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000 --> 00:00:07,000 Downloaded from YTS.MX 2 00:00:08,000 --> 00:00:13,000 Official YIFY movies site: YTS.MX 3 00:00:37,412 --> 00:00:41,791 저도 이해가 안 갔지만 세계가 의아했던 점이 하나 있어요 4 00:00:42,667 --> 00:00:46,296 독일이 가진 인적 자원과 5 00:00:46,379 --> 00:00:51,217 기차, 트럭, 에너지를 6 00:00:51,301 --> 00:00:54,888 최후의 날까지 유대인 말살에 쏟아부었다는 점이었어요 7 00:00:54,971 --> 00:00:58,767 만약 종전 6개월 전에만 유대인 학살을 멈추고 8 00:00:58,850 --> 00:01:01,853 그 모든 자원을 9 00:01:01,936 --> 00:01:04,105 전력 강화에 투입했다면 10 00:01:04,189 --> 00:01:06,566 전쟁에서 오래 버텼을 거예요 11 00:01:06,649 --> 00:01:08,860 하지만 그들에게 더욱 중요했던 건 12 00:01:08,943 --> 00:01:12,489 전쟁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유대인 학살이었어요 13 00:01:29,839 --> 00:01:31,549 "제2차 세계대전 기간" 14 00:01:31,633 --> 00:01:35,011 "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여러 나라를 점령하면서" 15 00:01:35,095 --> 00:01:38,556 "유럽의 유대인들은 인권을 박탈당하고" 16 00:01:38,640 --> 00:01:41,101 "강제거주지역에 억류됐으며" 17 00:01:41,184 --> 00:01:44,687 "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살해됐다" 18 00:01:45,939 --> 00:01:49,317 "심지어 독일의 패전이 확실해진 1944년까지도" 19 00:01:49,400 --> 00:01:50,819 "히틀러와 추종자들은" 20 00:01:50,902 --> 00:01:54,197 "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을 포기하지 않았다" 21 00:01:54,280 --> 00:01:57,283 "유럽에서 유대인 인구가 가장 많았던 헝가리는" 22 00:01:57,367 --> 00:02:01,454 "나치의 긴박했던 유대인 살상의 무대가 됐다" 23 00:02:02,664 --> 00:02:04,916 "제2차 세계대전 마지막 해를" 24 00:02:04,999 --> 00:02:07,752 "살아서 버틴 헝가리인 생존자 5명의 이야기다" 25 00:02:22,684 --> 00:02:26,229 나는 카르파티아산맥의 폴랴나라는 마을에서 자랐어요 26 00:02:27,313 --> 00:02:30,150 상점가 두 개가 전부인 작은 동네였죠 27 00:02:30,233 --> 00:02:34,028 이리로 쭉 올라가면 교회가 나와 28 00:02:34,112 --> 00:02:36,948 우체국 하나, 읍사무소 하나 29 00:02:37,574 --> 00:02:40,410 정교회 성당 하나 유대교 회당 하나가 있었죠 30 00:02:40,493 --> 00:02:42,370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31 00:02:42,453 --> 00:02:43,454 아름다운 마을이었어요 32 00:02:44,747 --> 00:02:47,542 나는 우즈호로드란 곳에 살았어요 33 00:02:48,334 --> 00:02:49,919 도시 규모는 작았지만 34 00:02:50,545 --> 00:02:55,508 세계화된 대도시의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죠 35 00:02:56,426 --> 00:02:58,303 여기 작은 식료품점이 있었어 36 00:02:59,012 --> 00:03:00,930 바로 이 모퉁이를 돌면 37 00:03:01,723 --> 00:03:02,849 그리고… 38 00:03:06,519 --> 