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20,687 --> 00:00:23,357 반가운 소식이네요 작약 부인 2 00:00:23,440 --> 00:00:25,025 새 보닛을 마련하셨군요 3 00:00:26,109 --> 00:00:27,361 쑥국화 제독님 4 00:00:27,444 --> 00:00:31,740 땅속에서의 사투 끝에 승리하고 돌아오셨네요 5 00:00:32,533 --> 00:00:36,703 사랑스러운 붓꽃 자태가 우아하네요 6 00:00:38,956 --> 00:00:44,503 내 호박벌들이구나 일하느라 바쁘네 7 00:00:48,966 --> 00:00:52,052 솔직히, 정원만 있다면 파티가 뭐하러 필요하겠어? 8 00:00:52,135 --> 00:00:54,888 바로 여기가 이 계절의 사교 모임이지 9 00:01:03,605 --> 00:01:05,524 열심히 하는 겁니까? 마는 겁니까? 10 00:01:06,525 --> 00:01:09,987 죽음 씨, 내 정원엔 어쩐 일이에요? 11 00:01:10,070 --> 00:01:12,573 새로 맞춘 옷을 보여줄 겸 왔죠 12 00:01:14,616 --> 00:01:16,910 세상에, 쫙 빼입었네요 13 00:01:16,994 --> 00:01:20,455 인생을 정리했거든요 일전엔 좀 우울했어요 14 00:01:20,539 --> 00:01:21,790 지금은 괜찮아요 15 00:01:21,874 --> 00:01:24,168 어떻게 된 거예요? 쉬기라도 했나요? 아니면... 16 00:01:24,251 --> 00:01:26,086 일벌레한테 휴가가 어디 있습니까 17 00:01:27,504 --> 00:01:29,631 그저 상황을 좀 다르게 생각해 봤소 18 00:01:29,715 --> 00:01:31,508 내 관점만 바꾸면 되더군요 19 00:01:31,592 --> 00:01:34,720 우와, 좋네요 다 얘기해 봐요 20 00:01:35,554 --> 00:01:38,765 자신을 너무 비판했던 것 같아요 21 00:01:39,933 --> 00:01:43,020 나란 존재는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는 식이었죠 22 00:01:44,104 --> 00:01:46,607 얼굴에 벌레가 들락거릴 흙에 눕는단 생각을 23 00:01:46,690 --> 00:01:48,317 좋아할 사람은 없잖아요 24 00:01:48,400 --> 00:01:49,902 누가 좋아하겠어요 25 00:01:51,528 --> 00:01:53,697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26 00:01:54,364 --> 00:01:57,659 죽음이 없다면 삶이 뭐겠소? 27 00:01:57,743 --> 00:02:00,204 전부 하나의 과정이죠 28 00:02:00,287 --> 00:02:01,955 이 꽃들과 같아요 29 00:02:02,039 --> 00:02:05,334 흙에서 자라는데 그건 기본적으로 낭비요 30 00:02:05,417 --> 00:02:09,545 그러다 꽃을 피우고 결국 썩어서 더 많은 흙이 됩니다 31 00:02:10,047 --> 00:02:12,591 같은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죠 32 00:02:12,674 --> 00:02:15,552 그게 순환이고 다들 받아들여야 해요 33 00:02:15,636 --> 00:02:19,306 맞아요, 기분이 나아졌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34 00:02:19,389 --> 00:02:21,767 이 정장 정말 멋져요 35 00:02:21,850 --> 00:02:27,022 네, 그대도 새 옷을 입으면 좋겠다 싶었소 36 00:02:27,105 --> 00:02:28,315 내 차림이 어때서요? 37 00:02:28,398 --> 00:02:30,859 모양새가 아니라 느낌이 문제입니다 38 00:02:31,443 --> 00:02:34,363 이게 나로구나 싶은 옷을 입어야 해요 39 00:02:34,446 --> 00:02:37,574 옷이란 자신을 최고라고 느끼게 해줘야죠 40 00:02:37,658 --> 00:02:41,828 다른 사람 기대에 얽매여 맞춰 살 문제가 아닙니다 41 00:02:41,912 --> 00:02:43,956 디킨슨 양 할 일이 있어요 42 00:02:44,039 --> 00:02:48,377 아직 발표하지 않은 최고의 시가 수백 개는 되잖소 43 00:02:48,460 --> 00:02:50,671 그대도 최종 기한이 다가옵니다 44 00:02:51,171 --> 00:02:54,091 그렇게 입고 일을 빨리할 수 있을까 싶네요 45 00:02:55,133 --> 00:02:56,677 그럼, 대체... 46 00:02:56,760 --> 00:02:59,137 어떤 옷을 입어야 해요? 죽음 씨처럼 정장? 47 00:02:59,221 --> 00:03:00,806 그건 말 못 하죠 48 00:03:00,889 --> 00:03:04,643 자신에게 물어봐요 '어떤 옷이 내게 좋을까?' 49 00:03:04,726 --> 00:03:08,063 '그 어느 때보다 날 깊이 빠져들게 할 건 뭘까?' 50 00:03:08,146 --> 00:03:11,108 '더 멀리 갈 수 있게 하는 건?' 51 00:03:14,945 --> 00:03:17,948 디킨슨 양, 할 일이 있으니 작업복이 필요할 거요 52 00:03:24,204 --> 00:03:27,332 이 옷은 꽤 뻣뻣해요 53 00:03:27,416 --> 00:03:30,002 더 신축성이 있으면 좋겠어요 54 00:03:30,627 --> 00:03:32,212 필요한 걸 손에 넣어요 에밀리 55 00:03:32,296 --> 00:03:34,965 당신 모습대로 살아요 세월은 너무 빠르니까 56 00:03:35,632 --> 00:03:36,758 시를 써야죠 57 00:04:18,550 --> 00:04:20,469 "디킨슨" 58 00:04:20,552 --> 00:04:22,471 "시인이란 바로 그런 거였다" 59 00:04:42,074 --> 00:04:46,453 이 망할 놈의 단추 60 00:04:47,246 --> 00:04:48,580 좀 열려라 61 00:04:49,873 --> 00:04:50,999 비니 오! 62 00:04:52,584 --> 00:04:55,587 - 응? - 이 망할 옷을 못 벗겠어 63 00:04:55,671 --> 00:04:56,922 단추 좀 풀어 줄래? 64 00:04:57,005 --> 00:04:59,258 한낮에 왜 옷을 벗어? 65 00:04:59,341 --> 00:05:01,301 시를 써야 하는데 66 00:05:01,385 --> 00:05:03,595 코르셋이 너무 꽉 조여서 숨을 쉴 수가 없어 67 00:05:03,679 --> 00:05:05,764 손님이 오지 말아야 할 텐데 68 00:05:05,848 --> 00:05:07,349 누가 날 찾아오겠어? 