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840 --> 00:00:12,638 일본어는 파란색 자막 한국어는 노란색 자막입니다 2 00:00:53,595 --> 00:00:56,056 니 모 하노? 퍼뜩 김치 안 짜르나? 3 00:00:56,139 --> 00:00:57,349 아재들 굶어 죽는다 4 00:01:22,875 --> 00:01:25,002 밥이 왔다! 5 00:01:26,670 --> 00:01:28,630 묵자, 묵자, 으이? 6 00:01:29,381 --> 00:01:30,924 함 묵어 봅시다! 7 00:01:34,011 --> 00:01:36,889 내는 이 덜 익은 김치가 최고 좋더라 8 00:01:36,972 --> 00:01:39,516 알싸하이 마늘 맛이 고마 살아 있다 아이가 9 00:01:39,600 --> 00:01:42,519 에이고, 성님이 어데 개리는 기 있는교? 10 00:01:51,778 --> 00:01:53,780 선자야, 니 괘안나? 11 00:02:02,289 --> 00:02:03,332 자 12 00:02:03,415 --> 00:02:04,416 고마워 13 00:02:05,959 --> 00:02:09,003 큰어머니한테 비디오 대여점 들렀다 온다고 해 줘 14 00:02:11,840 --> 00:02:12,841 갔다 올게 15 00:02:13,383 --> 00:02:14,801 수고해래이 16 00:02:39,910 --> 00:02:43,413 내 어제 꿈에… 떡이 한그 나왔데이 17 00:02:43,497 --> 00:02:44,498 맞나? 18 00:02:44,581 --> 00:02:46,416 떡이 억수로 많아가 19 00:02:46,500 --> 00:02:49,545 - 언니한테도 나눠 줬다 아이가 - 맛있드나? 20 00:03:12,818 --> 00:03:15,404 성님, 일어나시소 21 00:03:21,743 --> 00:03:22,828 성님 22 00:03:26,874 --> 00:03:27,875 성… 23 00:03:34,506 --> 00:03:35,507 성… 24 00:03:42,055 --> 00:03:43,974 선자야 와 그라노? 25 00:03:47,561 --> 00:03:48,854 속이 좀… 26 00:03:50,147 --> 00:03:52,900 간밤에 상한 담치를 잘못 뭇나? 27 00:03:54,151 --> 00:03:55,235 우짜노 28 00:03:56,278 --> 00:03:58,780 니 달거리 할 때 되가 그런 거 아이가? 29 00:03:59,781 --> 00:04:01,366 저번 달도 넘깄다매 30 00:04:03,869 --> 00:04:05,913 도라지라도 고아 주께 31 00:05:26,118 --> 00:05:27,870 "이민진 소설 원작" 32 00:05:42,509 --> 00:05:45,304 "파친코" 시즌1-3화 33 00:07:18,438 --> 00:07:22,025 어무이한테 가가 값이 올라가 미안하다고 전해래이 34 00:07:23,026 --> 00:07:27,406 고한수 그 양반이 없으니까 엉망진창이다 35 00:07:27,489 --> 00:07:29,241 올 때 안 됐십니까? 36 00:07:29,324 --> 00:07:31,493 한 주만 비운다고 들었는데 37 00:07:31,577 --> 00:07:32,578 글치 38 00:07:33,078 --> 00:07:36,081 근데 또 모르제 안 올 수도 있고 39 00:07:37,291 --> 00:07:38,500 와예? 40 00:07:39,042 --> 00:07:42,337 고한수 같은 사람은 앞길이 창창하다 아이가 41 00:07:42,838 --> 00:07:45,966 부산서 중개상으로 늙어 죽을 사람 아이다 42 00:07:47,176 --> 00:07:51,263 옛날로 돌아갈 생각하이 죽겄다 43 00:07:51,346 --> 00:07:55,184 사람 좀 엄해도 값은 지대로 쳐줬다 아이가 44 00:07:55,267 --> 00:07:58,353 그 양반 있을 때가 좋았제 안 글나? 45 00:08:00,647 --> 00:08:02,316 예 보고 가이소 46 00:08:04,776 --> 00:08:07,279 아이고, 문어 사이소! 문어 사이소 47 00:08:38,977 --> 00:08:39,977 누가 왔는가베 48 00:08:40,729 --> 00:08:42,022 내가 나가 볼게 49 00:08:48,028 --> 00:08:49,571 여기는 어떠세요? 50 00:08:49,655 --> 00:08:50,948 추억들 사이에 계실 수 있게 51 00:08:52,658 --> 00:08:54,910 거는 쪼매 뻔하지 않나? 52 00:08:54,993 --> 00:08:56,203 할매 53 00:08:56,286 --> 00:08:58,705 집에 잠깐 둔다고 그렇게 미안해하지 마세요 54 00:08:59,331 --> 00:09:01,416 묘비 금방 만든다고 하잖아요 55 00:09:03,418 --> 00:09:04,503 아이고, 참말로 56 00:09:04,586 --> 00:09:06,505 우째 여까지 오셨습니꺼 57 00:09:06,588 --> 00:09:08,382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58 00:09:08,465 --> 00:09:09,591 어떻게 계신지 59 00:09:09,675 --> 00:09:10,926 제가 당연히 찾아뵈야죠 60 00:09:12,094 --> 00:09:14,179 여 한국서 오신 이 목사님이시다 61 00:09:14,763 --> 00:09:17,349 우리 교회 몇 달 계시기로 했데이 62 00:09:17,432 --> 00:09:21,186 덕분에 우리 교회가 을매나 은혜를 받는지 모른다 63 00:09:22,396 --> 00:09:23,605 앉으이소 64 00:09:26,400 --> 00:09:27,860 우리 경희 원사님 65 00:09:28,402 --> 00:09:30,445 제가 오래 알지는 못했지만 66 00:09:30,529 --> 00:09:32,531 참 흔치 않은 분이셨어요 67 00:09:32,614 --> 00:09:34,992 남에게 행복을 주는 걸 참 기뻐하셨죠 68 00:09:36,410 --> 00:09:40,873 암 걸려가 기운 다 빠지기 전에 뵀으믄 얼매나 좋았을꼬 69 00:09:41,915 --> 00:09:44,710 우리 성님이 나이는 잡쉈어도 70 00:09:44,793 --> 00:09:47,629 목사님이 홀딱 반하셨을 깁니더 71 00:09:50,465 --> 00:09:53,677 마음이 아주 맑고 선한 분이란 건 제 눈에도 보였습니다 72 00:09:55,429 --> 00:09:59,183 사실 사람을 아는 데는 그거 하나면 충분하죠 73 00:10:01,226 --> 00:10:03,687 우째 이래 말씀도 잘 하십니꺼 74 00:10:04,313 --> 00:10:06,231 책 쓰셔도 되시겄어예 75 00:10:09,193 --> 00:10:10,986 이거 제가 좀 움직여도 괜찮을까요? 76 00:10:11,069 --> 00:10:12,404 예, 그래 주이소 77 00:10:26,335 --> 00:10:28,462 가족들과 계시는 게 좋죠 78 00:10:28,545 --> 00:10:30,339 거가 훨씬 낫습니더 79 00:10:31,423 --> 00:10:33,342 자, 저희 다 같이 기도드릴까요? 