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027 --> 00:00:07,987 ‎"NETFLIX 오리지널 ‎다큐멘터리 시리즈" 2 00:00:12,533 --> 00:00:16,787 ‎제가 지금 아는 것들을 ‎젊었을 때도 알았더라면 3 00:00:18,289 --> 00:00:19,999 ‎똑같은 실수는 안 했겠죠 4 00:00:20,082 --> 00:00:23,210 ‎하지만 여러분, 안타깝게도 ‎실수는 계속됩니다 5 00:00:23,294 --> 00:00:26,088 ‎특정 나이에서만 ‎실수하는 게 아니에요 6 00:00:26,172 --> 00:00:30,051 ‎실수는 계속 하는데 ‎변명거리는 점점 줄어들죠 7 00:00:30,134 --> 00:00:33,387 ‎나이 먹어서는 ‎새로운 실수를 하는 경우가 8 00:00:33,471 --> 00:00:34,597 ‎드물거든요 9 00:00:34,680 --> 00:00:37,558 ‎똑같은 실수를 또 하는 ‎어처구니없는 짓을 하죠 10 00:00:38,059 --> 00:00:40,895 ‎알았으면… ‎처음 할 때는 당연히 몰랐죠 11 00:00:40,978 --> 00:00:42,897 ‎그래서 관대하게 넘어가요 12 00:00:42,980 --> 00:00:46,942 ‎그러다 똑같은 실수를 ‎16번쯤 반복하면 깨닫게 돼요 13 00:00:47,026 --> 00:00:51,739 ‎반복된다는 게 문제거든요 ‎같은 실수를 몇 번이고 반복하면 14 00:00:51,822 --> 00:00:55,451 ‎그게 뭐든 간에 ‎소질이 없다는 증거일 뿐입니다 15 00:01:02,249 --> 00:01:03,084 ‎네 16 00:01:03,167 --> 00:01:06,462 ‎환경 문제로 종말이 올 가능성에 ‎불안감을 느끼시나요? 17 00:01:07,046 --> 00:01:09,757 ‎아뇨, 살 만큼 살았거든요 ‎만약 종말이 온다면… 18 00:01:10,341 --> 00:01:11,675 ‎전 아마… 19 00:01:12,551 --> 00:01:15,429 ‎지금 있는 돈으로는 ‎4년 정도 살 수 있어요 20 00:01:18,265 --> 00:01:21,852 ‎실제로 종말이 다가온다면 ‎1년에 끝낼 수 있죠 21 00:01:52,007 --> 00:01:54,009 ‎공개 강연에 ‎사람이 이렇게 많이 와요? 22 00:01:54,510 --> 00:01:55,678 ‎- 아뇨 ‎- 아뇨 23 00:01:58,848 --> 00:02:00,141 ‎이젠 파티가 됐네요 24 00:02:00,224 --> 00:02:02,893 ‎벌써 9년, 10년이 지났다니 ‎말도 안 되네요 25 00:02:02,977 --> 00:02:04,478 ‎돌아서니 10년이 갔어요 26 00:02:04,562 --> 00:02:06,522 ‎그렇게 천천히 돌지는 않으셨죠 27 00:02:06,605 --> 00:02:09,065 ‎그건 아니지만 ‎매번 훅 다가온 느낌이에요 28 00:02:09,149 --> 00:02:10,651 ‎찍고 있어요? 하는 거예요? 29 00:02:10,734 --> 00:02:13,487 ‎- 네 ‎- 네, 일단 다 찍어요 30 00:02:13,571 --> 00:02:17,199 ‎- 몰랐네요, 언제부터요? ‎- 저거 깨졌을 때요 31 00:02:17,283 --> 00:02:21,328 ‎저쪽 사람들 말하는 거나 ‎여기 앉는 것까지 전부 찍었어요 32 00:02:22,496 --> 00:02:24,206 ‎당사자한테 말은 해줘야죠 33 00:02:27,418 --> 00:02:28,919 ‎"나이를 먹으면" 34 00:02:29,003 --> 00:02:32,006 ‎- 은밀한 취미가 있나요? ‎- 아뇨, 그런 거 없어요 35 00:02:32,089 --> 00:02:34,300 ‎죄책감 없이 ‎당당하게 즐기거든요 36 00:02:34,383 --> 00:02:37,803 ‎왜 죄책감이랑 연결 짓는지 ‎이해가 안 돼요 37 00:02:37,887 --> 00:02:40,556 ‎물론 그 취미가 ‎살인이라면 얘기가 다르죠 38 00:02:40,639 --> 00:02:45,895 ‎하지만 저는 절대… ‎제 취미는 모두 양성이에요 39 00:02:45,978 --> 00:02:51,817 ‎사람 죽이는 악성이 아니에요 ‎희롱당하는 사람도 없고요 40 00:02:51,901 --> 00:02:55,404 ‎즐거움을 얻는 행동에 ‎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41 00:02:56,155 --> 00:03:00,159 ‎요즘 세상엔 사람 죽이고도 ‎죄책감 없는 이들도 많고 42 00:03:00,242 --> 00:03:05,164 ‎국경에서 어린이들을 ‎철창 안에 가두고도 아무렇지 않죠 43 00:03:05,247 --> 00:03:09,376 ‎그런 사람들도 멀쩡한데 ‎제가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죠? 44 00:03:09,460 --> 00:03:13,255 ‎스파게티 두 그릇 먹어서? ‎미스터리 소설 읽어서? 45 00:03:13,339 --> 00:03:17,718 ‎즐거움을 느끼는 대상이 ‎고상한 예술이 아닌 경우에 46 00:03:17,801 --> 00:03:20,763 ‎대체로 그렇게 말하더군요 47 00:03:20,846 --> 00:03:25,893 ‎그래서 만약… ‎자기 개발서를 읽는 게 즐겁다면 48 00:03:25,976 --> 00:03:29,480 ‎그걸 은밀한 취미라고 하는데 ‎전 죄책감 없이 당당합니다 49 00:03:29,563 --> 00:03:34,944 ‎특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‎즐거움이 뭔지 생각해 보면 50 00:03:35,027 --> 00:03:37,988 ‎그게 뭐든 상관없이 ‎즐겁다면 그냥 하면 돼요 51 00:03:38,948 --> 00:03:40,157 ‎그냥 즐기면 됩니다 52 00:03:40,241 --> 00:03:43,619 ‎저는… 그렇게 생각해요 53 00:03:43,702 --> 00:03:47,373 ‎저는 늘 재미를 추구했어요 ‎본인이 추구하는 재미가 54 00:03:47,456 --> 00:03:50,876 ‎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‎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55 00:03:51,543 --> 00:03:55,714 ‎만약 제가 ‎'그런 걸 왜 해?'