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19,185 --> 00:00:23,481 ‎"천 마리 고양이의 꿈" [추가 에피소드] 2 00:00:29,112 --> 00:00:31,698 ‎빨리 와, 자기, 이제 자야지 3 00:00:33,491 --> 00:00:37,620 ‎금방 들어갈게 ‎고양이만 집에 넣어주고 4 00:00:40,582 --> 00:00:43,043 ‎화장실 갈지도 모르니까 ‎문은 열어두고 와 5 00:00:45,170 --> 00:00:46,880 ‎잘 자렴, 우리 털 뭉치 6 00:01:02,771 --> 00:01:04,689 ‎오늘 저녁인데, 안 가니? 7 00:01:05,482 --> 00:01:07,525 ‎다른 건 몰라도 재미는 보장할게 8 00:01:07,609 --> 00:01:11,321 ‎나갈 수가 없어요 ‎창문이 닫혀 있는걸요? 9 00:01:11,946 --> 00:01:13,823 ‎안 닫힌 곳도 있어 10 00:01:13,907 --> 00:01:18,036 ‎저 위에 반쯤 열려 있더라고 ‎저기로 나오면 돼 11 00:01:35,637 --> 00:01:38,348 ‎서둘러라, 꼬마야 ‎놓쳐선 안 되는 기회야 12 00:01:57,867 --> 00:02:00,286 ‎잘 뛰었다 ‎착지 연습만 하면 되겠어 13 00:02:01,121 --> 00:02:03,248 ‎가자, 밤은 기다려주지 않아 14 00:02:07,836 --> 00:02:09,629 ‎그분은 어떤 분일까요? 15 00:02:09,712 --> 00:02:11,756 ‎글쎄, 나야 모르지 16 00:02:16,594 --> 00:02:18,805 ‎반가워, 밤을 걷는 친구들 17 00:02:18,888 --> 00:02:21,307 ‎안녕하세요 ‎그분을 보러 가는 길이에요 18 00:02:21,891 --> 00:02:23,059 ‎나도야 19 00:02:23,143 --> 00:02:25,895 ‎무슨 소용인가 싶긴 하지만 20 00:02:25,979 --> 00:02:27,981 ‎그럼 뭐 하러 가는 거지? 21 00:02:30,859 --> 00:02:32,193 ‎호기심 때문에? 22 00:02:34,904 --> 00:02:37,532 ‎그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‎듣고 싶어요 23 00:02:38,408 --> 00:02:41,703 ‎다들 그렇단다, 꼬마야 ‎모두 같은 마음이야 24 00:03:04,225 --> 00:03:05,268 ‎어디 계시죠? 25 00:03:20,408 --> 00:03:24,078 ‎형제자매 여러분, 반갑습니다 26 00:03:25,079 --> 00:03:28,750 ‎제 말을 듣기 위해 ‎멀리서 오신 분들도 계시죠 27 00:03:28,833 --> 00:03:34,047 ‎안락한 집을 두고 나와주셨어요 ‎오늘이 끝나면 여러분 모두가 28 00:03:34,672 --> 00:03:36,549 ‎제 꿈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29 00:03:38,468 --> 00:03:40,762 ‎제 삶이 항상 ‎지금과 같지는 않았어요 30 00:03:44,349 --> 00:03:48,269 ‎한때는 저도 여러분처럼 ‎인간들의 세상에 살았죠 31 00:03:49,103 --> 00:03:52,941 ‎그리고 여러분처럼 ‎자신을 속이며 살았습니다 32 00:03:54,108 --> 00:03:57,654 ‎인간은 제게 헌신하며 ‎밥과 안락한 집을 주었고 33 00:03:58,279 --> 00:04:01,282 ‎그 대가로 요구한 건 ‎제 애정뿐이었죠 34 00:04:01,908 --> 00:04:04,035 ‎대가라고 할 것도 없네요 35 00:04:27,684 --> 00:04:30,436 ‎그이는 힘이 세고 재빨랐으며 36 00:04:31,145 --> 00:04:34,607 ‎발톱과 이빨은 ‎겨울처럼 매서웠어요 37 00:04:35,984 --> 00:04:37,819 ‎그런 그에게 내 마음을 허락했죠 38 00:04:38,695 --> 00:04:42,448 ‎다시는 볼 수 없었지만 ‎그를 잊지는 않았어요 39 00:04:43,825 --> 00:04:48,288 ‎내 어미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‎난 좋은 어미가 되고 싶었어요 40 00:04:48,371 --> 00:04:52,583 ‎조용히 접근해 사냥하는 법과 ‎씻는 법을 가르칠 생각이었죠 41 00:04:53,459 --> 00:04:55,169 ‎발정기인 거 알았잖아 42 00:04:56,212 --> 00:04:58,464 ‎왜 밖에 나다니게 뒀어? 43 00:04:58,548 --> 00:05:00,341 ‎솔직히 좀 귀여운데? 44 00:05:00,425 --> 00:05:03,803 ‎귀여워? 어미는 순수 혈통에 ‎블루포인트 모색을 가졌는데 45 00:05:03,886 --> 00:05:06,723 ‎저것들은 잡종이야 ‎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46 00:05:16,649 --> 00:05:19,193 ‎- 아기들을 어떻게 하려고? ‎- 걱정 마 47 00:05:20,028 --> 00:05:21,154 ‎내가 알아서 할게 48 00:05:23,865 --> 00:05:24,782 ‎폴! 49 00:05:50,350 --> 00:05:57,315 ‎머나먼 곳, 어두운 물속으로 ‎가라앉는 아이들이 느껴졌어요 50 00:05:57,398 --> 00:06:01,486 ‎눈도 못 뜬 채 몸부림치고 ‎서로를 할퀴며 51 00:06:02,070 --> 00:06:04,781 ‎두려운 목소리로 ‎나를 부르고 있었어요 52 00:06:05,365 --> 00:06:07,909 ‎이윽고… 아이들은 사라졌어요 53 00:06:14,165 --> 00:06:17,377 ‎애들이 어떻게 됐는지 ‎쟤가 알기나 하겠어? 54 00:06:18,419 --> 00:06:21,672 ‎저 모습을 봐 ‎아마 잘됐구나 싶을걸? 55 00:06:22,799 --> 00:06:25,510 ‎그 시끄러운 녀석들을 ‎네 마리나 키우고 싶었겠냐고 56 00:06:26,177 --> 00:06:27,720 ‎당신 말이 맞는 것 같아 57 00:06:28,805 --> 00:06:30,598 ‎그냥 마음에 찔려서 그래 58 00:06:31,391 --> 00:06:35,686 ‎그동안 스스로를 속여왔지만 ‎고양이는 인간에게 복종해야 하며 59 00:06:36,437 --> 00:06:39,690 ‎인간과 한 지붕 아래에 사는 한 ‎자유롭지 못하단 걸 깨달았어요 60 00:06:40,858 --> 00:06:43,569 ‎그래서 기도를 올렸죠 61 00:06:43,653 --> 00:06:46,322 ‎어둠을 향해, 그리고 밤을 향해 62 00:06:46,406 --> 00:06:48,324 ‎고양이들의 왕을 향해 기도했어요 63 00:06:48,408 --> 00:06:51,911 ‎세상에 몸을 숨기고 ‎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그분께요 64 00:06:52,870 --> 00:06:55,706 ‎그리고… 꿈을 꿨어요 65 00:07:13,933 --> 00:07:17,812 ‎작은 고양이가 어쩐 일로 ‎꿈결의 심장부까지 왔느냐? 66 00:07:18,521 --> 00:07:20,898 ‎네가 찾는 것은 여기에 없다 67 00:07:20,982 --> 00:07:22,900 ‎정의를 찾으러 왔습니다 68 00:07:22,984 --> 00:07:25,653 ‎깨달음과 지혜를 찾아서요 69 00:07:25,736 --> 00:07:28,114 ‎정의는 망상일 뿐이지 70 00:07:28,656 --> 00:07:30,741 ‎지혜도 이곳에선 ‎찾을 수 없을 것이다 71 00:07:31,492 --> 00:07:35,913 ‎하나 깨달음이라면… ‎꿈으로부터 얻을지도 모르겠군 72 00:07:35,997 --> 00:07:39,333 ‎네가 두려움을 모르는 ‎용감한 고양이라면 말이다 73 00:07:39,417 --> 00:07:41,294 ‎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74 00:07:41,878 --> 00:07:45,548 ‎산속에 동굴이 하나 있다 ‎꿈은 그곳에 있으나 75 00:07:46,132 --> 00:07:48,426 ‎가는 길이 험할 것이야 76 00:07:49,635 --> 00:07:54,891 ‎작은 고양이에겐 위험한 곳이니 ‎길을 벗어나지 말거라 77 00:07:55,475 --> 00:07:57,685 ‎고양이는 주어진 길을 ‎따르지 않는 법이죠 78 00:08:08,362 --> 00:08:13,034 ‎유령의 숲을 걷는 동안 죽은 자와 ‎길 잃은 자들이 내게 속삭였어요 79 00:08:16,162 --> 00:08:17,747 ‎새끼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80 00:08:19,874 --> 00:08:22,335 ‎난 앞으로 나아갔죠 81 00:08:28,925 --> 00:08:30,593 ‎차가운 땅을 지날 땐 82 00:08:30,676 --> 00:08:33,721 ‎모든 걸음이 고통이었고 ‎모든 움직임은 고문과 같았어요 83 00:08:35,932 --> 00:08:40,186 ‎축축한 땅에선 감각이 사라지고 ‎털은 물에 흠뻑 젖었죠 84 00:08:42,313 --> 00:08:45,233 ‎그래도 난 앞으로 나아갔어요 85 00:08:47,693 --> 00:08:50,321 ‎공허함으로 가득한 어둠을 지날 땐 86 00:08:50,905 --> 00:08:52,740 ‎내 안의 모든 것이 빠져나갔어요 87 00:08:52,823 --> 00:08:54,825 ‎나를 나답게 만드는 모든 것들요 88 