80 00:10:34,134 --> 00:10:35,260 퍼뜩 온나 81 00:10:46,855 --> 00:10:48,315 하늘에 계신 아버지 82 00:10:49,316 --> 00:10:51,151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83 00:10:51,235 --> 00:10:54,488 이제 아버지 품으로 돌아간 주님의 자녀를 생각하는 가운데 84 00:10:55,739 --> 00:10:58,534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도록 85 00:10:58,617 --> 00:11:00,494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86 00:11:00,577 --> 00:11:01,578 아멘 87 00:11:24,685 --> 00:11:27,646 선자야, 퍼뜩 집에 가라 배 끊킨다 88 00:11:27,729 --> 00:11:29,106 인자 다 샀어예 89 00:11:30,399 --> 00:11:32,734 으이그, 요번엔 또 을매나 피해를 볼랑고 90 00:11:37,489 --> 00:11:38,740 고한수 씨! 91 00:11:40,450 --> 00:11:43,495 우릴 팽개치고 가셨나 싶어서 걱정됐어예 92 00:11:43,579 --> 00:11:45,247 이래 걱정시키는 법이 어딨습니꺼? 93 00:12:27,706 --> 00:12:29,499 이건 사죄의 선물 94 00:12:30,000 --> 00:12:31,919 너무 예뻐가 못 뜯겠어예 95 00:12:33,587 --> 00:12:35,797 이런 거 하나하나까지 아까워할 거 없어 96 00:12:48,727 --> 00:12:51,146 지는 이런 거 볼 줄도 모르는데 97 00:12:51,730 --> 00:12:53,065 내가 가르쳐 주면 되지 98 00:12:54,733 --> 00:12:57,569 넌 머리가 좋아서 금방 배울 거야 99 00:13:13,669 --> 00:13:14,795 제가예… 100 00:13:17,881 --> 00:13:19,174 아가 생겼어예 101 00:13:29,184 --> 00:13:30,811 뭐라 말 좀 해 보이소 102 00:13:33,814 --> 00:13:34,898 확실한 거야? 103 00:13:42,072 --> 00:13:43,240 선자야 104 00:13:47,619 --> 00:13:48,954 아들을 낳아 준다니 105 00:13:50,122 --> 00:13:52,249 아들인지 으째 압니까? 106 00:13:52,833 --> 00:13:54,251 확실해 107 00:13:54,334 --> 00:13:55,544 느낌이 와 108 00:13:58,213 --> 00:14:01,049 딸내미믄 실망할 긴데 109 00:14:01,133 --> 00:14:02,926 그래도 이뻐해 줄 거지예? 110 00:14:04,344 --> 00:14:06,763 딸이면 예쁜 것도 잔뜩 사 주고 좋지 111 00:14:07,472 --> 00:14:09,516 엄마 닮아 똑똑한 딸이면 좋겠는데 112 00:14:18,192 --> 00:14:20,360 그럼 우리 어무이는 언제 볼랍니까? 113 00:14:21,403 --> 00:14:23,530 마이 놀래시긴 할 텐데 114 00:14:23,614 --> 00:14:25,949 식만 빨리 올리면은 마음 놓으실 기라예 115 00:14:27,367 --> 00:14:29,620 갑자기 결혼식 얘긴 왜 꺼내는 거야? 116 00:14:29,703 --> 00:14:31,580 다 알고 만나는 줄 알았는데? 117 00:14:33,790 --> 00:14:34,917 알고예? 118 00:14:36,585 --> 00:14:38,837 그게 몬 말입니까? 119 00:14:40,589 --> 00:14:41,840 난 결혼 못 해 120 00:14:41,924 --> 00:14:43,008 가정이 있어 121 00:14:47,346 --> 00:14:48,931 오사카에 처가 있어 122 00:14:49,014 --> 00:14:50,224 딸도 셋이고 123 00:14:51,808 --> 00:14:53,852 뭐 딱히 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124 00:14:54,770 --> 00:14:56,522 나도 필요해서 한 결혼이었어 125 00:14:57,022 --> 00:14:58,482 필요해서 한 결혼예? 126 00:14:59,024 --> 00:15:02,653 사업으로 득 볼 일이 있어서 했단 얘기야, 애정은 없어 127 00:15:05,364 --> 00:15:07,449 너와 니 어머니 128 00:15:07,533 --> 00:15:10,410 그리고 우리 아들은 세상 부러운 거 없이 살게 해 줄게 129 00:15:11,578 --> 00:15:13,747 집도 영도에서 젤 큰 걸로 사 줄게 130 00:15:13,830 --> 00:15:15,374 지연이네 집은 어때? 131 00:15:15,958 --> 00:15:18,502 어차피 걔네 형편에 그 집 유지도 못 해 132 00:15:20,587 --> 00:15:22,464 이제 글도 배우고 133 00:15:22,548 --> 00:15:23,966 시계 보는 법도 배우면서 134 00:15:24,633 --> 00:15:27,386 자식들 많이 낳고 잘 살면 돼 135 00:15:27,469 --> 00:15:28,595 딸이어도 좋고 136 00:15:37,938 --> 00:15:39,314 너도 알잖아 137 00:15:40,566 --> 00:15:42,276 지금이 어떤 세상인지 138 00:15:44,027 --> 00:15:45,779 잠든 채 깨지 못하고… 139 00:15:47,072 --> 00:15:48,699 그대로 죽는 애들이 태반이고 140 00:15:49,950 --> 00:15:52,703 계집애들은 국수 한 그릇에 순결을 파는 세상이야 141 00:15:55,330 --> 00:15:58,083 노인네들은 어린애들 굶을까 봐 142 00:15:58,166 --> 00:16:01,003 입 하나라도 덜겠다고 길에 나와 객사하는 판이라고 143 00:16:05,007 --> 00:16:06,008 선자야 144 00:16:09,094 --> 00:16:12,389 결혼은… 그냥 형식적인 거야 145 00:16:14,433 --> 00:16:16,435 너도 잘 생각해 보면 납득이 갈 거야 146 00:16:18,103 --> 00:16:19,688 뭐라꼬예? 147 00:16:21,398 --> 00:16:22,691 우리 같은 사람들은… 148 00:16:24,234 --> 00:16:25,986 살아남으려면 달리 방법이 없어 149 00:16:41,793 --> 00:16:43,045 선자야 150 00:16:52,471 --> 00:16:53,597 그럼… 151 00:16:55,307 --> 00:16:57,518 지금까지 다 계획이었어? 152 00:16:59,895 --> 00:17:01,980 너가 시집 갈 사람 없으니까 153 00:17:03,023 --> 00:17:04,608 나한테 들러붙으려고? 