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1:36,554 --> 00:01:41,017 "한마 바키" 2 00:01:46,606 --> 00:01:50,276 곧이라고? 바키와의 대결 말인가? 3 00:01:54,614 --> 00:01:56,032 대결이 아니야 4 00:01:57,450 --> 00:01:58,618 부자 싸움이지 5 00:01:59,119 --> 00:02:02,413 오거, 알고는 있어? 6 00:02:02,956 --> 00:02:06,793 바키는 너한테 요리해 달라고 하는 거야 7 00:02:08,294 --> 00:02:12,006 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깟 요리쯤이야 8 00:02:12,090 --> 00:02:13,299 요리할 줄도 안다고? 9 00:02:18,638 --> 00:02:23,810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누가 요리할지는 정해져 있지 않아 10 00:02:23,893 --> 00:02:27,313 아버지와 아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걸 11 00:02:27,981 --> 00:02:30,316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지 12 00:02:30,400 --> 00:02:31,818 그렇지만 13 00:02:31,901 --> 00:02:35,321 네 입에서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14 00:02:36,072 --> 00:02:37,782 혹시 말이야, 유지로 15 00:02:38,324 --> 00:02:39,242 네가… 16 00:02:47,125 --> 00:02:52,839 설마 물러졌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? 17 00:02:53,423 --> 00:02:56,718 아니,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고 18 00:02:57,427 --> 00:02:59,846 "스페셜 커피우유 올윅 미네랄워터" 19 00:03:00,513 --> 00:03:01,848 뭐랄까 20 00:03:04,184 --> 00:03:06,102 느낌이 오네 21 00:03:11,816 --> 00:03:14,068 아무리 부자 싸움이라지만 22 00:03:14,152 --> 00:03:17,071 일이 커지지 않을 방법은 없겠죠? 23 00:03:18,781 --> 00:03:20,491 늠름해졌구나 24 00:03:21,784 --> 00:03:22,994 내가요? 25 00:03:23,077 --> 00:03:26,998 한마 유지로를 두고 늠름하다고 하진 않지 26 00:03:28,666 --> 00:03:31,085 아버지가 늠름하지 않아요? 27 00:03:33,713 --> 00:03:37,508 지진이나 천둥, 태풍을 늠름하다고 하진 않잖느냐 28 00:03:38,134 --> 00:03:42,013 자연재해와 함께 놓이다니 아버지한테도 영광이겠어요 29 00:03:42,597 --> 00:03:46,017 그런 아버지에게 당장에라도 도전하려는 게야? 30 00:03:46,100 --> 00:03:49,520 아뇨, 도전하려는 건 아니에요 31 00:03:50,605 --> 00:03:55,026 하지만 아버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요 32 00:03:55,693 --> 00:03:58,363 나한테도 물러설 수 없는 일들이 있어요 33 00:03:58,863 --> 00:04:02,784 부모 자식 관계라고 항상 서로를 이해할 순 없으니까요 34 00:04:02,867 --> 00:04:04,077 바키 35 00:04:04,786 --> 00:04:07,538 나한테 한마 집안의 부모 자식 싸움은 36 00:04:07,622 --> 00:04:11,542 이 세상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가장 큰 이벤트다 37 00:04:12,126 --> 00:04:17,465 경찰, 기동대, 자위대를 모두 동원해서라도 38 00:04:17,548 --> 00:04:19,550 이 싸움을 사수할 거야 39 00:04:20,134 --> 00:04:21,094 아니요 40 00:04:22,512 --> 00:04:25,348 한마 유지로를 막을 수 있는 군대가 41 00:04:25,431 --> 00:04:27,141 어디에 있다는 거예요? 42 00:04:29,727 --> 00:04:30,812 그러니 내가 막겠어요 43 00:04:32,397 --> 00:04:34,899 네 손으로 막겠다고? 44 00:04:37,402 --> 00:04:39,862 어찌 됐든 난 혈육이니까요 45 00:04:42,865 --> 00:04:46,327 영감, 대신 부탁이 있어요 46 00:04:47,161 --> 00:04:50,915 민간인이 말려들지 않게 영감이 좀 도와줘요 47 00:04:53,501 --> 00:04:54,836 알았다 48 00:04:55,420 --> 00:04:58,131 너희 부자 싸움을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하마! 49 00:04:58,214 --> 00:04:59,966 그런 뜻이 아니라니까 50 00:05:01,050 --> 00:05:01,884 "요드비 1980" 51 00:05:01,968 --> 00:05:05,305 사랑에 빠졌다고? 상대는? 52 00:05:10,059 --> 00:05:12,729 내 아들 바키다 53 00:05:14,564 --> 00:05:16,232 이날을 기다렸어 54 00:05:16,983 --> 00:05:21,321 정성껏 키운 씨앗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55 00:05:21,404 --> 00:05:23,740 드디어 내게 송곳니를 드러냈다 56 00:05:24,782 --> 00:05:26,492 그런 뜻이었나 57 00:05:27,076 --> 00:05:28,244 문득 깨달았어 58 00:05:37,670 --> 00:05:40,089 내가 아들 생각만 하고 있더군 59 00:05:40,923 --> 00:05:45,762 뭘 하고 있건 내 마음 한구석에 녀석이 있었어 60 00:05:49,599 --> 00:05:51,267 확실히 그래 61 00:05:51,351 --> 00:05:53,353 사랑이라고 할 만해 62 00:05:58,941 --> 00:06:00,860 요즘 자주 꾸는 꿈이 있다 63 00:06:02,403 --> 00:06:05,782 그 녀석에게 손가락 하나 못 대는 꿈 64 00:06:07,033 --> 00:06:08,534 이뤄질까? 65 00:06:13,748 --> 00:06:15,541 이뤄질 수 없으니까 66 00:06:16,125 --> 00:06:17,627 꿈이라고 하는 거야 67 00:06:19,045 --> 00:06:21,047 그래도 기뻐 보이네, 오거 68 00:06:21,631 --> 00:06:23,633 조금은 부럽기까지 한걸? 69 00:06:24,133 --> 00:06:26,803 "시부카와류 합기유술" 70 00:06:27,929 --> 00:06:29,806 나라면 하지 않을 겁니다 71 00:06:31,891 --> 00:06:33,101 역시 그렇죠 72 00:06:33,184 --> 00:06:37,313 상대가 한마 유지로라면 못 한다는 말이 더 맞겠네요 73 00:06:37,897 --> 00:06:40,566 싸움이 벌어지는 곳에도 가지 않으실 건가요? 74 00:06:41,192 --> 00:06:45,071 나는 호신이 완벽히 몸에 뱄으니까요 75 00:06:45,655 --> 00:06:46,823 그렇겠죠 76 00:06:47,407 --> 00:06:48,574 바키 씨 77 00:06:50,660 --> 00:06:53,579 어떤가요, 바키 씨? 힘들겠죠? 78 00:06:55,748 --> 00:07:00,586 당신이 습득한 이 놀라운 기술을 보세요 79 00:07:01,462 --> 00:07:04,590 부자 싸움은 그만둬요 80 00:07:04,674 --> 00:07:07,093 한때 한마 유지로는 81 00:07:07,176 --> 00:07:10,596 한다하는 무술가라면 누구나 노리는 표적이었습니다 82 00:07:10,680 --> 00:07:15,101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누구도 그자와 싸우려 들지 않았죠 83 00:07:16,686 --> 00:07:18,729 너무 강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84 00:07:18,813 --> 00:07:21,107 목표조차 될 수 없을 만큼 85 00:07:21,691 --> 00:07:25,611 