00:08:56,035 --> 00:09:00,414 ‎왜 걷고 있는지 잊었는데도 ‎난 앞으로 나아갔어요 89 00:09:02,041 --> 00:09:07,338 ‎시간이 흐르고 정신을 차리자 ‎산속에 들어와 있었어요 90 00:09:08,881 --> 00:09:11,592 ‎꿈의 고양이를 만나러 왔습니다 91 00:09:13,261 --> 00:09:15,638 ‎왜 들여보내 줘야 하지? 92 00:09:15,721 --> 00:09:20,142 ‎왜 너 따위 때문에 ‎그분이 방해받아야 하지? 93 00:09:20,893 --> 00:09:24,355 ‎한 입 거리도 안 되겠어 ‎저것도 고양이라고 부르나? 94 00:09:29,235 --> 00:09:31,696 ‎여기까지 와서 ‎그냥 돌아갈 순 없습니다 95 00:09:31,779 --> 00:09:35,533 ‎내 용무는 그분을 만나서 ‎직접 전달할 겁니다 96 00:09:35,616 --> 00:09:38,452 ‎난 고양이고 ‎내 의중은 철저히 숨길 거예요 97 00:09:42,123 --> 00:09:45,126 ‎들어가거라, 오만한 고양이여 98 00:09:45,209 --> 00:09:46,127 ‎하지만 경고하마 99 00:09:47,003 --> 00:09:49,297 ‎모든 꿈에는 대가가 있다 100 00:09:55,136 --> 00:09:56,804 ‎난 계속 나아갔어요 101 00:10:16,115 --> 00:10:17,283 ‎제가 왔습니다 102 00:10:17,950 --> 00:10:20,453 ‎그대는 누구인가? 103 00:10:21,454 --> 00:10:24,624 ‎고양이입니다 ‎밤을 거니는 동물이지요 104 00:10:25,207 --> 00:10:28,085 ‎죽은 까마귀의 인도로 ‎깨달음을 얻고자 왔습니다 105 00:10:29,003 --> 00:10:33,174 ‎알고 싶습니다 ‎그들이 왜 자식들을 앗은 겁니까? 106 00:10:33,883 --> 00:10:35,426 ‎왜 우린 이렇게 살아야 하죠? 107 00:10:36,469 --> 00:10:37,845 ‎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108 00:10:45,770 --> 00:10:48,481 ‎고양이도 왕을 볼 수 있다는 ‎속담이 있지 109 00:10:48,564 --> 00:10:52,234 ‎내 눈을 보거라, 나의 동생아 ‎눈을 들여다보아라 110 00:11:02,787 --> 00:11:05,706 ‎그분의 눈에서 난 모든 걸 봤어요 111 00:11:06,415 --> 00:11:08,626 ‎진실, 고양이의 진실을 112 00:11:09,794 --> 00:11:11,921 ‎상상을 초월하는 깨달음이었죠 113 00:11:13,422 --> 00:11:18,844 ‎아주 오래전, 이 세상은 ‎고양이가 지배하는 곳이었어요 114 00:11:19,595 --> 00:11:22,848 ‎덩치도 훨씬 컸고 ‎모든 게 고양이 중심이었죠 115 00:11:23,891 --> 00:11:28,270 ‎그리고 인간은 아주 작았어요 ‎지금의 우리처럼요 116 00:11:28,979 --> 00:11:31,065 ‎인간은 우리 털을 빗기고 ‎밥도 갖다 바쳤죠 117 00:11:32,733 --> 00:11:35,569 ‎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‎고양이는 인간을 사냥했어요! 118 00:11:37,613 --> 00:11:41,158 ‎새를 잡는 것보다 ‎훨씬 재밌었거든요 119 00:11:42,952 --> 00:11:46,288 ‎왕의 눈을 통해 본 ‎그 기쁨의 시절에는 120 00:11:46,372 --> 00:11:49,125 ‎고양이가 인간을 가지고 놀았죠 121 00:11:52,461 --> 00:11:56,257 ‎그러던 어느 날 ‎한 인간이 동족들 앞에 섰고 122 00:11:57,007 --> 00:11:59,885 ‎꿈에서 영감을 받아 ‎이렇게 얘기했어요 123 00:11:59,969 --> 00:12:02,513 ‎꿈이 이 세상을 만듭니다 124 00:12:02,596 --> 00:12:05,641 ‎꿈은 매일 밤 ‎세상을 새롭게 창조해요 125 00:12:06,392 --> 00:12:08,477 ‎지금의 세상을 꿈꾸지 말고 126 00:12:09,311 --> 00:12:11,063 ‎새로운 세상을 꿈꾸십시오 127 00:12:11,147 --> 00:12:15,276 ‎더는 쫓기거나 ‎잡아먹히지 않는 세상을 128 00:12:15,359 --> 00:12:17,069 ‎우리가 지배하는 세상을 129 00:12:17,695 --> 00:12:23,451 ‎모두가 함께 꿈꾼다면 ‎그대로 세상이 만들어질 겁니다 130 00:12:27,037 --> 00:12:31,500 ‎인간 사이에 소문이 퍼졌지만 ‎한동안은 아무 일도 없었어요 131 00:12:34,253 --> 00:12:38,257 ‎그런데 어느 날 밤 ‎꿈의 할당량이 채워졌죠 132 00:12:38,340 --> 00:12:41,135 ‎꿈꾼 자들의 수는 ‎천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133 00:12:41,218 --> 00:12:42,928 ‎그들은 꿈꾸었어요 134 00:12:43,012 --> 00:12:46,140 ‎그리고 다음 날 세상은 바뀌었어요 135 00:12:47,933 --> 00:12:51,771 ‎인간과 인간이 만든 기계는 물론 ‎개한테도 밀리는 신세가 된 거죠 136 00:12:51,854 --> 00:12:54,648 ‎고양이는 작아지고 ‎반대로 인간은 커졌어요 137 00:12:55,357 --> 00:12:59,111 ‎그럼 인간이 세상을 ‎지금처럼 바꾼 건가요? 138 00:12:59,195 --> 00:13:00,196 ‎그렇지만은 않다 139 00:13:00,946 --> 00:13:04,450 ‎인간들이 꿈꾼 세상은 ‎태초부터 이 모습이었고 140 00:13:04,533 --> 00:13:06,744 ‎고양이가 지배하던 세상은 ‎존재한 적이 없다 141 00:13:06,827 --> 00:13:10,372 ‎그들이 만물의 시작부터 ‎시간의 끝까지 전부 바꾼 것이지 142 00:13:10,998 --> 00:13:12,708 ‎그때부터 변함없었다 143 00:13:13,793 --> 00:13:15,044 ‎이제 이해하겠느냐? 144 00:13:15,127 --> 00:13:17,338 ‎네, 알겠어요 145 00:13:17,421 --> 00:13:21,509 ‎그럼 네게 주어진 과제와 ‎그 중압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146 00:13:22,510 --> 00:13:23,761 ‎감당할 수 있겠느냐? 147 00:13:23,844 --> 00:13:25,554 ‎네, 그… 148 00:13:26,639 --> 00:13:27,473 ‎그랬으면 좋겠어요 149 00:13:28,557 --> 00:13:32,269 ‎그럼 이제 깨어나거라 ‎네게 축복을 내리노라 150 00:13:41,278 --> 00:13:46,033 ‎난 환상을 통해 ‎꿈의 활용법을 알아냈어요 151 00:13:47,493 --> 00:13:50,079 ‎그래서 좋은 소식을 퍼뜨리기 위해 ‎곧장 집을 나섰고 152 00:13:50,663 --> 00:13:53,290 ‎지금은 세상을 여행하는 중입니다 153 00:13:54,250 --> 00:13:57,419 ‎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‎길고양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고 154 00:13:57,503 --> 00:14:00,172 ‎별들을 향해서도 외쳤으며 155 00:14:01,006 --> 00:14:03,342 ‎골목의 고양이들에게도 속삭였어요 156 00:14:04,009 --> 00:14:07,847 ‎그리고 어딜 가든 ‎제 메시지는 똑같습니다 157 00:14:08,681 --> 00:14:10,099 ‎꿈을 꾸세요 158 00:14:10,182 --> 00:14:16,105 ‎단 천 마리라도 꿈꾼다면 ‎우린 고통 없이 살아갈 수 있고 159 00:14:16,188 --> 00:14:18,983 ‎새끼들이 추위에 떨며 ‎외로이 죽지 않아도 돼요 160 00:14:19,066 --> 00:14:22,194 ‎우리 고양이들이 ‎세상의 왕으로 군림할 겁니다 161 00:14:22,778 --> 00:14:24,154 ‎이게 제가 전하는 메시지예요 162 00:14:28,284 --> 00:14:32,496 ‎전 멈추지 않을 겁니다 ‎내가 죽는 날까지 163 00:14:33,372 --> 00:14:37,835 ‎혹은 천 마리의 고양이들이 ‎내 말을 믿고 꿈꿀 때까지는요 164 00:14:41,422 --> 00:14:44,717 ‎고양이들의 낙원은 다시 올 겁니다 165 00:14:54,768 --> 00:14:55,853 ‎여사님? 166 00:14:58,731 --> 00:14:59,857 ‎저는 믿어요 167 00:15:00,649 --> 00:15:02,985 ‎그렇다면 희망이 있구나 168 00:15:15,915 --> 00:15:19,835 ‎재미는 보장한다고 했지? ‎딱 거기까지야 169 00:15:20,419 --> 00:15:23,422 ‎정말 여사님 말씀대로 될까요? 170 00:15:23,505 --> 00:15:27,134 ‎예언가든, 신이든, 왕이든 ‎고양이 천 마리에게 171 00:15:27,217 --> 00:15:30,137 ‎동시에 똑같은 행동을 시키는 게 ‎가능할 리가 없지 172 00:15:32,681 --> 00:15:34,308 ‎곧 해 뜰 시간이다 173 00:15:35,476 --> 00:15:37,269 ‎집으로 돌아가자, 꼬마야 174 00:15:41,231 --> 00:15:42,816 ‎쟤 