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000 --> 00:00:07,000 Downloaded from YTS.MX 2 00:00:06,000 --> 00:00:07,280 ‎"카페 및 바, 로드리게스" 3 00:00:07,360 --> 00:00:10,720 ‎"NETFLIX 코미디 스페셜" 4 00:00:08,000 --> 00:00:13,000 Official YIFY movies site: YTS.MX 5 00:00:15,640 --> 00:00:17,680 ‎- 다니엘, 좋은 아침이에요 ‎- 마놀로도요 6 00:00:17,760 --> 00:00:19,480 ‎- 커피 나왔어요 ‎- 토스트도 시켰는데 7 00:00:19,560 --> 00:00:20,680 ‎여기 커피랑요 8 00:00:20,760 --> 00:00:23,400 ‎- 감사합니다 ‎- 올리브오일과 토스트요 9 00:00:24,160 --> 00:00:25,120 ‎맛있게 드세요 10 00:00:25,200 --> 00:00:26,240 ‎감사합니다 11 00:00:32,200 --> 00:00:33,960 ‎"미움" 12 00:00:35,880 --> 00:00:36,800 ‎이런 13 00:00:37,320 --> 00:00:39,520 ‎- 달아놔요, 지각이라 ‎- 알겠어요 14 00:00:39,600 --> 00:00:42,360 ‎가자, 브루노! 15 00:00:47,880 --> 00:00:49,160 ‎아이고 16 00:00:50,920 --> 00:00:53,160 ‎"다니 로비라: 미움에 관하여" 17 00:01:02,160 --> 00:01:03,040 ‎안녕 18 00:01:04,640 --> 00:01:06,840 ‎좋아, 이따가들 보자, 안녕 19 00:01:07,960 --> 00:01:08,800 ‎뭐라고? 20 00:01:10,840 --> 00:01:11,840 ‎맞다, 마스크 빼야지 21 00:01:12,960 --> 00:01:14,280 ‎됐다, 갈게 22 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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4:21,720 ‎전염병이 지구를 휩쓸었습니다 61 00:04:21,800 --> 00:04:23,080 ‎아니, 아직도 휩쓰는 중이죠 62 00:04:23,600 --> 00:04:26,680 ‎스페인에서도 ‎비상사태를 선포했었어요 63 00:04:26,760 --> 00:04:28,360 ‎전국이 락다운 상태였죠 64 00:04:28,440 --> 00:04:31,720 ‎이틀 뒤 저는 ‎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65 00:04:32,800 --> 00:04:34,880 ‎화학 요법을 8번 받았죠 66 00:04:34,960 --> 00:04:36,320 ‎15일마다요 67 00:04:36,400 --> 00:04:38,720 ‎6시간 동안 ‎망할 항암제를 맞았어요 68 00:04:38,800 --> 00:04:40,520 ‎독극물을 1.5L나 맞았다고요 69 00:04:41,240 --> 00:04:43,360 ‎집에 오면 ‎차에 치인 기분이었습니다 70 00:04:43,440 --> 00:04:45,080 ‎트럭에는 아니고요 ‎그랬으면 죽었을 테니까 71 00:04:48,440 --> 00:04:49,720 ‎머리가 빠지더라고요 72 00:04:50,440 --> 00:04:52,440 ‎살도 빠지고, 구토도 하고 73 00:04:52,520 --> 00:04:55,320 ‎방사선 치료도 18회 받았습니다 74 00:04:55,400 --> 00:04:58,040 ‎가슴과 후두에서 ‎치킨 냄새가 나더라고요 75 00:04:58,120 --> 00:04:59,040 ‎전 비건인데요 76 00:05:03,440 --> 00:05:04,840 ‎치료가 끝나고 그리스로 가서 77 00:05:04,920 --> 00:05:08,360 ‎난민, 허리케인 ‎화재, 해양 사고를 주제로 78 00:05:08,440 --> 00:05:10,400 ‎영화를 만들었습니다 79 00:05:10,480 --> 00:05:12,000 ‎그러다 귀에 심각한 염증이 생겼죠 80 00:05:12,080 --> 00:05:13,760 ‎마드리드로 돌아와 81 00:05:13,840 --> 00:05:16,720 ‎생일을 보냈지만 ‎산속에서 자가 격리를 해야 했어요 82 00:05:16,800 --> 00:05:18,840 ‎생일을 홀로 보냈죠 83 00:05:21,360 --> 00:05:22,680 ‎그런데 시답잖은 농담 하나에 84 00:05:23,440 --> 00:05:26,640 ‎분노가 일어난다고 하시면 ‎이 말밖에 할 수 없군요 85 00:05:26,720 --> 00:05:31,120 ‎제 불알이나 앞뒤로 신나게 빠세요 86 00:05:39,680 --> 00:05:40,560 ‎어쨌든 87 00:05:42,000 --> 00:05:43,040 ‎좀 덥네요 88 00:05:43,760 --> 00:05:44,600 ‎자 89 00:05:45,600 --> 00:05:50,000 ‎시작해 봅시다 ‎이미 열받은 분도 계시겠는데요 90 00:05:50,080 --> 00:05:52,720 ‎많은 분이 실망해서 ‎이렇게 말씀하시겠죠 91 00:05:52,800 --> 00:05:54,960 ‎'세상에, 다니!' 92 00:05:55,480 --> 00:05:57,720 ‎'비건이라면서요' 93 00:05:58,640 --> 00:05:59,640 ‎'그 옷은 뭐예요?' 94 00:06:00,200 --> 00:06:01,040 ‎'대체 뭐냐고요?' 95 00:06:02,680 --> 00:06:03,680 ‎인조 가죽입니다 96 00:06:05,440 --> 00:06:09,480 ‎어쩔 수 없이 식물을 좀 죽였어요 ‎정의의 균형을 맞춰야죠 97 00:06:10,200 --> 00:06:11,360 ‎네, 저 비건 됐습니다 98 00:06:11,440 --> 00:06:13,120 ‎들으신 거 맞아요, 저 비건이에요 99 00:06:13,200 --> 00:06:17,600 ‎다들 왜 사서 고통을 받냐고 ‎물어보시는데요 100 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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-> 00:07:19,720 ‎매력적인 웃음소리가 아니라서 119 00:07:19,800 --> 00:07:22,280 ‎창피한 나머지 바꿨다든가요 120 00:07:22,360 --> 00:07:23,960 ‎예를 들어 121 00:07:24,040 --> 00:07:26,960 ‎여러분이 대사관이나 ‎외교관이라고 칩시다 122 00:07:27,040 --> 00:07:28,880 ‎중요한 회의에 나가게 됐는데 123 00:07:28,960 --> 00:07:30,440 ‎이런 게 원래 웃음소리라면 124 00:07:31,160 --> 00:07:32,120 ‎이해해요 125 00:07:33,800 --> 00:07:35,080 ‎바꾸고 싶을 만하죠 126 00:07:35,160 --> 00:07:38,800 ‎그렇지만 전 원래 웃음을 ‎간직한 사람들을 좋아해요 127 00:07:39,760 --> 00:07:42,200 ‎몇 년 전에 파티에 갔었어요 128 00:07:42,280 --> 00:07:45,440 ‎제가 뭔 말을 했는데 ‎남자분이 우스웠는지 129 00:07:45,520 --> 00:07:48,440 ‎환상적인 원래 웃음소리를 ‎내시더라고요 130 00:07:48,520 --> 00:07:51,280 ‎제 농담은 기억 안 나지만 ‎이렇게 웃으셨죠 131 00:07:53,200 --> 00:07:54,960 ‎너무 사랑스러운 웃음이었어요 132 00:07:55,920 --> 00:07:57,920 ‎그날 밤 내내 농담을 들려드렸죠 133 00:07:58,000 --> 00:08:01,880 ‎방귀 뀌고, 자빠지고 ‎최선을 다해서 그분을 웃겼어요 134 00:08:01,960 --> 00:08:04,480 ‎너무나 아름답고 ‎자연스러운 웃음이었거든요 135 00:08:04,560 --> 00:08:06,040 ‎이렇게 웃으셨어요 136 00:08:06,680 --> 00:08:08,120 ‎주먹을 꽉 쥐고요 137 00:08:09,200 --> 00:08:11,960 ‎길 걷다가 잡상인이 접근하면 138 00:08:12,040 --> 00:08:13,920 ‎'안 사요' 하며 걸어가는 것처럼요 139 00:08:16,960 --> 00:08:19,520 ‎단전에서 올라오는 웃음이었어요 140 00:08:19,600 --> 00:08:20,680 ‎조상이 내린 것 같았죠 141 00:08:22,120 --> 00:08:24,000 ‎파차마마를 섬기던 조상들이 142 00:08:24,080 --> 00:08:25,600 ‎그분을 통해 웃는 듯했다니까요 143 00:08:26,120 --> 00:08:29,040 ‎이렇게 척추가 없는 것처럼 ‎확 젖히고 웃으시더라고요 144 00:08:29,120 --> 00:08:31,640 ‎라이터 뚜껑이 확 열리듯이요 145 00:08:32,520 --> 00:08:36,080 ‎불이라도 켜질 것 같았어요 146 00:08:37,280 --> 00:08:38,640 ‎아름다운 웃음이었죠 147 00:08:38,720 --> 00:08:40,880 ‎원래 웃음은 이상한 게 아니에요 148 00:08:40,960 --> 00:08:43,400 ‎여러분처럼 웃는 사람이 ‎세상에 얼마나 많은데요 149 00:08:43,480 --> 00:08:44,880 ‎정말이에요 150 00:08:45,400 --> 00:08:46,840 ‎누가 또 이렇게 웃게요? 151 00:08:47,480 --> 00:08:48,320 ‎메시요 152 00:08:51,160 --> 00:08:52,760 ‎메시가 누군지는 아시죠? 153 00:08:53,400 --> 00:08:55,920 ‎제가 축구를 잘 모르긴 하지만 ‎갈수록 축구는 별로예요 154 00:08:56,000 --> 00:09:01,160 ‎그래도 다들 메시가 세계 최고 ‎축구 선수라는 건 인정하시겠죠 155 00:09:01,240 --> 00:09:02,960 ‎과거까지 포함해서요 156 00:09:03,040 --> 00:09:04,320 ‎대단한 사람이잖아요 157 00:09:04,400 --> 00:09:08,880 ‎바르셀로나에서 ‎메시 경기를 직관한 적 있어요 158 00:09:08,960 --> 00:09:10,040 ‎'캄프 누' 경기장이었죠 159 00:09:10,800 --> 00:09:13,520 ‎'캄프 누'라고 해도 되고 ‎'누 캄프'라고 해도 된대요 160 00:09:15,240 --> 00:09:16,160 ‎도저히 이해가… 161 00:09:16,680 --> 00:09:19,080 ‎근데 '캄프 캄프'나 ‎'누 누'는 안 된다나요 162 00:09:21,600 --> 00:09:24,040 ‎경기를 직관했는데 ‎정말 대단했어요 163 00:09:24,120 --> 00:09:27,040 ‎어떻게 하는 건지 ‎머리가 못 따라갈 정도예요 164 00:09:27,120 --> 00:09:30,160 ‎무슨 만화 주인공 같아요 ‎엄청나다니까요 165 00:09:30,240 --> 00:09:34,320 ‎그렇긴 한데 ‎축구 세계 바깥의 메시는… 166 00:09:43,880 --> 00:09:46,480 ‎아무래도 좀 모자란 것 같죠? 167 00:09:50,120 --> 00:09:52,680 ‎동료 코미디언 ‎토마스 가르시아가 늘 그래요 168 00:09:52,760 --> 00:09:54,760 ‎'메시 머릿속 오리는 ‎한 줄 서기를 못 한다' 169 00:09:58,000 --> 00:10:02,240 ‎있죠, 사실 축구 세계에서도 170 00:10:02,320 --> 00:10:03,880 ‎메시가 고전한 적이 있어요 171 00:10:03,960 --> 00:10:05,000 ‎예를 들어서 172 00:10:05,080 --> 00:10:08,240 ‎코파 델 레이나 ‎UEFA 챔피언스 리그 같은 대회는요 173 00:10:08,320 --> 00:10:10,400 ‎토너먼트식이잖아요 174 00:10:10,480 --> 00:10:14,000 ‎한 경기에서 이기면 ‎다음 상대와 붙죠 175 00:10:14,080 --> 00:10:17,560 ‎말라가는 못 나가는 거라 ‎설명해 드리는 거예요 176 00:10:22,680 --> 00:10:25,240 ‎어쨌든 메시라면 ‎수천 번은 경기했을 거 아니에요 177 00:10:25,320 --> 00:10:28,440 ‎방식은 다들 아시죠? ‎두 팀이 경기하고 178 00:10:28,520 --> 00:10:32,440 ‎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진출해 ‎다음 상대와 붙습니다 179 00:10:32,520 --> 00:10:33,880 ‎동점이라면 180 00:10:33,960 --> 00:10:37,680 ‎원정에서 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‎진출하고요 181 00:10:37,760 --> 00:10:40,160 ‎이론상으로 그게 더 어려우니까요 182 00:10:40,240 --> 00:10:42,720 ‎메시에게 그런 상황이 ‎자주 발생해요 183 00:10:42,800 --> 00:10:45,280 ‎제가 한번 가정을 해볼게요 184 00:10:45,360 --> 00:10:47,720 ‎코파 델 레이 대회의 준결승전 185 00:10:47,800 --> 00:10:50,240 ‎바르셀로나 대 말라가입니다 ‎당연히 가정이죠 186 00:10:58,000 --> 00:11:02,560 ‎첫 경기 장소는 ‎라로살레다 경기장이에요 187 00:11:02,640 --> 00:11:05,400 ‎'로살레다'든 '레다로사'든 ‎아무렇게나 부르세요 188 00:11:08,080 --> 00:11:09,040 ‎라로살레다 경기장에서 189 00:11:09,800 --> 00:11:11,200 ‎3 대 3으로 동점이 났습니다 190 00:11:12,720 --> 00:11:14,920 ‎여기 말라가에서 3 대 3이었고요 191 00:11:15,000 --> 00:11:19,040 ‎캄프 누, 혹은 누 캄프에선 ‎1 대 1이었습니다 192 00:11:20,080 --> 00:11:21,400 ‎심판이 이제 호루라기를 붑니다 193 00:11:21,480 --> 00:11:25,280 ‎바르셀로나 경기에서 ‎호루라기가 울리면 194 00:11:25,360 --> 00:11:27,360 ‎카메라가 무조건 메시를 비춰요 195 00:11:27,440 --> 00:11:28,840 ‎보통은 미드필드에 있는데 196 00:11:28,920 --> 00:11:31,000 ‎이런 경우엔 늘 이러고 있죠 197 00:11:37,080 --> 00:11:38,280 ‎마치 우주선을 타고 와서 198 00:11:38,360 --> 00:11:41,080 ‎방금 거기에 내린 외계인처럼 ‎어쩔 줄을 몰라요 199 00:11:41,160 --> 00:11:43,880 ‎집에서 보고 있자면 ‎참 안타깝다니까요 200 00:11:43,960 --> 00:11:47,720 ‎'어떻게 된 건지 ‎누가 설명 좀 해줘요' 싶죠 201 00:11:48,680 --> 00:11:51,560 ‎절친도 없으니 더욱 곤란해 보여요 202 00:11:51,640 --> 00:11:54,720 ‎이니에스타가 절친이었는데 ‎지금은 일본으로 갔잖아요 203 00:11:54,800 --> 00:11:56,120 ‎'절친한 절친'요 204 00:11:56,200 --> 00:11:59,760 ‎메시 연락처를 보면 이럴걸요 ‎'안드레시토, 절친들' 205 00:12:00,560 --> 00:12:04,200 ‎옛날 경기 영상 보세요 206 00:12:04,280 --> 00:12:06,360 ‎메시에게 처음으로 다가가서 207 00:12:06,440 --> 00:12:09,040 ‎안아주는 척하는 사람이 ‎이니에스타예요 208 00:12:09,120 --> 00:12:12,040 ‎사실은 이렇게 속삭이고 있죠 ‎'우리 진출한 거야, 메시' 209 00:12:12,120 --> 00:12:13,000 ‎그러면 메시는… 210 00:12:19,440 --> 00:12:21,240 ‎참 착한 사람이죠 211 00:12:22,480 --> 00:12:23,720 ‎다정한 사람이에요 212 00:12:23,800 --> 00:12:27,360 ‎메시는 챔피언스 대회 결승처럼 213 00:12:27,440 --> 00:12:30,280 ‎엄청난 압박을 주는 상황 214 00:12:30,360 --> 00:12:34,240 ‎온 세상이 메시 득점을 ‎기대하는 그런 상황에서 215 00:12:34,320 --> 00:12:36,880 ‎80분째에 1 대 1로 동점인데 216 00:12:36,960 --> 00:12:40,280 ‎이런 말을 할 사람입니다 217 00:12:40,360 --> 00:12:43,680 ‎부상까지 입고 치료받는 동안 ‎경기장 가장자리로 가서 218 00:12:44,480 --> 00:12:46,440 ‎이런 말을 할 거라고요 219 00:12:51,160 --> 00:12:53,160 ‎'와, 물맛 죽인다' 220 00:12:54,360 --> 00:12:56,440 ‎그러고 나서 미드필드에서 ‎바이시클 킥으로 득점하죠 221 00:12:56,520 --> 00:12:58,240 ‎그게 메시란 사람이에요 222 00:13:00,800 --> 00:13:02,160 ‎메시는 훈련 조끼를 두려워해요 223 00:13:02,800 --> 00:13:05,480 ‎최근에 알았답니다 ‎훈련 조끼 공포증이래요 224 00:13:06,000 --> 00:13:08,160 ‎몇 년 전 인터넷에서 225 00:13:08,240 --> 00:13:10,800 ‎한 사진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226 00:13:10,880 --> 00:13:13,400 ‎공개된 지 좀 된 사진인데요 227 00:13:17,280 --> 00:13:20,160 ‎다들 말했죠 ‎'훈련 조끼를 입을 줄 모르나 봐' 228 00:13:20,240 --> 00:13:23,120 ‎에이, 딱 봐도 장난치는 건데요 229 00:13:23,200 --> 00:13:25,200 ‎골을 놓쳐서 화내는 거죠 230 00:13:25,280 --> 00:13:28,800 ‎설마 자기 얼굴로 ‎뚫고 쓰려는 거겠어요? 231 00:13:28,880 --> 00:13:30,640 ‎거기에 구멍 없는 것 정도는 ‎알 테니까요 232 00:13:30,720 --> 00:13:33,560 ‎그래도 사람들은 ‎메시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했죠 233 00:13:33,640 --> 00:13:35,600 ‎어쨌든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234 00:13:37,360 --> 00:13:39,200 ‎2, 3주가 지난 뒤 235 00:13:41,040 --> 00:13:44,720 ‎새로 사진이 올라왔어요 ‎이 사진인데요 236 00:13:52,200 --> 00:13:53,800 ‎'유니세프'라고 쓰여 있는데… 237 00:13:57,520 --> 00:13:58,680 ‎사람들이 이 사진을 갖고 238 00:14:00,080 --> 00:14:02,480 ‎별의별 웃긴 걸 합성했는데 ‎꼭 보셔야 해요 239 00:14:02,560 --> 00:14:05,880 ‎저작권 문제로 안 가져왔지만 ‎정말 굉장하다니까요 240 00:14:05,960 --> 00:14:09,880 ‎제일 맘에 드는 건 ‎'이티' 자전거에 탄 채로 241 00:14:09,960 --> 00:14:11,400 ‎달로 날아가는 사진이에요 242 00:14:15,880 --> 00:14:17,720 ‎뭐, 별거라고들 그래요 ‎사진 잘못 찍힌 건데 243 00:14:17,800 --> 00:14:20,080 ‎그게 다인데 다들 참 못됐어요 244 00:14:20,720 --> 00:14:21,560 ‎어쨌든요 245 00:14:22,240 --> 00:14:23,640 ‎3, 4주가 지난 뒤 246 00:14:27,200 --> 00:14:28,240 ‎이 사진이 나왔어요 247 00:14:39,000 --> 00:14:41,160 ‎더는 실드를 못 쳐주겠네요 248 00:14:42,680 --> 00:14:45,400 ‎메시 어머니께 ‎전화해서 묻고 싶어요 249 00:14:45,480 --> 00:14:48,680 ‎'아드님이 출산 때는 ‎어느 구멍으로 나오려고 했어요?' 250 00:14:50,800 --> 00:14:51,640 ‎어쨌든요 251 00:14:52,480 --> 00:14:55,680 ‎귀여운 메시 농담은 그렇다 치고 252 00:14:56,480 --> 00:14:59,400 ‎리오넬 메시라는 인물은 ‎참 매력이 넘쳐요 253 00:14:59,480 --> 00:15:03,400 ‎어쩜 그렇게 큰 힘을 가졌으면서도 254 00:15:03,480 --> 00:15:05,920 ‎동시에 연약한지 정말 신기해요 255 00:15:07,120 --> 00:15:10,720 ‎전 세계가 메시를 ‎신으로 추앙하다가도 256 00:15:10,800 --> 00:15:15,920 ‎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탈락하면 ‎다들 죽이려고 들죠 257 00:15:16,000 --> 00:15:17,680 ‎말 그대로 죽이려고 해요 258 00:15:17,760 --> 00:15:20,560 ‎제가 봤을 때는 ‎자기 일을 충실히 했는데도요 259 00:15:20,640 --> 00:15:23,160 ‎우리처럼 최선을 다한 거라고요 260 00:15:23,240 --> 00:15:25,520 ‎그렇지만 유명인이라는 이유로… 261 00:15:25,600 --> 00:15:27,800 ‎모든 축구 선수에게 ‎적용되는 얘기인데요 262 00:15:27,880 --> 00:15:30,720 ‎각종 스포츠 선수와 예술가 263 00:15:30,800 --> 00:15:35,520 ‎배우, 음악가, 기자, 코미디언도 ‎마찬가지예요 264 00:15:35,600 --> 00:15:38,680 ‎유명인은 마녀사냥 대상이라니까요 265 00:15:38,760 --> 00:15:41,080 ‎일을 망쳤느냐 성공했느냐에 따라 266 00:15:41,160 --> 00:15:46,200 ‎군중에게 뭇매를 맞을 수도 있어요 267 00:15:46,280 --> 00:15:47,800 ‎믿기지가 않아요 268 00:15:47,880 --> 00:15:49,120 ‎안타까운 일이죠 269 00:15:50,200 --> 00:15:52,040 ‎유명인만 다루지 말고 270 00:15:52,120 --> 00:15:55,320 ‎한 발짝 물러나서 ‎사회 전체를 봅시다 271 00:15:55,400 --> 00:15:57,200 ‎온갖 미움이 시작되는 곳요 272 00:15:58,040 --> 00:15:59,120 ‎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? 273 00:15:59,760 --> 00:16:01,640 ‎사회가 미움에 잠식당했다는 274 00:16:02,160 --> 00:16:03,320 ‎그런 생각 안 드세요? 275 00:16:03,400 --> 00:16:06,080 ‎전염병 한참 천부터요 276 00:16:06,160 --> 00:16:08,560 ‎전 코미디언만 몇 년을 했어요 277 00:16:08,640 --> 00:16:13,960 ‎코로나바이러스 전에도 ‎이미 다들 화나 있지 않았나요? 278 00:16:14,040 --> 00:16:15,640 ‎다들 늘 열받아 있는 상태예요 279 00:16:15,720 --> 00:16:17,320 ‎언제나 폭발 직전이죠 280 00:16:17,400 --> 00:16:19,120 ‎누군가 실수라도 하면 ‎도와주지 않아요 281 00:16:19,200 --> 00:16:22,160 ‎손가락질을 하죠 ‎내 탓 안 하도록요 282 00:16:22,240 --> 00:16:24,800 ‎이 '그럴 줄 알았다' 문화가 ‎문제예요 283 00:16:24,880 --> 00:16:25,720 ‎그렇지 않습니까? 284 00:16:25,800 --> 00:16:29,120 ‎요인이 다양하다는 건 알아요 285 00:16:29,200 --> 00:16:32,800 ‎사회가 미움에 잠식당한 ‎이유야 엄청나게 많죠 286 00:16:32,880 --> 00:16:35,320 ‎실직한 사람도 있겠고 287 00:16:35,400 --> 00:16:38,880 ‎직장이 영 별로거나 ‎빚이 있을 수도 있겠죠 288 00:16:38,960 --> 00:16:42,000 ‎돈을 아껴야 하다 보니 ‎날카로워지는 것도 당연해요 289 00:16:42,080 --> 00:16:44,560 ‎아주 타당한 이유죠 290 00:16:44,640 --> 00:16:46,200 ‎무모한 정치가들이 291 00:16:46,280 --> 00:16:49,600 ‎우리를 못살게 구는 사회잖아요 292 00:16:49,680 --> 00:16:52,440 ‎국가를 학교 운동장 ‎지휘하듯이 굴리고 앉았죠 293 00:16:52,520 --> 00:16:54,440 ‎그래서 화나는 거 알겠어요 294 00:16:54,520 --> 00:16:58,120 ‎언론도 선동을 일삼으며 ‎야단스럽게 굴고요 295 00:16:58,200 --> 00:17:00,680 ‎당연히 계속 화가 나죠 296 00:17:00,760 --> 00:17:04,440 ‎이해합니다 ‎소셜 미디어도 우리 화를 돋워요 297 00:17:04,520 --> 00:17:06,960 ‎여러분은 어떨지 몰라도 ‎인스타그램 있잖아요 298 00:17:07,040 --> 00:17:08,640 ‎저도 계정이 있는데요 299 00:17:08,720 --> 00:17:11,920 ‎인스타그램만 보면 ‎다들 나보다 행복해 보여요 300 00:17:12,600 --> 00:17:14,840 ‎이웃 프로필을 보면 301 00:17:14,920 --> 00:17:17,520 ‎'이 사람이 그 이웃이라고?' 싶죠 ‎사실 답 없는 인간인데요 302 00:17:18,240 --> 00:17:21,600 ‎그런데 인스타그램의 이웃을 보면 ‎그 사람이 되고 싶어요 303 00:17:23,200 --> 00:17:24,480 ‎진짜라니까요 304 00:17:24,560 --> 00:17:28,160 ‎제가 몇 가지 요인은 안 짚고 ‎넘어갔다고 생각들 하시겠죠 305 00:17:28,240 --> 00:17:30,480 ‎근데 이건 ‎꼭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306 00:17:30,560 --> 00:17:33,120 ‎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‎요인이 하나 있어요 307 00:17:33,200 --> 00:17:34,400 ‎늘 이런 상태라서 모르는데 308 00:17:35,360 --> 00:17:36,440 ‎바로 스트레스예요 309 00:17:37,480 --> 00:17:38,320 ‎스트레스요 310 00:17:39,520 --> 00:17:43,040 ‎눈에 보이지 않아서 ‎다들 잊고는 하죠 311 00:17:43,120 --> 00:17:44,840 ‎마치 와이파이처럼 안 보이니까요 312 00:17:45,800 --> 00:17:47,200 ‎그러나 스트레스엔 대가가 따라요 313 00:17:48,800 --> 00:17:51,920 ‎잠깐 생각해 보세요, 스트레스요 314 00:17:52,680 --> 00:17:53,600 ‎요새 스트레스 315 00:17:55,400 --> 00:17:56,680 ‎완전 엑기스 316 00:17:58,680 --> 00:17:59,600 ‎마치 핫소스 317 00:18:00,560 --> 00:18:03,760 ‎'지금 진심으로 하는 건가?' 318 00:18:04,600 --> 00:18:05,800 ‎'저걸 말장난이라고' 319 00:18:08,320 --> 00:18:10,720 ‎제가 마흔이 된 지금까지 320 00:18:10,800 --> 00:18:13,440 ‎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뤘는지 ‎얘기하려 해요 321 00:18:14,040 --> 00:18:16,440 ‎전 17, 18살에 말라가를 떠났어요 322 00:18:17,360 --> 00:18:19,720 ‎그때야 만사에 신경을 안 썼으니 ‎스트레스도 안 받았죠 323 00:18:19,800 --> 00:18:21,480 ‎제 사전엔 ‎스트레스란 단어가 없었어요 324 00:18:21,560 --> 00:18:25,000 ‎말라가에서의 삶은 ‎스트레스가 없었거든요 325 00:18:25,080 --> 00:18:29,080 ‎17, 18살쯤 그라나다로 ‎이사 갔어요 326 00:18:29,160 --> 00:18:33,560 ‎말라가보다 작은 ‎안달루시아의 도시죠 327 00:18:33,640 --> 00:18:34,840 ‎보헤미안풍인 곳으로 328 00:18:35,440 --> 00:18:36,920 ‎문화와 예술 329 00:18:37,000 --> 00:18:38,440 ‎음악과 뮤즈가 넘치며 330 00:18:38,520 --> 00:18:41,880 ‎어디든 걸어서 갈 수 있어요 331 00:18:41,960 --> 00:18:43,320 ‎서로 거리가 가까웠거든요 332 00:18:46,000 --> 00:18:48,280 ‎그러니 그라나다에서도 ‎스트레스가 없었죠 333 00:18:48,360 --> 00:18:49,240 ‎그러다가 334 00:18:51,280 --> 00:18:54,840 ‎13, 14년 전에 ‎마드리드로 이사 갔어요 335 00:18:54,920 --> 00:18:59,240 ‎코미디언을 업으로 삼으려면 ‎마드리드로 가야 하니까요 336 00:18:59,320 --> 00:19:03,240 ‎안달루시아인의 정체성을 ‎버리지 말자고 337 00:19:03,320 --> 00:19:06,200 ‎여유를 간직하자고 ‎생각하며 갔어요 338 00:19:06,800 --> 00:19:08,880 ‎평온한 맘으로 도착했죠 339 00:19:09,600 --> 00:19:12,120 ‎집을 빌려 이사했고 ‎이삿짐을 내려놨어요 340 00:19:12,200 --> 00:19:14,880 ‎설마 짐을 풀었겠어요? ‎대충 내려놓은 다음 생각했죠 341 00:19:14,960 --> 00:19:18,160 ‎'산책하러 가야지 ‎첫날부터 스트레스는 사절이야' 342 00:19:18,240 --> 00:19:21,240 ‎레티로 공원 얘기를 들었던지라 ‎거기로 가자고 결심했어요 343 00:19:21,320 --> 00:19:24,280 ‎이름이 그렇게 멋지니까 ‎분명 훌륭한 공원이겠거니, 하고요 344 00:19:24,360 --> 00:19:26,880 ‎꼭 가고 싶었어요! ‎이제는 거기 안 갑니다 345 00:19:29,480 --> 00:19:30,680 ‎죽어도 안 갈 거예요 346 00:19:30,760 --> 00:19:34,280 ‎산책하며 기분 전환하기 ‎좋은 곳일 줄 알았는데 347 00:19:34,360 --> 00:19:36,800 ‎백미러가 필요한 곳이더군요 348 00:19:37,520 --> 00:19:40,240 ‎자전거에 달리는 사람들에 ‎오리까지, 못 해 먹겠더라고요 349 00:19:40,320 --> 00:19:43,160 ‎무슨 인간 지네 보는 거 같아서 ‎나와버렸어요 350 00:19:43,240 --> 00:19:45,920 ‎알고 보니 ‎레티로만 그런 게 아니라 351 00:19:46,000 --> 00:19:47,240 ‎마드리드 전체가 그랬어요 352 00:19:47,320 --> 00:19:51,560 ‎도시 어디를 가도 그래요 ‎우세라, 말라사냐, 레가스피 353 00:19:51,640 --> 00:19:54,200 ‎어딜 가도 마찬가지죠 ‎사람들로 꽉 찼어요 354 00:19:54,280 --> 00:19:56,200 ‎사람들 걷는 거 보셨어요? 355 00:19:56,280 --> 00:19:58,520 ‎'해체할 폭탄이라도 있나?' ‎싶다니까요 356 00:19:58,600 --> 00:20:01,280 ‎'저 사람도 폭탄 해체하러 가나 봐 ‎근데 다른 방향으로 가네?' 357 00:20:01,360 --> 00:20:04,160 ‎한 번은 급하게 가는 사람을 ‎지켜보기로 결심했어요 358 00:20:04,240 --> 00:20:06,320 ‎대체 어디로 가나 보려고요 359 00:20:06,400 --> 00:20:08,560 ‎벽에 들이박더니 덜걱대더군요 360 00:20:08,640 --> 00:20:11,080 ‎다 무슨 로봇 같아요 361 00:20:11,160 --> 00:20:13,800 ‎저만 모르는 무슨 일이 났나요? 362 00:20:14,400 --> 00:20:16,280 ‎좀비 사태라도 일어난 거예요? 363 00:20:16,360 --> 00:20:18,040 ‎뭔 뉴스가 터진 거냐고요? 364 00:20:18,120 --> 00:20:20,080 ‎지붕에 숨은 저격수들이 365 00:20:20,160 --> 00:20:22,440 ‎'20초 이상 가만히 있는 놈은' 366 00:20:22,520 --> 00:20:25,600 ‎'머리를 터트려버려!' ‎하는 것도 아니고요 367 00:20:31,920 --> 00:20:33,160 ‎마드리드에서 운전해 보셨어요? 368 00:20:34,760 --> 00:20:35,920 ‎마드리드에서 운전이라 369 00:20:36,920 --> 00:20:40,120 ‎어떤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 ‎전 그라나다에서 면허를 땄어요 370 00:20:41,720 --> 00:20:44,200 ‎8년 동안 4번 기어를 쓴 적이 없죠 371 00:20:45,920 --> 00:20:48,200 ‎마드리드에선 얼마나 밟아대는지! 372 00:20:48,280 --> 00:20:50,560 ‎차선도 막 변경하고요! 373 00:20:51,520 --> 00:20:53,320 ‎깜빡이 신호 켤 때마다 374 00:20:53,400 --> 00:20:56,480 ‎벌금이 20유로는 되나 봐요 ‎아주 짠돌이들 나셨어요! 375 00:20:56,560 --> 00:21:01,120 ‎마드리드에서 운전하려면 ‎앞뒤 차 생각을 읽어내야 해요 376 00:21:01,200 --> 00:21:04,760 ‎제 앞가림 하는 것만도 ‎벅차 죽겠는데요! 377 00:21:08,040 --> 00:21:11,120 ‎근데 마드리드에서 ‎과속 차량보다 무서운 게 있어요 378 00:21:11,200 --> 00:21:12,920 ‎바로 멈춰 있는 차요 379 00:21:13,680 --> 00:21:15,640 ‎그게 더 무서워요 380 00:21:16,920 --> 00:21:20,440 ‎마드리드에서 운전하는데 ‎빨간불이 켜지면 381 00:21:20,520 --> 00:21:23,680 ‎'맨 앞은 걸리지 마라' 빌어요 ‎근데 매번 걸리죠 382 00:21:23,760 --> 00:21:25,040 ‎짜증 나 죽겠어요! 383 00:21:25,560 --> 00:21:29,800 ‎전 사고 치지 말고 ‎얌전히 굴라고 교육받았거든요 384 00:21:29,880 --> 00:21:32,280 ‎스트레스로 부순 운전대만 ‎4개라니까요 385 00:21:32,360 --> 00:21:34,360 ‎이렇게 생각하려 해요 ‎'정신 차리면 괜찮아' 386 00:21:34,440 --> 00:21:37,320 ‎'아무도 소리 안 지를 거야 ‎괜찮아' 387 00:21:37,400 --> 00:21:40,240 ‎근데 어디선가 '그리스'에서처럼 ‎스카프를 쥔 금발 여자가 나타나서 388 00:21:40,320 --> 00:21:42,680 ‎'출발!' 