유지로에게서 도망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86 00:07:26,195 --> 00:07:28,406 당당하게 도망치세요 87 00:07:28,489 --> 00:07:31,617 그걸 비웃을 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88 00:07:33,369 --> 00:07:36,372 시부카와 씨 역시나 착각하고 계시네요 89 00:07:38,207 --> 00:07:41,377 승산이 없으니 피하라는 '무'적인 발상 90 00:07:41,961 --> 00:07:44,714 이건 결투나 대결이 아니에요 91 00:07:45,381 --> 00:07:49,385 하다못해 힘겨루기나 시합조차 못 되죠 92 00:07:50,261 --> 00:07:53,389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고 93 00:07:54,056 --> 00:07:56,142 이길 것 같으니까 한다거나 94 00:07:56,851 --> 00:07:59,145 질 것 같으니까 피하는 게 아니에요 95 00:07:59,770 --> 00:08:01,230 평생 안 일어날 수도 96 00:08:01,814 --> 00:08:03,649 내일 당장 일어날 수도 있어요 97 00:08:03,733 --> 00:08:07,153 아니, 애초에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98 00:08:08,654 --> 00:08:09,489 죄송해요 99 00:08:10,573 --> 00:08:11,657 바키 씨 100 00:08:12,366 --> 00:08:15,161 내가 오해했군요 101 00:08:15,244 --> 00:08:18,372 이제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102 00:08:20,791 --> 00:08:21,667 시부카와 씨 103 00:08:22,919 --> 00:08:25,171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들은 104 00:08:26,172 --> 00:08:28,674 자기 아버지와 싸울 권리가 있어요 105 00:08:29,550 --> 00:08:32,762 그리고 아버지들에겐 그걸 받아들일 의무가 있죠 106 00:08:34,096 --> 00:08:35,932 아버지와 아들은 107 00:08:36,766 --> 00:08:38,935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108 00:08:43,564 --> 00:08:46,609 예감이라기보다는 확신 109 00:09:01,999 --> 00:09:02,875 맛있네 110 00:09:02,959 --> 00:09:07,713 구운 생선과 듬뿍 갈아 놓은 무 오이초절임 111 00:09:07,797 --> 00:09:11,884 미역귀, 밥, 거기에 된장국과 가운데는 스테이크 112 00:09:18,808 --> 00:09:20,893 왔다, 역시나! 113 00:09:26,607 --> 00:09:28,818 이유 따윈 아무래도 좋아 114 00:09:30,319 --> 00:09:33,990 아빠가 와 줬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해 115 00:09:35,866 --> 00:09:37,410 무슨 일 있나요? 116 00:09:37,994 --> 00:09:41,914 죄송합니다 업무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117 00:09:44,750 --> 00:09:45,918 잘 먹겠… 118 00:09:49,088 --> 00:09:50,673 아빠가 인사를? 119 00:09:52,049 --> 00:09:54,176 잘 먹겠다고 인사한 거지? 120 00:09:54,760 --> 00:09:57,680 그런 습관이 있었구나 121 00:10:01,517 --> 00:10:06,772 난 이 남자를 제대로 아는 걸까? 122 00:10:09,358 --> 00:10:10,693 '잘 먹겠습니다' 123 00:10:11,444 --> 00:10:13,696 도대체 무엇에 고개를 숙인 거지? 124 00:10:14,780 --> 00:10:17,867 부모님? 음식이 돼 준 생물들? 125 00:10:17,950 --> 00:10:22,079 거기에 관여한 사람들? 