라고 물었을 때 56 00:03:55,798 --> 00:03:58,801 ‎'재밌어서'라고 대답한다면 ‎좋은 답변이죠 57 00:03:59,301 --> 00:04:03,973 ‎'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‎몰라서 그래', 이런 답은 별로예요 58 00:04:04,056 --> 00:04:07,601 ‎그렇지만 재밌어서라고 하면 ‎좋은 답변입니다 59 00:04:14,191 --> 00:04:17,735 ‎전 파티를 좋아해요 ‎이런 말 하는 사람 없죠? 60 00:04:17,819 --> 00:04:21,115 ‎다들 싫어하잖아요 ‎그 자리에 있을 땐 더욱요 61 00:04:22,658 --> 00:04:27,037 ‎이런 자리는 질색이지만 ‎친구들 만나려면 와야지 62 00:04:27,121 --> 00:04:30,374 ‎가끔 저를 눈앞에 두고 ‎이런 말을 하기도 해요 63 00:04:30,457 --> 00:04:33,210 ‎'프랜은 파티를 좋아해' ‎그게 그렇게 이상해요? 64 00:04:33,294 --> 00:04:35,170 ‎'프랜 알지? ‎파티를 좋아한대' 65 00:04:35,254 --> 00:04:38,048 ‎제가 파티를 좋아하는 건 ‎재밌기 때문이에요 66 00:04:38,132 --> 00:04:40,884 ‎어렸을 적엔 영화도 그랬죠 ‎영화 재밌잖아요 67 00:04:40,968 --> 00:04:42,720 ‎사탕도 좋고, 파티도 좋아요 68 00:04:43,220 --> 00:04:45,764 ‎대체… 파티가 어디가 어때서요? 69 00:04:53,355 --> 00:04:58,110 ‎"'레오파드' ‎L 비스콘티 감독" 70 00:05:01,155 --> 00:05:06,827 ‎복원 덜 된 버전의 '레오파드'를 ‎지그펠드에서 마지막으로 봤어요 71 00:05:06,910 --> 00:05:12,124 ‎그걸 보러 갔을 때 ‎그 자리에 영화감독 아닌 사람은 72 00:05:12,207 --> 00:05:15,210 ‎거의 없었거나 ‎아마 저뿐이었을 거예요 73 00:05:15,711 --> 00:05:19,048 ‎리처드 프라이어를 봤을 때랑 ‎분위기가 똑같더라고요 74 00:05:19,131 --> 00:05:22,843 ‎타운 홀에서 공연을 봤는데 ‎관객이 전부 코미디언이었죠 75 00:05:22,926 --> 00:05:25,929 ‎'레오파드'를 보러 갔을 때 ‎모든 관객이 영화감독이었어요 76 00:05:26,430 --> 00:05:27,598 ‎영화 좋아하세요? 77 00:05:28,098 --> 00:05:29,433 ‎영화요? 좋아하죠 78 00:05:29,516 --> 00:05:33,145 ‎영화관에서 보세요? ‎아니면 댁에서 DVD로 보시나요? 79 00:05:33,228 --> 00:05:36,690 ‎최근에도 말한 적 있는데 ‎영화관은 잘 안 가요 80 00:05:36,774 --> 00:05:38,984 ‎사람들 견디기가 힘들어서요 81 00:05:40,944 --> 00:05:43,238 ‎- 떠들어서요? ‎- 네, 그렇죠 82 00:05:43,322 --> 00:05:48,869 ‎전화 통화도 하고, 떠들고 ‎코스로 식사까지 할 기세예요 83 00:05:48,952 --> 00:05:51,497 ‎누가 DVD 플레이어를 줘서 ‎집에 하나 있어요 84 00:05:51,580 --> 00:05:53,957 ‎- TV에 연결하셨어요? ‎- 아뇨 85 00:05:54,041 --> 00:05:56,251 ‎-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주셨죠 ‎- 그렇군요 86 00:05:56,335 --> 00:05:59,797 ‎소파에 편히 앉아서 보는 ‎휴대용 같은 건데 87 00:05:59,880 --> 00:06:01,590 ‎꽤 복잡해요 88 00:06:05,427 --> 00:06:06,637 ‎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죠? 89 00:06:07,137 --> 00:06:08,263 ‎저희요? 90 00:06:08,347 --> 00:06:10,182 ‎- 말씀하실래요? ‎- 어떻게 만났죠? 91 00:06:10,265 --> 00:06:11,100 ‎- 몰라요 ‎- 네 92 00:06:13,185 --> 00:06:18,190 ‎감독님을 어떻게 만났는지 ‎종종 물으시는데, 저도 몰라요 93 00:06:18,816 --> 00:06:21,026 ‎그냥 파티에서 만났으려니 하죠 94 00:06:21,110 --> 00:06:24,196 ‎어째서냐고요? ‎전 파티에 자주 가거든요 95 00:06:24,279 --> 00:06:26,240 ‎존 워터스의 ‎50세 생일 파티였나? 96 00:06:26,323 --> 00:06:27,449 ‎그땐 이미 알았죠 97 00:06:27,533 --> 00:06:28,867 ‎- 전부터 알았죠? ‎- 네 98 00:06:28,951 --> 00:06:33,080 ‎친해지기 한참 전부터 ‎알고 있었던 건 확실해요 99 00:06:33,163 --> 00:06:36,250 ‎물론 감독님보다 ‎제가 파티를 자주 다니긴 하죠 100 00:06:36,333 --> 00:06:41,088 ‎그래서 감독님이 만든 영화보다 ‎제가 쓴 책이 훨씬 적은 거고요 101 00:06:42,965 --> 00:06:47,970 ‎아무튼… 파티에 가서 ‎감독님을 만나면 102 00:06:48,053 --> 00:06:50,597 ‎거기 있는 내내 ‎둘이서 얘기하다 와요 103 00:06:51,849 --> 00:06:55,227 ‎어젯밤에 커피를 많이 마셔서 ‎결국 밤을 새웠어요 104 00:06:55,310 --> 00:06:57,855 ‎전에 여쭤봤던 영화를 하더라고요 105 00:06:57,938 --> 00:07:01,608 ‎케리 그랜트 영화요 ‎'페니 아케이드'였나, 그거요 106 00:07:01,692 --> 00:07:02,734 ‎'페니 세러네이드'요 107 00:07:02,818 --> 00:07:05,863 ‎- 네, 그거 보셨어요? ‎- 못 봤어요 108 00:07:05,946 --> 00:07:10,617 ‎케리 그랜트 이미지를 ‎제일 많이 벗겨낸 영화였어요 109 00:07:11,535 --> 00:07:13,036 ‎하지만 당시에는 110 