69 00:05:07,432 --> 00:05:08,600 그렇네 70 00:05:09,101 --> 00:05:11,812 요즘 여자들 옷은 무식해 71 00:05:11,895 --> 00:05:14,565 혼자 옷을 입고 벗을 수가 있어야지 72 00:05:14,648 --> 00:05:17,025 성인이라면 그건 기본이잖아 73 00:05:17,109 --> 00:05:20,863 언니, 어떻게 감히 여성의 실루엣에 의문을 제기해? 74 00:05:21,780 --> 00:05:25,701 영감은 곧 호흡이야 알아? 75 00:05:25,784 --> 00:05:28,370 영감을 떠올리려면 호흡할 수 있어야 해 76 00:05:28,453 --> 00:05:32,499 내 책상에 앉아서 폐 가득 숨을 들이켜고 싶어 77 00:05:32,583 --> 00:05:34,376 그래, 완전히 꽂혔네 78 00:05:34,459 --> 00:05:37,379 - 코르셋 입기 싫어 - 다들 꿈은 있지 79 00:05:40,340 --> 00:05:44,511 피가 흐르고 시도 흐르는 게 느껴져 80 00:05:44,595 --> 00:05:46,972 무엇도 언니가 글 쓰는 걸 막을 순 없지? 81 00:05:47,723 --> 00:05:49,099 아직까진 그래 82 00:05:49,183 --> 00:05:50,642 막으려는 사람은 있었잖아 83 00:05:51,518 --> 00:05:53,937 누구도 내가 시 쓰는 걸 막을 순 없어, 비니 84 00:05:54,021 --> 00:05:56,398 시를 쓰니 내가 살아 있는 거니까 85 00:05:56,481 --> 00:05:59,693 곁에서 늘 응원할게 86 00:06:00,277 --> 00:06:01,278 돌아봐 87 00:06:13,832 --> 00:06:16,335 우리 좀 봐 행복한 가족이야 88 00:06:17,461 --> 00:06:19,213 행복한 가정이라고 다 비슷한 건 아니지 89 00:06:30,974 --> 00:06:32,351 됐다 90 00:06:35,354 --> 00:06:36,980 어디 보자... 91 00:06:39,399 --> 00:06:40,984 이게 누구냐 92 00:06:41,068 --> 00:06:42,569 손님이 올 줄 몰랐는데 93 00:06:43,070 --> 00:06:45,239 어머니, 아버지... 94 00:06:47,282 --> 00:06:48,784 화해하러 왔어요 95 00:06:48,867 --> 00:06:51,245 난 애초에 너랑 싸운 적 없다 96 00:06:52,538 --> 00:06:54,581 우리 손자가 거기 있나? 97 00:06:54,665 --> 00:06:56,041 그럼요 98 00:06:56,124 --> 00:06:57,626 그럼 어서 들어오렴 99 00:06:57,709 --> 00:07:00,921 이 이름 없는 철부지가 쿠키 할미와 이젠 친해져야지 100 00:07:06,051 --> 00:07:07,970 이름은 정했니? 101 00:07:08,637 --> 00:07:10,889 - 거의요 - 맙소사, 왜 이리 늦어? 102 00:07:10,973 --> 00:07:13,976 - 가족 성을 붙이고 싶어요 - 그건 당연하지 103 00:07:14,059 --> 00:07:16,770 근데 그 전에, 우리가 어떤 가족인지 알아야겠어요 104 00:07:17,855 --> 00:07:19,523 그게 무슨 말이니? 105 00:07:19,606 --> 00:07:23,402 아버지 상의할 일이 있어요 106 00:07:23,485 --> 00:07:27,531 이번에 알게 된 소송 사건이 있는데 혹시 관심 있으시면 107 00:07:27,614 --> 00:07:30,325 우리가 같이 맡아도 괜찮을 듯합니다 108 00:07:30,409 --> 00:07:32,703 네가 따로 개업한 줄 알았는데 109 00:07:32,786 --> 00:07:35,664 이 사건은 제가 전력을 다해야 하지만 110 00:07:35,747 --> 00:07:38,959 아버지의 전문성도 필요해요 111 00:07:41,086 --> 00:07:42,212 그렇군 112 00:07:43,005 --> 00:07:44,798 말해 봐라 113 00:07:44,882 --> 00:07:46,300 어떤 상황이야? 114 00:07:46,383 --> 00:07:50,012 앤젤린 파머라는 자유 흑인 여자아이가 있는데 115 00:07:50,095 --> 00:07:52,931 이 마을의 쇼 집안에서 하인으로 일했어요 116 00:07:53,015 --> 00:07:54,183 그 집안 알잖아요 117 00:07:54,266 --> 00:07:56,768 - 그래요, 존경할만한 사람들이지 - 그렇진 않아요 118 00:07:57,853 --> 00:08:00,898 쇼 집안은 앤젤린을 119 00:08:00,981 --> 00:08:05,444 600달러에 조지아주로 팔아넘길 계략을 꾸몄어요 120 00:08:06,695 --> 00:08:08,363 앤젤린의 오빠들이 121 00:08:08,447 --> 00:08:11,366 그 집안이 떠나기 전에 앤젤린을 몰래 구출했지만 122 00:08:11,450 --> 00:08:15,537 납치와 폭행 혐의로 체포됐어요 123 00:08:16,121 --> 00:08:19,082 지금 구금된 상황인데 124 00:08:19,166 --> 00:08:21,668 우리가 대리인을 맡으면 진심으로 반길 겁니다 125 00:08:21,752 --> 00:08:25,339 복잡한 사건이구나 쇼 집안은 인맥이 두터워 126 00:08:26,131 --> 00:08:28,884 우리 디킨슨 가문에 왜 그런 관심을 127 00:08:28,967 --> 00:08:30,135 끌려고 하는 거냐? 128 00:08:30,219 --> 00:08:32,804 그게 바로 이 사건을 맡으려는 이유예요 129 00:08:33,388 --> 00:08:37,808 현실을 직시하세요 우리 집안 평판은 지금 별로예요 130 00:08:38,477 --> 00:08:41,897 아버지의 앞뒤가 꽉 막힌 휘그당 정치 활동과... 131 00:08:42,940 --> 00:08:44,191 