봐, 아직도 자고 있네 175 00:15:46,445 --> 00:15:47,988 ‎꿈꾸고 있는 것 같아 176 00:15:48,614 --> 00:15:50,574 ‎고양이는 무슨 꿈을 꾸려나? 177 00:15:51,200 --> 00:15:53,911 ‎꿈틀대는 걸 보니 ‎사냥하는 중인가 봐 178 00:15:54,662 --> 00:15:57,331 ‎쟤 좀 봐, 귀엽지 않아? 179 00:15:58,248 --> 00:16:00,626 ‎그러게, 아주 귀여워 180 00:16:06,590 --> 00:16:12,262 ‎"칼리오페" 181 00:16:12,346 --> 00:16:14,306 ‎단지 글쓰기가 ‎더욱 쉽다는 이유만으로 182 00:16:14,390 --> 00:16:17,142 ‎캐릭터에게 무언가를 ‎강요해선 안 돼요 183 00:16:17,226 --> 00:16:18,102 ‎"2018년 8월" 184 00:16:18,185 --> 00:16:21,105 ‎캐릭터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185 00:16:22,731 --> 00:16:24,149 ‎나머지는 따라오는 거죠 186 00:16:24,233 --> 00:16:25,484 ‎"서사 휘어잡기" 187 00:16:25,567 --> 00:16:29,113 ‎모든 반전 요소와 모든 대사 188 00:16:31,323 --> 00:16:35,160 ‎이유 있는 불안한 침묵마저도 189 00:16:37,913 --> 00:16:38,789 ‎질문 있나요? 190 00:16:40,040 --> 00:16:41,041 ‎네 191 00:16:41,125 --> 00:16:43,627 ‎교수님의 글쓰기 과정이 궁금해요 192 00:16:44,712 --> 00:16:47,339 ‎문장을 적을 때마다 ‎자괴감에 빠지는 193 00:16:47,423 --> 00:16:52,428 ‎글쓰기 초심자들에게 ‎도움이 될 조언은 없을까요? 194 00:16:54,888 --> 00:17:00,394 ‎안타까운 대답이지만 ‎이 일을 오랫동안 해온 나도… 195 00:17:02,855 --> 00:17:04,273 ‎매번 힘들어요 196 00:17:05,315 --> 00:17:08,694 ‎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‎풀이 죽을 필요는 없어요 197 00:17:09,361 --> 00:17:11,989 ‎내 첫 소설은 7군데에서 ‎거절당한 후에야 198 00:17:12,072 --> 00:17:13,866 ‎비로소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니까요 199 00:17:18,328 --> 00:17:20,205 ‎그럼 오늘 수업을 마치죠 200 00:17:21,040 --> 00:17:24,334 ‎과제 잊지 마시고요 ‎하나의 사건을 201 00:17:24,418 --> 00:17:27,504 ‎두 캐릭터의 시선으로 ‎상반되게 묘사하면 됩니다 202 00:17:35,429 --> 00:17:36,305 ‎가져왔어요? 203 00:17:36,930 --> 00:17:38,682 ‎애 좀 먹었지만… 204 00:17:40,851 --> 00:17:41,685 ‎여기요 205 00:17:44,938 --> 00:17:45,898 ‎이건… 206 00:17:48,442 --> 00:17:50,152 ‎완벽하네요, 고마워요 207 00:17:51,236 --> 00:17:52,571 ‎고맙긴요 208 00:17:52,654 --> 00:17:53,781 ‎대단하신 것 같아요 209 00:17:54,490 --> 00:17:57,284 ‎작가님 같은 분이 ‎이렇게 열심히 조사하시다니요 210 00:17:57,993 --> 00:18:01,038 ‎지인 중에 ‎예비 의사가 있어서 다행이죠 211 00:18:02,664 --> 00:18:04,333 ‎저도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212 00:18:04,416 --> 00:18:07,127 ‎하지만 부모님이 ‎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라 해서… 213 00:18:08,253 --> 00:18:10,714 ‎지금도 틈날 때마다 글을 써요 214 00:18:10,798 --> 00:18:12,216 ‎현명하신 부모님을 두셨네요 215 00:18:15,594 --> 00:18:18,138 ‎의사 하는 게 나아요, 장담해요 216 00:18:22,226 --> 00:18:23,602 ‎얼마 드리면 되죠? 217 00:18:24,311 --> 00:18:26,271 ‎- 괜찮아요 ‎- 노라, 그게 무슨… 218 00:18:26,355 --> 00:18:27,231 ‎정말이에요 219 00:18:27,314 --> 00:18:29,817 ‎어차피 소각되려던 걸 ‎가져온 것뿐이에요 220 00:18:30,484 --> 00:18:32,694 ‎제가 줬다는 것만 비밀로 해주세요 221 00:18:33,529 --> 00:18:35,489 ‎알겠어요, 약속할게요 222 00:18:36,156 --> 00:18:38,450 ‎그리고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223 00:18:40,119 --> 00:18:41,286 ‎사인해 주실래요? 224 00:18:41,370 --> 00:18:42,996 ‎"리처드 매덕 ‎칼리가리 박사의 카바레" 225 00:18:45,124 --> 00:18:46,125 ‎그럼요 226 00:18:49,837 --> 00:18:52,005 ‎신작 출간 예정일은 나왔어요? 227 00:18:54,967 --> 00:18:58,804 ‎아뇨, 하지만 감사의 말에 ‎노라를 꼭 언급할게요 228 00:18:59,513 --> 00:19:00,764 ‎후속 작품이에요? 229 00:19:02,099 --> 00:19:03,225 ‎아니면 아예 새로운 이야기? 230 00:19:04,643 --> 00:19:05,894 ‎스포일러는 안 되죠 231 00:19:36,258 --> 00:19:37,426 ‎누구쇼? 232 00:19:37,509 --> 00:19:39,845 ‎리처드 매덕입니다 ‎이래즈머스 프라이 씨 233 00:19:41,013 --> 00:19:42,472 ‎바로 내려가겠네 234 00:19:51,440 --> 00:19:52,524 ‎혼자 왔나? 235 00:19:54,109 --> 00:19:56,069 ‎혼자예요, 물건 가져왔어요 236 00:19:56,737 --> 00:19:59,948 ‎그럼 어서 들어오게! 237 00:20:16,131 --> 00:20:17,341 ‎잘 지냈나, 리처드? 238 00:20:18,634 --> 00:20:23,180 ‎최근에 심오하고 ‎신나는 글을 쓰진 않았고? 239 00:20:24,765 --> 00:20:26,225 ‎못 쓴 거 아시잖아요, 프라이 씨 240 00:20:27,517 --> 00:20:28,518 ‎그렇겠지 241 00:20:30,229 --> 00:20:33,774 ‎1년간 한 단어도 못 썼어요 ‎쓰레기통에 버린 거 빼고요 242 00:20:33,857 --> 00:20:36,985 ‎그럼 일단 앉아서 목 좀 축이고 243 00:20:37,069 --> 00:20:40,906 ‎내 선물을 꺼내보게 ‎선물부터 꺼내도 상관없네만 244 00:20:42,032 --> 00:20:43,158 ‎네 245 00:20:57,756 --> 00:21:00,092 ‎장하기도 하지 246 00:21:01,885 --> 00:21:06,556 ‎진짜 위모구를 구해 오다니 247 00:21:07,557 --> 00:21:08,767 ‎이게 뭔지 아나? 248 00:21:09,601 --> 00:21:12,729 ‎자기 머리카락을 ‎습관적으로 삼키는 병이 있는데 249 00:21:13,605 --> 00:21:16,900 ‎그 병에 걸린 소녀의 위에서 ‎발견되는 위석이지 250 00:21:17,567 --> 00:21:20,279 ‎라푼젤 증후군이라는 병이야 251 00:21:21,321 --> 00:21:25,075 ‎한때 위석은 신비한 힘을 지닌 ‎물건으로 여겨졌다네 252 00:21:25,158 --> 00:21:28,078 ‎해독제와 치료제로 ‎사용되기도 했지 253 00:21:29,162 --> 00:21:32,332 ‎그 에드워드 4세가 ‎독으로부터 살아남았던 것도 254 00:21:32,416 --> 00:21:36,169 ‎바로 이 위석을 ‎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255 00:21:38,130 --> 00:21:40,841 ‎내가 또 강의를 시작할 뻔했군 256 00:21:42,134 --> 00:21:47,306 ‎말동무 없는 늙은 작가라 ‎내 목소리가 그리워서 그랬네 257 00:21:48,932 --> 00:21:52,602 ‎이제 자네 선물을 보고 싶겠지? 258 00:21:56,648 --> 00:21:59,901 ‎그때 27살이었던 나는 ‎헬리콘산에 갔었다네 259 00:22:00,569 --> 00:22:04,239 ‎중도 하차 할 게 뻔한 소설을 위해 ‎조사차 방문한 터였지 260 00:22:04,323 --> 00:22:06,491 ‎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이었는데 261 00:22:06,575 --> 00:22:09,995 ‎그곳에 있으면서 ‎고대 문서들을 발견했다네 262 00:22:10,996 --> 00:22:14,958 ‎뮤즈를 조종하는 방법을 ‎다루는 문서들로 263 00:22:15,042 --> 00:22:21,548 ‎준비물은 몰리, 마법사의 마늘과 ‎역사 속에 사라진 의식이었어 264 00:22:22,257 --> 00:22:26,345 ‎뮤즈를 잉글랜드로 데려오는 게 ‎무엇보다 힘들었지 265 00:22:51,953 --> 00:22:52,871 ‎여기 있다네 266 00:22:55,540 --> 00:22:57,459 ‎이번엔 원하는 게 뭐죠? 267 00:22:59,086 --> 00:23:01,129 ‎당신의 즐거움을 위해 ‎공연을 보여드릴까요? 