284 --> 00:08:20,124 ‎다른 사람의 괴로움과 고통에서 ‎큰 즐거움을 얻는다는 뜻이에요 156 00:08:23,127 --> 00:08:24,462 ‎재미있는 건 말이죠 157 00:08:24,545 --> 00:08:26,964 ‎이 단어는 다른 언어로 ‎번역된 적이 없어요 158 00:08:28,883 --> 00:08:29,967 ‎이유가 궁금하군요 159 00:08:33,387 --> 00:08:35,640 ‎광기가 느껴지지 않나요? ‎'샤덴프로이데' 160 00:08:35,723 --> 00:08:36,891 ‎왜 그런 걸 즐길까요? 161 00:08:37,558 --> 00:08:40,186 ‎다른 사람의 고통과 괴로움을 ‎탐닉하다니, 대체… 162 00:08:40,269 --> 00:08:43,523 ‎순간 이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‎'악랄한 개념이긴 한데…' 163 00:08:44,690 --> 00:08:45,900 ‎'우리도 그러잖아?' 164 00:08:46,901 --> 00:08:48,361 ‎여러분도 부정은 못 할걸요 165 00:08:48,444 --> 00:08:51,405 ‎우리도 '샤덴프로이데'를 ‎경험한 적이 있어요 166 00:08:52,031 --> 00:08:52,949 ‎맞죠? 167 00:08:53,032 --> 00:08:55,159 ‎다 그래요 ‎언제 그걸 느끼는지 알아요? 168 00:08:55,785 --> 00:08:58,704 ‎자, 여러분은 ‎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어요 169 00:08:58,788 --> 00:09:01,165 ‎뻥 뚫린 도로 위를 ‎시원하게 내달리고 있죠 170 00:09:01,958 --> 00:09:05,795 ‎그러다 반대편을 봤는데 ‎아주 차가 꽉꽉 막힌 거예요 171 00:09:07,129 --> 00:09:09,423 ‎그럼 슬며시 이런 생각이 들어요 172 00:09:09,507 --> 00:09:12,802 ‎'내 생애 최고의 판단이었어!' 173 00:09:15,221 --> 00:09:16,264 ‎그게 '샤덴프로이데'예요 174 00:09:17,515 --> 00:09:18,641 ‎'샤덴프로이데'는 말이죠 175 00:09:18,724 --> 00:09:20,351 ‎이럴 때도 느껴져요 176 00:09:20,434 --> 00:09:21,727 ‎여러분이 흑인 여성인데 177 00:09:21,811 --> 00:09:23,771 ‎중년 백인 남성들이 ‎눈앞에서 엉엉 울면서 178 00:09:23,854 --> 00:09:26,399 ‎디즈니가 '인어공주'를 ‎흑인으로 바꿨다고 욕할 때요 179 00:09:31,028 --> 00:09:32,363 ‎그게 '샤덴프로이데'예요 180 00:09:34,824 --> 00:09:37,743 ‎살아생전에 ‎그렇게 웃긴 일은 처음이었어요 181 00:09:38,369 --> 00:09:40,371 ‎다 큰 남자가 질질 짜면서 이래요 182 00:09:40,454 --> 00:09:43,040 ‎'내 어린 시절을 망쳤어!' 183 00:09:43,791 --> 00:09:45,918 ‎'인어공주가 이렇게 바뀌다니!' 184 00:09:46,002 --> 00:09:48,754 ‎'원작이랑 하나도 안 똑같잖아!' 185 00:09:48,838 --> 00:09:49,880 ‎'하나도'? 186 00:09:50,631 --> 00:09:53,259 ‎정말 하나도 안 똑같아요? ‎진짜 하나도? 187 00:09:53,342 --> 00:09:56,470 ‎바뀐 인어공주를 봐도 ‎원작이 안 떠오른다고요? 188 00:09:56,554 --> 00:09:59,557 ‎전혀요? ‎바뀐 게 피부색뿐인 건 알죠? 189 00:09:59,640 --> 00:10:01,225 ‎이 상체의 피부색 말이에요 190 00:10:01,309 --> 00:10:03,603 ‎머리도 빨갛고 ‎몸도 물고기 몸인데 191 00:10:03,686 --> 00:10:05,646 ‎그걸 보고도 ‎'인어공주'인 걸 모르겠어요? 192 00:10:05,730 --> 00:10:09,442 ‎아니, 고작 피부색 가지고 ‎설정이 바뀌었네 마네 해요? 193 00:10:13,279 --> 00:10:14,739 ‎'샤덴프로이데'는 말이죠 194 00:10:15,865 --> 00:10:17,074 ‎'샤덴프로이데'는 195 00:10:17,992 --> 00:10:18,993 ‎이런 느낌이에요 196 00:10:20,119 --> 00:10:21,329 ‎제가 말하는 국가들 197 00:10:21,912 --> 00:10:24,415 ‎아일랜드, 케냐 198 00:10:25,207 --> 00:10:26,626 ‎트리니다드 199 00:10:26,709 --> 00:10:28,210 ‎자메이카 200 00:10:29,170 --> 00:10:30,588 ‎남아프리카 공화국 201 00:10:31,339 --> 00:10:32,506 ‎인도 202 00:10:33,966 --> 00:10:35,009 ‎이곳 국민이 203 00:10:35,801 --> 00:10:39,639 ‎이 뉴스를 듣고 느낀 감정이죠 ‎'영국 왕실의 비보입니다' 204 00:10:51,817 --> 00:10:56,906 ‎사람들은 이걸 이해 못 해요 ‎'아니, 이게 웃음거리예요?' 205 00:10:56,989 --> 00:10:59,283 ‎'웃긴 건 맞고요 ‎그런데…' 206 00:11:00,618 --> 00:11:02,161 ‎'오해해서 그래요' 207 00:11:02,244 --> 00:11:06,040 ‎왕실은 사람들이 슬픈 소식에 ‎어떻게 반응하나 궁금해하지만 208 00:11:06,123 --> 00:11:08,417 ‎사실 슬픈 소식이 아닌데 ‎그걸 잘 몰라요 209 00:11:08,501 --> 00:11:10,836 ‎왕실에 유감스러운 일이 ‎벌어질 때면 전 생각해요 210 00:11:10,920 --> 00:11:12,380 ‎'그게 진짜 슬픈 소식인가?' 211 00:11:12,463 --> 00:11:16,092 ‎'여러분의 측은지심을 ‎보여주실 때입니다' 212 00:11:16,175 --> 00:11:19,095 ‎'왕실이 ‎해리와 메건을 잃었습니다' 213 00:11:19,178 --> 00:11:21,013 ‎'잃었다고요? ‎혹시 실종됐나요?' 214 00:11:21,097 --> 00:11:22,306 ‎'아니에요' 215 00:11:22,390 --> 00:11:26,394 ‎'사랑받는 영국 커플이었는데 ‎미국 커플이 되어버렸잖아요' 216 00:11:35,486 --> 00:11:37,905 ‎'영국 왕실에 ‎비보가 날아들었어요' 217 00:11:37,988 --> 00:11:39,865 ‎'진짜 비보 맞아요?' ‎'그럼요' 218 00:11:39,949 --> 00:11:41,992 ‎'여왕 폐하가 별세하셨어요' ‎'사인은요?' 219 00:11:42,076 --> 00:11:43,285 ‎자연사잖아요! 220 00:11:46,414 --> 00:11:48,332 ‎솔직히 ‎애도하지 말란 건 아닌데 221 00:11:48,416 --> 00:11:50,334 ‎여왕은 천수를 누렸어요 222 00:11:50,418 --> 00:11:53,546 ‎제명도 못 살고 죽는 사람이 ‎한 트럭인데 자연사라니 223 00:11:53,629 --> 00:11:56,340 ‎여왕으로서 죽었잖아요 ‎사인은 노환이에요 224 00:11:56,424 --> 00:11:58,384 ‎결말까지 ‎다 보고 죽었다는 거예요 225 00:11:58,467 --> 00:12:00,094 ‎크레디트 올라갈 때까지요 226 00:12:02,179 --> 00:12:04,265 ‎거기에 보석이랑 같이 묻혔어요 227 00:12:04,348 --> 00:12:05,641 ‎해시태그도 붙이죠 ‎#장수 228 00:12:06,684 --> 00:12:09,895 ‎식민지 국민한테 애도하라고요? ‎그 보석 식민지 거잖아요 229 00:12:11,605 --> 00:12:13,691 ‎아프리카에서 그럴걸요 ‎'다이아몬드 돌려줄래요?' 230 00:12:13,774 --> 00:12:16,485 ‎'안 돼요 ‎여왕 폐하 곁에 묻힐 거예요' 231 00:12:18,571 --> 00:12:19,488 ‎장난이죠? 232 00:12:19,572 --> 00:12:23,117 ‎'지금은 여왕님 가지고 ‎농담할 때가 아니에요' 233 00:12:23,200 --> 00:12:25,494 ‎'시신의 온기도 안 가셨는데 ‎험담하면…' 234 00:12:25,578 --> 00:12:27,455 ‎'고인을 모욕하면 안 되죠' 235 00:12:27,538 --> 00:12:29,331 ‎아뇨, 지금이 딱이에요 236 00:12:29,999 --> 00:12:32,835 ‎누군가가 죽었을 때야말로 ‎실컷 욕을 쏟아내야 한다고요 237 00:12:32,918 --> 00:12:33,752 ‎알겠어요? 238 00:12:35,004 --> 00:12:36,172 ‎동의하실 수 있죠? 239 00:12:36,255 --> 00:12:38,507 ‎살아있을 땐 ‎서로 좋은 말 많이 해주고 240 00:12:38,591 --> 00:12:40,885 ‎죽었을 때 ‎욕을 하든 랩을 하든 하세요 241 00:12:40,968 --> 00:12:41,927 ‎알았죠? 242 00:12:44,847 --> 00:12:46,098 ‎저한텐 그렇게 해주세요 243 00:12:46,182 --> 00:12:49,018 ‎제가 죽은 후엔 ‎뭔 쌍욕을 해도 상관없어요 244 00:12:49,101 --> 00:12:51,228 ‎다만 길을 걷다 절 봤을 땐 ‎인사나 해주세요 245 00:12:52,104 --> 00:12:53,981 ‎죽고 나선 신경 안 쓰니까요 246 00:12:54,857 --> 00:12:55,858 ‎사람들은 이럴 거예요 247 00:12:56,567 --> 00:12:58,986 ‎'저것들이 여왕님 무덤 위에서 ‎춤을 추고 있어요' 248 00:12:59,069 --> 00:13:02,072 ‎그러라고 만든 거 아니에요? ‎그러니까 무덤이 평평하지 249 00:13:03,657 --> 00:13:05,659 ‎올라가서 춤추라고 ‎그렇게 만든 거예요 250 00:13:05,743 --> 00:13:08,662 ‎그게 싫었으면 콱 미끄러지라고 ‎경사지게 만들었겠죠 251 00:13:09,747 --> 00:13:11,999 ‎여왕은 무덤 속에서도 승자예요 252 00:13:12,082 --> 00:13:15,336 ‎자기 무덤 위에 ‎최고의 춤꾼들이 모였으니까요 253 00:13:15,961 --> 00:13:17,796 ‎아프리카에서 ‎추모하러 온다고 생각해 봐요 254 00:13:17,880 --> 00:13:20,174 ‎특유의 그루브에 몸을 맡기겠죠 255 00:13:20,257 --> 00:13:22,510 ‎아일랜드인들도 이래요 ‎'이제 우리 차례야' 256 00:13:22,593 --> 00:13:24,720 ‎'우리 자리 좀 남겨놔' 257 00:13:27,431 --> 00:13:30,226 ‎인도인들도 오겠죠 ‎'우리 차례로군' 258 00:13:31,852 --> 00:13:35,439 ‎마지막으로 카리브해 춤꾼들은 ‎'레게, 에이, 레게' 259 00:13:39,860 --> 00:13:40,819 ‎박수 보내주세요! 260 00:13:55,125 --> 00:13:56,418 ‎전 취미가 몇 개 있는데 261 00:13:57,419 --> 00:13:58,629 ‎예전엔 이게 재미있었어요 262 00:13:59,755 --> 00:14:02,675 ‎공포 영화를 보면서 263 00:14:03,926 --> 00:14:07,471 ‎등장인물의 바보짓을 비웃는 거요 264 00:14:12,393 --> 00:14:13,435 ‎진짜 웃겨요 265 00:14:15,271 --> 00:14:16,397 ‎공포 영화를 틀어놓고 266 00:14:17,022 --> 00:14:18,649 ‎사람들이 바보짓 하기를 ‎기다리다가 267 00:14:18,732 --> 00:14:21,569 ‎죽어버리면 이랬어요 ‎'넌 죽어도 싸' 268 00:14:24,697 --> 00:14:25,865 ‎말이 안 되거든요 269 00:14:26,740 --> 00:14:27,700 ‎이해가 안 돼요 270 00:14:27,783 --> 00:14:29,618 ‎자, 누군가 쫓기는 장면이에요 271 00:14:30,244 --> 00:14:33,330 ‎웬 가면 쓴 남자가 ‎칼을 들고 있어요 272 00:14:33,414 --> 00:14:35,291 ‎이 사내가 막 돌아다니죠 273 00:14:35,374 --> 00:14:38,127 ‎한 명이 차로 막 달려가지만 ‎열쇠를 든 손이 마구 떨리죠 274 00:14:42,214 --> 00:14:43,507 ‎그러다 죽어요, 바보야? 275 00:14:44,675 --> 00:14:45,676 ‎뭐 해요? 276 00:14:45,759 --> 00:14:48,721 ‎누가 칼 들고 쫓아온다고 ‎차 쪽으로 도망쳤으면 277 00:14:48,804 --> 00:14:50,973 ‎시간만 아깝게 뭐 하러 들어가요? 278 00:14:51,515 --> 00:14:54,101 ‎그냥 차 뒤로 숨어요 279 00:14:54,768 --> 00:14:55,811 ‎그러고 기다리면 돼요 280 00:14:57,313 --> 00:14:59,064 ‎살인마가 저쪽으로 가면 ‎이쪽으로 오고 281 00:14:59,732 --> 00:15:01,442 ‎이쪽으로 오면 저쪽으로 가고 282 00:15:01,525 --> 00:15:03,277 ‎종일 이러고 있으면 돼요 283 00:15:11,452 --> 00:15:14,413 ‎공포 영화에서는 ‎바보짓을 너무 많이 해요 284 00:15:15,915 --> 00:15:17,625 ‎전 숨는 장면을 제일 좋아해요 285 00:15:17,708 --> 00:15:20,210 ‎어려운 것도 없어요 ‎숨어서 닥치고 있으면 되죠 286 00:15:22,796 --> 00:15:24,673 ‎고작 한 시간 반인데 ‎그걸 못 참아요 287 00:15:25,382 --> 00:15:26,592 ‎'콰이어트 플레이스'도요 288 00:15:26,675 --> 00:15:28,969 ‎그 영화 보셨어요? ‎진짜 재미있더라고요 289 00:15:29,053 --> 00:15:32,181 ‎아시죠? 