외치고 ‎저는 밟기 직전이고 389 00:21:42,760 --> 00:21:46,000 ‎갑자기 뒤에서 경적도 들려요 390 00:21:46,080 --> 00:21:48,600 ‎뒤를 봤다 앞을 보면 ‎아직도 빨간불인데요 391 00:21:48,680 --> 00:21:50,560 ‎뒤 차는 시간 여행이라도 ‎했나 보죠! 392 00:21:51,080 --> 00:21:56,000 ‎'백 투 더 퓨처'처럼 ‎차 타고 미래로 간 거냐고요! 393 00:22:02,520 --> 00:22:03,600 ‎데이트 얘기도 해야죠 394 00:22:04,160 --> 00:22:05,840 ‎데이트요 395 00:22:05,920 --> 00:22:09,120 ‎마드리드만 그런 게 아니라 ‎전국이 그래요 396 00:22:09,640 --> 00:22:12,760 ‎요새 데이트는 ‎밥에 물 말아 먹듯 하던데요 397 00:22:13,320 --> 00:22:15,880 ‎저도 노땅까진 아니에요 ‎겨우 마흔이라고요 398 00:22:15,960 --> 00:22:18,640 ‎근데도 이해를 못 하겠어요 399 00:22:20,440 --> 00:22:23,560 ‎친구한테 요새는 데이트 ‎어떻게 하냐고 물어봤거든요 400 00:22:23,640 --> 00:22:26,520 ‎'만나서 맥주 마시거나 ‎놀거나 하지 않아?' 401 00:22:26,600 --> 00:22:28,000 ‎했더니 아니래요 402 00:22:28,600 --> 00:22:30,960 ‎이제는 앱을 쓴대요 ‎무슨 소리냐고 했죠 403 00:22:31,520 --> 00:22:33,120 ‎진짜 앱을 쓴다는 거예요 404 00:22:33,640 --> 00:22:35,720 ‎'애플리케이션?' 하니까 ‎그거 맞대요 405 00:22:36,280 --> 00:22:38,520 ‎집에서 사람을 꼬신다길래 ‎진짜냐고 했죠 406 00:22:38,600 --> 00:22:41,800 ‎'어제도 똥 싸면서 매칭됐어' ‎하더군요 407 00:22:41,880 --> 00:22:43,760 ‎'뭐라고?' 하니까 ‎그것도 진짜래요 408 00:22:45,320 --> 00:22:46,480 ‎실화라니까요 409 00:22:46,560 --> 00:22:49,680 ‎상대는 '이 사람 괜찮다' 하는데 ‎얘는 똥이나 싸면서… 410 00:22:51,640 --> 00:22:52,800 ‎그래서 물어봤죠 411 00:22:55,080 --> 00:22:56,840 ‎'무슨 앱 쓰는데?' 412 00:22:56,920 --> 00:22:58,960 ‎'야, 엄청 많아!' 하더라고요 413 00:22:59,520 --> 00:23:02,360 ‎'그라인더, 틴더, 윈더, 프링거' 414 00:23:02,440 --> 00:23:05,200 ‎'챗스키, 포르치스 ‎바이킨, 본디스' 415 00:23:05,280 --> 00:23:07,360 ‎'브렌디스, 트루스키스 ‎프로스티스' 416 00:23:07,440 --> 00:23:10,240 ‎'치스키스, 테헤링기스 ‎아돕타언티오' 417 00:23:10,320 --> 00:23:11,200 ‎전 이랬죠 418 00:23:20,080 --> 00:23:22,200 ‎'적게 종이 좀 줄래?' 419 00:23:23,480 --> 00:23:26,920 ‎앱 쓰는 걸 보면 ‎도저히 이해가 안 가요 420 00:23:27,000 --> 00:23:29,080 ‎무슨 게임 하듯이 해요 421 00:23:29,160 --> 00:23:33,840 ‎친구가 하는데 ‎'이거 봐, 좋아, 싫어' 422 00:23:33,920 --> 00:23:36,360 ‎네, 저도 해봤어요 ‎여자도 한 명 만나 봤죠 423 00:23:36,440 --> 00:23:38,680 ‎가서 인사했죠, '다니라고 해요' 424 00:23:38,760 --> 00:23:41,680 ‎'이름은 됐고 거시기나 내놔요 ‎이제 됐으니까 가요' 425 00:23:41,760 --> 00:23:44,840 ‎저는 집에 돌아와서 ‎어두운 거실에 선 채 426 00:23:44,920 --> 00:23:47,040 ‎잠시 멍하니 있었어요 427 00:23:49,280 --> 00:23:51,280 ‎'이게 섹스인지 아닌지 모르겠네' 428 00:23:54,360 --> 00:23:56,480 ‎흔적도 없고 429 00:23:56,560 --> 00:23:58,480 ‎너무 순식간이었거든요 430 00:24:01,560 --> 00:24:02,520 ‎요새 데이트란 431 00:24:03,800 --> 00:24:05,560 ‎넷플릭스 시청과 비슷해요 432 00:24:06,520 --> 00:24:08,440 ‎네, 다 좋은데요 433 00:24:09,680 --> 00:24:10,920 ‎너무 빨리 지나가요 434 00:24:11,560 --> 00:24:14,080 ‎다들 무슨 말인지 아시잖아요? 435 00:24:14,160 --> 00:24:17,080 ‎화요일 저녁 9시, 9시 반쯤 ‎퇴근하고 돌아왔다 치죠 436 00:24:17,160 --> 00:24:21,440 ‎대충 저녁을 만든 뒤 ‎'넷플릭스나 한 편 봐야지' 437 00:24:21,520 --> 00:24:23,520 ‎뭘 보든, 시즌 몇이든 상관없어요 438 00:24:23,600 --> 00:24:26,560 ‎무슨 시리즈를 ‎어디부터 보든 상관이 없다고요 439 00:24:26,640 --> 00:24:29,680 ‎에피소드 하나 틀고 ‎리모컨 저리 던져 놓고 440 00:24:29,760 --> 00:24:31,960 ‎시작 버튼 눌렀으니까 ‎재생이 되겠죠 441 00:24:32,040 --> 00:24:35,440 ‎참 편리하지 않아요? ‎마침 재미도 있고요 442 00:24:35,520 --> 00:24:38,320 ‎제가 설마 지금 ‎넷플릭스를 욕하겠어요? 443 00:24:39,400 --> 00:24:43,600 ‎'저 여배우 연기 좋다 ‎이럴 줄은… 와!' 444 00:24:43,680 --> 00:24:46,040 ‎'이야, 특수 효과 ‎비용 좀 들었겠는데' 445 00:24:46,120 --> 00:24:49,520 ‎에피소드가 끝났으니 ‎'이제 이 닦고 자야지' 하는데 446 00:24:49,600 --> 00:24:52,760 ‎일어나는 순간 오른쪽 아래에 ‎'다음 화 재생' 문구가 뜨면서 447 00:24:52,840 --> 00:24:56,240 ‎'6, 5, 4초 후', 카운트다운하는데 ‎휴대폰이 안 보여요 448 00:24:56,320 --> 00:24:58,800 ‎'3, 2, 1', 이제 봐야 해요 449 00:24:59,600 --> 00:25:02,000 ‎안 보면 안 돼요 ‎최면에서 깨어날 수 없다고요 450 00:25:02,080 --> 00:25:04,640 ‎저도 '종이의 집' 전체를 ‎하룻밤 만에 봤어요 451 00:25:04,720 --> 00:25:05,680 ‎방법은 묻지 마세요 452 00:25:05,760 --> 00:25:07,720 ‎넷플릭스에 올라온 걸 ‎다 봤다니까요 453 00:25:07,800 --> 00:25:10,360 ‎직장도 가족도 잃었어요 454 00:25:10,440 --> 00:25:13,280 ‎지금은 '프렌즈' 시즌 2를 ‎다시 보는 중이에요 455 00:25:15,600 --> 00:25:17,880 ‎근데 처음 보는 거 같아요! 456 00:25:20,920 --> 00:25:22,520 ‎처음요! 457 00:25:25,760 --> 00:25:27,640 ‎뭐든 이런 식으로 ‎즐기면 안 되죠 458 00:25:28,160 --> 00:25:30,640 ‎제 부모님 세대처럼 ‎데이트를 하란 말이 아니에요 459 00:25:30,720 --> 00:25:34,000 ‎대충 20년 전쯤을 ‎떠올리라는 말이죠 460 00:25:34,080 --> 00:25:35,280 ‎그때는 조금 더… 461 00:25:35,360 --> 00:25:39,800 ‎원래 데이트는 ‎일반 TV 시청과 비슷했어요 462 00:25:42,080 --> 00:25:44,880 ‎아무 문제가 없었죠 ‎속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463 00:25:45,800 --> 00:25:47,000 ‎시나리오는 같아요 464 00:25:47,080 --> 00:25:50,800 ‎화요일 밤 9시 30분 ‎퇴근해서 대충 저녁을 차리고 465 00:25:50,880 --> 00:25:54,440 ‎9시 20분에 이런 생각을 합니다 466 00:25:54,520 --> 00:25:57,880 ‎'9시 30분에 TV 켜야지' 467 00:25:58,600 --> 00:26:01,080 ‎'9시 30분에 방송 시작이라고' 468 00:26:03,760 --> 00:26:05,920 ‎'이번 주 내내 ‎광고를 틀어댔으니까' 469 00:26:07,280 --> 00:26:10,720 ‎9시 25분쯤 거실로 향해요 470 00:26:12,440 --> 00:26:13,720 ‎혹시 모르잖아요 471 00:26:14,960 --> 00:26:16,200 ‎좀 일찍 시작할지도요 472 00:26:16,880 --> 00:26:18,480 ‎저녁을 들고 자리에 앉습니다 473 00:26:19,960 --> 00:26:21,000 ‎9시 25분이에요 474 00:26:22,160 --> 00:26:24,080 ‎이제 9시 30분입니다 ‎'곧 하겠네' 싶죠 475 00:26:27,480 --> 00:26:28,640 ‎9시 40분이 됐어요 476 00:26:32,360 --> 00:26:33,680 ‎9시 45분이 되자 ‎이런 생각이 들죠 477 00:26:34,720 --> 00:26:37,040 ‎'시작 버튼 누르는 직원한테 ‎뭔 일 났나?' 478 00:26:40,280 --> 00:26:41,760 ‎그럴 수도 있잖아요? 479 00:26:43,160 --> 00:26:44,880 ‎이제 9시 55분입니다 ‎여러분은 어떨지 몰라도 480 00:26:44,960 --> 00:26:49,000 ‎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‎저녁을 먹을 때면 481 00:26:49,080 --> 00:26:52,560 ‎방송 시작 시간에 맞춰서 482 00:26:52,640 --> 00:26:54,920 ‎식사를 시작한다는 고집이 있어요 483 00:26:55,960 --> 00:26:59,480 ‎이렇게 생각하죠 ‎'음식이 식겠지만 기다리자' 484 00:27:00,960 --> 00:27:02,880 ‎'내 샐러드 다 식겠네' 485 00:27:04,640 --> 00:27:06,320 ‎10시 15분이 되자 486 00:27:07,760 --> 00:27:09,600 ‎드디어 방송이 시작됩니다 487 00:27:09,680 --> 00:27:11,960 ‎너무 재미있어요 488 00:27:12,040 --> 00:27:13,280 ‎'끝내준다!' 싶죠 489 00:27:13,360 --> 00:27:16,200 ‎'이 두 배우는 ‎언제 봐도 합이 좋다니까' 490 00:27:16,280 --> 00:27:18,760 ‎'아주 잘 만들었는데, 이야!' 491 00:27:19,280 --> 00:27:23,000 ‎근데 이런 음성이 나와요 ‎'광고 후 3월에 돌아옵니다' 492 00:27:23,080 --> 00:27:25,120 ‎그럼 '알았어, 현실로 돌아갈게' ‎하는 수밖에요 493 00:27:25,200 --> 00:27:27,840 ‎'대학도 가고 여름에 선탠도 하고' 494 00:27:27,920 --> 00:27:30,200 ‎'내년에 보면 되잖아', 참 나 495 00:27:33,880 --> 00:27:36,240 ‎둘 사이 타협 지점이 있을 거예요 496 00:27:37,320 --> 00:27:41,520 ‎전 마드리드가 주는 스트레스에 ‎굴복해 버렸어요 497 00:27:41,600 --> 00:27:44,520 ‎하지만 9년쯤 전에 498 00:27:44,600 --> 00:27:46,200 ‎누군가가 제 삶에 등장했죠 499 00:27:47,160 --> 00:27:52,760 ‎제 인생의 관점과 속도를 ‎완전히 바꿔 놨습니다 500 00:27:52,840 --> 00:27:56,720 ‎첫 반려견이었어요 ‎이름은 '감자얼굴'이었죠 501 00:27:56,800 --> 00:27:59,280 ‎지금도 살아 있답니다 ‎저와 같이 살아요 502 00:27:59,360 --> 00:28:01,960 ‎이제 할머니가 다 됐죠 ‎늘 앉아 있어요 503 00:28:02,040 --> 00:28:05,040 ‎언제 움직이는 건지 모르겠어요 ‎방금은 여기 있었거든요 504 00:28:06,760 --> 00:28:09,680 ‎근데 방에 가면 먼저 와 있어요 ‎움직이는 장면을 볼 수가 없죠 505 00:28:12,880 --> 00:28:15,920 ‎무슨 '드래곤볼'의 손오공처럼 ‎여기 번쩍, 저기 번쩍이에요 506 00:28:16,000 --> 00:28:17,640 ‎걷는 꼴을 본 적이 없어요 507 00:28:18,200 --> 00:28:20,400 ‎근데 제가 가는 곳마다 ‎먼저 가 있다니까요 508 00:28:21,000 --> 00:28:22,760 ‎어쨌든 간에… 509 00:28:27,320 --> 00:28:29,560 ‎감자얼굴과 살며 ‎제게 변화가 생겼어요 510 00:28:29,640 --> 00:28:32,240 ‎제 인생이 바뀌었죠, 잠시만요 511 00:28:32,320 --> 00:28:36,240 ‎우리 개가 얼마나 잘났는지 ‎구구절절 자랑 따윈 안 할게요 512 00:28:36,320 --> 00:28:39,200 ‎그런 얘기는 지겹잖아요 513 00:28:39,280 --> 00:28:44,080 ‎전 그래요, 자기 개 가지고 이렇게 ‎호들갑 떠는 애견인들 지겹다고요 514 00:28:44,160 --> 00:28:45,720 ‎잠시 질문 하나 하죠 515 00:28:45,800 --> 00:28:47,720 ‎반려견 있는 분? 손 들어 보세요 516 00:28:47,800 --> 00:28:49,760 ‎이야, 애견인이 많은데요 517 00:28:49,840 --> 00:28:52,760 ‎그럴 것 같았어요 ‎어쩐지 들어오자마자 냄새가… 518 00:28:53,520 --> 00:28:55,160 ‎괜찮아요, 저도 익숙하니까 519 00:28:55,920 --> 00:28:57,600 ‎이런 말 하는 절 용서하세요 520 00:28:57,680 --> 00:29:01,400 ‎하지만 제 생각에 애견인들이란… 521 00:29:03,400 --> 00:29:04,760 ‎사이비 종교 집단이에요 522 00:29:09,200 --> 00:29:10,200 ‎못 참아주겠어요 523 00:29:10,280 --> 00:29:13,320 ‎전 매일 같은 공원에 ‎같은 시간에 가는 건 피해요 524 00:29:13,400 --> 00:29:16,680 ‎같은 사람에게 말도 안 걸죠 ‎왜냐하면 똑같은 애견인을 525 00:29:16,760 --> 00:29:19,320 ‎세 번째로 보면 때려주고 싶거든요 526 00:29:20,320 --> 00:29:24,560 ‎다른 나라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‎여기 우리 나라에서는 527 00:29:26,760 --> 00:29:31,440 ‎많이 쳐줘도 전체 개의 ‎5% 정도만이 528 00:29:31,520 --> 00:29:33,720 ‎위풍당당하고 위엄 있어요 529 00:29:33,800 --> 00:29:35,800 ‎누가 봐도 아름다운 모습 말이에요 530 00:29:35,880 --> 00:29:39,120 ‎그러니 자기 개 멋지다고 ‎자랑할 수 있는 주인은 몇 없죠 531 00:29:39,200 --> 00:29:41,480 ‎이런 개 말이에요, 뭐, 좋습니다 532 00:29:41,560 --> 00:29:43,960 ‎하지만 나머지 95%의 주인은… 533 00:29:46,080 --> 00:29:48,680 ‎양말 잘못 신은 ‎고물상 개를 길러요 534 00:29:51,440 --> 00:29:55,640 ‎눈 하나가 없거나 ‎다리가 하나 없거나 갈지자로 걷죠 535 00:29:55,720 --> 00:29:57,640 ‎그런데 자기 개가 ‎얼마나 예쁜지 보래요 536 00:29:57,720 --> 00:30:00,440 ‎전 이러죠 ‎'토론하고 싶지만 가야 해서요' 537 00:30:01,360 --> 00:30:04,440 ‎자기 개가 예쁘다는 말을 ‎할 자격이 없다는 건데 538 00:30:04,520 --> 00:30:06,480 ‎우리 대부분이 그렇잖아요 539 00:30:07,680 --> 00:30:10,560 ‎그럼 개를 뭐로 자랑할 겁니까? 540 00:30:10,640 --> 00:30:13,280 ‎이 나라에선 이렇게 자랑해요 541 00:30:14,120 --> 00:30:16,960 ‎'우리 개가 얼마나 똑똑한데요' 542 00:30:18,880 --> 00:30:23,080 ‎세상 사람 전부 ‎자기 개가 제일 똑똑하대요 543 00:30:23,760 --> 00:30:27,400 ‎똑똑한 개 얘기도 지긋지긋해요 544 00:30:27,480 --> 00:30:30,240 ‎그 말대로면 ‎스페인 대학이 개로 가득하게요? 545 00:30:32,520 --> 00:30:35,800 ‎마드리드의 이웃 중 ‎멋진 분이 계세요 546 00:30:35,880 --> 00:30:37,320 ‎60대 여성분인데 547 00:30:37,400 --> 00:30:40,200 ‎개를 기르시는 분으로 ‎저도 개를 좋아하는 걸 알고 548 00:30:40,280 --> 00:30:43,520 ‎제가 자기 개 얘기도 ‎귀담아듣는 줄 아시죠 549 00:30:43,600 --> 00:30:46,920 ‎'아주머니 개가 ‎행복하고 건강하기만 하면' 550 00:30:47,000 --> 00:30:50,320 ‎'전 상관없어요' ‎이런 말까지 하고 싶다니까요 551 00:30:51,480 --> 00:30:55,080 ‎한번은 저를 갑자기 붙들고 ‎말씀하시기를 552 00:30:55,160 --> 00:30:58,120 ‎'다니, 우리 개가 얼마나 ‎똑똑한지 몰라요' 553 00:30:59,000 --> 00:31:00,800 ‎'들어 봐요' 554 00:31:00,880 --> 00:31:03,360 ‎'제가 엄청 일찍 일어나서' 555 00:31:03,440 --> 00:31:04,840 ‎'아침에 산책을 시켜요' 556 00:31:04,920 --> 00:31:06,600 ‎'배변을 마치고 들어가죠' 557 00:31:06,680 --> 00:31:09,360 ‎'그다음 밥 먹이고 ‎저는 커피랑 토스트 먹고' 558 00:31:10,080 --> 00:31:11,320 ‎'바람 쐬러 나가요' 559 00:31:11,880 --> 00:31:16,120 ‎노인들은 그러거든요 ‎그냥 나가는 게 아니라 560 00:31:16,720 --> 00:31:18,280 ‎바람 쐬러 나가십니다 561 00:31:19,640 --> 00:31:22,320 ‎저도 어릴 적부터 ‎아침마다 들었어요 562 00:31:22,400 --> 00:31:25,240 ‎이러다 바람에 날아가는 노인도 ‎생기겠다 싶었죠 563 00:31:26,560 --> 00:31:29,480 ‎바람 쐬러 나가기로 ‎결심하는 나이가 있다니까요 564 00:31:30,000 --> 00:31:31,520 ‎극적으로 말씀하셨죠 ‎'바람을 쐤어요!' 565 00:31:32,920 --> 00:31:35,600 ‎'볼일도 좀 보고 ‎오후 3시쯤에 돌아왔죠' 566 00:31:35,680 --> 00:31:37,760 ‎'그런데요, 다니' 567 00:31:37,840 --> 00:31:40,520 ‎'제가 1층에 살거든요' ‎'알아요, 이웃이니까' 568 00:31:42,240 --> 00:31:46,320 ‎'제가 소리를 하나도 안 내고 ‎2층으로 올라갔거든요?' 