제 나약함 때문에요 132 00:08:44,942 --> 00:08:47,110 우리가 올해는 좀 고전했죠 133 00:08:47,194 --> 00:08:50,822 이 사건을 맡으면 우리 집안 명성이 새롭게 거듭날 겁니다 134 00:08:50,906 --> 00:08:53,825 우리가 정의의 편에 섰다는 의미를 줄 테니까요 135 00:08:56,537 --> 00:09:00,499 겉뜨기 한 번, 안뜨기 두 번 136 00:09:00,582 --> 00:09:01,792 뭘 뜨는 거예요? 137 00:09:01,875 --> 00:09:06,088 - 곧 알게 될 거예요, 다들 - 뭘 알아요? 138 00:09:06,171 --> 00:09:09,424 대단한 작품이 곧 옵니다 139 00:09:10,968 --> 00:09:13,637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 참 좋네요 140 00:09:13,720 --> 00:09:14,721 그렇죠? 141 00:09:14,805 --> 00:09:17,307 행복하고 활기찬 기분이에요 142 00:09:17,391 --> 00:09:21,019 새 생명이 움트고 꽃가루에 꿀까지 143 00:09:21,103 --> 00:09:22,688 좀 후끈 달아오르죠 144 00:09:22,771 --> 00:09:26,191 멋진 신사가 장난치며 날 휘두르면 좋겠는데 145 00:09:26,275 --> 00:09:28,026 매기가 외롭나 봐요 146 00:09:28,861 --> 00:09:30,863 에밀리를 보러 왔는데 집에 있나요? 147 00:09:30,946 --> 00:09:34,324 - 위층에서 시 쓰고 있어요 - 뭐 줄 게 있어요? 148 00:09:34,408 --> 00:09:36,952 시 쓰는 중이면 방해하면 안 되겠네 149 00:09:37,035 --> 00:09:41,707 늘 쓰고 생각하는 걸요 언니는 생각이 많아요 150 00:09:42,291 --> 00:09:44,501 생각이란 생각은 혼자 다 한다니까요 151 00:09:45,169 --> 00:09:46,920 올라가 보세요 언니가 반가워할 거예요 152 00:09:48,964 --> 00:09:53,844 겉뜨기 한 번... 안뜨기 두 번 153 00:09:58,640 --> 00:10:01,018 '내가 치른 전쟁들은 책 속에 묻어 두었다' 154 00:10:02,811 --> 00:10:04,104 누구세요? 155 00:10:06,231 --> 00:10:08,025 베티 들어오세요 156 00:10:08,609 --> 00:10:10,027 바쁜 거 알아 157 00:10:10,110 --> 00:10:14,781 괜찮아요, 무슨 일 있나요? 헨리는 소식 없죠? 158 00:10:14,865 --> 00:10:18,035 응, 소식 없어 이젠 포기하려고... 159 00:10:18,118 --> 00:10:22,497 정말 안타깝네요 뭐라도 해드릴 수 있다면 좋은데 160 00:10:22,581 --> 00:10:25,125 아니야 실은 그래서 왔어 161 00:10:25,209 --> 00:10:29,588 날 도와주려는 너한테 내가 너무 심했다 162 00:10:29,671 --> 00:10:31,924 넌 그저 희망을 주려고 했을 뿐인데 말이야 163 00:10:32,007 --> 00:10:34,843 그건 전혀 문제 될 게 없어 164 00:10:34,927 --> 00:10:38,263 세상은 더 많은 사람이 서로 돕도록 노력할 수 있지 165 00:10:40,974 --> 00:10:42,518 글쎄다, 오스틴 166 00:10:42,601 --> 00:10:46,813 정치가 내 길이 아니란 건 이미 받아들였다 167 00:10:47,856 --> 00:10:53,445 내게 가장 귀한 건 여기, 내 가족과 자식들이야 168 00:10:54,071 --> 00:10:57,741 그럼 자식을 생각해 보세요 앤젤린은 11살이었어요 169 00:10:57,824 --> 00:10:59,409 에밀리가 그 나이라고 쳐 보죠 170 00:10:59,493 --> 00:11:03,872 걔를 낯선 사람한테 600달러에 팔려고 한 겁니다 171 00:11:04,873 --> 00:11:06,875 너 정말 진지하구나? 172 00:11:06,959 --> 00:11:10,921 네, 변화를 도모할 때예요 173 00:11:11,004 --> 00:11:13,966 시대가 바뀌니 사회도 변해야죠 174 00:11:14,049 --> 00:11:16,593 우리는 새로운 세상의 일원이 되거나 175 00:11:17,177 --> 00:11:18,762 아니면 구시대 인물로 전락할 거예요 176 00:11:20,681 --> 00:11:21,723 그 사건을 맡자 177 00:11:28,856 --> 00:11:30,440 잘됐네요 178 00:11:30,524 --> 00:11:33,235 네가 네브래스카주로 간다고 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179 00:11:33,318 --> 00:11:37,990 아뇨, 여기 머물면서 사회에 공헌할 방법을 찾을 거예요 180 00:11:38,490 --> 00:11:40,033 - 이제 아기 주실래요? - 아니, 싫다 181 00:11:40,117 --> 00:11:43,579 실은, 도와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어요 182 00:11:43,662 --> 00:11:45,122 뭔데? 183 00:11:45,205 --> 00:11:47,082 새 옷을 만들고 싶어요 184 00:11:48,750 --> 00:11:51,670 가게에 주문이 좀 밀려서... 185 00:11:51,753 --> 00:11:54,214 아뇨,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에요 186 00:11:54,298 --> 00:11:55,465 직접 만들려고요 187 00:11:55,549 --> 00:11:57,009 - 직접? - 네 188 00:11:57,092 --> 00:11:59,094 제 바느질 솜씨가 형편없긴 하지만 189 00:11:59,803 --> 00:12:02,556 저 자신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에요 190 00:12:02,639 --> 00:12:05,392 시를 쓸 때 입고 191 00:12:05,475 --> 00:12:07,686 살아갈 수 있는 옷이요 192 00:12:08,979 --> 00:12:13,400 그래서 베티의 전문 지식이 필요해요 193 