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25,985 --> 00:00:28,863
[방울 소리]

2
00:00:31,323 --> 00:00:32,992
[발걸음 소리]

3
00:00:37,830 --> 00:00:39,665
[망치질 소리]

4
00:00:43,252 --> 00:00:46,005
[방울 소리-계속]

5
00:00:53,345 --> 00:00:55,389
[망치질 소리]

6
00:00:56,599 --> 00:00:57,767
[바닥 갈라지는 소리]

7
00:00:58,976 --> 00:01:00,102
[바닥 갈라지는 소리]

8
00:01:00,603 --> 00:01:03,522
[바닥 무너지는 소리]
[무당의 비명]

9
00:01:03,939 --> 00:01:05,608
[무당의 신음]

10
00:01:07,067 --> 00:01:09,236
[무당이 힘주는 소리]

11
00:01:09,737 --> 00:01:11,155
[무당의 날카로운 비명]

12
00:01:11,238 --> 00:01:13,157
[방울 소리]
[쿵 하고 떨어지며 신음하는 무당]

13
00:01:14,575 --> 00:01:16,702
[무당이 연신 신음한다]

14
00:01:19,413 --> 00:01:21,081
[돌무더기 밟는 소리]

15
00:01:27,630 --> 00:01:29,423
[쿵쿵 발걸음 소리-계속]

16
00:01:35,346 --> 00:01:38,224
[심오하고 긴장감 도는 음악]

17
00:01:58,118 --> 00:02:04,583
[퍽 충격음과 타는 듯한 효과음]
[무당의 비명]

18
00:02:09,046 --> 00:02:10,756
[퍽 무당이 쓰러진다]

19
00:02:11,173 --> 00:02:13,759
[고조되는 음악]

20
00:02:16,053 --> 00:02:17,263
[궁탄의 거친 숨소리]

21
00:02:18,013 --> 00:02:19,014
(궁탄) 그만

22
00:02:19,265 --> 00:02:21,308
(궁탄)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으냐?

23
00:02:22,977 --> 00:02:24,937
[궁탄의 힘주는 소리와 신음]

24
00:02:27,398 --> 00:02:29,984
[궁탄의 힘주는 소리와 거친 호흡]

25
00:02:32,987 --> 00:02:35,948
이건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닙니다
[궁탄의 거친 숨소리]

26
00:02:36,574 --> 00:02:38,909
(율) 당신이 겪었던 모든 일들이

27
00:02:39,326 --> 00:02:41,495
우연히 벌어졌을 것 같습니까?

28
00:02:41,579 --> 00:02:43,205
개소리 집어치워

29
00:02:43,289 --> 00:02:45,749
(율) 당신은 선택받은 자입니다

30
00:02:46,208 --> 00:02:48,460
(율) 우리가 당신을 믿는 만큼

31
00:02:48,794 --> 00:02:51,422
자격이 있음을 보여 주세요

32
00:02:51,839 --> 00:02:55,092
내가 너 같은 놈들한테
속아서 괴물이 되었다

33
00:02:56,677 --> 00:02:58,012
더 이상은 안 속아

34
00:03:01,849 --> 00:03:02,975
(율) 그리고 이건

35
00:03:05,853 --> 00:03:08,772
그걸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

36
00:03:09,481 --> 00:03:11,984
(궁탄)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
당장 집어치워

37
00:03:12,067 --> 00:03:13,694
도와줄 마음 추호도 없으니까

38
00:03:17,156 --> 00:03:18,490
[발걸음 소리]
(율) 아니

39
00:03:20,993 --> 00:03:23,120
도움이 필요한 건 우리가 아니야

40
00:03:23,871 --> 00:03:26,999
(율) 지금의 네가
대체 뭘 할 수 있지?

41
00:03:29,168 --> 00:03:31,629
[신도들의 발걸음 소리]
[어두운 음악]

42
00:03:32,254 --> 00:03:33,714
[덥석 잡는 소리]
[털썩, 궁탄을 무릎 꿇린다]

43
00:03:37,343 --> 00:03:40,429
[금강저 휘두르는 소리]
[툭, 팔 떨어지는 소리]
[궁탄의 비명]

44
00:03:40,930 --> 00:03:44,016
[주르륵, 피 흐르는 소리-계속]
[궁탄의 신음]

45
00:03:45,059 --> 00:03:47,770
[궁탄의 거친 호흡]

46
00:03:53,108 --> 00:03:54,109
네놈들

47
00:03:55,444 --> 00:03:57,321
반드시 찢어발겨 주마!

48
00:03:59,323 --> 00:04:00,950
(율) 종령이라고 있었어요

49
00:04:01,909 --> 00:04:03,452
그대도 잘 아는

50
00:04:04,370 --> 00:04:06,330
종령을 안다고?
[궁탄의 거친 호흡]

51
00:04:06,413 --> 00:04:08,207
(율) 나름 소신도 있고

52
00:04:08,999 --> 00:04:10,459
(율) 기개도 남다른

53
00:04:10,709 --> 00:04:12,503
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

54
00:04:13,045 --> 00:04:15,464
(율)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죠

55
00:04:15,547 --> 00:04:17,716
너, 이 새끼, 정체가 뭐야?

56
00:04:21,971 --> 00:04:24,473
그 자의 의식을 조종했어요

57
00:04:26,225 --> 00:04:29,812
(율) 태장사에서 주살승을 기르도록

58
00:04:35,234 --> 00:04:37,027
원정성사를

59
00:04:37,528 --> 00:04:39,863
죽일 생각으로 말입니다

60
00:04:42,074 --> 00:04:43,534
그런데 아쉽게도

61
00:04:45,828 --> 00:04:47,663
그 계획은 실패했어요

62
00:04:48,706 --> 00:04:49,707
반

63
00:04:50,124 --> 00:04:51,542
그 자와 당신 때문에!

64
00:04:55,504 --> 00:04:57,923
(율) 내가 당신을 다시 깨워 낸 것은

65
00:05:04,555 --> 00:05:05,806
그 실패를

66
00:05:07,474 --> 00:05:10,144
만회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예요

67
00:05:14,732 --> 00:05:21,363
[조르륵, 피 떨어지는 소리]
[괴상한 소리와 함께 땅이 갈라진다]

68
00:05:39,089 --> 00:05:42,718
[율이 주문을 외운다-계속]

69
00:05:46,805 --> 00:05:49,516
[궁탄의 신음]

70
00:05:58,525 --> 00:05:59,818
[궁탄의 비명]

71
00:06:03,030 --> 00:06:04,948
[궁탄이 숨을 몰아쉰다]

72
00:06:07,659 --> 00:06:10,537
[궁탄의 거친 호흡]
[궁탄이 놀란다]

73
00:06:14,583 --> 00:06:17,586
이제 나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되었나요?

74
00:06:23,634 --> 00:06:25,010
[궁탄의 옅은 호흡]

75
00:06:28,931 --> 00:06:31,475
당신과 우리의 행보는 모두

76
00:06:32,768 --> 00:06:36,146
인류의 존속과 영광을 위한 것이니

77
00:06:37,439 --> 00:06:39,983
그대의 길을 의심하지 마세요

78
00:06:41,151 --> 00:06:42,402
인류를 위해?