154 00:17:06,484 --> 00:17:07,778 하긴 155 00:17:08,403 --> 00:17:10,614 누가 돈 없는 병신 딸 년을 데려가려고 하겠어 156 00:17:10,696 --> 00:17:12,699 아부지 얘기 입에 올리지 마이소 157 00:17:12,782 --> 00:17:14,910 내 자식을 병신으로 낳을지도 모르는데 158 00:17:16,161 --> 00:17:17,246 자격이 없어? 159 00:17:17,329 --> 00:17:19,957 지금 누가 누구 피를 더럽히는 거야? 160 00:17:28,715 --> 00:17:30,133 선자야 161 00:17:33,637 --> 00:17:35,097 돌아와 162 00:17:37,766 --> 00:17:38,767 당장 돌아오지 못해! 163 00:17:55,117 --> 00:17:56,285 괘안은교? 164 00:17:57,077 --> 00:17:58,328 괜찮습니다 165 00:18:01,999 --> 00:18:03,458 저기 166 00:18:03,542 --> 00:18:09,298 하숙집을 찾고 있는데요 그 절름발 아저씨 과부가 한다는… 167 00:18:09,381 --> 00:18:12,342 거까지는 40분은 걸릴 긴데 168 00:18:14,219 --> 00:18:15,345 괜찮습니다 169 00:19:11,527 --> 00:19:12,736 어무이 170 00:19:36,844 --> 00:19:37,845 할매 171 00:19:38,512 --> 00:19:41,682 하루 이틀 마음을 좀 가라앉히시고 하시지 172 00:19:42,182 --> 00:19:46,103 와, 내 뭐 주저앉아 통곡이라도 할까베 173 00:19:46,770 --> 00:19:49,064 이 물건이고 뭐고 다 부질없데이 174 00:19:50,274 --> 00:19:54,069 이 집도 알고 보믄 지붕하고 벽인 기라 175 00:19:54,152 --> 00:19:55,404 벨거 없다 176 00:20:02,536 --> 00:20:06,498 조직 범죄와 연루된 악명 높은 인물이 177 00:20:06,582 --> 00:20:09,042 손자에게 유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는데요 178 00:20:09,126 --> 00:20:11,795 손자인 요시이 마모루는 179 00:20:11,879 --> 00:20:15,007 내부자 거래와 부패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80 00:20:30,022 --> 00:20:33,192 이때는 마 내 엄마라 하기도 미안시러벘지 181 00:20:34,985 --> 00:20:40,324 일주일 내 하루도 안 빼묵고 열네 시간쓱 일했다 아이가 182 00:20:42,743 --> 00:20:45,621 느 큰할무이 아니면 내 우찌 살았을꼬 183 00:20:49,249 --> 00:20:50,834 할매도 무리하지 마시고 184 00:20:51,335 --> 00:20:52,961 이제 몸을 좀 챙기세요 185 00:20:54,004 --> 00:20:58,425 됐다 마, 누가 들으믄 내 억수로 고생하며 사는 줄 알겄다 186 00:20:59,384 --> 00:21:02,012 자, 됐다 가 일 봐라 187 00:21:02,095 --> 00:21:04,640 늙은이 넋두리 듣고 있으믄 뭐 할 끼고 188 00:21:05,432 --> 00:21:07,434 걱정하지 마세요 189 00:21:07,518 --> 00:21:09,019 상중이니까 출근 안 해요 190 00:21:11,897 --> 00:21:14,525 그리고 할 일도 없어요 191 00:21:15,567 --> 00:21:18,445 그 땅 주인 한 상이 또 거절을 했거든요 192 00:21:18,529 --> 00:21:19,947 이? 193 00:21:20,030 --> 00:21:21,281 그 큰돈을? 194 00:21:22,241 --> 00:21:26,078 그 돈이믄 새끼들 하고 싶다는 거 다 시키 줄 수 있을 낀데 195 00:21:26,578 --> 00:21:29,164 무신 나쁜 돈도 아이고 196 00:21:29,998 --> 00:21:33,126 아따 그 할매 참말로 억수로 징하데이 197 00:21:36,964 --> 00:21:39,341 그럼 니는 우찌 되는 기고? 198 00:21:41,510 --> 00:21:44,096 회사 내에서는 바닥까지 떨어지겠죠 199 00:21:47,349 --> 00:21:49,434 다시 기어 올라가면 돼요 200 00:21:50,018 --> 00:21:51,436 뭐 어쩔 수 없어요 201 00:21:52,813 --> 00:21:55,148 어쨌든 날아간 거니까 202 00:21:59,403 --> 00:22:02,823 내는 다 지나간 일에 목매다는 사람들 보믄 203 00:22:02,906 --> 00:22:07,327 참말로 이해가 안 된데이 204 00:22:07,411 --> 00:22:09,413 그기 다 몬 소용이라꼬 205 00:22:11,582 --> 00:22:14,668 글타고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이고 206 00:22:17,880 --> 00:22:19,047 할매 207 00:22:21,717 --> 00:22:22,926 나랑 같이 도쿄 가요 208 00:22:23,635 --> 00:22:24,720 와? 209 00:22:24,803 --> 00:22:26,180 할매가 말을 좀 해 주세요 210 00:22:27,639 --> 00:22:28,849 내가? 211 00:22:28,932 --> 00:22:30,475 내가 가믄 뭔 말을 하라꼬? 212 00:22:32,102 --> 00:22:33,812 아까 하셨던 말씀 있잖아요 213 00:22:34,813 --> 00:22:37,983 집도 알고 보면 그저 지붕과 벽이다 214 00:22:38,066 --> 00:22:40,277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215 00:22:42,821 --> 00:22:45,365 할매, 한 번만 같이 가 주세요 216 00:22:59,379 --> 00:23:02,674 언니야, 뭐라카노? 들리나? 217 00:23:11,350 --> 00:23:13,477 뭐라카노? 살겠다카나? 218 00:23:17,064 --> 00:23:19,900 전부터 이 뱅으로 고생한 모양이네 219 00:23:20,734 --> 00:23:23,904 진즉에 죽을 고비 한 번 넘긴 사람이다 220 00:23:25,614 --> 00:23:27,866 식구들도 없이 혼자 이래 우짜겠노? 221 00:23:28,450 --> 00:23:30,327 부모님은 계실래나? 222 00:23:32,329 --> 00:23:33,622 - 이 양반 기가? - 예 223 00:23:35,958 --> 00:23:37,626 이름이라도 있을라나 224 00:23:44,508 --> 00:23:48,262 - 옷은 비싸 보이네 - 아이고, 이 책들 좀 보이소 225 00:23:48,929 --> 00:23:51,765 이 무거븐 걸 들고 얼마나 고생을 했을꼬 226 00:24:00,315 --> 00:24:01,817 뭐라 돼 있습니까? 227 00:24:09,700 --> 00:24:11,451 '어마니, 아부지께' 228 00:24:11,994 --> 00:24:14,580 '저는 무사히 부산에 도착했습니다' 229 00:24:14,663 --> 00:24:19,168 '하루빨리 오사카에 가서 교회 사역을 배우며' 230 00:24:19,251 --> 00:24:24,173 '새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요셉 형, 경희 형수와 함께' 231 00:24:24,256 --> 00:24:26,758 '부디 제 걱정은 마세요' 232 00:24:26,842 --> 00:24:28,844 '저는 평안히 있습니다' 233 00:24:29,553 --> 00:24:31,805 '사랑하는 아들, 이삭이' 234 00:24:33,265 --> 00:24:35,517 이삭? 