앞이 안 보이는 ‎외계인이 나오는 영화예요 290 00:15:32,264 --> 00:15:35,768 ‎대신 소리의 반향을 이용해서 ‎사람의 위치를 알아내죠 291 00:15:50,074 --> 00:15:53,077 ‎그런 영화에선 ‎누가 꼭 헛간에 숨고는 이래요 292 00:16:03,879 --> 00:16:05,965 ‎소리 좀 내지 마요 ‎침착하라니까요 293 00:16:07,132 --> 00:16:08,550 ‎가만히 있으면 되는구먼 294 00:16:08,634 --> 00:16:10,803 ‎조용히 앉아서 ‎엑스박스나 하든가요 295 00:16:11,720 --> 00:16:12,763 ‎절대 안 그러죠 296 00:16:15,432 --> 00:16:16,517 ‎이런 꼬마도 나와요 297 00:16:21,230 --> 00:16:24,358 ‎괴물이 한참 사람을 찾다가 ‎포기하는 순간이 꼭 오잖아요? 298 00:16:24,441 --> 00:16:26,527 ‎괴물이 이래요 299 00:16:34,910 --> 00:16:37,955 ‎이제 조금만 있으면 ‎괴물이 알아서 사라질 텐데 300 00:16:38,038 --> 00:16:40,457 ‎꼭 멍청한 놈 하나가 ‎튀어나와서는 이래요 301 00:16:40,541 --> 00:16:43,335 ‎'난 못 참아!' 302 00:16:43,419 --> 00:16:45,170 ‎'차라리 날 죽여라!' 303 00:16:46,505 --> 00:16:48,007 ‎그러고 죽어요, 죽어도 싸지 304 00:16:50,801 --> 00:16:52,803 ‎전 그런 걸 보면 ‎이해가 안 됐어요 305 00:16:53,429 --> 00:16:55,764 ‎대체 왜요? ‎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306 00:16:55,848 --> 00:16:59,101 ‎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‎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요 307 00:16:59,184 --> 00:17:02,646 ‎왜 그걸 못 해요? ‎가만히 있는 게 힘들어요? 308 00:17:04,773 --> 00:17:06,442 ‎그러다 팬데믹이 덮쳤죠 309 00:17:09,278 --> 00:17:11,572 ‎'아, 이런 기분이었구나' 310 00:17:14,950 --> 00:17:17,119 ‎그땐 우리 모두 한계에 다다랐죠 311 00:17:17,828 --> 00:17:19,663 ‎팬데믹 때문에 ‎사람들이 미쳐버렸어요 312 00:17:20,247 --> 00:17:22,791 ‎전 인류가 힘을 합칠 줄 알았어요 313 00:17:22,875 --> 00:17:24,501 ‎어릴 때 본 영화에선 ‎늘 그랬거든요 314 00:17:24,585 --> 00:17:28,380 ‎저는 인류가 종말 위기에 봉착하면 315 00:17:28,464 --> 00:17:31,258 ‎그동안 우리가 벌이던 ‎사소한 싸움 따윈 그만두고 316 00:17:32,092 --> 00:17:34,386 ‎인류의 승리를 위해 ‎힘을 합칠 줄 알았어요 317 00:17:34,970 --> 00:17:35,888 ‎그렇죠? 318 00:17:36,805 --> 00:17:38,807 ‎바이러스가 창궐하면 ‎모두 나서는 거죠 319 00:17:38,891 --> 00:17:43,020 ‎'인종 차별과 성차별은 멈춥시다 ‎하나 되어 이겨냅시다' 320 00:17:43,103 --> 00:17:46,440 ‎다 함께 외계인을 물리치고 ‎당당하게 개선하는 거죠 321 00:17:46,523 --> 00:17:49,526 ‎'좋아, 이제 다시 ‎차별을 시작합시다' 322 00:17:52,279 --> 00:17:54,782 ‎'인디펜던스 데이' 같이요 ‎거기서도 그랬잖아요 323 00:17:54,865 --> 00:17:56,325 ‎어릴 때 본 영화는 그랬어요 324 00:17:56,992 --> 00:18:00,621 ‎외계인과 대적하고자 ‎갈등은 제쳐두고 힘을 합쳤어요 325 00:18:00,704 --> 00:18:03,791 ‎정치질 같은 건 없었어요 ‎인류는 단결해서 승리를 거뒀죠 326 00:18:03,874 --> 00:18:07,753 ‎하지만 현실에서는요? ‎서로 싸우다가 패배하고 말았죠 327 00:18:08,587 --> 00:18:10,464 ‎한 팀이어야 하잖아요 328 00:18:10,547 --> 00:18:12,424 ‎윌 스미스는 ‎우릴 이끌어야 했다고요 329 00:18:19,598 --> 00:18:21,266 ‎계획대로 된 게 하나도 없어요! 330 00:18:29,900 --> 00:18:32,111 ‎아마 공룡도 ‎그런 식으로 멸종했을 거예요 331 00:18:33,695 --> 00:18:35,823 ‎합의된 결론을 ‎도출하지 못한 탓이겠죠 332 00:18:36,990 --> 00:18:39,243 ‎어떤 공룡은 경고했을 거예요 ‎'소행성이다!' 333 00:18:39,326 --> 00:18:40,994 ‎'지구로 소행성이 떨어진다!' 334 00:18:41,078 --> 00:18:43,956 ‎다른 공룡들은 이래요 ‎'소행성 같은 건 없어!' 335 00:18:45,165 --> 00:18:46,416 ‎'다 거짓부렁이야!' 336 00:18:47,751 --> 00:18:49,920 ‎그러다 운석이 지구를 덮쳤고 337 00:18:51,922 --> 00:18:53,882 ‎먼지가 대기를 뒤덮었어요 338 00:18:54,550 --> 00:18:56,426 ‎공룡들은 모두 ‎겁에 질려 뛰어다녔죠 339 00:18:56,510 --> 00:18:58,679 ‎'사방이 먼지투성이야!' 340 00:18:58,762 --> 00:19:01,390 ‎'마스크 써, 빨리!' 341 00:19:02,432 --> 00:19:04,810 ‎티라노사우루스는 ‎'손이 안 닿아!' 342 00:19:14,653 --> 00:19:16,196 ‎진짜 대단한 건 말이죠 343 00:19:17,197 --> 00:19:21,785 ‎전 팬데믹 때문에 아프리카가 ‎초토화될 줄 알았어요 344 00:19:23,078 --> 00:19:24,872 ‎솔직히 저도 걱정이 컸어요 345 00:19:24,955 --> 00:19:26,832 ‎아프리카 대륙의 위기가 ‎두렵기까지 했어요 346 00:19:27,457 --> 00:19:30,502 ‎세계적으로 ‎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 347 00:19:30,586 --> 00:19:32,462 ‎아프리카까지 퍼지면 ‎늘 피해가 컸거든요 348 00:19:33,130 --> 00:19:35,591 ‎이번 바이러스가 ‎전 세계로 퍼지는 걸 보면서 349 00:19:35,674 --> 00:19:36,925 ‎전 마음의 준비를 했죠 350 00:19:37,009 --> 00:19:39,136 ‎고향 친구들도 ‎제게 전화하더라고요 351 00:19:39,219 --> 00:19:42,681 ‎'트레버 ‎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봤지?' 352 00:19:42,764 --> 00:19:45,017 ‎'응, 지금 난리야' ‎'어떻게 될 것 같아?' 353 00:19:45,100 --> 00:19:47,311 ‎'글쎄, 너희는 좆됐지, 뭐' 354 00:19:48,353 --> 00:19:51,273 ‎'너희라고?' ‎'응, 난 미국에 있잖아' 355 00:19:52,274 --> 00:19:54,318 ‎'내 생애 최고의 판단이었어' 356 00:19:56,069 --> 00:19:57,487 ‎막상 까보니 현실은 반대였어요 357 00:19:57,571 --> 00:20:00,741 ‎코로나바이러스가 터졌을 때 ‎대륙별 대처를 보면 358 00:20:00,824 --> 00:20:02,367 ‎아프리카가 가장 우수했죠 359 00:20:07,873 --> 00:20:09,249 ‎다들 놀라 자빠졌어요 360 00:20:10,417 --> 00:20:12,211 ‎더 황당한 일도 있었어요 361 00:20:13,253 --> 00:20:15,464 ‎에볼라바이러스가 ‎아프리카에 퍼졌을 때 362 00:20:15,547 --> 00:20:21,345 ‎각종 뉴스에서는 전염 사태가 ‎아프리카 탓인 양 보도했거든요 363 00:20:22,137 --> 00:20:26,141 ‎뉴스를 볼 때마다 ‎아프리카를 미묘하게 탓하는 364 00:20:26,225 --> 00:20:28,435 ‎그런 뉘앙스가 깃들어 있었어요 365 00:20:28,518 --> 00:20:30,270 ‎안타까워하는 모습은 없었죠 366 00:20:30,354 --> 00:20:33,941 ‎SKY나 BBC에서 파견한 ‎이름 모를 기자가 나와서는 367 00:20:34,024 --> 00:20:36,318 ‎시체가 산처럼 쌓인 광경을 ‎배경 삼아 보도했죠 368 00:20:36,401 --> 00:20:40,072 ‎'전 서아프리카에 나와 있습니다 ‎보시다시피 제 뒤로는' 369 00:20:40,155 --> 00:20:43,408 ‎'에볼라바이러스의 희생자가 ‎쌓이고 있는데요' 370 00:20:43,492 --> 00:20:45,827 ‎'여러 유럽 과학자들은' 371 00:20:45,911 --> 00:20:49,289 ‎'안타깝지만 아프리카가 ‎자초한 일로 봅니다' 372 00:20:49,373 --> 00:20:52,876 ‎'이들은 그동안 ‎WHO의 권고를 거부하고' 373 00:20:52,960 --> 00:20:55,879 ‎'사람 간 거리 두기의 중요성도' 374 00:20:55,963 --> 00:20:57,089 ‎'실감하지 못했는데요' 375 00:20:57,172 --> 00:21:00,801 ‎'그 씨앗이 이런 결과가 되어 ‎돌아온 것으로 보입니다' 376 00:21:00,884 --> 00:21:04,221 ‎'지금까지 BBC 뉴스 ‎딜런 팬이었습니다' 377 00:21:04,805 --> 00:21:06,723 ‎전 이런 보도를 보고 절규했어요 378 00:21:06,807 --> 00:21:09,434 ‎'아프리카 동지들이여 ‎왜 그러는 겁니까?' 379 00:21:10,102 --> 00:21:11,603 ‎'대체 왜요?' 380 00:21:11,687 --> 00:21:12,980 ‎'왜!' 381 00:21:13,063 --> 00:21:15,065 ‎'왜 이런 일을 ‎좋아하냔 말입니다!' 382 00:21:15,148 --> 00:21:17,651 ‎'대관절 원숭이랑 ‎뽀뽀는 왜 해요?' 383 00:21:20,279 --> 00:21:22,197 ‎'입술이 너무 섹시해' 384 00:21:27,828 --> 00:21:29,371 ‎그러다 코로나가 닥쳤죠 385 00:21:29,955 --> 00:21:31,790 ‎아프리카는 ‎서방 세계의 도움 없이 386 00:21:31,873 --> 00:21:34,751 ‎그동안 바이러스와 싸우며 ‎쌓은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387 00:21:35,419 --> 00:21:38,171 ‎그 어느 대륙보다도 ‎훌륭하게 대처했어요 388 00:21:39,548 --> 00:21:42,551 ‎찬사가 쏟아지진 않았어요 ‎다들 운으로 치부했죠 389 00:21:44,970 --> 00:21:47,556 ‎아프리카 사람들이 쿨한 걸 ‎다행으로 여겨야 해요 390 00:21:48,432 --> 00:21:49,641 ‎맞아요 391 00:21:49,725 --> 00:21:51,518 ‎아프리카 사람들은 뒤끝이 없어요 392 00:21:51,601 --> 00:21:53,061 ‎전 제발 한 번만이라도 393 00:21:53,145 --> 00:21:54,938 ‎이런 아프리카 뉴스를 ‎보고 싶거든요 394 00:21:55,022 --> 00:21:58,275 ‎'안녕하십니까 ‎아프리카 뉴스 네트워크입니다' 395 00:21:58,358 --> 00:22:02,195 ‎'오늘은 서방 세계를 초토화한 ‎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' 396 00:22:02,279 --> 00:22:04,406 ‎'보도해 드릴 예정입니다' 397 00:22:05,532 --> 00:22:07,492 ‎'여러 아프리카 과학자들 ‎사이에서는' 398 00:22:07,576 --> 00:22:10,370 ‎'뿌린 대로 거뒀다는 평가가 ‎지배적입니다' 399 00:22:12,831 --> 00:22:16,918 ‎'수많은 사람이 ‎WHO의 권고를 무시하고' 400 00:22:18,003 --> 00:22:21,131 ‎'사회적 거리 두기를 ‎전혀 지키지 않았는데요' 401 00:22:21,214 --> 00:22:24,968 ‎'심지어 손 씻는 방법까지 ‎가르쳐줘야 했다고 합니다' 402 00:22:27,512 --> 00:22:28,847 ‎'끔찍합니다' 403 00:22:33,852 --> 00:22:38,815 ‎'현 사태를 ‎악화시킨 요인으로는' 404 00:22:38,899 --> 00:22:43,403 ‎'일부 사람들의 ‎마스크 착용 거부도 꼽힙니다' 405 00:22:43,487 --> 00:22:47,199 ‎'이들은 천 조각으로 인한 ‎호흡 곤란을 주장했습니다' 406 00:22:49,117 --> 00:22:53,330 ‎'과학자들 사이에서 이 증상은 ‎민폐 증후군으로 알려졌습니다' 407 00:22:54,581 --> 00:22:57,042 ‎'지금까지 ANN 뉴스 ‎치페와였습니다' 408 00:23:00,003 --> 00:23:01,588 ‎제발 꼭 한번 보고 싶어요 409 00:23:02,881 --> 00:23:07,302 ‎코로나의 ‎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는 410 00:23:07,385 --> 00:23:09,679 ‎인간 지능의 최저점 노출도 있어요 411 00:23:11,681 --> 00:23:13,642 ‎코로나바이러스가 ‎딱 하나 잘한 게 있다면 412 00:23:13,725 --> 00:23:16,561 ‎제 친구 중 돌대가리를 ‎걸러낸 일이죠 413 00:23:17,229 --> 00:23:19,815 ‎다들 페이스북대학교에서 ‎질병학을 전공했나 봐요 414 00:23:21,358 --> 00:23:23,151 ‎무슨 죄다 과학자예요 415 00:23:25,737 --> 00:23:27,489 ‎음모론을 하나씩 ‎가슴에 품고 있더군요 416 00:23:28,115 --> 00:23:30,700 ‎'이 사태의 배후는 말이야 ‎정부야, 정부' 417 00:23:30,784 --> 00:23:33,120 ‎'정부라고?' ‎'응, 