569 00:31:48,440 --> 00:31:49,640 ‎'저 사실 닌자예요' 570 00:31:54,640 --> 00:31:57,000 ‎'마쓰모토성에서 5년 수련해서' 571 00:31:58,640 --> 00:32:01,000 ‎'그 어떤 사태에도 ‎대응할 수 있죠' 572 00:32:02,800 --> 00:32:05,920 ‎'고향에서는 저를 ‎'침묵의 살인자'라 불러요' 573 00:32:08,080 --> 00:32:09,240 ‎그리고 말씀하시길… 574 00:32:10,320 --> 00:32:13,080 ‎치마를 여기까지 걷어 올렸어요 ‎이건 스타킹이고요 575 00:32:14,200 --> 00:32:18,200 ‎'제가 열쇠를 꺼냈어요 ‎소리 안 나는 열쇠죠' 576 00:32:19,400 --> 00:32:21,000 ‎'그리고 문으로 다가가' 577 00:32:27,280 --> 00:32:28,800 ‎'열쇠를 꽂았어요' 578 00:32:30,800 --> 00:32:33,600 ‎'살짝 열렸지만 ‎아무 소리도 안 났죠' 579 00:32:34,720 --> 00:32:36,040 ‎'윤활유를 발라놨었거든요' 580 00:32:38,680 --> 00:32:39,880 ‎닌자의 문이죠 581 00:32:41,960 --> 00:32:42,800 ‎그리고 말씀하시길 582 00:32:43,800 --> 00:32:48,760 ‎'문을 아주 살짝 ‎요만큼만 열었어요' 583 00:32:48,840 --> 00:32:51,560 ‎'근데 고놈 주둥이가 나오더라고요 ‎저인 줄 알았던 거죠!' 584 00:32:51,640 --> 00:32:52,960 ‎전 '지금 장난하세요?' 585 00:32:53,560 --> 00:32:55,520 ‎'지금 장난하시는 거냐고요' 586 00:32:56,920 --> 00:32:59,320 ‎'아주머니, 잘 들으세요' 587 00:32:59,840 --> 00:33:03,600 ‎'아침 8시에 나가신 후 ‎개는 거실 자기 침대에서 잤겠죠' 588 00:33:04,120 --> 00:33:07,000 ‎'8시 30분에 무슨 소리를 듣고 ‎아주머니로 착각했을 거예요' 589 00:33:07,080 --> 00:33:10,320 ‎'문가로 갔지만 아닌 걸 깨닫고 ‎다시 잠자리로 갑니다' 590 00:33:10,920 --> 00:33:13,800 ‎'그러다 누가 옆집에 찾아오면 ‎또 아주머니인 줄 알고' 591 00:33:13,880 --> 00:33:17,600 ‎'문 앞까지 갔다가 아닌 걸 알고 ‎다시 돌아갑니다' 592 00:33:17,680 --> 00:33:19,560 ‎'자기가 방귀 뀌어 놓고도' 593 00:33:19,640 --> 00:33:23,440 ‎'아주머니인 줄 착각했다 ‎다시 돌아갈 거라고요' 594 00:33:23,520 --> 00:33:28,000 ‎'아주머니 오기 전에 ‎이미 문 앞을 왕복하는 짓만' 595 00:33:28,080 --> 00:33:29,080 ‎'737번은 했을걸요' 596 00:33:29,160 --> 00:33:31,920 ‎'아까 그게 마지막이었던 거고요!' 597 00:33:33,040 --> 00:33:37,080 ‎'사실 종일 순례를 돌았던 거죠!' 598 00:33:45,960 --> 00:33:47,720 ‎'얼마나 똑똑한지 몰라요, 다니' 599 00:33:48,520 --> 00:33:50,080 ‎'네, 근데 개가 공원에서' 600 00:33:50,160 --> 00:33:52,440 ‎'약쟁이 똥 먹을 땐 ‎그런 말 안 하시던데' 601 00:33:53,480 --> 00:33:55,200 ‎'그건 비밀로 해놓으시고선' 602 00:33:57,440 --> 00:33:59,760 ‎'저번에 내가 혼냈는데 말이에요' 603 00:33:59,840 --> 00:34:01,080 ‎하면서 이유는 안 가르쳐주시죠 604 00:34:01,160 --> 00:34:03,720 ‎1.5m짜리 스카프라도 먹었나 봐요 605 00:34:04,600 --> 00:34:06,040 ‎'얼마나 똑똑한지 몰라요' 606 00:34:06,120 --> 00:34:08,840 ‎'전에 혼내면서 '안 돼' 했거든요' 607 00:34:09,960 --> 00:34:11,480 ‎'하지 마' 608 00:34:11,560 --> 00:34:14,280 ‎'근데요, 다니, 저를 보면서요' 609 00:34:15,400 --> 00:34:16,680 ‎'이런 표정을 짓더라고요' 610 00:34:16,760 --> 00:34:20,520 ‎그다음에 제가 경멸하는 ‎바로 그 대사를 뱉으시더군요 611 00:34:22,240 --> 00:34:23,880 ‎'당장이라도 말할 것 같았어요' 612 00:34:26,480 --> 00:34:28,880 ‎말하기는 뭘 말해요? ‎개는 말을 못 해요! 613 00:34:28,960 --> 00:34:30,960 ‎세상에 그런 개는 없어요! 614 00:34:31,480 --> 00:34:35,680 ‎'그리고 아주머니 ‎그 개가 말하는 꼴 보는 순간' 615 00:34:35,760 --> 00:34:37,840 ‎'그놈을 창밖으로 차버릴 겁니다' 616 00:34:39,000 --> 00:34:40,200 ‎'망상 그만하세요!' 617 00:34:42,680 --> 00:34:45,240 ‎똑똑한 개 얘긴 지겨워요 618 00:34:47,920 --> 00:34:50,360 ‎너무 솔직해서 죄송합니다 619 00:34:50,440 --> 00:34:52,520 ‎이게 제 본모습이랍니다 ‎미안하게 됐군요 620 00:34:53,120 --> 00:34:56,520 ‎전 애견인이랑은 커피도 안 마셔요 621 00:34:57,440 --> 00:34:58,440 ‎미안해요 622 00:35:04,680 --> 00:35:06,080 ‎애묘인의 경우엔… 623 00:35:18,520 --> 00:35:19,400 ‎알겠습니다 624 00:35:20,480 --> 00:35:21,840 ‎고양이 기르는 분? ‎수줍어 마시고요 625 00:35:21,920 --> 00:35:24,240 ‎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‎어차피 가서 뺨도 못 때려요 626 00:35:24,320 --> 00:35:25,600 ‎자, 고양이 기르시는 분? 627 00:35:25,680 --> 00:35:28,720 ‎꽤 많네요 ‎반려견 주인보단 적지만, 좋습니다 628 00:35:28,800 --> 00:35:31,000 ‎그러고 보니 ‎둘 다 기르는 분 계세요? 629 00:35:31,880 --> 00:35:33,040 ‎몇 마리씩 기르시나요? 630 00:35:34,040 --> 00:35:37,160 ‎개 셋에 고양이 둘 ‎다음은 멧돼지인가요? 631 00:35:39,640 --> 00:35:41,400 ‎둘 다 기르시는 분들, 안심하세요 632 00:35:41,480 --> 00:35:44,400 ‎다음 농담은 여러분과는 ‎상관없답니다 633 00:35:44,480 --> 00:35:46,320 ‎고양이만 기르는 분들은 634 00:35:47,520 --> 00:35:48,760 ‎정말 죄송하지만 635 00:35:49,280 --> 00:35:50,280 ‎제 생각에 여러분은… 636 00:35:56,960 --> 00:35:59,240 ‎자격지심이 너무 심해요 637 00:36:01,400 --> 00:36:02,600 ‎아주 심각하죠 638 00:36:03,200 --> 00:36:07,360 ‎고양이 기르는 사람은 ‎온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639 00:36:07,440 --> 00:36:12,160 ‎아무도 안 물어봤는데도 ‎주변을 설득하고 다녀요 640 00:36:14,320 --> 00:36:15,520 ‎고양이 기르는 게 641 00:36:16,560 --> 00:36:19,080 ‎개 기르는 것보다 낫다고요 642 00:36:20,120 --> 00:36:21,120 ‎즉 고양이가 643 00:36:21,760 --> 00:36:22,600 ‎개보다 644 00:36:23,360 --> 00:36:24,320 ‎낫다 이거죠 645 00:36:27,160 --> 00:36:30,600 ‎시간이랑 힘을 어디 투자하든 ‎다 자기 맘입니다 646 00:36:30,680 --> 00:36:36,160 ‎문제는 애묘가들 주장 95%가 ‎다음과 같다는 점이죠 647 00:36:36,680 --> 00:36:39,200 ‎'우리 고양이 진짜 최고예요' 648 00:36:40,680 --> 00:36:42,160 ‎'집에 돌아가면' 649 00:36:42,760 --> 00:36:44,280 ‎'저를 반기러 나온다니까요' 650 00:36:44,880 --> 00:36:45,920 ‎'쓰다듬어 달라고 하고요' 651 00:36:46,640 --> 00:36:47,720 ‎'자기 손도 줘요' 652 00:36:48,320 --> 00:36:50,960 ‎'털 뭉치 던져 주면 ‎가서 가지고 놀고요' 653 00:36:51,040 --> 00:36:52,360 ‎'그런 걸 보면' 654 00:36:52,920 --> 00:36:54,240 ‎'고양이가 아닌 것 같아요' 655 00:36:55,960 --> 00:36:58,440 ‎'꼭 개 같다니까요' ‎어디 모자라십니까? 656 00:36:59,760 --> 00:37:01,400 ‎결국 원하는 건 개잖아요! 657 00:37:05,080 --> 00:37:05,920 ‎어이가 없어서 658 00:37:07,200 --> 00:37:09,120 ‎미안하지만 659 00:37:09,880 --> 00:37:13,000 ‎개나 고양이를 기른다면 ‎저한테 말 걸지 마세요 660 00:37:13,080 --> 00:37:14,560 ‎끝이 안 좋을 겁니다 661 00:37:22,440 --> 00:37:23,720 ‎아이 기르는 분들은… 662 00:37:33,960 --> 00:37:35,760 ‎부모들은 다 왜 그럴까요? 663 00:37:36,560 --> 00:37:39,600 ‎부모가 되는 순간 ‎멍청이가 돼버려요 664 00:37:40,760 --> 00:37:42,520 ‎예를 들어 여자는요 665 00:37:43,080 --> 00:37:47,520 ‎엄마가 되거나 될 것을 ‎알게 되는 그 순간부터 666 00:37:48,520 --> 00:37:50,360 ‎운영 체제가 박살이 나요 667 00:37:51,320 --> 00:37:54,640 ‎진짜예요,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‎하드웨어 문제인진 몰라도… 668 00:37:55,160 --> 00:37:58,120 ‎전 둘을 구분 못 하거든요 669 00:37:59,360 --> 00:38:02,280 ‎어쨌든 시스템에 ‎문제가 생긴다고요 670 00:38:05,280 --> 00:38:07,200 ‎예를 들어 단위를 쓸 때요 671 00:38:07,280 --> 00:38:09,560 ‎아무 단위나 막 갖다 써요 672 00:38:10,120 --> 00:38:11,240 ‎잘못 갖다 쓴다니까요 673 00:38:12,640 --> 00:38:16,520 ‎저번에 친구에게 연락했어요 ‎몇 년 만이었죠 674 00:38:16,600 --> 00:38:18,080 ‎근황을 전혀 몰랐어요 675 00:38:18,160 --> 00:38:21,960 ‎전화해서 어떻게 지내냐고 ‎오랜만이라고 말했더니 676 00:38:22,040 --> 00:38:24,400 ‎'나 엄마 됐어' 하더군요 677 00:38:24,480 --> 00:38:28,120 ‎'잘됐다, 애가 몇 살인데?' 하니 ‎'192주'라더군요 678 00:38:36,440 --> 00:38:38,400 ‎뭐라 답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679 00:38:38,480 --> 00:38:40,520 ‎애한테 장난감을 줘야 할지 ‎담배를 줘야 할지 680 00:38:40,600 --> 00:38:43,640 ‎제가 계산기까지 꺼내야겠느냐고요 681 00:38:51,720 --> 00:38:56,840 ‎장 보러 갔는데 계산원이 ‎'1,532센트입니다' 하면 좋겠어요? 682 00:38:56,920 --> 00:38:58,240 ‎화 안 나겠냐고요? 683 00:38:59,560 --> 00:39:02,640 ‎인생 편하게 해줄 ‎더 높은 단위가 많잖아요 684 00:39:02,720 --> 00:39:04,880 ‎그러니까 그러지들 맙시다 685 00:39:12,080 --> 00:39:13,880 ‎부모들은 집착도 심해요 686 00:39:13,960 --> 00:39:18,760 ‎너무 이른 조기 교육에 ‎지나치게 집착한다고요 687 00:39:18,840 --> 00:39:20,160 ‎왜냐? 자랑하려고죠 688 00:39:20,760 --> 00:39:24,000 ‎'우리 애는 9개월에 걸었어요' ‎왜들 그래요? 689 00:39:24,080 --> 00:39:26,960 ‎왜 다른 애나 다른 부모에게 ‎압박을 주냐고요 690 00:39:27,040 --> 00:39:30,600 ‎자기 애가 하는 일이야 ‎다 특별해 보이죠 691 00:39:32,080 --> 00:39:34,560 ‎'애가 마룻바닥에 똥 싸네!' 692 00:39:35,800 --> 00:39:37,200 ‎'장하지 않아요?' 693 00:39:37,280 --> 00:39:40,360 ‎'네, 8살이 바닥에 똥도 싸고 ‎정말 장하네요' 694 00:39:42,920 --> 00:39:45,480 ‎집착 그만하세요! ‎애한테 압박 그만 줘요 695 00:39:45,560 --> 00:39:48,000 ‎자기 속도로 배우게 두라고요 696 00:39:48,080 --> 00:39:51,000 ‎몇 개월은 여유를 주세요 ‎문제 될 정도만 아니면 되죠 697 00:39:51,080 --> 00:39:51,960 ‎나 참 698 00:39:52,600 --> 00:39:54,880 ‎제가 어릴 적에 699 00:39:54,960 --> 00:39:56,840 ‎5개월 앞서 했던 일이라고는 700 00:39:56,920 --> 00:39:59,680 ‎8월에 크리스마스 쿠키 먹기였어요 ‎그게 다였다고요 701 00:40:05,840 --> 00:40:06,680 ‎다른 친구가 있는데 702 00:40:08,120 --> 00:40:12,400 ‎말라가 출신의 베아라고 해요 ‎어릴 적부터 친구죠 703 00:40:12,480 --> 00:40:17,240 ‎아주 멋진 여성이에요 ‎친절하고 아량 넘치고 704 00:40:17,320 --> 00:40:20,440 ‎아름다운 천재죠 ‎의학박사를 딴 의사고요 705 00:40:20,520 --> 00:40:22,520 ‎의사든 박사든 맘대로 부르세요 706 00:40:22,600 --> 00:40:25,160 ‎대단한 사람이거든요 ‎수석 졸업 한 인재예요 707 00:40:25,720 --> 00:40:26,800 ‎뛰어난 사람이죠 708 00:40:27,640 --> 00:40:30,280 ‎자식은 둘 낳았어요 ‎첫애를 낳을 때 709 00:40:30,360 --> 00:40:32,680 ‎저더러 대부가 돼 달래서 ‎너무 기뻤답니다 710 00:40:32,760 --> 00:40:36,920 ‎그래서 말라가에 내려갈 때마다 ‎친구네도 들르려고 해요 711 00:40:37,760 --> 00:40:38,600 ‎그 애가… 712 00:40:39,680 --> 00:40:42,280 ‎대충 6개월쯤 됐을 때 713 00:40:42,360 --> 00:40:46,480 ‎베아네 놀러 갔어요 ‎'안녕', '다니, 잘 지내?' 714 00:40:46,560 --> 00:40:49,560 ‎'파키토는?' 물어보니까 ‎'쇼핑 갔어' 하더군요 715 00:40:49,640 --> 00:40:51,000 ‎파키토가 남편이에요 716 00:40:56,120 --> 00:40:59,120 ‎'니코는?', 니코가 애거든요 ‎'저기 누워 있어' 하더라고요 717 00:40:59,200 --> 00:41:01,760 ‎요람인지 뭔지 ‎그 안에 누워 있었죠 718 00:41:02,520 --> 00:41:04,440 ‎'저기 있네, 막 깼나 봐' 719 00:41:04,520 --> 00:41:07,880 ‎그래서 가봤는데, 여러분은 몰라도 ‎전 애들한테 평범하게 말해요 720 00:41:08,400 --> 00:41:12,120 ‎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‎의견을 말할 자격이 없겠지만 721 00:41:12,200 --> 00:41:14,560 ‎저는 평범하게 말한다고요 ‎제 고집이죠 722 00:41:14,640 --> 00:41:16,680 ‎애들이 얼마나 어리든 간에 723 00:41:16,760 --> 00:41:19,520 ‎우리 생각보다는 똑똑해요 724 00:41:19,600 --> 00:41:23,800 ‎침대든 요람에든 ‎누워 있는 아기라면 725 00:41:23,880 --> 00:41:27,960 ‎시야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‎쳐다보고 있겠죠 726 00:41:29,240 --> 00:41:30,680 ‎다들 아기한테 이러잖아요 727 00:41:35,000 --> 00:41:36,680 ‎아기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728 00:41:36,760 --> 00:41:39,120 ‎'말라가에서 제일 멍청한 놈들이랑 ‎같이 살고 있다니' 729 00:41:48,880 --> 00:41:52,120 ‎'아니면 우리 가문이 ‎근친으로 유명한 부르봉가든가' 730 00:41:54,160 --> 00:41:56,200 ‎어쨌든 전 평범하게 말을 걸어요 731 00:41:56,280 --> 00:42:00,080 ‎주식 동향을 토론하러 가는 것도 ‎아니잖아요 732 00:42:00,160 --> 00:42:02,000 ‎평범하게 행동한다고요 733 00:42:02,640 --> 00:42:04,720 ‎여기 제 친구 베아가 있고 ‎제가 이렇게 갔어요 734 00:42:04,800 --> 00:42:08,240 ‎'안녕, 니코? 