79
00:06:42,736 --> 00:06:45,614
지금의 인류를 구원한다는 게
아닙니다

80
00:06:48,492 --> 00:06:49,618
보다 나은

81
00:06:51,995 --> 00:06:54,123
보다 가치 있는 인류

82
00:06:56,500 --> 00:06:57,626
우리는 그것을

83
00:07:00,712 --> 00:07:02,756
선인이라 부릅니다

84
00:07:09,513 --> 00:07:10,848
당신과 나처럼

85
00:07:11,515 --> 00:07:14,560
(율) 선택받은 영광의
선인들만이 영생할

86
00:07:16,145 --> 00:07:19,648
그리고 백의 선인을 위한
완벽한 세상을 위해

87
00:07:20,149 --> 00:07:21,525
완벽한 세상?

88
00:07:22,151 --> 00:07:24,444
난 그딴 장단 맞춰 줄 생각 없어

89
00:07:25,821 --> 00:07:28,073
(궁탄) 날 땅속에 가두던
그년을 죽이고

90
00:07:28,824 --> 00:07:31,785
나를 괴물로 살게 한 인간들을
모두 죽여버릴 거야

91
00:07:36,540 --> 00:07:40,210
네놈들이 바라는 것도 이것인가?
[고조되는 어두운 음악]

92
00:07:40,460 --> 00:07:42,462
(궁탄) 그렇다면
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

93
00:07:44,590 --> 00:07:45,591
[궁탄의 옅은 웃음]

94
00:07:46,216 --> 00:07:49,553
[주제곡]

95
00:08:07,863 --> 00:08:10,324
[파도 소리]

96
00:08:19,166 --> 00:08:20,667
[훅, 바람 가르는 소리]

97
00:08:22,169 --> 00:08:23,420
[신비한 효과음]

98
00:08:28,675 --> 00:08:31,011
[촤륵, 커튼 치는 소리]

99
00:08:31,220 --> 00:08:33,764
[발걸음 소리]

100
00:08:36,975 --> 00:08:38,101
왜 이제 와?

101
00:08:40,729 --> 00:08:41,855
[의자가 삐걱인다]

102
00:08:42,648 --> 00:08:44,316
[발걸음 소리]

103
00:08:45,651 --> 00:08:47,778
내가 너 쓸데없는 짓
하지 말라 그랬지?

104
00:08:49,863 --> 00:08:51,907
아니, 원정은 고치는 사람이라고

105
00:08:53,784 --> 00:08:55,494
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

106
00:08:56,411 --> 00:09:00,082
(미호) 당신 무게를 나눠 들고 싶었어

107
00:09:00,457 --> 00:09:02,417
[타는 듯한 효과음]
[쿵, 떨어뜨린다]
앗, 뜨거!

108
00:09:03,835 --> 00:09:04,920
(반) 뭐 하는 거야?

109
00:09:05,379 --> 00:09:07,047
아니, 나 이거 무거울 줄 알았는데

110
00:09:07,297 --> 00:09:08,840
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네

111
00:09:08,924 --> 00:09:12,219
정염귀에 둘러싸여 살더니
겁을 상실했어, 어?

112
00:09:20,477 --> 00:09:22,688
(반) 정염귀가
네 친구라도 되는 줄 알아?
[호호, 손을 부는 미호]

113
00:09:23,480 --> 00:09:24,856
(반) 생각 좀 하고 살자

114
00:09:25,440 --> 00:09:26,525
아, 까짓 거 하지, 뭐

115
00:09:30,070 --> 00:09:32,030
친구 한다고, 정염귀 씨랑

116
00:09:35,158 --> 00:09:36,410
잘 부탁한다, 친구

117
00:09:39,288 --> 00:09:40,289
반아

118
00:09:41,665 --> 00:09:43,792
사람이 왜 윤회하는지 알아?

119
00:09:45,002 --> 00:09:46,920
(금백주) 지난 생을 참회하고

120
00:09:48,088 --> 00:09:50,465
죄를 씻으라고 다시 태어나는 거야

121
00:09:51,258 --> 00:09:52,384
(미호) 몸은 좀 어때?

122
00:09:52,884 --> 00:09:53,885
괜찮아?

123
00:09:56,972 --> 00:10:01,059
[구둣발 소리]

124
00:10:13,572 --> 00:10:14,573
아직도

125
00:10:15,907 --> 00:10:17,617
답을 얻지 못한 겐가?

126
00:10:24,041 --> 00:10:25,042
스스로를

127
00:10:26,168 --> 00:10:30,797
너무 혼돈 속에
가둬 두지 마시게, 요한 신부

128
00:10:32,049 --> 00:10:34,217
(장 집사) 어쨌든 그대가
매달려야 하는 건

129
00:10:35,635 --> 00:10:36,845
하나가 아닌가?

130
00:10:41,058 --> 00:10:42,392
제 사명이겠죠

131
00:10:43,727 --> 00:10:44,895
(장 집사) 그래

132
00:10:45,979 --> 00:10:47,105
자네의 사명

133
00:10:49,024 --> 00:10:51,193
(장 집사) 결국, 미호 아가씨를

134
00:10:52,694 --> 00:10:54,112
지키는 거 아닌가?

135
00:10:59,409 --> 00:11:00,619
그럴 수 있어

136
00:11:07,000 --> 00:11:09,920
그럴 수 있다고, 인간이니까

137
00:11:15,801 --> 00:11:17,719
넌 또 원미호를 위험에 빠트릴 거야

138
00:11:21,139 --> 00:11:24,393
인간은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고
그걸 선이라고 착각하거든

139
00:11:26,395 --> 00:11:28,105
대의라는 말로 포장하기도 하고

140
00:11:32,359 --> 00:11:33,819
날 시험한다고 했지?

141
00:11:35,320 --> 00:11:37,989
진짜 시험 당해야 될 자가
누군지 잘 생각해 봐

142
00:11:39,991 --> 00:11:44,413
[요한의 깊은 호흡]

143
00:11:45,455 --> 00:11:48,083
[성스러운 음악]

144
00:11:54,631 --> 00:11:58,093
[구둣발 소리]

145
00:12:10,689 --> 00:12:14,651
(요한) 전 이제 어느 쪽이
더 선한 것인지

146
00:12:16,611 --> 00:12:18,530
(요한) 알 수가 없어졌습니다, 아버지

147
00:12:21,283 --> 00:12:24,494
[철컥, 문이 열리며 끼익 소리를 낸다]
[구둣발 소리]

148
00:12:25,996 --> 00:12:27,914
[잔잔한 음악]

149
00:12:29,124 --> 00:12:33,003
(장 집사) 한수진 선생님께선
학교에 사직서를 내셨습니다

150
00:12:33,962 --> 00:12:36,465
(장 집사) 부모님도 먼저 올라가셨고요

151
00:12:37,507 --> 00:12:40,802
(장 집사) 장례식 이후
아무도 만나고 있지 않답니다

152
00:12:40,886 --> 00:12:42,637
- (여자) 축하해!
- (남자) 축하해요!