무신 이름이 글노? 235 00:24:36,435 --> 00:24:38,187 성경에 나오는 이름 아이가 236 00:24:39,688 --> 00:24:41,190 평양 사람이네 237 00:24:43,442 --> 00:24:45,944 그라믄 이북서 온 예수쟁인교? 238 00:24:49,031 --> 00:24:51,200 쉽게 볼 뱅이 아이다 239 00:24:51,283 --> 00:24:52,284 폐병쟁이 같은데 240 00:24:52,367 --> 00:24:53,493 퍼뜩 관에 알리라 241 00:24:55,495 --> 00:24:57,706 그라도 어떻게 모린 척합니까? 242 00:24:57,789 --> 00:24:58,832 선자 어무이 243 00:25:01,418 --> 00:25:03,086 거 딸내미 생각도 해야지 244 00:25:04,046 --> 00:25:05,422 거 하숙집도 그렇고 245 00:25:07,966 --> 00:25:12,804 우찌 됐든… 오늘 밤만 지켜보자 246 00:25:27,653 --> 00:25:29,905 - 안녕하십니까 - 뭐 헌다고 또 왔어? 247 00:25:30,989 --> 00:25:31,990 여긴 누구시고? 248 00:25:32,658 --> 00:25:34,451 지송헙니다 249 00:25:34,535 --> 00:25:36,161 지가 얘 할맨데 250 00:25:36,245 --> 00:25:39,248 잠깐만 이바구 좀 나눠도 되겄십니꺼? 251 00:25:47,422 --> 00:25:51,468 - 괘안십니더 - 괜찮아요 252 00:25:52,344 --> 00:25:53,929 나도 막 먹으려던 참이니까 253 00:25:59,059 --> 00:26:00,269 - 아멘 - 아멘 254 00:26:05,232 --> 00:26:08,110 손주들이랑 같이 사시는가베예 255 00:26:08,193 --> 00:26:10,320 이거요? 256 00:26:10,404 --> 00:26:12,322 내가 공부하는 거예요 257 00:26:23,625 --> 00:26:25,878 이건 이번에 학교에서 받은 거 258 00:26:26,503 --> 00:26:28,505 6학년 우수 졸업장이에요 259 00:26:31,133 --> 00:26:34,928 우따, 그라모 얼라들하고 같이 핵교 댕기십니꺼? 260 00:26:35,012 --> 00:26:38,182 예, 대부분 착헌데 261 00:26:38,265 --> 00:26:40,225 꼴통도 몇 놈 있어요 262 00:26:40,893 --> 00:26:44,646 아따, 우째 핵교 갈 결심을 다 하셨어예? 263 00:26:45,272 --> 00:26:47,232 할머니네는 어떤지 몰라도 264 00:26:48,066 --> 00:26:49,693 우리 집은 너무 가난해서 265 00:26:49,776 --> 00:26:52,779 아들이고 딸이고 학교 갈 형편이 안 됐어요 266 00:26:53,322 --> 00:26:54,406 할무이요 267 00:26:54,990 --> 00:26:58,827 우리 어무이도 가스나들 핵교 가 봐야 아무 씰데없다고 하셨지예 268 00:26:58,911 --> 00:27:01,330 그럼 이해하시겠네 269 00:27:01,413 --> 00:27:05,417 세상에서 나만 동떨어져 있는 기분 있잖아요 270 00:27:06,502 --> 00:27:09,630 그게 창피했던 건지 무서웠던 건지 271 00:27:10,214 --> 00:27:14,134 자식들이 글 배우는 거 보니까 막 화가 다 나드라고요 272 00:27:14,218 --> 00:27:17,471 애미를 우습게 보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 273 00:27:18,805 --> 00:27:21,934 근데 봐요 내가 반에서 3등 했지 274 00:27:22,017 --> 00:27:23,769 2등이랑 차이도 안 나 275 00:27:23,852 --> 00:27:25,103 아이구 276 00:27:38,242 --> 00:27:39,826 맛을 아시나 부네 277 00:27:42,496 --> 00:27:43,580 이걸 우째? 278 00:27:44,081 --> 00:27:46,959 아는 사람이 몇 달에 한 번씩 딸네 집 가는데 279 00:27:47,042 --> 00:27:50,838 갈 때마다 가방 두 개에다가 그냥 꽉꽉 채워 와요 280 00:27:51,421 --> 00:27:52,798 할매, 왜요? 281 00:27:52,881 --> 00:27:54,883 니 이 밥 지대로 함 무 봐라 282 00:28:02,224 --> 00:28:03,976 이거 보라니까! 283 00:28:04,059 --> 00:28:06,895 젊은 애들 입맛은 차이를 몰라요 284 00:28:07,980 --> 00:28:10,190 이거 우리나라서 키운 쌀이다 285 00:28:11,191 --> 00:28:12,317 어떻게 알아요? 286 00:28:12,401 --> 00:28:13,694 더 꼬숩다 아이가 287 00:28:13,777 --> 00:28:16,071 묵어 보믄 달달하니 찰지다 288 00:28:17,990 --> 00:28:20,617 그 시절엔 요런 하얀 쌀밥 구경도 몬 한다 289 00:28:20,701 --> 00:28:24,246 키우기나 우리가 키웠지 죄다 뺏겼으니까요 290 00:28:26,331 --> 00:28:28,959 근데 마 요새 사람들은 맨날 쌀밥만 묵으니 291 00:28:29,042 --> 00:28:30,752 뭔지도 잘 모르지예 292 00:28:32,129 --> 00:28:34,381 그게 잘된 일일까요? 293 00:28:42,139 --> 00:28:44,099 첨에 이짝에 왔을 때 294 00:28:44,975 --> 00:28:46,560 빈손이었십니더 295 00:28:47,811 --> 00:28:49,688 그때도 오사카 살았는데… 296 00:28:51,315 --> 00:28:54,234 기차역 지나가다가 노점상만 보이모 297 00:28:54,860 --> 00:28:58,405 저건 대체 무슨 맛일꼬 하고 생각을 했으예 298 00:28:59,781 --> 00:29:02,367 그러다 난중엔 그게 재주가 돼가 299 00:29:03,076 --> 00:29:05,746 생각만 해도 침이 진짜 고이더라고예 300 00:29:05,829 --> 00:29:09,374 나 커피 냄새 처음 맡은 날이랑 똑같으시네 301 00:29:10,292 --> 00:29:14,630 세상에 뭐 그렇게 좋은 냄새가 다 있든지 302 00:29:14,713 --> 00:29:18,091 그러다 몇 년 지나서 처음으로다가 한번 마셔 보는데… 303 00:29:18,175 --> 00:29:21,220 - 억수로 쓰다 아입니꺼! - 그러니까요! 