00:07:13,120 --> 00:07:16,832 ‎스타 이미지에서 벗어난 역을 ‎많이 시도했어요 111 00:07:16,915 --> 00:07:21,378 ‎'논 벗 더 론리 하트'로 ‎오스카 후보도 딱 한 번 올랐고요 112 00:07:21,462 --> 00:07:24,256 ‎어쨌든 그건 ‎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시도였죠 113 00:07:24,339 --> 00:07:25,382 ‎조지 스티븐스 114 00:07:25,466 --> 00:07:29,178 ‎한 번 본 적 있어요 ‎매디슨가에서요 115 00:07:29,803 --> 00:07:32,431 ‎80년대였을 거예요 ‎당시에도 나이가 꽤 많았죠 116 00:07:32,514 --> 00:07:36,810 ‎길을 가고 있는데 ‎사람들이 멈춰 서더라고요 117 00:07:36,894 --> 00:07:41,231 ‎케리 그랜트가 ‎매디슨가를 걷고 있었어요 118 00:07:41,315 --> 00:07:45,152 ‎빛나는 백발에 어울리는 ‎흰색 슈트를 입었는데 119 00:07:45,235 --> 00:07:46,820 ‎빛이 나더라고요 120 00:07:47,529 --> 00:07:49,907 ‎그렇게… ‎그게 나쁜가요? 121 00:07:50,991 --> 00:07:51,825 ‎그게… 122 00:07:52,409 --> 00:07:53,243 ‎알았어요 123 00:07:55,621 --> 00:07:56,705 ‎갑니다 124 00:07:56,788 --> 00:07:59,625 ‎제가 어렸을 땐 ‎에어컨이 흔하지 않았어요 125 00:07:59,708 --> 00:08:01,877 ‎하지만 영화관엔 다 있었죠 126 00:08:01,960 --> 00:08:06,006 ‎사실 영화관에는 ‎이런 간판까지 있었어요 127 00:08:06,089 --> 00:08:09,301 ‎얼음 조각처럼 생긴 글자로 128 00:08:09,384 --> 00:08:14,264 ‎'에어컨 가동' 또는 ‎'시원한 실내'라고 쓰여 있었죠 129 00:08:14,348 --> 00:08:18,852 ‎가끔은 너무 더워서 ‎영화관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130 00:08:18,936 --> 00:08:21,021 ‎그게 영화관에 가는 이유였죠 131 00:08:21,104 --> 00:08:26,360 ‎하지만 저는 ‎영화관에 가는 자체가 좋았어요 132 00:08:26,443 --> 00:08:29,780 ‎그런 사람들을 절대로 ‎나쁘게 보지도 않았고요 133 00:08:29,863 --> 00:08:32,449 ‎안 그랬어요 ‎영화가 좋았을 뿐이죠 134 00:08:32,950 --> 00:08:34,284 ‎그것만으로도 좋았어요 135 00:08:34,368 --> 00:08:36,578 ‎TV에 몇 번이나 방영돼도 136 00:08:36,661 --> 00:08:38,829 ‎계속 보시는 영화가 있나요? 137 00:08:38,914 --> 00:08:41,583 ‎네, 그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는 ‎무척 많죠 138 00:08:42,626 --> 00:08:46,964 ‎어렸을 때 '밀리언 달러 무비'라는 ‎TV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139 00:08:47,047 --> 00:08:50,425 ‎같은 영화를 ‎매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죠 140 00:08:50,509 --> 00:08:52,678 ‎일주일 동안 ‎한 영화만 매일 보여줬어요 141 00:08:52,761 --> 00:08:56,473 ‎거기서 '녹색 머리의 소년'이란 ‎영화를 봤어요 142 00:08:56,557 --> 00:08:57,516 ‎월요일이었죠 143 00:08:58,141 --> 00:09:03,146 ‎7시 30분이면 영화가 반쯤 남는데 ‎이만 자러 갈 시간이었어요 144 00:09:03,647 --> 00:09:06,692 ‎'이 영화만…' ‎'안 돼, 잘 시간이야' 145 00:09:06,775 --> 00:09:08,277 ‎일주일 내내 5일 동안 146 00:09:08,360 --> 00:09:10,988 ‎'녹색 머리의 소년'의 ‎앞부분만 봤어요 147 00:09:11,613 --> 00:09:15,951 ‎십여 년쯤 전에 어머니께 ‎그것 좀 보면 큰일 나냐고 따졌죠 148 00:09:16,034 --> 00:09:20,414 ‎그 영화를 끝까지 본 건 ‎마흔이 훌쩍 넘어서였거든요 149 00:09:22,124 --> 00:09:27,796 ‎제 취침 시간은 7시 30분이었어요 ‎10살에게는 이른 시간이죠 150 00:09:27,879 --> 00:09:30,757 ‎그래서 어머니께 대체 ‎왜 그리 일찍 재웠는지 물었어요 151 00:09:30,841 --> 00:09:32,968 ‎그게 제 불면증의 ‎이유라고 믿거든요 152 00:09:33,051 --> 00:09:36,179 ‎피곤할 때 잔 게 아니잖아요 ‎7시 반엔 안 피곤해요 153 00:09:36,263 --> 00:09:38,056 ‎'왜 그리 일찍 재웠어요?' 154 00:09:38,140 --> 00:09:40,726 ‎어머니 답변은 이랬어요 ‎'솔직히 말하면' 155 00:09:40,809 --> 00:09:43,312 ‎'7시 반쯤 되면 ‎네 말 들어주기가 피곤했어' 156 00:09:47,733 --> 00:09:48,817 ‎할아버지! 157 00:09:49,318 --> 00:09:50,152 ‎왜 그러니? 158 00:09:51,445 --> 00:09:52,696 ‎머리가 녹색이 됐어요 159 00:09:54,406 --> 00:09:58,201 ‎올해 언젠가 ‎우리 집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160 00:09:58,285 --> 00:10:00,162 ‎녹색 머리를 한 소년을 봤어요 161 00:10:00,662 --> 00:10:02,998 ‎청소년도 아닌 어린아이였죠 162 00:10:03,081 --> 00:10:07,419 ‎걔 엄마는 '녹색 머리의 소년'을 ‎애한테 보여준 것도 모자라 163 00:10:07,502 --> 00:10:09,212 ‎그 머리를 그냥 뒀나 봐요 164 00:10:09,296 --> 