268 00:23:02,631 --> 00:23:05,217 ‎저 남자가 오늘의 관객인가요? 269 00:23:06,760 --> 00:23:09,638 ‎이자는 리처드 매덕일세 ‎소설을 쓰는 친구지 270 00:23:09,721 --> 00:23:13,517 ‎모르긴 몰라도 첫 소설이 ‎크게 흥행하긴 했어 271 00:23:13,600 --> 00:23:18,188 ‎그런데 그 후로 아무것도 ‎쓰지 못하고 있다네 272 00:23:18,271 --> 00:23:22,359 ‎리처드, 칼리오페는 ‎아홉 자매 중에 막내야 273 00:23:22,442 --> 00:23:26,530 ‎호메로스의 뮤즈였으니 ‎자네에게 쓸모가 있을 걸세 274 00:23:27,364 --> 00:23:30,325 ‎칼리오페 ‎난 너를 리처드에게 주겠다 275 00:23:31,243 --> 00:23:32,285 ‎넌 리처드의 소유야 276 00:23:34,246 --> 00:23:36,957 ‎당신이 죽기 전에 ‎나를 풀어준다고 했잖아요 277 00:23:37,040 --> 00:23:39,668 ‎권력자를 믿지 말라는 ‎성서의 구절을 모르느냐? 278 00:23:40,669 --> 00:23:46,049 ‎하물며 약속을 지킨 적 없는 ‎늙은 글쟁이의 말을 279 00:23:46,133 --> 00:23:48,468 ‎곧이곧대로 믿어서야 쓰나 280 00:23:50,720 --> 00:23:51,972 ‎약속했잖아요 281 00:23:52,055 --> 00:23:54,558 ‎작가는 거짓말쟁이야 282 00:23:55,392 --> 00:23:58,937 ‎이제는 그걸 모를 리 없겠지 283 00:24:03,150 --> 00:24:05,735 ‎걱정 말게, 도망칠 순 없으니 284 00:24:06,403 --> 00:24:10,031 ‎한때 내게 속박됐듯이 ‎이젠 자네에게 속박된 신세야 285 00:24:11,032 --> 00:24:12,534 ‎그럼 왜 가둬두셨던 거죠? 286 00:24:12,617 --> 00:24:14,870 ‎뾰로통해서는 분노에 찬 287 00:24:14,953 --> 00:24:18,457 ‎저 얼굴을 종일 보고 있으려니 ‎짜증이 났으니까 288 00:24:18,540 --> 00:24:21,126 ‎자네도 알게 될 거야, 장담하지 289 00:24:22,544 --> 00:24:24,171 ‎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290 00:24:25,589 --> 00:24:27,841 ‎못 할 이유가 어디 있나! 291 00:24:38,935 --> 00:24:42,355 ‎뮤즈를 써먹으려면 ‎환심을 사야 한다고 들었지만 292 00:24:43,190 --> 00:24:47,110 ‎내 경우에는 ‎무력이 더욱 효과적이었어 293 00:24:52,741 --> 00:24:55,494 ‎속지 말게, 저건 인간이 아니야 294 00:24:56,203 --> 00:24:59,581 ‎이미 수천 년도 전에 ‎이 일을 위해 창조됐지 295 00:24:59,664 --> 00:25:03,543 ‎우리 같은 남자에게 ‎영감을 주기 위한 존재라네 296 00:25:03,627 --> 00:25:07,797 ‎나도 덕분에 명성과 영예를 얻었고 297 00:25:07,881 --> 00:25:11,301 ‎소설, 시, 희곡을 쓸 수 있었다네 298 00:25:12,761 --> 00:25:14,012 ‎두고 봐 299 00:25:15,180 --> 00:25:16,765 ‎그럼 왜 이제 저에게… 300 00:25:16,848 --> 00:25:21,436 ‎내 시대는 갔어 ‎대표작들도 모두 절판됐지 301 00:25:21,520 --> 00:25:24,356 ‎위대한 뮤즈가 영감을 준다 한들 302 00:25:24,898 --> 00:25:28,318 ‎이래즈머스 프라이의 글을 ‎읽어주는 이는 이제 없어 303 00:25:29,611 --> 00:25:33,949 ‎이제 저 암소를 데려가게, 리처드 ‎다시는 둘 다 보고 싶지 않아 304 00:25:37,369 --> 00:25:41,665 ‎하지만 내게 일말의 고마움이라도 ‎표시할 마음이 생길 경우 305 00:25:41,748 --> 00:25:47,629 ‎출판사에 '여기 양초가 온다'의 ‎재판을 부탁해 주면 고맙겠네 306 00:25:48,838 --> 00:25:51,758 ‎그 책을 쓰고 유난히 뿌듯했거든 307 00:26:33,300 --> 00:26:34,134 ‎저… 308 00:26:36,803 --> 00:26:41,182 ‎앞으로 어떻게 할지 ‎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309 00:26:41,266 --> 00:26:42,851 ‎생각할 게 뭐 있죠? 310 00:26:45,353 --> 00:26:46,479 ‎난 여신이에요 311 00:26:47,814 --> 00:26:49,149 ‎제우스의 딸이라고요 312 00:26:50,525 --> 00:26:52,611 ‎보관하고, 사용하고 313 00:26:53,361 --> 00:26:56,239 ‎거래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에요 314 00:26:58,533 --> 00:26:59,826 ‎날 풀어주세요 315 00:27:01,077 --> 00:27:04,164 ‎- 그렇게 말만 하면 돼요 ‎- 풀어줄게요, 약속해요 316 00:27:04,873 --> 00:27:05,790 ‎그 전에… 317 00:27:09,919 --> 00:27:14,215 ‎저를 도와줄 수 있겠어요? 318 00:27:15,717 --> 00:27:17,052 ‎영감을 줄래요? 319 00:27:18,345 --> 00:27:21,306 ‎딱 한 권만 쓰게 해주면 ‎당신을 보내줄게요 320 00:27:21,389 --> 00:27:22,724 ‎맹세해요 321 00:27:24,934 --> 00:27:26,144 ‎작가는 거짓말쟁이래요 322 00:27:29,022 --> 00:27:30,106 ‎안 그런 사람도 있어요 323 00:27:31,941 --> 00:27:32,901 ‎딱 한 권만요 324 00:27:37,614 --> 00:27:38,531 ‎제발요 325 00:27:45,163 --> 00:27:47,040 ‎난 내가 선택한 자에게만 ‎선물을 내려요 326 00:27:50,919 --> 00:27:53,505 ‎그럼 우리 둘 다 ‎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327 00:28:46,766 --> 00:28:50,603 ‎"제목 미정 ‎리처드 매덕 소설" 328 00:29:17,630 --> 00:29:18,923 ‎"레딧" 329 00:29:19,007 --> 00:29:20,216 ‎"리처드 매덕" 330 00:29:24,179 --> 00:29:25,346 ‎"카바레 후속작은 나올까요?" 331 00:29:26,681 --> 00:29:28,224 ‎"인스타그램" 332 00:29:28,767 --> 00:29:30,059 ‎"칼리가리 박사의 카바레" 333 00:29:33,104 --> 00:29:35,356 ‎"두 번째 소설은 왜 안 나오죠?" 334 00:29:36,941 --> 00:29:43,782 ‎그곳은 국경선 바로 위였어요 ‎이곳도, 저곳도 아닌 335 00:29:43,865 --> 00:29:47,827 ‎회색 지대에 서 있었고 ‎뭐 하나 분명한 게 없었죠 336 00:29:48,661 --> 00:29:51,539 ‎모두가 혼란에 빠졌어요 337 00:29:53,208 --> 00:29:56,294 ‎말은 뒤죽박죽 섞여 ‎분명하게 구사할 수 없었고 338 00:29:57,253 --> 00:30:01,007 ‎그자의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 ‎콕 집어 얘기할 수 없었어요 339 00:30:01,090 --> 00:30:02,801 ‎그러니 밥은 우리가 미친 줄 알죠 340 00:30:17,023 --> 00:30:18,733 ‎선물로 내 마음을 ‎얻으려는 거예요? 341 00:30:22,237 --> 00:30:23,863 ‎이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? 342 00:30:25,281 --> 00:30:26,908 ‎방법은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343 00:30:29,911 --> 00:30:33,039 ‎예술가는 뮤즈에게 기도를 올려요 344 00:30:34,499 --> 00:30:38,253 ‎여신에게 봉사와 헌신을 맹세하고 345 00:30:38,336 --> 00:30:40,421 ‎신성한 영감을 요구하죠 346 00:30:40,505 --> 00:30:44,384 ‎뮤즈를 붙잡아 두는 건 ‎예술가가 해선 안 될 일이에요 347 00:30:45,134 --> 00:30:46,970 ‎이래즈머스 프라이에겐 ‎원하는 걸 줬잖아요 348 00:30:47,053 --> 00:30:48,346 ‎그런 적 없어요 349 00:30:49,597 --> 00:30:51,140 ‎강제로 뺏어 갔죠 350 00:30:57,772 --> 00:30:59,524 ‎난 헬리콘산으로 돌아갔었어요 351 00:31:00,775 --> 00:31:01,985 ‎성스러운 샘물가로요 352 00:31:03,862 --> 00:31:09,576 ‎여느 때처럼 두루마리를 ‎물가에 두고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353 00:31:11,494 --> 00:31:12,996 ‎그자가 두루마리를 찾았어요 354 00:31:13,079 --> 00:31:14,330 ‎글귀를 읽더니 355 00:31:16,040 --> 00:31:17,000 ‎이렇게 말했죠 356 00:31:19,168 --> 00:31:21,588 ‎'칼리오페 ‎이제 내가 네 주인이다' 357 00:31:22,922 --> 00:31:27,760 ‎그는 두루마리를 태워 나를 취했고 ‎이제는 당신에게 나를 줬죠 358 00:31:27,844 --> 00:31:32,932 ‎내가 알려준 말만 하면 ‎난 당신처럼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359 00:31:33,016 --> 00:31:34,058 ‎내가 자유롭다고요? 