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2:13,540 --> 00:02:14,416 화요일 2 00:02:15,208 --> 00:02:16,417 1월 1일 3 00:02:17,669 --> 00:02:19,004 1856년 4 00:02:27,970 --> 00:02:29,848 맑고 추움 5 00:02:32,850 --> 00:02:34,477 오늘 아침 6 00:02:34,560 --> 00:02:37,689 겨우내 처음으로 침실이 얼었다 7 00:03:17,354 --> 00:03:20,690 감자는 씻자마자 맺힌 물이 얼었다 8 00:03:22,693 --> 00:03:23,861 보람도 없이 9 00:03:24,695 --> 00:03:26,071 희망은 더 없이 10 00:03:26,946 --> 00:03:28,489 우리는 새해를 맞이한다 11 00:03:32,118 --> 00:03:35,622 해가 비친 현관에서는 낮게 지저귀는 소리가 12 00:03:35,622 --> 00:03:38,291 지금은 눈에 파묻힌 산울타리로부터 들려온다 13 00:04:15,078 --> 00:04:19,958 다이어가 건강과 평정심을 유지한 덕에 14 00:04:20,042 --> 00:04:23,587 농장 일은 언제든 할 수 있다 15 00:04:37,141 --> 00:04:40,521 다이어는 평생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할 듯하다 16 00:04:42,271 --> 00:04:45,692 다이어의 그런 괴로움이 17 00:04:45,776 --> 00:04:47,485 그의 생활을 잠식했다 18 00:05:15,222 --> 00:05:16,390 오늘 아침에는 내게 19 00:05:16,473 --> 00:05:19,852 만족감이란 다신 못 볼 친구 같다고도 했다 20 00:05:21,061 --> 00:05:22,479 우유 짜는 데 늦었잖아 21 00:05:22,562 --> 00:05:23,855 아파하지 않았어 22 00:05:25,482 --> 00:05:26,775 당신은? 23 00:05:40,622 --> 00:05:42,874 농장을 산 이후로 24 00:05:44,083 --> 00:05:47,588 남편은 1년 살림을 파악할 장부를 작성한다 25 00:05:49,338 --> 00:05:53,593 매해 농작물로 거둔 수익을 그렇게 파악할 수 있다 26 00:05:54,636 --> 00:05:57,973 다이어는 내게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27 00:05:58,057 --> 00:06:00,141 일지로 작성해 달라고 했다 28 00:06:03,102 --> 00:06:06,398 공구 대여부터 밀린 청구서까지 29 00:06:08,484 --> 00:06:09,985 내가 한 일 모두를 30 00:06:12,612 --> 00:06:15,865 하지만 이 따분한 일지 속에는 31 00:06:15,949 --> 00:06:19,619 과거 우리의 강렬했던 순간들은 기록되지 않는다 32 00:06:22,538 --> 00:06:24,999 감정이나 두려움 33 00:06:26,292 --> 00:06:27,668 가장 큰 기쁨 34 00:06:28,920 --> 00:06:30,588 가슴 찢어지는 아픔들도 35 00:06:40,766 --> 00:06:42,184 아이로 인해 36 00:06:43,518 --> 00:06:45,687 내 삶의 방향을 찾은 것 같았다 37 00:06:48,189 --> 00:06:51,360 하지만 그 소중함을 표현한 적은 드물었다 38 00:06:53,612 --> 00:06:54,780 해 볼래? 39 00:06:58,533 --> 00:06:59,701 이렇게요, 아빠? 40 00:07:02,121 --> 00:07:03,414 그렇지 41 00:07:05,749 --> 00:07:08,042 아이는 종종 우리와 따로 떨어진 느낌이었는데 42 00:07:08,126 --> 00:07:11,797 발붙일 공간을 위해 애쓰는 거 같았다 43 00:07:19,929 --> 00:07:23,975 소리도 미동도 없는 아이의 슬픔과 아픔은 44 00:07:23,975 --> 00:07:25,435 어딘가 애처롭다 45 00:07:28,896 --> 00:07:31,649 내 목에 팔을 두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46 00:07:36,487 --> 00:07:38,406 하지만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47 00:08:26,537 --> 00:08:27,663 편히 쉬어 48 00:10:06,472 --> 00:10:08,515 슬픔이 나를 지배했다 49 00:10:13,728 --> 00:10:15,814 슬픔이 나를 지배했다 50 00:10:16,439 --> 00:10:20,401 2월 3일 일요일 51 00:10:21,527 --> 00:10:25,114 찬송에선 안식의 날을 기뻐하라 한다 52 00:10:26,909 --> 00:10:31,580 일요일엔 몇 시간 동안 조용한 안식을 찾을 수 있다 53 00:10:32,997 --> 00:10:34,208 하지만 난 54 00:10:35,125 --> 00:10:36,710 더는 교회에 가지 않는다 55 00:10:38,462 --> 00:10:41,048 넬리를 잃은 후 56 00:10:42,174 --> 00:10:44,050 나의 평온은 57 00:10:44,133 --> 00:10:48,054 더 나은 세상이 올 거란 기대에서 오지 않는다 58 00:10:51,516 --> 00:10:53,685 지도책을 한 권 사고 싶다 59 00:10:53,769 --> 00:10:55,604 거기 있어요, 한 병 줄 테니 60 00:10:55,688 --> 00:10:57,689 - 귀찮을 텐데요 - 괜찮아요 61 00:11:08,074 --> 00:11:09,200 누구야? 62 00:11:09,910 --> 00:11:11,203 피니 63 00:11:12,371 --> 00:11:13,997 아내는 탈리야 64 00:11:14,957 --> 00:11:16,290 사료 가게에서 만났어 65 00:11:16,375 --> 00:11:18,126 이웃들과 어울리진 않나 보더라고 66 00:11:20,545 --> 00:11:22,171 제브룬네 농장을 빌린대 67 00:11:36,770 --> 00:11:38,646 2월 4일 월요일 68 00:11:40,940 --> 00:11:42,526 왜 잉크는 불같을까? 69 00:11:44,402 --> 00:11:46,237 착한 하인이자 70 00:11:47,030 --> 00:11:48,364 엄격한 주인이기 때문이다 71 00:11:54,454 --> 00:11:55,538 뭐라고 했어? 72 00:11:58,041 --> 00:11:59,834 지도책을 한 권 사고 싶어 73 00:12:07,760 --> 00:12:11,096 그런 시시한 거라면 살 게 더 있을 텐데 74 00:12:17,644 --> 00:12:19,271 모아둔 돈 90센트가 있어 75 00:12:19,354 --> 00:12:21,230 다른 더 좋은 생각은 없는 거 같은데 76 00:12:25,401 --> 00:12:27,028 남편한테 줄 선물을 살 수도 있지 77 00:12:32,034 --> 00:12:35,537 똑똑한 아내 말고 더 좋은 선물이 있어? 78 00:12:40,876 --> 00:12:43,127 무엇을 배우는 것만이 79 00:12:43,212 --> 00:12:46,506 불행이 날 삼키는 걸 막을 유일한 방법이다 80 00:13:24,752 --> 00:13:26,754 진정해 81 00:13:59,037 --> 00:14:00,371 안녕하세요 82 00:14:03,833 --> 00:14:06,335 전 빗자루로 청소했거든요 83 00:14:06,420 --> 00:14:07,795 눈이 녹지 않아서 84 00:14:10,506 --> 00:14:11,632 전 탈리예요 85 00:14:13,468 --> 00:14:14,511 애비게일이에요 86 00:14:18,223 --> 00:14:21,267 - 방해한 건 아니죠? - 네 87 00:14:21,352 --> 00:14:22,852 잠깐 농장에서 떨어져 있고 싶었거든요 88 00:14:23,686 --> 00:14:26,981 남편이 한창 돼지를 잡고 있어서요 89 00:14:32,362 --> 00:14:33,655 잠깐 들어오실래요? 90 00:14:34,448 --> 00:14:35,531 네, 좋아요 91 00:14:39,911 --> 00:14:42,288 아니면 현관에서 떨고 있어도 되고요 92 00:14:47,294 --> 00:14:48,587 제가 눈치 없게 찾아와 93 00:14:48,670 --> 00:14:51,631 일요일 오후를 망쳐서 어떡하죠? 94 00:14:51,714 --> 00:14:53,966 아뇨, 잘 오셨어요 95 00:14:54,050 --> 00:14:55,134 무슨 말씀 하시는진 알겠네요 96 00:14:56,011 --> 00:14:58,764 미망인 웰던 부인이 방문하실 때면 97 00:14:58,847 --> 00:15:02,601 따분한 일상 얘기에 숨이 막히거든요 98 00:15:02,684 --> 00:15:04,018 알죠, 웰던 부인 99 00:15:04,102 --> 00:15:06,063 한번은 레비 카운티를 가는데... 100 00:15:06,146 --> 00:15:08,357 그녀의 머리카락에 눈길이 머물자 101 00:15:08,439 --> 00:15:11,193 그것이 어렸을 땐 그녀의 자랑이었다며 102 00:15:11,276 --> 00:15:14,237 훨씬 더 긴 머리카락에 103 00:15:14,320 --> 00:15:16,781 동그랗게 땋아 올렸다고 했다 104 00:15:19,575 --> 00:15:21,619 겨울 햇빛이 창으로 비치어 105 00:15:22,578 --> 00:15:25,415 장밋빛 홍조를 띤 그녀의 얼굴빛에 106 00:15:25,498 --> 00:15:29,085 어쩔 줄 모르게 된 나는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107 00:15:34,049 --> 00:15:35,342 언제나처럼 108 00:15:36,260 --> 00:15:40,723 타인의 감정을 공유하고 이야기할 순간이 되자 109 00:15:42,016 --> 00:15:45,519 불안과 갈등이 나를 덮쳤다 110 00:15:47,438 --> 00:15:50,982 아주 어렸을 적부터 나는 남은 자리 없이 꽉 차 111 00:15:51,775 --> 00:15:53,901 스스로 얽히고설킨 뿌리 같았다 112 00:15:53,986 --> 00:15:56,362 혹시 제가 많이 방해가 됐나요? 113 00:15:56,447 --> 00:15:57,364 아니에요 114 00:16:00,117 --> 00:16:01,743 오시니 정말 좋아요 115 00:16:03,703 --> 00:16:05,955 남편이 상점에서 부군을 만났는데 116 00:16:06,040 --> 00:16:08,583 돼지 번식에 대한 새 방법을 알려줬대요 117 00:16:10,044 --> 00:16:11,462 기분 상하셨다던가요? 