153
00:12:42,721 --> 00:12:44,848
[환호하는 소리]
(남자) 축하해요

154
00:12:45,348 --> 00:12:49,853
[저마다 축하하며 웃는다]

155
00:12:54,733 --> 00:12:56,026
[미호와 수진이 웃는다]

156
00:13:02,199 --> 00:13:03,200
[미호가 숨을 들이마신다]

157
00:13:05,285 --> 00:13:06,453
[주머니 뒤지는 소리]

158
00:13:10,207 --> 00:13:12,459
(수진) 연락 못 하고 가서 미안해

159
00:13:14,336 --> 00:13:16,171
(수진) 근데 나 괜찮아

160
00:13:17,255 --> 00:13:18,798
(수진) 금방 괜찮아질 거야

161
00:13:19,674 --> 00:13:21,801
(수진) 알잖아, 나 씩씩한 거

162
00:13:22,469 --> 00:13:24,763
(수진) 그러니까 내 걱정하지 말고

163
00:13:25,263 --> 00:13:26,806
(수진) 밥 잘 챙겨 먹고

164
00:13:27,516 --> 00:13:28,808
(수진) 사고 치지 말고

165
00:13:29,768 --> 00:13:30,769
(수진) 곧 보자!

166
00:13:32,270 --> 00:13:33,939
[슬픈 목소리로]
(미호) 괜찮긴 뭐가 괜찮아

167
00:13:41,988 --> 00:13:44,324
[훌쩍이는 미호]
[휴대폰을 탁 덮는다]
[떨리는 미호의 호흡]

168
00:13:46,159 --> 00:13:47,661
- 가요
- (반) 어딜?

169
00:13:48,453 --> 00:13:50,288
[구둣발 소리]
(미호) 더는 아무것도
잃고 싶지 않아요

170
00:13:50,372 --> 00:13:53,208
[철컥, 문이 열린다]
[끼이익, 문 소리]

171
00:13:54,376 --> 00:13:57,087
[새가 지저귄다]

172
00:13:57,671 --> 00:13:59,714
(금백주) 묻을 가슴은 하난데

173
00:14:01,007 --> 00:14:03,260
(금백주) 자식이 마흔 여섯이라

174
00:14:04,928 --> 00:14:08,390
(금백주) 그래서 이 가슴도
마흔 여섯으로

175
00:14:09,349 --> 00:14:12,227
갈갈이 찢겨졌단다

176
00:14:13,103 --> 00:14:14,104
또 그 소리

177
00:14:14,646 --> 00:14:15,897
우리 할망 취했네

178
00:14:16,398 --> 00:14:18,900
[염지, 숨을 들이마시며]
한 번만 더 들으면 백 번째

179
00:14:19,776 --> 00:14:21,528
아니, 백 여든아홉 번째거든요?

180
00:14:23,613 --> 00:14:25,407
믿을래도 좀 재미난 걸 믿든가

181
00:14:26,908 --> 00:14:30,579
가끔은 믿어야 보이는 것이
있는 것이다

182
00:14:38,587 --> 00:14:39,796
[쯧, 입소리를 내며 호흡을 뱉는다]

183
00:14:40,463 --> 00:14:41,631
(금백주) 아이고, 아이고

184
00:14:43,133 --> 00:14:44,676
[금백주의 신음]
[덜그럭, 주전자를 잡는다]

185
00:14:44,759 --> 00:14:48,013
(염지) 그렇다 쳐
그래서 그 자식들은 다 어딨는데?

186
00:14:48,096 --> 00:14:50,056
[발걸음 소리]

187
00:14:50,265 --> 00:14:52,809
(금백주) 서럽게 서 있지

188
00:14:53,310 --> 00:14:54,978
[신비로운 효과음]
(염지) 어딨는데, 응?

189
00:14:55,061 --> 00:14:56,813
[쿵쿵, 걸음을 멈추는 금백주]
(염지) 아, 어딨어?

190
00:15:01,651 --> 00:15:02,986
저기 또 있네

191
00:15:04,529 --> 00:15:05,822
설운 것이

192
00:15:10,076 --> 00:15:12,078
(미호) 단도직입적으로
말씀드릴게요, 할머니

193
00:15:13,455 --> 00:15:15,498
원정성사라는 거
[까마귀 울음소리]

194
00:15:16,374 --> 00:15:17,876
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 거예요?

195
00:15:17,959 --> 00:15:19,836
[까마귀가 연신 지저귄다]

196
00:15:20,420 --> 00:15:21,671
(미호) 할머니가 그러셨죠

197
00:15:22,839 --> 00:15:24,924
원정은 고장 난 걸 고치는 사람이라고

198
00:15:26,176 --> 00:15:28,178
그걸 제가 한번 해 볼까 싶어서요

199
00:15:29,679 --> 00:15:31,556
할머니가 방법을 아실 것 같아서

200
00:15:32,807 --> 00:15:34,976
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야

201
00:15:35,602 --> 00:15:40,690
원정은 평생토록 뼈를 깎으며 수련했다
[까마귀 울음소리]

202
00:15:41,149 --> 00:15:44,444
뼈를 깎이는 게
심장이 찢기는 것보다 나아요

203
00:15:45,070 --> 00:15:46,279
(미호) 그러니까 알려 주세요

204
00:15:46,571 --> 00:15:48,406
누구나 그릇은 하나다

205
00:15:48,490 --> 00:15:50,241
[까마귀 울음-계속]

206
00:15:50,575 --> 00:15:52,535
새로운 것을 담는다면

207
00:15:53,536 --> 00:15:57,624
(금백주) 안에 든 것은
그만큼 비울 수밖에 없지

208
00:15:58,625 --> 00:15:59,626
그게 무슨…

209
00:15:59,709 --> 00:16:02,545
지금까지의 네가 아니게 될 수도 있어

210
00:16:03,755 --> 00:16:04,923
(금백주) 그래도 할 테냐?

211
00:16:10,345 --> 00:16:12,514
지금까지의 제가 싫어서 이러는 거예요

212
00:16:14,265 --> 00:16:15,809
(미호) 그러니까 제 대답은 같아요

213
00:16:17,936 --> 00:16:18,978
해 볼게요

214
00:16:21,981 --> 00:16:24,401
[무거운 음악]
[금백주가 힘주는 소리]

215
00:16:27,946 --> 00:16:29,698
[발걸음 소리]

216
00:16:31,741 --> 00:16:33,076
[나무 문 덜렁거리는 소리]

217
00:16:33,493 --> 00:16:35,912
[부스럭거리는 소리]

218
00:16:39,666 --> 00:16:40,667
[툭, 내려놓는다]

219
00:16:43,670 --> 00:16:44,879
[툭, 내려놓는 소리]

220
00:16:46,047 --> 00:16:48,758
[문고리 덜그럭거리는 소리]
[끼익, 문 여는 소리]

221
00:16:49,676 --> 00:16:50,802
[신비한 효과음]

222
00:16:55,473 --> 00:16:57,225
넌 저 멀리 가 있어

223
00:16:59,602 --> 00:17:00,729
[한숨 쉬며]
왜?

224
00:17:00,937 --> 00:17:01,938
[쓰읍, 금백주의 불편한 호흡]

225
00:17:08,445 --> 00:17:13,241
[무거운 음악]
[반의 발걸음 소리]

226
00:17:14,993 --> 00:17:16,035
(금백주) 아가

227
00:17:17,579 --> 00:17:19,289
이 안을 보거라

228
00:17:22,459 --> 00:17:25,170
(금백주) 좀 힘들 게다

229
00:17:27,255 --> 00:17:32,469
[요상한 효과음]
[미호의 신음과 거친 호흡]

230
00:17:33,261 --> 00:17:36,639
[미호의 거친 숨소리]

231
00:17:39,726 --> 00:17:44,522
[칼에 찔리는 소리]
[미호가 신음한다]

232
00:17:46,065 --> 00:17:47,108
(미호) 이게 뭐예요?

