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963 --> 00:00:09,296 ‎"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" 2 00:00:39,755 --> 00:00:41,630 ‎수백만 명의 사람들처럼 3 00:00:41,713 --> 00:00:45,463 ‎나도 지마가 마지막 작품을 ‎발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4 00:00:46,630 --> 00:00:51,338 ‎오랫동안 여러 번 ‎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는데 5 00:00:51,421 --> 00:00:54,463 ‎이번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6 00:00:54,546 --> 00:00:57,880 ‎지마 블루가 내게 먼저 ‎인터뷰를 요청한 것이었다 7 00:00:59,671 --> 00:01:05,588 ‎초대장의 파란색이 하늘과 바다 중 ‎어디에 가까운지 알 수가 없었다 8 00:01:06,380 --> 00:01:07,630 ‎어느 쪽도 아니다 9 00:01:08,380 --> 00:01:12,630 ‎이게 바로 그 유명한 ‎'지마 블루' 색상이었다 10 00:01:14,505 --> 00:01:17,005 ‎지마의 이력에 대해서는 ‎알려진 게 없다 11 00:01:17,546 --> 00:01:21,130 ‎초상화가로 미술계에 입문했다는 ‎얘기가 전부다 12 00:01:22,255 --> 00:01:26,255 ‎하지만 지마가 다루기에 ‎인간은 너무 작은 주제였다 13 00:01:27,046 --> 00:01:30,671 ‎더 깊은 의미를 찾던 지마는 ‎더 멀리 보게 된다 14 00:01:32,380 --> 00:01:34,338 ‎바로 우주였다 15 00:01:36,880 --> 00:01:39,588 ‎그렇게 벽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16 00:01:43,171 --> 00:01:45,963 ‎탁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‎작품이었다 17 00:01:48,588 --> 00:01:53,213 ‎어느 날 지마가 발표한 벽화는 ‎뭔가 좀 달랐다 18 00:01:54,546 --> 00:01:59,338 ‎캔버스 가운데에 ‎작은 파란색 네모가 있었다 19 00:02:00,046 --> 00:02:02,171 ‎그 네모는 시작에 불과했다 20 00:02:02,505 --> 00:02:04,546 ‎그 뒤 몇십 년에 걸쳐 21 00:02:04,630 --> 00:02:08,213 ‎그 추상 도형은 모양이 바뀌며 ‎갈수록 커졌다 22 00:02:08,796 --> 00:02:11,963 ‎하지만 파란 빛깔만은 ‎언제나 같았다 23 00:02:12,755 --> 00:02:14,296 ‎그 색이 지마 블루였다 24 00:02:15,380 --> 00:02:21,005 ‎곧, 지마는 완전히 파란 ‎자신의 첫 벽화를 발표했다 25 00:02:21,755 --> 00:02:25,671 ‎많은 이는 이걸 보고 ‎지마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26 00:02:26,755 --> 00:02:28,713 ‎하지만 틀린 생각이었다 27 00:02:31,255 --> 00:02:34,255 ‎흔히 말하는 ‎지마의 '청색 시대'는 28 00:02:34,338 --> 00:02:39,005 ‎어마어마하게 큰 ‎벽화의 시대를 뜻한다 29 00:02:40,213 --> 00:02:43,130 ‎하지만 지마는 ‎이제 시동을 걸었을 뿐이었다 30 00:02:48,963 --> 00:02:54,463 ‎지마를 정말 유명하게 한 건 ‎작품의 엄청난 규모였다 31 00:02:54,880 --> 00:02:57,463 ‎예술에 문외한이라 해도 ‎지마는 알았다 32 00:03:00,713 --> 00:03:02,838 ‎하지만 명성이 ‎지마의 목표는 아니었다 33 00:03:06,588 --> 00:03:11,088 ‎성공에도 불구하고 ‎지마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34 00:03:12,546 --> 00:03:18,671 ‎그래서 결국 예술을 위해 ‎너무나 극단적인 희생을 치른다 35 00:03:27,380 --> 00:03:29,338 ‎잘 오셨어요, 클레어 36 00:03:30,630 --> 00:03:31,588 ‎비행은 어땠나요? 37 00:03:33,963 --> 00:03:35,213 ‎긴장하지 마세요 38 00:03:36,421 --> 00:03:37,505 ‎안녕하세요 39 00:03:38,546 --> 00:03:41,755 ‎날 보고 주눅 드는 사람들도 ‎금방 적응하곤 해요 40 00:03:42,463 --> 00:03:46,505 ‎언론과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게 ‎100년도 더 전이랍니다 41 00:03:46,588 --> 00:03:51,046 ‎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‎클레어를 초대했어요 42 00:03:52,130 --> 00:03:54,213 ‎조금 걸을까요? 43 00:03:56,130 --> 00:04:00,213 ‎각종 변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‎지마는 잘생긴 남자였다 44 00:04:00,921 --> 00:04:03,380 ‎'카코프 8'이라는 행성이 있었다 45 00:04:03,880 --> 00:04:07,463 ‎불법 사이버 개조를 ‎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46 00:04:09,255 --> 00:04:13,255 ‎지마는 급진적인 ‎생물학 수술을 받고 47 00:04:13,338 --> 00:04:17,130 ‎보호복을 