360 00:31:38,313 --> 00:31:40,815 ‎다음 책의 계약금을 ‎2년 전에 받아놨는데 361 00:31:40,899 --> 00:31:42,650 ‎아직 시작도 못 했어요 362 00:31:42,734 --> 00:31:45,528 ‎책의 주제조차 못 정했다고요 363 00:31:48,615 --> 00:31:50,950 ‎난 물속에 잠기고 있어요 ‎칼리오페 364 00:31:56,205 --> 00:31:57,415 ‎제발… 365 00:31:59,125 --> 00:32:00,585 ‎이렇게 빌게요 366 00:32:03,421 --> 00:32:07,091 ‎날 풀어주고 나서 ‎다시 물어봐 줘요 367 00:32:43,044 --> 00:32:45,171 ‎너 인마, 글 쓰고 있는 거지? 368 00:32:45,254 --> 00:32:48,132 ‎네가 전화해서 괴롭히는데 ‎글을 어떻게 쓰냐? 369 00:32:48,216 --> 00:32:50,927 ‎출판사 직원이 ‎날 괴롭히는 건 괜찮고? 370 00:32:51,010 --> 00:32:52,720 ‎당장 원고 넘기래 371 00:32:54,514 --> 00:32:56,015 ‎2주만 더 줘 372 00:32:56,099 --> 00:32:59,811 ‎리키, 이미 9개월이나 늦었어 373 00:32:59,894 --> 00:33:01,521 ‎이거 명백한 계약 위반… 374 00:33:01,604 --> 00:33:04,649 ‎나더러 어쩌라는 건데? ‎래리, 시간이 필요하다고 375 00:33:04,732 --> 00:33:06,150 ‎리키, 시간은 줬잖아 376 00:33:06,234 --> 00:33:09,404 ‎넌 주어진 시간을 썼고 ‎출판사가 준 돈도 썼어 377 00:33:11,197 --> 00:33:12,490 ‎알아 378 00:33:12,573 --> 00:33:15,493 ‎그러니까 뭐라도 보여줘야 해 379 00:33:15,576 --> 00:33:18,830 ‎한 챕터라도 보여줘 ‎안 그러면 계약 파기하고 380 00:33:18,913 --> 00:33:20,873 ‎- 계약금 반환을 요구할 거야 ‎- 하지만… 381 00:33:20,957 --> 00:33:22,917 ‎그렇게 되면 나도 못 도와줘 382 00:33:23,751 --> 00:33:25,503 ‎네 에이전트 노릇 관둘 거니까 383 00:33:27,797 --> 00:33:28,923 ‎알아들었지? 384 00:33:32,010 --> 00:33:34,804 ‎속지 말게, 저건 인간이 아니야 385 00:33:34,887 --> 00:33:38,433 ‎이미 수천 년도 전에 ‎이 일을 위해 창조됐지 386 00:33:39,225 --> 00:33:42,395 ‎우리 같은 남자에게 ‎영감을 주기 위한 존재라네 387 00:33:47,608 --> 00:33:51,654 ‎리키, 알아들었으면 ‎그렇다고 말을 해 388 00:33:51,738 --> 00:33:52,739 ‎알아들었어 389 00:33:55,867 --> 00:33:57,076 ‎뭐든 보내줄게 390 00:34:17,847 --> 00:34:18,765 ‎칼리오페 391 00:34:57,637 --> 00:34:58,888 ‎은혜로운 여신들이여 392 00:34:59,972 --> 00:35:02,975 ‎카메나이의 어머니 ‎내 기도를 들으소서 393 00:35:03,059 --> 00:35:06,729 ‎어머니의 딸 칼리오페가 394 00:35:07,939 --> 00:35:11,651 ‎이곳에서 데려가 주시기를 ‎간절히 청하나이다 395 00:35:12,443 --> 00:35:17,865 ‎명상과 기억과 노래의 여신이여 396 00:35:19,242 --> 00:35:20,493 ‎귀 기울여 주소서 397 00:35:20,576 --> 00:35:25,123 ‎그쯤 하거라 ‎너의 어여쁜 목소리를 들었다 398 00:35:31,629 --> 00:35:33,756 ‎네 고통은 느껴지지만 ‎도와줄 수가 없구나 399 00:35:33,840 --> 00:35:36,926 ‎넌 밀교의 제전에 따라 ‎헬리콘에서 속박되었다 400 00:35:37,009 --> 00:35:38,886 ‎적법한 구속이야 401 00:35:39,554 --> 00:35:42,014 ‎정당한 의식이 ‎아니었잖아요, 어머니 402 00:35:42,098 --> 00:35:44,142 ‎정말 방법이 없는 건가요? 403 00:35:45,059 --> 00:35:47,019 ‎저를 위해 나서주실 분 없어요? 404 00:35:47,645 --> 00:35:49,856 ‎오늘날에는 필멸자의 일에 ‎간섭하고자 하는 405 00:35:49,939 --> 00:35:53,192 ‎고대의 신들이 많이 ‎남아 있지 않단다, 칼리오페 406 00:35:53,276 --> 00:35:56,445 ‎신들이 많이 죽었거든 ‎영원 일족만이 영원하지 407 00:35:57,446 --> 00:36:00,324 ‎심지어는 그들마저 ‎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 같더구나 408 00:36:01,784 --> 00:36:06,414 ‎그럴지라도… ‎힘이란 힘은 다 쥐어짜야겠지 409 00:36:06,497 --> 00:36:09,083 ‎바다에 소변을 갈긴 ‎노파가 말했던 것처럼 410 00:36:10,209 --> 00:36:12,879 ‎영원 일족, 그쪽을 파보렴 411 00:36:13,504 --> 00:36:17,300 ‎칼리오페 넌 꿈의 왕과 ‎한때 가까운 사이였잖니 412 00:36:17,383 --> 00:36:23,055 ‎찰나였지, 그리고 잊었어? ‎둘이 어떻게 헤어졌는지 413 00:36:23,139 --> 00:36:24,307 ‎그럴지라도… 414 00:36:25,141 --> 00:36:27,059 ‎꿈의 새끼를 뱄던 몸이야 415 00:36:27,143 --> 00:36:32,732 ‎사랑하는 여인을 살리려고 ‎지옥으로 향했다가 트라키아에서 416 00:36:32,815 --> 00:36:35,443 ‎신성모독을 이유로 ‎사지가 찢겼던 아이 417 00:36:36,319 --> 00:36:38,446 ‎그 아이도 목소리가 참 예뻤는데 418 00:36:39,739 --> 00:36:40,865 ‎오르페우스 419 00:36:40,948 --> 00:36:42,783 ‎꿈의 왕이 날 도울 리가 없어요 420 00:36:44,744 --> 00:36:46,078 ‎내게 당한 짓이 있는걸요 421 00:36:46,746 --> 00:36:50,041 ‎그는 날 증오하고 ‎난 그를 경멸해요 422 00:36:51,375 --> 00:36:52,752 ‎꿈의 도움을 받지 않겠어요 423 00:36:52,835 --> 00:36:53,836 ‎어리석기는 424 00:36:54,712 --> 00:36:58,633 ‎어차피 지금 오네이로스는 ‎너를 도울 형편이 못 돼 425 00:36:59,217 --> 00:37:00,218 ‎그럴 맘도 없겠지만 426 00:37:00,301 --> 00:37:03,387 ‎네 전남편도 너처럼 ‎필멸자의 덫에 걸리는 바람에 427 00:37:04,347 --> 00:37:06,140 ‎지하에 감금되어 있거든 428 00:37:06,224 --> 00:37:09,185 ‎그로 인해 깨어있는 세계가 ‎수면병에 휩싸였고 429 00:37:09,268 --> 00:37:12,647 ‎꿈과 악몽이 떼를 지어 ‎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지 430 00:37:13,231 --> 00:37:14,941 ‎미안하다, 아가야 431 00:37:16,943 --> 00:37:18,069 ‎안 돼요 432 00:37:18,152 --> 00:37:20,238 ‎네 기도가 헛된 게 됐구나 433 00:37:21,030 --> 00:37:22,865 ‎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단다 434 00:37:22,949 --> 00:37:24,116 ‎제발… 435 00:37:24,200 --> 00:37:26,285 ‎이제 네게 남은 건 희망뿐이야 436 00:37:28,746 --> 00:37:30,331 ‎저를 두고 가지 마세요 437 00:37:33,209 --> 00:37:34,210 ‎제발요 438 00:37:37,546 --> 00:37:39,924 ‎"2020년 8월" 439 00:37:40,007 --> 00:37:42,510 ‎바람직한 입찰 경쟁이 ‎펼쳐지고 있어요 440 00:37:43,261 --> 00:37:45,263 ‎모든 대형 영화사가 리키를 원하죠 441 00:37:45,346 --> 00:37:46,973 ‎"릭 매덕 ‎나의 사랑이 빛을 주었다" 442 00:37:47,056 --> 00:37:49,058 ‎영화사, 방송사 ‎스트리밍 기업까지요 443 00:37:49,141 --> 00:37:50,935 ‎우승 후보는 누구죠? 444 00:37:51,018 --> 00:37:53,062 ‎리키에게 각본과 연출을 ‎맡기는 쪽이요 445 00:37:53,145 --> 00:37:55,898 ‎조 롤링도 ‎그런 제안은 못 받았어요 446 