잘 있었니, 왕자님?' 735 00:42:08,320 --> 00:42:10,440 ‎'녀석, 잘생겼네, 보고 싶었단다' 736 00:42:10,520 --> 00:42:11,880 ‎근데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려요 737 00:42:11,960 --> 00:42:15,000 ‎'저 많이 컸죠, 대부님' 738 00:42:25,640 --> 00:42:29,240 ‎'선물해 주신 아기 양말은 ‎이제 안 맞아요' 739 00:42:34,560 --> 00:42:36,880 ‎'베아?', 얘 의사라고 했죠 740 00:42:38,160 --> 00:42:40,480 ‎'아니에요, 대자 니코예요' 741 00:42:45,240 --> 00:42:46,920 ‎'여기 요람에 누워 있잖아요' 742 00:42:47,000 --> 00:42:49,400 ‎'저 많이 컸죠?' 743 00:42:49,480 --> 00:42:51,080 ‎'많이 크지 않았어요?' 744 00:42:56,080 --> 00:42:59,200 ‎제가 말했어요 ‎'그럴 거면 최소한 입이라도 가려' 745 00:42:59,640 --> 00:43:02,760 ‎부모들은 왜 갑자기 ‎죄다 복화술사가 된답니까? 746 00:43:02,840 --> 00:43:05,520 ‎이해가 안 가요 ‎애가 준비되면 어련히 말하겠죠 747 00:43:05,600 --> 00:43:08,160 ‎애 대신 말하지 마세요 ‎소름이 다 끼친다고요 748 00:43:09,560 --> 00:43:11,640 ‎애를 위해 말이건 뭐건 ‎전부 대신 하려 하잖아요 749 00:43:11,720 --> 00:43:13,680 ‎애가 6개월인데 ‎'정말 많이 컸지?'라고 하질 않나 750 00:43:13,760 --> 00:43:15,600 ‎그놈의 성장에 집착 그만해요 751 00:43:17,800 --> 00:43:20,720 ‎9개월에도 '애 좀 봐' ‎저는 '그래, 알았어' 752 00:43:20,800 --> 00:43:22,680 ‎1살 반에도 '완전 성장기라니까' 753 00:43:22,760 --> 00:43:26,000 ‎2살에도 '애 큰 거 봐' ‎전 '당연히 크지, 베아, 애인데!' 754 00:43:26,080 --> 00:43:28,640 ‎'애는 자라는 게 정상이잖아' 755 00:43:30,520 --> 00:43:32,160 ‎'뭐가 대단하다고 그래?' 756 00:43:32,240 --> 00:43:35,360 ‎'대단하려면 6개월에 ‎키가 여기까지는 자라야지' 757 00:43:36,400 --> 00:43:38,200 ‎'1살에는 이렇게 되고' 758 00:43:39,240 --> 00:43:40,840 ‎'1살 반에는 이렇게 되고' 759 00:43:40,920 --> 00:43:42,640 ‎'2살에는 ‎애가 어디 갔냐고 묻겠지' 760 00:43:42,720 --> 00:43:45,000 ‎'그럼 자궁 안으로 돌아갔다고 ‎네가 대답할 거고' 761 00:43:45,080 --> 00:43:45,960 ‎'거 대박이네!' 762 00:43:46,480 --> 00:43:48,880 ‎'진짜 대단한 일이야! ‎빨리 멀더랑 스컬리 불러' 763 00:43:48,960 --> 00:43:50,480 ‎'뉴스에 제보해야겠다!' 764 00:43:51,880 --> 00:43:53,760 ‎'근데 그동안' 765 00:43:53,840 --> 00:43:56,920 ‎'애를 이구아나처럼 ‎사육장에 넣어놓지 않는 한' 766 00:43:57,000 --> 00:43:58,480 ‎'애는 계속 자랄 거야' 767 00:43:58,560 --> 00:43:59,840 ‎'선진국 아이들의' 768 00:43:59,920 --> 00:44:04,040 ‎'생리학적 및 영양학적 ‎기준에 따라 자랄 거라고' 769 00:44:05,240 --> 00:44:06,840 ‎다들 너무 집착을 해요 770 00:44:07,560 --> 00:44:10,920 ‎애를 잡아먹을 것도 아닌데요 ‎새끼 돼지가 아니라 애잖아요 771 00:44:16,080 --> 00:44:18,440 ‎말하다 보니 좀 흥분했네요 772 00:44:19,480 --> 00:44:21,800 ‎이 얘기를 하다가 보면… 773 00:44:21,880 --> 00:44:22,800 ‎죄송해요 774 00:44:29,840 --> 00:44:31,440 ‎와, 물맛 죽인다 775 00:44:33,720 --> 00:44:35,760 ‎어쨌든 하던 얘기로 돌아가죠 776 00:44:37,280 --> 00:44:40,520 ‎무슨 얘기 중이었더라? ‎감자얼굴, 기억하시죠? 777 00:44:41,280 --> 00:44:42,720 ‎마드리드에 살 적에 778 00:44:42,800 --> 00:44:45,080 ‎감자얼굴과 이런 식으로 ‎스트레스를 날렸어요 779 00:44:45,160 --> 00:44:47,400 ‎개를 자랑하는 대신에 780 00:44:47,480 --> 00:44:49,960 ‎실제 모습이 어떤지 ‎사진을 보여주는 거예요 781 00:44:50,040 --> 00:44:53,520 ‎최대한 편견 없이 이야기해 주고 782 00:44:53,600 --> 00:44:55,320 ‎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겁니다 783 00:44:55,400 --> 00:44:58,480 ‎환상도 마법도 간달프도 ‎피리 부는 사나이도 없어요 784 00:44:59,080 --> 00:44:59,920 ‎얘가 감자얼굴이에요 785 00:45:01,720 --> 00:45:02,560 ‎어때요? 786 00:45:13,640 --> 00:45:15,600 ‎당장이라도 말할 것 같죠? 787 00:45:26,600 --> 00:45:27,760 ‎얼굴을 찍은 거예요 788 00:45:29,080 --> 00:45:32,280 ‎뒤쪽에 계신 분들 이러시네요 ‎'저게 얼굴이야, 엉덩이야?' 789 00:45:34,920 --> 00:45:36,600 ‎참 사랑스러운 녀석이에요 790 00:45:36,680 --> 00:45:40,000 ‎문제는 살이 너무 잘 찐다는 거죠 791 00:45:40,080 --> 00:45:42,800 ‎산책도 자주 시켜주고 ‎먹이도 신경 써서 줘야 해요 792 00:45:42,880 --> 00:45:46,360 ‎얼마 전에 애를 평생 봐주신 ‎수의사 선생님께 검진받았어요 793 00:45:46,440 --> 00:45:48,160 ‎귀도 들여다보고 다 확인하셨죠 794 00:45:48,240 --> 00:45:50,520 ‎얘를 체중계에 올려놨는데 795 00:45:51,160 --> 00:45:52,040 ‎선생님 말씀이 796 00:45:53,000 --> 00:45:54,880 ‎'많이 묵직하네요' 797 00:46:05,600 --> 00:46:08,000 ‎제가 답했어요, '네, 좀 묵직하죠' 798 00:46:09,560 --> 00:46:13,480 ‎이렇게 생각했죠, '개가 아니라 ‎내 거시기 얘기면 좋겠다' 799 00:46:13,560 --> 00:46:16,080 ‎'얘 이 정도로 ‎살 빼기도 힘들었는데' 800 00:46:16,160 --> 00:46:17,600 ‎제 여긴 아무것도 아니에요 801 00:46:17,680 --> 00:46:20,160 ‎맨발로 성당이라도 가면 ‎추워서 쪼그라들 놈인데요, 뭐 802 00:46:24,040 --> 00:46:27,320 ‎웃으시는 거 보니 ‎맨발로 성당에 자주 가시나 봐요? 803 00:46:30,320 --> 00:46:31,880 ‎감자얼굴을 데려온 건 804 00:46:31,960 --> 00:46:34,760 ‎제가 혼자 살던 시기였어요 805 00:46:34,840 --> 00:46:37,720 ‎일하느라 바쁘고 ‎스트레스받은 상태였죠 806 00:46:37,800 --> 00:46:39,640 ‎개 키우는 방법도 몰랐고요 807 00:46:39,720 --> 00:46:44,000 ‎이제는 알지만요 ‎반려동물 관련해서 충고하자면 808 00:46:44,080 --> 00:46:46,880 ‎개든, 고양이든 ‎사랑으로 잘 돌봐주세요 809 00:46:46,960 --> 00:46:49,320 ‎성심성의껏요 ‎밥도 좋은 거 주고, 병원도 가고 810 00:46:49,400 --> 00:46:51,160 ‎제대로 돌봐주란 말입니다 811 00:46:51,240 --> 00:46:55,040 ‎진짜로요 ‎감정을 가진 생물이니까요 812 00:46:55,120 --> 00:46:58,360 ‎파시스트가 아니라고요 ‎그러니 잘 돌봐줍시다 813 00:46:58,960 --> 00:47:01,320 ‎그날은 화요일이었어요 814 00:47:02,280 --> 00:47:03,800 ‎아침에 일어나서 815 00:47:04,360 --> 00:47:06,600 ‎감자얼굴을 밖으로 데려가 ‎볼일을 보게 했죠 816 00:47:06,680 --> 00:47:09,480 ‎다시 올라가서 아침을 먹고 ‎전 출근했어요 817 00:47:09,560 --> 00:47:11,600 ‎오후 4시쯤 돌아와서 818 00:47:11,680 --> 00:47:15,720 ‎30분짜리 배변 산책을 마친 후 ‎마드리드를 가로지를 예정이었죠 819 00:47:15,800 --> 00:47:17,840 ‎그래서 몹시 스트레스받은 ‎상태였어요 820 00:47:17,920 --> 00:47:20,680 ‎개는 주인이 스트레스받은 걸 ‎금세 알아차려요 821 00:47:20,760 --> 00:47:24,560 ‎전 이랬죠, '우리 강아지 ‎얼른 쉬 싸라, 나 늦겠어' 822 00:47:24,640 --> 00:47:28,120 ‎오줌도 누고, 똥도 싸고 ‎공원을 가로질러 돌아가는데 823 00:47:28,200 --> 00:47:29,920 ‎서두르고 있었어요 ‎지각하게 생겼거든요 824 00:47:30,000 --> 00:47:34,200 ‎근데 개가 멈추더라고요 ‎'감자얼굴, 가야지' 825 00:47:34,280 --> 00:47:36,800 ‎왜 안 움직이나 보니까 826 00:47:36,880 --> 00:47:41,920 ‎개가 거기 멈춰 서서는 827 00:47:43,000 --> 00:47:44,080 ‎뭘 했느냐면요 828 00:47:45,280 --> 00:47:46,360 ‎꽃 냄새를 맡았어요 829 00:47:48,880 --> 00:47:50,480 ‎그 모습을 지켜보며 830 00:47:52,280 --> 00:47:53,960 ‎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죠 831 00:47:55,080 --> 00:47:59,320 ‎'어쩌면 결국 ‎이게 인생의 행복일지 몰라' 832 00:48:00,440 --> 00:48:03,480 ‎'인생이란 이따금 꽃 앞에' 833 00:48:03,560 --> 00:48:04,720 ‎'멈추어 서서' 834 00:48:05,800 --> 00:48:06,800 ‎'냄새를 맡는 일인 거지' 835 00:48:07,920 --> 00:48:08,880 ‎휴대폰을 꺼내서 836 00:48:10,200 --> 00:48:13,360 ‎오후 회의 2개를 취소하고 ‎다음 날 회의도 미룬 뒤 837 00:48:13,440 --> 00:48:14,640 ‎휴대폰을 끄고 838 00:48:14,720 --> 00:48:16,200 ‎주머니에 넣은 다음 839 00:48:16,280 --> 00:48:18,800 ‎공원에 감자얼굴을 풀어놓고 ‎이렇게 말했어요 840 00:48:19,600 --> 00:48:22,400 ‎'오늘 오후는 우리 둘이서 놀자' 841 00:48:22,480 --> 00:48:24,080 ‎'우리만의 오후야' 842 00:48:25,560 --> 00:48:26,480 ‎그랬습니다 843 00:48:27,200 --> 00:48:28,120 ‎그런 일이 있었죠 844 00:48:35,920 --> 00:48:37,800 ‎그날 이후 제 삶은 바뀌었어요 845 00:48:37,880 --> 00:48:41,280 ‎감자얼굴도요 ‎아주 신나게 놀았죠 846 00:48:41,360 --> 00:48:43,720 ‎덤불 속에 숨기도 하고 847 00:48:43,800 --> 00:48:45,440 ‎아무 데나 오줌도 갈기고 848 00:48:45,520 --> 00:48:47,080 ‎온갖 것의 냄새를 맡으며 849 00:48:47,160 --> 00:48:50,400 ‎아이들과 장난치기도 했어요 ‎애들한테 당하기도 하고요 850 00:48:50,480 --> 00:48:51,640 ‎정말 즐거웠어요 851 00:48:55,720 --> 00:48:59,840 ‎그 후 제 인생에서 ‎개란 뗄 수 없는 존재가 됐죠 852 00:49:00,520 --> 00:49:03,720 ‎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이 그래요 853 00:49:03,800 --> 00:49:06,840 ‎지금은 개가 3마리인데 ‎여름엔 5, 6마리까지 늘기도 해요 854 00:49:06,920 --> 00:49:10,680 ‎게다가 후원하는 동물만 ‎당나귀, 침팬지, 고릴라, 오랑우탄 855 00:49:10,760 --> 00:49:12,520 ‎호랑이 생일잔치라도 ‎열렸나 봅니다 856 00:49:12,600 --> 00:49:14,080 ‎제가 좀 멀리 갔네요 857 00:49:14,920 --> 00:49:15,920 ‎하여간 858 00:49:17,440 --> 00:49:20,120 ‎개가 왜 사람보다 나은지 859 00:49:20,200 --> 00:49:22,040 ‎뻔한 얘기는 안 할 겁니다 860 00:49:22,120 --> 00:49:25,360 ‎그러면 너무 간단하잖아요 861 00:49:25,440 --> 00:49:28,080 ‎그렇지만 개들과 오래 살다 보면 862 00:49:28,160 --> 00:49:31,800 ‎우리보다 나은 점을 ‎여러 가지 발견할 수 있죠 863 00:49:31,880 --> 00:49:33,680 ‎몇 가지 얘기해 볼까요? 864 00:49:33,760 --> 00:49:36,960 ‎개는 주머니가 없는 게 장점이에요 865 00:49:37,040 --> 00:49:40,200 ‎덕분에 물질적인 것에 ‎신경 쓰지 않고 살거든요 866 00:49:41,560 --> 00:49:44,760 ‎밖으로 나간다 치면 ‎'목줄 하는 거야? 신난다' 867 00:49:45,680 --> 00:49:48,360 ‎'하네스도 하게? 신난다' 868 00:49:48,880 --> 00:49:52,400 ‎'분홍색 반짝이 재킷 입히게? ‎죽는다' 869 00:49:52,480 --> 00:49:53,480 ‎'알았으니 가기나 하자' 870 00:49:54,080 --> 00:49:55,480 ‎게다가 개 표정이요 871 00:49:55,560 --> 00:49:59,560 ‎문을 닫을 때마다 이래요 872 00:49:59,640 --> 00:50:02,240 ‎'안에 열쇠 두고 와도 상관없어' 873 00:50:03,520 --> 00:50:06,560 ‎동물병원 갈 때도 그렇죠 ‎병원비 무지 비싸잖아요 874 00:50:06,640 --> 00:50:10,920 ‎수의사가 '총 300유로입니다' 해서 ‎제가 우리 개 3마리를 쳐다보면요 875 00:50:11,440 --> 00:50:12,600 ‎두 마리는 '돈 없는데' 876 00:50:13,440 --> 00:50:14,520 ‎다른 하나는… 877 00:50:19,400 --> 00:50:20,760 ‎'지갑 안 갖고 나왔어' 878 00:50:22,680 --> 00:50:24,160 ‎개들이 우리보다 879 00:50:24,240 --> 00:50:27,080 ‎우월한 점이 하나 더 있어요 880 00:50:27,160 --> 00:50:28,840 ‎고양이도 포함해서요 881 00:50:28,920 --> 00:50:32,760 ‎남자 고양이, 여자 고양이 ‎논바이너리 개랑 고양이 전부요 882 00:50:33,400 --> 00:50:36,120 ‎다들 이 생각 한 번쯤은 ‎해보셨을 겁니다 883 00:50:36,200 --> 00:50:37,800 ‎흔한 주제거든요 884 00:50:37,880 --> 00:50:40,000 ‎아이와 함께 보고 있지는 ‎않길 바랍니다 885 00:50:40,520 --> 00:50:43,520 ‎개와 고양이는 놀랍게도 886 00:50:44,120 --> 00:50:45,160 ‎자기 887 00:50:45,720 --> 00:50:46,600 ‎거시기를 888 00:50:47,360 --> 00:50:48,480 ‎핥을 수 있거든요 889 00:50:53,080 --> 00:50:54,120 ‎이런 표정이시네요 890 00:50:56,440 --> 00:50:57,640 ‎'정말로요?' 891 00:51:00,200 --> 00:51:02,240 ‎제가 기르는 개 '부요'가 ‎거시기 핥기 전문가예요 892 00:51:02,320 --> 00:51:04,040 ‎두 번째로 입양한 녀석이죠 893 00:51:04,120 --> 00:51:07,880 ‎종일 얼마나 열정을 담아 ‎싹싹 핥는지 몰라요 894 00:51:07,960 --> 00:51:10,520 ‎전 경멸과 질투를 담아 바라보죠 895 00:51:11,920 --> 00:51:14,280 ‎'부요, 그만해라' ‎그래도 신나게 핥아요 896 00:51:14,360 --> 00:51:16,440 ‎복수까지 하죠 ‎불알을 못 핥게 하면 897 00:51:16,520 --> 00:51:18,400 ‎'고추를 핥아야지' 한다고요 898 00:51:18,480 --> 00:51:19,360 ‎뭐 하는 짓인지 899 00:51:20,480 --> 00:51:22,240 ‎계속 핥는다니까요 900 00:51:23,880 --> 00:51:26,240 ‎20분 정도는 금방이에요 901 00:51:26,320 --> 00:51:29,920 ‎허리 워밍업이 끝나면 ‎엉덩이를 핥고 앉았다고요! 