118 00:16:12,795 --> 00:16:15,381 남편은 모든 일을 냉담하게 말하죠 119 00:16:18,093 --> 00:16:19,469 한번은 남편한테 그렇게 말했더니 120 00:16:20,471 --> 00:16:25,559 제게선 따뜻한 말 한마디 듣기가 어렵다더군요 121 00:16:25,641 --> 00:16:27,643 남편이 자신과 결혼했다면 122 00:16:27,727 --> 00:16:29,646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 거라고 답했죠 123 00:16:31,106 --> 00:16:34,234 어머니께선 자식을 낳으면 된다고 하셨지만요 124 00:16:35,194 --> 00:16:36,944 저희 어머니도 그러셨어요 125 00:16:39,781 --> 00:16:40,949 하지만 126 00:16:41,992 --> 00:16:43,202 이렇게 우리 둘 다 127 00:16:44,495 --> 00:16:45,788 자식이 없네요 128 00:16:50,416 --> 00:16:52,668 제 딸 넬리가 살았다면 오늘 5살이 됐겠죠 129 00:16:54,838 --> 00:16:56,173 세상에 130 00:16:56,839 --> 00:16:58,050 어쩌다 그런 거예요? 131 00:17:01,178 --> 00:17:04,348 지난 9월에 디프테리아 병으로요 132 00:17:06,016 --> 00:17:07,266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133 00:17:15,109 --> 00:17:17,736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134 00:17:18,487 --> 00:17:19,446 다이어입니다 135 00:17:20,948 --> 00:17:21,824 탈리예요 136 00:17:27,662 --> 00:17:29,957 너무 늦었네요 전 이만 가볼게요 137 00:17:31,542 --> 00:17:33,334 저 때문에 가실 필요는 없는데 138 00:17:33,419 --> 00:17:34,420 아니에요 139 00:17:36,671 --> 00:17:38,297 옷이 참 멋지네요 140 00:17:38,381 --> 00:17:39,842 고마워요 141 00:17:39,924 --> 00:17:42,301 옷 칭찬은 처음 받아 봐요 142 00:17:47,432 --> 00:17:49,225 와 줘서 고마워요 143 00:17:49,308 --> 00:17:50,893 덕분에 정말 즐거웠어요 144 00:17:51,437 --> 00:17:52,478 그래요? 145 00:17:53,439 --> 00:17:54,398 참... 146 00:17:55,231 --> 00:17:58,234 누군가를 즐겁게 하는 건 정말 기쁘고 특별한 일이죠 147 00:17:59,737 --> 00:18:02,531 2월 14일 목요일 148 00:18:04,699 --> 00:18:06,744 다이어가 사흘째 불덩이다 149 00:18:10,622 --> 00:18:11,457 이거 마셔 150 00:18:28,931 --> 00:18:30,851 앞으로 더 자주 아플까 봐 151 00:18:32,769 --> 00:18:34,228 아내가 이렇게 웃어 주기도 하니 152 00:18:43,363 --> 00:18:44,948 죽지 않는다고 약속해 줘 153 00:18:48,369 --> 00:18:50,746 나도 원치 않는 바야 154 00:18:57,460 --> 00:19:00,463 당밀과 따뜻한 물 돼지기름으로 관장해 155 00:19:00,506 --> 00:19:02,173 남편을 회복시켰다 156 00:19:03,633 --> 00:19:06,469 테레빈유 한 방울도 코 옆에 떨어뜨렸다 157 00:19:09,972 --> 00:19:13,810 탈리와의 대화를 종일 되새겼다 158 00:19:15,603 --> 00:19:17,314 우린 어릴 적 침대를 비교했다 159 00:19:18,314 --> 00:19:21,651 볏짚으로 만든 내 잠자리는 늘 숨이 죽고 틈새가 있었다 160 00:19:22,652 --> 00:19:25,698 탈리의 것은 그 단단함이 161 00:19:25,781 --> 00:19:27,491 파라오의 심장 같았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162 00:19:31,704 --> 00:19:33,580 내가 당신을 돌봐야 하는데 163 00:19:34,914 --> 00:19:36,082 그러게 164 00:19:43,716 --> 00:19:46,968 탈리는 다정하고 차분하며 품위 있다 165 00:19:47,760 --> 00:19:50,263 하지만 어쩐지 나와 더 대화를 나눌 생각에 166 00:19:50,264 --> 00:19:52,349 그녀는 생기를 띠는 듯했다 167 00:19:55,227 --> 00:19:57,396 내가 하려는 말들은 168 00:19:57,478 --> 00:20:00,106 그녀 앞에선 그저 서툴게 들렸다 169 00:20:02,942 --> 00:20:04,737 다이어는 어떻게 만났어요? 170 00:20:05,696 --> 00:20:07,488 이웃집 장남이었는데 171 00:20:07,573 --> 00:20:09,533 우리 아버지 농장을 도왔어요 172 00:20:10,366 --> 00:20:12,243 처음부터 당신에게 반했나요? 173 00:20:13,954 --> 00:20:16,999 분명히 첫눈에 반했겠죠 174 00:20:20,919 --> 00:20:24,089 내 생활력을 높이 샀죠 175 00:20:25,591 --> 00:20:27,968 '첫눈에 반하다'란 말은 별로예요? 176 00:20:29,135 --> 00:20:31,220 별로고 아니고 할 게 있나요 177 00:20:31,304 --> 00:20:32,389 그래 보이는데요 178 00:20:33,556 --> 00:20:35,183 말하기는 부끄러워하지만 179 00:20:35,266 --> 00:20:37,477 글 쓰는 데엔 재주가 있잖아요 180 00:20:42,733 --> 00:20:43,692 고마워요 181 00:20:45,943 --> 00:20:49,489 남편분이 반한 게 생활력뿐이에요? 182 00:20:52,493 --> 00:20:54,078 생산적인 습관들도요 183 00:20:55,454 --> 00:20:56,914 그게 다예요? 184 00:20:56,997 --> 00:20:58,373 손재주도 있고요 185 00:21:02,710 --> 00:21:04,670 다이어는 기계를 좋아해요 186 00:21:06,965 --> 00:21:10,468 잠재된 과학적 소질을 펼칠 수 있었다면 187 00:21:10,468 --> 00:21:12,345 훨씬 행복했겠죠 188 00:21:13,013 --> 00:21:15,641 상황이 여의치 않아 농사를 짓지만요 189 00:21:16,850 --> 00:21:20,270 그런데도 남편분 마음은 당신에게 향했고요? 190 00:21:23,439 --> 00:21:24,525 글쎄요 191 00:21:25,484 --> 00:21:27,403 한번 직접 물어보세요 192 00:21:28,821 --> 00:21:30,698 애비게일이라면 어떻게 답할래요? 193 00:21:40,582 --> 00:21:43,459 신랑감으로서 남편은... 194 00:21:44,253 --> 00:21:46,255 자상하진 않았지만 부족하진 않았어요 195 00:21:47,296 --> 00:21:50,383 항상은 아니었지만 애정을 표하기도 했고요 196 00:21:59,560 --> 00:22:01,437 딱 맞는 짝이란 확신은 없었어요 197 00:22:05,983 --> 00:22:09,862 하지만 가족들은 사이는 곧 좋아질 거라 봤고 198 00:22:11,779 --> 00:22:14,324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긴 여정에 들어섰죠 199 00:22:20,372 --> 00:22:22,583 부부가 감사해야 할 것이 많겠어요 200 00:22:25,669 --> 00:22:26,670 맞아요 201 00:22:46,023 --> 00:22:47,399 아직은 아니야 202 00:22:50,777 --> 00:22:51,987 미안 203 00:22:52,071 --> 00:22:55,032 2월 19일 화요일 204 00:23:02,789 --> 00:23:06,042 나의 거절이 남편을 수치스럽게 한다 205 00:23:07,002 --> 00:23:08,754 잠자리를 하는 날이 206 00:23:08,836 --> 00:23:10,922 원래도 많지는 않았지만 207 00:23:11,006 --> 00:23:12,507 더욱 줄어들었다 208 00:23:13,633 --> 00:23:15,385 지금까지는 그의 요구를 209 00:23:15,385 --> 00:23:19,472 죽은 아이를 핑계 삼아 거부해 왔다 210 00:23:53,966 --> 00:23:54,967 안녕하세요 211 00:23:56,718 --> 00:23:58,929 제 남편 피니예요 다이어는 이미 알지? 212 00:23:59,013 --> 00:24:00,014 우연히 마주쳤지 213 00:24:00,096 --> 00:24:02,724 - 이쪽은 내가 말했던 애비게일 - 반가워요 214 00:24:02,725 --> 00:24:04,351 아내가 부인 생각뿐인지 215 00:24:04,351 --> 00:24:06,020 부인 이야기를 멈추질 않는답니다 216 00:24:06,019 --> 00:24:10,023 저도 탈리가 오지 않는 날엔 그저 멍하니 있답니다 217 00:24:11,400 --> 00:24:13,151 - 들어오시죠 - 고마워요 218 00:24:20,743 --> 00:24:21,827 나 보고 싶었어요? 219 00:24:23,120 --> 00:24:24,037 네 220 00:24:25,663 --> 00:24:26,873 달라 보여요 221 00:24:28,208 --> 00:24:29,125 그럴 리가요 222 00:24:32,504 --> 00:24:33,881 남편분이 기분 좋은가 봐요 223 00:24:36,717 --> 00:24:38,593 본인이 마음먹으면 그렇죠 224 00:24:53,025 --> 00:24:56,275 제가 건배사를 해야겠군요 225 00:24:55,361 --> 00:24:56,652 제 사교 기술이 226 00:24:56,737 --> 00:24:59,448 어둠 속에서 바위 언덕을 내려오는 것만큼 능란합니다 227 00:24:59,531 --> 00:25:02,284 함께 만나서 반갑다는 소리를 이렇게 하네요 228 00:25:02,368 --> 00:25:03,994 다이어를 다시 만난 것도요 229 00:25:10,167 --> 00:25:11,709 제 아내를 높이 사는 점 중 하나가 230 00:25:11,794 --> 00:25:14,338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제게 가르쳐 준 것이죠 231 00:25:19,384 --> 00:25:21,886 멋진 넥타이를 매셨군요 232 00:25:21,969 --> 00:25:23,096 고마워요 233 00:25:23,179 --> 00:25:26,683 닭장 밖으로 나온 닭 머리 같긴 하지만요 234 00:25:26,766 --> 00:25:29,769 - 타르트가 너무 맛있어요 - 정말 다행이네요 235 00:25:29,852 --> 00:25:32,980 사정이 생겨서 달걀이 부족할까 걱정했거든요 236 00:25:33,815 --> 00:25:36,567 일꾼 하나가 달걀 24개를 깨뜨렸답니다 237 00:25:36,651 --> 00:25:40,279 달걀과는 운명이 아니니 근처엔 얼씬도 말라 했죠 238 00:25:40,363 --> 00:25:41,739 달걀과 운명이 아니라니 239 00:25:41,824 --> 00:25:42,740 재밌네요 240 00:25:43,491 --> 00:25:45,702 셔츠에 구멍이 너무 많아서 241 00:25:45,785 --> 00:25:47,496 목걸이로 해도 되겠다고도 했어요 242 00:25:47,579 --> 00:25:50,207 저희도 일꾼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곤 하는데 243 00:25:50,916 --> 00:25:53,127 부주의한 일꾼들 때문에 곤란한 일이 많았습니다 244 00:25:53,209 --> 00:25:55,336 홀트 씨네 일꾼은 말을 끌고 수로를 건너야 했대요 245 00:25:55,420 --> 00:25:57,131 이렇게 추운 날씨에요 246 00:25:57,214 --> 00:25:58,090 정말요? 247 00:25:59,007 --> 00:25:59,842 네 248 00:26:00,801 --> 00:26:02,011 참으로 혹독한 겨울이죠 249 00:26:02,093 --> 00:26:05,889 웰던 부인의 아들이 스키로 우편물을 배달할 정도니까요 250 00:26:05,972 --> 00:26:08,641 내달리는 속도에 우편들이 날아갈지도요 251 00:26:08,726 --> 00:26:11,186 탈리와 연애하실 때 편지를 쓰셨나요? 252 00:26:12,478 --> 00:26:13,439 네 253 00:26:16,400 --> 00:26:17,651 탈리가 잘 보관했을까요? 