00:12:14,401 --> 00:12:17,821 이런 옷이 과연 있었을까 싶거든요 194 00:12:18,822 --> 00:12:21,283 기꺼이 도와줄게 195 00:12:21,366 --> 00:12:24,953 새 디자인에 도전하는 거 좋아 196 00:12:25,037 --> 00:12:26,246 좋아요 197 00:12:27,664 --> 00:12:28,790 여기 앉으세요 198 00:12:29,708 --> 00:12:32,878 아기 보내기 전에 이름이 뭔지 말해 줄래? 199 00:12:33,462 --> 00:12:36,173 네, 그래도 되겠네요 200 00:12:36,924 --> 00:12:38,550 수, 그 영광을 맡겠어? 201 00:12:38,634 --> 00:12:40,469 - 똥 장군은 어때요? - 딱 맞네요 202 00:12:40,552 --> 00:12:42,763 다들 기다리잖니 꼬마 녀석 이름이 뭐냐? 203 00:12:43,347 --> 00:12:48,310 저희 결정은... 204 00:12:51,688 --> 00:12:53,607 - 뭐지? - 아냐, 어서 말해 205 00:12:53,690 --> 00:12:55,526 - 누구지? - 누가 왔잖아요 206 00:12:57,194 --> 00:12:58,570 나갑니다 207 00:13:05,285 --> 00:13:06,495 세상에 208 00:13:06,578 --> 00:13:09,915 제 앞에 있는 이 멋진 청년은 누구실까요? 209 00:13:09,998 --> 00:13:12,417 저는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 대령입니다 210 00:13:12,501 --> 00:13:14,753 위대한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만나러 왔습니다 211 00:13:23,136 --> 00:13:24,680 - 뭔데? - 이따 말씀드릴게요 212 00:13:24,763 --> 00:13:26,807 에밀리한테 손님이 왔어요 213 00:13:26,890 --> 00:13:28,016 에밀리한테? 누군데? 214 00:13:28,100 --> 00:13:31,770 군인인데 고위 장교고 굉장히 잘생겼어요 215 00:13:31,854 --> 00:13:36,900 이름이 윈트위그 한스워스 톰프턴 팝콘이래요 216 00:13:36,984 --> 00:13:40,070 - 매기, 뇌졸중 있어? - 천천히 말해 봐요, 매기 217 00:13:40,153 --> 00:13:42,739 햄스워스 위글스턴 텐터훅스 218 00:13:42,823 --> 00:13:43,824 뭐? 219 00:13:46,326 --> 00:13:48,328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 대령입니다 220 00:13:49,329 --> 00:13:52,165 따님인 에밀리 디킨슨이 저의... 221 00:13:55,252 --> 00:13:56,670 얼굴을 알 수 없는 기고자입니다 222 00:13:56,753 --> 00:13:59,631 기고자요? 그 말은... 223 00:13:59,715 --> 00:14:01,842 - 에밀리가 편지를 썼나요? - 네 224 00:14:02,426 --> 00:14:04,887 많은 편지와 시를 보냈죠 225 00:14:05,721 --> 00:14:07,264 정말 놀라운 시였습니다 226 00:14:07,764 --> 00:14:13,228 에밀리의 시 그 정교하고 필연적인 문장들이 227 00:14:13,812 --> 00:14:17,608 전쟁의 고통 속에서 제게 위안이 되어 줬습니다 228 00:14:18,483 --> 00:14:22,779 아무튼, 저야 최전방에 나가 봤지만 229 00:14:22,863 --> 00:14:26,116 그 경험을 담아낸 건 바로 에밀리예요 230 00:14:28,076 --> 00:14:32,789 대체 어떻게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이 여인이 231 00:14:32,873 --> 00:14:35,667 그 심오하고 어두운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요? 232 00:14:38,462 --> 00:14:40,214 저 자신을 위해 에밀리를 꼭 봐야 했고 233 00:14:40,297 --> 00:14:42,591 에밀리의 집과 가족도 보고 싶었습니다 234 00:14:44,009 --> 00:14:46,637 에밀리가 천재란 걸 언제 처음 아셨나요? 235 00:14:49,765 --> 00:14:53,560 이 옷을 입고 모든 존재를 선회하며 236 00:14:53,644 --> 00:14:56,396 의식의 저 끝까지 여행할 거예요 237 00:14:56,480 --> 00:14:59,233 그래, 그럼 질질 끌리는 옷자락은 필요 없겠네 238 00:14:59,316 --> 00:15:01,568 의식은 진흙밭이니까 239 00:15:01,652 --> 00:15:03,445 네, 맞아요! 240 00:15:03,529 --> 00:15:06,782 세탁하기 쉬워야 온갖 경험을 하며 241 00:15:06,865 --> 00:15:08,867 매일 입을 수 있어요 242 00:15:08,951 --> 00:15:12,079 그럼 흰색이 좋겠다 세탁하기 제일 간편하니까 243 00:15:12,162 --> 00:15:13,622 하얀 옷이요? 244 00:15:13,705 --> 00:15:17,584 좋아요, 봄에만 존재하는 빛으로 만들어졌죠 245 00:15:18,168 --> 00:15:22,005 아주 좋아 구성은 어떻게 할까? 246 00:15:22,089 --> 00:15:24,758 래치, 훅, 단추는? 247 00:15:24,842 --> 00:15:26,927 단추가 너무 많으면 옷을 혼자 못 입어요 248 00:15:27,010 --> 00:15:29,012 단추를 전부 앞에 달면 어때? 249 00:15:29,096 --> 00:15:31,348 그럼 혼자 입을 수 있잖아 250 00:15:31,431 --> 00:15:33,267 - 앞에서 단추를 잠가요? - 다른 옷이지 251 00:15:33,350 --> 00:15:34,476 혁신적이네요! 