304 00:29:21,303 --> 00:29:23,847 상상이랑 영 딴판이더라고요 305 00:29:31,939 --> 00:29:33,440 그란데 뭐 요새는 306 00:29:33,982 --> 00:29:35,526 배도 안 고픕디더 307 00:29:36,193 --> 00:29:37,528 때 되믄 먹는 기지 뭐 308 00:29:39,613 --> 00:29:41,740 김치도 안 담가 묵고 309 00:29:42,241 --> 00:29:44,993 한 통에 300엔짜리 사 먹습니더 310 00:29:46,787 --> 00:29:47,996 옛날에는… 311 00:29:50,290 --> 00:29:56,046 김치를 한 리어카 팔아야 간신히 벌던 돈인데… 312 00:30:01,260 --> 00:30:02,886 요런 쌀밥 묵으이 313 00:30:03,929 --> 00:30:05,722 우리 어무이 생각도 나고 314 00:30:06,890 --> 00:30:08,976 시집 가던 날이 생각나네예 315 00:30:16,859 --> 00:30:17,901 할매 316 00:30:17,985 --> 00:30:19,486 왜 그래요? 317 00:30:22,823 --> 00:30:25,659 아따, 내도 참 주책이데이 318 00:30:26,743 --> 00:30:30,455 - 죄송해요, 우리가 괜히 와 가지고… - 할머니 눈물 창피하게 생각하지 마라 319 00:30:31,665 --> 00:30:33,375 울 자격 있는 분이니까 320 00:31:17,211 --> 00:31:20,047 제가 누군지 모른다는 거 잘 압니더 321 00:31:23,509 --> 00:31:24,718 걱정하지 마이소 322 00:31:25,677 --> 00:31:27,763 내 힘 닿는 데까지 도와줄 테이 323 00:31:38,190 --> 00:31:40,192 고향엔 가 보셨십니꺼? 324 00:31:41,193 --> 00:31:43,028 두 번 가 봤죠 325 00:31:43,111 --> 00:31:46,031 70년대에 한 번 몇 년 전에 한 번 326 00:31:46,532 --> 00:31:47,866 할머니는요? 327 00:31:50,536 --> 00:31:53,038 첨에는 돈이 엄서가 몬 가고 328 00:31:53,121 --> 00:31:55,916 난중에는 시간이 엄서가 몬 갔지예 329 00:31:57,334 --> 00:31:59,211 간들 뭐 합니꺼 330 00:31:59,294 --> 00:32:02,589 내가 알던 시상은 인자 하나도 없을 긴데 331 00:32:03,632 --> 00:32:06,552 하긴 많이 바꼈죠 332 00:32:08,554 --> 00:32:12,015 그래도 길 걸으면 우리 말 들려오고 333 00:32:12,099 --> 00:32:14,518 우리 음식 냄새도 나고 334 00:32:15,561 --> 00:32:17,938 땅 밟는 느낌부터가 달라요 335 00:32:19,481 --> 00:32:21,942 그러면 마음이 푸근헌 게… 336 00:32:24,361 --> 00:32:30,284 이 땅이, 내가 나고 자란 이 땅이 진짜 내 집이구나 싶죠 337 00:32:32,452 --> 00:32:34,454 그래서 가는 거예요 338 00:32:40,627 --> 00:32:41,879 우리 성님… 339 00:32:42,588 --> 00:32:45,924 우리 성님이 요 며칠 전에 세상 떠나셨어예 340 00:32:47,509 --> 00:32:49,845 참말로 어지신 분이셨십니더 341 00:32:51,972 --> 00:32:54,141 그렇게 바라던 게 있어도 342 00:32:54,224 --> 00:32:56,977 우리들 생각해가 다 포기하셨십니더 343 00:33:00,439 --> 00:33:01,690 우리 성님… 344 00:33:02,941 --> 00:33:04,151 우리 성님… 345 00:33:05,068 --> 00:33:07,613 고향 땅 한 번만 더 밟아 보셨으모 346 00:33:08,197 --> 00:33:10,407 얼매나 좋았을꼬 347 00:33:14,786 --> 00:33:15,996 인자… 348 00:33:16,747 --> 00:33:19,291 인자 다 늦었지예 349 00:33:23,879 --> 00:33:27,382 그래도 댁한테는 아직 시간이 있잖아요 350 00:33:29,301 --> 00:33:30,928 안 그래요? 351 00:33:40,395 --> 00:33:41,939 너야 352 00:33:42,022 --> 00:33:44,149 우리 땅이 궁금허지도 않겠지만 353 00:33:44,650 --> 00:33:49,071 그런데도 할머니 모시고 오믄 땅 팔겠거니 한 거야? 354 00:33:52,491 --> 00:33:53,492 네 355 00:33:57,037 --> 00:33:58,872 이런 인정머리 없는 놈 356 00:34:00,249 --> 00:34:02,376 사람이 부끄러운 줄도 몰라? 357 00:34:04,002 --> 00:34:06,046 할머니한테 뺏으려는 것도 아니고 358 00:34:06,129 --> 00:34:07,631 속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라 359 00:34:07,714 --> 00:34:09,299 큰돈을 드리려는 거잖아요 360 00:34:11,552 --> 00:34:13,554 그런데 고맙다는 말씀도 없고 361 00:34:13,637 --> 00:34:15,472 무슨 나쁜 짓을 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니까… 362 00:34:18,391 --> 00:34:19,768 시대가 변했잖아요 363 00:34:21,103 --> 00:34:24,273 이제는 이 사람들이 우리한테 갚을 때예요 364 00:34:28,068 --> 00:34:31,822 너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니? 365 00:34:34,449 --> 00:34:35,659 네 366 00:35:20,162 --> 00:35:21,496 어무이 367 00:35:22,372 --> 00:35:23,540 열이 좀 내리긴 내렸네 368 00:35:25,000 --> 00:35:26,627 죽이라도 끓이 맥여야겠다 369 00:35:27,127 --> 00:35:28,462 내… 370 00:35:32,090 --> 00:35:33,967 할 말 있는데… 371 00:35:36,428 --> 00:35:37,721 와? 372 00:35:45,729 --> 00:35:47,022 언 놈이고? 373 00:35:50,400 --> 00:35:51,610 이름이 뭐꼬? 374 00:35:56,823 --> 00:35:57,950 똑디 말해라 375 00:35:58,784 --> 00:36:00,911 당한 기가? 그래가 이름을 못 대나? 376 00:36:03,372 --> 00:36:04,540 으은지 377 00:36:06,458 --> 00:36:07,459 그른 게 아이고… 378 00:36:07,543 --> 00:36:09,169 그럼 와 이름을 못 대노? 379 00:36:11,296 --> 00:36:15,509 어떤 쌍놈의 새끼가 이래 일을 저질러 놓고 책임을 안 지노, 어이? 380 00:36:26,228 --> 00:36:30,691 내가 니를 생각이 있는 아라고 생각한 기 잘못이다 381 00:36:33,110 --> 00:36:35,529 니 우째 이래 모지란 짓을 했노? 382 00:36:39,449 --> 00:36:40,701 어무이 383 00:36:44,037 --> 00:36:45,664 잘못했다 384 00:37:04,683 --> 00:37:06,685 니 인자 어찌 되는지 아나? 385 00:37:10,105 --> 00:37:11,190 니 아는? 386 00:37:15,194 --> 00:37:16,236 알긴 아나? 387 00:37:29,750 --> 00:37:30,751 선자야 388 00:37:33,962 --> 00:37:36,757 정말로 니캉 혼인할 생각 없다카느나? 