00:03:11,566 점심이면 여기 와서 샌드위치를 먹었지 39 00:03:14,194 --> 00:03:17,197 우리는 샤르바르라는 도시에 살았어요 40 00:03:17,280 --> 00:03:22,827 헝가리 땅으로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가까웠죠 41 00:03:24,037 --> 00:03:29,626 인근 마을 농부들이 농작물을 큰 바구니에 담아 42 00:03:29,709 --> 00:03:31,502 매일 가져왔어요 43 00:03:31,586 --> 00:03:35,632 머리에 이거나 어깨에 지고 왔죠 44 00:03:39,219 --> 00:03:42,013 서소보는 아주 작은 마을로 45 00:03:42,096 --> 00:03:44,057 인구가 3천 명에 불과했어요 46 00:03:44,140 --> 00:03:47,644 전기가 안 들어오고 기반 시설도 전무했던 곳이라 47 00:03:47,727 --> 00:03:52,106 삶이 몹시 심심하고 지루했어요 신날 일이 없었죠 48 00:03:53,399 --> 00:03:59,113 하지만 부다페스트로 갔더니 전혀 딴판이었어요 49 00:03:59,197 --> 00:04:01,407 차이가 엄청났죠 50 00:04:02,033 --> 00:04:05,036 도심을 보고 탄성을 내질렀어 51 00:04:05,119 --> 00:04:09,582 이런 세상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52 00:04:12,543 --> 00:04:16,422 부다페스트는 웅장하고 세계적인 도시였어요 53 00:04:16,923 --> 00:04:20,301 빈, 파리, 런던에 뒤지지 않는 54 00:04:20,385 --> 00:04:22,262 유럽의 훌륭한 수도였죠 55 00:04:22,887 --> 00:04:26,057 이 장엄한 의회 건물이 56 00:04:26,140 --> 00:04:30,061 헝가리 역사의 흥망성쇠를 지켜봤단다 57 00:04:30,144 --> 00:04:33,648 부다페스트의 대규모 유대인 인구는 58 00:04:33,731 --> 00:04:37,443 사회와 완전히 융화돼 있었고 애국심이 투철했어요 59 00:04:37,527 --> 00:04:42,282 헝가리 문화의 후예라는 자긍심도 극에 달했죠 60 00:04:42,365 --> 00:04:47,036 제가 살던 도시에는 유대인이 800가구 살았어요 61 00:04:47,120 --> 00:04:53,584 유대인 이외의 인구는 만 명이나 만 천 명쯤 됐죠 62 00:04:54,294 --> 00:04:58,131 유대인 아닌 친구들이 있었고 유대인 아닌 남자애들도 만났어요 63 00:04:58,214 --> 00:05:00,425 부모님도 유대인 아닌 친구들을 두셨고요 64 00:05:00,508 --> 00:05:03,678 우리는 유대인인 동시에 헝가리인이라는 인식이 65 00:05:04,387 --> 00:05:05,555 강했기 때문에 66 00:05:05,638 --> 00:05:08,349 종교로는 유대인이지만 67 00:05:09,183 --> 00:05:10,560 우린 헝가리인이라고 생각했어요 68 00:05:13,438 --> 00:05:17,567 1934년 8월 2일 장교와 사병들은 독일이 아닌 69 00:05:17,650 --> 00:05:20,820 히틀러 개인에게 충성을 맹세합니다 70 00:05:20,903 --> 00:05:24,032 독일 내 전권을 장악한 히틀러는 71 00:05:24,824 --> 00:05:27,368 경계하는 인접국 오스트리아에 72 00:05:27,452 --> 00:05:29,662 불가침을 서약했습니다 73 00:05:29,746 --> 00:05:32,623 제가 10살이던 1938년 74 00:05:33,166 --> 00:05:34,917 처음으로 신문을 사서 75 00:05:35,668 --> 00:05:38,129 머리기사 제목을 읽었어요 76 00:05:38,671 --> 00:05:40,923 '히틀러, 오스트리아로 진군' 77 00:05:41,007 --> 00:05:42,216 그때 느꼈죠 78 00:05:42,300 --> 00:05:46,387 이 역사적인 순간이 79 00:05:46,471 --> 00:05:48,139 헝가리 유대인과 80 00:05:48,222 --> 