254 00:26:20,903 --> 00:26:22,488 그건 탈리만이 알겠지 255 00:26:30,330 --> 00:26:32,833 2월 25일 월요일 256 00:26:44,803 --> 00:26:47,805 탈리 부부의 관계는 날 당황스럽게 했다 257 00:26:49,557 --> 00:26:51,352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칠 때면 258 00:26:51,435 --> 00:26:54,271 서로에게 적대적으로 굴레를 씌우는 듯하지만 259 00:26:55,980 --> 00:26:59,442 한편으론 서로를 존중하는 듯도 하다 260 00:27:01,612 --> 00:27:05,324 우리 사이엔 해소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261 00:27:08,660 --> 00:27:09,702 붙잡고 있어 봐 262 00:27:17,002 --> 00:27:17,836 됐다 263 00:27:31,016 --> 00:27:32,058 고마워 264 00:27:57,625 --> 00:27:58,626 안녕하세요 265 00:27:59,670 --> 00:28:00,629 안녕하세요 266 00:28:01,462 --> 00:28:02,463 어디 가시나 봐요? 267 00:28:03,006 --> 00:28:04,173 네, 시내요 268 00:28:05,551 --> 00:28:06,552 좋은 하루 보내세요 269 00:28:07,760 --> 00:28:09,095 온 걸 알면 좋아하겠네요 270 00:28:20,106 --> 00:28:21,482 생일 축하해요 271 00:28:24,193 --> 00:28:25,611 이거 받아요 272 00:28:29,824 --> 00:28:30,825 직접 뜬 거예요? 273 00:28:31,869 --> 00:28:34,038 - 마음에 들면 좋겠는데 - 정말 좋아요 274 00:28:41,170 --> 00:28:42,336 지도책이네요? 275 00:28:47,426 --> 00:28:49,470 '미합중국' 276 00:28:53,015 --> 00:28:55,767 달걀을 얹은 애플소스도 있어요 277 00:29:01,689 --> 00:29:03,359 발이 얼었어요 278 00:29:03,441 --> 00:29:04,526 녹여줄게요 279 00:29:17,206 --> 00:29:18,207 남편은 잘 지내요? 280 00:29:20,167 --> 00:29:21,293 똑같죠 281 00:29:33,805 --> 00:29:34,847 간지러워요 282 00:29:44,775 --> 00:29:47,361 남편이 일기장에 무단 침입자를 기록해요 283 00:29:48,946 --> 00:29:51,949 오늘 아침에 어쩔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284 00:29:52,032 --> 00:29:54,785 반응이 너무 불쾌해서 285 00:29:55,702 --> 00:29:57,120 당신을 만나러 온 거예요 286 00:29:59,206 --> 00:30:02,292 그래야 하루가 불쾌함으로 끝나진 않을 테니 287 00:30:06,045 --> 00:30:09,007 다이어는 자기 습관이 남들이 배울 만하다 생각해요 288 00:30:09,091 --> 00:30:10,133 맞아요 289 00:30:10,217 --> 00:30:13,053 남편은 내가 누구를 얼마나 오래 방문하는지도 290 00:30:13,137 --> 00:30:14,471 다 적기 시작했어요 291 00:30:14,554 --> 00:30:15,764 왜죠? 292 00:30:15,847 --> 00:30:17,181 모르겠어요 293 00:30:17,266 --> 00:30:19,601 남편이 그럴수록 294 00:30:19,601 --> 00:30:22,688 이상한 점을 하나하나 다 따지는 것도... 295 00:30:24,230 --> 00:30:25,523 다 포기했어요 296 00:30:29,611 --> 00:30:32,698 나한테 유난히 불만인 이유가... 297 00:30:34,741 --> 00:30:36,576 아이를 낳지 못해서 같아요 298 00:30:44,752 --> 00:30:46,378 어떤 기분이에요? 299 00:30:48,546 --> 00:30:50,006 처음엔 아무 느낌도 없죠 300 00:30:51,257 --> 00:30:53,509 하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301 00:30:54,178 --> 00:30:56,679 나비가 날개를 퍼덕이는 것 같아요 302 00:30:58,806 --> 00:31:00,183 시간이 흐르면 토끼처럼 303 00:31:01,142 --> 00:31:03,102 밤중에 발을 차기도 하죠 304 00:31:06,523 --> 00:31:08,150 너무 무서워요 305 00:31:13,738 --> 00:31:15,656 애를 가져본 적 없는 거요 306 00:31:21,537 --> 00:31:23,122 애를 낳는 것도 그렇고요 307 00:31:23,707 --> 00:31:25,458 대부분이 그래요 308 00:31:28,504 --> 00:31:29,420 하지만 309 00:31:30,756 --> 00:31:33,300 그날이 오면 내가 곁에 있을게요 310 00:31:33,883 --> 00:31:35,259 잘 해낼 수 있게 311 00:31:44,018 --> 00:31:45,895 다이어는 다시 애를 갖고 싶어 하나 봐요? 312 00:31:52,527 --> 00:31:53,737 이해해요 313 00:32:29,439 --> 00:32:30,606 생일 선물이야 314 00:32:42,660 --> 00:32:44,203 건포도 한 상자랑 315 00:32:45,913 --> 00:32:47,749 필요하다 했던 바늘통 316 00:32:47,833 --> 00:32:48,958 그리고 정어리 통조림도 317 00:32:50,127 --> 00:32:51,378 왜 이렇게 잘해줘? 318 00:32:55,466 --> 00:32:57,092 새 친구가 선물을 줬나 보네? 319 00:33:00,679 --> 00:33:02,055 한참 전에 갔어 320 00:33:05,100 --> 00:33:06,392 방금 가는 거 봤어 321 00:33:16,362 --> 00:33:20,032 거대한 폭풍은 옅은 신음과 함께 북동쪽에서 시작됐다 322 00:33:20,908 --> 00:33:24,035 그 소리가 마치 기관차 같았다 323 00:33:50,645 --> 00:33:53,773 이쪽으로! 어서! 324 00:34:15,129 --> 00:34:16,714 도와주세요! 325 00:34:22,719 --> 00:34:23,803 다이어! 326 00:34:59,047 --> 00:35:00,174 이쪽으로 와, 아가씨 327 00:35:00,674 --> 00:35:02,092 여기가 더 따뜻해 328 00:35:23,196 --> 00:35:25,323 미안하지만 전 가겠어요 329 00:35:25,866 --> 00:35:26,949 여기 있는 게 나을걸 330 00:35:37,127 --> 00:35:38,128 가자 331 00:36:03,319 --> 00:36:04,529 다이어! 332 00:36:13,580 --> 00:36:15,165 다이어! 333 00:36:38,730 --> 00:36:40,064 다이어! 334 00:37:00,252 --> 00:37:03,297 탈리 소식을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? 335 00:37:05,591 --> 00:37:07,217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까? 336 00:37:11,054 --> 00:37:13,056 남은 사료로 얼마나 버틸 것 같아? 337 00:37:15,933 --> 00:37:19,187 소 한 마리에 드는 사료가 매일 10kg이 넘어 338 00:37:20,022 --> 00:37:21,105 당신도 알고 있어야지 339 00:37:22,399 --> 00:37:24,484 사흘 지나면 소가 마르기 시작해 340 00:37:26,027 --> 00:37:28,613 신문을 보니 그 전까진 폭풍이 잦아든다는데 341 00:37:28,696 --> 00:37:32,116 거위 뼈나 들여다보고 한 말일 뿐이겠지 342 00:37:44,004 --> 00:37:47,674 우린 자연재해 앞에선 다른 이의 자비에 매달릴 뿐이니까 343 00:37:48,174 --> 00:37:49,051 그래 344 00:37:51,511 --> 00:37:52,720 어머니는 그러셨지 345 00:37:52,721 --> 00:37:55,224 '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온다' 346 00:38:02,147 --> 00:38:05,526 7살 때 집과 외양간이 지진으로 무너졌어 347 00:38:07,819 --> 00:38:08,861 내가 말했었나? 348 00:38:09,404 --> 00:38:10,363 아니 349 00:38:11,614 --> 00:38:13,574 - 지진? - 그래 350 00:38:16,203 --> 00:38:18,288 동트기 전에 잠에서 깼는데 351 00:38:18,372 --> 00:38:19,665 이유는 모르겠어 352 00:38:21,750 --> 00:38:23,419 아버지가 부르고 계셨지 353 00:38:26,045 --> 00:38:28,339 하지만 창문 곁을 떠날 수가 없었어 354 00:38:29,424 --> 00:38:32,885 새들이 겁에 질려 허공에 떠돌고 있었지 355 00:38:33,928 --> 00:38:36,264 강물은 요동치고 난 한 발짝도 뗄 수 없었어 356 00:38:38,350 --> 00:38:39,351 어쨌든... 357 00:38:44,314 --> 00:38:47,942 결국 무너진 계단을 뛰어넘었지 358 00:38:49,944 --> 00:38:51,696 내 형제들이 그랬던 것처럼 359 00:38:51,779 --> 00:38:54,574 우린 깜깐한 현관에 서로 꼭 붙어 앉았어 360 00:39:04,500 --> 00:39:08,881 그 이후 어머니께선 계속 두려움을 느끼셨지 361 00:39:13,384 --> 00:39:16,304 이 단단한 지구가 흔들린다면 대체 무엇이 안전하냐면서 362 00:39:22,227 --> 00:39:23,270 우리 어머니도 참 363 00:39:41,538 --> 00:39:43,457 탈리, 몸이 얼음장이야 364 00:39:48,795 --> 00:39:51,214 탈리, 정신 차려 365 00:39:51,714 --> 00:39:53,591 눈 좀 떠 봐 366 00:39:59,138 --> 00:40:01,974 눈 감으면 안 돼 367 00:40:03,643 --> 00:40:04,645 날 봐 368 00:40:07,272 --> 