252 00:15:34,560 --> 00:15:37,896 - 단추는 전부 앞으로 - 좋아요 253 00:15:37,980 --> 00:15:40,482 이제 모양을 정해 보자 254 00:15:41,149 --> 00:15:44,862 이게 진짜 관건이야 255 00:15:44,945 --> 00:15:47,281 치마받이 틀, 속치마 버팀테는? 256 00:15:47,364 --> 00:15:50,158 다 필요 없어요 간단한 게 좋아요 257 00:15:50,242 --> 00:15:51,785 또 뭐가 싫은지 알려 드릴게요 258 00:15:52,786 --> 00:15:54,329 - 이거요 - 코르셋을 빼? 259 00:15:54,413 --> 00:15:58,417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려면 이 옷이 필요해요 260 00:15:58,500 --> 00:16:01,044 코르셋을 입으면 제약이 너무 많죠 261 00:16:01,128 --> 00:16:04,882 너한테만 살짝 알려 줄게 난 코르셋 안 입어 262 00:16:04,965 --> 00:16:07,509 맙소사 그럼 원래 몸매가 그래요? 263 00:16:07,593 --> 00:16:11,305 반반이란다 신축성으로 옷 모양을 잡거든 264 00:16:11,388 --> 00:16:13,223 - 여전히 멋져 보이지 - 맞아요 265 00:16:13,307 --> 00:16:17,853 신축성이 있으면 몸을 어떻게 움직여도 숨 쉴 수 있어 266 00:16:17,936 --> 00:16:19,104 그거면 될까? 267 00:16:19,188 --> 00:16:23,233 글쎄요, 모양은 됐어요 안 잡을래요 268 00:16:23,317 --> 00:16:26,737 숨을 들이쉴 공간이 많겠네 에밀리, 그렇게 하자 269 00:16:26,820 --> 00:16:30,782 코르셋과 신축성을 뺀 작업복 270 00:16:30,866 --> 00:16:33,952 아, 사용하는 도구도 고려해야 해 271 00:16:34,036 --> 00:16:37,331 - 말씀해 보세요 - 일할 때 어떤 도구가 필요하니? 272 00:16:37,414 --> 00:16:40,250 나 같은 경우엔 가위도 쓰고, 골무도 쓰고... 273 00:16:40,334 --> 00:16:42,669 연필 한 자루랑 종이 몇 장이면 돼요 274 00:16:42,753 --> 00:16:43,754 그렇구나 275 00:16:44,338 --> 00:16:46,924 영감이 떠오를 때를 대비해서 276 00:16:47,007 --> 00:16:48,967 그걸 갖고 다니고 싶겠네? 277 00:16:49,551 --> 00:16:50,719 맞아요 278 00:16:50,802 --> 00:16:53,931 그럼 분명 이게 필요하겠구나 279 00:16:54,014 --> 00:16:56,391 - 주머니요 - 그래, 주머니 280 00:16:58,477 --> 00:17:00,437 에밀리, 누가 찾아왔어요 281 00:17:00,521 --> 00:17:02,105 - 앉으시죠 - 손님이요 282 00:17:02,189 --> 00:17:03,565 손님이라니 누구요? 283 00:17:04,566 --> 00:17:06,359 왓스워스 벤틀리 티들리윙크스 대령요 284 00:17:06,944 --> 00:17:09,488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 대령요? 285 00:17:09,570 --> 00:17:10,948 맞아요 그렇다니까요 286 00:17:11,531 --> 00:17:13,325 그 사람이 우리 집에 왔어요? 287 00:17:13,407 --> 00:17:15,618 아래층에서 가족과 함께 기다리고 있어요 288 00:17:15,702 --> 00:17:16,703 맙소사 289 00:17:16,787 --> 00:17:19,330 만나고 싶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? 290 00:17:19,414 --> 00:17:20,832 편지로만 소통하는 건데 291 00:17:20,915 --> 00:17:23,292 널 만나면 안 좋아할까 봐 걱정되니? 292 00:17:23,377 --> 00:17:27,714 어찌 생각할진 모르겠네요 날 아주 작게 묘사했거든요 293 00:17:27,798 --> 00:17:29,800 굴뚝새처럼 작고 294 00:17:29,883 --> 00:17:32,177 머리카락은 밤송이 색이라고 했죠 295 00:17:32,261 --> 00:17:35,138 알겠네요 그렇게 낚았군요? 296 00:17:35,639 --> 00:17:37,808 난 못 내려가요 안 되죠, 아무래도... 297 00:17:37,891 --> 00:17:40,394 변명을 해야겠네요 전해주세요 298 00:17:40,477 --> 00:17:43,105 내가 옷을 안 입었고... 299 00:17:43,188 --> 00:17:45,274 베티랑 치수를 재고 있으니 300 00:17:45,357 --> 00:17:47,025 나중에 다시 오라고요 301 00:17:48,068 --> 00:17:50,153 알겠어요 그렇게 말해 볼게요 302 00:17:50,237 --> 00:17:52,823 그 전에, 이 말은 해 줘야겠네요 303 00:17:52,906 --> 00:17:55,617 저렇게 잘생긴 남자는 처음 봤답니다 304 00:17:56,368 --> 00:18:00,664 상관없어요, 연애 감정 없이 내 시에 관한 자문을 구했을 뿐이에요 305 00:18:00,747 --> 00:18:03,625 아직 만날 준비가 안 됐어요 전혀 안 됐죠 306 00:18:03,709 --> 00:18:05,711 아직 쓸 게 천지예요 이제 시작인데 307 00:18:05,794 --> 00:18:07,254 준비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거예요 308 00:18:07,337 --> 00:18:10,257 그럼 내가 꼬셔도 화내지 않을 거죠? 309 00:18:10,340 --> 00:18:12,843 매기, 마음대로 해요 저 사람만 치워줘요 310 00:18:12,926 --> 00:18:14,428 어떻게 진짜 올 수가 있죠? 311 00:18:14,511 --> 00:18:16,847 세상에, 수는 어때요? 