00:05:52,602 내 가족, 나 자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요 81 00:05:55,855 --> 00:05:58,107 독일이 폴란드와 단치히 자유시를 침입합니다 82 00:05:58,191 --> 00:06:01,069 바르샤바에는 폭격이 잇따르고 83 00:06:01,152 --> 00:06:02,862 폴란드는 폐허가 됐습니다 84 00:06:02,945 --> 00:06:05,365 "폴란드 침공" 85 00:06:11,788 --> 00:06:16,542 폴란드에서 도망친 피난민들이 헝가리로 왔어요 86 00:06:16,626 --> 00:06:22,006 유대인 가정의 남자들은 대개 금요일 밤 회당에 가서 87 00:06:22,090 --> 00:06:24,634 그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와 쉬게 해줬어요 88 00:06:24,717 --> 00:06:26,969 그들이 와서 얘기를 전했어요 89 00:06:27,929 --> 00:06:30,515 하지만 저는 그 사람들 얘기를 90 00:06:32,725 --> 00:06:34,394 잘 안 믿었던 기억이 납니다 91 00:06:34,477 --> 00:06:38,856 아버지와 어떤 남자분이 대화를 나누고 계셨어요 92 00:06:38,940 --> 00:06:43,194 폴란드에서 나치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전해주시는데 93 00:06:43,277 --> 00:06:47,198 영영 잊히지 않을 이야기가 하나 있었어요 94 00:06:47,281 --> 00:06:51,702 나치가 우리 유대인들의 어린 아기들을 데려다가 95 00:06:51,786 --> 00:06:55,623 다리를 잡고 반으로 찢어서 96 00:06:55,706 --> 00:07:00,002 우크라이나의 드니스테르강에 던져버린다는 거예요 97 00:07:00,086 --> 00:07:02,046 물론 시간이 갈수록 98 00:07:02,130 --> 00:07:04,757 이야기는 더 끔찍해졌어요 99 00:07:04,841 --> 00:07:10,555 대량 총살과 집단 매장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죠 100 00:07:10,638 --> 00:07:13,641 그때 우리는 순진하게도… 101 00:07:14,434 --> 00:07:17,437 이런 표현을 쓰기 싫어도 쓸 수밖에 없군요 102 00:07:17,520 --> 00:07:23,067 '우리 헝가리인들'은 그런 짓을 안 하리라는 애국심이 있었죠 103 00:07:23,151 --> 00:07:24,986 히틀러는 독일에 있으니 104 00:07:25,069 --> 00:07:28,448 거기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와 무관할 줄 알았어요 105 00:07:28,531 --> 00:07:31,534 한참 떨어져 있었는걸요 106 00:07:54,849 --> 00:07:56,476 두 전쟁이 일어났어요 107 00:07:57,435 --> 00:07:59,395 군사적 전쟁이 있었고 108 00:07:59,479 --> 00:08:01,689 그와 동시에 벌어진 109 00:08:01,772 --> 00:08:03,232 두 번째 전쟁이 있었습니다 110 00:08:03,316 --> 00:08:06,777 나치친위대가 유대인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었죠 111 00:08:47,568 --> 00:08:52,114 헝가리 국민성의 어두운 일면이 112 00:08:52,198 --> 00:08:54,367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113 00:08:54,450 --> 00:08:57,620 유대인 박해 역시 가시화됐죠 114 00:08:57,703 --> 00:09:01,123 유대인은 일자리와 사업체를 잃었습니다 115 00:09:01,207 --> 00:09:04,627 헝가리 내에 나치 주장을 표방하는 화살십자당이 생겨났고 116 00:09:04,710 --> 00:09:07,421 물론 그들은 117 00:09:08,130 --> 00:09:13,094 헝가리 유대인에게 