902 00:51:30,440 --> 00:51:32,080 ‎가끔 생각이 들어요 903 00:51:32,160 --> 00:51:34,880 ‎'사람들 앞에서 저런 짓 하면 ‎부끄럽지 않나?' 904 00:51:34,960 --> 00:51:38,040 ‎부끄럽다뇨, 개가요? 905 00:51:39,040 --> 00:51:42,160 ‎동물이란 우리와 눈을 맞추고 ‎똥도 쌀 수 있어요 906 00:51:45,720 --> 00:51:47,800 ‎마지막으로 사람 눈 보면서 ‎똥 싼 적 기억나요? 907 00:51:47,880 --> 00:51:49,120 ‎기억 안 나시죠? 908 00:51:49,200 --> 00:51:50,360 ‎우리보다 낫다니까요 909 00:51:51,680 --> 00:51:53,240 ‎답할 필요 없는 질문 하나 하죠 910 00:51:54,320 --> 00:51:57,320 ‎거시기를 핥을 수 있다면 ‎핥을 겁니까? 911 00:52:00,160 --> 00:52:01,040 ‎생각해 볼 만한 거리죠 912 00:52:02,360 --> 00:52:04,480 ‎찬찬히들 생각해 보세요 913 00:52:04,560 --> 00:52:06,240 ‎물론 지금 답하진 않으시겠지만요 914 00:52:06,320 --> 00:52:08,880 ‎내일 어머니와의 ‎아침 식사 자리에서면 몰라도요 915 00:52:08,960 --> 00:52:11,080 ‎평범한 주제잖아요 ‎'엄마라면 핥겠어요?' 916 00:52:13,000 --> 00:52:15,080 ‎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917 00:52:15,600 --> 00:52:18,400 ‎첫 질문에 '핥겠다'고 답하신 918 00:52:18,480 --> 00:52:20,720 ‎남자분들만을 위한 질문입니다 919 00:52:21,560 --> 00:52:24,480 ‎핥겠다고 하신 분들요 920 00:52:24,560 --> 00:52:25,960 ‎자, 갑니다 921 00:52:28,520 --> 00:52:31,480 ‎얼굴 위쪽밖에 안 보이지만 ‎다들 말썽꾸러기 같네요 922 00:52:33,360 --> 00:52:34,840 ‎선택받은 분들이세요 923 00:52:37,040 --> 00:52:39,320 ‎자기 거시기를 핥을 수 있다면 924 00:52:39,400 --> 00:52:41,480 ‎핥겠다고들 하셨는데 ‎다음 질문은 이겁니다 925 00:52:45,600 --> 00:52:46,840 ‎싸기 전에 말할 분? 926 00:52:51,320 --> 00:52:52,920 ‎생각해 보세요 ‎대답하실 필요는 없고요 927 00:52:53,000 --> 00:52:54,880 ‎사생활이니까요 928 00:52:54,960 --> 00:52:57,480 ‎다만 생각할 거리를 ‎한번 드리고 싶었어요 929 00:52:58,560 --> 00:53:00,520 ‎저는 어떻게 할 거냐면요 930 00:53:01,160 --> 00:53:02,840 ‎제 사생활은 상관없어요 ‎잃을 것도 없는걸요 931 00:53:03,480 --> 00:53:06,920 ‎베드로한테 엿 먹이고 돌아왔는데 ‎이런 게 대수겠어요? 932 00:53:07,760 --> 00:53:10,160 ‎예를 들어 핥을 수 있다면 ‎전 핥을까요? 933 00:53:10,240 --> 00:53:12,000 ‎당연하죠! 934 00:53:13,480 --> 00:53:18,240 ‎1991년 이후로 시도해 왔다고요 935 00:53:19,320 --> 00:53:22,840 ‎최선을 다했지만 ‎유연성이 부족해서 안 됐죠 936 00:53:24,400 --> 00:53:28,160 ‎제 생각에는 척추란 ‎별로 필요 없는 거 같아요 937 00:53:28,680 --> 00:53:30,760 ‎슬픈 민달팽이는 본 적 없거든요 938 00:53:31,840 --> 00:53:32,880 ‎자 939 00:53:34,160 --> 00:53:35,840 ‎두 번째 질문도 답해야죠 940 00:53:36,520 --> 00:53:38,400 ‎저라면 싸기 전에… 941 00:53:41,080 --> 00:53:41,920 ‎말을 하겠느냐고요 942 00:53:51,040 --> 00:53:51,880 ‎안 합니다 943 00:53:55,040 --> 00:53:58,640 ‎치사하게 말 안 할 겁니다 944 00:53:58,720 --> 00:54:02,760 ‎자급자족을 하는 거예요 945 00:54:02,840 --> 00:54:04,640 ‎제가 공급도 하고 946 00:54:04,720 --> 00:54:06,240 ‎수요도 되는 거죠 947 00:54:07,040 --> 00:54:11,600 ‎비건이니까 ‎단백질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948 00:54:13,840 --> 00:54:16,600 ‎끝나면 볼에 쪽 하고 자야죠 949 00:54:16,680 --> 00:54:18,240 ‎당연한 거 아닙니까 950 00:54:20,040 --> 00:54:21,920 ‎당연히 하죠! 951 00:54:22,000 --> 00:54:24,000 ‎마음을 활짝 여세요 952 00:54:25,400 --> 00:54:26,800 ‎어차피 제 건데요 953 00:54:31,480 --> 00:54:34,400 ‎'남에게 대접받으려면 ‎너희도 남을 대접해라' 954 00:54:35,640 --> 00:54:37,880 ‎성경 말씀을 따라야죠 955 00:54:42,800 --> 00:54:44,000 ‎미안합니다 956 00:54:44,080 --> 00:54:46,160 ‎오늘 제가 좀 정신이 없죠 957 00:54:46,240 --> 00:54:48,800 ‎제가 이런 말을 할 줄은 ‎모르셨을 거예요 958 00:54:48,880 --> 00:54:50,800 ‎실망하신 분도 계시겠죠 959 00:54:51,440 --> 00:54:53,240 ‎하지만 어쩌겠어요 960 00:54:54,360 --> 00:54:57,760 ‎제가 싫어하는 게 워낙 많아서요 ‎잘못된 건 알지만 961 00:54:57,840 --> 00:55:00,160 ‎다들 싫어하는 건 있잖아요 ‎저도 마찬가지예요 962 00:55:01,720 --> 00:55:05,440 ‎줄 서서 기다리기도 너무 싫어요 963 00:55:05,520 --> 00:55:08,080 ‎이웃이 아침 8시부터 ‎공사를 해대는 것도 싫고요 964 00:55:08,160 --> 00:55:10,200 ‎너무 화가 나요 ‎맨손으로 죽이고 싶을 만큼요 965 00:55:10,280 --> 00:55:12,760 ‎토스트가 식는 것도 싫어요 966 00:55:12,840 --> 00:55:16,520 ‎샤워하고 나왔는데 ‎똥 마려울 때도 화나고요 967 00:55:16,600 --> 00:55:18,080 ‎분노가 막 치밀죠 968 00:55:23,360 --> 00:55:26,040 ‎하지만 인간으로서 ‎더 끔찍한 일이 있어요 969 00:55:26,120 --> 00:55:29,440 ‎바로 상황이 아니라 ‎사람을 싫어하는 겁니다 970 00:55:30,040 --> 00:55:31,440 ‎전 사람들이 싫습니다 971 00:55:32,040 --> 00:55:35,960 ‎근데 그냥 사람들이 아니라 ‎특정한 사람들이 싫어요 972 00:55:36,040 --> 00:55:38,360 ‎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들요 973 00:55:38,440 --> 00:55:40,880 ‎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요 ‎미안하지만 고백하겠습니다 974 00:55:40,960 --> 00:55:42,080 ‎다 털어놓을 거예요 975 00:55:42,960 --> 00:55:44,920 ‎제가 이런 사람입니다 976 00:55:45,520 --> 00:55:47,080 ‎전 라파 나달이 싫어요 977 00:55:48,240 --> 00:55:49,960 ‎정말 뼛속까지 싫어요 978 00:55:50,040 --> 00:55:52,320 ‎지금만 그런 게 아니라 ‎처음부터 싫어했어요 979 00:55:52,400 --> 00:55:53,440 ‎못 참아주겠다고요! 980 00:55:53,520 --> 00:55:54,760 ‎라파 나달 981 00:55:54,840 --> 00:55:57,720 ‎'역대 최고 선수' ‎'스페인 출신 최고 선수' 982 00:55:57,800 --> 00:56:00,080 ‎애들이고 엄마들이고 좋아 죽죠 983 00:56:00,160 --> 00:56:03,160 ‎아주 귀감이에요, 잘생겼고 ‎위엄 있고, 도덕에 예의까지 984 00:56:03,240 --> 00:56:05,280 ‎그랜드 슬램만 20번! ‎20번이라고요! 985 00:56:05,360 --> 00:56:09,240 ‎그랜드 슬램을 모아서 뭐 해요? ‎양보 좀 할 것이지 986 00:56:11,760 --> 00:56:13,000 ‎안 그렇습니까? 987 00:56:13,080 --> 00:56:15,800 ‎몇 년 전 프랑스에서 988 00:56:15,880 --> 00:56:17,560 ‎확실치는 않은데 기사가 났었어요 989 00:56:17,640 --> 00:56:20,800 ‎롤랑 가로스 경기에서 ‎도핑을 했다는 혐의였죠 990 00:56:20,880 --> 00:56:23,760 ‎재판까지 가면서 ‎어땠을지 상상해 보세요 991 00:56:24,400 --> 00:56:26,680 ‎불쌍하게도 온갖 명예 훼손을 겪고 992 00:56:26,760 --> 00:56:27,880 ‎드디어 재판이 열렸죠 993 00:56:27,960 --> 00:56:30,680 ‎물론 나달의 승리였어요 ‎도핑 따위 안 했으니까요 994 00:56:30,760 --> 00:56:33,680 ‎보상금을 엄청 받았죠 995 00:56:33,760 --> 00:56:36,640 ‎명예 훼손의 보상금으로요 996 00:56:36,720 --> 00:56:40,320 ‎그 산더미 같은 돈으로 ‎뭘 했을 것 같아요? 997 00:56:40,840 --> 00:56:42,680 ‎프랑스 비정부 기구에 기부했어요 998 00:56:42,760 --> 00:56:45,600 ‎얼굴을 테니스 채로 맞아도 ‎할 말 없지 않습니까? 999 00:56:46,760 --> 00:56:49,720 ‎라파 나달 자식, 마요르카에 ‎홍수가 나니까 또 왔어요 1000 00:56:49,800 --> 00:56:52,920 ‎손수 청소까지 했더라고요 ‎마요르카에는 사람 안 살아요? 1001 00:56:53,000 --> 00:56:54,880 ‎아무도 없어서 ‎라파 나달이 가야 했느냐고요 1002 00:56:55,400 --> 00:56:57,120 ‎그랜드 슬램을 ‎20회 달성한 사람이요 1003 00:57:00,280 --> 00:57:02,240 ‎전 메릴 스트립도 싫어요 1004 00:57:02,320 --> 00:57:04,400 ‎메릴 '스트리트 파이터 2' ‎너무 싫어요 1005 00:57:05,680 --> 00:57:09,800 ‎역대 최고의 여배우잖아요 ‎모든 연기가 완벽하게 짜여 있죠 1006 00:57:09,880 --> 00:57:12,480 ‎출연한 모든 영화에서 ‎명연기를 펼쳤어요 1007 00:57:12,560 --> 00:57:15,280 ‎게다가 열정 넘치는 ‎인권 운동가에 페미니스트죠 1008 00:57:15,800 --> 00:57:17,760 ‎출연작 전부 ‎오스카 후보에 올랐고요 1009 00:57:17,840 --> 00:57:21,000 ‎그만 좀 해요, 제발! ‎그만 잘나라고요 1010 00:57:21,080 --> 00:57:22,360 ‎토 쏠릴 지경이니 1011 00:57:23,960 --> 00:57:26,000 ‎안젤리나 졸리는 어떻고요? 1012 00:57:27,240 --> 00:57:29,880 ‎연기 실력도 뛰어난 데다 ‎엄청난 미인이죠 1013 00:57:29,960 --> 00:57:32,320 ‎대체 나이가 몇이 되어야 ‎미모가 꺾이려는 건지 1014 00:57:35,400 --> 00:57:37,960 ‎IQ도 천재 수준이고 1015 00:57:38,040 --> 00:57:42,840 ‎고아들을 입양하기까지 해요 1016 00:57:43,600 --> 00:57:46,080 ‎파란색 빼고 온갖 피부색의 ‎아이들을 입양했다니까요! 1017 00:57:53,640 --> 00:57:54,840 ‎브롱카노도 너무 싫어요! 1018 00:57:58,640 --> 00:58:00,120 ‎비센테 델보스케도 싫어요! 1019 00:58:01,280 --> 00:58:02,600 ‎클라라 라고도 싫고요 1020 00:58:03,360 --> 00:58:04,920 ‎세르히오 달마도! 1021 00:58:06,680 --> 00:58:09,280 ‎개자식 안토니오 반데라스도요! 1022 00:58:16,440 --> 00:58:17,480 ‎지긋지긋해요! 1023 00:58:21,600 --> 00:58:22,880 ‎저번에 반데라스를 직접 봤어요 1024 00:58:22,960 --> 00:58:26,000 ‎저보다 20살은 많은데 ‎동생이라 해도 믿겠더군요, 참 나! 1025 00:58:30,680 --> 00:58:34,280 ‎제가 누구를 씹든 간에… 1026 00:58:36,880 --> 00:58:38,000 ‎아니면 누구 위에 싸든 간에 1027 00:58:42,720 --> 00:58:44,360 ‎죄송합니다 1028 00:58:45,560 --> 00:58:47,120 ‎둘 다 그게 그거죠 1029 00:58:48,240 --> 00:58:52,240 ‎위에서 나오냐 아래서 나오냐가 ‎다르긴 하지만요 1030 00:58:56,480 --> 00:58:59,080 ‎어쨌든 그중에서도 1031 00:58:59,800 --> 00:59:01,080 ‎제일 위에 싸고 싶은 사람은… 1032 00:59:02,080 --> 00:59:03,120 ‎큰 거, 작은 거 둘 다요 1033 00:59:05,560 --> 00:59:08,240 ‎제 모든 미움와 경멸을 담아 ‎증오하는 사람을 1034 00:59:09,200 --> 00:59:10,120 ‎딱 하나 고르라면 1035 00:59:10,640 --> 00:59:11,960 ‎바로 휴 잭맨입니다 1036 00:59:14,320 --> 00:59:17,360 ‎진짜 너무 싫어요 ‎제 숙적, 철천지원수예요 1037 00:59:18,640 --> 00:59:19,920 ‎이 사람이 휴 잭맨입니다 1038 00:59:23,720 --> 00:59:24,640 ‎보세요 1039 00:59:25,800 --> 00:59:27,800 ‎전 세계를 누비는 ‎호주 출신 배우로 1040 00:59:27,880 --> 00:59:29,240 ‎할리우드에서 명성을 거뒀죠 1041 00:59:30,480 --> 00:59:32,480 ‎오랫동안 수많은 잡지에서 1042 00:59:32,560 --> 00:59:35,720 ‎세계 최고의 미남이라고 ‎떠받들었어요 1043 00:59:35,800 --> 00:59:36,640 ‎보시라고요 1044 00:59:37,400 --> 00:59:38,880 ‎얼굴이 완벽한 대칭이죠 1045 00:59:40,480 --> 00:59:42,360 ‎신이 내린 얼굴이에요 1046 00:59:44,000 --> 00:59:47,200 ‎올림포스의 신들이 ‎직접 깎은 듯한 몸매에 1047 00:59:47,280 --> 00:59:51,680 ‎모공에서 섹시함이 줄줄 새서 ‎황홀해 기절할 것 같아요 1048 00:59:54,200 --> 00:59:56,400 ‎빨래도 자기 복근에다 할걸요 1049 00:59:58,760 --> 01:00:00,280 ‎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1050 01:00:00,360 --> 01:00:03,440 ‎'휴 잭맨 별로 ‎잘생긴 편 아니지 않나?' 1051 01:00:04,480 --> 01:00:05,720 ‎그래서 저와 비교해 봤죠 1052 01:00:09,960 --> 01:00:11,280 ‎그 후로 미워하기 시작한 겁니다 1053 01:00:12,840 --> 01:00:15,360 ‎남들하고 비교를 하면 ‎미움이 태어난다고 하잖아요 1054 01:00:17,200 --> 01:00:18,160 ‎그렇게 시작됐습니다 1055 01:00:22,960 --> 01:00:25,360 ‎편히 웃으셔도 돼요 ‎다 극복했어요 1056 01:00:26,000 --> 01:00:27,440 ‎상담만 몇 년을 받았죠 1057 01:00:27,520 --> 01:00:29,360 ‎처음 보면 황당할 수밖에요 1058 01:00:29,440 --> 01:00:32,440 ‎'같은 종이면서 ‎어떻게 저렇게 다르지?' 1059 01:00:33,160 --> 01:00:34,320 ‎기관은 다 똑같은데! 1060 01:00:34,400 --> 01:00:37,960 ‎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나 봐요 ‎왜 이렇게 달라 보이는지 1061 01:00:38,040 --> 01:00:40,920 ‎제가 분석해 드리죠 ‎제 쪽에 문제가 많아요 1062 01:00:41,640 --> 01:00:43,400 ‎설명하려면 4시간은 걸릴 겁니다 1063 01:00:43,480 --> 01:00:46,160 ‎우선 제 눈을 보세요 1064 01:00:50,000 --> 01:00:51,760 ‎자막을 달아 주면 좋겠네요 1065 01:00:53,520 --> 01:00:54,440 ‎제 눈요 1066 01:00:54,960 --> 01:00:58,920 ‎제 눈은 아주 작아요 1067 01:00:59,000 --> 01:01:00,680 ‎너무 작고 미간이 좁다고요 1068 01:01:00,760 --> 01:01:02,440 ‎너무 작고 가까워요 1069 01:01:02,520 --> 01:01:06,440 ‎조금만 더 가까이 붙으면 1070 01:01:06,520 --> 01:01:08,280 ‎병으로 착각당할 지경이에요 1071 01:01:16,520 --> 01:01:18,760 ‎전 3D 영화도 못 봐요 1072 01:01:18,840 --> 01:01:21,760 ‎안경 미간이 넓어서 ‎제 눈에는 안 맞거든요 1073 01:01:21,840 --> 01:01:24,680 ‎입체감을 인식 못 한다고요 ‎푯값만 날리는 거죠 1074 01:01:26,880 --> 01:01:28,960 ‎저는 살도 찌면 안 돼요 1075 01:01:29,040 --> 01:01:32,520 ‎얼굴에 살이 올라도 눈은 ‎여전히 작고 붙어 있을 테니까요 1076 01:01:32,600 --> 01:01:34,440 ‎이렇게 여백만 늘어나겠죠 1077 01:01:35,280 --> 01:01:38,760 ‎눈, 코, 입 붙은 꼴을 보면 ‎무슨 단춧구멍 같아요 1078 01:01:41,520 --> 01:01:43,840 ‎코는 또 어떻고요? 1079 01:01:44,440 --> 01:01:47,960 ‎스페인엔 코 큰 사람이 많아서 ‎제 코는 눈에 안 띄어요 1080 01:01:48,040 --> 01:01:49,600 ‎그래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1081 01:01:49,680 --> 01:01:52,520 ‎거의 어린애 팔꿈치를 ‎붙여 놓은 수준이거든요 1082 01:01:54,360 --> 01:01:55,760 ‎조심하세요 1083 01:01:56,400 --> 01:01:58,920 ‎코에 안경이 몇 개나 올라가는지 ‎상상도 못 할 겁니다 1084 01:02:05,640 --> 01:02:08,200 ‎얼굴에서 안경을 ‎떨어뜨려 본 적이 없어요 1085 01:02:08,880 --> 01:02:11,560 ‎한 번도요 ‎근데 어릴 적에 자주 맞았거든요 1086 01:02:11,640 --> 01:02:14,280 ‎늘 한 방향으로만 맞았으니 ‎코가 안 휘고 배겨요? 1087 01:02:15,360 --> 01:02:16,720 ‎어릴 적에는 1088 01:02:16,800 --> 01:02:19,920 ‎말라가 수영 클럽에 다녔어요 1089 01:02:20,480 --> 01:02:23,480 ‎여름이면 미세리코르디아 해변으로 ‎수영 가고는 했죠 1090 01:02:24,280 --> 01:02:26,520 ‎당연하지만 저는 ‎배영이 특기였어요 1091 01:02:27,920 --> 01:02:31,240 ‎그렇지만 영법을 바꿔야 했죠 ‎제가 배영만 하면 친구들이… 1092 01:02:34,040 --> 01:02:35,720 ‎'그만해라, 자식들아' 했다니까요 1093 01:02:36,920 --> 01:02:39,240 ‎'모두 부표까지 왕복 수영 실시' 1094 01:02:39,320 --> 01:02:40,320 ‎전 한 번도 못 완주했어요 1095 01:02:40,400 --> 01:02:43,720 ‎중심이 휘어 있으니 ‎외팔이 사공처럼 돌기만 했죠 1096 01:02:46,960 --> 01:02:49,080 ‎게다가 뾰족해요 1097 01:02:49,160 --> 01:02:51,200 ‎가까이 오면 보일 겁니다 1098 01:02:51,280 --> 01:02:55,120 ‎별문제 아니라고 생각하시겠지만 ‎때로는 문제가 돼요 1099 01:02:56,400 --> 01:02:57,480 ‎아니라고요? 진짜랍니다 1100 01:02:59,200 --> 01:03:00,920 ‎예전에… 1101 01:03:06,080 --> 01:03:09,160 ‎여자한테 입으로 해주다가 ‎그만 피를 봐서 구급차를 불렀죠 1102 01:03:13,760 --> 01:03:17,160 ‎일부러 이상한 사진 고른 것도 ‎아니고 전문가가 찍은 거예요 1103 01:03:17,240 --> 01:03:19,720 ‎옛날 스탠드업 때 쓰던 사진이죠 1104 01:03:19,800 --> 01:03:22,960 ‎인터넷에 이 사진이 돈 지 ‎2, 3개월 정도 돼서 1105 01:03:23,040 --> 01:03:25,320 ‎사진을 보다가 깨달았답니다 ‎'잠깐만' 1106 01:03:29,840 --> 01:03:31,600 ‎'귀가 하나 없잖아' 1107 01:03:36,960 --> 01:03:40,000 ‎'말도 안 돼 ‎사진사를 정면으로 보고 있는데' 1108 01:03:40,960 --> 01:03:42,960 ‎꼭 이렇게 찍은 것 같아요 ‎사진사가 절 불러서 1109 01:03:43,040 --> 01:03:46,280 ‎몸을 틀어 보는데 ‎다 틀기 전에 찍은 것 같다고요 1110 01:03:47,840 --> 01:03:49,240 ‎제가 피카소의 손주였던 걸까요? 1111 01:03:52,200 --> 01:03:54,320 ‎맞아요, 저보다 잘생겼어요 ‎뭐 어쩌겠어요? 1112 01:03:54,400 --> 01:03:55,440 ‎휴 잭맨, 1점 1113 01:03:55,960 --> 01:03:57,080 ‎다니 로비라, 0점 1114 01:03:57,600 --> 01:03:59,440 ‎근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1115 01:03:59,520 --> 01:04:01,440 ‎전투는 이제 시작이에요 1116 01:04:01,520 --> 01:04:03,760 ‎아주 치열한 전투의 시작이었죠 1117 01:04:03,840 --> 01:04:06,880 ‎매일 제가 더 나은 부분을 ‎찾아봤거든요 1118 01:04:06,960 --> 01:04:09,600 ‎몇 년 동안이나요 ‎참고로 휴 잭맨은 모릅니다 1119 01:04:10,160 --> 01:04:11,080 ‎저만의 전투죠 1120 01:04:11,600 --> 01:04:14,760 ‎'내가 더 잘하는 게 있을 거야' ‎워낙 경쟁심이 강해서요 1121 01:04:15,760 --> 01:04:17,520 ‎그러다 떠올렸죠, '맞다, 개!' 1122 01:04:17,600 --> 01:04:20,480 ‎전 스페인에서 개를 돌보며 1123 01:04:20,560 --> 01:04:23,040 ‎입양 보내기도 하고 ‎학대와 유기로부터 보호하고 1124 01:04:23,120 --> 01:04:24,280 ‎법률도 바꾸기 위해 노력해요 1125 01:04:24,360 --> 01:04:26,720 ‎'설마 휴 잭맨도 하겠어?' 싶었죠 1126 01:04:27,320 --> 01:04:28,200 ‎보세요 1127 01:04:34,000 --> 01:04:36,040 ‎우선, 이건 파파라치 사진이에요 1128 01:04:36,120 --> 01:04:38,600 ‎파파라치 사진에서도 ‎구리게 나온 적이 없어요 1129 01:04:38,680 --> 01:04:40,760 ‎보세요, 옷도 다 차려입고요 1130 01:04:40,840 --> 01:04:43,640 ‎전 누이 결혼식에서도 ‎저렇게 안 입었는데요 1131 01:04:44,160 --> 01:04:46,240 ‎개도 보세요 1132 01:04:46,880 --> 01:04:49,600 ‎춥거나 비가 올까 봐 ‎조끼까지 입혀 놨네요 1133 01:04:50,120 --> 01:04:51,720 ‎강아지 신발도 보세요 1134 01:04:51,800 --> 01:04:53,960 ‎하얀 강아지 보시면요 1135 01:04:54,880 --> 01:04:55,800 ‎외과의사 같아요 1136 01:04:58,960 --> 01:05:00,920 ‎막 담낭 수술을 마쳤나 봐요 1137 01:05:03,040 --> 01:05:04,400 ‎아니면 친구를 중성화시켰거나 1138 01:05:10,680 --> 01:05:12,040 ‎여기 이 사람도 보세요 1139 01:05:15,560 --> 01:05:18,520 ‎참고로 전 파파라치 사진에서 ‎늘 구리게 나온답니다 1140 01:05:20,040 --> 01:05:21,240 ‎제 옷 좀 보세요 1141 01:05:21,320 --> 01:05:24,160 ‎상의는 겨울이고 ‎하의는 여름이네요 1142 01:05:25,520 --> 01:05:29,040 ‎손에는 개똥 봉투를 들고 있고요 1143 01:05:29,120 --> 01:05:31,400 ‎똥이 가득 든 봉투예요 1144 01:05:32,000 --> 01:05:33,440 ‎코앞에 쓰레기통이 있었는데요 1145 01:05:33,520 --> 01:05:37,040 ‎1분만 기다렸다가 찍었으면 ‎덧나기라도 한대요? 1146 01:05:38,120 --> 01:05:39,720 ‎화려함이란 꾸며낼 수 없죠 1147 01:05:40,600 --> 01:05:42,080 ‎저 두 마리가 우리 개랍니다 1148 01:05:42,160 --> 01:05:44,920 ‎세 번째 녀석은 ‎아직 데려오지 않았을 때죠 1149 01:05:45,000 --> 01:05:47,400 ‎조그만 갈색 개가 부요예요 ‎거시기 핥는 놈요 1150 01:05:49,760 --> 01:05:51,640 ‎검은색 개가 감자얼굴이고요 1151 01:05:54,040 --> 01:05:55,480 ‎저게 얼굴 맞는 거 같아요 1152 01:05:58,080 --> 01:05:59,840 ‎뒤로 걷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1153 01:06:01,920 --> 01:06:05,280 ‎그 뒤에는 16세기 사람이 있네요 ‎사진을 찍고 나타나셨어요 1154 01:06:07,200 --> 01:06:08,280 ‎휴 잭맨, 2점 1155 01:06:08,880 --> 01:06:10,040 ‎다니 로비라, 0점 1156 01:06:10,680 --> 01:06:13,160 ‎'이 인간은 나보다 뭐든 잘났네' ‎싶었답니다 1157 01:06:13,240 --> 01:06:15,800 ‎'그래도 이건 대볼 만해' ‎싶은 게 있었어요 1158 01:06:15,880 --> 01:06:18,880 ‎전 마흔이잖아요, 좋을 나이죠 1159 01:06:18,960 --> 01:06:21,360 ‎운동도 열심히 해서 ‎몸매도 날씬하고요 1160 01:06:21,440 --> 01:06:22,960 ‎저도 나름대로 1161 01:06:23,040 --> 01:06:24,400 ‎몸매가 탄탄한 편이라고요 1162 01:06:25,000 --> 01:06:29,920 ‎그런데 휴 잭맨은 60이 ‎다 돼가는 나이에 근육질이에요 1163 01:06:30,560 --> 01:06:32,440 ‎그 개자식 ‎안토니오 반데라스처럼요 1164 01:06:33,920 --> 01:06:37,040 ‎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‎'어쩌면 이제 겨뤄볼 만할지 몰라' 1165 01:06:37,120 --> 01:06:39,960 ‎'휴 잭맨은 이제 내리막길이고 ‎나는 올라갈 수 있잖아' 1166 01:06:40,040 --> 01:06:42,320 ‎'각도만 잘 맞추면…' 1167 01:06:44,480 --> 01:06:46,200 ‎이게 3년 전 사진이에요 1168 01:06:53,280 --> 01:06:55,240 ‎네,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1169 01:06:56,120 --> 01:06:57,360 ‎저도 휴 잭맨이랑 잘 맘 있어요 1170 01:07:05,120 --> 01:07:08,240 ‎어떻게 늘 아름다운 거죠? ‎모든 것이 완벽해요, 머리 보세요 1171 01:07:08,320 --> 01:07:11,040 ‎뭘 하든지 헤어스타일을 ‎완벽하게 유지하잖아요 1172 01:07:11,120 --> 01:07:13,400 ‎뺨을 때려도 ‎헤어스타일은 멀쩡할걸요 1173 01:07:13,480 --> 01:07:15,440 ‎오븐에서 머리를 꺼내도 ‎헤어스타일은 이상 없겠죠 1174 01:07:15,960 --> 01:07:18,680 ‎햇볕이 눈을 찡그린 얼굴도 ‎너무 잘생겼다고요 1175 01:07:18,760 --> 01:07:21,520 ‎뭐 저렇게 잘생겼어요? ‎여긴 어떻고요? 1176 01:07:23,440 --> 01:07:24,840 ‎배는 홀쭉하고… 1177 01:07:31,520 --> 01:07:32,440 ‎근데 얘 보세요 1178 01:07:44,120 --> 01:07:46,480 ‎저도 눈이 부셨었다고요 1179 01:07:48,520 --> 01:07:50,920 ‎근데 하루 중 다른 시간인가 봐요 1180 01:07:52,880 --> 01:07:57,440 ‎저도 머리가 젖기는 했는데… 1181 01:07:57,520 --> 01:07:59,120 ‎로마 원시인 같아요 1182 01:08:03,240 --> 01:08:06,200 ‎제 이 별로 안 큰데 ‎저 사진에선 무슨 비버 같네요 1183 01:08:06,280 --> 01:08:07,680 ‎'안녕하세요, 비버예요' 1184 01:08:08,240 --> 01:08:11,440 ‎엉덩이에 테니스 채 꽂으면 ‎비버래도 손색이 없겠어요 1185 01:08:15,520 --> 01:08:17,200 ‎어깨도 다 탔고요 1186 01:08:17,760 --> 01:08:19,800 ‎포토샵 좀 하면 덧나요? 1187 01:08:19,880 --> 01:08:21,840 ‎다 빨갛게 칠하든가 ‎다 하얗게 하든가 1188 01:08:21,920 --> 01:08:24,720 ‎왜 딸기 아이스크림 꼴인 걸 ‎그냥 내보내냐고요 1189 01:08:26,320 --> 01:08:30,200 ‎불 피해서 도망가는 ‎노트르담의 꼽추 같아요 1190 01:08:30,280 --> 01:08:32,240 ‎'거시기를 물에 담가야 해!' 1191 01:08:35,480 --> 01:08:39,040 ‎낡아 빠진 허리끈이 덜렁거리는 ‎8유로짜리 싸구려 수영복에… 1192 01:08:45,680 --> 01:08:47,840 ‎팔 한 짝은 어디로 갔대요? 1193 01:08:59,800 --> 01:09:01,120 ‎휴 잭맨, 3점 1194 01:09:02,880 --> 01:09:04,040 ‎다니 로비라, 0점 1195 01:09:05,960 --> 01:09:08,040 ‎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요 1196 01:09:09,600 --> 01:09:11,560 ‎더 대단한 역전 스토리도 있잖아요 1197 01:09:14,080 --> 01:09:15,000 ‎몇 달 뒤 1198 01:09:16,360 --> 01:09:17,240 ‎이 사진을 찾아냈죠 1199 01:09:19,600 --> 01:09:24,160 ‎2009년 오스카를 진행하는 ‎휴 잭맨이에요 1200 01:09:24,240 --> 01:09:25,360 ‎저도 봤죠 1201 01:09:25,960 --> 01:09:27,520 ‎최고의 오스카였어요 1202 01:09:28,200 --> 01:09:32,640 ‎역대 최고였다고요 ‎그보다 멋진 진행은 없었어요 1203 01:09:32,720 --> 01:09:34,960 ‎이 사람은 정말… 1204 01:09:35,040 --> 01:09:39,280 ‎진행도 우아하게 잘하고! ‎코미디언 뺨을 쳐요! 1205 01:09:39,360 --> 01:09:43,160 ‎키가 180cm에 ‎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1206 01:09:43,240 --> 01:09:47,920 ‎끝내줬다고요 ‎그야말로 100점짜리 진행이었죠 1207 01:09:48,000 --> 01:09:50,640 ‎전 세계가 무릎 꿇었어요 1208 01:09:51,320 --> 01:09:52,640 ‎호평뿐이었죠 1209 01:09:53,560 --> 01:09:54,600 ‎100점요 1210 01:09:59,080 --> 01:10:01,680 ‎저도 3년 연속으로 ‎고야상 수상식을 진행했는데요 1211 01:10:02,800 --> 01:10:06,200 ‎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‎순서대로요 1212 01:10:10,880 --> 01:10:12,720 ‎전 한 번도 그런 평가를 ‎받지 못했어요 1213 01:10:14,560 --> 01:10:17,160 ‎제 평생을요 1214 01:10:17,240 --> 01:10:19,320 ‎그런데 다음 날 1215 01:10:21,040 --> 01:10:23,920 ‎말라가에 부모님을 뵈러 갔거든요 1216 01:10:27,280 --> 01:10:30,560 ‎TV, 라디오, 잡지 1217 01:10:30,640 --> 01:10:32,600 ‎비평가, 소셜 미디어 1218 01:10:32,680 --> 01:10:34,680 ‎조리기구 화면에 ‎문자 방송까지 난리가 났죠 1219 01:10:35,240 --> 01:10:37,800 ‎아침에 일어나서 ‎'엄마! 