화났나요? 312 00:18:16,930 --> 00:18:18,765 차는 어떻게 드시나요, 대령님? 313 00:18:18,849 --> 00:18:21,727 먼 길 오셨으니 시장하시겠네요 314 00:18:21,810 --> 00:18:24,021 구운 햄을 한 조각 내올까요? 315 00:18:24,104 --> 00:18:25,439 아뇨, 괜찮습니다 316 00:18:25,522 --> 00:18:26,773 실은 채식주의자예요 317 00:18:26,857 --> 00:18:28,108 정말 윤리적이시네요 318 00:18:28,692 --> 00:18:32,279 그럼 채소를 좀 내올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319 00:18:33,113 --> 00:18:35,490 재킷을 벗으시겠어요, 대령님? 320 00:18:35,574 --> 00:18:38,202 남북 전쟁 먼지를 뒤집어쓰셨잖아요 321 00:18:38,744 --> 00:18:41,580 쿠키 할머니 잠깐 얘기 좀 하실래요? 322 00:18:47,336 --> 00:18:49,588 제 말 똑똑히 들으세요 323 00:18:49,671 --> 00:18:52,382 저 밖에 계신 분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에요 324 00:18:52,466 --> 00:18:55,260 작가, 사상가이자 혁명가죠 325 00:18:55,344 --> 00:18:58,555 에밀리 시에 감탄해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요 326 00:18:58,639 --> 00:19:02,976 모르시겠어요? 저 사람 손에 에밀리의 앞날이 달렸을지도 몰라요 327 00:19:03,560 --> 00:19:05,896 그러니 차를 대접하고 328 00:19:05,979 --> 00:19:09,858 최고급 식기만 사용할 겁니다 329 00:19:09,942 --> 00:19:11,401 혹시 커피를 달라고 하면 330 00:19:11,485 --> 00:19:14,780 달콤한 버터와 달걀을 같이 내갈 거예요 331 00:19:14,863 --> 00:19:17,533 '알뜰한 주부'의 추천처럼요 아시겠어요? 332 00:19:18,367 --> 00:19:22,287 수전 길버트 너 참 잘났다 333 00:19:22,371 --> 00:19:23,747 별일 없나요? 334 00:19:23,830 --> 00:19:27,793 응, 히긴슨 대령에게 차를 대접할 참이야 335 00:19:28,836 --> 00:19:30,045 으흠 에밀리는 어디 있어요? 336 00:19:30,128 --> 00:19:32,297 딸꾹질이 도졌어요 337 00:19:33,048 --> 00:19:34,174 안 내려온대요 338 00:19:35,843 --> 00:19:37,928 - 곧 내려올 겁니다 - 정말 무례하군 339 00:19:38,011 --> 00:19:41,139 예절을 잘 가르친 줄 알았는데 아비의 일은 끝이 없네요 340 00:19:41,223 --> 00:19:43,267 아닙니다 분명 시 쓰느라 바쁘겠죠 341 00:19:43,350 --> 00:19:47,604 에밀리가 깊이 몰입하면 순식간에 시간이 흐를 겁니다 342 00:19:47,688 --> 00:19:50,691 크림과 설탕을 드릴까요, 대령님? 343 00:19:50,774 --> 00:19:52,317 말씀만 하세요 344 00:19:52,401 --> 00:19:53,819 아뇨, 그냥 마시겠습니다 345 00:19:55,404 --> 00:19:57,614 예술가의 가족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346 00:19:58,991 --> 00:20:01,034 에밀리 얘기를 좀 해주시죠 어떤 사람인가요? 347 00:20:01,118 --> 00:20:02,536 어서요 사소한 것도 좋습니다 348 00:20:02,619 --> 00:20:07,207 때론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큰일을 해내곤 하죠 349 00:20:08,876 --> 00:20:10,085 그게... 350 00:20:10,836 --> 00:20:13,839 에밀리는 독특해요 351 00:20:13,922 --> 00:20:18,510 - 좀 이상하죠 - 바느질, 요리, 청소도 못 해요 352 00:20:18,594 --> 00:20:21,597 - 근데 빵은 만듭니다 - 꽃을 정말 좋아해요 353 00:20:21,680 --> 00:20:23,473 호박벌과 대화하는 걸 자주 목격했죠 354 00:20:23,557 --> 00:20:25,058 맞아 그 벌은 어떻게 된 거지? 355 00:20:25,142 --> 00:20:27,978 본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독특한 아이입니다 356 00:20:28,061 --> 00:20:30,647 네, 우리 가족 중에 제일 정신 나간 게 에밀리죠 357 00:20:31,440 --> 00:20:32,941 그건 모르겠네 358 00:20:33,817 --> 00:20:35,903 - 정신 나갔다고요? - 네 359 00:20:35,986 --> 00:20:39,531 에밀리 빼고는 다들 평범하거든요 360 00:20:39,615 --> 00:20:42,451 전쟁 중인 나라 361 00:20:42,534 --> 00:20:45,579 분열되고 청년들이 쓰러진다 362 00:20:45,662 --> 00:20:49,082 이건 고립과 안보에 관한 성명이노라 363 00:20:49,708 --> 00:20:52,211 난 여성이다 364 00:20:52,294 --> 00:20:53,587 남자들이 죽어간다! 365 00:20:55,088 --> 00:20:57,549 고로 나도 죽어간다 366 00:20:58,217 --> 00:21:01,803 내 삶의 세밀한 부분은 짜였고 367 00:21:02,471 --> 00:21:04,723 우리 모두 그러하다 368 00:21:06,558 --> 00:21:07,851 그대는 내 아버지인가요? 369 00:21:07,935 --> 00:21:09,978 제가 얘 아비입니다 370 00:21:10,062 --> 00:21:13,023 디킨슨에 갇히다 371 00:21:13,106 --> 00:21:15,025 어쨌든, 쟤는 에밀리가 아니에요 372 00:21:15,108 --> 00:21:16,485 네, 이건... 373 00:21:16,568 --> 00:21:18,445 아마... 374 00:21:20,822 --> 00:21:22,991 그래, 이 정도면 되겠다 375 00:21:23,784 --> 00:21:24,785 바로 이거예요 376 00:21:26,453 --> 00:21:28,830 새로운 스타일의 옷... 377 00:21:29,957 --> 00:21:31,583 새로운 시를 위한 거죠 378 00:21:34,294 --> 00:21:36,463 정말 내가 안 만들어줘도 되겠니? 379 00:21:36,547 --> 00:21:39,550 - 몇 주면 될 텐데 - 아뇨, 직접 만들고 싶어요 380 00:21:41,885 --> 00:21:44,638 오늘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마워요, 베티 381 00:21:49,852 --> 00:21:51,311 너희 가족한텐 뭐라고 할까? 382 00:21:52,479 --> 00:21:54,064 못 내려간다고 전해주세요 383 00:21:56,733 --> 00:21:58,151 그냥... 384 00:21:59,319 --> 00:22:00,320 시를 쓰고 있다고요 385 00:22:12,749 --> 00:22:14,042 있잖아 386 00:22:16,211 --> 00:22:19,923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... 