무겁게 걸치지 않고도 48 00:04:17,213 --> 00:04:19,380 ‎극한의 환경을 ‎견딜 수 있게 되었다 49 00:04:20,546 --> 00:04:23,630 ‎눈은 알려진 모든 스펙트럼을 ‎볼 수 있었다 50 00:04:24,546 --> 00:04:27,046 ‎더는 산소를 마시지도 않았다 51 00:04:27,130 --> 00:04:31,088 ‎피부는 가압 중합체로 바뀌어 52 00:04:31,171 --> 00:04:36,213 ‎우주 속에서 자유롭게 ‎교감할 수 있게 됐다 53 00:04:39,421 --> 00:04:42,171 ‎하지만 지마가 결국 깨달은 건 54 00:04:42,255 --> 00:04:45,713 ‎우주가 스스로 진실을 ‎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55 00:04:46,088 --> 00:04:48,505 ‎그건 그가 감히 ‎범접할 수 없는 경지였다 56 00:04:53,921 --> 00:04:56,755 ‎진실을 탐구하다 보니 ‎여기까지 왔죠 57 00:04:58,046 --> 00:05:01,088 ‎이게 내 마지막 작품이 될 겁니다 58 00:05:02,421 --> 00:05:06,463 ‎결국, 예술을 통해 ‎탐구하던 걸 이해했습니다 59 00:05:07,005 --> 00:05:10,838 ‎그거랑 이 수영장이 ‎무슨 상관이죠? 60 00:05:10,921 --> 00:05:13,796 ‎이건 평범한 수영장이 아닙니다 61 00:05:14,713 --> 00:05:18,296 ‎오래전, 이곳의 주인이었던 ‎한 재능 있는 젊은 여자가 62 00:05:18,380 --> 00:05:21,005 ‎실용 로봇공학에 ‎큰 관심을 두었죠 63 00:05:21,296 --> 00:05:25,421 ‎로봇 수십 개를 만들어 ‎집에 두고 여러 일을 시켰지만 64 00:05:25,505 --> 00:05:30,671 ‎그중 수영장 청소 전용 로봇을 ‎특히 좋아했답니다 65 00:05:31,171 --> 00:05:36,046 ‎그 작은 기계는 수영장의 도자기 ‎벽면을 문질러 닦으며 일했죠 66 00:05:37,088 --> 00:05:40,546 ‎하지만 여자는 로봇의 작업에 ‎만족하지 않았습니다 67 00:05:41,005 --> 00:05:43,505 ‎그래서 완전한 색각을 주었죠 68 00:05:43,588 --> 00:05:46,713 ‎그렇게 받아들인 시각 데이터를 ‎환경에 맞춰 처리할 69 00:05:46,796 --> 00:05:48,838 ‎큰 두뇌도 주었고요 70 00:05:48,921 --> 00:05:52,380 ‎스스로 결정을 내려 ‎수영장 청소를 위한 71 00:05:52,463 --> 00:05:55,213 ‎다양한 전략을 세울 ‎능력도 주었습니다 72 00:05:55,838 --> 00:06:00,338 ‎계속해서 그 기계를 새 하드웨어와 ‎소프트웨어의 시험대로 사용했어요 73 00:06:01,130 --> 00:06:04,088 ‎그렇게 계속될수록 ‎기계의 인지력은 좋아졌죠 74 00:06:04,171 --> 00:06:06,755 ‎결국 여자는 죽었지만 75 00:06:06,838 --> 00:06:11,046 ‎그 기계의 주인은 이 사람에서 ‎저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76 00:06:11,588 --> 00:06:15,338 ‎그들도 여러가지를 ‎개조하고 보완했고 77 00:06:15,963 --> 00:06:19,963 ‎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‎기계는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78 00:06:20,338 --> 00:06:22,380 ‎그러다 결국 되었죠 79 00:06:23,088 --> 00:06:24,046 ‎내가요 80 00:06:25,713 --> 00:06:27,796 ‎이게 그 수영장입니다 81 00:06:28,171 --> 00:06:30,255 ‎파 와서 여기로 옮겼어요 82 00:06:31,296 --> 00:06:37,171 ‎하지만 지마 씨는 기계였던 게 ‎아니라 몸 일부가 기계인 거잖아요 83 00:06:37,255 --> 00:06:41,296 ‎가끔은 나도 지금의 내가 뭔지 ‎이해하기 어렵습니다 84 00:06:41,796 --> 00:06:45,463 ‎원래 내가 뭐였는지를 기억하는 건 ‎훨씬 더 어렵고요 85 00:06:47,546 --> 00:06:49,921 ‎타일의 파란색... 86 00:06:50,421 --> 00:06:53,546 ‎제조업자는 '지마 블루' 색이라고 ‎불렀죠 87 00:06:54,380 --> 00:06:56,630 ‎내 눈에 가장 먼저 보였던 거예요 88 00:06:57,130 --> 00:06:59,213 ‎이게 나의 시작이었어요 89 00:06:59,296 --> 00:07:03,296 ‎자기 조종만 겨우 하는 정도의 ‎지능을 갖춘 조잡한 기계 90 00:07:04,130 --> 00:07:05,796 ‎여기가 내 세상이었죠 91 00:07:06,088 --> 00:07:10,338 ‎내가 아는 전부이자 ‎알아야 하는 전부였어요 92 00:07:11,505 --> 00:07:12,630 ‎그러면 지금은요? 93 00:07:46,046 --> 00:07:47,796 ‎물에 들어갈 겁니다 94 00:07:55,421 --> 00:07:59,963 ‎들어가서, 천천히 ‎고등 두뇌 기능을 닫고 95 00:08:09,838 --> 00:08:11,838 ‎자신을 해체하여 96 00:08:19,296 --> 00:08:22,630 ‎환경을 알아볼 정도의 ‎기능만 남길 거예요 97 00:08:30,421 --> 00:08:35,796 ‎일을 잘 처리했을 때 느끼는 ‎단순한 기쁨만 남는 거죠 98 00:08:37,005 --> 00:08:39,880 ‎진실에 대한 나의 탐구는 ‎마침내 끝났어요 99 00:08:44,088 --> 00:08:45,796 ‎집으로 돌아가야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