233
00:17:47,776 --> 00:17:50,153
[미호의 거친 호흡]
말하지 않던

234
00:17:50,779 --> 00:17:52,572
뼈를 깎는 고통이라고

235
00:17:54,157 --> 00:17:57,035
[미호가 연신 신음한다]

236
00:18:08,004 --> 00:18:12,550
[발걸음 소리]

237
00:18:12,884 --> 00:18:14,344
[까마귀 울음소리]

238
00:18:14,761 --> 00:18:16,095
(미호) 나 먼저 차에 가 있을게

239
00:18:16,179 --> 00:18:18,598
[멀어지는 구둣발 소리]

240
00:18:20,725 --> 00:18:21,851
어떻게 된 거야?

241
00:18:23,728 --> 00:18:25,480
이제 겨우 시작인데

242
00:18:25,855 --> 00:18:27,565
벌써 그리 놀라서야!

243
00:18:27,774 --> 00:18:30,276
아니, 놀라는 게 아니라
물어보는 거잖아

244
00:18:30,527 --> 00:18:33,488
핑계까지 그리 궁색해서야!

245
00:18:36,991 --> 00:18:39,577
[발걸음 소리]
[자동차 잠금 해제 소리]

246
00:18:40,829 --> 00:18:42,038
[덜컥, 자동차 문 열리는 소리]

247
00:18:47,001 --> 00:18:48,002
[쾅, 문이 닫힌다]

248
00:18:56,427 --> 00:18:57,512
[똑똑, 창문을 두드린다]

249
00:18:58,721 --> 00:19:01,891
[자동차 창문 내리는 소리]
(미호) 염지야

250
00:19:03,268 --> 00:19:04,894
수련이가 쌤한테 할 말 있대요

251
00:19:11,734 --> 00:19:12,735
(미호) 음?

252
00:19:14,863 --> 00:19:16,865
[잔잔한 음악]
(미호) 이게 뭐야?

253
00:19:17,782 --> 00:19:19,242
[미호가 가볍게 웃으며]
목도리네

254
00:19:20,368 --> 00:19:23,204
예전에 엄마가
한 땀, 한 땀 뜨는 거 볼 땐

255
00:19:23,830 --> 00:19:25,081
답답해 보였는데

256
00:19:25,331 --> 00:19:29,168
[맑은 새소리]
(수련) 신기한 게 직접 뜨니까
시간도 잘 가고

257
00:19:30,211 --> 00:19:33,047
가는 시간 동안
생각도 정리되고 그렇더라고요

258
00:19:34,007 --> 00:19:38,261
(수련) 아, 뭐, 그렇다고
아직 다 좋은 건 아닌데

259
00:19:39,345 --> 00:19:44,017
그냥, 너무 빨리
너무 억지로 뭔가 하려는 마음은

260
00:19:45,059 --> 00:19:46,394
많이 좋아졌어요

261
00:19:47,645 --> 00:19:48,688
[미호의 옅은 웃음]

262
00:19:49,063 --> 00:19:50,189
나보다 낫네

263
00:19:51,357 --> 00:19:52,442
(수련) 네?

264
00:19:52,525 --> 00:19:54,777
빨리 가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와서

265
00:19:55,570 --> 00:19:56,905
어떻게 해야 하나

266
00:19:58,239 --> 00:19:59,616
잠시 망설였거든

267
00:20:00,658 --> 00:20:01,659
근데

268
00:20:02,785 --> 00:20:06,164
이렇게 한 땀, 한 땀 뜨면 되는 거였어

269
00:20:14,172 --> 00:20:15,173
[미호의 옅은 호흡]

270
00:20:17,884 --> 00:20:19,886
아유, 엄청 따뜻하다

271
00:20:22,096 --> 00:20:25,058
- 고마워
- 저야말로요

272
00:20:26,935 --> 00:20:29,562
(미호) 우리 수련이가
손재주가 있었구나, 응?

273
00:20:30,396 --> 00:20:33,232
- 어때? 예뻐?
- 완전 예뻐요

274
00:20:33,524 --> 00:20:36,694
[미호가 수련을 쓰다듬으며 웃는다]

275
00:20:38,988 --> 00:20:42,784
[자동차 주행음]

276
00:20:44,702 --> 00:20:47,538
[자동차가 천천히 정지한다]

277
00:20:48,957 --> 00:20:49,958
(미호) 근데

278
00:20:51,125 --> 00:20:55,546
내가 기억을 찾으면
난 원정인 걸까? 원미호인 걸까?

279
00:20:58,007 --> 00:20:59,342
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?

280
00:21:00,426 --> 00:21:01,970
(미호) 나 보고 원정의 그릇이라며

281
00:21:02,512 --> 00:21:05,098
그러면 그 안에
뭐가 담기느냐가 더 중요한 거잖아

282
00:21:07,183 --> 00:21:11,020
물이 담기면 물잔이 되고
술이 담기면 술잔이 되듯이

283
00:21:13,356 --> 00:21:15,984
[미호의 옅은 한숨]
아무도 그릇의 처지 같은 건

284
00:21:16,067 --> 00:21:18,945
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서
좀 마음이 그러네

285
00:21:19,195 --> 00:21:20,947
(반) 너답지 않게
무슨 그런 걱정을 해?

286
00:21:21,614 --> 00:21:22,907
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되지

287
00:21:23,449 --> 00:21:27,078
마음에 안 들면
그냥 다 쏟아 내 버리면 그뿐이야

288
00:21:28,037 --> 00:21:29,497
[미호의 옷이 부스럭댄다]
(미호) 그러네

289
00:21:29,872 --> 00:21:31,791
(미호) 그릇이 갑이었네, 나처럼!

290
00:21:33,042 --> 00:21:34,836
오케이, 접수!

291
00:21:36,337 --> 00:21:38,631
[덜컥, 문이 열린다]
(미호) 그릇이!

292
00:21:38,715 --> 00:21:40,383
[구둣발 소리]
[쾅, 문이 닫힌다]

293
00:21:41,217 --> 00:21:43,219
[파도 소리]

294
00:21:43,511 --> 00:21:44,512
(미호) 근데 아저씨

295
00:21:44,804 --> 00:21:47,557
[구둣발 소리]
갑자기 이렇게
사격을 하자고 그래요, 응?

296
00:21:48,850 --> 00:21:52,145
(장 집사) 아가씨 요즘 스트레스가
심하신 것 같아서요

297
00:21:53,855 --> 00:21:56,607
스트레스엔 이거만 한 게 없습니다

298
00:21:56,941 --> 00:22:00,945
[철컥, 총알 장전하는 소리]

299
00:22:01,446 --> 00:22:03,990
[긴장감 도는 음악]

300
00:22:06,200 --> 00:22:09,454
(미호) 와, 이거 지금 오랜만에
하려고 그러니까 엄청 긴장되네

301
00:22:09,746 --> 00:22:11,581
(장 집사) 어깨에 힘 푸시고

302
00:22:12,874 --> 00:22:14,459
(장 집사) 늘 하던 대로 하십시오

303
00:22:14,834 --> 00:22:15,877
(장 집사) 숨 멈추시고

304
00:22:18,087 --> 00:22:20,715
[탕, 사격 소리-계속]
[유리병 깨지는 소리]

305
00:22:22,925 --> 00:22:24,385
[유리잔 깨지는 소리]
[와인 흩어지는 소리]

306
00:22:24,635 --> 00:22:26,721
[철컥, 장전하는 소리]
[탄피 떨어지는 소리]