정부가 배후야' 418 00:23:33,203 --> 00:23:35,122 ‎'왜?' ‎'우릴 조종하려고' 419 00:23:36,123 --> 00:23:38,125 ‎'바이러스가 퍼지는데 ‎우리가 조종이 돼?' 420 00:23:39,709 --> 00:23:42,379 ‎'정부가 이런 상황을 원했다고? 421 00:23:43,672 --> 00:23:46,383 ‎여러분이 보기엔 ‎누가 더 조종하기 쉽나요?' 422 00:23:47,384 --> 00:23:50,762 ‎매일 출근해서 돈을 벌고 423 00:23:50,846 --> 00:23:54,307 ‎카드를 긁어 비싼 걸 사고 ‎빚더미에 앉아 다시 출근하고 424 00:23:54,391 --> 00:23:56,476 ‎돈을 벌기 위해 ‎하기 싫은 일을 더 해서 425 00:23:56,560 --> 00:23:58,353 ‎쓸데없는 물건과 사치품을 사느라 426 00:23:58,436 --> 00:23:59,855 ‎쌓인 빚을 갚으려고 발버둥 치고 427 00:23:59,938 --> 00:24:02,190 ‎좋아하지도 않는 일 하려고 ‎출근해서 돈을 더 벌고 428 00:24:02,274 --> 00:24:03,525 ‎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고 429 00:24:03,608 --> 00:24:05,819 ‎별 의미도 없는 걸 사려고 ‎대출까지 받고 430 00:24:05,902 --> 00:24:08,029 ‎좋아하지도 않는 걸 사려다가 ‎빚은 불어나고 431 00:24:08,113 --> 00:24:10,115 ‎돈이 필요하니 ‎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432 00:24:10,198 --> 00:24:12,450 ‎누가 더 조종하기 쉽겠어요? ‎이런 사람들요? 433 00:24:13,910 --> 00:24:15,662 ‎아니면 그냥 집구석에 처박혀서 434 00:24:16,663 --> 00:24:18,874 ‎지원금 타먹으며 ‎인생이나 고찰하시는 분들? 435 00:24:22,294 --> 00:24:24,004 ‎다들 집에서 이러잖아요 436 00:24:24,629 --> 00:24:26,715 ‎'주말은 왜 이틀뿐인 거야?' 437 00:24:34,014 --> 00:24:35,974 ‎정부에겐 악몽이 따로 없어요 438 00:24:37,851 --> 00:24:39,477 ‎다 개소리 같은 음모론뿐이었죠 439 00:24:39,561 --> 00:24:42,272 ‎제가 음모론에 ‎반대한다는 건 아니에요 440 00:24:42,355 --> 00:24:46,151 ‎그걸 알아주세요 ‎건설적인 음모론은 좋아하거든요 441 00:24:46,234 --> 00:24:48,236 ‎그런 음모론이라면 ‎하나 정도는 믿어야 해요 442 00:24:48,862 --> 00:24:54,784 ‎살면서 건설적인 음모론 ‎하나 정도는 괜찮다는 거죠 443 00:24:54,868 --> 00:24:56,453 ‎방심하지 않고 살도록요 444 00:24:57,704 --> 00:24:59,831 ‎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‎다 믿진 말아요 445 00:25:00,916 --> 00:25:02,125 ‎하나는 있어야죠 446 00:25:02,209 --> 00:25:03,960 ‎제가 좋아하는 음모론요? 447 00:25:05,086 --> 00:25:06,171 ‎제 생각에 448 00:25:07,172 --> 00:25:09,758 ‎글루텐은 ‎농축된 백인의 특권이에요 449 00:25:17,015 --> 00:25:18,391 ‎제 말이 옳은 거 아시잖아요 450 00:25:22,354 --> 00:25:25,273 ‎코로나에 얽힌 음모는 ‎가관이었어요 451 00:25:26,233 --> 00:25:28,235 ‎제가 진상을 알기에 ‎더 그렇게 느꼈죠 452 00:25:28,318 --> 00:25:30,320 ‎그래서 음모론이 성행하는 게 ‎안타까웠어요 453 00:25:31,112 --> 00:25:32,197 ‎전 정말 알아요 454 00:25:32,906 --> 00:25:34,991 ‎코로나가 왜 생겼는지 ‎전 잘 알아요 455 00:25:35,075 --> 00:25:38,328 ‎이렇게 될 걸 예상했지만 ‎조용히 있었던 제 잘못이죠 456 00:25:39,412 --> 00:25:40,789 ‎소원이 넘쳐서 그래요 457 00:25:41,873 --> 00:25:43,375 ‎너도나도 소원을 빈 탓이죠 458 00:25:43,458 --> 00:25:44,960 ‎전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459 00:25:45,043 --> 00:25:48,713 ‎어릴 때만 해도 ‎소원 비는 건 특별한 일이었죠 460 00:25:48,797 --> 00:25:49,923 ‎자주 빌 수도 없었어요 461 00:25:50,006 --> 00:25:52,217 ‎먼저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야 462 00:25:52,300 --> 00:25:53,760 ‎소원을 빌 수 있었어요 463 00:25:53,843 --> 00:25:57,138 ‎가령 이파리가 네 개 달린 ‎네잎클로버를 찾아야 했어요 464 00:25:58,348 --> 00:26:00,058 ‎별똥별을 본 후라든가요 465 00:26:00,141 --> 00:26:01,518 ‎두리번거릴 땐 이미 늦었죠 466 00:26:03,979 --> 00:26:05,981 ‎아니면 생일이어야 했어요 467 00:26:06,064 --> 00:26:07,524 ‎촛불 켠 케이크를 들고 오면 468 00:26:08,066 --> 00:26:09,734 ‎그걸 한 번에 꺼야만 469 00:26:09,818 --> 00:26:11,444 ‎소원을 빌 수 있는 거예요 470 00:26:11,528 --> 00:26:13,613 ‎하나라도 놓치면 죽는 거죠 471 00:26:18,493 --> 00:26:20,495 ‎하지만 사람들은 ‎소원을 남발하기 시작했어요 472 00:26:21,496 --> 00:26:23,540 ‎뺨에 눈썹 한 올만 떨어져 있어도 473 00:26:23,623 --> 00:26:25,125 ‎'소원 빌어!' 474 00:26:25,208 --> 00:26:28,128 ‎얼굴에 별 잡다한 게 ‎얼마나 많은지 알아요? 475 00:26:29,296 --> 00:26:31,298 ‎심지어 시간을 가지고도 ‎소원을 빌었어요 476 00:26:31,381 --> 00:26:33,174 ‎안 그래요? ‎'11시 11분이네' 477 00:26:34,050 --> 00:26:35,385 ‎'소원 빌어!' 478 00:26:35,468 --> 00:26:36,886 ‎그건 매일 있잖아요 479 00:26:38,471 --> 00:26:41,474 ‎12시간 형식인 곳에 살면 ‎하루에 두 번은 본다고요 480 00:26:43,351 --> 00:26:46,479 ‎맨날 비면 그게 소원이에요? ‎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빌었어요 481 00:26:46,563 --> 00:26:49,190 ‎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482 00:26:49,274 --> 00:26:51,067 ‎어딜 가나 소원만 빌어요 ‎래퍼도 똑같아요 483 00:26:51,151 --> 00:26:55,280 ‎'그렇게 되면 좋겠네' ‎뭐가? 구체적으로 빌라고! 484 00:26:58,491 --> 00:27:01,244 ‎그래서 이 사달이 난 거예요 ‎우리가 빈 소원이 쌓인 거죠 485 00:27:01,328 --> 00:27:03,204 ‎그리고 한 번에 이뤄진 거예요 486 00:27:03,288 --> 00:27:04,456 ‎그게 바로 코로나예요 487 00:27:05,206 --> 00:27:08,793 ‎코로나는 굳이 따지자면 ‎배배 꼬인 램프의 요정이에요 488 00:27:13,506 --> 00:27:14,341 ‎다들 빌었을 거예요 489 00:27:14,924 --> 00:27:16,384 ‎2020년이 시작될 때 490 00:27:17,177 --> 00:27:18,595 ‎램프 문지른 사람 많죠? 491 00:27:19,512 --> 00:27:20,680 ‎열렬히 빌었겠죠 492 00:27:20,764 --> 00:27:24,351 ‎'매일같이 회사 가는 일 좀 ‎없어지게 해주세요' 493 00:27:30,774 --> 00:27:32,776 ‎'소원이 이루어졌도다' 494 00:27:36,029 --> 00:27:38,656 ‎회사 가기 싫다고 빌긴 했는데 495 00:27:38,740 --> 00:27:41,951 ‎집을 회사로 바꾸진 말아 달라고 ‎조건 거는 건 잊었군요 496 00:27:46,456 --> 00:27:48,083 ‎그 허술한 소원 때문에 497 00:27:48,166 --> 00:27:51,336 ‎매일 줌에 갇혀서 498 00:27:51,419 --> 00:27:54,297 ‎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‎상대방을 바라봐야 하죠 499 00:27:56,466 --> 00:27:57,509 ‎'그럼요' 500 00:27:59,427 --> 00:28:01,096 ‎회의할 때가 되면 501 00:28:01,179 --> 00:28:03,348 ‎그나마 깨끗해 보이는 곳을 ‎찾아 헤매야 하죠 502 00:28:08,686 --> 00:28:10,063 ‎다들 마구 빌었어요 503 00:28:11,272 --> 00:28:13,358 ‎그렇게 우리는 소원을 이뤘죠 504 00:28:13,441 --> 00:28:15,568 ‎램프를 문지른 부모님은 ‎얼마나 많았을까요? 505 00:28:16,361 --> 00:28:17,695 ‎박박 문질렀겠죠? 506 00:28:17,779 --> 00:28:20,698 ‎'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‎더 길었으면 좋겠어요' 507 00:28:27,038 --> 00:28:28,873 ‎'소원이 이루어졌도다' 508 00:28:32,210 --> 00:28:33,169 ‎맞아요 509 00:28:34,045 --> 00:28:36,965 ‎부모님들은 자녀가 그렇게 ‎사랑스러웠던 이유를 깨달았어요 510 00:28:37,966 --> 00:28:40,051 ‎그동안은 잠깐잠깐 봤거든요 511 00:28:46,850 --> 00:28:49,894 ‎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‎학교 보냈다가 밤에 잠깐 512 00:28:49,978 --> 00:28:51,604 ‎이 정도면 할 만해요 513 00:28:53,064 --> 00:28:56,818 ‎하지만 갑자기 24시간 내내 ‎실내에 갇히고 말았죠 514 00:28:56,901 --> 00:28:59,362 ‎참 웃겼어요 ‎태세 전환이 얼마나 빠르던지 515 00:28:59,446 --> 00:29:01,906 ‎웃겨 죽겠더라고요 ‎처음엔 다들 들고 일어났죠? 516 00:29:01,990 --> 00:29:04,909 ‎'학교는 절대로 열지 말아요!' 517 00:29:04,993 --> 00:29:07,704 ‎'우리 아이는 ‎아무 데도 못 보내요!' 518 00:29:07,787 --> 00:29:09,914 ‎'무슨 수를 써서라도 ‎아이를 지키겠어요' 519 00:29:09,998 --> 00:29:14,085 ‎'어미 곰은 새끼를 지킨다고요 ‎내 말 알아들어요?' 520 00:29:14,586 --> 00:29:18,423 ‎'바이러스가 사라질 때까지 ‎학교 열 생각은 말아요!' 521 00:29:20,759 --> 00:29:22,802 ‎9개월 후 522 00:29:27,140 --> 00:29:29,392 ‎똑같은 부모들이 ‎현관에서 소리 지르고 있어요 523 00:29:29,476 --> 00:29:32,187 ‎'빌어먹을 놈의 학교는 ‎언제 여는 거야?' 524 00:29:33,146 --> 00:29:36,816 ‎'애들을 온종일 돌보라고? ‎내가 얘들 엄마야?' 525 00:29:38,151 --> 00:29:39,986 ‎'애들이면 애들답게 ‎학교에 가야지!' 526 00:29:40,069 --> 00:29:42,697 ‎'엄마, 새로운 변이종이 ‎나타났대요' 527 00:29:42,781 --> 00:29:47,035 ‎'티미, 너도 언젠간 ‎시험에 들 때가 올 거야' 528 00:29:47,869 --> 00:29:51,247 ‎'네 폐가 버티면 사는 거고 ‎못 버티면, 뭐, 알지? 529 00:29:51,331 --> 00:29:53,833 ‎'자, 어서 나가서 ‎널 증명해 봐' 530 00:29:53,917 --> 00:29:56,127 ‎'심바도 해낸 일이니 힘내 ‎하쿠나 마타타' 531 00:29:56,211 --> 00:29:57,670 ‎'어서 나가렴, 아들' 532 00:30:05,386 --> 00:30:06,721 ‎다들 그렇게 빌었어요! 533 00:30:12,685 --> 00:30:15,021 ‎소원을 빈 커플은 ‎또 얼마나 많을까요? 534 00:30:18,399 --> 00:30:19,901 ‎램프를 살살 문지르며 535 00:30:20,944 --> 00:30:23,071 ‎서로 눈을 바라보고 말하겠죠 536 00:30:23,738 --> 00:30:25,114 ‎'자기야' 537 00:30:26,366 --> 00:30:29,911 ‎'자기랑 온종일 ‎방에 갇혀 있고 싶네' 538 00:30:33,456 --> 00:30:36,918 ‎'누가 우리 좀 가둬 놓고 ‎열쇠는 내다 버리면 좋겠어' 539 00:30:37,001 --> 00:30:38,670 ‎'내가 자기를 어쩔 것 같아?' 540 00:30:38,753 --> 00:30:41,172 ‎'어머, 날 어떡하려고?' 