00:40:08,857 당신 없이는 나도 없어 369 00:40:16,073 --> 00:40:17,449 걱정 마 370 00:40:19,493 --> 00:40:20,828 난 계속 여기 있으니까 371 00:40:22,995 --> 00:40:25,081 3월 17일 월요일 372 00:40:41,431 --> 00:40:43,350 닭이 반이나 폐사했다 373 00:40:44,393 --> 00:40:47,438 죽은 닭의 부리 속 쌓인 눈을 끄집어냈다 374 00:40:48,230 --> 00:40:50,149 혹시라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375 00:41:23,806 --> 00:41:24,725 구두 징이야 376 00:41:26,268 --> 00:41:27,394 마찰력을 높이려고 377 00:41:30,897 --> 00:41:33,107 웰던 부인의 아들이 우편물을 배달하며 378 00:41:33,192 --> 00:41:36,027 탈리가 무사히 집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379 00:41:36,111 --> 00:41:38,781 약간의 동상만 걸린 것 같다며 380 00:41:38,864 --> 00:41:41,283 당신 친구가 통 안 보이네 381 00:41:42,451 --> 00:41:43,994 피니가 오넌타에 데려갔대 382 00:41:48,040 --> 00:41:49,958 그래서 심심하고 허전해? 383 00:41:51,125 --> 00:41:53,461 4월 10일 목요일 384 00:41:57,799 --> 00:42:00,218 아침으로 비스킷과 말린 고등어를 먹었다 385 00:42:02,178 --> 00:42:07,892 다이어는 소 우리에 낙엽과 짚을 잔뜩 쌓았다 386 00:42:09,687 --> 00:42:12,272 앞으로 탈리를 만날 일은 요원한 듯했다 387 00:42:13,940 --> 00:42:16,317 하지만 시간과 바늘이 388 00:42:16,402 --> 00:42:18,529 그 오랜 아침을 지루하게 관통하던 날 389 00:42:19,946 --> 00:42:22,490 그녀가 마침내 돌아왔을 때 390 00:42:23,866 --> 00:42:29,288 내 심장은 빠른 물살 위 바위에 나부끼는 이파리같았다 391 00:42:50,435 --> 00:42:51,477 나 왔어요 392 00:42:52,395 --> 00:42:53,439 조심해요 393 00:42:55,565 --> 00:42:57,859 기다려, 앉아 394 00:43:05,324 --> 00:43:07,493 4월 12일 토요일 395 00:43:09,120 --> 00:43:11,247 습하고 흐리지만 선선함 396 00:43:12,498 --> 00:43:13,417 연기가 자욱하다 397 00:43:14,125 --> 00:43:16,836 숲 어딘가에 불이 났나 보다 398 00:43:19,381 --> 00:43:20,966 냄새에 민감하지 않나 봐 399 00:43:21,841 --> 00:43:24,260 4월 14일 월요일 400 00:43:25,053 --> 00:43:27,680 아직까진 봄이라고 하기도 힘들지만 401 00:43:27,765 --> 00:43:30,058 토끼풀이 움튼 것을 보니 402 00:43:30,141 --> 00:43:31,393 괜찮은 거 같다 403 00:43:33,270 --> 00:43:34,480 피니는 잘 지내요? 404 00:43:35,605 --> 00:43:37,107 인내의 화신이죠 405 00:43:38,442 --> 00:43:41,527 서부로 가잔 얘기를 다시 꺼내고 있으니 406 00:43:43,989 --> 00:43:45,657 서부로 간다고요? 407 00:43:46,741 --> 00:43:47,785 아마도요 408 00:43:48,951 --> 00:43:52,705 오하이오로 이주한 삼촌께서 끝이 안 좋으셨어요 409 00:43:53,207 --> 00:43:55,625 그보다 더한 일들도 일어날 수 있는 곳이죠 410 00:43:57,752 --> 00:43:58,711 내일 봐요? 411 00:44:04,843 --> 00:44:06,886 4월 17일 목요일 412 00:44:08,096 --> 00:44:10,306 밤새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413 00:44:11,600 --> 00:44:14,268 도로는 침수됐고 도랑도 물로 가득 찼다 414 00:44:14,978 --> 00:44:17,272 오늘 아침엔 소나기만 잠깐 내렸다 415 00:44:18,107 --> 00:44:20,984 오늘 탈리가 평소보다 늦게 왔다 416 00:44:22,277 --> 00:44:24,154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417 00:44:44,382 --> 00:44:47,511 4월 22일 화요일 418 00:44:47,511 --> 00:44:51,849 어린 시절이 행복하지 않았다면 유감이에요 419 00:44:51,931 --> 00:44:53,308 그건 맞지만 420 00:44:54,560 --> 00:44:56,437 스스로 행복하기를 택했죠 421 00:44:59,314 --> 00:45:00,524 남편이 그러더군요 422 00:45:00,565 --> 00:45:04,402 '신이 길 위에 무거운 돌을 놓으면 그걸 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' 423 00:45:06,739 --> 00:45:09,241 축복받은 자에게만 돌도 놓아주시는 법이죠 424 00:45:10,241 --> 00:45:12,035 외할머니께선 1780년에 425 00:45:12,703 --> 00:45:16,123 여기 스코하리 카운티에서 태어나셨어요 426 00:45:17,957 --> 00:45:22,628 당시 여성들의 용기와 지략에 종종 놀라요 427 00:45:24,506 --> 00:45:27,468 야생에 뛰어든다고 생각해 봐요 428 00:45:27,551 --> 00:45:30,136 집의 토대를 쌓으려고요 429 00:45:34,433 --> 00:45:37,436 우리에겐 없는 더 큰 희망을 품었을지도요 430 00:45:46,027 --> 00:45:47,196 언제 다시 올 거예요? 431 00:45:48,571 --> 00:45:49,655 화요일에요 432 00:45:56,120 --> 00:45:57,497 - 오셨군요 - 안녕하세요 433 00:45:57,580 --> 00:45:59,165 즐거운 시간 보내셨어요? 434 00:45:59,248 --> 00:46:00,833 그럼요 435 00:46:03,504 --> 00:46:05,381 - 갈게요 - 안녕히 가세요 436 00:46:10,426 --> 00:46:13,846 탈리의 표정을 보니 437 00:46:14,931 --> 00:46:18,643 그녀는 만조에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듯했고 438 00:46:18,727 --> 00:46:21,355 나는 단지 앞뒤로 몸을 흔들 뿐이었다 439 00:46:22,230 --> 00:46:23,940 그런데도 440 00:46:24,024 --> 00:46:27,277 그녀의 얼굴엔 단 한 번도 더 불운한 이를 향한 441 00:46:27,361 --> 00:46:30,364 무심함이 보이진 않았다 442 00:46:41,708 --> 00:46:44,669 4월 25일 금요일 443 00:46:46,004 --> 00:46:47,089 가자 444 00:47:02,437 --> 00:47:03,396 나 왔어요 445 00:47:03,980 --> 00:47:05,232 왔어요? 446 00:47:05,315 --> 00:47:06,400 애비게일도 아파요? 447 00:47:07,567 --> 00:47:08,569 전혀요 448 00:47:09,611 --> 00:47:11,071 감기인가 싶었는데 449 00:47:12,864 --> 00:47:14,198 차랑 꿀 좀 내올게요 450 00:47:40,600 --> 00:47:41,559 왜요? 451 00:47:43,978 --> 00:47:47,899 아침에 눈뜰 때마다 생각해요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고 452 00:47:58,035 --> 00:48:00,453 글재주 좋은 당신 영향을 받아서인지 453 00:48:00,536 --> 00:48:01,788 시를 하나 썼어요 454 00:48:04,792 --> 00:48:06,043 제목은... 455 00:48:07,419 --> 00:48:09,587 아프고 비참한 마음이여 잔잔해져라 456 00:48:17,303 --> 00:48:18,554 어렸을 적엔 457 00:48:18,638 --> 00:48:22,558 배움을 쌓아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을 줄 알았죠 458 00:48:26,020 --> 00:48:30,484 놀랍게도 내 삶은 지독히도 평범하지만 459 00:48:36,114 --> 00:48:39,368 당신이 말하는 순간이 내가 꿈꾸던 순간이에요 460 00:48:40,118 --> 00:48:43,079 우리가 어떤 멋진 일을 했다는 승리감에 젖거나 461 00:48:43,080 --> 00:48:47,960 기쁨의 눈물과 탄성으로 인정받는 것 462 00:48:48,042 --> 00:48:49,252 내가 궁금한 게 뭔 줄 알아요? 463 00:49:00,471 --> 00:49:01,598 혹시 464 00:49:02,640 --> 00:49:05,601 그런 순간은 아직 우릴 찾아오지 않은 건 아닐까요? 465 00:49:08,187 --> 00:49:09,689 찾아온 것 같은데요 466 00:49:13,694 --> 00:49:15,154 찾아올 수도 있고요 467 00:49:15,236 --> 00:49:16,279 그렇군요 468 00:49:18,156 --> 00:49:19,574 그럼 어떻게 생각해요? 469 00:49:20,908 --> 00:49:22,410 우리 사이요 470 00:49:27,415 --> 00:49:30,209 - 어떤 말을 해야 할지... - 해 봐요 471 00:49:32,545 --> 00:49:34,047 - 노력해 봤어요 - 다시 해 봐요 472 00:49:34,131 --> 00:49:35,299 어떤 것 같아요? 473 00:49:41,679 --> 00:49:43,723 나는 우리를 둘러싼 이 감정이 474 00:49:43,723 --> 00:49:46,352 무엇도 제외시키지 않는 점이 좋아요 475 00:49:48,353 --> 00:49:49,897 바라고 원하게 두죠 476 00:49:54,692 --> 00:49:56,402 제가 너무 지나쳤네요 477 00:50:06,788 --> 00:50:09,332 내 경험상 적게 표현한다고 해서 478 00:50:09,415 --> 00:50:13,379 그 감정이 크지 않은 건 아니더군요 479 00:50:21,594 --> 00:50:23,263 우리 개가 발톱 끄는 소리예요 480 00:50:44,535 --> 00:50:46,661 왜 주저해요? 481 00:51:26,826 --> 00:51:28,745 감기 옮길까 봐 482 00:51:31,457 --> 00:51:33,542 비스킷 냄새가 나 483 00:51:41,091 --> 00:51:42,593 집에 가야겠어 484 00:52:02,612 --> 00:52:04,406 놀랍고도 기뻤다 485 00:52:12,413 --> 00:52:14,957 놀랍고도 기뻤다 486 00:52:26,219 --> 00:52:28,263 놀랍고도 기뻤다 487 00:52:52,955 --> 00:52:55,457 할 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군 488 00:52:58,042 --> 00:53:01,045 - 도움이 필요해? - 아니야 489 00:53:15,102 --> 00:53:17,103 오늘 저녁은 그럼 찬 음식인가? 490 00:53:27,698 --> 00:53:29,033 소젖 짜고 올게 491 00:54:06,944 --> 00:54:09,489 5월 30일 금요일 492 00:54:11,324 --> 00:54:13,576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493 00:54:13,660 --> 00:54:16,663 빛과 그림자가 대단히도 뒤엉켰다 494 00:54:23,669 --> 00:54:27,340 우린 이 우정을 비밀에 부친 채 파고들었다 495 00:54:29,176 --> 00:54:32,513 그것이 우리의 미완성된 탈출 지도인 듯 496 00:54:42,147 --> 00:54:43,482 하루를 마치면 497 00:54:44,774 --> 00:54:48,403 내 마음은 그녀의 생각으로 뜨거워진다 498 00:54:50,614 --> 00:54:52,658 왜 우리는 함께할 수 없을까? 499 00:55:15,221 --> 00:55:17,223 왜 웃다 말아? 