307
00:22:27,138 --> 00:22:28,639
[사격 소리]
[유리병 깨지는 소리]

308
00:22:29,599 --> 00:22:30,850
[새소리]

309
00:22:31,434 --> 00:22:33,936
(장 집사) 역시, 실력이 여전하시네요

310
00:22:34,020 --> 00:22:36,439
[호흡을 내쉬며]
자기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

311
00:22:37,106 --> 00:22:38,608
아저씨가 알려주신 거잖아요

312
00:22:39,942 --> 00:22:42,820
항상 회장님보다 잘 쏘셔서

313
00:22:43,613 --> 00:22:46,365
회장님이 심통 내고 그러셨죠

314
00:22:46,574 --> 00:22:50,578
[쯧, 혀를 차며]
그럼 뭐 해요? 지금 쓸모도 없는데
[가죽 장갑 비비는 소리]

315
00:22:51,120 --> 00:22:52,455
[장갑 포개는 소리]
[숨을 들이마신다]

316
00:22:52,705 --> 00:22:53,831
(미호) 아저씨

317
00:22:54,457 --> 00:22:57,126
저 당분간 금백주 어르신 집에
좀 가 있을게요

318
00:22:58,461 --> 00:22:59,462
네?

319
00:22:59,796 --> 00:23:04,133
[옷 부스럭대는 소리]
[익살스러운 음악]

320
00:23:06,469 --> 00:23:10,181
(미호) 아이, 아저씨
이런 거는 필요가 없겠죠?
[발걸음 소리]

321
00:23:10,264 --> 00:23:13,392
(미호) 이건 됐고, 자켓
[덜컥, 내려놓는 소리]

322
00:23:14,018 --> 00:23:15,353
[옷 넣는 소리]
[미호의 호흡]

323
00:23:17,396 --> 00:23:19,107
[스읍, 입소리를 낸다]
(미호) 아이, 빠진 게 없나?

324
00:23:19,690 --> 00:23:21,067
(장 집사) 다 챙기셨습니다

325
00:23:21,526 --> 00:23:23,653
(미호) 아유, 씨, 다요?
[부스럭거린다]

326
00:23:23,736 --> 00:23:25,321
아저씨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?

327
00:23:26,072 --> 00:23:27,907
이, 모르기가 힘듭니다

328
00:23:29,367 --> 00:23:31,619
[미호의 가벼운 웃음]
아, 좀 많은가?

329
00:23:31,911 --> 00:23:35,706
(장 집사) 짐 챙기는 김에
제 것도 하나만 챙겨 가시죠

330
00:23:35,998 --> 00:23:38,042
(미호) 아저씨 거요? 아저씨 거 뭐요?

331
00:23:39,335 --> 00:23:40,419
[철컥, 문 열리는 소리]

332
00:23:40,837 --> 00:23:43,005
[익살스러운 음악]

333
00:23:43,673 --> 00:23:44,757
뭐야?

334
00:23:46,467 --> 00:23:49,220
[요한의 슬리퍼 끄는 소리]

335
00:23:51,514 --> 00:23:52,515
안 돼

336
00:23:54,725 --> 00:23:56,477
아, 근데 어떻게 된 건지
설명을 해 줄게

337
00:23:56,727 --> 00:23:57,812
이게 요한이가…

338
00:23:57,895 --> 00:24:02,191
[숨을 들이마시며]
- (요한) 혼자 있으면 외롭고 우울한데
- 널 두 개로 만들어 줄 수도 있어

339
00:24:03,109 --> 00:24:04,402
가로 세로 선택만 해

340
00:24:05,069 --> 00:24:06,070
[미호의 당황한 호흡]

341
00:24:08,114 --> 00:24:09,407
가로
[반의 코웃음]

342
00:24:09,490 --> 00:24:12,535
(장 집사) 두 개로 만들어 준다는데
포기하지, 요한

343
00:24:12,994 --> 00:24:14,495
좀 같이 가요, 그냥 좀

344
00:24:14,704 --> 00:24:15,830
놀러가는 거 아니야

345
00:24:16,330 --> 00:24:20,168
(장 집사) 자, 그, 그럼 지금부터
주의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
[요한의 한숨]

346
00:24:20,376 --> 00:24:24,088
아가씨는 아침 전에
꼭 디톡스 차를 즐겨 드십니다

347
00:24:24,172 --> 00:24:25,882
[익살스러운 효과음]
(장 집사) 그리고 점심은 열두 시

348
00:24:25,965 --> 00:24:28,384
저녁은 다섯 시 삼십 분을
어긴 적이 없습니다

349
00:24:28,593 --> 00:24:31,304
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성질이 더러…

350
00:24:31,387 --> 00:24:32,513
[휘릭, 효과음]

351
00:24:32,722 --> 00:24:34,557
아주 조금 디테일 해지십니다

352
00:24:34,807 --> 00:24:36,350
(장 집사) 그리고 잠들기 전에도

353
00:24:36,434 --> 00:24:39,478
꼭 수면에 좋은 허브티를
찾아 드십니다

354
00:24:39,562 --> 00:24:41,898
(장 집사) 그리고 가방 속에는
영양제가 있는데…

355
00:24:41,981 --> 00:24:43,733
- 같이 가지, 요한
- (미호) 이것 좀 받…

356
00:24:44,901 --> 00:24:47,028
누나, 내가, 내가 끌고 갈게

357
00:24:47,737 --> 00:24:49,405
[요한의 힘주는 소리]
[털썩, 캐리어 싣는 소리]

358
00:24:49,989 --> 00:24:51,866
[전기차 주행 소리]

359
00:24:53,117 --> 00:24:54,952
[캐리어 바퀴 굴러가는 소리]

360
00:24:59,999 --> 00:25:01,000
(미호) 아, 이것 좀…

361
00:25:01,542 --> 00:25:03,794
[발걸음 소리]

362
00:25:05,880 --> 00:25:09,050
[느려지는 발걸음]

363
00:25:10,927 --> 00:25:13,721
[미호의 거친 숨소리]
[탁, 캐리어를 내려놓는다]

364
00:25:13,804 --> 00:25:16,891
[캐리어 옮기는 소리]
[요한의 거친 호흡]

365
00:25:22,813 --> 00:25:23,814
[요한의 조용한 탄성]

366
00:25:24,482 --> 00:25:25,816
[발걸음 소리]
(요한) 와, 여기 사시는…

367
00:25:26,442 --> 00:25:27,526
[요한의 옅은 호흡]

368
00:25:27,818 --> 00:25:28,861
(요한) 안녕하세요

369
00:25:29,737 --> 00:25:30,863
(요한) 옷이 너무 예쁘신데요?

370
00:25:31,322 --> 00:25:33,199
- (요한) 누나, 포스가…
- (미호) 제대로 인사드려

371
00:25:34,200 --> 00:25:35,952
이분이 금백주 어르신이셔

372
00:25:38,579 --> 00:25:39,580
처음 뵙겠습니다

373
00:25:39,914 --> 00:25:41,249
근데 금백주 어르신이면

374
00:25:41,332 --> 00:25:43,459
그, 제주 신화에 나오는
모든 신들의 어머니…
[까마귀 울음소리]

375
00:25:46,045 --> 00:25:47,088
아니구나

376
00:25:47,380 --> 00:25:49,924
(요한) 아무튼 만나 뵙게 돼서
영광입니다

377
00:25:50,758 --> 00:25:52,593
장신부와는 딴판이구나

378
00:25:53,844 --> 00:25:55,137
장신부가 누구…

379
00:25:55,888 --> 00:25:57,807
그, 예, 출발하셔야죠, 이제

380
00:25:57,890 --> 00:25:59,350
(요한) 그, 어디로 가면 되나?