541 00:30:41,256 --> 00:30:45,593 ‎'누가 온종일 자기 옆에만 ‎붙어 있으라고 시키면 좋겠어' 542 00:30:45,677 --> 00:30:46,678 ‎'종일' 543 00:30:50,265 --> 00:30:52,433 ‎'소원이 이루어졌도다' 544 00:30:55,687 --> 00:30:57,397 ‎수많은 커플이 545 00:30:57,480 --> 00:31:00,441 ‎팬데믹 동안 ‎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죠 546 00:31:00,525 --> 00:31:03,111 ‎새로운 걸 알게 된 커플이 ‎정말 많아요 547 00:31:03,945 --> 00:31:05,572 ‎사람들은 이런 것도 알게 됐죠 548 00:31:06,155 --> 00:31:08,616 ‎사랑에는 조건이 없을지 모르나 549 00:31:08,700 --> 00:31:11,369 ‎좋아하는 것엔 ‎유효 기간이 있다는 걸요 550 00:31:16,499 --> 00:31:19,168 ‎'자기를 사랑하긴 하는데 ‎아직도 좋아하는진 모르겠어' 551 00:31:25,508 --> 00:31:28,720 ‎팬데믹 초기에는 재밌었어요 ‎짧은 외박 같은 느낌이었죠 552 00:31:28,803 --> 00:31:31,472 ‎'대박, 이거 짱이네!' 553 00:31:33,850 --> 00:31:36,019 ‎그렇게 몇 주는 몇 달이 됐고 554 00:31:36,811 --> 00:31:38,688 ‎몇 달은 몇 년이 되었어요 555 00:31:39,898 --> 00:31:42,150 ‎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‎눈을 반짝이며 556 00:31:43,443 --> 00:31:45,320 ‎뭔가를 기다렸죠 557 00:31:46,988 --> 00:31:48,156 ‎그러다 소리가 들려와요 558 00:31:48,990 --> 00:31:50,408 ‎반대편에서 기침하는 소리가요 559 00:31:54,787 --> 00:31:57,373 ‎그럼 속으로 외치죠 ‎'그래' 560 00:31:59,751 --> 00:32:02,045 ‎'그래, 이거예요, 주님' 561 00:32:03,296 --> 00:32:05,048 ‎'제발 그대로 데려가 주시옵소서' 562 00:32:06,591 --> 00:32:09,177 ‎'때가 되었으니 거둬주시옵소서' 563 00:32:10,261 --> 00:32:12,931 ‎'뜻을 이루시옵소서 ‎주 예수시여' 564 00:32:14,015 --> 00:32:16,851 ‎'사무실을 ‎더 넓게 쓰고 싶사옵니다' 565 00:32:25,985 --> 00:32:27,028 ‎전 말이죠 566 00:32:28,529 --> 00:32:32,075 ‎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면 ‎무척 슬퍼질 때가 있어요 567 00:32:33,076 --> 00:32:37,622 ‎'왜?'라는 질문을 할 ‎여유가 없기 때문이에요 568 00:32:40,208 --> 00:32:41,584 ‎우린 살면서 많은 일을 겪죠 569 00:32:42,710 --> 00:32:45,088 ‎꼭 나한테만 ‎무슨 일이 생기는 것 같죠 570 00:32:45,171 --> 00:32:46,798 ‎하지만 그럴 때도 571 00:32:46,881 --> 00:32:49,842 ‎우린 묻거나 ‎물어보려고 하지 않아요 572 00:32:50,510 --> 00:32:51,636 ‎'왜?' 573 00:32:54,764 --> 00:32:57,141 ‎우린 왜 그렇게 ‎화가 나 있었을까요? 574 00:32:58,685 --> 00:33:00,937 ‎우린 왜 그렇게 싸운 걸까요? 575 00:33:01,813 --> 00:33:03,606 ‎우린 다른 사람을 ‎동정하지도 않아요 576 00:33:04,232 --> 00:33:06,025 ‎우린 인간성의 ‎밑바닥을 드러냈어요 577 00:33:07,527 --> 00:33:09,654 ‎제게 그 답을 묻는다면… 578 00:33:11,823 --> 00:33:12,991 ‎두려워서 그랬겠죠 579 00:33:13,908 --> 00:33:16,953 ‎우린 살다 보니 ‎너무 익숙해진 거예요 580 00:33:17,036 --> 00:33:18,079 ‎안다는 것에요 581 00:33:19,122 --> 00:33:21,165 ‎그래서 삶은 불확실하단 걸 ‎잊고 말았죠 582 00:33:23,501 --> 00:33:26,546 ‎우린 매일 듣고 또 들었어요 ‎'우린 다 알아' 583 00:33:26,629 --> 00:33:29,424 ‎아는 것에 익숙해지니 ‎언제까지고 다 아는 줄 알아요 584 00:33:29,507 --> 00:33:31,801 ‎오늘 차가 막히려나? ‎알잖아요 585 00:33:32,593 --> 00:33:33,928 ‎오늘 날씨는? ‎알아요 586 00:33:34,012 --> 00:33:36,014 ‎'목요일엔 비가 온대요' 587 00:33:36,097 --> 00:33:38,391 ‎그게 얼마나 ‎경이로운 일인지 아시나요? 588 00:33:39,017 --> 00:33:41,144 ‎이런 기술을 500년 전에 ‎가졌다고 생각해 봐요 589 00:33:41,227 --> 00:33:43,271 ‎목요일에 비가 온다고 하면 ‎다들 이럴걸요 590 00:33:51,279 --> 00:33:53,990 ‎아는 게 당연해진 세상을 살아서 ‎중요한 걸 잊은 거예요 591 00:33:54,073 --> 00:33:55,324 ‎삶은 불확실해요 592 00:33:55,408 --> 00:33:57,577 ‎우린 다 알지 못해요 ‎팬데믹이 증명했죠 593 00:33:57,660 --> 00:33:58,953 ‎낱낱이 드러나고 말았어요 594 00:33:59,037 --> 00:34:02,206 ‎우린 그 이유를 ‎찬찬히 고민해 봐야 해요 595 00:34:02,290 --> 00:34:04,375 ‎우린 왜 그렇게 ‎화가 나고 좌절했을까요? 596 00:34:04,459 --> 00:34:05,877 ‎영화 때문은 아니었어요 597 00:34:05,960 --> 00:34:07,962 ‎파티에 가지 못해서 ‎그런 것도 아니고요 598 00:34:08,046 --> 00:34:10,423 ‎마트에 못 갔다는 둥 ‎그딴 이유가 아니에요 599 00:34:10,506 --> 00:34:12,925 ‎소중한 걸 잃었기 때문이에요 600 00:34:13,509 --> 00:34:15,470 ‎전 여러분을 ‎여러분은 저를 잃었죠 601 00:34:17,055 --> 00:34:17,972 ‎이 무대도 잃었고요 602 00:34:19,724 --> 00:34:20,850 ‎그렇죠? 603 00:34:20,933 --> 00:34:23,227 ‎사람들이 좌절한 이유가 ‎바로 이거예요 604 00:34:24,562 --> 00:34:28,107 ‎정부는 다 아는 듯이 말하며 ‎거기에 기름을 부었어요 605 00:34:28,191 --> 00:34:30,109 ‎그것 때문에 우리가 더 힘겨워했죠 606 00:34:30,193 --> 00:34:31,903 ‎정부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어요 607 00:34:31,986 --> 00:34:34,530 ‎마치 모든 걸 ‎다 안다는 듯이 말했죠 608 00:34:34,614 --> 00:34:36,407 ‎21일 후면 끝날 거라고 했어요 609 00:34:40,119 --> 00:34:42,663 ‎21일요 ‎그 숫자는 절대 못 잊어요 610 00:34:44,373 --> 00:34:45,625 ‎우린 왜냐고 묻지 않았잖아요 611 00:34:46,709 --> 00:34:47,585 ‎그렇죠? 612 00:34:47,668 --> 00:34:51,297 ‎중국에서 1만 명을 수용할 ‎병원을 뚝딱 만들어도 613 00:34:51,380 --> 00:34:53,508 ‎우린 묻지 않았어요 ‎'왜?' 614 00:34:54,634 --> 00:34:56,260 ‎다 이랬죠 ‎'중국이잖아' 615 00:34:57,720 --> 00:34:59,222 ‎'걔넨 원래 그딴 거 잘 만들어' 616 00:35:03,434 --> 00:35:05,645 ‎각국 지도자들도 ‎자신감이 넘쳤어요 617 00:35:06,187 --> 00:35:07,897 ‎어떤 사람들은 유독 건방을 떨었죠 618 00:35:08,689 --> 00:35:10,066 ‎그중에서도 진짜 웃긴 게 619 00:35:10,608 --> 00:35:12,860 ‎영국 총리인 보리스 존슨이었어요 620 00:35:13,569 --> 00:35:14,654 ‎맞아요 621 00:35:14,737 --> 00:35:16,489 ‎참 특이한 사람이었죠 622 00:35:17,615 --> 00:35:18,950 ‎총리는 팬데믹이 한창일 때 623 00:35:19,659 --> 00:35:20,952 ‎병원에 가서 624 00:35:21,536 --> 00:35:23,162 ‎사람들을 껴안고 다녔어요 625 00:35:23,246 --> 00:35:25,331 ‎처음부터 사람들을 ‎막 껴안고 다녔다니까요 626 00:35:25,414 --> 00:35:27,291 ‎기자들이 물었죠 ‎'존슨 총리님' 627 00:35:27,375 --> 00:35:29,836 ‎'팬데믹인데 ‎사람들과 포옹해도 괜찮…' 628 00:35:29,919 --> 00:35:33,548 ‎'우선 진정들 하세요 ‎이건 팬데믹이 아닙니다' 629 00:35:33,631 --> 00:35:36,300 ‎'제 머리숱이 풍성하잖아요? ‎여러분도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' 630 00:35:36,384 --> 00:35:38,511 ‎'괜찮아요 ‎다른 사람과 접촉해도 돼요' 631 00:35:38,594 --> 00:35:40,388 ‎'봉쇄는 안 합니다 ‎영업 제한은 없어요' 632 00:35:40,471 --> 00:35:42,473 ‎'술집도 열고 ‎축구 경기장도 열 겁니다' 633 00:35:42,557 --> 00:35:44,142 ‎'그럼 전 이만 가야겠습니다' 634 00:35:45,893 --> 00:35:47,645 ‎그러고 사라졌어요 ‎신경도 안 쓰더군요 635 00:35:48,437 --> 00:35:50,648 ‎미국 대통령은 더 시건방졌어요 636 00:35:51,315 --> 00:35:54,569 ‎처음에 보여준 모습 기억하죠? ‎도널드 J. 트럼프? 637 00:35:54,652 --> 00:35:56,195 ‎아주 위풍당당했어요 638 00:35:56,279 --> 00:35:59,615 ‎'여러분 ‎정부가 잘 처리하겠습니다' 639 00:36:01,117 --> 00:36:04,620 ‎'21일입니다' 640 00:36:06,038 --> 00:36:09,333 ‎'바이러스는 ‎21일 후면 사라질 겁니다' 641 00:36:10,376 --> 00:36:12,545 ‎'일각에서는 ‎20일로 점치기도 합니다' 642 00:36:16,048 --> 00:36:20,595 ‎코로나는 트럼프와 보리스를 ‎제대로 담가버렸어요 643 00:36:20,678 --> 00:36:24,640 ‎두 사람 다 죽다 살아났는데 ‎그렇게 살아난 이유도 644 00:36:24,724 --> 00:36:27,685 ‎국가의 수장이라서 ‎비밀 약을 먹은 덕분이에요 645 00:36:28,895 --> 00:36:32,315 ‎퇴원 당시 보리스는 ‎예수님이라도 본 사람 같았죠 646 00:36:33,691 --> 00:36:36,360 ‎퇴원하고는 기자 회견을 열어서 647 00:36:36,444 --> 00:36:37,945 ‎전부 닫아버렸어요 648 00:36:38,029 --> 00:36:40,907 ‎옷도 입는 둥 마는 둥 하고는 ‎'여러분, 진지하게 들으세요' 649 00:36:40,990 --> 00:36:43,034 ‎'제가 직접 봤습니다 ‎영국에 봉쇄령을 내리겠습니다' 650 00:36:43,117 --> 00:36:45,077 ‎'축구는 중단합니다 ‎술집도 닫겠습니다' 651 00:36:45,161 --> 00:36:47,205 ‎'실제 상황입니다 ‎제가 직접 겪었어요' 652 00:36:47,288 --> 00:36:49,582 ‎'정말로 농담이 아닙니다 ‎아니… 가야겠어요' 653 00:36:49,665 --> 00:36:52,835 ‎'꼭 들으세요, 전 갑니다' ‎그러고는 사라졌어요 654 00:36:52,919 --> 00:36:54,337 ‎벌벌 떨고 있더라고요 655 00:36:54,420 --> 00:36:57,173 ‎전 코로나바이러스가 ‎당장이라도 나타날 줄 알았어요 656 00:37:08,309 --> 00:37:10,478 ‎하지만 트럼프는 ‎배 째란 식으로 나왔어요 657 00:37:12,021 --> 00:37:14,190 ‎자기 고집에 깔려 죽을 ‎위인이에요, 진짜 658 00:37:14,982 --> 00:37:16,609 ‎트럼프도 막 퇴원해서는 659 00:37:16,692 --> 00:37:19,654 ‎간신히 숨을 몰아쉬면서도 ‎기자 회견을 열었어요 660 00:37:19,737 --> 00:37:21,489 ‎별말도 안 하고 그냥… 661 00:37:34,585 --> 00:37:36,212 ‎'제가 할 수 있다면' 662 00:37:37,213 --> 00:37:39,423 ‎'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' 663 00:37:44,053 --> 00:37:46,013 ‎사람하고는 664 00:37:53,104 --> 00:37:56,023 ‎대체 누가 그 사람한테 ‎투표했나 몰라요 665 00:37:58,359 --> 00:37:59,318 ‎정말 모르겠어요 666 00:38:04,282 --> 00:38:05,533 ‎그건 그렇고 667 00:38:05,616 --> 00:38:07,159 ‎정치적인 의미는 아니에요 668 00:38:07,243 --> 00:38:11,205 ‎저도 알아요, 사람들의 표심은 ‎뽑고 싶은 사람한테 가죠 669 00:38:11,289 --> 00:38:14,292 ‎제가 이해할 수 없는 건 ‎왜 하필 그 사람이냐는 거예요 670 00:38:14,375 --> 00:38:15,501 ‎더 웃긴 건 말이죠 671 00:38:15,584 --> 00:38:17,295 ‎트럼프한테 투표해 놓고 672 00:38:17,378 --> 00:38:19,714 ‎실체를 알았다며 ‎실망한 사람들이에요 673 00:38:21,549 --> 00:38:23,384 ‎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? 674 00:38:23,467 --> 00:38:25,678 ‎이런다니까요? ‎'믿을 수가 없어요' 675 00:38:25,761 --> 00:38:27,179 ‎'트럼프가 저럴 줄이야' 676 00:38:27,263 --> 00:38:29,390 ‎'뭐가요? ‎이 상황이 안 믿긴다고요?' 