387 00:22:22,050 --> 00:22:23,594 난 계속 시를 쓸 거야 388 00:22:26,180 --> 00:22:28,265 아무도 신경 안 써도 말이야 389 00:22:30,726 --> 00:22:33,604 에밀리 디킨슨이란 사람이 390 00:22:35,647 --> 00:22:40,152 이 작은 방에 앉아서... 391 00:22:42,196 --> 00:22:43,488 매일매일... 392 00:22:47,159 --> 00:22:48,702 그저 느낌이 떠올라 시를 적었지만 393 00:22:50,996 --> 00:22:53,665 전혀 달라질 게 없대도 말이야 394 00:22:58,504 --> 00:22:59,755 차가 근사해요 395 00:22:59,838 --> 00:23:01,715 안녕하세요 저는 비니예요 396 00:23:02,216 --> 00:23:03,884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입니다 397 00:23:04,927 --> 00:23:06,386 웬트워스라도 불러주세요 398 00:23:07,179 --> 00:23:08,430 그럴게요 399 00:23:08,514 --> 00:23:09,973 손 떼요, 내 거니까 400 00:23:10,682 --> 00:23:13,018 - 라비니아가 왔으니... - 밝히기는! 401 00:23:13,101 --> 00:23:15,187 중대 발표를 해 볼까? 402 00:23:15,812 --> 00:23:19,066 대령님이 오시기 전에 아기 이름을 발표하려던 참이었어요 403 00:23:19,149 --> 00:23:20,567 드디어 정했구나 404 00:23:20,651 --> 00:23:22,945 어찌나 오래 걸렸는지 아기가 지금 생후 4개월이에요 405 00:23:23,028 --> 00:23:24,821 어서 발표해라! 406 00:23:24,905 --> 00:23:28,283 - 좋아, 누가 말할 거야? - 실은, 아기가 말할 거야 407 00:23:28,367 --> 00:23:30,035 - 그렇지, 수? - 네 408 00:23:31,495 --> 00:23:33,580 아기가 편지를 썼어요 409 00:23:33,664 --> 00:23:36,834 우와, 편지를 쓰다니 고모를 닮았네요 410 00:23:36,917 --> 00:23:39,628 이건... 아버님께 쓴 편지랍니다 411 00:23:40,212 --> 00:23:42,339 - 제가 읽을까요? - 그러렴 412 00:23:42,422 --> 00:23:44,049 그 목소리로 해 413 00:23:45,092 --> 00:23:46,218 목소리가 있어요? 414 00:23:49,096 --> 00:23:51,431 '사랑하는 할아버지께' 415 00:23:53,058 --> 00:23:57,229 '저는 이 멋진 세상에 태어난 지 꽤 여러 날이 지났지만' 416 00:23:57,312 --> 00:23:59,773 '아직 이름 하나 없어요' 417 00:23:59,857 --> 00:24:01,567 정말 에밀리만 정신 나갔나 싶네요 418 00:24:01,650 --> 00:24:05,028 '엄마가 할아버지 성함이 참 멋지다고 하셨는데' 419 00:24:05,112 --> 00:24:09,241 '저도 그런 이름을 가져도 될지 여쭤보고 싶어요' 420 00:24:09,825 --> 00:24:13,370 '이런 작은 꼬마도 할아버지 성함 같은' 421 00:24:14,079 --> 00:24:19,042 '훌륭한 이름을 가져도 된다면 부디 말씀해 주세요' 422 00:24:21,670 --> 00:24:24,381 아버지 이름을 따서 에드워드예요 423 00:24:24,464 --> 00:24:26,925 허락해 주신다면요 424 00:24:27,009 --> 00:24:29,887 이제까지 살면서 가장 큰 영광이구나 425 00:24:29,970 --> 00:24:32,890 에드워드 아기 에드워드 426 00:24:32,973 --> 00:24:35,767 - 네드라고 부를 거예요 - 아기 네드 427 00:24:35,851 --> 00:24:37,311 정말 멋지네요 428 00:24:40,439 --> 00:24:43,734 - 아기가 이름이 생겼네요 - 베티, 아직 있었는지 몰랐네 429 00:24:43,817 --> 00:24:45,861 에밀리가 새 옷 만드는 걸 도왔어요 430 00:24:45,944 --> 00:24:47,112 이제 가야죠 431 00:24:47,696 --> 00:24:48,906 축하해 432 00:24:48,989 --> 00:24:50,157 고맙네 433 00:24:50,240 --> 00:24:51,533 그리고 준비해 434 00:24:51,617 --> 00:24:54,453 손자가 기독교식 이름을 얻었으니 일요일 정장을 435 00:24:54,536 --> 00:24:56,496 잔뜩 주문할 테니까 436 00:24:56,580 --> 00:24:59,541 얼른 이 녀석을 교회에 데려가서 437 00:24:59,625 --> 00:25:01,710 다른 할머니들 질투를 잔뜩 받고 싶네 438 00:25:01,793 --> 00:25:03,795 종교란 그런 거죠 439 00:25:05,506 --> 00:25:06,548 잘 가요 440 00:25:06,632 --> 00:25:08,800 우리 집안 옷을 맡아주는 베티예요 441 00:25:08,884 --> 00:25:12,221 네, 애머스트 최고의 재봉사죠 442 00:25:12,930 --> 00:25:14,223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443 00:25:17,100 --> 00:25:18,310 군복이 참 멋있네 444 00:25:20,646 --> 00:25:22,147 우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445 00:25:22,231 --> 00:25:24,149 언니가 내려오긴 하는 거예요? 446 00:25:24,233 --> 00:25:25,526 실례합니다, 베티 447 00:25:26,235 --> 00:25:27,236 베티 맞죠? 448 00:25:27,819 --> 00:25:30,531 네? 