381
00:25:59,433 --> 00:26:01,602
- 따라오너라
- (미호) 예?

382
00:26:02,520 --> 00:26:03,646
아니, 어디 가는데요?

383
00:26:04,438 --> 00:26:07,608
이런 옷을 입고
신성한 수련을 할 수야 없지

384
00:26:08,985 --> 00:26:11,779
[발걸음 소리]

385
00:26:16,701 --> 00:26:18,494
[드르륵, 문 열리는 소리]

386
00:26:19,287 --> 00:26:21,539
[까마귀 울음소리]

387
00:26:22,915 --> 00:26:25,543
[신비한 음악]

388
00:26:40,891 --> 00:26:43,978
[천천히 들리는 발걸음 소리]

389
00:26:54,071 --> 00:26:55,114
(금백주) 따라오너라

390
00:26:55,865 --> 00:26:58,617
[발걸음 소리]
[까마귀가 연신 지저귄다]

391
00:26:59,785 --> 00:27:02,288
- (금백주) 너는 예 있어
- 왜?

392
00:27:02,913 --> 00:27:05,916
저 아이의 기운이
네게 닿아 좋을 게 없어

393
00:27:06,542 --> 00:27:09,337
- 그래도
- 저 아이에게도 좋을 게 없다

394
00:27:10,379 --> 00:27:13,632
(금백주) 지금은 바람 한 줌에도
기가 흐트러질 게야

395
00:27:14,967 --> 00:27:17,136
알았어, 대신 조심해

396
00:27:18,262 --> 00:27:19,555
(금백주) 알았다, 이놈아

397
00:27:21,182 --> 00:27:23,809
(요한) 난 숨도 안 쉬고 있을 거니까
이쪽으로
[덥썩, 요한을 잡는 반]

398
00:27:24,769 --> 00:27:26,645
[발걸음 소리]
(요한) 그, 나도 가면…

399
00:27:27,396 --> 00:27:29,231
[신비로운 효과음]

400
00:27:30,316 --> 00:27:33,361
[신비로운 음악]

401
00:28:02,681 --> 00:28:03,682
[금백주가 헛기침을 한다]

402
00:28:04,725 --> 00:28:08,312
땅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

403
00:28:15,319 --> 00:28:17,863
[풀썩, 앉는 소리]
[무복이 부스럭거린다]

404
00:28:19,156 --> 00:28:22,159
(금백주) 한 번만 말할 테니 새겨들어
[미호의 헛기침]

405
00:28:22,743 --> 00:28:27,415
결계라는 것은 무릇 기의 묶음이다

406
00:28:28,666 --> 00:28:31,168
이 세상을 만든 다섯 가지 기운

407
00:28:32,169 --> 00:28:36,966
물, 흙, 바람, 태양, 하늘

408
00:28:37,591 --> 00:28:41,387
(금백주) 이 모든 것을
네 몸 안으로 받아들여 갈무리하고

409
00:28:42,012 --> 00:28:44,140
그 기가 단단해지면

410
00:28:44,890 --> 00:28:49,395
마음속에서 엮어 몸 밖으로
내보낼 수 있어야 해

411
00:28:50,604 --> 00:28:53,482
기를 엮어서 내보내요?

412
00:28:55,776 --> 00:28:56,861
(미호) 어떻게요?

413
00:28:59,447 --> 00:29:00,823
어려워할 것 없다

414
00:29:02,741 --> 00:29:06,745
네 속에서 빛이 발하면 된다고 했지?

415
00:29:09,999 --> 00:29:11,750
네 안에 든 것이 있어

416
00:29:13,335 --> 00:29:14,920
장상명주!

417
00:29:16,464 --> 00:29:18,883
(금백주) 그 안에 기가 가득 차면

418
00:29:19,216 --> 00:29:21,343
저절로 빛이 발할 것이다

419
00:29:23,220 --> 00:29:25,806
(금백주) 지난 번엔 그저 인사였다

420
00:29:26,849 --> 00:29:29,894
기운이 커질수록 고통 또한 커질 게야

421
00:29:30,561 --> 00:29:34,315
(금백주) 땅과 물이 만나
빚어 낸 곳에서 명상하며

422
00:29:34,398 --> 00:29:36,442
(금백주) 땅의 기운을 품으면

423
00:29:37,818 --> 00:29:39,820
(금백주) 그 때, 바닷길이 열리고

424
00:29:40,154 --> 00:29:45,451
사람의 물에 든 물의 기와 접하여
길을 만들면
[잔잔한 음악]

425
00:29:46,327 --> 00:29:47,328
(금백주) 비로소

426
00:29:48,454 --> 00:29:50,831
(금백주) 흐름이 시작될 것이다!

427
00:29:52,416 --> 00:29:54,210
[무릎 비비는 소리]
[반의 한숨]

428
00:29:59,840 --> 00:30:01,842
[땡, 종소리 효과음]

429
00:30:02,218 --> 00:30:04,803
[까마귀가 연신 지저귄다]

430
00:30:08,974 --> 00:30:11,185
[급히 뛰는 발걸음]

431
00:30:11,644 --> 00:30:14,647
- (반) 왜 혼자야?
- (금백주) 일러줄 건 다 일러줬다

432
00:30:14,730 --> 00:30:15,814
그만 가 봐

433
00:30:16,774 --> 00:30:17,775
(금백주) 단

434
00:30:18,526 --> 00:30:19,652
오십 보

435
00:30:20,027 --> 00:30:21,779
그 이상 가까이 가선 안 돼

436
00:30:23,531 --> 00:30:24,532
알았어

437
00:30:26,242 --> 00:30:27,952
- (요한) 저도 저쪽으로
- (금백주) 너는 이쪽!

438
00:30:29,119 --> 00:30:31,455
- (요한) 아, 저쪽…
- (금백주) 늙은이 혼자 둘 셈이야?

439
00:30:34,250 --> 00:30:36,460
[요한이 가볍게 호흡하며]
가시죠

440
00:30:37,127 --> 00:30:38,128
[금백주의 헛기침]

441
00:30:38,879 --> 00:30:42,299
[발걸음 소리]

442
00:30:50,891 --> 00:30:54,603
[신비한 음악]

443
00:31:12,454 --> 00:31:14,498
[장작 패는 소리]

444
00:31:15,791 --> 00:31:18,711
[툭, 나무를 던진다]
(요한) 근데 이거 왜 하는 거지?
[손을 탁탁 턴다]

445
00:31:19,878 --> 00:31:23,299
(금백주) 음식 맛은
손맛, 불맛이라 하지 않던!

446
00:31:23,799 --> 00:31:25,509
(요한) 뭐, 닭이라도 잡으시려고요?