389 00:37:41,136 --> 00:37:44,556 다 끝났다, 어무이 390 00:37:47,059 --> 00:37:48,310 그 사람 갔다 391 00:37:52,689 --> 00:37:54,066 내는 모지란다 392 00:38:03,867 --> 00:38:05,244 인자 알겄다 393 00:38:07,079 --> 00:38:10,999 그 할매는 그 집에서 죽고 싶은 기다 394 00:38:11,083 --> 00:38:12,376 니 안 보이드나? 395 00:38:12,459 --> 00:38:13,710 할매도 말했잖아요 396 00:38:13,794 --> 00:38:17,798 그 돈 있으면 아이들 하고 싶은 거 다 시켜 줄 수 있다고 397 00:38:18,924 --> 00:38:19,967 그라모 398 00:38:20,801 --> 00:38:23,512 평생 자식들 뒤에서 희생가는 기 399 00:38:23,595 --> 00:38:25,681 그기 우리 팔자다 이 말이가? 400 00:38:26,390 --> 00:38:28,350 언제쯤 고만하믄 되노? 401 00:38:29,101 --> 00:38:30,561 죽으믄 고만해도 되나? 402 00:38:32,646 --> 00:38:34,189 그러면 나한테 어떡하라는 거죠? 403 00:38:35,023 --> 00:38:36,692 지금 확실하게 말해 주셔야 돼요 404 00:38:40,737 --> 00:38:43,699 니도 저 꼭대기꺼정 올라가고 405 00:38:43,782 --> 00:38:46,827 그 할매도 편케 사는 방도는 없는 기가? 406 00:38:47,995 --> 00:38:49,204 없어요 407 00:38:49,288 --> 00:38:51,039 이게 제가 하는 일이에요 408 00:38:51,123 --> 00:38:52,875 전 그렇게 먹고 살아요 409 00:38:58,213 --> 00:39:01,425 내가 이목사님처럼 사랑받는 목사 못 돼서 미안하지만… 410 00:39:02,009 --> 00:39:04,344 그분이랑 이기 뭔 상관이고? 411 00:39:07,389 --> 00:39:10,017 내도 그분 보믄 누가 생각나가… 412 00:39:11,143 --> 00:39:12,519 그뿐이데이 413 00:39:14,938 --> 00:39:16,940 가야겄다 기차 온다 414 00:39:17,024 --> 00:39:18,483 타는 거 보고 갈게요 415 00:39:23,530 --> 00:39:25,991 니가 착한 아라는 거 내 안다 416 00:39:27,075 --> 00:39:29,244 할매는 니 바르게 키았다 417 00:40:10,994 --> 00:40:12,704 깨작거리지 마라 418 00:40:12,788 --> 00:40:14,623 그래 무믄 복 나간다 했나 안 했나? 419 00:40:22,214 --> 00:40:23,841 참말로 420 00:40:23,924 --> 00:40:25,592 누가 죽기라도 했어예? 421 00:40:26,218 --> 00:40:27,469 와들 그럽니꺼? 422 00:40:28,971 --> 00:40:30,472 와? 423 00:40:46,405 --> 00:40:47,406 무라 424 00:40:54,329 --> 00:40:55,914 솔로몬 백 425 00:40:57,749 --> 00:40:59,918 한 시간 전에 땅 주인 변호사한테 전화받았어 426 00:41:02,462 --> 00:41:03,672 자네가 해냈어 427 00:41:05,340 --> 00:41:07,176 할머니를 이용하다니 428 00:41:07,259 --> 00:41:08,635 아주 기발해 429 00:41:08,719 --> 00:41:09,761 그래 430 00:41:13,182 --> 00:41:14,975 좋아, 다들 431 00:41:15,058 --> 00:41:18,478 나오미, 아리모토, 자네들도 우리 축하하자고 432 00:41:18,562 --> 00:41:21,440 다들 샤토 버드와이저 한잔해! 433 00:41:24,276 --> 00:41:25,777 축하해요 434 00:41:25,861 --> 00:41:26,987 고마워요 435 00:41:27,654 --> 00:41:30,490 당신이 해낼 줄 몰랐어요 436 00:41:31,283 --> 00:41:32,618 제 생각이 틀렸네요 437 00:41:35,037 --> 00:41:37,414 톰이 부르잖아요 갈까요? 438 00:41:38,040 --> 00:41:39,416 바로 갈게요 439 00:41:51,720 --> 00:41:52,930 여보세요 440 00:41:55,557 --> 00:41:56,683 여보세요 441 00:41:57,559 --> 00:42:01,188 착한 아이답게 나 보고 싶었다고 해 442 00:42:03,315 --> 00:42:06,527 - 거짓말할 거면 잘하고 - 전화 기다렸어 443 00:42:07,110 --> 00:42:08,612 거짓말 444 00:42:08,695 --> 00:42:10,489 오늘 네 번이나 전화했어 445 00:42:11,406 --> 00:42:12,950 며칠 집에 가 있었어 446 00:42:14,993 --> 00:42:16,620 무슨 소리야? 447 00:42:16,703 --> 00:42:17,955 파티해? 448 00:42:19,748 --> 00:42:20,916 솔로몬! 449 00:42:21,458 --> 00:42:23,377 내가 중요한 계약을 마무리했거든 450 00:42:23,460 --> 00:42:24,670 축하 중이야 451 00:42:24,753 --> 00:42:27,714 어련하겠어 452 00:42:28,882 --> 00:42:30,676 널 미국으로 떠나보낸 게 453 00:42:30,759 --> 00:42:33,011 잘한 선택인 것 같네 454 00:42:33,095 --> 00:42:34,930 네 소원이 이루어졌나 봐 455 00:42:35,931 --> 00:42:39,184 근데 놓친 것들을 궁금해해 본 적 있어? 456 00:42:40,227 --> 00:42:42,187 너도 축하해 줘야지 457 00:42:42,271 --> 00:42:43,438 싫어 458 00:42:44,398 --> 00:42:46,441 적어도 난 솔직해 459 00:42:47,734 --> 00:42:51,864 거기엔 너 잘되는 거 배 아파하는 사람들 투성이겠지 460 00:42:53,198 --> 00:42:54,825 우리 언제 봐? 461 00:42:55,951 --> 00:42:59,788 아마 못 볼걸 462 00:42:59,872 --> 00:43:01,456 넌 변한 게 없구나 463 00:43:02,124 --> 00:43:04,501 한심해 너도, 이런 게임도 464 00:43:04,585 --> 00:43:06,128 틀렸어 465 00:43:06,920 --> 00:43:11,216 내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데 466 00:43:23,270 --> 00:43:24,688 너 아파? 467 00:43:27,608 --> 00:43:28,901 하나! 468 00:43:34,364 --> 00:43:35,490 아주머니 469 00:43:36,366 --> 00:43:37,409 아주머니 470 00:43:39,369 --> 00:43:40,579 몸은 좀 어떻십니까? 