저보고 환호하는 거예요?' 1220 01:10:37,880 --> 01:10:40,600 ‎하니까 '아니, 너 욕하는 거야 ‎그만 가서 자라' 1221 01:10:40,680 --> 01:10:41,960 ‎뭐냐고요 1222 01:10:42,040 --> 01:10:45,840 ‎공연마다 3시간이 넘었었어요 ‎3번 했으니 총 10시간은 될 텐데 1223 01:10:45,920 --> 01:10:48,200 ‎호평이 하나도 없어요? 1224 01:10:52,600 --> 01:10:54,120 ‎검색 알고리듬도 그래요 1225 01:10:54,840 --> 01:10:56,000 ‎절 안 좋아한다니까요 1226 01:10:57,520 --> 01:11:00,960 ‎'다니 로비라 고야' ‎구글에 검색해 보세요 1227 01:11:01,040 --> 01:11:04,240 ‎제일 처음에 뜨는 ‎이미지 검색 결과가 이거예요 1228 01:11:09,960 --> 01:11:11,040 ‎휴 잭맨, 4점 1229 01:11:12,760 --> 01:11:13,920 ‎다니 로비라, 0점 1230 01:11:15,040 --> 01:11:16,520 ‎4골이나 먹혔다는 건 1231 01:11:18,520 --> 01:11:20,080 ‎이미 졌다는 얘기죠 1232 01:11:21,920 --> 01:11:23,120 ‎근데 5번째도 있어요 1233 01:11:24,680 --> 01:11:27,720 ‎마지막이라서 더욱 뼈아픈 패배죠 1234 01:11:28,600 --> 01:11:32,280 ‎맘에 쐐기를 박는 사진입니다 1235 01:11:37,680 --> 01:11:39,800 ‎휴 잭맨은 1236 01:11:40,400 --> 01:11:41,560 ‎울버린이잖아요 1237 01:11:43,880 --> 01:11:47,440 ‎역대 최고의 만화 캐릭터요 1238 01:11:48,520 --> 01:11:51,840 ‎잘나 빠진 뮤턴트라고요 1239 01:11:53,680 --> 01:11:55,280 ‎울버린! 1240 01:11:57,000 --> 01:11:58,960 ‎발톱 보세요 1241 01:12:00,240 --> 01:12:02,160 ‎섹시하기 그지없죠 1242 01:12:03,680 --> 01:12:05,280 ‎완전 늑대잖아요 1243 01:12:07,200 --> 01:12:08,840 ‎털이 북슬북슬한 짐승요 1244 01:12:40,920 --> 01:12:41,920 ‎상대도 안 되죠 1245 01:12:45,760 --> 01:12:46,760 ‎상대도 안 돼요 1246 01:12:48,920 --> 01:12:50,680 ‎이상입니다, 판사님 1247 01:12:51,240 --> 01:12:52,440 ‎아니, 사실 더 있어요 1248 01:12:52,520 --> 01:12:54,880 ‎마지막 질문이 남았습니다 1249 01:12:54,960 --> 01:12:56,120 ‎들어보세요 1250 01:12:56,880 --> 01:12:58,640 ‎대답하셔도 돼요 ‎간단한 질문입니다 1251 01:12:58,720 --> 01:13:00,400 ‎대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어요 1252 01:13:02,360 --> 01:13:03,360 ‎오늘 웃으셨나요? 1253 01:13:03,440 --> 01:13:04,560 ‎네! 1254 01:13:06,280 --> 01:13:07,280 ‎좋습니다 1255 01:13:32,920 --> 01:13:34,600 ‎정말 감사합니다 1256 01:13:35,320 --> 01:13:39,120 ‎당연하지만 박수는 ‎제가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1257 01:13:39,200 --> 01:13:41,120 ‎여러분을 위해서요 1258 01:13:41,960 --> 01:13:45,320 ‎오늘 우리는 ‎각자의 목표를 이뤘어요 1259 01:13:45,400 --> 01:13:49,960 ‎여러분은 웃으러 오셨고 ‎전 웃기려고 왔으니까요 1260 01:13:50,040 --> 01:13:52,200 ‎저희 모두 해냈죠 1261 01:13:52,280 --> 01:13:53,560 ‎웃음도 승리했고요 1262 01:13:54,280 --> 01:13:58,080 ‎그리고 절 믿으세요 ‎왜 웃었는지 이유 따위는 1263 01:13:59,040 --> 01:14:00,760 ‎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1264 01:14:00,840 --> 01:14:05,560 ‎제가 무대에서 한 말이 ‎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1265 01:14:06,080 --> 01:14:07,080 ‎옳은 말이었든 1266 01:14:07,160 --> 01:14:11,000 ‎옳지 못한 말이었든 ‎전혀 상관이 없답니다 1267 01:14:11,080 --> 01:14:14,920 ‎여러분이 동의하든 안 하든 ‎그것도 상관없어요 1268 01:14:16,040 --> 01:14:20,240 ‎웃음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‎마법이기에 웃으신 거죠 1269 01:14:20,320 --> 01:14:21,560 ‎제가 정말로… 1270 01:14:22,520 --> 01:14:25,880 ‎제가 정말로 ‎오늘 밤 얘기한 것처럼 1271 01:14:25,960 --> 01:14:28,320 ‎미움으로 가득한 사람일까요? 1272 01:14:30,520 --> 01:14:35,040 ‎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‎실제로 그런 사람이랍니다 1273 01:14:35,760 --> 01:14:37,000 ‎살면서 많이도 미워했죠 1274 01:14:37,080 --> 01:14:39,320 ‎아주 최근까지도요 1275 01:14:40,520 --> 01:14:43,440 ‎하지만 얼마 전에 ‎깨달은 사실이 있답니다 1276 01:14:43,520 --> 01:14:46,120 ‎미워해도 돌아오는 건 없어요 1277 01:14:46,720 --> 01:14:50,240 ‎미움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예요 1278 01:14:50,320 --> 01:14:54,960 ‎궤양, 스트레스, 질병만 ‎몰고 오는 나쁜 일이라고요 1279 01:14:56,120 --> 01:15:00,200 ‎제가 무대에서 얘기했던 ‎그 사람들 모두 1280 01:15:00,280 --> 01:15:01,920 ‎제가 정말 미워하는 걸까요? 1281 01:15:02,000 --> 01:15:06,000 ‎세르히오 달마 ‎라파 나달, 휴 잭맨 1282 01:15:06,080 --> 01:15:08,400 ‎안토니오 반데라스 ‎브롱카노, 클라라 라고 1283 01:15:08,480 --> 01:15:10,920 ‎비센테 델보스케까지도요? 1284 01:15:13,000 --> 01:15:15,320 ‎이런 극장이 100개는 있어야 1285 01:15:16,600 --> 01:15:19,280 ‎그분들을 향한 ‎제 존경심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1286 01:15:20,080 --> 01:15:21,680 ‎비밀 하나 알려드릴게요 1287 01:15:21,760 --> 01:15:25,720 ‎이 공연 각본을 쓰기 시작했을 땐 ‎별생각이 없었어요 1288 01:15:25,800 --> 01:15:27,720 ‎펜과 공책을 꺼내서 1289 01:15:27,800 --> 01:15:31,320 ‎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들 ‎이름을 적어 내려갔죠 1290 01:15:32,360 --> 01:15:34,480 ‎각계각층의 사람들요 1291 01:15:34,560 --> 01:15:38,040 ‎배우, 가수, 과학자, 시인 1292 01:15:38,120 --> 01:15:42,480 ‎익명의 사람들, 이웃까지 ‎목록이 끝이 없었어요 1293 01:15:42,560 --> 01:15:45,760 ‎아무나 넣은 건 아니고요 ‎그 목록 이름을 뭐로 했게요? 1294 01:15:46,800 --> 01:15:49,720 ‎바로 '핼리혜성 목록'이랍니다 1295 01:15:51,240 --> 01:15:54,520 ‎이런 핼리혜성들에 ‎둘러싸여 살다니 1296 01:15:54,600 --> 01:15:58,200 ‎얼마나 축복받은 삶인가요? 1297 01:15:58,280 --> 01:16:02,320 ‎이분들의 존재가 ‎우리 인생을 멋지게 만들잖아요 1298 01:16:02,400 --> 01:16:05,600 ‎우릴 행복하게 하고 ‎고무시키고, 즐거움도 주고 1299 01:16:05,680 --> 01:16:07,360 ‎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죠 1300 01:16:08,080 --> 01:16:11,720 ‎그래서 저는 핼리혜성에 ‎돌을 던지는 자들을 1301 01:16:12,560 --> 01:16:14,400 ‎안타깝게 여깁니다 1302 01:16:15,840 --> 01:16:18,880 ‎처음엔 멍청하다고 생각했어요 ‎'혜성을 맞힐 리가 있나' 1303 01:16:18,960 --> 01:16:20,840 ‎근데 맞히기도 하더라고요 1304 01:16:21,440 --> 01:16:24,120 ‎가끔은 정말 맞히기도 해요 ‎그러다가 보면 언젠가는 1305 01:16:24,200 --> 01:16:25,720 ‎여러분이 하나를 맞혀서 1306 01:16:25,800 --> 01:16:28,040 ‎처음으로 핼리혜성을 추락시킨 ‎개자식이 될 수도 있겠죠 1307 01:16:29,120 --> 01:16:33,600 ‎혜성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‎틀을 깨고 태어난 사람들이에요 1308 01:16:34,200 --> 01:16:36,880 ‎따라가려 애쓰다간 미쳐버려요 ‎불가능한 일이니까요 1309 01:16:36,960 --> 01:16:38,640 ‎바라건대 언젠가는 1310 01:16:39,200 --> 01:16:41,320 ‎여러분 본모습으로 ‎행복하길 바랍니다 1311 01:16:41,920 --> 01:16:43,240 ‎그거야말로 진정한 승리죠 1312 01:16:43,320 --> 01:16:46,600 ‎그렇게 되기 위해 ‎노력하는 동안은 힘을 빼세요 1313 01:16:47,120 --> 01:16:50,960 ‎차분하게요 ‎서로 경쟁은 이제 그만두고요 1314 01:16:51,040 --> 01:16:53,960 ‎어제의 자신과 싸우며 ‎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세요 1315 01:16:54,040 --> 01:16:56,400 ‎힘든 하루를 보내도 괜찮아요 1316 01:16:57,000 --> 01:17:00,280 ‎뭔가를 잘해서 1등 하면 좋죠 1317 01:17:00,360 --> 01:17:01,560 ‎칭찬받아 마땅해요 1318 01:17:01,640 --> 01:17:04,600 ‎하지만 1,534등이라고 해도 ‎아주 훌륭합니다 1319 01:17:04,680 --> 01:17:06,880 ‎더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1320 01:17:06,960 --> 01:17:08,760 ‎세상엔 질투와 미움이 많아요 1321 01:17:08,840 --> 01:17:12,080 ‎질투는 감탄이 왜곡된 거죠 1322 01:17:12,160 --> 01:17:14,680 ‎질투, 미움, 공포 등 1323 01:17:14,760 --> 01:17:17,240 ‎악감정은 여기 넣고 바꾸세요 1324 01:17:17,320 --> 01:17:20,360 ‎더 가치 있는 무언가로요 1325 01:17:21,480 --> 01:17:24,840 ‎미움은 겁쟁이들 몫이죠 ‎용감한 자들은 뭘 하게요? 1326 01:17:24,920 --> 01:17:26,920 ‎'사랑해'라고 말한답니다 1327 01:17:27,000 --> 01:17:30,240 ‎그러니까 일어나 돌아가면 ‎어머니, 아버지를 붙잡고 1328 01:17:30,320 --> 01:17:32,560 ‎사랑한다고 말씀드리세요 1329 01:17:32,640 --> 01:17:36,560 ‎형제, 친구, 개, 동거인에게도요 1330 01:17:36,640 --> 01:17:39,760 ‎사랑한다고 말하세요 ‎그보다 용감한 일은 없어요 1331 01:17:39,840 --> 01:17:42,760 ‎전 사랑한다고 할 줄 아는 ‎사람들과 함께하고 싶거든요 1332 01:17:42,840 --> 01:17:46,600 ‎그래서 이 공연을 제 인생의 ‎가장 소중한 이에게 바칩니다 1333 01:17:46,680 --> 01:17:48,640 ‎어디 있든, 당신은 내 영웅이에요 1334 01:17:48,720 --> 01:17:50,920 ‎당신을 위해 바칩니다 ‎사랑해요, 메시! 1335 01:18:12,440 --> 01:18:14,240 ‎감사합니다, 말라가! 1336 01:18:57,200 --> 01:18:58,640 ‎정말 감사해요 1337 01:19:11,840 --> 01:19:12,680 ‎있죠 1338 01:19:13,280 --> 01:19:15,080 ‎정말 감사합니다, 그런데요 1339 01:19:15,680 --> 01:19:17,160 ‎하나만 더 말할게요 1340 01:19:17,240 --> 01:19:20,720 ‎가시기 전에요 ‎극장에 오기로 결심하시고 1341 01:19:20,800 --> 01:19:22,320 ‎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1342 01:19:22,400 --> 01:19:25,560 ‎늘 하는 말이지만 ‎요새는 더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1343 01:19:25,640 --> 01:19:29,640 ‎왜냐하면 결국 ‎공연장이나 영화관처럼 1344 01:19:29,720 --> 01:19:33,680 ‎문화를 즐기는 공간이 ‎지금 이 지구에서 1345 01:19:33,760 --> 01:19:35,000 ‎가장 안전한 곳이거든요 1346 01:19:35,080 --> 01:19:38,320 ‎용기 내어 귀한 시간을 ‎내주셔서 감사합니다 1347 01:19:38,400 --> 01:19:41,200 ‎제 공연 보러 오는 분들께는요 1348 01:19:41,280 --> 01:19:45,360 ‎저에 대해 조금 더 ‎알려드리려고 해요 1349 01:19:45,440 --> 01:19:48,520 ‎여러분 인생에 도움을 주는 ‎선물이 되길 바랍니다 1350 01:19:48,600 --> 01:19:52,400 ‎말라가 사는 분들께는 ‎좀 익숙한 얘기일지 몰라요 1351 01:19:52,480 --> 01:19:54,160 ‎소품 챙겨야겠네요 1352 01:20:00,280 --> 01:20:01,680 ‎시간 모자라겠어요 1353 01:20:04,960 --> 01:20:06,600 ‎전 사실 이야기꾼으로 ‎시작했답니다 1354 01:20:07,120 --> 01:20:10,600 ‎근처의 찻집에서 시작했어요 1355 01:20:11,120 --> 01:20:13,360 ‎마르티레스 광장의 엘 아렌 찻집요 1356 01:20:13,440 --> 01:20:16,680 ‎코미디언이 되기 전에 ‎이야기꾼으로 오래 살았답니다 1357 01:20:16,760 --> 01:20:18,720 ‎한창일 때는 대충 1358 01:20:19,240 --> 01:20:22,800 ‎이야기를 5백 개는 알고 있었죠 ‎전부 특별한 이야기였어요 1359 01:20:22,880 --> 01:20:26,640 ‎그러던 어느 날 ‎아주 짧은 이야기를 하나 떠올렸죠 1360 01:20:26,720 --> 01:20:29,360 ‎제게 큰 영향을 준 이야기요 1361 01:20:29,440 --> 01:20:31,080 ‎소중히 간직해 놨답니다 1362 01:20:31,160 --> 01:20:33,880 ‎어딜 가든 품고 다녔어요 1363 01:20:33,960 --> 01:20:39,440 ‎말라가에서 말하듯 어릴 적에는 ‎가슴 한편에 넣어 다녔어요 1364 01:20:39,520 --> 01:20:41,560 ‎몇 번 얘기하지 않았죠 1365 01:20:41,640 --> 01:20:45,560 ‎아주 특별한 경우에 ‎특별한 사람들에게만 말했어요 1366 01:20:45,640 --> 01:20:48,120 ‎하지만 크면서 배웠답니다 1367 01:20:48,200 --> 01:20:49,920 ‎이런 얘기는 알려야 한단 걸요 1368 01:20:50,440 --> 01:20:55,120 ‎누군가 쓴 글귀를 읽고 ‎배운 것이 있어요 1369 01:20:56,360 --> 01:20:57,440 ‎간디가 쓴 건데요 1370 01:21:03,240 --> 01:21:04,400 ‎다음과 같습니다 1371 01:21:05,280 --> 01:21:08,440 ‎'무언가에 매달리면 ‎그것을 잃게 되리라' 1372 01:21:09,200 --> 01:21:12,120 ‎그러니까 여러분께도 ‎제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1373 01:21:12,200 --> 01:21:16,920 ‎마음껏 퍼뜨리셔도 좋습니다 1374 01:21:17,000 --> 01:21:19,480 ‎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‎이전의 이야기입니다 1375 01:21:19,560 --> 01:21:21,760 ‎지금이 얘기하기에 ‎최고의 타이밍은 아닐지라도 1376 01:21:21,840 --> 01:21:24,680 ‎몇 년 후에까지 ‎회자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1377 01:21:24,760 --> 01:21:26,560 ‎제가 드리는 선물이니 ‎즐기시길 바라요 1378 01:21:27,360 --> 01:21:28,720 ‎이런 이야기랍니다 1379 01:21:31,240 --> 01:21:32,760 ‎'어느 작은 마을에' 1380 01:21:34,440 --> 01:21:35,880 ‎'마을 사람들이 모두' 1381 01:21:35,960 --> 01:21:38,680 ‎'입술에 설탕을 묻힌 채 ‎아침에 일어났어요' 1382 01:21:39,360 --> 01:21:40,400 ‎'그런데 그날 아침' 1383 01:21:41,120 --> 01:21:42,720 ‎'설탕 가루의 존재를 알아챈 건' 1384 01:21:43,320 --> 01:21:45,960 ‎'다른 사람에게 키스한 ‎사람들뿐이었답니다' 1385 01:21:46,600 --> 01:21:48,600 ‎여러분도 세상 속에서 1386 01:21:48,680 --> 01:21:51,160 ‎설탕 같은 달콤함과 ‎행복함을 찾으세요 1387 01:21:51,240 --> 01:21:52,720 ‎쓴맛은 말고요 1388 01:21:53,400 --> 01:21:54,760 ‎인생은 아름답잖아요 1389 01:22:32,760 --> 01:22:34,320 ‎자막: 김동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