677 00:38:29,473 --> 00:38:30,850 ‎'도널드 트럼프 말이에요' 678 00:38:30,933 --> 00:38:33,936 ‎'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데 ‎저게 믿기냐고요?' 679 00:38:34,020 --> 00:38:35,771 ‎'네, 못 믿겠어요 ‎너무 충격적인…' 680 00:38:35,855 --> 00:38:37,189 ‎'충격을 받아요?' 681 00:38:37,273 --> 00:38:40,735 ‎도널드 트럼프처럼 ‎예측하기 쉬운 사람도 없어요 682 00:38:41,402 --> 00:38:43,779 ‎트럼프는 언제나 트럼프다웠죠 683 00:38:44,989 --> 00:38:46,949 ‎아주 전형적인 악당이에요 684 00:38:47,033 --> 00:38:49,327 ‎생긴 것도 악당 같고 ‎말투도 악당 같고 685 00:38:49,952 --> 00:38:52,163 ‎'스쿠비 두'에 나올 법한 ‎악당처럼 생겼잖아요 686 00:38:55,541 --> 00:38:57,293 ‎그 얼굴에 ‎그 분위기잖아요? 687 00:38:57,376 --> 00:38:59,754 ‎경찰서에 집합한 ‎용의자 사이에 껴 있을걸요 688 00:38:59,837 --> 00:39:02,006 ‎'스쿱, 범인이 누구 같아?' 689 00:39:02,089 --> 00:39:03,966 ‎'전 아니에요 ‎그건 확실해요' 690 00:39:04,050 --> 00:39:06,135 ‎'저도 결백해요!' 691 00:39:06,218 --> 00:39:09,555 ‎그럼 이제 트럼프가 ‎'전 결백하니 결백한 겁니다' 692 00:39:10,264 --> 00:39:13,684 ‎'일각에서는 인류 역사상 ‎가장 결백하다고도 합니다' 693 00:39:14,727 --> 00:39:16,520 ‎'범인은 저 사람이네' 694 00:39:23,402 --> 00:39:24,653 ‎이해가 안 돼요 695 00:39:25,571 --> 00:39:27,490 ‎대체 왜 뽑죠? ‎아니, 사실은… 696 00:39:27,573 --> 00:39:29,742 ‎뽑힐 법하긴 한데 ‎이해가 안 돼요 697 00:39:30,659 --> 00:39:33,329 ‎뽑힐 법한 이유가 있긴 하거든요 698 00:39:33,412 --> 00:39:34,955 ‎미합중국에서 699 00:39:35,039 --> 00:39:38,584 ‎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건 ‎이상한 목소리뿐이에요 700 00:39:39,919 --> 00:39:43,089 ‎그거면 돼요 ‎미국 대통령 되고 싶어요? 701 00:39:43,172 --> 00:39:44,590 ‎목소리만 이상하면 당선이에요 702 00:39:45,466 --> 00:39:48,219 ‎정치니 이념이니 하는 건 ‎지루할 뿐이죠 703 00:39:48,302 --> 00:39:49,845 ‎연설을 하잖아요? ‎'여러분…' 704 00:39:51,472 --> 00:39:53,224 ‎'목소리에 ‎개성 하나 없는 새끼' 705 00:39:55,142 --> 00:39:56,060 ‎안 돼요 706 00:39:56,769 --> 00:39:59,522 ‎이상한 목소리로 연설하면 ‎사람들이 아주 환장하죠 707 00:40:00,439 --> 00:40:02,566 ‎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는 708 00:40:02,650 --> 00:40:04,610 ‎말투 평범한 사람이 ‎하나도 없어요 709 00:40:05,319 --> 00:40:08,280 ‎안 믿기면 쭉 훑어보세요 ‎절대 평범하지 않아요 710 00:40:08,906 --> 00:40:11,534 ‎누구부터 볼까요? ‎케네디 대통령? 711 00:40:11,617 --> 00:40:12,785 ‎전혀 평범하지 않았어요 712 00:40:12,868 --> 00:40:17,039 ‎꼭 이런 식으로 말했죠 ‎'국가가 뭘 해줄지 바라지 말고' 713 00:40:17,915 --> 00:40:21,335 ‎'여러분이 무엇을 할…' ‎평범하지 않잖아요 714 00:40:22,670 --> 00:40:24,964 ‎누가 뭐래도 ‎이건 절대 평범하지 않아요 715 00:40:25,548 --> 00:40:27,466 ‎햄버거 사려고 기다리는데 716 00:40:27,550 --> 00:40:29,093 ‎저 목소리로 주문하겠어요? 717 00:40:29,718 --> 00:40:33,305 ‎'내가 뭘 먹을지 묻지 말고' 718 00:40:34,640 --> 00:40:36,684 ‎'내게 뭘 만들어줄지 ‎생각하십시오' 719 00:40:37,518 --> 00:40:39,854 ‎'아이스크림 기계가 ‎고장 나다니요?' 720 00:40:42,398 --> 00:40:43,566 ‎전혀 평범하지 않아요 721 00:40:45,818 --> 00:40:48,404 ‎미국 대통령은 전부 ‎말투가 특이해요, 전부요 722 00:40:48,487 --> 00:40:50,739 ‎빌 클린턴도 ‎말투가 참 특이했어요 723 00:40:50,823 --> 00:40:54,160 ‎꼭 듣는 사람을 홀리는 듯한 ‎말투로 말했어요 724 00:40:54,243 --> 00:40:55,369 ‎이런 식으로요 725 00:40:55,453 --> 00:40:57,913 ‎'저는 그 여자와 성관계를…' 726 00:41:00,082 --> 00:41:01,333 ‎'하지 않았습니다' 727 00:41:03,919 --> 00:41:05,254 ‎이게 뭐예요? 728 00:41:07,923 --> 00:41:10,301 ‎미국 대통령은 ‎말투가 진짜 유별나요 729 00:41:10,384 --> 00:41:12,261 ‎조지 부시도 정상은 아니었어요 730 00:41:12,344 --> 00:41:14,054 ‎연설 때마다 꼭 웃음을 흘리죠 731 00:41:14,138 --> 00:41:16,182 ‎'테러를 벌인 자들을 색출한 뒤' 732 00:41:17,099 --> 00:41:19,602 ‎'엉뚱한 나라를 폭격할 겁니다' 733 00:41:21,103 --> 00:41:22,271 ‎'나를 속이면…' 734 00:41:23,814 --> 00:41:25,274 ‎이것도 정상은 아니에요 735 00:41:25,858 --> 00:41:28,444 ‎미국 대통령은 ‎하나같이 말투도 비범해요 736 00:41:28,527 --> 00:41:30,654 ‎버락 오바마도 똑같았어요 737 00:41:30,738 --> 00:41:33,199 ‎꼭 자기 목소리에 ‎버퍼링이 걸린 것처럼 말해요 738 00:41:37,077 --> 00:41:38,329 ‎'전 미국인으로서' 739 00:41:38,412 --> 00:41:40,748 ‎'최선을 다해서 ‎빠른 인터넷을…' 740 00:41:40,831 --> 00:41:42,208 ‎'보급하겠습니다' 741 00:41:45,002 --> 00:41:46,128 ‎하나도 평범하지 않아요 742 00:41:48,130 --> 00:41:50,257 ‎조 바이든? ‎말도 마세요 743 00:41:50,341 --> 00:41:51,550 ‎이 사람은 진짜 심해요 744 00:41:51,634 --> 00:41:54,637 ‎연설할 때마다 ‎맨날 말끝을 흐려요 745 00:41:55,346 --> 00:41:57,056 ‎진짜 이상해요, 이런 식이에요 746 00:41:57,139 --> 00:41:59,725 ‎'그래서 그것을 이해하는 데 ‎가장 중요한 것…' 747 00:42:00,976 --> 00:42:04,313 ‎'훌륭한 흑인의 꿈을 말입니다 ‎아닙니까, 여러분?' 748 00:42:05,189 --> 00:42:07,942 ‎'여러분, 들어주십시…' 749 00:42:08,692 --> 00:42:09,860 ‎'부탁입니…' 750 00:42:10,611 --> 00:42:12,029 ‎'여러…' 751 00:42:12,863 --> 00:42:14,114 ‎전혀 평범하지 않아요 752 00:42:16,825 --> 00:42:19,495 ‎트럼프, 이 양반은 답도 없어요 753 00:42:20,204 --> 00:42:22,498 ‎그래도 다른 대통령은 ‎대충 예상이 되거든요 754 00:42:22,581 --> 00:42:24,166 ‎강세나 높낮이가 예상되죠 755 00:42:24,250 --> 00:42:26,043 ‎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예요 756 00:42:26,877 --> 00:42:28,879 ‎목소리 크기도 제멋대로고 757 00:42:28,963 --> 00:42:30,673 ‎어조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‎변화해요 758 00:42:30,756 --> 00:42:33,217 ‎트럼프가 연설할 땐 ‎볼륨 크기를 정하는 것도 759 00:42:33,300 --> 00:42:34,677 ‎난제인 거 아세요? 760 00:42:37,304 --> 00:42:40,724 ‎어설픈 DJ처럼 TV 앞에서 ‎소리를 키웠다 줄였다 해요 761 00:42:40,808 --> 00:42:43,102 ‎트럼프 대통령은 ‎예측할 수 없거든요 762 00:42:43,185 --> 00:42:45,604 ‎'우린 미국인으로서' 763 00:42:45,688 --> 00:42:49,817 ‎'노력하고 노력해서 ‎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' 764 00:42:49,900 --> 00:42:51,193 ‎'아주 노력해야 합니다' 765 00:42:51,277 --> 00:42:53,195 ‎'전 압니다, 알고 있습니다' 766 00:42:54,363 --> 00:42:56,907 ‎'하지만 전 알고 ‎또 생각합니다' 767 00:42:57,575 --> 00:42:59,535 ‎'우리가 해냈다면 ‎해낼 수 있고' 768 00:42:59,618 --> 00:43:02,955 ‎'우린 못 하겠지만 할 것이며 ‎우린 아마도…' 769 00:43:03,831 --> 00:43:04,748 ‎뭐라는 거야? 770 00:43:07,835 --> 00:43:09,086 ‎평범하지 않아요 771 00:43:15,634 --> 00:43:18,846 ‎전 그래서 캐나다에 와서 ‎뉴스를 보고 빵빵 터져요 772 00:43:20,931 --> 00:43:23,642 ‎전 캐나다에 올 때마다 ‎뉴스를 보죠 773 00:43:23,726 --> 00:43:26,895 ‎'캐나다에서 ‎심각한 스캔들이 터졌습니다' 774 00:43:26,979 --> 00:43:28,981 ‎'트뤼도 총리가 ‎또 스캔들에 휘말렸는데요' 775 00:43:29,064 --> 00:43:32,568 ‎그렇게 앙증맞은 스캔들이 ‎어디 있어요? 놀리는 거죠? 776 00:43:33,152 --> 00:43:36,488 ‎미국 대통령이랑 비교해 봐요 ‎'총리의 스캔들이 터졌어요?' 777 00:43:36,572 --> 00:43:39,783 ‎'유죄라도 받았나요? ‎아니면 닥치고 있어요' 778 00:43:39,867 --> 00:43:41,910 ‎'우리 총리는 ‎맨날 스캔들만 터져요' 779 00:43:41,994 --> 00:43:45,748 ‎엄청난 스캔들이죠 ‎'갑부의 집에서 잤대요' 780 00:43:47,791 --> 00:43:49,043 ‎진짜 깨물어주고 싶네 781 00:43:50,586 --> 00:43:53,464 ‎트뤼도 총리의 스캔들 중 ‎제일 귀여운 건 782 00:43:53,547 --> 00:43:57,885 ‎총리가 인도를 방문했다가 783 00:44:01,096 --> 00:44:03,766 ‎인도인이 돼버린 사건이에요 784 00:44:09,605 --> 00:44:13,859 ‎그거야말로 ‎역대급 스캔들로 손색이 없죠 785 00:44:17,237 --> 00:44:18,572 ‎그 사건 터졌을 때가 기억나요 786 00:44:19,448 --> 00:44:22,451 ‎캐나다를 떠날 때만 해도 ‎총리는 정장 차림이었어요 787 00:44:22,534 --> 00:44:26,121 ‎손도 흔들어줬죠 ‎'여러분, 저는 갑니다' 788 00:44:26,205 --> 00:44:28,332 ‎그렇게 인도로 날아가서 착륙했죠 789 00:44:28,415 --> 00:44:32,252 ‎문이 열리고 총리가 나왔는데 ‎벌써 반쯤 인도인이었어요 790 00:44:34,213 --> 00:44:35,506 ‎인도식 겉옷까지 입었죠 791 00:44:35,589 --> 00:44:37,299 ‎하지만 더 웃긴 건 792 00:44:37,383 --> 00:44:41,220 ‎인도에 머무는 날이 길어질수록 ‎더 인도인다워졌다는 거예요 793 00:44:42,054 --> 00:44:43,263 ‎매일요 794 00:44:44,223 --> 00:44:46,767 ‎총리는 캐나다 뉴스의 반응을 ‎까맣게 몰랐나 봐요 795 00:44:46,850 --> 00:44:48,143 ‎자국에선 미치려고 했거든요 796 00:44:48,227 --> 00:44:50,729 ‎'저런 결례를! ‎어떻게 이럴 수 있죠?' 797 00:44:50,813 --> 00:44:53,482 ‎그러는 와중에도 총리는 ‎더 인도인처럼 변했어요 798 00:44:53,565 --> 00:44:56,026 ‎상의를 시작으로 ‎바지도 인도식으로 입고 799 00:44:56,110 --> 00:44:58,320 ‎위아래 다 차려입은 후엔 ‎인도 모자도 썼어요 800 00:44:59,071 --> 00:45:01,824 ‎총리가 회담장에 들어가서 ‎인도 고위직 인사들을 만났는데 801 00:45:01,907 --> 00:45:03,200 ‎다들 정장인 게 백미였어요 802 00:45:10,165 --> 00:45:11,375 ‎회담장에 들어선 순간 803 00:45:11,458 --> 00:45:13,168 ‎인도 영화 오디션에 참가한 ‎기분이었겠죠 804 00:45:13,252 --> 00:45:15,003 ‎다들 이랬어요 ‎'왜 저래?' 805 00:45:17,506 --> 00:45:19,842 ‎총리가 인도에 물들어갈수록 ‎전 총리의 연설이 806 00:45:19,925 --> 00:45:22,136 ‎진짜 기대됐어요 807 00:45:22,219 --> 00:45:24,596 ‎설마 하면서도 ‎총리가 이러길 빌었죠 808 00:45:25,931 --> 00:45:28,016 ‎'전 우리가 함께 이룩한 일이' 809 00:45:29,309 --> 00:45:31,437 ‎'자랑스럽다고 ‎말씀드리고 싶습니다' 810 