누구 기다리고 있었어? 500 00:55:17,933 --> 00:55:19,601 미안, 딴생각하느라 501 00:55:25,232 --> 00:55:27,567 무명, 단추 그리고 신발용 실이 필요해 502 00:55:32,823 --> 00:55:35,241 내가 있어서 불편해? 503 00:55:36,785 --> 00:55:37,911 그럴 리가 504 00:55:43,875 --> 00:55:47,004 늦었을진 모르지만 다른 이를 이해하게 됐어 505 00:55:50,049 --> 00:55:52,301 감정적 지지에 대한 바람과 506 00:55:53,761 --> 00:55:55,262 그것이 부족했을 때의 마음까지 507 00:55:57,013 --> 00:55:59,057 난 충분히 지지한 것 같은데 508 00:56:01,852 --> 00:56:03,312 그런 것 같아 509 00:56:20,078 --> 00:56:21,287 이제야 다시 웃네 510 00:56:29,379 --> 00:56:30,381 안녕하세요 511 00:56:48,357 --> 00:56:50,401 친밀함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지 512 00:56:51,317 --> 00:56:52,652 정말 그렇다면 513 00:56:53,486 --> 00:56:56,739 우리가 함께할 때마다 우린 더 행복해질 거야 514 00:56:59,535 --> 00:57:01,370 그럼 농장도 그 덕을 보지 않겠어? 515 00:57:02,620 --> 00:57:03,830 우리 남편들도? 516 00:57:07,125 --> 00:57:08,919 우리가 짊어진 짐이 가벼워지겠지 517 00:57:35,279 --> 00:57:38,407 탈리가 떠나고 난 선원도 방향키도 없는 518 00:57:38,948 --> 00:57:41,868 작은 배 위에 있는 듯했다 519 00:57:44,538 --> 00:57:47,373 갈림길을 따라 사람들이 도랑을 청소 중이야 520 00:57:50,419 --> 00:57:52,754 몇 명이 열로 앓고 있대 521 00:57:58,469 --> 00:58:00,054 홀트가 베이컨을 말리러 왔었어 522 00:58:01,221 --> 00:58:04,058 낯선 두 사람에게 맞고 아직 회복을 못 했어 523 00:58:05,350 --> 00:58:07,477 수레에 실려 가야 했지 524 00:58:08,728 --> 00:58:10,605 그 낯선 이들이 자신을 죽이려다가 525 00:58:10,689 --> 00:58:13,107 다른 사람과 착각한 걸 깨달았다고 하더군 526 00:58:13,192 --> 00:58:16,570 요즘 계속 강도와 침입자들 얘기만 하는 것 같네 527 00:58:23,618 --> 00:58:25,328 생각하는 것과 달리 528 00:58:25,411 --> 00:58:27,455 난 자주 당신의 감수성에 맞춰 말해 529 00:58:29,165 --> 00:58:32,627 당신한테 아직 아내들을 독살하고 살해한 남편들에 대한 530 00:58:32,627 --> 00:58:34,087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거든 531 00:58:35,004 --> 00:58:37,507 저녁 식사에 맞는 주제는 아닌 거 같아서 532 00:58:41,094 --> 00:58:43,138 '아내를 살해했다'고 말했다고? 533 00:58:43,221 --> 00:58:44,640 응, 정확히 534 00:58:46,140 --> 00:58:47,892 싸운 적이 있어? 535 00:58:48,685 --> 00:58:50,978 응, 아내의 도리 때문에 536 00:58:51,062 --> 00:58:53,773 난 그 도리에 반대하고 따를 생각도 없다고 했거든 537 00:58:56,359 --> 00:58:57,694 남편이 받아들이긴 했고? 538 00:58:59,237 --> 00:59:01,031 그 후로 날 건든 적 없는 걸 보면... 539 00:59:12,875 --> 00:59:14,794 하지만 기분이 좋아졌어 540 00:59:15,962 --> 00:59:17,339 시를 썼거든 541 00:59:19,007 --> 00:59:20,591 첫 구절 낭송해 봐도 돼? 542 00:59:21,926 --> 00:59:23,511 전부 다 낭송해도 돼 543 00:59:23,594 --> 00:59:25,471 첫 구절만 하고 싶어 544 00:59:32,145 --> 00:59:34,480 나는 꽃밭이 좋다 545 00:59:34,565 --> 00:59:36,400 덩굴 식물이 좋다 546 00:59:36,482 --> 00:59:38,693 공중 위를 걷는 것이 좋다 547 00:59:38,777 --> 00:59:40,696 하지만 개미의 공격은 두렵다 548 00:59:45,868 --> 00:59:48,120 각운이 대체 그게 뭐야 549 00:59:52,875 --> 00:59:54,793 왜 다 안 읽었는지 알겠지? 550 00:59:55,752 --> 00:59:57,420 미안해 551 00:59:57,504 --> 00:59:59,757 난 듣기 좋은 말 하는 데엔 형편없어 552 01:00:05,971 --> 01:00:08,098 전에는... 553 01:00:10,058 --> 01:00:14,604 내가 가까이 다가설 때면 넌 도망가고 554 01:00:14,687 --> 01:00:16,647 내가 가만히 있으면 넌 다시 다가왔지만 555 01:00:16,647 --> 01:00:18,524 나와 거리를 유지했지 556 01:00:18,524 --> 01:00:21,194 농장 마당에 앉아 집에는 들어오지 않는 557 01:00:21,277 --> 01:00:22,779 참새들처럼 558 01:00:23,864 --> 01:00:26,241 - 그건 아닌데 - 그럼? 559 01:00:27,158 --> 01:00:28,660 내가 학교에 다닐 적 560 01:00:28,743 --> 01:00:32,455 선생님이 내게 리어 왕의 코델리아 역을 맡겼어 561 01:00:33,665 --> 01:00:36,960 극 막바지에 왕과 그의 딸이 감금되는데 562 01:00:37,752 --> 01:00:39,796 아주 기꺼이 받아들이지 563 01:00:41,297 --> 01:00:44,051 '감옥으로 가자' 564 01:00:45,886 --> 01:00:49,431 '새장 속 새처럼 둘만의 노래를 부르자' 565 01:00:50,556 --> 01:00:51,600 감금됐지만 566 01:00:54,185 --> 01:00:55,562 기꺼이 받아들인다? 567 01:00:56,730 --> 01:00:59,900 그건 희곡을 다 봐야 알겠지만 568 01:01:00,776 --> 01:01:04,279 기꺼이 감금되는 건 희곡에서나 볼 법한 일일지도 569 01:01:05,406 --> 01:01:08,199 우리에게 이로운 감옥은 없는 걸까? 570 01:01:14,330 --> 01:01:15,332 난... 571 01:01:19,919 --> 01:01:21,337 확실한 건 572 01:01:24,091 --> 01:01:25,592 난 구속당하는 게 싫어 573 01:01:45,319 --> 01:01:48,698 좋은 시간 보냈나 보네? 샹그릴라나 팀북투 574 01:01:48,781 --> 01:01:50,116 어디에 있었든 간에 575 01:01:50,199 --> 01:01:51,868 바쁜 오후였어 576 01:01:51,951 --> 01:01:53,245 그랬겠지 577 01:01:53,328 --> 01:01:55,288 5시간이나 자리를 비웠으니 578 01:01:55,372 --> 01:01:57,875 포목상에 갔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었어 579 01:01:58,958 --> 01:02:00,544 커피도 사러 갔는데 580 01:02:00,627 --> 01:02:03,212 50센트밖에 없는데 60센트를 달라더라고 581 01:02:03,297 --> 01:02:05,424 당신한테 뭐라도 사다 줄까 하다가 582 01:02:05,507 --> 01:02:09,428 아널드 씨가 외상 얘기를 꺼내시길래 583 01:02:10,888 --> 01:02:12,765 아무것도 살 수가 없더라 584 01:02:15,558 --> 01:02:17,102 오늘 뭐 했는지 다 말해 봐 585 01:02:17,185 --> 01:02:18,812 아무것도 숨기지 말고 586 01:02:18,895 --> 01:02:21,439 아내가 뭐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? 587 01:02:21,522 --> 01:02:23,608 아내가 없는 느낌이랄까 588 01:02:23,692 --> 01:02:25,402 이기적인 매춘부만 있지 589 01:02:26,611 --> 01:02:28,696 다른 남자 집이나 쏘다니고 590 01:02:28,781 --> 01:02:30,157 집안일은 할 생각이 없는 591 01:02:35,328 --> 01:02:36,913 다이어는 밭에 나갔고 592 01:02:36,997 --> 01:02:39,123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집이 있으니까 593 01:02:41,250 --> 01:02:45,214 그럼 애비게일하고 몇 시간을 재잘대다 온 거야? 594 01:02:45,297 --> 01:02:47,049 좋은 시간 보내고 왔지 595 01:02:48,591 --> 01:02:51,678 난 당신에게 바라는 게 있고 당신은 해야 할 도리가 있어 596 01:02:51,761 --> 01:02:54,890 당신이 바라는 것에 대해선 밤낮으로 얘기했잖아 597 01:02:57,350 --> 01:03:00,645 논쟁하길 좋아하는 여자와는 살 수 없어 598 01:03:00,728 --> 01:03:03,439 그럼 떠나면 되잖아? 599 01:03:03,524 --> 01:03:05,275 감당 못 할 얘긴 하지 마 600 01:03:13,908 --> 01:03:15,827 6월 8일 일요일 601 01:03:17,538 --> 01:03:20,916 오후 내내 매 한 마리가 구름 하나를 두고 602 01:03:20,998 --> 01:03:22,500 자신의 파라솔인 양 맴돌았다 603 01:03:38,933 --> 01:03:41,060 다른 녀석이 침입할 엄두도 못 내게 해야지 604 01:03:55,616 --> 01:03:59,580 집 전체가 분노와 후회로 가득하다 605 01:04:03,167 --> 01:04:04,418 신이여, 도우소서 606 