00:37:55,982 --> 00:37:58,693 ‎에이전트 실력 미달이네요 ‎나한테 연락 주라고 해요 447 00:38:00,111 --> 00:38:02,822 ‎장르 소설이 후보자 명단에 ‎오른 것도 모자라서 448 00:38:02,905 --> 00:38:05,199 ‎최종 후보가 되다니 ‎도무지 납득이 안 돼 449 00:38:05,283 --> 00:38:08,661 ‎매덕의 신작이 장르를 초월했다고 ‎위원회에서 판단한 거지 450 00:38:09,245 --> 00:38:10,162 ‎읽어봤어? 451 00:38:10,246 --> 00:38:12,248 ‎아니, 그랬을 리가 452 00:38:12,331 --> 00:38:16,419 ‎난 읽었는데 ‎전혀 다른 사람이 쓴 것 같았어 453 00:38:17,503 --> 00:38:18,796 ‎아름다운 책이에요 454 00:38:20,548 --> 00:38:21,632 ‎꽤나 인상적이죠 455 00:38:22,300 --> 00:38:24,635 ‎소재가 넘쳐나나 봐요 456 00:38:24,719 --> 00:38:27,346 ‎맞아요, 그런데 ‎이름은 왜 바꿨대요? 457 00:38:28,306 --> 00:38:31,309 ‎- 바꾸다뇨? ‎- 리처드에서 릭으로 바꿨잖아요 458 00:38:32,518 --> 00:38:35,896 ‎책의 주제인 재창조를 ‎나타내기 위함이 아닐까요? 459 00:38:36,731 --> 00:38:39,400 ‎전 작가의 허세를 나타내는 ‎증거 같은데요? 460 00:38:40,026 --> 00:38:40,901 ‎어디까지 얘기했죠? 461 00:38:41,569 --> 00:38:45,114 ‎아일린의 캐릭터 설정이 ‎제 맘에 쏙 든다고요 462 00:38:45,823 --> 00:38:48,909 ‎요즘 픽션 작품들에는 ‎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부족해요 463 00:38:48,993 --> 00:38:50,494 ‎여성 작가가 쓴 작품도 그렇죠 464 00:38:50,578 --> 00:38:51,787 ‎동감이에요 465 00:38:52,580 --> 00:38:54,290 ‎여성의 경험은 오직 여성만이 466 00:38:54,373 --> 00:38:57,752 ‎온전히 전할 수 있다고 보는 게 ‎지금의 트렌드라는 건 알지만 467 00:38:57,835 --> 00:39:00,087 ‎사실 전… 468 00:39:01,380 --> 00:39:04,550 ‎제가 페미니스트 작가라고 ‎생각한답니다 469 00:39:07,136 --> 00:39:10,348 ‎무엇이 당신에게 ‎그런 목소리를 심어줬죠? 470 00:39:10,431 --> 00:39:11,682 ‎여성의 목소리요 471 00:39:15,853 --> 00:39:17,229 ‎내 인생의 여자들이죠 472 00:39:43,631 --> 00:39:46,842 ‎"2022년 8월" 473 00:39:47,426 --> 00:39:49,387 ‎영화 촬영을 위해 ‎로스앤젤레스로 가야 해 474 00:39:49,470 --> 00:39:51,263 ‎영화사에서 전용기를 준비했으니 475 00:39:51,347 --> 00:39:54,266 ‎당신을 문제없이 ‎데려갈 수 있을 거야 476 00:39:54,350 --> 00:39:55,684 ‎또 모르잖아 477 00:39:55,768 --> 00:39:57,061 ‎"릭 매덕 ‎독수리 돌" 478 00:39:57,144 --> 00:39:59,730 ‎함께 LA에 살기로 결정하게 될지 479 00:40:02,566 --> 00:40:04,026 ‎'함께'라고요? 480 00:40:06,862 --> 00:40:10,741 ‎우리가 이룬 성공을 ‎즐길 수는 없는 거야? 481 00:40:11,617 --> 00:40:12,952 ‎단 1초만이라도? 482 00:40:13,911 --> 00:40:20,835 ‎우리가 만든 이야기가 ‎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어 483 00:40:21,585 --> 00:40:23,546 ‎그게 뮤즈가 만들어진 ‎이유 아닌가? 484 00:40:24,713 --> 00:40:27,758 ‎우리 자매들은 태어났어요 ‎만들어진 게 아니라고요 485 00:40:27,842 --> 00:40:29,218 ‎미안, 래리 전화야 486 00:40:30,177 --> 00:40:31,470 ‎영화사 측이랑 얘기했어? 487 00:40:33,973 --> 00:40:36,434 ‎"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깨어나다" 488 00:40:37,935 --> 00:40:40,771 ‎아니, 제작 들어가기 전에 ‎확답을 받으란 말이야 489 00:40:40,855 --> 00:40:44,775 ‎출연진이랑 제작진 둘 다 ‎최소 50%는 여성이어야 해 490 00:40:44,859 --> 00:40:46,610 ‎유색인종 비율도 똑같이 맞춰 491 00:40:46,694 --> 00:40:48,237 ‎그리고 그 사실을 홍보해서 492 00:40:48,320 --> 00:40:51,365 ‎나중에 딴말 안 하게 ‎말뚝을 박아버려야지 493 00:41:02,626 --> 00:41:04,378 ‎판권 협상은 어떻게 됐어? 494 00:41:12,428 --> 00:41:14,805 ‎나랑 장난하자는 거야? 495 00:41:15,389 --> 00:41:17,558 ‎아니 496 00:42:05,314 --> 00:42:08,442 ‎오네이로스, 그대를 부르는 ‎내 목소리를 들어줘요 497 00:42:09,985 --> 00:42:13,239 ‎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‎날 도우러 와줘요 498 00:42:18,953 --> 00:42:19,870 ‎모르페우스? 499 00:42:21,539 --> 00:42:22,581 ‎그게 무슨 뜻이지? 500 00:42:24,875 --> 00:42:26,710 ‎꿈의 신을 일컫는 이름이에요 501 00:42:32,466 --> 00:42:33,884 ‎편지라도 쓰는 건가? 502 00:42:35,511 --> 00:42:36,637 ‎비슷하죠 503 00:42:56,365 --> 00:42:57,283 ‎넌 내 거야 504 00:43:00,202 --> 00:43:01,495 ‎법적으로 505 00:43:02,329 --> 00:43:04,081 ‎꿈의 신이 와도 당신은 못 구해 506 00:43:23,225 --> 00:43:25,477 ‎자택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‎정말 감사해요 507 00:43:25,561 --> 00:43:28,022 ‎새 책을 홍보해 주셔서 ‎제가 감사하죠 508 00:43:28,105 --> 00:43:32,776 ‎먼저 어떤 문호들이 ‎작가님께 영향을 줬는지 궁금해요 509 00:43:33,944 --> 00:43:36,947 ‎제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건 510 00:43:37,031 --> 00:43:39,700 ‎셜리 잭슨 같은 분의 작품을 ‎접했기 때문이죠 511 00:43:39,783 --> 00:43:42,745 ‎마거릿 애트우드랑 ‎옥타비아 E 버틀러의 작품도요 512 00:43:42,828 --> 00:43:45,706 ‎'독수리 돌'을 읽고 ‎가장 먼저 떠올랐던 작가가 513 00:43:45,789 --> 00:43:47,374 ‎작고하신 이래즈머스 프라이였어요 514 00:43:48,459 --> 00:43:51,879 ‎잠깐만요 ‎방금 작고하셨다고 했나요? 515 00:43:51,962 --> 00:43:52,838 ‎그분이… 516 00:43:55,174 --> 00:43:56,091 ‎돌아가셨어요? 517 00:43:56,175 --> 00:43:58,427 ‎지난여름에요, 친분이 있었나요? 518 00:43:59,470 --> 00:44:01,513 ‎딱히 그런 건 아니고요 519 00:44:02,097 --> 00:44:04,141 ‎두어 번 만난 적은 있었죠 520 00:44:04,224 --> 00:44:07,811 ‎제 작품에 대해 ‎좋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521 00:44:07,895 --> 00:44:10,689 ‎연세가 아흔쯤이었는데 혹시… 522 00:44:11,649 --> 00:44:12,983 ‎고령으로 돌아가신 건가요? 523 00:44:13,901 --> 00:44:14,777 ‎아뇨 524 00:44:16,111 --> 00:44:17,571 ‎독으로 목숨을 끊으셨어요 525 00:44:18,781 --> 00:44:22,201 ‎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일이 ‎옛 출판사 직원에게 526 00:44:22,284 --> 00:44:25,245 ‎자기 책을 다시 출간해 달라고 ‎편지를 보내는 거였대요 527 00:44:25,329 --> 00:44:27,456 ‎'여기 양초가 온다'였겠죠 528 00:44:27,539 --> 00:44:29,958 ‎그랬던 것 같아요, 어떻게 아세요? 529 00:44:32,169 --> 00:44:35,547 ‎어릴 적에 가장 좋아했던 ‎책이었던 것 같아요 530 00:44:36,382 --> 00:44:38,592 ‎감동적이고, 솔직하고… 531 00:44:41,220 --> 00:44:42,262 ‎기이했죠 532 00:44:46,016 --> 00:44:47,059 ‎딱하게 됐네요 533 00:44:48,060 --> 00:44:51,355 ‎독자가 떨어져 나가서 안타까웠죠 ‎유행에 맞지 않는 작가라 534 00:44:52,856 --> 00:44:55,859 ‎물론 작가님과 상관없는 얘기죠 ‎리처드 