이 모든 것? 126 00:10:22,163 --> 00:10:24,248 아니면 그중 어느 것도 아닌가? 127 00:10:26,834 --> 00:10:31,339 설마… 나? 나한테 인사한 거야? 128 00:10:33,549 --> 00:10:34,842 안 되겠네 129 00:10:37,887 --> 00:10:40,097 아무렇게나 입에 넣지 마라 130 00:10:41,515 --> 00:10:45,603 무엇을 앞에 두고 무엇을 먹고 있는지 의식하는 거다 131 00:10:46,187 --> 00:10:51,108 그것이 생명을 먹는 자에게 부여된 책임, 의무라는 것을 알아라 132 00:10:52,902 --> 00:10:53,861 알았어 133 00:10:55,946 --> 00:10:58,366 뭐 이런 훌륭한 말을? 134 00:10:59,158 --> 00:11:01,869 반박할 여지가 전혀 없어 135 00:11:04,705 --> 00:11:06,707 이 사람을 많이 생각했다 136 00:11:07,708 --> 00:11:09,460 이 사람을 많이 미워했다 137 00:11:10,461 --> 00:11:12,838 이 사람을 넘어서려고 노력했다 138 00:11:12,922 --> 00:11:16,425 이 사람을 알고 싶어서 확실히 성장했다 139 00:11:16,967 --> 00:11:18,594 그런데 어떤가? 140 00:11:18,678 --> 00:11:21,972 이제 와서 나 스스로에게 충격이다 141 00:11:23,349 --> 00:11:26,894 내가 이 남자를 제대로 알긴 했을까? 142 00:11:30,231 --> 00:11:33,651 이 미역귀 말인데 요즘 자주 먹고 있어 143 00:11:35,820 --> 00:11:37,530 몸에 좋대 144 00:11:37,613 --> 00:11:39,907 팩 제품이라서 여러 가지가 들었겠지만 145 00:11:40,700 --> 00:11:41,909 몸에 좋다니까 146 00:11:44,495 --> 00:11:49,417 방부제, 착색료, 보존료 거기에 각종 화학 물질까지 147 00:11:50,251 --> 00:11:51,919 몸에 좋을 리가 없지 148 00:11:52,503 --> 00:11:55,923 그렇다고 몸에 좋은 것만 고집한다? 149 00:11:56,507 --> 00:11:58,426 그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아 150 00:11:59,009 --> 00:12:01,429 독도 먹고 영양도 섭취한다 151 00:12:02,054 --> 00:12:04,557 둘 다 맛있게 즐기고 152 00:12:04,640 --> 00:12:08,436 피와 살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식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다 153 00:12:09,770 --> 00:12:12,523 어쩌지, 눈물이 날 것 같아 154 00:12:12,606 --> 00:12:15,443 아빠가 날 제대로 가르치고 있어 155 00:12:17,278 --> 00:12:19,447 이젠 배신감마저 드네 156 00:12:20,364 --> 00:12:23,701 아빠가 저렇게나 훌륭하게 젓가락을 쥐고 157 00:12:23,784 --> 00:12:25,953 저렇게나 아름답게 젓가락질할 줄이야 158 00:12:26,662 --> 00:12:28,956 내가 모르는 여러 예절이 159 00:12:29,039 --> 00:12:31,959 아빠 몸에는 깔끔하게 배어 있어 160 00:12:34,253 --> 00:12:38,048 생선은 저렇게 먹는 거였구나 161 00:12:39,383 --> 00:12:40,760 자랑스러워 162 00:12:40,843 --> 00:12:43,637 처음으로 아빠가 몹시도 자랑스럽다 163 00:12:44,138 --> 00:12:44,972 그렇기 때문에… 164 00:12:45,848 --> 00:12:47,433 그렇기 때문에 말해 보고 싶어 165 00:12:48,058 --> 00:12:51,312 '아빠, 오늘은 설거지해 줄 거지?' 166 00:13:01,322 --> 00:13:03,741 또 고개를 숙였어 167 00:13:04,825 --> 00:13:06,076 틀림없다 168 00:13:06,160 --> 00:13:09,747 아빠는 식사 전후에 꼭 인사를 하는구나 169 00:13:10,539 --> 00:13:12,792 나보다 