447
00:31:28,095 --> 00:31:32,182
산의 기운을 듬뿍 머금은
나무로 불을 만들고

448
00:31:32,391 --> 00:31:36,604
산에서 난 물을 데우면
그것이 명약이지

449
00:31:37,938 --> 00:31:39,857
억지로 채워 넣었으니

450
00:31:40,482 --> 00:31:41,483
미호

451
00:31:42,651 --> 00:31:45,070
그 아이 속에 열병이 날 게야

452
00:31:45,571 --> 00:31:50,200
(금백주) 허나, 그 뜨거워진 만큼
겉은 얼음장이 될 것이고

453
00:31:50,701 --> 00:31:53,329
(금백주) 해서, 하루의 수련이
끝난 다음에는

454
00:31:53,412 --> 00:31:58,083
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
겉과 속의 순환을 도와야 할 것이야

455
00:32:00,669 --> 00:32:01,837
네, 어르신

456
00:32:03,922 --> 00:32:05,841
[장작 패는 소리]
[요한의 힘주는 소리]

457
00:32:07,968 --> 00:32:08,969
[요한이 강하게 힘을 준다]

458
00:32:09,470 --> 00:32:11,347
- 왜 돕는 게냐?
- (요한) 네?

459
00:32:12,056 --> 00:32:15,184
원정의 힘을 깨우려고 왜 돕냐고?

460
00:32:16,143 --> 00:32:17,686
세상을 구하기 위해서요

461
00:32:18,187 --> 00:32:19,855
그게 제가 이 땅에 온 이유고요

462
00:32:19,938 --> 00:32:24,193
원정의 힘을 깨울 때
누군가가 상할 수밖에 없다면?

463
00:32:24,985 --> 00:32:28,739
(금백주) 그렇다고 해도
자네는 원정성사의 힘을 원하고?

464
00:32:30,699 --> 00:32:36,246
(금백주) 자네는 희생이 따른대도
이 세상 전부를 구하는 게 중한가?

465
00:32:36,497 --> 00:32:39,792
아니면 한 사람이라도
지키는 것이 중한가?

466
00:32:44,505 --> 00:32:47,466
(금백주) 답을 내지 못하겠으면
결심이라도 세워!

467
00:32:47,966 --> 00:32:50,803
허면, 어느 결이든 끝은 날 테니

468
00:32:52,471 --> 00:32:55,599
[밝은 음악]

469
00:33:14,535 --> 00:33:15,536
[코를 훌쩍인다]

470
00:33:18,330 --> 00:33:19,373
(미호) 어휴

471
00:33:26,922 --> 00:33:28,006
[미호의 가벼운 한숨]

472
00:33:34,179 --> 00:33:35,764
[천천히 다가오는 발걸음]

473
00:33:37,266 --> 00:33:39,017
뭐야, 언제 왔어?

474
00:33:39,393 --> 00:33:40,561
온 줄도 몰랐네

475
00:33:41,437 --> 00:33:43,355
- (반) 괜찮아?
- 당연하지

476
00:33:44,022 --> 00:33:45,524
[약간 힘겨운 호흡]
(미호) 이 정도는 껌이지

477
00:33:46,483 --> 00:33:47,568
[미호의 옅은 호흡]

478
00:33:49,737 --> 00:33:52,156
[옅은 호흡과 한숨]

479
00:33:55,909 --> 00:33:56,952
[잔잔한 음악]

480
00:33:57,035 --> 00:33:58,162
껌이라며?

481
00:33:58,912 --> 00:34:00,247
약한 척하지 말고 일어나

482
00:34:00,831 --> 00:34:01,957
[덥썩, 미호가 손을 잡으며]
씨!

483
00:34:02,499 --> 00:34:04,918
(미호) 손 안 준다고
내가 못 잡을 사람인가, 어?

484
00:34:05,085 --> 00:34:07,129
날 아직도 몰라? 치!

485
00:34:07,713 --> 00:34:09,465
[옷 터는 소리]
[한숨 쉬며 코를 훌쩍인다]

486
00:34:11,091 --> 00:34:12,176
(미호) 뭐야?

487
00:34:12,468 --> 00:34:15,304
(미호) 아니, 왜 이렇게
정색을 하고 그래? 사람 민망하게

488
00:34:16,597 --> 00:34:18,348
아, 됐어, 씨!

489
00:34:18,724 --> 00:34:20,559
(미호) 치사해서 혼자 일어난다

490
00:34:21,643 --> 00:34:22,686
(미호) 아휴!

491
00:34:23,228 --> 00:34:24,354
(미호) 드럽게 춥네

492
00:34:24,980 --> 00:34:25,981
(미호) 아휴!

493
00:34:27,858 --> 00:34:28,942
[펄럭, 옷을 벗는다]

494
00:34:31,403 --> 00:34:32,738
[펄럭, 옷 덮어주는 소리]

495
00:34:34,406 --> 00:34:35,407
(미호) 뭐야?

496
00:34:36,825 --> 00:34:37,993
(미호) 아니

497
00:34:38,952 --> 00:34:41,747
(미호) 주려면 좀 이쁘게나 주든지
뭐, 쓰개치마야?

498
00:34:43,582 --> 00:34:44,750
[풀 위를 걷는 발걸음]

499
00:34:45,125 --> 00:34:49,463
(미호) 근데 원정은
몇십 년 동안 이걸 해 온 거야?

500
00:34:50,547 --> 00:34:51,548
어떻게?

501
00:34:52,591 --> 00:34:55,552
아니, 그보다 원정은 어떤 사람이었어?

502
00:34:59,640 --> 00:35:02,226
혹시나 알아?
내가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지

503
00:35:05,145 --> 00:35:06,563
다정한 사람이었어

504
00:35:07,064 --> 00:35:08,315
단호하기도 했고

505
00:35:09,900 --> 00:35:10,943
그거 말고는?

506
00:35:13,487 --> 00:35:14,530
기억 안 나

507
00:35:15,155 --> 00:35:16,949
[코웃음 치며]
왜? 늙어서?

508
00:35:17,741 --> 00:35:19,451
(반) 뭐?
[미호가 웃는다]

509
00:35:19,952 --> 00:35:21,245
아, 솔직히 얘기해 봐

510
00:35:21,745 --> 00:35:23,038
진짜 나이가 몇 살이야?

511
00:35:23,580 --> 00:35:25,541
생일은? 생일은 기억 안 나?

512
00:35:27,125 --> 00:35:28,335
몰라, 그것도 기억 안 나

513
00:35:28,794 --> 00:35:30,337
왜? 그것도 늙어서?

514
00:35:31,129 --> 00:35:32,714
[미호가 웃는다]
(반) 생일?

515
00:35:34,383 --> 00:35:37,386
그런 거 챙길 여력조차 없는
부모 밑에서 태어나 자랐고

516
00:35:38,095 --> 00:35:40,347
부모가 죽던 날부터 짐승으로 길러져서

517
00:35:41,139 --> 00:35:42,516
그런 거 기억이 안 나

518
00:35:51,275 --> 00:35:52,317
왜?

519
00:35:55,237 --> 00:35:56,238
그냥

520
00:35:58,031 --> 00:36:01,034
[숨을 내쉬며]
'내가 모르는 당신의 수많은 시간들이'

521
00:36:01,535 --> 00:36:03,704
'최악은 아니었으면 좋겠다'

522
00:36:04,913 --> 00:36:06,164
그런 생각이 들어서

523
00:36:11,295 --> 00:36:14,089
[슬픈 음악]
[천천히 움직이는 발걸음]

524
00:36:14,840 --> 00:36:16,049
(미호) 같이 가!