00:45:32,813 --> 00:45:34,982 ‎'캐나다인으로서 ‎그리고 인도인으로서' 811 00:45:35,983 --> 00:45:38,610 ‎'우리는…' 812 00:45:45,951 --> 00:45:47,661 ‎그런 연설을 보고 싶었어요 813 00:45:49,872 --> 00:45:51,373 ‎잔뜩 기대했죠 814 00:45:55,377 --> 00:45:57,671 ‎'역대 최악의 스캔들이야' 815 00:45:57,754 --> 00:46:00,299 ‎'총리가 인도인이 되다니' 816 00:46:04,428 --> 00:46:06,013 ‎제가 보기엔 ‎심한 것도 아니었어요 817 00:46:07,347 --> 00:46:09,850 ‎그냥 노력이 과했을 뿐이죠 818 00:46:09,933 --> 00:46:12,102 ‎트뤼도 총리의 의욕이 ‎너무 앞서서 그래요 819 00:46:12,186 --> 00:46:15,731 ‎인도인들과 융화하려고 ‎너무 노력하다가 그런 거죠 820 00:46:15,814 --> 00:46:17,816 ‎나쁜 건 아니에요 ‎사실 전 총리 편이에요 821 00:46:17,900 --> 00:46:19,610 ‎철저한 중립은 아니죠 822 00:46:20,402 --> 00:46:23,655 ‎저도 총리 같은 실수를 ‎저질렀거든요 823 00:46:26,825 --> 00:46:27,993 ‎맞아요 824 00:46:28,076 --> 00:46:29,912 ‎오늘 이 자리에서 고백할게요 825 00:46:29,995 --> 00:46:32,331 ‎여러분, 저 역시 ‎같은 실수를 했습니다 826 00:46:34,041 --> 00:46:37,669 ‎특정 집단과 융화하려는 노력이 ‎너무 과했는데… 827 00:46:38,295 --> 00:46:39,546 ‎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828 00:46:41,590 --> 00:46:45,093 ‎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‎일어난 일이에요 829 00:46:46,637 --> 00:46:50,015 ‎아름다운 곳이에요 ‎꼭 한번 가보세요, 멋져요 830 00:46:50,682 --> 00:46:51,600 ‎도시 자체가 멋져요 831 00:46:51,683 --> 00:46:53,101 ‎역사로 가득한 도시예요 832 00:46:53,185 --> 00:46:55,229 ‎사람들도 친절하고 따뜻하죠 833 00:46:55,312 --> 00:46:57,314 ‎날씨는 안 그런데 ‎사람들은 그래요 834 00:46:58,982 --> 00:47:01,485 ‎모든 게 오래됐어요 ‎그게 자랑거리죠 835 00:47:01,568 --> 00:47:03,654 ‎에든버러에선 어딜 가든 ‎이런 말을 들어요 836 00:47:03,737 --> 00:47:05,322 ‎'저 다리는 몇 년 됐을까요?' 837 00:47:05,405 --> 00:47:08,200 ‎'모르겠는데요' ‎'300년 됐어요' 838 00:47:08,867 --> 00:47:12,746 ‎'그렇구나' ‎'저 교회는 500년 됐어요' 839 00:47:13,622 --> 00:47:16,708 ‎'우리 아들이에요 ‎800년 묵었어요' 840 00:47:17,876 --> 00:47:20,295 ‎'6살 같은데요?' ‎'장인 정신 덕분이죠' 841 00:47:22,548 --> 00:47:24,967 ‎정말 좋은 사람들이에요 ‎참 즐거웠어요 842 00:47:25,050 --> 00:47:27,594 ‎거기에서 ‎코미디 페스티벌이 열렸거든요 843 00:47:27,678 --> 00:47:28,929 ‎그리고… 844 00:47:29,012 --> 00:47:30,973 ‎전 여행을 다닐 때 845 00:47:31,056 --> 00:47:32,808 ‎친구들과 같은 도시를 간다면 846 00:47:32,891 --> 00:47:34,434 ‎최대한 같이 시간을 보내요 847 00:47:35,018 --> 00:47:38,981 ‎음식을 시켜 먹거나 ‎같이 밥을 먹으러 갈 때는 848 00:47:39,064 --> 00:47:41,149 ‎한 명이 그날 먹을 음식의 ‎테마를 정해요 849 00:47:41,233 --> 00:47:43,527 ‎무조건 따라야 하죠 ‎한 명씩 돌아가면서 하는데 850 00:47:44,152 --> 00:47:45,821 ‎제가 선택할 날이 오면 851 00:47:46,530 --> 00:47:49,283 ‎전 늘 인도 음식을 골라요 852 00:47:49,366 --> 00:47:51,910 ‎이해되시나요? 맞아요 ‎인도 음식은 최고거든요 853 00:47:51,994 --> 00:47:53,161 ‎아무도 비빌 수 없죠 854 00:47:53,245 --> 00:47:56,790 ‎아니라고요? ‎주차장으로 따라와요 855 00:47:58,625 --> 00:48:00,836 ‎전 인도 음식을 좋아해요 ‎평생 즐기며 살았죠 856 00:48:01,837 --> 00:48:03,880 ‎에든버러에선 친구들과 이랬어요 ‎'어디 갈까?' 857 00:48:03,964 --> 00:48:08,010 ‎'트래버?', '인도 음식' ‎'또!', '당연하지' 858 00:48:08,093 --> 00:48:09,928 ‎'맨날 똑같네' ‎'그럼 왜 물어?' 859 00:48:10,012 --> 00:48:12,139 ‎'네가 아는 그거니까 ‎그만 물어봐' 860 00:48:13,765 --> 00:48:15,726 ‎그러고 전 식당을 찾아봤어요 861 00:48:15,809 --> 00:48:19,187 ‎전 항상 정통 인도 음식점만 ‎고집했거든요 862 00:48:19,271 --> 00:48:22,316 ‎인도 냄새가 풀풀 나는 ‎음식점으로요 863 00:48:22,399 --> 00:48:26,820 ‎그래서 전 어떤 도시에 가면 ‎막 물어보고 다녀요 864 00:48:26,903 --> 00:48:28,488 ‎사람들한테 ‎'좋은 식당 아세요?' 865 00:48:28,572 --> 00:48:30,741 ‎백인이 알려준 식당은 걸러요 866 00:48:36,538 --> 00:48:39,041 ‎전 그렇게 ‎진짜 정통 식당을 찾아냈어요 867 00:48:39,124 --> 00:48:40,959 ‎전 정말… ‎정말 행복했어요 868 00:48:41,043 --> 00:48:43,128 ‎제가 정통 음식점만 ‎고집하는 이유가 869 00:48:43,211 --> 00:48:45,297 ‎이해되도록 설명해 드릴게요 870 00:48:45,380 --> 00:48:47,257 ‎아시다시피 ‎전 남아공 출신이잖아요? 871 00:48:47,341 --> 00:48:50,177 ‎사람들이 이걸 잘 모르는데 ‎남아공은 말이죠 872 00:48:50,260 --> 00:48:53,597 ‎인도를 제외한 국가 중에 ‎인도인 인구가 거의 1위예요 873 00:48:54,348 --> 00:48:58,435 ‎인도인이 많은 국가 중 ‎1, 2위를 다툰다는 거예요 874 00:48:58,518 --> 00:49:00,228 ‎지금은 캐나다가 1위죠 875 00:49:03,523 --> 00:49:04,900 ‎하지만 제가 어릴 때는 876 00:49:04,983 --> 00:49:10,238 ‎인도를 제외하면 ‎남아공이 단연 1위였어요 877 00:49:10,322 --> 00:49:11,740 ‎그래서 인도가 망하면 878 00:49:13,617 --> 00:49:14,701 ‎우리가 곧 인도였죠 879 00:49:16,411 --> 00:49:17,454 ‎그만큼 많았어요 880 00:49:19,331 --> 00:49:22,209 ‎덕분에 전 인도 문화를 ‎마음껏 향유하며 자랐어요 881 00:49:22,292 --> 00:49:24,419 ‎실은 제 베프 중 한 명도 882 00:49:24,503 --> 00:49:26,713 ‎티슨 필레이라고 하는 ‎작은 인도 소년이었죠 883 00:49:27,506 --> 00:49:29,174 ‎우린 진짜 껌딱지 같았어요 884 00:49:29,257 --> 00:49:31,927 ‎감이 잘 안 오시겠지만 ‎하루도 안 거르고 붙어 다녔어요 885 00:49:32,010 --> 00:49:33,845 ‎쉬는 시간에도 붙어 있고 886 00:49:33,929 --> 00:49:36,181 ‎같이 밥도 먹고 ‎뭐든 같이 했어요 887 00:49:36,264 --> 00:49:37,641 ‎공통점이 정말 많았거든요 888 00:49:37,724 --> 00:49:39,476 ‎우린 개학식 때 처음 만났는데 889 00:49:39,559 --> 00:49:41,978 ‎공통점이 ‎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 890 00:49:42,062 --> 00:49:44,398 ‎티슨은 달리기를 좋아하고 ‎저도 달리기를 좋아했죠 891 00:49:45,565 --> 00:49:46,692 ‎그래서… 892 00:49:49,111 --> 00:49:51,738 ‎티슨과 저는 매일 같이 다녔어요 893 00:49:51,822 --> 00:49:54,700 ‎일과는 단순했어요 ‎수업도 전부 같이 듣고 894 00:49:54,783 --> 00:49:57,035 ‎소위 '휴식기'라는 때가 되면 ‎티슨과 만났어요 895 00:49:57,119 --> 00:49:59,121 ‎휴식기에는 ‎함께 앉아 점심을 먹었죠 896 00:49:59,204 --> 00:50:01,164 ‎우리 둘의 점심은 사뭇 달랐어요 897 00:50:01,248 --> 00:50:05,043 ‎티슨은 매일 엄마가 싸주신 ‎도시락을 먹었죠 898 00:50:05,127 --> 00:50:07,671 ‎전 엄마가 준 돈으로 ‎학교 매점에서 899 00:50:07,754 --> 00:50:09,673 ‎밥을 사 먹었어요 900 00:50:09,756 --> 00:50:11,216 ‎학교 식당에서요 901 00:50:11,299 --> 00:50:13,427 ‎전 매일 밥을 사 먹었죠 902 00:50:13,510 --> 00:50:15,554 ‎엄마가 요리를 못하시거든요 903 00:50:15,637 --> 00:50:18,557 ‎딱 한 번 도시락을 싸주셨죠 ‎'엄마, 다신 이러지 마세요' 904 00:50:19,224 --> 00:50:21,977 ‎'아동 학대라고요 ‎그냥 돈으로 주세요' 905 00:50:22,811 --> 00:50:24,312 ‎그래서 전 매일 사 먹었어요 906 00:50:24,396 --> 00:50:26,815 ‎반면 티슨은 ‎매일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셨죠 907 00:50:26,898 --> 00:50:29,151 ‎메뉴는 늘 카레였어요 908 00:50:29,985 --> 00:50:31,236 ‎그걸 잘 알았죠 909 00:50:31,319 --> 00:50:33,739 ‎우리가 점심을 먹으려고 ‎테이블에 앉으면 910 00:50:33,822 --> 00:50:35,657 ‎티슨은 도시락통을 열어서 911 00:50:35,741 --> 00:50:38,744 ‎주스 한 캔을 꺼내고 912 00:50:38,827 --> 00:50:42,164 ‎삼각형 모양 샌드위치를 둘러싼 ‎랩을 벗기기 시작해요 913 00:50:42,247 --> 00:50:43,665 ‎그러고는 샌드위치를 꺼내서 914 00:50:43,749 --> 00:50:45,333 ‎빵을 벌린 후 915 00:50:45,417 --> 00:50:48,628 ‎안을 보고 나선 ‎두성으로 소리를 지르죠 916 00:50:48,712 --> 00:50:52,174 ‎이렇게요 ‎'까레!' 917 00:50:53,508 --> 00:50:54,843 ‎'엄마, 나빠요' 918 00:50:59,556 --> 00:51:00,432 ‎매일요 919 00:51:01,475 --> 00:51:04,102 ‎우린 매일 같이 앉아서 ‎각자 준비한 걸 먹었어요 920 00:51:04,186 --> 00:51:06,730 ‎티슨은 주스를 꺼내고 ‎샌드위치를 벗긴 후 속을 보고 921 00:51:06,813 --> 00:51:09,357 ‎이랬어요 ‎'까레!' 922 00:51:10,275 --> 00:51:11,443 ‎'엄마, 나빠요' 923 00:51:14,029 --> 00:51:16,490 ‎1년 열두 달 924 00:51:16,573 --> 00:51:17,783 ‎바뀐 적이 없었죠 925 00:51:17,866 --> 00:51:19,743 ‎매일 그랬어요 ‎하루는 머튼 카레 926 00:51:19,826 --> 00:51:21,244 ‎하루는 양고기 카레 927 00:51:21,328 --> 00:51:23,747 ‎감자 카레, 무엇을 상상하든 ‎다른 카레가 나왔죠 928 00:51:23,830 --> 00:51:26,833 ‎하지만 어쨌든 매일 카레였어요 929 00:51:26,917 --> 00:51:29,127 ‎'까레!' ‎전 그 순간이 제일 좋았어요 930 00:51:30,295 --> 00:51:33,465 ‎그 순간을 놓칠까 봐 ‎전전긍긍한 적도 있어요 931 00:51:33,548 --> 00:51:35,383 ‎그래서 전 옆에 앉아 기다렸죠 932 00:51:36,092 --> 00:51:38,637 ‎티슨이 외칠 때까지요 ‎'까레!' 933 00:51:38,720 --> 00:51:41,181 ‎그럼 전 조용히 따라 해요 ‎'엄마, 나빠요' 934 00:51:43,225 --> 00:51:47,687 ‎이 일은 몇 개월이고 이어졌어요 935 00:51:47,771 --> 00:51:48,897 ‎그러던 어느 날 936 00:51:49,648 --> 00:51:50,524 ‎마침내 937 00:51:51,775 --> 00:51:53,276 ‎이 전통이 깨질 걸 알고도 938 00:51:54,194 --> 00:51:57,447 ‎전 티슨에게 물었어요 ‎걔는 이러고 있었죠 '까레!' 939 00:51:57,531 --> 00:51:58,698 ‎'엄마, 진짜' 940 00:51:59,449 --> 00:52:00,742 ‎전 이랬어요 ‎'티슨' 941 00:52:02,369 --> 00:52:04,412 ‎'어차피 매일 카레인 거 알잖아' 942 00:52:06,248 --> 00:52:07,582 ‎'뭐?' 943 00:52:08,959 --> 00:52:12,921 ‎'넌 어차피 ‎매일 카레를 먹을 거야' 944 00:52:13,672 --> 00:52:15,674 ‎'매일 빵을 열어보고' 945 00:52:16,341 --> 00:52:19,970 ‎'매일 충격에 