훨씬 예의 바르잖아 170 00:13:14,418 --> 00:13:15,544 말해 보자 171 00:13:16,086 --> 00:13:19,215 지상 최강의 존재 한마 유지로가 아니라 172 00:13:20,466 --> 00:13:22,301 아버지인 한마 유지로에게… 173 00:13:22,885 --> 00:13:25,471 아니, 아빠한테 174 00:13:26,096 --> 00:13:27,056 그래 175 00:13:27,598 --> 00:13:30,601 아빠한테 편하게 말해 보는 거야 176 00:13:35,397 --> 00:13:36,232 아빠 177 00:13:36,315 --> 00:13:37,274 말한다! 178 00:13:38,692 --> 00:13:39,902 미안한데… 179 00:13:40,569 --> 00:13:42,279 미안할 게 뭐 있다고! 180 00:13:43,113 --> 00:13:44,365 오늘만… 181 00:13:44,865 --> 00:13:46,784 매일이어도 괜찮잖아! 182 00:13:47,451 --> 00:13:49,078 설거지해 줄 수 있어? 183 00:13:49,161 --> 00:13:50,412 말했다! 184 00:13:50,996 --> 00:13:53,582 아빠가 바쁜 건 아는데… 185 00:13:54,875 --> 00:13:56,961 대답이 없어, 왜 조용하지? 186 00:13:57,503 --> 00:13:58,796 그릇을… 187 00:14:02,383 --> 00:14:05,052 주먹? 혼나려나? 188 00:14:05,761 --> 00:14:06,804 가위바위보로 하자 189 00:14:06,887 --> 00:14:08,639 뭐? 가위… 190 00:14:09,682 --> 00:14:13,561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설거지하기로 191 00:14:13,644 --> 00:14:15,604 아… 알겠습니다 192 00:14:16,188 --> 00:14:17,898 갑자기 웬 존댓말? 193 00:14:21,277 --> 00:14:23,362 가위바위보 194 00:14:26,156 --> 00:14:27,616 이겼다! 195 00:14:27,700 --> 00:14:30,077 볼 수 있는 건가 아버지가 설거지하는 모습을! 196 00:14:36,876 --> 00:14:37,960 아빠 197 00:14:52,308 --> 00:14:53,183 어떠냐? 198 00:14:56,562 --> 00:14:58,105 기억해 두거라 199 00:14:58,188 --> 00:15:01,942 이 세상에는 바위도 자르는 가위가 있다는 것을 200 00:15:05,362 --> 00:15:08,324 '어떠냐?'는 무슨! 201 00:15:12,036 --> 00:15:14,246 "경찰" 202 00:15:15,080 --> 00:15:16,123 별일은 없군 203 00:15:16,707 --> 00:15:19,251 보통은 별일이 없잖습니까 204 00:15:22,922 --> 00:15:24,006 거짓말! 205 00:15:26,884 --> 00:15:27,760 이 자식들 206 00:15:29,345 --> 00:15:32,264 남의 집 앞을 서성서성 207 00:15:40,356 --> 00:15:43,275 어이, 나랑 해보자는 거냐? 208 00:15:57,665 --> 00:15:59,041 진짜냐 209 00:15:59,959 --> 00:16:02,878 이렇게 받기만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니 210 00:16:03,462 --> 00:16:07,049 내일 널 초대하도록 하지 시간 비워 둬 211 00:16:10,344 --> 00:16:12,346 뭐 입고 가지? 212 00:16:21,271 --> 00:16:23,482 안 되겠는데? 213 00:16:23,565 --> 00:16:24,692 이런 옷차림으로는 214 00:16:25,567 --> 00:16:28,195 아니, 전혀 안 어울리잖아 215 00:16:28,904 --> 00:16:30,072 머리부터 발끝까지 216 00:16:31,615 --> 00:16:34,201 기다리고 있었습니다, 한마 씨 217 00:16:34,827 --> 00:16:37,371 개인실이 준비돼 있습니다 218 00:16:37,454 --> 00:16:38,497 이쪽으로 모시죠 219 00:16:43,794 --> 00:16:46,714 이게 요리 하나 가격이라고? 