01:04:32,154 --> 01:04:35,239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607 01:04:35,323 --> 01:04:38,409 몰래 탈리를 보러 그 집에 갔다 608 01:04:38,493 --> 01:04:42,455 절대 들키지 않을 위치였다 609 01:04:50,797 --> 01:04:54,468 렌즈를 돌릴수록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졌고 610 01:04:54,551 --> 01:04:57,011 그녀가 돌아설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았다 611 01:04:58,054 --> 01:05:00,348 그녀의 모습은 나의 감각을 깨웠다 612 01:05:00,431 --> 01:05:03,267 강물 위를 떠다니는 나뭇가지를 613 01:05:03,352 --> 01:05:06,312 폭포의 벼랑 끝으로 멀리 보내는 듯한 614 01:05:06,397 --> 01:05:07,605 사나움이었다 615 01:05:21,745 --> 01:05:24,957 '아내는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' 616 01:05:25,040 --> 01:05:26,250 '오직 그 남편이 하며' 617 01:05:26,332 --> 01:05:27,834 '서로 분방하지 말라' 618 01:05:27,917 --> 01:05:29,752 '너희가 절제 못 함으로 말미암아' 619 01:05:29,752 --> 01:05:31,796 '사탄이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' 620 01:05:31,879 --> 01:05:33,256 에베소서 5장 33절 621 01:05:33,339 --> 01:05:35,508 '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' 622 01:05:35,591 --> 01:05:37,176 6월 9일 월요일 623 01:05:53,736 --> 01:05:55,069 자비로우신 아버지 624 01:05:56,779 --> 01:05:59,033 궤도를 돌려 주소서 625 01:06:13,004 --> 01:06:15,631 6월 11일 수요일 626 01:06:19,928 --> 01:06:21,929 다이어가 온종일 말이 없다 627 01:06:22,931 --> 01:06:25,559 고독에 잠길 수 있어 좋았다 628 01:06:40,031 --> 01:06:41,074 안녕하세요! 629 01:06:42,116 --> 01:06:43,243 탈리 630 01:06:43,911 --> 01:06:45,412 이게 얼마 만이야 631 01:06:47,288 --> 01:06:48,540 어디 아팠어? 632 01:06:50,042 --> 01:06:51,543 심각한 건 아니지? 633 01:06:54,420 --> 01:06:55,797 몸이 안 좋았어요 634 01:06:57,257 --> 01:06:59,009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635 01:07:00,344 --> 01:07:03,263 다음 주 토요일에 저희 집에서 식사 어떠세요? 636 01:07:03,346 --> 01:07:05,390 저희가 대접할 차례일 텐데요 637 01:07:06,558 --> 01:07:08,352 저희가 초대하게 해 주세요 638 01:07:09,978 --> 01:07:11,230 그러죠 639 01:07:11,312 --> 01:07:12,439 6시? 640 01:07:13,649 --> 01:07:14,775 6시로 하죠 641 01:07:33,167 --> 01:07:36,754 어릴 때 어머니가 분노에 차 말씀하신 적이 있다 642 01:07:36,839 --> 01:07:39,091 아버지가 당신께 바라는 것은 오직 643 01:07:39,174 --> 01:07:42,511 정원을 가꾸고 작물을 수확하고 644 01:07:42,594 --> 01:07:46,348 과일을 절이고, 닭을 기르고 소젖을 짜고 645 01:07:46,431 --> 01:07:50,852 집안일을 하고 밭일을 돕는 것뿐이라고 646 01:07:50,935 --> 01:07:52,812 당신께서 장부에 적히는 일은 647 01:07:52,895 --> 01:07:55,064 옷을 샀을 때뿐이었다고 648 01:07:56,567 --> 01:07:58,235 그 장부에 내 얘기도 있어? 649 01:08:01,404 --> 01:08:03,198 봄 경비 기입 중이야 650 01:08:04,198 --> 01:08:05,867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? 651 01:08:06,576 --> 01:08:08,411 딸들은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652 01:08:08,495 --> 01:08:11,832 어디를 봐도 마르고 의지 없는 소녀는 653 01:08:11,915 --> 01:08:17,462 제대로 성장하기도 전에 고난의 바다에 내던져진다 654 01:08:21,215 --> 01:08:22,633 그게 이 장부의 목적이야! 655 01:08:27,221 --> 01:08:29,349 가자, 그렇지 656 01:08:41,278 --> 01:08:42,654 가자 657 01:08:50,453 --> 01:08:51,330 좋은 아침이에요 658 01:09:08,971 --> 01:09:09,848 좋은 아침이에요, 짐 659 01:09:10,974 --> 01:09:11,975 좋은 아침입니다 660 01:09:12,059 --> 01:09:13,686 새 책이 있어요 661 01:09:13,769 --> 01:09:16,730 저 파란 드레스를 보고 싶어요 662 01:09:16,813 --> 01:09:18,189 좋아요 663 01:09:34,622 --> 01:09:36,082 2.5센트예요 664 01:09:37,876 --> 01:09:38,961 제가 살게요 665 01:10:10,742 --> 01:10:11,785 잔돈은요? 666 01:10:16,956 --> 01:10:18,041 고마워요 667 01:10:20,294 --> 01:10:22,880 매닝네 장녀가 등잔을 넘어뜨려서 668 01:10:22,962 --> 01:10:24,630 집에 불이 났다 669 01:10:24,715 --> 01:10:26,132 불이야! 670 01:10:28,051 --> 01:10:30,136 - 불이야! - 불길에 휩싸인 집에서 671 01:10:30,220 --> 01:10:31,680 빠져나오기 전 672 01:10:31,764 --> 01:10:36,185 그녀는 위층 다락방에 갇힌 여동생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673 01:10:48,572 --> 01:10:49,573 뭐 하는 거야? 674 01:10:50,532 --> 01:10:53,494 안 돼! 675 01:10:54,452 --> 01:10:56,120 이렇게 손놓자고요? 676 01:10:56,913 --> 01:10:57,872 아무것도 안 해요? 677 01:11:01,126 --> 01:11:02,920 - 이봐요! - 빨리 구해 678 01:11:05,797 --> 01:11:07,215 안 돼! 679 01:11:08,175 --> 01:11:09,343 구해 줘! 680 01:11:14,389 --> 01:11:15,890 빨리 구하란 말이야 681 01:11:21,604 --> 01:11:23,147 구해 줘 682 01:11:37,996 --> 01:11:41,375 부인의 환대와 요리 솜씨는 칭송받아 마땅하군요 683 01:11:46,171 --> 01:11:47,631 그런 날이 떠오르네요 684 01:11:47,715 --> 01:11:48,882 전 됐습니다 685 01:11:50,300 --> 01:11:55,305 모든 식구가 잘 먹고, 입고 신발을 신고, 비바람을 피하고 686 01:11:55,389 --> 01:11:58,266 아내가 집 울타리 안에서 그러모은 것들로 687 01:11:58,349 --> 01:11:59,727 몸을 녹이는 날이요 688 01:12:02,104 --> 01:12:04,523 벌목꾼에게 들으니 매닝 부인의 장녀가 689 01:12:04,605 --> 01:12:06,524 집에 불이나 화상을 심하게 입었다더군요 690 01:12:07,317 --> 01:12:09,069 - 캐시야 - 그리고 죽었다죠 691 01:12:10,403 --> 01:12:12,321 맞아, 죽었어 692 01:12:14,532 --> 01:12:15,950 아버지께선 말씀하셨죠 693 01:12:17,161 --> 01:12:19,078 '만사를 관장하는 위대한 처리자께선' 694 01:12:19,162 --> 01:12:21,622 '세속적인 희망을 저버리곤 한다' 695 01:12:27,129 --> 01:12:29,006 등불이 멋지다 696 01:12:29,089 --> 01:12:30,006 피니가 샀어 697 01:12:30,090 --> 01:12:33,010 모두가 똑같이 편히 읽을 수 있도록 698 01:12:33,093 --> 01:12:34,845 책을 많이 읽으며 자라진 않았지만 699 01:12:36,846 --> 01:12:39,183 아버지는 자식들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700 01:12:39,265 --> 01:12:40,850 기회를 줘야... 701 01:12:41,727 --> 01:12:44,020 아무래도 자식 얘기는 우리 집에선 아픈 얘기죠 702 01:12:46,732 --> 01:12:47,858 물론 그쪽 집도 마찬가지겠지만 703 01:12:51,694 --> 01:12:53,447 제 남편을 용서하세요 704 01:12:57,701 --> 01:12:58,786 어쨌든 705 01:13:00,120 --> 01:13:02,206 어떤 불운이 내 앞에 닥쳐도 706 01:13:02,288 --> 01:13:05,208 스스로의 노력으로 제 운을 키우려고 합니다 707 01:13:06,501 --> 01:13:07,585 전... 708 01:13:09,087 --> 01:13:11,090 제 선택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709 01:13:11,172 --> 01:13:14,093 더 열정적으로 일에 임하죠 710 01:13:14,175 --> 01:13:16,594 칭송받아 마땅하군요 711 01:13:16,679 --> 01:13:17,846 예를 들어 보죠 712 01:13:17,930 --> 01:13:20,307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 713 01:13:21,265 --> 01:13:24,728 개들이 짖는 걸 막지 못해 스스로 굉장히 화났어요 714 01:13:25,520 --> 01:13:27,230 폭풍이 몰아치던 어느 1월 715 01:13:28,023 --> 01:13:30,984 매서운 바람이 부는 헛간 구석에 개를 안고 있었죠 716 01:13:31,068 --> 01:13:32,319 얼어 죽을 때까지요 717 01:13:36,281 --> 01:13:39,952 저도 얼어 죽을 뻔했죠 확실히 손은 꽁꽁 얼었어요 718 01:13:40,035 --> 01:13:41,870 작업용 장갑을 꼈는데도요 719 01:13:41,953 --> 01:13:43,538 부끄러운 일이군요 720 01:13:46,291 --> 01:13:48,919 낡은 제설 장비를 쓰시던데 721 01:13:49,001 --> 01:13:52,089 제 장비에 관심이 많으시니 722 01:13:53,674 --> 01:13:56,301 경첩 달린 써레 때문에 골치예요 723 01:13:56,885 --> 01:13:59,513 바위와 뿌리가 날에 들어가서 고장 났어요 724 01:14:00,221 --> 01:14:03,141 저희 거는 금속판이 수직으로 되어 있어요 725 01:14:03,224 --> 01:14:04,267 더 낫나요? 726 01:14:04,977 --> 01:14:06,060 그런 거 같아요 727 01:14:09,605 --> 01:14:10,607 디저트 가져와 728 01:14:11,315 --> 01:14:12,401 배부른 것 같은데 729 01:14:13,109 --> 01:14:16,321 페이스트리에 절인 과일과 크림을 꼭 대접하고 싶어 하죠 730 01:14:17,363 --> 01:14:18,406 좋네요 731 01:14:26,831 --> 01:14:29,375 어떻게 된 거야? 