525
00:36:16,758 --> 00:36:17,885
[땔감 넣는 소리]

526
00:36:19,011 --> 00:36:20,053
[솥뚜껑 여는 묵직한 소리]

527
00:36:21,346 --> 00:36:23,891
[솥뚜껑을 내려놓는다]
[스읍, 입소리를 내며]
(요한) 아휴

528
00:36:25,851 --> 00:36:27,686
[탁탁, 손을 턴다]
[옅은 요한의 호흡]

529
00:36:27,769 --> 00:36:29,688
(미호) 요한아, 뭐 해?

530
00:36:29,771 --> 00:36:31,815
[익살스러운 음악]
[툭, 땔감을 떨군다]

531
00:36:32,107 --> 00:36:34,359
(요한) 누나, 그…
[요한이 콜록댄다]

532
00:36:35,193 --> 00:36:36,570
(요한) 반신욕도 괜찮죠?

533
00:36:38,071 --> 00:36:39,197
반신욕?

534
00:36:39,865 --> 00:36:41,491
[식기 내려놓는 소리]

535
00:36:42,034 --> 00:36:44,745
[스르륵, 문이 열린다]
[식기 내려놓는 소리]

536
00:36:44,828 --> 00:36:46,872
[스읍, 입소리를 내며]
(요한) 자, 왔어, 누나?

537
00:36:46,955 --> 00:36:47,956
[덜컥, 문이 닫으며]
(미호) 어

538
00:36:48,290 --> 00:36:50,375
[툭, 대접을 내려놓는다]
[미호가 한숨 쉬며 훌쩍인다]

539
00:36:51,376 --> 00:36:52,461
(미호) 맛있겠다

540
00:36:53,003 --> 00:36:54,129
할머니, 염지는요?

541
00:36:54,755 --> 00:36:56,632
(금백주) 며칠 친구 집에 보냈다

542
00:36:57,382 --> 00:36:58,592
할망

543
00:37:01,261 --> 00:37:03,096
(금백주) 네놈도 수련을 하든가!

544
00:37:04,222 --> 00:37:05,933
(요한) 저도 거의
뭐, 수련이었던 거 같은데

545
00:37:06,016 --> 00:37:08,393
(금백주) 내일은 더 고될 게야
[식기 집는 소리]

546
00:37:08,769 --> 00:37:11,772
(금백주) 밥들 먹고 딴생각 말고
일찍들 자

547
00:37:12,230 --> 00:37:14,274
[젓가락을 빨며]
- (미호) 네
- (금백주) 어여들 먹어

548
00:37:15,275 --> 00:37:17,736
[반이 낮은 소리로 중얼댄다]
[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얘기한다]

549
00:37:18,403 --> 00:37:20,906
[쓰읍, 금백주가 입소리를 낸다]
(금백주) 야, 야!

550
00:37:22,199 --> 00:37:24,201
[금백주의 짧은 호흡]
[익살스러운 음악]

551
00:37:24,493 --> 00:37:25,827
[식기 부딪히는 소리]

552
00:37:26,954 --> 00:37:28,705
[후루룩 소리를 낸다]
[젓가락 내려놓는 소리]

553
00:37:29,289 --> 00:37:30,540
[식기 달그락거리는 소리]

554
00:37:45,097 --> 00:37:48,016
[심오한 음악]

555
00:38:48,910 --> 00:38:49,911
[도시락 내려놓는 소리]

556
00:38:53,790 --> 00:38:57,377
[미호의 거친 숨소리]

557
00:38:59,129 --> 00:39:01,506
(금백주) 힘들면 하루 정도는
쉬어도 돼

558
00:39:03,216 --> 00:39:05,052
지금 저 걱정해 주시는 거예요?

559
00:39:05,635 --> 00:39:06,762
걱정이라니

560
00:39:08,013 --> 00:39:10,682
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니
그런 것이지

561
00:39:10,932 --> 00:39:14,978
[미호의 옅은 웃음]
언제는 숨 돌릴 틈도 없이
밀어붙이셨으면서

562
00:39:15,937 --> 00:39:17,647
[금백주가 헛기침을 한다]

563
00:39:18,315 --> 00:39:19,357
[훌쩍이는 미호]

564
00:39:19,983 --> 00:39:21,943
[깊은 숨을 내뱉는다]
[새 울음소리]

565
00:39:22,986 --> 00:39:24,154
[금백주가 힘주며 가벼운 기침을 한다]

566
00:39:25,697 --> 00:39:26,865
(금백주) 먹고 하거라

567
00:39:27,991 --> 00:39:30,368
(금백주) 허기지면
수련을 할 수가 없어

568
00:39:33,038 --> 00:39:36,333
[발걸음 소리]
[새 울음소리]

569
00:39:49,054 --> 00:39:50,889
(반) 이러다 할망이 먼저 쓰러지겠어

570
00:39:52,682 --> 00:39:55,477
(금백주) 그 아이가 겪는
고통에 비하면

571
00:39:56,394 --> 00:39:58,063
(금백주) 난 아무것도 아니다

572
00:39:58,396 --> 00:39:59,481
(염지) 할망!

573
00:40:00,190 --> 00:40:02,526
[다급한 발걸음]

574
00:40:04,236 --> 00:40:05,237
(금백주) 아이고

575
00:40:05,320 --> 00:40:08,240
아니, 며칠 더 있는다더니
왜 이렇게 일찍 왔어?

576
00:40:08,323 --> 00:40:10,117
할망 얼굴 상한 것 좀 봐!

577
00:40:10,367 --> 00:40:11,827
[씩씩대며]
내가 이런데 어떻게 안 와?

578
00:40:12,035 --> 00:40:14,830
쌤은 뭣 한다고 할망 집에서
합숙까지 하는 건데?

579
00:40:15,038 --> 00:40:16,998
(염지) 내가 할망 주려고
도시락 싸 가는 중이었어

580
00:40:17,082 --> 00:40:18,083
(금백주) 아이고, 그려

581
00:40:18,166 --> 00:40:19,876
맨날 다른 사람들 챙길 줄만 알지

582
00:40:20,377 --> 00:40:21,419
빨리 밥 먹으러 가자

583
00:40:21,920 --> 00:40:24,172
(요한) 잘 키우셨네
뭐, 얻다 놔도 안 굶어 죽겠어

584
00:40:25,090 --> 00:40:28,093
내놓기가 겁나지, 응, 가자

585
00:40:28,552 --> 00:40:29,553
(요한) 여기

586
00:40:30,053 --> 00:40:32,389
(금백주) 아이고, 많이도 차렸네

587
00:40:32,472 --> 00:40:33,807
[요한이 숨을 내쉰다]
(요한) 맛있겠다

588
00:40:33,974 --> 00:40:35,559
[식기 부딪히는 소리]
자, 먹을까요, 이제?

589
00:40:37,060 --> 00:40:40,438
[기괴한 효과음]
[음식에 감탄하는 소리]

590
00:40:45,485 --> 00:40:46,987
[덥썩, 나무 짚는 소리]

591
00:40:54,119 --> 00:40:55,203
(금백주) 아니

592
00:41:00,041 --> 00:41:01,918
[날카로운 효과음]

593
00:41:03,670 --> 00:41:04,921
[식기 내려놓는 소리]

594
00:41:06,506 --> 00:41:08,466
(금백주) 이 기운은…

595
00:41:08,925 --> 00:41:09,926
(염지) 왜, 왜?

596
00:41:10,886 --> 00:41:11,970
(염지) 왜?

597
00:41:12,387 --> 00:41:14,514
[사악한 효과음]

598
00:41:20,020 --> 00:41:23,398
[거친 미호의 호흡]
[긴장감 도는 음악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