휩싸여서 ‎울분을 토하잖아' 946 00:52:20,595 --> 00:52:22,556 ‎'그런다고 뭐가 달라지진 않아' 947 00:52:23,515 --> 00:52:26,476 ‎티슨은 답했어요 ‎'알아, 나도 안다고' 948 00:52:26,560 --> 00:52:28,937 ‎'충격 받은 게 아니야 ‎그냥 실망한 거지' 949 00:52:30,272 --> 00:52:33,567 ‎'난 매일 학교에 와서 ‎공부하고' 950 00:52:33,650 --> 00:52:35,652 ‎'점심시간이면 배가 고파' 951 00:52:35,735 --> 00:52:38,154 ‎'그래서 도시락을 열지만 ‎이미 알아' 952 00:52:38,238 --> 00:52:40,198 ‎'어젯밤에 ‎집에서 카레를 먹었거든' 953 00:52:40,282 --> 00:52:42,617 ‎'그럼 엄마는 ‎어제 먹고 남은 카레를' 954 00:52:42,701 --> 00:52:44,411 ‎'샌드위치에 넣으셔' 955 00:52:44,494 --> 00:52:46,329 ‎'그게 오늘 점심이야' 956 00:52:46,413 --> 00:52:47,998 ‎'그리고 오늘 집에 가면' 957 00:52:48,081 --> 00:52:51,209 ‎'오늘 저녁으로 ‎내일 점심이 될 카레를 먹지' 958 00:52:51,293 --> 00:52:53,378 ‎'그러니까 난 ‎매일 카레를 먹는 거야' 959 00:52:53,461 --> 00:52:55,672 ‎'카레를 먹으면 ‎더 많은 카레가 기다려' 960 00:52:55,755 --> 00:52:58,049 ‎'아무리 인도인이라도 ‎이건 너무하잖아' 961 00:52:59,551 --> 00:53:01,845 ‎'나도 뭔가 다른 걸 ‎먹어보고 싶어' 962 00:53:01,928 --> 00:53:05,098 ‎'다채로움이 인생의 맛이라는데 ‎난 맨날 카레야' 963 00:53:07,642 --> 00:53:10,645 ‎'그런데 맛이 없고 그래?' 964 00:53:11,396 --> 00:53:13,523 ‎'이젠 나도 모르겠어' 965 00:53:14,608 --> 00:53:16,359 ‎'이거밖에 안 먹어봐서 몰라' 966 00:53:17,944 --> 00:53:19,613 ‎'자, 너 먹어' 967 00:53:20,363 --> 00:53:22,908 ‎티슨은 제게 ‎카레 샌드위치를 넘겼어요 968 00:53:25,368 --> 00:53:26,870 ‎한입 먹어봤어요 969 00:53:29,122 --> 00:53:31,750 ‎여러분, 인생엔 ‎그런 순간이 있어요 970 00:53:34,711 --> 00:53:36,588 ‎자신의 정체성이 ‎확고해지는 순간요 971 00:53:38,757 --> 00:53:42,385 ‎어떤 사람으로 자랄 것인지 ‎결정하는 순간 말이죠 972 00:53:42,469 --> 00:53:43,887 ‎그게 바로 그때였어요 973 00:53:43,970 --> 00:53:46,598 ‎전 샌드위치를 입에 넣고 974 00:53:46,681 --> 00:53:49,935 ‎한입 베어 물자 ‎제 입이 살아났어요 975 00:53:50,018 --> 00:53:52,979 ‎제 혀가 존재의 의미를 찾았죠 976 00:53:53,063 --> 00:53:55,523 ‎감자가 그렇게 ‎톡톡 튈 수 있는지 몰랐어요 977 00:53:55,607 --> 00:53:58,193 ‎풍미가 입안에서 춤을 췄고 978 00:53:58,276 --> 00:54:00,111 ‎제 눈이 크게 떠졌어요 979 00:54:01,529 --> 00:54:06,034 ‎너무 황홀한 나머지 ‎외치고 말았죠, '까레!' 980 00:54:07,077 --> 00:54:08,370 ‎'엄마, 최고' 981 00:54:11,373 --> 00:54:14,417 ‎'티슨, 이거 대박인데? ‎넌 이걸 매일 먹어?' 982 00:54:14,501 --> 00:54:16,503 ‎'지겹게 먹지' 983 00:54:17,921 --> 00:54:19,881 ‎'그래? 그럼 바꾸자' 984 00:54:19,965 --> 00:54:22,342 ‎'너한테 밥 사 먹을 돈을 줄게' 985 00:54:22,425 --> 00:54:24,761 ‎'넌 카레 들어간 요리를 ‎나한테 줘' 986 00:54:24,844 --> 00:54:26,012 ‎그렇게 맞바꿨어요 987 00:54:26,096 --> 00:54:28,348 ‎전 말할 수 있어요 ‎그때까지 우린 베프였지만 988 00:54:28,431 --> 00:54:30,475 ‎그날부로 소울메이트가 됐죠 989 00:54:31,559 --> 00:54:34,229 ‎양쪽 다 늘 꿈꾸던 걸 ‎얻게 됐거든요 990 00:54:34,312 --> 00:54:37,315 ‎전 매일 집밥을 ‎먹을 수 있게 됐고 991 00:54:37,399 --> 00:54:40,610 ‎우리 티슨은 사업에 눈을 떴죠 ‎정말 행복해했어요 992 00:54:42,946 --> 00:54:44,239 ‎완벽했죠 993 00:54:46,866 --> 00:54:48,618 ‎카레를 사랑하게 된 게 ‎그때부터였어요 994 00:54:49,494 --> 00:54:52,288 ‎그로부터 몇십 년 후 ‎다시 에든버러로 돌아왔어요 995 00:54:52,372 --> 00:54:53,790 ‎전 친구들과 외식하러 갔고 996 00:54:53,873 --> 00:54:55,458 ‎전 인도 음식점을 택했죠 997 00:54:55,542 --> 00:54:58,837 ‎정통 인도 음식점에 갔는데 ‎뼛속까지 인도였어요 998 00:54:58,920 --> 00:55:02,590 ‎가게에 들어서자 ‎인도풍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999 00:55:02,674 --> 00:55:04,759 ‎손님도 인도인 ‎요리사도 인도인 1000 00:55:04,843 --> 00:55:06,886 ‎웨이터도 인도인 ‎장식용 의상도 인도식이었죠 1001 00:55:06,970 --> 00:55:09,139 ‎'그래, 여기야 ‎고향에 온 것 같군' 1002 00:55:10,682 --> 00:55:12,308 ‎우린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1003 00:55:12,392 --> 00:55:14,728 ‎우리가 앉자마자 ‎스티브라는 친구가 1004 00:55:14,811 --> 00:55:17,230 ‎재빨리 메뉴판을 집어 들었죠 ‎이에 전, '스티브' 1005 00:55:17,313 --> 00:55:19,649 ‎'걱정 마 ‎메뉴는 내가 다 주문할게' 1006 00:55:19,733 --> 00:55:23,570 ‎'아니야, 트레버 ‎내 음식은 내가 주문할게' 1007 00:55:23,653 --> 00:55:25,530 ‎'아니, 그런 게 아니야' 1008 00:55:25,613 --> 00:55:27,699 ‎'우리가 먹을 거 ‎내가 다 주문한다고' 1009 00:55:28,324 --> 00:55:29,534 ‎'어때? 알았지?' 1010 00:55:29,617 --> 00:55:33,329 ‎'굳이 그래야 하나? ‎난…' 1011 00:55:33,413 --> 00:55:35,415 ‎'내 음식은 ‎내가 골라도 되지?' 1012 00:55:35,498 --> 00:55:37,876 ‎'아니, 안 돼 ‎그러면 안 돼, 스티브' 1013 00:55:38,668 --> 00:55:40,003 ‎'그래선 안 돼, 알았지?' 1014 00:55:40,086 --> 00:55:42,839 ‎'넌 내 마음의 고향인 ‎인도 사람들 앞에서' 1015 00:55:42,922 --> 00:55:45,216 ‎'막말하면서 ‎내 체면을 구길지도 몰라' 1016 00:55:45,300 --> 00:55:47,135 ‎'그러니 잠깐만 조용히 있어' 1017 00:55:47,218 --> 00:55:49,596 ‎'인도인들 앞에서 ‎내가 무슨 말을 하길래' 1018 00:55:49,679 --> 00:55:50,847 ‎'네 체면을 구기는데?' 1019 00:55:50,930 --> 00:55:53,349 ‎'모르지 ‎그냥 그런 일은 피하고 싶어' 1020 00:55:53,433 --> 00:55:54,893 ‎'그러니 내가 처리할게 ‎알았지?' 1021 00:55:54,976 --> 00:55:56,227 ‎'처리한다고?' 1022 00:55:56,311 --> 00:55:59,731 ‎'트레버, 잘 모르나 본데 ‎나도 카레는 꽤 먹었어' 1023 00:55:59,814 --> 00:56:03,610 ‎'스티브, 그만해 ‎지금은 다툴 때가 아니야' 1024 00:56:03,693 --> 00:56:06,071 ‎'대체 왜 그러는데? ‎네 체면이 왜 구겨져?' 1025 00:56:06,154 --> 00:56:08,823 ‎'넌 몰라도 돼 ‎그냥 나한테 맡겨' 1026 00:56:08,907 --> 00:56:10,575 ‎'싫어, 왜? ‎내가 백인이라서?' 1027 00:56:10,658 --> 00:56:12,744 ‎'그 말 네가 먼저 꺼낸 거다' 1028 00:56:13,453 --> 00:56:15,330 ‎'인종 얘기는 ‎네가 먼저 꺼낸 거야' 1029 00:56:15,413 --> 00:56:16,748 ‎'기왕 말 나왔으니 얘기할게' 1030 00:56:16,831 --> 00:56:19,584 ‎'내가 백인 친구들을 데리고 ‎다른 문화권의 식당에 가면' 1031 00:56:19,667 --> 00:56:21,586 ‎'걔네들 하는 말 때문에 ‎쪽팔려 죽겠어' 1032 00:56:21,669 --> 00:56:23,797 ‎'늘 그래, 매번' 1033 00:56:23,880 --> 00:56:25,840 ‎'요리 이름을 ‎개떡같이 발음하든가' 1034 00:56:25,924 --> 00:56:27,383 ‎'기발한 헛소리를 지껄이지' 1035 00:56:27,467 --> 00:56:29,094 ‎'저거 하나 주세요 ‎파파덤인가?' 1036 00:56:29,177 --> 00:56:31,054 ‎'이건 이름이 뭐예요?' 1037 00:56:31,137 --> 00:56:33,139 ‎'이거 하나 주실래요? ‎안 맵게요' 1038 00:56:33,223 --> 00:56:34,933 ‎'나가 죽어!' 1039 00:56:35,850 --> 00:56:39,354 ‎'카레 순한 맛 되나요?' ‎'나가 죽으라고!' 1040 00:56:41,314 --> 00:56:43,858 ‎카레를 시키면서 ‎안 맵게 해달라고? 1041 00:56:43,942 --> 00:56:45,401 ‎그게 카레의 본질이잖아요 1042 00:56:46,069 --> 00:56:47,779 ‎안 매운 카레는 무슨 1043 00:56:48,571 --> 00:56:52,408 ‎스시집 가서는 ‎생선 살 삶아달라고 하게요? 1044 00:56:55,578 --> 00:56:56,788 ‎'향신료는 싫어' 1045 00:56:56,871 --> 00:56:59,332 ‎'네 조상은 향신료 때문에 ‎피를 묻히고 다녔는데!' 1046 00:56:59,415 --> 00:57:00,875 ‎'인제 와서 싫다고?' 1047 00:57:05,046 --> 00:57:07,090 ‎'닥치고 ‎향신료나 처먹어, 스티브' 1048 00:57:08,716 --> 00:57:12,470 ‎'트레버, 네가 ‎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라도' 1049 00:57:12,554 --> 00:57:15,223 ‎'네 체면은 안 구길게 ‎나도 카레는 잘 알아' 1050 00:57:15,306 --> 00:57:17,809 ‎'그냥 가만히 있어 ‎나한테 맡겨' 1051 00:57:17,892 --> 00:57:19,435 ‎'내가 너보다 ‎더 잘 이해하니까' 1052 00:57:19,519 --> 00:57:21,855 ‎'트레버, 미안한데 ‎인도인은 내가 더 잘 알아' 1053 00:57:21,938 --> 00:57:23,314 ‎저는 반문했죠 ‎'뭐라고?' 1054 00:57:23,398 --> 00:57:25,483 ‎'인도인에 더 가까운 건 나라고' 1055 00:57:25,567 --> 00:57:27,861 ‎전 이렇게 받아쳤죠 ‎'꾸츠꾸츠 호타 해' 1056 00:57:29,904 --> 00:57:31,823 ‎'뭐라고 한 거야?' ‎'그것 봐' 1057 00:57:33,575 --> 00:57:35,034 ‎'나보다 인도인을 ‎잘 알긴, 개뿔' 1058 00:57:35,118 --> 00:57:38,246 ‎'웨이터 오면 넌 조용히 해' ‎'주문할 거야' 1059 00:57:38,329 --> 00:57:40,748 ‎'닥치라고!' ‎'그래, 좋아, 어디 해봐' 1060 00:57:40,832 --> 00:57:42,125 ‎웨이터가 다가왔어요 1061 00:57:42,792 --> 00:57:45,545 ‎멋진 인도 의상을 입은 ‎훤칠한 인도인 남성이 1062 00:57:45,628 --> 00:57:46,713 ‎다가오더군요 1063 00:57:46,796 --> 00:57:49,340 ‎슬쩍 곁눈질해 보니 ‎스티브는 제 권위에 1064 00:57:49,424 --> 00:57:51,176 ‎의구심을 표하고 있었어요 1065 00:57:52,177 --> 00:57:53,678 ‎그때 인도인이 제게 빙의했죠 1066 00:57:55,930 --> 00:57:57,432 ‎제가 너무 들떴나 봐요 1067 00:57:59,309 --> 00:58:01,102 ‎인도와 저의 유대감을 ‎증명하고 싶어서 1068 00:58:01,186 --> 00:58:02,854 ‎웨이터가 오자 선수를 쳤어요 1069 00:58:02,937 --> 00:58:05,523 ‎벌떡 일어나서 말했죠 ‎'안녕하세요' 1070 00:58:06,691 --> 00:58:09,486 ‎'저희 떼이블 요리는 ‎제가 똥채로 주문할게요' 1071 00:58:13,656 --> 00:58:16,784 ‎'먼더, 갈릭롤난 ‎세 개 하고요' 1072 00:58:16,868 --> 00:58:20,413 ‎'루말리로띠스 세 개도 ‎주시고요' 1073 00:58:20,497 --> 00:58:23,583 ‎'샤히빠니르 하나 ‎빨락빠니르 하나' 1074 00:58:25,084 --> 00:58:28,838 ‎'로간조시도 하나 주세요 ‎당연히 양고기로요' 1075 00:58:30,673 --> 00:58:34,594 ‎'버떠치낀도 하나 주세요 ‎우리 백인 친구들 거예요' 1076 00:58:40,642 --> 00:58:42,519 ‎'그리고 사모사 세 개랑' 1077 00:58:42,602 --> 00:58:44,896 ‎'음료수로는 망고라시 세 개요' 1078 00:58:45,647 --> 00:58:47,148 ‎'감사합니다' 1079 00:58:48,358 --> 00:58:49,484 ‎지렸죠 1080 00:58:53,655 --> 00:58:54,697 ‎전 느꼈어요 1081 00:58:55,823 --> 00:58:57,200 ‎다들 그걸 느꼈죠 1082 00:58:59,452 --> 00:59:00,870 ‎뭔가 느끼긴 했어요 1083 00:59:03,665 --> 00:59:05,208 ‎테이블이 고요해졌거든요 1084 00:59:07,544 --> 00:59:09,003 ‎웨이터는 조용히 절 바라봤죠 1085 00:59:09,837 --> 00:59:14,092 ‎절 보고 감탄하는 줄 알았는데 ‎실은 당황했더라고요 1086 00:59:16,844 --> 00:59:19,264 ‎인도인 웨이터가 ‎제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1087 00:59:20,515 --> 00:59:22,392 ‎공허한 눈으로 제게 말하더군요 1088 00:59:24,811 --> 00:59:27,272 ‎'죄송합니다만 ‎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?' 