00:10:10,881 ‎한 7살 정도였거든요 165 00:10:10,964 --> 00:10:14,760 ‎걔한테 머리 예쁘다고 하니 ‎고맙다고 인사했어요 166 00:10:14,843 --> 00:10:18,138 ‎'녹색 머리의 소년'이란 ‎영화가 있는데 봤는지 물어봤죠 167 00:10:18,221 --> 00:10:20,349 ‎절 보더니 이랬어요 ‎'그런 게 어딨어요' 168 00:10:21,850 --> 00:10:24,936 ‎그래서 진짜라고 하니 ‎자꾸 아니래요 169 00:10:25,437 --> 00:10:26,855 ‎며칠 후 다시 마주쳐서 170 00:10:26,938 --> 00:10:29,733 ‎'녹색 머리의 소년'이란 영화가 ‎진짜 있다고 하니 171 00:10:29,816 --> 00:10:31,318 ‎제 말을 못 믿겠대요 172 00:10:31,943 --> 00:10:37,824 ‎'너도 최신 기계 있을 거 아냐 ‎그걸로 찾아봐'라고 했죠 173 00:10:37,908 --> 00:10:39,201 ‎그 후로 못 봤어요 174 00:10:39,701 --> 00:10:42,329 ‎실제로 이런 광경을 목격했어요 175 00:10:42,412 --> 00:10:46,541 ‎한 남자아이를 봤는데 ‎4살 정도 되어 보였어요 176 00:10:46,625 --> 00:10:49,002 ‎제가 생각하기로는 ‎유모차 필요 없는 나이요 177 00:10:49,086 --> 00:10:53,090 ‎아이 손에는 휴대용 기기가 ‎들려 있었고 178 00:10:53,173 --> 00:10:54,966 ‎엄마가 유모차를 밀었어요 179 00:10:55,050 --> 00:10:58,011 ‎보모 말고 진짜 엄마가 ‎유모차를 밀고 있었죠 180 00:10:58,095 --> 00:11:03,684 ‎아마 아이가 길을 찾고 있었는지 ‎갑자기 '23번가야!' 하더라고요 181 00:11:05,018 --> 00:11:07,020 ‎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182 00:11:07,104 --> 00:11:10,899 ‎'길을 찾을 정도의 나이라면 ‎유모차는 졸업해야죠' 183 00:11:11,817 --> 00:11:14,903 ‎아이들이 이러고 다니는 데 ‎반감은 없어요 184 00:11:14,986 --> 00:11:19,074 ‎평생을 그렇게 살았으니 ‎그럴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185 00:11:19,157 --> 00:11:20,867 ‎그것 때문에 달라지지도 않겠죠 186 00:11:20,951 --> 00:11:23,912 ‎아직은 달라질 만한 시기가 ‎아니니까요 187 00:11:23,995 --> 00:11:27,332 ‎제가 어렸을 때 저희 아버지는 ‎'나 때는 TV 없었다'라셨어요 188 00:11:27,416 --> 00:11:30,877 ‎제겐 전혀 흥미 없는 얘기였죠 ‎'아버지는 그랬겠죠' 189 00:11:30,961 --> 00:11:35,424 ‎'우리는 있어요' ‎이렇게 간단한 일이에요 190 00:11:35,507 --> 00:11:37,426 ‎어린 친구들과 잘 지내시나요? 191 00:11:38,677 --> 00:11:39,886 ‎상황에 따라서요 192 00:11:39,970 --> 00:11:44,224 ‎꼬마들은 무척 좋아해요 ‎그 질문은 아니었겠지만요 193 00:11:44,307 --> 00:11:47,519 ‎사람들이 항상 놀라죠 ‎아이들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194 00:11:47,602 --> 00:11:50,689 ‎가장 성가시지 않은 무리여서 ‎아이들이 좋아요 195 00:11:50,772 --> 00:11:54,693 ‎다들 아이들이 성가시다고 하죠 ‎귀찮게 하고 시끄럽다고요 196 00:11:54,776 --> 00:12:00,031 ‎하지만 꼬마들이야말로 ‎이미 지겹게 들은 똑같은 얘기를 197 00:12:00,115 --> 00:12:02,743 ‎하지 않을 확률이 ‎가장 높은 사람들이에요 198 00:12:03,452 --> 00:12:08,248 ‎아직은 뻔한 생각으로 ‎꽉 차지 않았다고요 199 00:12:08,331 --> 00:12:11,251 ‎그래서 어른보다 독창적이죠 200 00:12:11,334 --> 00:12:13,754 ‎물론 그런 면이 ‎빨리 사라지긴 하지만요 201 00:12:14,504 --> 00:12:18,175 ‎뭐가 뭔지 잘 모르니 ‎아예 직접 지어내거나 202 00:12:18,258 --> 00:12:20,093 ‎질문을 해요 203 00:12:20,177 --> 00:12:24,973 ‎즉, 내가 모르는 걸 안다고 ‎날 설득하려 하지 않는단 거죠 204 00:12:26,016 --> 00:12:29,019 ‎그래서 아이들이 아주 흥미로워요 205 00:12:29,102 --> 00:12:31,563 ‎20대라는 의미의 ‎어린 친구들을 물은 거라면 206 00:12:31,646 --> 00:12:34,274 ‎그들에 관해선 ‎별로 생각을 안 해요 207 00:12:34,357 --> 00:12:36,985 ‎제가 그 나이였을 때도 ‎별다른 의견 없었고요 208 00:12:37,068 --> 00:12:39,905 ‎한번은 식당 밖에 있는데 ‎한 젊은이가 다가와 이랬어요 209 00:12:39,988 --> 00:12:43,116 ‎'밀레니얼 세대의 생각을 ‎알고 싶으시면' 210 00:12:43,200 --> 00:12:45,160 ‎'제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' 211 00:12:45,243 --> 00:12:47,871 ‎그래서 왜 그렇게 ‎생각하는지 물으니 212 00:12:47,954 --> 00:12:50,123 ‎'다들 그러잖아요'라더군요 213 00:12:50,207 --> 00:12:53,293 ‎'그 사람들은 물건을 팔려는 거고 ‎나는 아니에요' 214 00:12:53,376 --> 00:12:54,377 ‎그들을 상대로 215 00:12:54,461 --> 00:12:58,590 ‎옷이든 뭐든 파는 회사 사장이면 ‎당연히 그들 생각이 궁금하겠죠 216 00:12:58,673 --> 00:13:04,262 ‎근데 대체 왜 자기가 나서서 ‎밀레니얼의 생각을 알려준단 거죠? 217 00:13:04,346 --> 00:13:06,223 ‎20대의 대리인이라도 되나? 218 00:13:06,306 --> 00:13:10,560 ‎늙어서 좋은 점은 별로 없지만 ‎하나 있긴 있어요 219 00:13:10,644 --> 00:13:14,773 ‎2050년이면 ‎물이 고갈된다는 기사를 보고 220 00:13:14,856 --> 00:13:16,566 ‎처음엔 '세상에!' 