위험한 상황이야? 732 01:14:29,460 --> 01:14:30,669 목은 왜 그래? 733 01:14:31,627 --> 01:14:33,505 울타리에 걸려 넘어졌어 734 01:14:35,174 --> 01:14:36,425 그런 말 못 들었는데 735 01:14:38,010 --> 01:14:40,429 네가 모르는 게 많아 736 01:14:48,062 --> 01:14:51,398 다시 식탁으로 돌아간 탈리는 시선을 피했고 737 01:14:53,108 --> 01:14:55,319 남편 피니의 기분은 더 어두워진 듯했다 738 01:14:56,153 --> 01:14:58,655 페이스트리와 크림을 피니가 직접 날랐고 739 01:15:00,907 --> 01:15:02,785 탈리의 그릇만 비워두었다 740 01:15:19,134 --> 01:15:21,804 6월 21일 토요일 741 01:15:23,263 --> 01:15:24,765 내 심장은 요동치고 742 01:15:25,890 --> 01:15:27,266 머리는 아수라장이다 743 01:15:28,352 --> 01:15:30,729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탈리는 보이지 않는다 744 01:15:32,605 --> 01:15:33,690 어떤 소식도 없다 745 01:15:42,907 --> 01:15:45,910 불안함에 나는 자주 일을 멈추고 746 01:15:45,993 --> 01:15:48,121 감옥에 갇힌 사람처럼 집 안을 서성거린다 747 01:15:49,706 --> 01:15:51,165 탈리를 만나야 한다 748 01:16:29,871 --> 01:16:32,290 탈리 749 01:17:24,009 --> 01:17:25,135 무슨 일이야? 750 01:17:26,053 --> 01:17:27,095 떠났어 751 01:17:29,681 --> 01:17:31,140 작별 인사도 없이? 752 01:17:31,224 --> 01:17:32,892 보안관에게 연락해야 해 753 01:17:38,398 --> 01:17:39,982 뭘 신고하려고? 754 01:17:40,067 --> 01:17:41,527 이웃이 이사했다고? 755 01:17:41,609 --> 01:17:43,821 제브룬 농장이야 임대한 거라고 756 01:17:43,903 --> 01:17:45,406 그럼 내가 가 볼게 757 01:17:45,488 --> 01:17:46,906 무슨 이유로? 758 01:17:46,989 --> 01:17:48,367 여기 피가 묻었어 759 01:17:51,412 --> 01:17:52,913 당신은 사고 나 본 적 없어? 760 01:18:00,629 --> 01:18:01,964 그럼 손놓고 있자고? 761 01:18:19,105 --> 01:18:21,233 이웃집들을 돌고 올 테니 762 01:18:23,234 --> 01:18:26,321 만족할 만한 소식이 없으면 보안관에게 가서 말해 보자 763 01:18:29,449 --> 01:18:30,408 고마워 764 01:18:35,121 --> 01:18:37,248 6월 23일 월요일 765 01:18:38,082 --> 01:18:41,085 다이어는 노토웨이 부인이 늦은 저녁 766 01:18:41,170 --> 01:18:44,797 북서쪽으로 향하는 그들의 캐러밴을 봤다고 했다 767 01:18:44,881 --> 01:18:45,882 노토웨이 부인? 768 01:18:45,965 --> 01:18:49,344 부인은 남편과 함께인 탈리를 봤다고 했지만 769 01:18:49,345 --> 01:18:50,929 확실한 건 아니었다 770 01:18:51,013 --> 01:18:55,768 일꾼이 두 번째 마차를 몰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771 01:18:55,850 --> 01:18:58,062 6월 29일 일요일 772 01:18:58,144 --> 01:18:59,979 교회를 가는 보안관을 멈춰 세웠다 773 01:18:59,979 --> 01:19:00,980 이름은 탈리예요 774 01:19:01,064 --> 01:19:04,401 의심 가는 정황을 신고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775 01:19:07,028 --> 01:19:09,197 다이어는 범죄의 증거 없이는 776 01:19:09,281 --> 01:19:11,867 수사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777 01:19:11,949 --> 01:19:12,785 진정하라고? 778 01:19:12,785 --> 01:19:14,452 진정할 생각이 없자 779 01:19:14,536 --> 01:19:18,082 다이어는 날 의자에 묶어 아편을 먹였다 780 01:19:18,165 --> 01:19:20,250 6월 30일 월요일 781 01:19:21,126 --> 01:19:24,088 아편 때문에 정신이 흐릿하고 숨이 가쁘다 782 01:19:27,757 --> 01:19:29,009 울며 깨어나고 783 01:19:29,885 --> 01:19:31,345 울며 잠자리에 들고 784 01:19:32,388 --> 01:19:34,681 울며 일하지 않고 멈추어 서 있다 785 01:19:40,354 --> 01:19:42,022 7월 6일 일요일 786 01:19:43,064 --> 01:19:45,608 난 책 없는 도서관이고 787 01:19:46,276 --> 01:19:49,571 불안, 두려움, 욕망의 바다다 788 01:19:50,447 --> 01:19:53,492 다이어는 우리가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말한다 789 01:19:54,410 --> 01:19:57,246 내가 시계 소리를 격렬히 의식하는 동안 790 01:19:57,328 --> 01:20:01,791 남편은 자신이 가엽고 잊혔단 생각에 눈물 흘린다 791 01:20:02,626 --> 01:20:04,670 7월 9일 수요일 792 01:20:06,130 --> 01:20:08,382 아편을 먹지 않은 동안에도 793 01:20:08,465 --> 01:20:10,634 슬픔에 빠진 난 몽롱하고 거칠었고 794 01:20:10,634 --> 01:20:16,265 날 불안하게 여긴 다이어는 오후동안 집을 비웠다 795 01:20:20,978 --> 01:20:23,272 7월 22일 화요일 796 01:20:39,121 --> 01:20:40,581 웰던? 797 01:20:40,663 --> 01:20:42,916 - 안녕하세요 - 제브룬 농장 부부가 떠났는데 798 01:20:43,000 --> 01:20:44,667 새 주소 남긴 거 없어요? 799 01:20:45,501 --> 01:20:46,669 없어요 800 01:20:46,754 --> 01:20:48,087 편지가 왔어요 801 01:20:56,680 --> 01:20:57,681 탈리가 보냈어? 802 01:20:59,974 --> 01:21:01,017 응 803 01:21:03,394 --> 01:21:04,645 오리진? 804 01:21:04,729 --> 01:21:06,607 오논다가 카운티래 혹시 알아? 805 01:21:09,108 --> 01:21:10,651 시러큐스 북쪽에 있어 806 01:21:19,411 --> 01:21:20,537 읽을 거야? 807 01:21:22,831 --> 01:21:23,916 혼자 읽을래 808 01:21:38,721 --> 01:21:41,391 애비게일 809 01:21:42,600 --> 01:21:45,770 보내는 게 이 편지뿐이라 미안해 810 01:21:45,854 --> 01:21:49,983 부족할 것에 대해서도 811 01:21:51,318 --> 01:21:53,904 아무리 좋은 편지도 마음을 다 담진 못하니까 812 01:21:55,822 --> 01:21:58,282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 미안해 813 01:21:59,660 --> 01:22:03,997 결국 서로 고통을 안겨주게 된 것도 814 01:22:06,457 --> 01:22:08,710 산속 깊은 곳의 집은 815 01:22:08,794 --> 01:22:13,006 그 고독함에 무섭고 부자연스러운 듯해 816 01:22:14,507 --> 01:22:17,135 박쥐 가득한 폐허된 수도원만 있었으면 817 01:22:17,219 --> 01:22:19,013 겉보기에 더할 나위 없었겠지 818 01:22:21,305 --> 01:22:25,102 지붕은 허술해서 건조한 날씨엔 괜찮지만 819 01:22:25,184 --> 01:22:29,355 비오는 날이면 냄비를 바닥에 깔아야 해 820 01:22:29,939 --> 01:22:31,817 그래도 주방 밖에서는 821 01:22:31,899 --> 01:22:35,487 아네모네와 팬지 꽃이 피었고 822 01:22:36,154 --> 01:22:38,823 더 예쁜 꽃들도 있지만 내 무지함으로 823 01:22:38,907 --> 01:22:40,534 이름을 더 댈 수가 없네 824 01:22:42,202 --> 01:22:46,040 지난 몇 주는 세상 어떤 여자들보다도 825 01:22:46,122 --> 01:22:48,541 잘 지내지 못했어 826 01:22:50,586 --> 01:22:52,629 혼자 있는 짧은 시간 동안 827 01:22:52,712 --> 01:22:56,716 피니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내의 도리를 큰소리로 읊지 828 01:22:59,470 --> 01:23:01,180 성경에 관해서는 829 01:23:01,263 --> 01:23:05,059 한 글자도 안 빠트리고 외우는 구절도 많겠지만 830 01:23:05,559 --> 01:23:07,353 이것만큼 마음에 와닿지 않는가 봐 831 01:23:09,145 --> 01:23:10,855 남편의 마음은 설명할 순 없지만 832 01:23:10,938 --> 01:23:15,068 나와 함께 있는 것이 매우 불쾌한 것만은 확실해 833 01:23:16,111 --> 01:23:19,113 정말 그렇다면 미안한 마음이야 834 01:23:34,171 --> 01:23:35,172 안녕하세요 835 01:23:38,175 --> 01:23:39,176 안녕하세요 836 01:23:42,805 --> 01:23:43,639 어쩐 일로? 837 01:23:44,764 --> 01:23:46,391 편지가 왔어요 838 01:23:49,019 --> 01:23:49,978 여기요 839 01:23:50,520 --> 01:23:52,648 고마워요, 잘 가요 840 01:24:06,828 --> 01:24:09,122 - 나한테 온 거야? - 스코하리 카운티에서 왔네 841 01:24:12,710 --> 01:24:14,294 - 애비게일이 썼어 - 이리 줘 842 01:24:14,377 --> 01:24:16,170 이리 줘 843 01:24:18,840 --> 01:24:19,716 