220 00:16:50,300 --> 00:16:52,219 벽면 전체가 창문이야 221 00:16:53,345 --> 00:16:55,723 마음에 드십니까? 222 00:16:56,306 --> 00:16:58,225 아버지가 자주 이 방에 오시나요? 223 00:16:58,809 --> 00:17:00,936 네, 종종 오시는 편입니다 224 00:17:01,520 --> 00:17:03,731 여기서 어떤 메뉴를 드세요? 225 00:17:04,314 --> 00:17:06,483 뭐든지 잘 드십니다 226 00:17:07,151 --> 00:17:09,820 다만 소나 닭 같은 가축보다는 227 00:17:09,903 --> 00:17:14,491 사슴, 청둥오리, 멧돼지 등 야생 고기를 더 좋아하시죠 228 00:17:15,367 --> 00:17:17,995 한마 님, 언제 오셨습니까? 229 00:17:18,662 --> 00:17:19,747 아빠 230 00:17:21,582 --> 00:17:24,877 매니저, 그거 개인 정보잖아 231 00:17:25,377 --> 00:17:28,255 아뇨, 그럴 리가요 232 00:17:28,839 --> 00:17:30,758 아빠가 재킷을 입었어? 233 00:17:31,341 --> 00:17:34,219 사랑하는 아드님이라고 들었습니다 234 00:17:34,303 --> 00:17:36,513 부자지간이면 괜찮지 않나 싶어서… 235 00:17:36,597 --> 00:17:39,016 그런 아들놈 꼴이 저렇다 236 00:17:39,600 --> 00:17:41,310 역시 문제 되는구나 237 00:17:41,393 --> 00:17:42,519 죄송합니다 238 00:17:42,603 --> 00:17:45,272 시티 호텔에서 식사할 때는 239 00:17:45,355 --> 00:17:49,234 일식, 양식, 중식을 불문하고 재킷 착용은 필수야 240 00:17:49,318 --> 00:17:52,279 18살이나 된 녀석이 그것도 몰라? 241 00:17:52,988 --> 00:17:56,283 미안, 누구 하나 제대로 가르쳐 주질 않아서 242 00:17:56,867 --> 00:17:58,285 비꼬는 거냐! 243 00:18:04,083 --> 00:18:05,542 당연히 비꼬는 거지 244 00:18:07,377 --> 00:18:10,464 올바른 인사, 올바른 말씨 245 00:18:10,547 --> 00:18:14,301 올바른 옷차림, 올바른 태도 올바른 매너 246 00:18:15,385 --> 00:18:17,805 하나라도 배운 적이 있어야 말이지 247 00:18:19,264 --> 00:18:22,059 강해져라, 강해져야 한다 248 00:18:22,726 --> 00:18:25,145 그게 아버지 한마 유지로가 249 00:18:25,229 --> 00:18:29,066 아들인 바키에게 계속해서 남긴 단 하나의 메시지였어 250 00:18:29,942 --> 00:18:31,318 난 그 말을 따랐어 251 00:18:33,403 --> 00:18:36,323 강해, 그거 하나만은 가르쳐 준 대로야 252 00:18:37,199 --> 00:18:40,077 시험해 봐도 좋아 지금 당장 여기서라도 253 00:18:40,661 --> 00:18:42,079 한마 님 254 00:18:46,250 --> 00:18:47,334 앉자 255 00:18:52,172 --> 00:18:55,926 저기, 식전에 가벼운 음료라도 준비해 드릴까요? 256 00:18:57,427 --> 00:18:59,096 신선한 오렌지주스요 257 00:18:59,680 --> 00:19:02,182 드라이 셰리, 큰 잔으로 258 00:19:10,190 --> 00:19:12,109 대표적인 식전주다 259 00:19:12,985 --> 00:19:13,861 마셔 봐 260 00:19:18,699 --> 00:19:20,284 맛있네 261 00:19:20,367 --> 00:19:21,201 그렇지 262 00:19:22,035 --> 00:19:25,706 이렇게 우리 부자의 만찬이 시작됐다 263 00:19:26,707 --> 00:19:27,958 실감이 안 나 264 00:19:28,458 --> 00:19:30,127 아빠와 외식이라니 265 00:19:30,836 --> 00:19:32,462 모든 경험이 처음이야 266 00:19:32,963 --> 00:19:36,175 애피타이저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267 