하다가 221 00:13:16,650 --> 00:13:18,902 ‎'2050년? 난 어차피 죽잖아'가 ‎되거든요 222 00:13:20,779 --> 00:13:22,697 ‎남들이 알아서 걱정하겠죠 223 00:13:24,950 --> 00:13:26,785 ‎감독님도 겪으시는지 모르지만 224 00:13:26,868 --> 00:13:29,037 ‎아직 어린 자녀가 있으시잖아요 225 00:13:29,120 --> 00:13:31,581 ‎꼬마는 아니지만 아직 10대요 226 00:13:31,665 --> 00:13:36,044 ‎따님처럼 10대 청소년들이나 ‎그보다 좀 더 나이 많은 이들이 227 00:13:36,127 --> 00:13:40,674 ‎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‎제게 묻는 경우가 무척 잦아요 228 00:13:41,299 --> 00:13:45,011 ‎그럼 전 이렇게 답하죠 ‎'뭘 하든 일단 관심 없고요' 229 00:13:46,513 --> 00:13:49,391 ‎부모의 관심을 받는 데 ‎너무 익숙한 나머지 230 00:13:49,474 --> 00:13:52,644 ‎그 나이의 사람만 보면 ‎도움을 구하려고 해요 231 00:13:53,687 --> 00:13:55,814 ‎하지만 저한텐 안 먹혀요 ‎왜냐하면… 232 00:13:58,108 --> 00:14:01,486 ‎그리고 또 어떤 예술가가 될지 ‎물어보는 사람도 많아요 233 00:14:01,570 --> 00:14:05,866 ‎'글을 써야 할까요? ‎아니면 영화를 만들까요?' 234 00:14:05,949 --> 00:14:08,827 ‎전 늘 이렇게 생각해요 ‎'내가 그 나이면 물을 찾겠어요' 235 00:14:10,120 --> 00:14:13,456 ‎'물 찾는 사람을 ‎뭐라고 부르는진 모르지만' 236 00:14:13,540 --> 00:14:15,125 ‎'아무튼…' 237 00:14:15,208 --> 00:14:18,628 ‎'이유는 몰라도 물이 고갈된대요 ‎다 마셔버렸나 봐요' 238 00:14:18,712 --> 00:14:21,464 ‎'당신이 마실 물이 없대요' 239 00:14:32,017 --> 00:14:34,060 ‎우린 9시에 만났죠 240 00:14:34,644 --> 00:14:36,646 ‎8시에 만났어요 241 00:14:36,730 --> 00:14:38,440 ‎난 제시간에 갔어요 242 00:14:39,065 --> 00:14:41,026 ‎아뇨, 늦었어요 243 00:14:41,735 --> 00:14:46,698 ‎네, 똑똑히 기억해요 244 00:14:48,742 --> 00:14:51,328 ‎- 우린 9시에 만났죠 ‎- 8시에 만났어요 245 00:14:51,411 --> 00:14:54,164 ‎- 난 제시간에 갔어요 ‎- 아뇨, 늦었어요 246 00:14:54,247 --> 00:14:58,418 ‎네, 똑똑히 기억해요 247 00:14:59,961 --> 00:15:01,838 ‎화면으로 보는 ‎제록스의 입력 방식은 248 00:15:01,922 --> 00:15:05,175 ‎종이에 인쇄하기 전 ‎화면에서 바로 249 00:15:05,258 --> 00:15:07,135 ‎정보 작성과 수정이 가능하며 250 00:15:07,218 --> 00:15:10,513 ‎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‎여러분이 못 하셔도요 251 00:15:10,597 --> 00:15:15,602 ‎네, 똑똑히 기억해요 252 00:15:16,519 --> 00:15:17,520 ‎문자를 비롯해 253 00:15:17,604 --> 00:15:20,732 ‎SNS나 이메일, 전화 통화 등에 ‎익숙한 편이세요? 254 00:15:20,815 --> 00:15:23,735 ‎문자와 전화 중 ‎어떤 걸 선호하세요? 255 00:15:23,818 --> 00:15:25,111 ‎그거 다 안 해요 256 00:15:25,195 --> 00:15:27,030 ‎- 다요? ‎- 네, 컴퓨터도 없어요 257 00:15:27,113 --> 00:15:31,326 ‎휴대전화나 ‎아이패드 같은 것도 없고요 258 00:15:31,409 --> 00:15:33,244 ‎- 휴대전화도요? ‎- 일반 전화는 있죠 259 00:15:33,828 --> 00:15:36,289 ‎집 주소랑요, 그거면 충분해요 260 00:15:36,998 --> 00:15:40,043 ‎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… 261 00:15:40,126 --> 00:15:42,379 ‎처음 대중적으로 보급됐을 때요 262 00:15:43,922 --> 00:15:45,882 ‎워드 프로세서란 게 있었어요 263 00:15:45,966 --> 00:15:48,802 ‎친구 한 명이 그걸 샀다고 ‎저보고 보러 오래요 264 00:15:48,885 --> 00:15:51,096 ‎친구 집에 갔더니 ‎그걸 보여주는데 265 00:15:51,179 --> 00:15:53,640 ‎제가 보기엔, 그리고 ‎당시에는 실제로도 266 00:15:53,723 --> 00:15:56,267 ‎그냥 무척 빠른 타자기였어요 267 00:15:56,351 --> 00:16:00,313 ‎저는 타자기가 없었어요 ‎옛날 기계조차 없었다고요 268 00:16:00,397 --> 00:16:01,731 ‎그냥 볼펜으로 썼죠 269 00:16:02,232 --> 00:16:04,651 ‎별로 필요 없겠더라고요 ‎빠른 타자기잖아요 270 00:16:04,734 --> 00:16:07,320 ‎옛날 타자기도 관심 없었고 ‎타자도 칠 줄 몰라요 271 00:16:07,404 --> 00:16:09,364 ‎그래서 됐다고 했죠 272 00:16:09,447 --> 00:16:11,074 ‎당시엔 몰랐으니까요 273 00:16:11,157 --> 00:16:14,327 ‎온 세상이 거기 빠질 줄은 ‎몰랐다고요 274 00:16:15,036 --> 00:16:18,331 ‎하지만 조금씩 변한 거라 ‎눈치는 못 챘어요 275 00:16:18,415 --> 00:16:21,584 ‎지금은 다 컴퓨터로만 하니 ‎이런 말도 들어요 276 00:16:21,668 --> 00:16:24,796 ‎'이거 아직도 모르세요?' ‎이러거든요 277 00:16:24,879 --> 00:16:28,383 ‎모르지 않아요 ‎모두가 끊임없이 얘기하거든요 278 00:16:28,466 --> 00:16:31,094 ‎그래서 알죠 ‎알고 싶은 만큼은 알아요 279 00:16:31,177 --> 00:16:36,307 ‎어쩌면 그보다 더 알죠 ‎제겐 카다시안 같은 존재예요 280 00:16:36,391 --> 00:16:40,437 ‎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‎그들이 누군지는 아니까요 281 00:16:40,520 --> 00:16:42,230 ‎인터넷도 마찬가지예요 282 00:16:42,313 --> 00:16:46,484 ‎잘은 모르지만 인터넷도 ‎카다시안이랑 관련 있죠? 283 00:16:50,989 --> 00:16:53,324 ‎인터넷에 관해 제가 아는 모든 건 284 00:16:53,408 --> 00:16:55,952 ‎사람들이 제게 ‎말하거나 보여줘서 알게 됐어요 285 00:16:56,036 --> 00:16:57,787 ‎다들 이런 식이거든요 286 00:16:57,871 --> 00:17:01,166 ‎'불쌍한 프랜, 이게 뭔지 모르다니 ‎내가 알려줄게' 287 00:17:01,249 --> 00:17:03,793 ‎이런 사람들 절반은 ‎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인데 288 00:17:03,877 --> 00:17:06,421 ‎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‎퍽도 반갑겠죠? 289 00:17:06,504 --> 00:17:09,715 ‎근데 지난주에만 둘이나 그랬어요 ‎둘 다 저보다 어렸죠 290 00:17:09,799 --> 00:17:12,802 ‎한 명은 많이는 아니었고 ‎다른 하나는 많이 어렸어요 291 00:17:12,886 --> 00:17:15,388 ‎한 명은 인스타그램을 설명하고 292 00:17:16,306 --> 00:17:18,558 ‎또 한 명은 ‎트위터를 설명해 줬어요 293 00:17:18,640 --> 00:17:21,019 ‎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말했어요 294 00:17:21,101 --> 00:17:22,771 ‎'내 말 잘 들어요' 295 00:17:23,271 --> 00:17:26,483 ‎'내가 이런 걸 안 하는 이유는 ‎몰라서가 아니에요' 296 00:17:26,983 --> 00:17:29,611 ‎'그게 뭔지 아니까 ‎안 하는 거예요' 297 00:17:29,694 --> 00:17:31,112 ‎'아니까 안 한다고요' 298 00:17:31,696 --> 00:17:35,158 ‎최근에 한 저녁 만찬에 갔는데 299 00:17:35,241 --> 00:17:38,203 ‎미술품 거래상이 있었어요 ‎그분이 주최한 자리였죠 300 00:17:38,286 --> 00:17:42,791 ‎요즘 사람들은 미술 작품을 ‎인터넷으로 산다며 비난했어요 301 00:17:42,874 --> 00:17:46,211 ‎인터넷으로 사면 ‎작품을 진정으로 못 느낀다고요 302 00:17:46,294 --> 00:17:50,090 ‎그런 경험은 진짜가 아니래요 ‎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303 00:17:50,173 --> 00:17:52,550 ‎'당신은 아니겠지만 ‎그들에겐 그게 진짜예요' 304 00:17:52,634 --> 00:17:54,344 ‎'그 경험을 소중히 여기죠' 305 00:17:54,427 --> 00:17:56,805 ‎새로운 세대잖아요 ‎다른 사람들이라고요 306 00:17:56,888 --> 00:17:59,641 ‎처음 만난 사람들을 ‎친구라고 하잖아요 307 00:17:59,724 --> 00:18:02,310 ‎그건 진짜 친구가 아니라지만 ‎그들에겐 맞아요 308 00:18:02,393 --> 00:18:06,773 ‎앤서니 위너의 음란물 추문이 ‎최근 큰 논란을 일으켰죠 309 00:18:06,856 --> 00:18:11,402 ‎실제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‎사회생활은 이미 끝났어요 310 00:18:11,486 --> 00:18:14,197 ‎- 진짜 한 것도 아니고요 ‎- 안 했잖아요 311 00:18:14,280 --> 00:18:16,032 ‎전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312 00:18:16,116 --> 00:18:19,327 ‎어차피 직장까지 잃을 거라면… 313 00:18:19,410 --> 00:18:22,539 ‎일반적인 성 추문 사건에선 ‎실제 행위가 동반돼요 314 00:18:22,622 --> 00:18:24,415 ‎네, 맞아요 315 00:18:24,499 --> 00:18:27,919 ‎그런데 이젠 행위 없는 성 추문에 ‎친구 없는 우정 316 00:18:28,002 --> 00:18:29,212 ‎보지 않고 미술품 구매 317 00:18:29,295 --> 00:18:32,757 ‎우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‎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318 00:18:32,841 --> 00:18:38,304 ‎이제 곧 3살이 되는 여동생에게 ‎아이패드가 있어요 319 00:18:38,388 --> 00:18:39,806 ‎항상 끼고 살고요 320 00:18:39,889 --> 00:18:41,224 ‎전 아이패드 없거든요 321 00:18:41,724 --> 00:18:45,603 ‎미래에 동생이 소통하는 방식에 ‎이게 영향을 미칠까요? 322 00:18:45,687 --> 00:18:48,731 ‎이게 혹시 ‎미래 세대의 모습일까요? 323 00:18:48,815 --> 00:18:51,526 ‎2살짜리 여동생은 ‎아이패드가 있는데 324 00:18:51,609 --> 00:18:53,194 ‎질문하신 분은 없다고요? 325 00:18:53,278 --> 00:18:55,613 ‎- 부모님이 동생을 더 아끼시네요 ‎- 네 326 00:18:55,697 --> 00:18:59,742 ‎맞죠? 