누구시죠? 449 00:25:31,406 --> 00:25:32,741 용서하세요, 부인 450 00:25:34,117 --> 00:25:36,161 저는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 대령입니다 451 00:25:36,745 --> 00:25:38,747 사우스캐롤라이나 최초 자원병으로 구성된 452 00:25:38,830 --> 00:25:40,916 북군 최초의 흑인 병사 연대에서 453 00:25:41,500 --> 00:25:43,460 복무하는 영광을 누렸죠 454 00:25:43,544 --> 00:25:44,753 아마 아실 겁니다 455 00:25:45,712 --> 00:25:46,880 헨리와 함께 싸웠군요 456 00:25:46,964 --> 00:25:48,340 아니요 457 00:25:48,423 --> 00:25:51,510 헨리는 동료들을 이끌고 싸웠습니다 458 00:25:52,094 --> 00:25:56,265 다들 무장하고 적에게 맞서러 달려 나갔죠 459 00:25:56,348 --> 00:25:57,808 용감한 행동이었습니다 460 00:25:58,600 --> 00:26:03,647 작지만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졌어요 461 00:26:03,730 --> 00:26:07,234 남군은 뷰퍼트로 진군하고 있었고 462 00:26:07,317 --> 00:26:10,779 사우스캐롤라이나 자원병들은 매복했던 적군을 막았습니다 463 00:26:11,989 --> 00:26:15,284 헨리도 거기 함께 있었죠 464 00:26:15,868 --> 00:26:17,494 그이는... 465 00:26:18,078 --> 00:26:19,872 헨리는 전투에서 살아남았어요 466 00:26:21,039 --> 00:26:22,124 멀쩡하게 잘 있습니다 467 00:26:25,586 --> 00:26:28,922 '모진 바람 속에서 더 감미롭고' 468 00:26:29,006 --> 00:26:30,716 '틀림없이 매서운 폭풍만이' 469 00:26:30,799 --> 00:26:32,926 '많은 이를 따스하게 보듬은' 470 00:26:33,010 --> 00:26:34,636 '그 작은 새를 당황하게 하리라' 471 00:26:34,720 --> 00:26:36,096 감히 희망도 못 품었어요 472 00:26:38,223 --> 00:26:39,308 그리고... 473 00:26:42,603 --> 00:26:43,812 전해드릴 게 있습니다 474 00:26:55,032 --> 00:26:56,283 헨리의 편지네요 475 00:26:57,743 --> 00:26:59,161 드디어 전달됐네요 476 00:26:59,244 --> 00:27:03,624 저는 항상, 훌륭한 글은 청중에게 다가갈 방법을 찾는다고 말하죠 477 00:27:09,922 --> 00:27:11,215 부인 478 00:27:28,148 --> 00:27:30,442 에밀리가 아직이라 정말 미안합니다, 대령 479 00:27:31,151 --> 00:27:32,528 괜찮습니다 480 00:27:34,279 --> 00:27:35,864 얼마든지 기다리죠 481 00:27:38,033 --> 00:27:40,494 에밀리 같은 시인에게 한두 시간이란 뭘까요? 482 00:27:42,329 --> 00:27:44,998 에밀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 세기가 걸릴지도 모릅니다 483 00:27:46,542 --> 00:27:50,796 실은, 오래전 아일랜드 전쟁에서는 484 00:27:50,879 --> 00:27:52,548 씨족들이 협정을 맺었다고 해요 485 00:27:53,924 --> 00:27:56,468 전쟁이 아무리 피바다가 되고 486 00:27:57,511 --> 00:27:59,471 수 없는 살육이 벌어져도 487 00:28:01,974 --> 00:28:04,268 시인의 목숨은 보장해야 하죠 488 00:28:05,769 --> 00:28:07,729 '시인들을 죽이지 말라' 라고 했어요 489 00:28:08,480 --> 00:28:11,859 시인들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남겨져야 했으니까요 490 00:28:16,738 --> 00:28:21,034 '시인이란 바로 그런 거였다' 491 00:28:23,120 --> 00:28:25,247 '평범한 의미로부터' 492 00:28:26,206 --> 00:28:27,958 '놀라운 감각을 뽑아내고' 493 00:28:30,502 --> 00:28:32,880 '그 향유는 더없이 강렬하다' 494 00:28:40,345 --> 00:28:42,806 '봄에는 새가 날아든다' 495 00:28:50,689 --> 00:28:53,275 '태양이 방금 아침에 닿았다' 496 00:29:00,407 --> 00:29:02,910 '여름의 마지막은 기쁨이다' 497 00:29:10,417 --> 00:29:13,462 '모자 끈을 묶고 숄을 걸친다' 498 00:29:22,763 --> 00:29:24,932 '가을은 내 뜨개질을 바라본다' 499 00:29:35,859 --> 00:29:38,153 '책만 한 쾌속 범선은 없다' 500 00:29:44,910 --> 00:29:46,870 '겨울, 내 방에서' 501 00:30:19,361 --> 00:30:20,696 '아침 일찍' 502 00:30:24,575 --> 00:30:25,617 '개를 데리고' 503 00:30:28,787 --> 00:30:30,247 '바다를 보러 나섰다' 504 00:31:19,963 --> 00:31:24,384 에밀리, 어서 와! 505 00:31:27,888 --> 00:31:31,767 '바닷속 인어들이 날 보러 나왔다' 506 00:31:33,018 --> 00:31:34,394 어서 와, 에밀리 507 00:32:21,191 --> 00:32:22,526 기다려 508 00:32:24,069 --> 00:32:25,529 내가 간다 509 00:33:33,722 --> 00:33:35,724 자막: 박희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