00:19:36,258 --> 00:19:39,344 검은 송로버섯을 갈아 암염으로 간을 맞추고 268 00:19:39,428 --> 00:19:43,515 올리브를 통째로 갈아 만든 페이스트로 풍미를 살렸습니다 269 00:19:43,599 --> 00:19:47,895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체에 거른 두부와 생크림으로 맛을 냈죠 270 00:19:47,978 --> 00:19:50,147 셰프가 추천한 메뉴입니다 271 00:19:50,230 --> 00:19:51,440 맛있게 드십시오 272 00:19:52,524 --> 00:19:54,943 식기는 바깥쪽부터 쓰면 된다 273 00:19:55,027 --> 00:19:56,904 이 요리에는 숟가락이 좋아 274 00:19:58,071 --> 00:19:58,906 네 275 00:20:02,951 --> 00:20:04,411 완전 맛있다! 276 00:20:04,995 --> 00:20:07,414 대단해, 엄청 맛있어 277 00:20:09,499 --> 00:20:10,667 다 먹으면 저렇게 두는구나 278 00:20:13,420 --> 00:20:17,174 고기, 채소, 해산물 수프까진 들어 봤어도 279 00:20:17,758 --> 00:20:19,676 바다거북 수프라니 280 00:20:23,847 --> 00:20:24,681 맛있다 281 00:20:25,557 --> 00:20:29,728 우리 부자의 만찬은 말할 것도 없이 조용히 흘러갔다 282 00:20:31,063 --> 00:20:34,024 단순한 외식이니 당연한 일이다 283 00:20:36,777 --> 00:20:39,696 괜찮으시다면 달콤한 걸 내올까요? 284 00:20:40,280 --> 00:20:41,615 난 됐다 285 00:20:41,698 --> 00:20:43,951 에스프레소, 큰 잔으로 286 00:20:44,534 --> 00:20:45,661 같은 걸로요 287 00:20:45,744 --> 00:20:46,870 알겠습니다 288 00:20:48,038 --> 00:20:50,916 아빠의 행동은 여기서도 훌륭했다 289 00:20:51,667 --> 00:20:55,462 이런 곳에 익숙한 모습마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290 00:21:00,300 --> 00:21:01,510 쓰다 291 00:21:01,593 --> 00:21:05,973 에스프레소는 왜 이렇게까지 쓴 걸까? 292 00:21:07,432 --> 00:21:11,478 그리고 그보다도 더 쓰디쓴 대화가 시작됐다 293 00:21:12,145 --> 00:21:14,231 왜 하필 지금 그걸 묻는 거냐? 294 00:21:15,941 --> 00:21:16,817 왜긴 295 00:21:17,818 --> 00:21:20,153 꼭 듣고 싶으니까 296 00:21:21,071 --> 00:21:22,489 그게 그렇게 이상해? 297 00:21:22,572 --> 00:21:25,742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인 이유를 알고 싶은 게? 298 00:21:26,410 --> 00:21:28,245 한 번도 물어본 적 없어 299 00:21:28,328 --> 00:21:31,748 왜 그랬어? 왜 엄마를 죽인 거야, 아빠? 300 00:21:34,084 --> 00:21:39,006 애송이의 이해력으로는 파고들지 말아야 할 영역이 있다 301 00:21:39,089 --> 00:21:41,508 주제를 알아라 302 00:21:42,092 --> 00:21:44,511 아들로서 알 권리도 있어 303 00:21:53,103 --> 00:21:54,271 아빠 304 00:21:55,230 --> 00:21:57,774 어떻게 해야 알려 줄 거야? 305 00:22:01,111 --> 00:22:02,529 있잖아, 아빠 306 00:22:04,740 --> 00:22:06,033 실례합니다 307 00:22:09,453 --> 00:22:11,038 이러면 알려 주려나? 308 00:22:11,121 --> 00:22:13,290 이 새… 309 00:22:13,874 --> 00:22:15,042 아니면… 310 00:22:16,418 --> 00:22:17,627 이렇게? 311 00:23:46,883 --> 00:23:51,138 자막: 임지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