가장 혐오스럽고 두려운 존재였죠 118 00:09:17,265 --> 00:09:21,185 우리가 왜 아무 대응을 안 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119 00:09:21,269 --> 00:09:23,354 도망치거나 숨지 않았거든요 120 00:09:24,063 --> 00:09:26,607 상황이 단번에 그리된 건 아니었어요 121 00:09:26,691 --> 00:09:29,527 변화는 아주 서서히 일어났죠 122 00:09:29,610 --> 00:09:34,824 새로운 법안이나 규제가 나올 때마다 우린 그랬어요 123 00:09:34,907 --> 00:09:38,286 '뭐가 또 나왔네? 이것도 지나가겠지' 124 00:09:42,456 --> 00:09:46,377 히틀러가 헝가리로 넘어온 건 1944년 3월 19일이었어요 125 00:09:47,753 --> 00:09:49,171 나는 16살이었습니다 126 00:09:49,672 --> 00:09:53,259 1944년 3월 19일 127 00:09:53,342 --> 00:09:57,096 독일이 등장했어요 나치친위대가 시내에 나타났죠 128 00:09:57,638 --> 00:10:00,641 우리 마을을 점령하러 온 나치 정권 병력은 129 00:10:00,725 --> 00:10:02,727 오토바이 두 대가 전부였어요 130 00:10:02,810 --> 00:10:04,478 일찍부터 마을에서 131 00:10:04,562 --> 00:10:07,690 뒷구멍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있었던 거예요 132 00:10:08,399 --> 00:10:12,528 대다수는 우리가 오랫동안 친구라고 여겼던 사람들인데 133 00:10:12,612 --> 00:10:15,281 하룻밤 사이에 등을 돌리고 134 00:10:15,364 --> 00:10:18,034 그쪽에 가서 붙었어요 135 00:10:18,117 --> 00:10:21,329 그다음 규제 사항은 136 00:10:21,412 --> 00:10:25,374 노란 별 없는 유대인의 거리 통행을 막은 거였어요 137 00:10:25,458 --> 00:10:28,753 나치가 독일에서 유대인을 끌고 가기 전에 138 00:10:28,836 --> 00:10:31,005 노란 별을 달게 했다는 소문을 들었고 139 00:10:31,088 --> 00:10:33,799 폴란드에서도 그렇게 했기 때문에 140 00:10:33,883 --> 00:10:36,677 우리도 우려를 금치 못했죠 141 00:10:37,345 --> 00:10:40,306 노란 별을 안 달았다가 142 00:10:40,389 --> 00:10:42,683 붙잡히게 됐고 143 00:10:44,060 --> 00:10:46,687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혔어요 144 00:10:47,313 --> 00:10:49,940 부다페스트 북부의 수용소였는데 145 00:10:50,024 --> 00:10:52,360 그곳엔 중요한 철교가 있었죠 146 00:10:53,444 --> 00:10:56,280 우리가 맡은 일은 147 00:10:57,698 --> 00:10:59,784 철도 수리였단다 148 00:11:00,785 --> 00:11:04,163 선로와 다리를 쉴 틈 없이 고쳤어 149 00:11:04,246 --> 00:11:08,250 영국과 미국군이 밤낮으로 폭격을 해대니 150 00:11:08,334 --> 00:11:11,379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두려웠지 151 00:11:11,462 --> 00:11:12,838 하지만 그러면서도 152 00:11:12,922 --> 00:11:17,009 미국, 영국 폭격기가 모든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고 153 00:11:17,093 --> 00:11:19,136 이 다리를 파괴해 주길 바랐어 154 00:11:19,220 --> 00:11:20,763 그래야지만 155 00:11:21,555 --> 00:11:22,765 히틀러를 무너뜨리니까 156 00:11:23,557 --> 00:11:25,768 나는 수용소를 탈출해서 157 00:11:26,352 --> 00:11:30,272 헝가리 지하 운동 조직에 들어갔어요 158 00:11:30,773 --> 00:11:33,901 다음 법령이 발표됐는데 우리더러 짐을 싸래요 159 00:11:34,819 --> 00:11:36,362 최대 25kg까지요 160 00:11:36,445 --> 00:11:39,615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죠 뭘 가져가지? 161 00:11:39,699 --> 00:11:42,993 여러분이 사는 집을 떠올려 보세요 162 00:11:43,077 --> 00:11:44,912 무엇으로 25kg을 채울 건가요? 163 00:11:44,995 --> 00:11:47,164 25kg이 뭐죠? 164 00:11:47,248 --> 00:11:49,500 25kg이면 어느 정도 무게예요? 165 00:11:50,376 --> 00:11:52,878 베개 가져갈까요? 침대 커버는요? 166 00:11:52,962 --> 00:11:55,297 접시를 가져가요? 아니면… 167 00:11:55,381 --> 00:11:57,007 뭘 가져가야 하죠? 168 00:11:57,091 --> 00:11:58,509 짐을 싸는데 169 00:12:00,761 --> 00:12:05,141 좋은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을 가져가고 싶었어요 170 00:12:05,808 --> 00:12:09,979 너무나 우울하고 걱정이 많았었죠 171 00:12:11,230 --> 00:12:14,608 그래서 수영복이 떠올랐어요 172 00:12:14,692 --> 00:12:16,694 그 수영복은 173 00:12:17,361 --> 00:12:19,572 아버지가 갖다주신 거였거든요 174 00:12:24,452 --> 00:12:25,870 못 하겠어요 175 00:12:37,923 --> 00:12:41,927 3년 전에 아버지가 출장을 가셨다가 176 00:12:42,011 --> 00:12:43,554 집에 돌아오셨어요 177 00:12:44,180 --> 00:12:49,477 아버지는 항상 선물을 가져다가 저희 자매에게 주셨죠 178 00:12:50,561 --> 00:12:51,562 그래서 179 00:12:52,938 --> 00:12:55,941 다녀오실 때마다 여쭤봤어요 '뭐 가져오셨어요?' 180 00:12:56,025 --> 00:12:58,027 아버지가 상자를 여셨는데 181 00:12:58,694 --> 00:13:02,948 세상에서 제일 예쁜 수영복이 상자에서 나왔어요 182 00:13:03,032 --> 00:13:06,494 반짝이는 새틴으로 마무리됐고 183 00:13:06,577 --> 00:13:09,830 알록달록한 꽃무늬 프린트였죠 184 00:13:10,831 --> 00:13:17,463 그날 오후에 계단을 올라오는 군홧발 소리가 들렸어요 185 00:13:18,339 --> 00:13:22,092 난 뛰어 들어가서 원피스 안에 그 수영복을 입었죠 186 00:13:23,427 --> 00:13:25,346 그렇게 집을 떠났어요 187 00:13:25,846 --> 00:13:30,309 현관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와 몇 분의 시간을 줬어요 188 00:13:30,392 --> 00:13:33,312 말은 30분이라고 했지만 절대 그렇게 안 줬죠 189 00:13:33,395 --> 00:13:35,940 귀중품 챙길 시간을 조금 주고는 190 00:13:36,023 --> 00:13:39,109 우리를 집에서 끌고 나갔어요 191 00:13:43,697 --> 00:13:47,618 살던 집에서 끌려 나간다는 건 상상이 안 가는 일이었어요 192 00:13:50,871 --> 00:13:52,248 단지 유대인이란 이유 만으로요 193 00:13:52,331 --> 00:13:55,084 우리 친구라던 사람들과 이웃이 194 00:13:55,626 --> 00:13:58,546 길에 죽 늘어서서 195 00:13:59,213 --> 00:14:00,840 소리를 질렀어요 196 00:14:00,923 --> 00:14:03,592 '당신들 그만 나갈 때도 됐어' 197 00:14:03,676 --> 00:14:06,262 '우리 동네에 유대인은 한 명도 필요 없어' 198 00:14:06,345 --> 00:14:08,514 '너희 유대인은 깡그리 제거해야 해' 199 00:14:09,723 --> 00:14:12,601 믿어지지 않는 광경에 몸이 얼어붙었어요 200 00:14:13,435 --> 00:14:17,356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부모님이었어요 201 00:14:17,439 --> 00:14:20,025 우린 친구였고 뭐든 나누며 살았는데 202 00:14:20,109 --> 00:14:23,654 왜 저렇게 적대적이지? 