471 00:43:42,623 --> 00:43:43,832 덕분에 살았습니다 472 00:43:45,083 --> 00:43:47,294 약사 아재도 잘 낫고 있다카데예 473 00:43:48,462 --> 00:43:50,255 이제 안심이 되네요 474 00:43:50,339 --> 00:43:53,175 저희 부모님도 맘 놓으시겠어요 475 00:43:53,258 --> 00:43:54,635 저… 476 00:43:54,718 --> 00:43:56,845 시내 나가서 전보 좀 보내려 하는데… 477 00:43:56,929 --> 00:43:59,181 그라믄 내 전보 붙일 아를 불러 줄게요 478 00:43:59,848 --> 00:44:01,600 제가 가고 싶어요 479 00:44:02,851 --> 00:44:03,852 다리 힘도 시험할 겸 480 00:44:04,686 --> 00:44:07,064 아직 돌아댕기믄 안 되는데 481 00:44:07,940 --> 00:44:09,900 오사카 가려면 튼튼해져야죠 482 00:44:09,983 --> 00:44:11,443 거는 꼭 가야 됩니꺼? 483 00:44:11,527 --> 00:44:13,987 그짝 교회에서 기다린다는 건 알지만서도… 484 00:44:15,197 --> 00:44:17,115 만에 하나 거 가가 돌아가시모… 485 00:44:18,408 --> 00:44:20,160 집에서 너무 멀고 486 00:44:20,953 --> 00:44:22,788 죽을 고비를 워낙 많이 넘겨서 487 00:44:22,871 --> 00:44:24,039 익숙해요 488 00:44:25,457 --> 00:44:26,792 죽는 건 두렵지 않아요 489 00:44:27,668 --> 00:44:29,253 사는 게 오히려 더… 490 00:44:29,878 --> 00:44:31,505 더 힘들죠 491 00:44:36,051 --> 00:44:37,928 그라모 우리 딸내미라도 데꼬 가이소 492 00:44:38,512 --> 00:44:39,721 가… 493 00:44:39,805 --> 00:44:41,306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아요 494 00:44:41,974 --> 00:44:43,517 혼자는 불안해가 내 못 보냅니다 495 00:44:43,600 --> 00:44:46,603 기다려 보이소 우리 딸내미 좀 불러 올게요 496 00:44:48,272 --> 00:44:49,439 선자야 497 00:44:51,441 --> 00:44:54,778 제가 두 분께 너무 큰 신세를 진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498 00:44:55,404 --> 00:44:57,406 제가 점심이라도 살게요 499 00:44:59,533 --> 00:45:01,702 아입니더, 고생은 무슨 500 00:45:02,536 --> 00:45:04,621 여기 부산 시장에 뭐 없을까요? 501 00:45:07,916 --> 00:45:09,918 우동 집이 하나 있긴 한데예 502 00:45:11,336 --> 00:45:12,880 지두 소문만 들었어예 503 00:45:13,630 --> 00:45:15,132 여서 가깝십니더 504 00:45:17,134 --> 00:45:18,218 잘됐네요 505 00:45:18,302 --> 00:45:19,511 그러면 506 00:45:20,637 --> 00:45:22,472 전보는 밥 먹고 보내러 가요 507 00:45:25,726 --> 00:45:27,144 내가 저번에도 얘기했지 508 00:45:29,855 --> 00:45:30,856 그 두 마리 치워 509 00:45:33,317 --> 00:45:34,610 이건 뭐야? 510 00:45:38,363 --> 00:45:39,406 적어 511 00:45:39,907 --> 00:45:43,035 큰 시장인 건 알았지만 정말이지 엄청난데요 512 00:45:48,040 --> 00:45:49,208 진짜 크네요 513 00:46:02,262 --> 00:46:03,472 고마 가입시다 514 00:46:12,439 --> 00:46:14,983 이제 그만하자 515 00:46:15,067 --> 00:46:16,109 솔로몬 516 00:46:16,193 --> 00:46:19,196 - 안 돼요 - 죄송하지만 다시 걸겠답니다 517 00:46:19,279 --> 00:46:20,572 끊지 마요 518 00:46:20,656 --> 00:46:22,407 빌어먹을, 난 네 상사야 519 00:46:22,491 --> 00:46:24,284 어서 나와서 축하하자고 520 00:46:24,368 --> 00:46:25,577 천재적이었어 521 00:46:28,413 --> 00:46:29,665 자 522 00:46:30,791 --> 00:46:31,917 건배 523 00:46:32,000 --> 00:46:33,752 건배! 524 00:46:40,384 --> 00:46:41,718 그건… 525 00:47:01,738 --> 00:47:02,906 어무이 526 00:47:02,990 --> 00:47:04,575 이렇게 늦게 웬일이야? 527 00:47:04,658 --> 00:47:06,785 돌아가고 싶다캤다 528 00:47:06,869 --> 00:47:08,787 한 번 더 우리나라 보고 싶다고 529 00:47:08,871 --> 00:47:10,622 가라앉히고 무슨 말인지… 530 00:47:11,331 --> 00:47:14,543 너희 큰엄마 유골 내 여다 묻기 싫다 531 00:47:14,626 --> 00:47:16,461 고향으로 모실란다 532 00:47:17,379 --> 00:47:19,673 고향에 가고 싶다, 내도 533 00:47:31,643 --> 00:47:33,604 식당이란 데도 처음 와 봐예 534 00:47:36,899 --> 00:47:38,650 빨리 나왔네요 535 00:47:40,277 --> 00:47:42,946 손님이 기다리시게 하면 안 되죠 536 00:47:49,661 --> 00:47:52,039 어서 그래 일본말을 잘 배우셨어예? 537 00:47:52,873 --> 00:47:56,335 어릴 때 가정 교사를 모셨어요 538 00:47:56,418 --> 00:47:57,628 시미즈 상이라고 539 00:47:58,879 --> 00:48:00,547 친구처럼 가까운 분이었죠 540 00:48:00,631 --> 00:48:02,299 보이까 책이 많든데… 541 00:48:02,382 --> 00:48:04,510 아는 것도 억수로 많으시겠네예 542 00:48:04,593 --> 00:48:06,178 그렇지도 않아요 543 00:48:06,261 --> 00:48:07,888 한 해 한 해 갈수록 느끼지만 544 00:48:08,680 --> 00:48:10,516 모르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545 00:48:11,767 --> 00:48:12,976 솔직히 말하면 546 00:48:13,769 --> 00:48:15,979 제가 바보 같단 생각이 들 때가 더 많은데요 547 00:48:18,440 --> 00:48:19,983 같이 기도할래요? 