피니 844 01:24:19,716 --> 01:24:22,594 '야생에 흩어져 강제로 노동해야 했던' 845 01:24:22,678 --> 01:24:26,348 '수천의 여성들은 어떻게 됐을까?' 846 01:24:27,140 --> 01:24:30,268 '우리가 미래를 가장 낙관하던 그때' 847 01:24:30,352 --> 01:24:32,813 '어렴풋이 검은 그림자는 다가온 것 같아' 848 01:24:33,522 --> 01:24:34,480 '그래도' 849 01:24:35,398 --> 01:24:37,776 '이전에는 금방이라도 싸울 듯했던 두 가족이' 850 01:24:37,776 --> 01:24:39,944 '사랑으로 인해 기적적으로 화해하고' 851 01:24:39,944 --> 01:24:42,447 '우린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만나는 걸 상상해 봐' 852 01:24:47,870 --> 01:24:49,747 '네 얼굴을 떠올리며 밤을 버텨' 853 01:24:49,830 --> 01:24:53,792 '잠들기 전 네 생각으로 꿈을 채워 보려 하지만' 854 01:24:53,791 --> 01:24:55,334 '잠이 오지 않아' 855 01:24:55,419 --> 01:24:59,006 '마치 내 안의 모든 것이 숨 쉬게 해 달라고 외치는 듯해' 856 01:24:59,089 --> 01:25:02,091 '지금이 이런데 나중엔 어떻게 될까?' 857 01:25:03,260 --> 01:25:06,638 '내 모든 사랑과 지지를 보낼게' 858 01:25:08,223 --> 01:25:10,225 '내 마음속 모든 희망까지 애비게일' 859 01:25:35,583 --> 01:25:37,251 단지 강요에 못 이겨 860 01:25:37,336 --> 01:25:39,671 이런 곳에 왔다고는 생각하지 말아 줘 861 01:25:40,922 --> 01:25:48,013 한때 사랑했던 이의 관심사, 행복, 체면을 위해 862 01:25:48,013 --> 01:25:49,931 행동해야 한다고 들었어 863 01:25:52,393 --> 01:25:57,022 내가 아는 바로는 우린 135km 정도 떨어져 있어 864 01:25:58,357 --> 01:25:59,358 물론 865 01:26:00,526 --> 01:26:02,944 우리 같은 이들은 방문을 위해 먼 길을 떠날 순 없지 866 01:26:39,230 --> 01:26:42,401 다이어는 처음엔 내 여정을 허락지 않았다가 867 01:26:42,483 --> 01:26:44,152 나와의 동행도 거절했다 868 01:26:46,363 --> 01:26:50,409 집을 벗어나기 직전에야 남편은 수레에 올라탔다 869 01:26:54,162 --> 01:26:56,372 우리는 누가 봐도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870 01:26:57,166 --> 01:26:59,208 나란히 달그락거렸다 871 01:27:01,086 --> 01:27:02,713 밤 공기는 맑고 따뜻했고 872 01:27:03,464 --> 01:27:06,884 하늘은 소나기라도 내릴 모습이었다 873 01:27:48,634 --> 01:27:52,638 얼마나 네게 고마운지 글로 쓰기란 어렵지만 874 01:27:52,720 --> 01:27:55,515 그래도 어떻게든 쓰긴 해야겠지 875 01:27:57,016 --> 01:27:58,102 애비게일 876 01:27:59,228 --> 01:28:02,605 너와 함께 있을 때면 877 01:28:02,689 --> 01:28:04,190 혼자일 때도 878 01:28:04,273 --> 01:28:09,821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넓고 큰 품에 879 01:28:09,904 --> 01:28:11,447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어 880 01:28:13,074 --> 01:28:15,661 자매보다 네가 더 가깝게 느껴져 881 01:28:15,743 --> 01:28:19,331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말 놀랍거든 882 01:28:20,666 --> 01:28:23,001 내가 선택한 감정이니까 883 01:28:25,629 --> 01:28:28,172 나한테 가장 소중한 기억이 뭔지 알아? 884 01:28:30,384 --> 01:28:34,638 당신이 날 바라보며 지었던 그 미소 885 01:28:35,930 --> 01:28:39,559 사랑받았다는 걸 깨달은 순간에 말이야 886 01:28:42,770 --> 01:28:45,314 앞으로 어떻게 될진 전혀 알 수 없어 887 01:28:46,190 --> 01:28:47,233 하지만 이건 알아 888 01:28:48,027 --> 01:28:52,656 우리가 함께 나눈 신뢰와 배려, 용기가 889 01:28:53,907 --> 01:28:56,035 우리를 밝게 비추고 890 01:28:57,202 --> 01:28:58,370 지켜줄 거야 891 01:29:00,371 --> 01:29:03,499 넌 내 기쁨 그 자체야 892 01:29:05,586 --> 01:29:07,671 넌 내 기쁨 그 자체야 893 01:29:48,379 --> 01:29:49,587 무슨 일로 오셨죠? 894 01:29:49,671 --> 01:29:51,715 탈리를 보러 왔어요 어디 있어요? 895 01:29:52,590 --> 01:29:53,758 오는 소리 들었어요 896 01:29:54,801 --> 01:29:56,929 소리가 굉장해서 금속공인 줄 알았어요 897 01:29:57,011 --> 01:29:59,473 사흘을 달려서 왔어요 탈리 보기 전엔 안 가요 898 01:29:59,555 --> 01:30:02,225 당신이 뭘 하고 안 하고는 나랑 상관없습니다 899 01:30:02,309 --> 01:30:03,686 예의를 지켜요, 친구 900 01:30:03,769 --> 01:30:04,937 탈리 어디 있어요? 901 01:30:05,645 --> 01:30:08,690 효능이 좋다 해서 솔잎 뿌리 차를 먹였지만 902 01:30:09,483 --> 01:30:13,028 병은 언제나 위대한 힘에 고개 숙이려 할지 시험하죠 903 01:30:14,196 --> 01:30:16,031 디프테리아였을 거예요 904 01:30:16,114 --> 01:30:17,032 안 돼! 905 01:30:18,742 --> 01:30:20,744 부부 사이가 좀 멀어졌어요 906 01:31:40,282 --> 01:31:41,658 몇 시야? 907 01:31:44,370 --> 01:31:45,621 상관없어 908 01:31:58,716 --> 01:32:00,969 - 가야 해 - 넌 기억될 거야 909 01:32:09,435 --> 01:32:10,645 가자 910 01:32:11,854 --> 01:32:13,189 가자 911 01:32:14,942 --> 01:32:15,859 어서 912 01:33:06,035 --> 01:33:08,662 8월 31일 일요일 913 01:33:10,330 --> 01:33:12,416 덥고 화창함 914 01:33:14,542 --> 01:33:16,335 헛간을 치웠다 915 01:33:16,420 --> 01:33:18,714 녹슬고 먼지 쌓인 잡동사니들로 가득했다 916 01:33:19,715 --> 01:33:21,007 창문도 닦고 917 01:33:21,966 --> 01:33:24,094 겨울에 먹을 사과 절임도 만들었다 918 01:33:27,014 --> 01:33:30,016 우유와 버터를 팔아 14달러를 벌었다 919 01:33:32,269 --> 01:33:34,730 과도에 손을 베었다 920 01:33:38,192 --> 01:33:40,944 나는 그런 확신으로 위로하며 산다 921 01:33:41,028 --> 01:33:42,321 언젠가 922 01:33:42,403 --> 01:33:46,949 다이어가 시러큐스로 사료나 보급품을 구하러 떠날 때 923 01:33:47,992 --> 01:33:49,077 그를 따라나서서 924 01:33:49,912 --> 01:33:53,082 남편의 소총을 들고 스캐니틀리스로 가 925 01:33:53,165 --> 01:33:55,042 피니를 앉은 자리에서 죽이는 상상으로 926 01:34:02,256 --> 01:34:04,550 다이어는 외양간 일을 계속한다 927 01:34:10,349 --> 01:34:13,519 매일, 우리는 멀어지고 있다 928 01:34:18,398 --> 01:34:20,566 날이 어두워지면 가끔 929 01:34:21,151 --> 01:34:23,821 들판을 가로질러 언덕 위를 올라 930 01:34:23,903 --> 01:34:25,697 넓게 펼쳐진 풍경을 본다 931 01:34:28,367 --> 01:34:31,120 다이어가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려 할 때 932 01:34:33,831 --> 01:34:37,751 난 탈리를 생각하며 우리의 꿈속에만 존재하는 933 01:34:37,835 --> 01:34:40,546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상상하려 애쓴다 934 01:34:41,921 --> 01:34:44,757 탈리와 넬리가 어디에선가 만나 935 01:34:44,841 --> 01:34:47,803 넬리가 탈리의 머리를 빗겨줄 것이다 936 01:34:49,971 --> 01:34:53,058 그녀가 단련하고 정제한 내 감정을 937 01:34:53,141 --> 01:34:55,144 영원히 몰아낼 것이다 938 01:34:57,979 --> 01:35:01,149 다이어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 939 01:35:04,236 --> 01:35:07,113 이 장부에 계속 이렇게 적을 것이다 940 01:35:08,489 --> 01:35:09,616 여기가 941 01:35:10,492 --> 01:35:12,202 마치 이것이 내 삶이었던 것처럼 942 01:35:15,456 --> 01:35:17,416 다른 곳엔 내 삶이 없었던 것처럼 943 01:35:53,702 --> 01:35:57,331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불행해질까 봐 두려워 944 01:36:18,394 --> 01:36:20,646 정말 아무 말 안 할 거야? 945 01:36:24,524 --> 01:36:26,402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946 01:36:31,907 --> 01:36:35,119 우리가 서로를 위해 뭘 더 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어 947 01:36:38,330 --> 01:36:39,915 이런 억압 속에서 948 01:36:41,457 --> 01:36:42,500 정말이야? 949 01:36:47,089 --> 01:36:48,465 그래 950 01:36:55,514 --> 01:36:56,724 정말? 951 01:37:06,108 --> 01:37:07,276 그럼 952 01:37:11,488 --> 01:37:15,659 언제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 953 01:37:53,279 --> 01:38:00,286 다가올 세상 954 01:38:08,170 --> 01:38:11,131 짐 셰퍼드 소설 원작 955 01:44:34,473 --> 01:44:36,475 자막 번역: 이승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