1089 00:59:37,073 --> 00:59:40,326 ‎'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요 ‎억양이 좀 심하시구나' 1090 00:59:42,704 --> 00:59:44,914 ‎'제기랄!' 1091 00:59:45,790 --> 00:59:47,625 ‎'스코틀랜드인이잖아!' 1092 00:59:48,543 --> 00:59:51,087 ‎그야 당연하죠 ‎여긴 스코틀랜드니까요 1093 00:59:51,170 --> 00:59:53,756 ‎하지만 누가 봐도 인도인인데! ‎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1094 00:59:53,840 --> 00:59:56,509 ‎인도를 빼다 박았으니까요 ‎인테리어와 방문객 1095 00:59:56,593 --> 00:59:58,803 ‎장식용 의상도 인도식 ‎웨이터도 인도인 1096 00:59:58,886 --> 01:00:01,139 ‎수염도 인도식인데 ‎억양만 슈렉이었어요 1097 01:00:01,222 --> 01:00:02,974 ‎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거예요 1098 01:00:04,892 --> 01:00:06,603 ‎게다가 제 말을 못 알아듣겠대요 1099 01:00:06,686 --> 01:00:08,605 ‎노력이 과했던 거예요 1100 01:00:11,149 --> 01:00:13,067 ‎왜 억양까지 따라 한 건지 1101 01:00:15,987 --> 01:00:17,238 ‎하지만 곧 깨달았어요 1102 01:00:17,864 --> 01:00:19,115 ‎멈출 순 없다는 걸요 1103 01:00:21,492 --> 01:00:23,119 ‎그랬다간 인종차별이 되잖아요 1104 01:00:31,210 --> 01:00:32,337 ‎자 1105 01:00:33,880 --> 01:00:36,424 ‎눈앞에는 스코틀랜드계 인도인이 ‎절 바라보고 1106 01:00:38,217 --> 01:00:40,136 ‎테이블은 고요했어요 ‎그때 웨이터가… 1107 01:00:40,219 --> 01:00:44,140 ‎'미안한데 이번에는 ‎조금 더 천천히 말해줄래요?' 1108 01:00:45,141 --> 01:00:47,018 ‎'잘 못 알아듣겠거든요' 1109 01:00:49,646 --> 01:00:52,231 ‎'처음부떠 다시 주문할까요?' 1110 01:00:54,567 --> 01:00:57,862 ‎'괜찮으면요 ‎준비되면 말씀하세요' 1111 01:01:02,116 --> 01:01:05,995 ‎'아마 먹고 싶은 건 ‎스스로 주문해도 될 거예요' 1112 01:01:06,871 --> 01:01:09,040 ‎'제가 굳이 ‎안 챙겨도 될 거 같은데' 1113 01:01:09,123 --> 01:01:11,376 ‎'알아서 주문하라고 하죠' 1114 01:01:11,459 --> 01:01:14,003 ‎'그렇게 하죠, 어때요?' 1115 01:01:14,087 --> 01:01:15,672 ‎그러자 스티브는 ‎'그러고 싶은데' 1116 01:01:15,755 --> 01:01:18,925 ‎'괜히 내가 ‎결례를 범할까 봐…' 1117 01:01:20,551 --> 01:01:24,430 ‎'제 친구가 맡는 게 낫겠어요 ‎트레버, 주문해 줘' 1118 01:01:24,514 --> 01:01:26,724 ‎'어서 해줘 ‎넌 교양이 풍부하잖아' 1119 01:01:26,808 --> 01:01:29,560 ‎'아니, 스띠브, 괜찮아 ‎네가 직접 주문해 봐' 1120 01:01:29,644 --> 01:01:30,895 ‎'먹고 싶은 요리 있잖아' 1121 01:01:30,978 --> 01:01:33,481 ‎'괜히 내가 주문했다가 ‎인도를 모욕하면?' 1122 01:01:34,315 --> 01:01:37,568 ‎'난 다른 문화를 ‎모욕하고 싶지 않아' 1123 01:01:37,652 --> 01:01:41,406 ‎'그런 걱정 안 해도 돼 ‎실수할 것도 없다니까' 1124 01:01:41,489 --> 01:01:42,699 ‎'우린 친구잖아?' 1125 01:01:42,782 --> 01:01:44,617 ‎'누가 실수하더라도 ‎그냥 잊어' 1126 01:01:44,701 --> 01:01:48,371 ‎'있잖아, 오늘 있었던 일은 ‎다 잊어버리자, 알았지?' 1127 01:01:48,454 --> 01:01:49,664 ‎'그냥 주문해' 1128 01:01:49,747 --> 01:01:53,543 ‎'나도 그러고 싶은데 ‎트레버, 부탁이야' 1129 01:01:53,626 --> 01:01:56,003 ‎'네가 해, 스띠브' ‎'아냐, 부탁해' 1130 01:01:56,087 --> 01:01:57,630 ‎'주문해, 이놈 새끼야!' 1131 01:02:02,051 --> 01:02:03,094 ‎'주문하라고!' 1132 01:02:04,429 --> 01:02:08,099 ‎그러자 웨이터가 그랬어요 ‎'왜 싸우고들 그래요?' 1133 01:02:08,808 --> 01:02:11,352 ‎'친구가 불편해하잖아요' 1134 01:02:11,436 --> 01:02:13,896 ‎'그냥 대신 주문해 줘요' 1135 01:02:14,939 --> 01:02:17,275 ‎'맞아요, 불편하겠죠' 1136 01:02:21,529 --> 01:02:23,322 ‎'그럼 주문은…' 1137 01:02:24,490 --> 01:02:26,534 ‎루말리로띠스 세 개랑… 1138 01:02:27,452 --> 01:02:29,203 ‎갈릭난 세 개 1139 01:02:29,287 --> 01:02:31,164 ‎샤히빠니르 하나 ‎빨락빠니르 하나 1140 01:02:31,247 --> 01:02:33,708 ‎'그리고 양고기 로간조시 ‎하나 시낄 수 있나요?' 1141 01:02:33,791 --> 01:02:38,004 ‎'그리고 또 ‎버떠치낀도 하나…' 1142 01:02:38,087 --> 01:02:39,922 ‎'백인 친구들 거지?' 1143 01:02:40,006 --> 01:02:42,717 ‎'아무나 먹으라고요' 1144 01:02:42,800 --> 01:02:45,595 ‎'까레는 다양하게 즐기면 돼요 ‎꼭 안 매워도 괜찮아요' 1145 01:02:45,678 --> 01:02:48,347 ‎'상관없어요 ‎먹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' 1146 01:02:48,431 --> 01:02:49,599 ‎'뜰린 방식은 없어요' 1147 01:02:49,682 --> 01:02:52,268 ‎'트레버, 정말 사려 깊구나' 1148 01:02:52,351 --> 01:02:54,187 ‎'응, 맞아' 1149 01:02:55,605 --> 01:02:58,107 ‎'그리고 ‎또 하나 시낄 게…' 1150 01:03:15,500 --> 01:03:16,793 ‎'전화 안 받아요?' 1151 01:03:20,463 --> 01:03:22,048 ‎'나중에 다시 똥화하면 돼요' 1152 01:03:27,553 --> 01:03:30,765 ‎'자꾸 신경 쓰이잖아요 ‎그냥 받아요, 기다릴게요' 1153 01:03:32,683 --> 01:03:33,601 ‎'네' 1154 01:03:41,984 --> 01:03:43,152 ‎'여보세요?' 1155 01:03:49,283 --> 01:03:51,869 ‎'저 뜨레버 맞는데요 ‎왜 전화하셨죠?' 1156 01:03:53,287 --> 01:03:55,915 ‎'아뇨, 뜨레버 본인이에요 ‎왜 전화했어요?' 1157 01:03:55,998 --> 01:03:57,708 ‎'지금 똥화하기 어려운데 ‎이따가…' 1158 01:03:57,792 --> 01:04:00,878 ‎'왜 전화했어요? ‎지금 똥화하기 어려워요' 1159 01:04:01,712 --> 01:04:04,632 ‎'아니, 제 목소리는 괜찮아요 ‎그냥 이따가…' 1160 01:04:05,842 --> 01:04:08,719 ‎'아무 일 없다니까요 ‎유괴 안 당했어요' 1161 01:04:09,428 --> 01:04:11,430 ‎'유괴 안 당했다고요 ‎저 괜찮아요' 1162 01:04:11,514 --> 01:04:14,183 ‎'무슨 암호 같은 거 아니니까 ‎용건만 말하세요' 1163 01:04:14,267 --> 01:04:15,977 ‎'이따 얘기하자고요' 1164 01:04:16,060 --> 01:04:19,397 ‎'제 목소리 가끔 이래요' 1165 01:04:19,480 --> 01:04:21,983 ‎'아니, 제 목소리는 ‎저도 안다니까요?' 1166 01:04:22,066 --> 01:04:23,192 ‎'저도 잘 알아요' 1167 01:04:23,276 --> 01:04:25,319 ‎'그 뜨레버가 ‎지금 이 뜨레버라니까요?' 1168 01:04:25,403 --> 01:04:27,238 ‎'알았으니까, 끊을게요' 1169 01:04:27,321 --> 01:04:30,116 ‎'알았어요, 사랑해요 ‎엄마, 끊을게요' 1170 01:04:35,830 --> 01:04:38,499 ‎그렇게 체할 것 같은 ‎식사 자리는 처음이었어요 1171 01:04:41,919 --> 01:04:43,880 ‎음식엔 손도 안 댔죠 1172 01:04:45,715 --> 01:04:48,259 ‎전 앉아서 ‎제 인생을 돌이켜 봤어요 1173 01:04:50,803 --> 01:04:52,513 ‎그러다 마침내 일어났죠 1174 01:04:53,848 --> 01:04:56,017 ‎스티브의 입이 ‎귀에 걸려있더라고요 1175 01:04:58,436 --> 01:05:00,229 ‎친구들은 먼저 나갔고 1176 01:05:00,313 --> 01:05:03,941 ‎저도 식당을 나섰어요 ‎웨이터는 우릴 마중해 줬죠 1177 01:05:04,025 --> 01:05:06,694 ‎'와주셔서 감사합니다! ‎조심히들 가세요!' 1178 01:05:06,777 --> 01:05:10,114 ‎우리도 손을 흔드는데 갑자기 ‎'잠시만요, 선생님' 1179 01:05:10,197 --> 01:05:12,283 ‎'트레버 노아 씨 맞죠?' 1180 01:05:15,161 --> 01:05:16,412 ‎'코미디언 아니에요?' 1181 01:05:18,205 --> 01:05:19,999 ‎전 그랬어요 ‎'맞는데 왜요?' 1182 01:05:20,082 --> 01:05:22,043 ‎'아뇨, 그냥…' 1183 01:05:22,126 --> 01:05:23,794 ‎'완전 낚였죠, 뜨레버?' 1184 01:05:25,671 --> 01:05:27,590 ‎'완전히 낚였던데' 1185 01:05:29,634 --> 01:05:31,469 ‎'잠깐, 이게 무슨…' 1186 01:05:31,552 --> 01:05:34,472 ‎'인도인이에요?' ‎'당연히 인도인이죠!' 1187 01:05:34,555 --> 01:05:36,724 ‎'인도인이고말고요! ‎여기 다 인도인이에요!' 1188 01:05:36,807 --> 01:05:38,059 ‎'제대로 낚였죠?' 1189 01:05:38,142 --> 01:05:40,394 ‎'아니, 무슨 상황이에요?' ‎'모르겠어요?' 1190 01:05:40,478 --> 01:05:42,980 ‎'당신이 들어올 때 ‎뜨레버 노아인 걸 알았는데' 1191 01:05:43,064 --> 01:05:45,942 ‎'인도 억양으로 말하길래 ‎저도 따라 한 거예요' 1192 01:05:46,025 --> 01:05:48,569 ‎'그런데 계속하길래 ‎저도 계속했고' 1193 01:05:48,653 --> 01:05:51,447 ‎'안 멈추길래 ‎저도 끝까지 한 거예요 1194 01:05:51,530 --> 01:05:54,116 ‎'농담 좋아하죠? ‎'아뇨, 재미없어요!' 1195 01:05:54,742 --> 01:05:57,995 ‎'인종 차별자 된 줄 알았어요 ‎화난 거 안 보여요?' 1196 01:05:58,079 --> 01:06:02,249 ‎'식은땀도 막 흘리던데 ‎꺼리 때문은 아니죠?' 1197 01:06:02,333 --> 01:06:04,126 ‎'진짜 웃겼어요, 뜨레버!' 1198 01:06:04,210 --> 01:06:06,295 ‎'재미없다고요 ‎친구들도 절 비웃었다고요' 1199 01:06:06,379 --> 01:06:09,131 ‎'알아요' ‎'대체 왜 그런 거예요?' 1200 01:06:09,215 --> 01:06:13,094 ‎'다른 사람의 괴로움과 고똥은 ‎즐거움을 주거든요' 1201 01:06:13,886 --> 01:06:15,262 ‎''샤덴쁘로이데'라고 해요' 1202 01:06:16,430 --> 01:06:17,807 ‎토론토 여러분! 1203 01:06:17,890 --> 01:06:20,726 ‎덕분에 잘 놀고 갑니다 ‎와주셔서 감사합니다! 1204 01:06:22,019 --> 01:06:23,604 ‎사랑해요, 여러분 ‎조심히 가세요! 1205 01:06:47,044 --> 01:06:49,338 ‎여러분이 최고예요 ‎다들 조심히 들어가세요 1206 01:07:55,738 --> 01:07:57,740 ‎자막: 전민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