548 00:48:27,449 --> 00:48:30,869 아버지, 일용할 양식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549 00:48:31,912 --> 00:48:34,790 계속해서 보호하시고 550 00:48:34,873 --> 00:48:38,043 옳은 길로 인도하심을 감사드립니다 551 00:48:39,920 --> 00:48:42,256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552 00:48:42,339 --> 00:48:43,340 아멘 553 00:48:47,970 --> 00:48:50,889 선자 씨, 이제 눈 떠도 돼요 554 00:49:04,778 --> 00:49:05,946 맛있네예 555 00:49:17,958 --> 00:49:20,169 계속 모른 척하는 것도 556 00:49:20,252 --> 00:49:21,670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요 557 00:49:23,672 --> 00:49:25,299 아이 가지신 거 알아요 558 00:49:30,387 --> 00:49:33,015 잘못한 짓이라고 나무라려는 건 아니에요 559 00:49:33,098 --> 00:49:35,267 그냥… 560 00:49:35,350 --> 00:49:37,311 선자 씨 편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… 561 00:49:38,812 --> 00:49:41,648 헤쳐나가는 데 도움 되지 않을까 해서 꺼낸 말이에요 562 00:49:43,775 --> 00:49:45,194 어려운 얘긴데 563 00:49:46,737 --> 00:49:48,071 아이를 564 00:49:48,155 --> 00:49:50,699 다른 가정에 맡길 생각은 해 보셨어요? 565 00:49:54,119 --> 00:49:55,829 아이를 바라는 부부도 있잖아요 566 00:49:58,207 --> 00:50:00,042 많이 힘드시겠지만… 567 00:50:00,125 --> 00:50:01,502 그게 무슨 말입니꺼? 568 00:50:05,631 --> 00:50:08,759 아이를 혼자 키우면 감당하기가 어려울 거예요 569 00:50:08,842 --> 00:50:11,386 지 팔자가 어떤지 잘 알고 있어예 570 00:50:13,805 --> 00:50:16,808 지도 얼라도 손가락질 받음서 살 건 뻔하고… 571 00:50:18,936 --> 00:50:21,939 하숙집 망하기 전에 나가야 되는 것도 압니더 572 00:50:23,732 --> 00:50:25,025 지도 모르는 게 아닙니더 573 00:50:27,903 --> 00:50:29,154 암만 그라도… 574 00:50:30,197 --> 00:50:31,323 지는… 575 00:50:33,784 --> 00:50:36,995 세상이 다 무시하는 사람의 사랑 받으면서 컸어예 576 00:50:39,623 --> 00:50:40,749 우리 아부지 577 00:50:42,960 --> 00:50:45,712 이래가 아부지 생각하는 게 뭐 염치가 없지만서도 578 00:50:47,798 --> 00:50:50,884 다들 우리 아부지 평생 장가도 못 가고 579 00:50:50,968 --> 00:50:52,636 자식도 없을 기라캤는데 580 00:50:52,719 --> 00:50:54,012 지가 요래 있잖아예 581 00:50:57,015 --> 00:50:59,101 없어야 할 아가 요 있다 아입니까 582 00:51:03,438 --> 00:51:04,690 야도… 583 00:51:06,483 --> 00:51:11,738 있으면 안 되는 아지만 요 배 속에 잘 있십니더 584 00:51:14,449 --> 00:51:16,285 야도 사랑받으면서 클 기라예 585 00:51:19,079 --> 00:51:22,499 지가 밤낮으로 일해가 손톱이 다 뿌러지고 586 00:51:23,584 --> 00:51:26,545 허리가 뽀사지고 배를 쫄쫄 굶는 한이 있어도 587 00:51:27,838 --> 00:51:29,173 내 아는… 588 00:51:32,092 --> 00:51:33,927 부족한 거 하나 없이 키울 겁니더 589 00:51:37,264 --> 00:51:38,640 그래 약속했습니더 590 00:51:42,978 --> 00:51:44,104 지 아부지… 591 00:51:51,236 --> 00:51:53,238 지한테 약속하신 것처럼예 592 00:52:01,371 --> 00:52:02,581 안 되지예 593 00:52:06,043 --> 00:52:07,211 지 아는… 594 00:52:10,297 --> 00:52:11,423 못 버립니더 595 00:52:18,722 --> 00:52:20,182 미안해요, 선자 씨 596 00:52:24,228 --> 00:52:25,687 제 생각이 짧았어요 597 00:52:29,149 --> 00:52:33,070 평생 병상에서 지내다 보니까 이것밖에 안 되네요 598 00:52:37,491 --> 00:52:39,284 그래서 책으로 배운 건 많아도 599 00:52:40,702 --> 00:52:42,621 사람들에 대해선 아는 게 없어요 600 00:52:47,501 --> 00:52:49,795 선자 씨 얘기를 듣고 있자 하니까… 601 00:52:52,047 --> 00:52:53,423 너무 창피한데요 602 00:52:54,299 --> 00:52:55,592 그런 뜻이 아입니더 603 00:52:56,552 --> 00:52:57,636 아니요 604 00:52:58,554 --> 00:53:00,264 선자 씨한테 감사하다고요 605 00:53:04,226 --> 00:53:05,310 감사예? 606 00:53:14,903 --> 00:53:16,071 그 사람… 607 00:53:18,949 --> 00:53:20,284 잊을 수 있겠어요? 608 00:53:33,881 --> 00:53:35,299 그라고 싶어예 609 00:53:38,010 --> 00:53:39,261 그럴 수 있다면… 610 00:53:41,054 --> 00:53:44,683 다른 사람을 생각해 줄 수도 있겠어요? 611 00:53:46,810 --> 00:53:48,687 지금 와가 무슨 소용입니꺼? 612 00:53:50,230 --> 00:53:51,732 지를 누가 데리간다고 613 00:53:52,357 --> 00:53:53,859 그래도 데려간다면요? 614 00:53:58,071 --> 00:53:59,531 누가 선자 씨에게… 615 00:54:02,326 --> 00:54:04,286 평생 살아온 고향을 떠나서 616 00:54:08,081 --> 00:54:09,708 새로 시작하자 한다면… 617 00:54:12,127 --> 00:54:13,378 그럴 수 있겠어요? 618 00:54:21,595 --> 00:54:22,763 글치만… 619 00:54:25,307 --> 00:54:26,850 지는 지금… 620 00:54:26,934 --> 00:54:28,894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신 거… 621 00:54:29,478 --> 00:54:30,479 알아요 622 00:54:30,979 --> 00:54:32,523 그래서 물어보는 거예요 623 00:54:33,857 --> 00:54:35,234 혹시라도 624 00:54:37,861 --> 00:54:39,279 시간이 더 지나면 625 00:54:42,950 --> 00:54:45,452 다른 사람을 생각해 줄 수 있는지 626 00:55:57,608 --> 00:55:59,610 자막: 차동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