전 2살짜리들은 ‎별로 걱정이 안 됩니다 327 00:18:59,826 --> 00:19:03,621 ‎저는 그 아이들을 ‎상대할 일이 없거든요 328 00:19:03,705 --> 00:19:06,791 ‎22살인 사람들이 ‎더 걱정이에요, 아시겠죠? 329 00:19:06,875 --> 00:19:11,671 ‎네, 동생은 다를 겁니다 ‎하지만 꼭 나쁘진 않을 수도 있죠 330 00:19:11,754 --> 00:19:14,048 ‎더 나을 수도 있어요 ‎그건 우리가 몰라요 331 00:19:14,132 --> 00:19:16,217 ‎그런 방식이 ‎발전 가능성을 줄 수는 있죠 332 00:19:16,301 --> 00:19:20,763 ‎아이패드 세상에서는요 ‎미래엔 아마 그럴 테니까요 333 00:19:20,847 --> 00:19:21,848 ‎제 생각엔 334 00:19:21,931 --> 00:19:26,144 ‎동시대인이 아니고서는 ‎누구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어요 335 00:19:26,686 --> 00:19:29,856 ‎다른 세대를 ‎진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죠 336 00:19:29,939 --> 00:19:33,234 ‎그러니 우린… 337 00:19:33,318 --> 00:19:35,820 ‎저는 저랑 같은 세대를 ‎깊이 이해합니다 338 00:19:35,904 --> 00:19:37,739 ‎보기만 해도 알아요 339 00:19:37,822 --> 00:19:41,284 ‎제 나이에서 위아래로 ‎10년 정도 차이까지는요 340 00:19:41,367 --> 00:19:44,162 ‎그들 옷차림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341 00:19:44,245 --> 00:19:46,372 ‎그들이 생각하는 ‎그 옷의 의미도 잘 알죠 342 00:19:46,456 --> 00:19:49,709 ‎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‎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얘기하면 343 00:19:49,792 --> 00:19:51,628 ‎그 의미도 다 알아요 344 00:19:51,711 --> 00:19:54,255 ‎하지만 젊은 세대는 모르겠어요 345 00:19:54,339 --> 00:19:57,675 ‎젊은 사람들은 ‎젊어 보이는 게 특징이에요 346 00:19:58,176 --> 00:20:03,014 ‎사람을 분류하는 데 ‎그렇게 한심한 방법이 또 있나요? 347 00:20:18,488 --> 00:20:23,243 ‎"'베어' ‎J 아노 감독" 348 00:20:28,790 --> 00:20:30,959 ‎젊었을 땐 ‎여기저기 많이 다녔죠 349 00:20:31,042 --> 00:20:33,169 ‎그땐 밖으로 도는 게 ‎지금보단 좋았어요 350 00:20:33,670 --> 00:20:35,463 ‎알래스카에 간 적이 있는데 351 00:20:35,546 --> 00:20:39,300 ‎글레이셔 국립공원이라는 ‎한 공원을 방문했어요 352 00:20:40,051 --> 00:20:45,765 ‎브루스라는 사람을 섭외했는데 ‎원래는 곰 사냥 가이드지만 353 00:20:45,848 --> 00:20:49,102 ‎그냥 산행을 하고 싶을 때도 ‎혹시 곰을 마주칠 수 있으니 354 00:20:49,185 --> 00:20:52,772 ‎브루스를 대동하기도 했어요 ‎사냥은 안 해도 되고요 355 00:20:52,855 --> 00:20:56,985 ‎그렇게 8명 무리가 ‎산행을 시작했죠 356 00:20:57,068 --> 00:21:01,281 ‎제가 운동신경이 없기는 해도 357 00:21:01,364 --> 00:21:04,575 ‎그 무리가 딱히 ‎기운이 넘치는 이들도 아니었어요 358 00:21:04,659 --> 00:21:09,414 ‎브루스가 우릴 모으더니 ‎곰에 관한 주의 사항을 설명했죠 359 00:21:09,998 --> 00:21:13,418 ‎'곰을 마주치면 뛰면 안 됩니다' 360 00:21:14,794 --> 00:21:17,839 ‎'곰도 빠르거든요', 까먹었지만 ‎시속 90km라고 치죠 361 00:21:17,922 --> 00:21:19,674 ‎'곰보다 빨리 뛸 순 없어요' 362 00:21:20,174 --> 00:21:24,137 ‎'결국 잡혀서 먹히고 말 겁니다 ‎그러니 뛰지 마세요' 363 00:21:24,929 --> 00:21:26,681 ‎'그냥 그 자리에' 364 00:21:27,432 --> 00:21:28,683 ‎'가만히 서서' 365 00:21:29,225 --> 00:21:31,936 ‎'두 손을 번쩍 들고 노래하세요' 366 00:21:33,604 --> 00:21:37,317 ‎'그럼 이게 무슨 상황인지 ‎곰이 당황하겠죠' 367 00:21:37,942 --> 00:21:41,279 ‎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‎아무 상관 없고요 368 00:21:41,362 --> 00:21:45,491 ‎'그리고 천천히 가버릴 겁니다' 369 00:21:46,200 --> 00:21:47,327 ‎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370 00:21:48,453 --> 00:21:52,749 ‎'브루스, 장담하는데 ‎난 곰을 보면 뛸 거예요' 371 00:21:53,333 --> 00:21:55,626 ‎'제정신이 아닐 테니까요' 372 00:21:55,710 --> 00:21:57,670 ‎'어지간한 정신력으론 ‎못 할 일이죠' 373 00:21:57,754 --> 00:22:00,715 ‎'곰을 보고도 ‎가만 서서 노래하다니요' 374 00:22:00,798 --> 00:22:03,468 ‎'전 못 해요 ‎무서워서 도망칠 거예요' 375 00:22:03,551 --> 00:22:05,720 ‎그럼 곰한테 당한다더군요 376 00:22:06,304 --> 00:22:10,391 ‎브루스는 큰 총을 들었어요 ‎권총집까지 갖추고요 377 00:22:10,475 --> 00:22:12,268 ‎제대로였죠, 총도 크고요 378 00:22:12,352 --> 00:22:13,936 ‎산행을 시작했는데 379 00:22:14,020 --> 00:22:15,813 ‎마침 그때가 380 00:22:15,897 --> 00:22:21,235 ‎연어가 강물을 ‎거슬러 오르는 시기였어요 381 00:22:21,319 --> 00:22:23,821 ‎- 곰은 그 연어를 사냥하고요 ‎- 중요한 시기죠 382 00:22:23,905 --> 00:22:26,949 ‎강가가 온통 ‎배가 뜯긴 연어로 가득했어요 383 00:22:27,992 --> 00:22:29,702 ‎어떻게 보면 그곳이 384 00:22:29,786 --> 00:22:34,040 ‎자연이 선물한 ‎최고의 연어 식당이기는 하죠 385 00:22:34,123 --> 00:22:39,420 ‎근데 또 어떻게 보면 ‎곰의 행동도 사람이랑 똑같아요 386 00:22:39,504 --> 00:22:43,299 ‎너무 풍족하게 주어지면 ‎먹고 싶은 부분만 먹어요 387 00:22:43,383 --> 00:22:46,636 ‎배가 다 갈라져 있었거든요 ‎'이거? 에이, 별로네' 388 00:22:46,719 --> 00:22:47,637 ‎이런 거잖아요 389 00:22:47,720 --> 00:22:51,015 ‎'글쎄, 난 이 부위 별로야 ‎너 먹을래? 난 싫어' 390 00:22:51,099 --> 00:22:53,643 ‎그렇게 죽은 연어가 ‎수백 마리였어요 391 00:22:53,726 --> 00:22:56,771 ‎그 장면이 너무 무서워서 ‎어느 순간에는 392 00:22:56,854 --> 00:22:59,982 ‎브루스에게 계속 ‎곰 보이는지 물어보기만 했어요 393 00:23:00,066 --> 00:23:03,277 ‎'브루스, 죽은 연어 천지잖아요 ‎곰이 한 짓이에요' 394 00:23:03,986 --> 00:23:06,781 ‎극도의 공포에 빠졌죠 ‎너무 불안했어요 395 00:23:06,864 --> 00:23:09,200 ‎그래서 브루스에게 들러붙었죠 396 00:23:09,992 --> 00:23:13,955 ‎한 손으로 어깨를 붙들고 ‎다른 손으로는 허리를 감았어요 397 00:23:14,038 --> 00:23:16,040 ‎브루스가 멈추면 같이 멈추고 398 00:23:16,124 --> 00:23:19,961 ‎조금이라도 멀어지면 ‎어디 있냐면서 불러댔고요 399 00:23:20,044 --> 00:23:22,171 ‎브루스가 이러더라고요 400 00:23:23,131 --> 00:23:25,091 ‎저 때문에 무척 지쳤던 거죠 401 00:23:25,174 --> 00:23:28,261 ‎'프랜, 이 말을 꼭 해야겠어요' 402 00:23:28,761 --> 00:23:31,139 ‎'근처에 곰이 있나 봐' 싶었죠 403 00:23:31,222 --> 00:23:33,933 ‎근데 '저 유부남이에요' ‎이러는 거예요 404 00:23:35,977 --> 00:23:39,272 ‎무슨 말이냐고 하니 ‎유부남이란 걸 알아두래요 405 00:23:39,355 --> 00:23:44,360 ‎'내가 들러붙는 이유는 ‎당신의 매력에 끌려서가 아니라' 406 00:23:44,444 --> 00:23:46,154 ‎'총이 있어서예요'라고 했죠 407 00:23:46,737 --> 00:23:49,115 ‎'만약 산행 중 곰이 나타나면' 408 00:23:49,198 --> 00:23:52,285 ‎'서서 노래 부르지 않고 ‎당신 총으로 쏠 거잖아요' 409 00:23:52,785 --> 00:23:54,912 ‎'그게 내가 바라는 거라고요' 410 00:23:55,496 --> 00:23:58,875 ‎남들에게 즐거움을 줄 방식으로 ‎죽고 싶진 않아요 411 00:23:58,958 --> 00:24:02,253 ‎만약 제가 곰에게 먹혀 죽으면 412 00:24:02,336 --> 00:24:06,007 ‎남들이 그 소식을 듣고 ‎끔찍하단 생각 대신 이럴 거예요 413 00:24:06,090 --> 00:24:09,427 ‎'진짜 웃기지 않아? ‎프랜이 곰한테 잡아먹혔대!' 414 00:24:09,510 --> 00:24:11,387 ‎'하고많은 사람 중에 하필!' 415 00:24:11,471 --> 00:24:15,558 ‎저는 웃기게 죽고 싶지 ‎않단 말이에요 416 00:24:15,641 --> 00:24:17,185 ‎네, 웃기잖아요 417 00:24:17,268 --> 00:24:22,231 ‎제가 당사자가 아니어도 ‎남이 듣기에 웃긴 얘기 맞으니까요 418 00:24:22,315 --> 00:24:23,983 ‎전 그렇게 죽기 싫어요 419 00:24:24,692 --> 00:24:27,737 ‎질문이 뭐였는지 모르겠는데 ‎곰 때문에 이런 일도 있었어요 420 00:24:38,456 --> 00:24:40,541 ‎학교 다니는 나이의 사람들은 421 00:24:41,542 --> 00:24:44,086 ‎자기 외모가 영원할 줄 알아요 ‎그렇죠? 422 00:24:44,170 --> 00:24:46,422 ‎망가지기 전까진 ‎깨닫지 못하거든요 423 00:24:47,089 --> 00:24:52,261 ‎그래서… ‎저는 오랜만에 누구를 만나면 424 00:24:52,345 --> 00:24:54,764 ‎'어쩌다 그 꼴이 됐어?' 싶어요 425 00:24:55,264 --> 00:24:59,352 ‎근데 생각해 보면 ‎상대방도 절 보고 똑같이 느끼겠죠 426 00:25:00,102 --> 00:25:02,104 ‎제가 저를 보고 ‎그걸 모르는 이유는 427 00:25:02,188 --> 00:25:03,773 ‎매일 보기 때문이에요 428 00:25:04,315 --> 00:25:06,609 ‎최대한 안 보려고 하지만… 429 00:25:06,692 --> 00:25:09,779 ‎'보그'에서 촬영했던 ‎밀착 인화지를 발견했어요 430 00:25:09,862 --> 00:25:12,240 ‎제가 잔뜩 의견을 썼더라고요 431 00:25:12,323 --> 00:25:14,617 ‎애나 윈터에게 보내기 전에요 432 00:25:14,700 --> 00:25:17,995 ‎'애나, 사진이 다 처참해요 ‎재촬영해야겠어요' 433 00:25:18,079 --> 00:25:21,207 ‎그런데 다시 보니 ‎제가 그렇게 생길 수 있다면 434 00:25:21,290 --> 00:25:22,458 ‎황홀하겠더라고요! 435 00:25:24,126 --> 00:25:26,546 ‎자막: 우아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