매덕이시잖아요 535 00:44:55,943 --> 00:44:57,986 ‎죄송합니다, 릭 매덕이죠 536 00:44:59,571 --> 00:45:01,490 ‎좋아요, 다음 질문 드릴게요 537 00:45:10,499 --> 00:45:11,667 ‎와줬군요 538 00:45:15,671 --> 00:45:16,672 ‎그대가 불렀으니까 539 00:45:19,258 --> 00:45:23,011 ‎당신도 나처럼 ‎감금됐었다고 들었어요 540 00:45:23,762 --> 00:45:24,888 ‎그럴 리가 541 00:45:26,348 --> 00:45:28,726 ‎내 고통은 당신에 비하면 ‎아무것도 아니었소 542 00:45:28,809 --> 00:45:29,727 ‎그런 말 마요 543 00:45:31,353 --> 00:45:33,522 ‎고통을 비교해 봤자 ‎배가 될 뿐이니까요 544 00:45:33,605 --> 00:45:35,899 ‎당신의 불행에 대해 듣고 ‎가슴이 아팠어요 545 00:45:37,276 --> 00:45:38,944 ‎풀려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546 00:45:39,653 --> 00:45:41,363 ‎그러나 당신은 법으로 묶여 있지 547 00:45:44,283 --> 00:45:46,243 ‎날 구해줄 수 없다는 거 알아요 548 00:45:47,661 --> 00:45:49,163 ‎저 사람만 속박을 풀 수 있죠 549 00:45:50,748 --> 00:45:54,084 ‎저자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래요? 550 00:45:55,210 --> 00:45:56,295 ‎날 보내달라고? 551 00:45:57,045 --> 00:46:00,632 ‎그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소 552 00:46:01,341 --> 00:46:02,176 ‎꿈… 553 00:46:02,259 --> 00:46:05,053 ‎저놈은 벌을 받아야 해 554 00:46:05,137 --> 00:46:09,266 ‎저자에게 합당한 벌이 ‎이 세상에 존재할까요? 555 00:46:10,100 --> 00:46:13,353 ‎목숨을 앗는다 해도 ‎내 상실을 되돌릴 순 없어요 556 00:46:13,437 --> 00:46:14,688 ‎저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557 00:46:16,106 --> 00:46:17,065 ‎한낱 인간이죠 558 00:46:17,149 --> 00:46:18,984 ‎그렇다고 놔줄 수는 없소 559 00:46:19,067 --> 00:46:21,945 ‎왜요? 내가 당신의 여자였으니까? 560 00:46:23,572 --> 00:46:24,698 ‎그대를 해쳤으니까 561 00:46:28,118 --> 00:46:31,872 ‎지난번에 만났을 때, 당신은 ‎나와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소 562 00:46:32,706 --> 00:46:33,916 ‎미안해요 563 00:46:36,251 --> 00:46:38,086 ‎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었어요 564 00:46:39,421 --> 00:46:40,672 ‎날 오해하는구려 565 00:46:43,008 --> 00:46:46,720 ‎그대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‎그 세월이 지났음에도… 566 00:46:54,478 --> 00:46:55,729 ‎돕게 해주시오 567 00:46:58,065 --> 00:46:59,066 ‎부디 568 00:47:00,859 --> 00:47:02,110 ‎지은 빚이 많으니까 569 00:47:09,785 --> 00:47:11,245 ‎어떻게 할 생각이죠? 570 00:47:27,803 --> 00:47:29,680 ‎깜짝이야, 당신 누구야? 571 00:47:30,973 --> 00:47:33,058 ‎- 내 집에서 나가 ‎- 조용히 하거라 572 00:47:34,518 --> 00:47:37,104 ‎넌 이 집에 한 여인을 억류 중이다 573 00:47:38,772 --> 00:47:41,275 ‎그녀의 해방을 요청하러 왔다 574 00:47:42,818 --> 00:47:44,069 ‎당신 미쳤어? 575 00:47:44,945 --> 00:47:47,114 ‎이 집에 여자는 없어 ‎신고할 거야, 내가 누군지 알아? 576 00:47:47,197 --> 00:47:50,742 ‎네놈이 누군지는 잘 안다 ‎리처드 매덕 577 00:47:55,539 --> 00:47:57,082 ‎경찰을 부를 건가요? 578 00:47:57,749 --> 00:48:01,295 ‎아니, 인간 기관에 ‎연락을 취하진 않을 것이다 579 00:48:01,879 --> 00:48:03,088 ‎그녀를 풀어줘라 580 00:48:04,047 --> 00:48:05,716 ‎그 여자가 꼭 있어야 해요 581 00:48:05,799 --> 00:48:08,886 ‎뮤즈 없이는 글도 못 쓰고 ‎아이디어가 바닥난다고요 582 00:48:09,678 --> 00:48:12,639 ‎- 돈을 드릴게요 ‎- 혀를 그만 놀리거라 583 00:48:18,395 --> 00:48:24,067 ‎그녀는 60년 넘도록 ‎죄수처럼 갇혀 584 00:48:24,151 --> 00:48:28,614 ‎멸시와 학대, 모욕을 당해왔는데 585 00:48:28,697 --> 00:48:32,200 ‎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‎풀어주지 않겠다는 거냐? 586 00:48:32,284 --> 00:48:37,289 ‎그래, 아이디어를 원한다면 ‎내가 그것을 주마 587 00:48:38,874 --> 00:48:40,542 ‎차고 넘치도록 588 00:49:09,363 --> 00:49:11,156 ‎나한테 무슨 짓을 했지? 589 00:49:13,283 --> 00:49:15,535 ‎악몽을 심기라도 한 거야? 590 00:49:18,246 --> 00:49:19,081 ‎말해! 591 00:49:19,164 --> 00:49:21,667 ‎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‎리처드 매덕 592 00:49:24,252 --> 00:49:26,463 ‎당신이 만난 모르페우스는 593 00:49:27,589 --> 00:49:30,092 ‎로마인들에게 ‎형태의 조각가로 불리었죠 594 00:49:30,175 --> 00:49:32,010 ‎한때 내 남편이었고 595 00:49:33,428 --> 00:49:35,347 ‎내 아들의 아버지였던 자예요 596 00:49:36,515 --> 00:49:38,016 ‎아들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597 00:49:38,600 --> 00:49:40,477 ‎당신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598 00:49:41,937 --> 00:49:45,273 ‎하지만 이제 와서 묻기에는 ‎너무 늦어버렸죠 599 00:49:53,281 --> 00:49:54,616 ‎'그리고 어둠 속에서' 600 00:49:55,784 --> 00:49:59,663 ‎'그는 별 하나하나에 담긴 ‎이야기를 상상했다' 601 00:50:02,541 --> 00:50:04,042 ‎'반딧불이처럼' 602 00:50:05,377 --> 00:50:11,508 ‎'밤하늘을 밝혔다가 사라지는 별' 603 00:50:20,017 --> 00:50:22,144 ‎"독수리 돌" 604 00:50:26,481 --> 00:50:27,691 ‎질문 받겠습니다 605 00:50:32,571 --> 00:50:34,281 ‎셋째 줄에 계신 여성분 606 00:50:38,118 --> 00:50:41,121 ‎작가님 책은 ‎수많은 장르를 아우르고 607 00:50:41,204 --> 00:50:44,833 ‎그 안에는 수많은 세계와 ‎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608 00:50:45,876 --> 00:50:48,378 ‎그런 아이디어는 다 어디서 오죠? 609 00:50:50,464 --> 00:50:57,179 ‎제게 아이디어는 ‎어디서 오는 게 아니에요 610 00:50:57,262 --> 00:51:00,557 ‎우리 주변에 있죠, 언제나 611 00:51:01,141 --> 00:51:07,689 ‎한 배경만으로 책을 쓸 수 있어요 ‎예를 들면… 낭독회? 612 00:51:09,149 --> 00:51:13,987 ‎작중 저 바깥세상에서는 ‎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613 00:51:14,696 --> 00:51:19,785 ‎홀로코스트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‎이곳의 방청객들은 안전하죠 614 00:51:22,037 --> 00:51:23,830 ‎작가가 낭독을 하는 동안은요 615 00:51:25,123 --> 00:51:26,374 ‎감사합니다 616 00:51:26,458 --> 00:51:30,504 ‎아니면 비평가 집단에 대한 ‎소설도 가능해요 617 00:51:30,587 --> 00:51:37,135 ‎불경한 의식과 피의 맹세로 이어진 ‎음침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618 00:51:37,219 --> 00:51:38,637 ‎그들은 한 작가를 매장하고자 619 00:51:38,720 --> 00:51:43,308 ‎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쳐 ‎계획의 첫발을 떼죠 620 00:51:48,230 --> 00:51:51,650 ‎길거리가 시간으로 포장된 ‎도시는 어떨까요? 621 00:51:51,733 --> 00:51:56,571 ‎침묵하는 여자들이 승객이고 ‎맹인이 운전하는 기차는요? 622 00:52:07,749 --> 00:52:09,501 ‎빛으로 만든 머리… 죄송해요 623 00:52:12,170 --> 00:52:13,421 ‎실례합니다 624 00:52:13,505 --> 00:52:18,844 ‎늑대 금붕어는 보름달이 뜨면 ‎늑대로 변신하죠 625 00:52:19,427 --> 00:52:24,224 ‎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‎대출 카드를 상속받은 남자 626 00:52:26,268 --> 00:52:28,478 ‎족제비를 데리고 ‎휴가를 떠나는 두 명의 노파 627 00:52:36,486 --> 00:52:38,488 ‎고요에 관한 세스티나… 628 00:52:38,572 --> 00:52:42,367 ‎사용할 단어는… 어두운, 해진 629 00:52:43,118 --> 00:52:47,330 ‎결코, 절규, 불, 키스… 630 00:52:48,874 --> 00:52:51,543 ‎우주를 잼 통에 넣어 ‎보관하는 노인 631 00:52:52,669 --> 00:52:54,588 ‎종이 인형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 632 00:52:54,671 --> 00:52:57,507 ‎작가님, 저 노라예요 ‎손이 왜 이렇게 됐어요? 633 00:52:57,591 --> 00:52:59,634 ‎아이디어가 미친 듯이 떠오르는데 634 00:52:59,718 --> 00:53:04,139 ‎펜과 종이가 없어서 ‎손으로 적고 있었어요 635 00:53:08,393 --> 00:53:12,355 ‎아이디어가 필요하긴 했지만 ‎이렇게 몰아칠 줄은… 636 00:53:12,439 --> 00:53:13,773 ‎병원으로 데려가야 돼 637 00:53:13,857 --> 00:53:16,067 ‎아뇨, 제발 내 집으로 가줘요 638 00:53:17,360 --> 00:53:20,280 ‎2층 방에 여자가 있을 거예요 639 00:53:21,615 --> 00:53:23,283 ‎거기 갇혀 있어요 640 00:53:24,326 --> 00:53:27,704 ‎이제 가도 된다고 ‎내가 놓아주겠다고 전해줘요 641 00:53:27,787 --> 00:53:29,122 ‎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642 00:53:29,206 --> 00:53:34,127 ‎열쇠 가져가서 내보내요 ‎제발 사라지게 해줘요 643 00:53:36,922 --> 00:53:39,591 ‎내가 책에 사인해 줬잖아요, 맞죠? 644 00:53:41,009 --> 00:53:42,552 ‎부탁할게요! 645 00:53:44,804 --> 00:53:47,015 ‎알았어요, 갈게요 646 00:53:47,098 --> 00:53:48,725 ‎제발 멈추게 해줘요 647 00:53:49,726 --> 00:53:52,437 ‎미안하다고 전해줘요 648 00:53:52,520 --> 00:53:56,316 ‎적하 숭배로 해석되는 ‎마법과 연금술의 관계 649 00:53:56,399 --> 00:53:57,859 ‎병원에서 보자 650 00:53:57,943 --> 00:54:00,362 ‎파르테논 너머로 지는 해 ‎상어 이빨 수프 651 00:54:00,445 --> 00:54:05,825 ‎나이팅게일, 장미 덤불 ‎검정색 고무 개 목걸이! 652 00:54:22,884 --> 00:54:23,718 ‎계세요? 653 00:54:41,528 --> 00:54:44,072 ‎"여기 양초가 온다 ‎이래즈머스 프라이" 654 00:54:59,504 --> 00:55:00,922 ‎끝났어요 655 00:55:09,556 --> 00:55:10,390 ‎고마워요 656 00:55:10,932 --> 00:55:12,851 ‎그대 부름에 응한 것뿐이오 657 00:55:16,229 --> 00:55:17,439 ‎이제 어쩔 생각이오? 658 00:55:20,942 --> 00:55:23,069 ‎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659 00:55:24,863 --> 00:55:29,743 ‎그 누구도 이런 일을 ‎겪게 두지 않는 거예요 660 00:55:30,994 --> 00:55:31,953 ‎어떻게? 661 00:55:32,037 --> 00:55:33,788 ‎그건 모르겠어요 662 00:55:36,124 --> 00:55:40,128 ‎스스로와 서로의 발전을 원하도록 ‎인류에게 영감을 주거나 663 00:55:41,504 --> 00:55:43,631 ‎날 가뒀던 법칙을 ‎개정하는 방법이 있겠죠 664 00:55:45,133 --> 00:55:48,470 ‎우리 자매들의 결정권이 없었던 ‎오래전에 쓰인 법칙이니까요 665 00:55:49,721 --> 00:55:51,598 ‎내 왕국에 가서도 그리하겠소 666 00:55:53,725 --> 00:55:55,393 ‎달라졌네요, 오네이로스 667 00:55:56,478 --> 00:55:59,606 ‎옛날이었으면 눈 깜짝 안 하고 ‎날 계속 내버려 뒀을 텐데 668 00:56:05,070 --> 00:56:09,032 ‎지금도 내가 미워요? ‎당신을 떠나서? 669 00:56:10,367 --> 00:56:12,786 ‎- 그 일로 당신 탓을 해서? ‎- 아니 670 00:56:16,915 --> 00:56:21,211 ‎난 최근 들어 많은 걸 배웠고… 671 00:56:23,922 --> 00:56:25,006 ‎그렇지 않소 672 00:56:27,133 --> 00:56:28,593 ‎그대를 미워하지 않소 673 00:56:35,016 --> 00:56:37,143 ‎이제 그 인간을 놔주세요 674 00:56:39,104 --> 00:56:40,313 ‎그자는 날 풀어줬고 675 00:56:40,397 --> 00:56:42,899 ‎내 상처는 용서로만 ‎치유할 수 있어요 676 00:56:42,982 --> 00:56:46,194 ‎그자의 행동을 용서한단 말이오? 677 00:56:46,277 --> 00:56:48,113 ‎행동은 용서 안 하지만 678 00:56:49,322 --> 00:56:51,074 ‎사람은 용서해야만 해요 679 00:56:51,783 --> 00:56:52,742 ‎그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680 00:56:53,952 --> 00:56:54,828 ‎나를 위해서 681 00:56:56,996 --> 00:56:58,123 ‎풀어줄 건가요? 682 00:56:59,791 --> 00:57:01,251 ‎그게 그대의 뜻이라면 683 00:57:03,461 --> 00:57:04,421 ‎그리하리다 684 00:57:14,347 --> 00:57:17,517 ‎저 왔어요, 좀 어떠세요? 685 00:57:17,600 --> 00:57:18,560 ‎난… 686 00:57:20,353 --> 00:57:25,525 ‎더는 모르겠어요 ‎계속 떠올리고는 있는데 687 00:57:26,609 --> 00:57:29,195 ‎시키신 대로 했어요 ‎작가님 댁에 갔는데 688 00:57:30,405 --> 00:57:32,824 ‎이 책만 있더라고요 689 00:57:32,907 --> 00:57:34,868 ‎그 여자가 말한 게 있어요 690 00:57:34,951 --> 00:57:38,079 ‎그… '형태의 조각가' 691 00:57:40,039 --> 00:57:42,208 ‎그리고 이름을 적었는데… 692 00:57:45,837 --> 00:57:47,172 ‎기억이 안 나요! 693 00:57:47,797 --> 00:57:52,427 ‎왜 갑자기 생각하는 게 ‎이렇게 힘든 건지 694 00:57:53,887 --> 00:57:55,388 ‎연락해야 할 분이 있나요? 695 00:57:55,472 --> 00:57:56,598 ‎그녀는 떠났어요 696 00:58:02,520 --> 00:58:04,022 ‎전부 그녀와 함께 사라졌어요 697 00:58:05,315 --> 00:58:07,859 ‎아이디어도, 이야기도 698 00:58:12,030 --> 00:58:13,990 ‎다 그녀가 준 거였는데! 699 00:58:14,073 --> 00:58:17,118 ‎누구요? 그녀가 누군데요? 700 00:58:24,125 --> 00:58:27,086 ‎생각이 하나도 안 나요 701 00:58:33,134 --> 00:58:34,135 ‎하나도 702 00:58:39,682 --> 00:58:43,353 ‎언제 한번 꿈의 왕국을 ‎방문해도 될까요? 703 00:58:44,812 --> 00:58:47,857 ‎미뤘던 아들의 이야기도 나누고 704 00:58:50,193 --> 00:58:54,489 ‎애도의 시간을 가지려고요 705 00:58:56,533 --> 00:58:59,369 ‎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만… 706 00:59:02,497 --> 00:59:03,665 ‎이해해요 707 00:59:19,055 --> 00:59:20,515 ‎고마워요, 오네이로스 708 00:59:22,392 --> 00:59:23,726 ‎이 일은 잊지 않을게요 709 00:59:26,354 --> 00:59:27,564 ‎잘 있어요 710 00:59:32,610 --> 00:59:33,695 ‎행운이 그대와 함께하기를 711 00:59:37,740 --> 00:59:38,992 ‎잘 가시오, 칼리오페 712 01:01:50,415 --> 01:01:55,420 ‎자막: 윤다함