왜 갑자기 우릴 미워해? 203 00:14:23,737 --> 00:14:28,200 유대인이 이집트를 떠나던 구절을 읽는 것 같았어요 204 00:14:28,284 --> 00:14:30,452 바리바리 짐을 싸 들고 205 00:14:30,536 --> 00:14:33,706 베개와 침대 커버를 짐가방에 묶었어요 206 00:14:33,789 --> 00:14:37,918 아이들도 짐 옮기는 걸 돕는데 너무나 창피했어요 207 00:14:38,002 --> 00:14:43,757 우리를 독일로 데려가 일을 시킬 거라고 생각했어요 208 00:14:43,841 --> 00:14:45,384 정말 그렇게 믿고 싶었어요 209 00:14:45,968 --> 00:14:52,641 그때 유럽의 유대인들은 모두 수용소에 갇혀 있었는데 210 00:14:52,725 --> 00:14:54,143 우린 그 사실을 몰랐죠 211 00:14:54,727 --> 00:14:57,730 강제 수용, 거주지 제한, 추방은 212 00:14:57,813 --> 00:15:03,110 12주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213 00:15:04,028 --> 00:15:06,113 하지만 그 어느 곳도 214 00:15:07,323 --> 00:15:10,492 추방 작전을 시행함에 있어 215 00:15:11,911 --> 00:15:17,958 헝가리처럼 야만적이고 속전속결로 진행되지 않았어요 216 00:15:18,042 --> 00:15:20,711 그 사람들은 우리를 '게토'에 데려간다고 했어요 217 00:15:20,794 --> 00:15:22,922 못 들어본 단어였죠 218 00:15:23,005 --> 00:15:26,050 헝가리어에는 '게토'란 말이 없거든요 219 00:15:26,133 --> 00:15:28,010 어디로 끌려갔는지 몰랐어요 220 00:15:28,636 --> 00:15:31,096 아침에 잠에서 깬 후에야 221 00:15:31,180 --> 00:15:34,767 거기가 벽돌 공장이란 걸 알아챘죠 222 00:15:34,850 --> 00:15:36,393 벽돌 제조 공장 마당이었어요 223 00:15:38,729 --> 00:15:42,107 4월인데 비가 왔어 비가 많이 내렸지 224 00:15:42,191 --> 00:15:43,984 그래서 항상 225 00:15:44,068 --> 00:15:47,112 천을 바꿔 널었어 지붕 대신 천을 덮었거든 226 00:15:47,196 --> 00:15:49,031 늘 비 맞은 생쥐 꼴이었지 227 00:15:49,114 --> 00:15:53,869 군 단위에서 잡혀 온 사람을 전부 모아 놓으니 수천 명이었어요 228 00:15:54,536 --> 00:15:57,456 사방에 경비와 경비견이 있었어요 229 00:15:57,539 --> 00:16:00,709 덩치 큰 독일셰퍼드를 끌고 24시간 내내 순찰을 돌았죠 230 00:16:00,793 --> 00:16:03,837 목줄을 바짝 쥐고서요 231 00:16:03,921 --> 00:16:08,092 여기가 전부 천막이었고 사람이 넘쳐났어 232 00:16:08,175 --> 00:16:10,511 - 천막 있던 자리는 기억나세요? - 그럼 233 00:16:10,594 --> 00:16:14,056 내 막사는 벽돌 쌓여 있는 바로 이 자리에 있었어 234 00:16:15,349 --> 00:16:17,851 어느 날 놈들이 발표했어요 235 00:16:17,935 --> 00:16:23,565 토카이의 포도밭에 가서 포도주 만드는 일을 할 사람은 236 00:16:23,649 --> 00:16:24,900 다 나오라고요 237 00:16:24,984 --> 00:16:29,530 그랬더니 다들 자원해서 기꺼이 기차에 올라탔죠 238 00:16:29,613 --> 00:16:31,198 거긴 지옥이었으니까요 239 00:16:31,782 --> 00:16:35,703 벽돌 공장에 비하면 포도밭은 천국 같았죠 240 00:16:35,786 --> 00:16:40,541 헝가리 군인들이 우리를 기차역으로 데려갔어요 241 00:16:40,624 --> 00:16:42,167 어머니가 그러셨어요 242 00:16:42,251 --> 00:16:47,006 '네 치마 밑단에 다이아몬드를 숨겨놓았다' 243 00:16:47,756 --> 00:16:52,803 '식량이 부족하면 그걸 팔아서 빵을 사' 244 00:16:52,886 --> 00:16:54,930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245 00:16:55,014 --> 00:16:59,727 객차에 탈 수 없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246 00:16:59,810 --> 00:17:02,396 가축 수송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죠 247 00:17:02,479 --> 00:17:06,400 아버지는 전쟁 중이라 기차가 부족한 거라고 하셨어요 248 00:17:06,483 --> 00:17:09,987 다른 차량이 없으니 이거라도 써야 한다고요 249 00:17:10,070 --> 00:17:14,033 안 움직이거나 꾸물대면 두들겨 맞았어요 250 00:17:14,116 --> 00:17:17,953 열차 문을 닫으니까 밖에서 철컹 소리가 났어요 251 00:17:18,037 --> 00:17:20,205 빗장을 질러 우리를 가두는 소리 같았죠 252 00:17:20,956 --> 00:17:23,000 그때부터는 모든 게 이상했어요 253 00:17:23,083 --> 00:17:26,295 차량이 부족해 거기에 태웠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어요 254 00:17:30,215 --> 00:17:34,344 부다페스트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어요 255 00:17:34,428 --> 00:17:38,348 비유대인 증명서를 구해야만 했어요 256 00:17:38,432 --> 00:17:40,476 난 유대인 신분으로 살지 않았어요 257 00:17:41,226 --> 00:17:43,645 그랬다간 총을 맞고 죽었을 겁니다 258 00:17:43,729 --> 00:17:47,691 우리는 사냥당하는 짐승이었어요 259 00:17:47,775 --> 00:17:50,360 매일 24시간을요 260 00:17:51,111 --> 00:17:53,864 마주치는 사람 중 누가 261 00:17:53,947 --> 00:17:56,116 진짜 내 편인지 알 수 없었죠 262 00:17:56,200 --> 00:17:58,118 발렌베리가 없었다면 263 00:17:58,202 --> 00:18:03,791 저를 비롯해 수천 명의 유대인이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264 00:18:04,374 --> 00:18:08,087 라울 발렌베리가 헝가리에 도착했을 때는 265 00:18:08,170 --> 00:18:11,799 부다페스트 이외 지역에 유대인이 하나도 없었어요 266 00:18:12,466 --> 00:18:16,136 발렌베리가 부다페스트에 도착했을 때 267 00:18:16,220 --> 00:18:19,681 외곽 지역의 유대인은 이미 가축 수송차에 실려 268 00:18:19,765 --> 00:18:21,683 헝가리 밖으로 추방된 후였어요 269 00:18:21,767 --> 00:18:25,270 그 사람은 오로지 유대인을 구할 목적으로 270 00:18:25,354 --> 00:18:28,816 스웨덴 대사관으로 적을 옮겼어요 271 00:18:29,942 --> 00:18:33,403 '스웨덴인 보호 여권'이란 걸 발행해서 272 00:18:33,487 --> 00:18:36,615 이 신분증을 가진 사람은 273 00:18:36,698 --> 00:18:39,535 전쟁이 끝나면 스웨덴으로 갈 자국인이라고 주장했어요 274 00:18:39,618 --> 00:18:41,120 다 지어낸 얘기였지만 275 00:18:41,203 --> 00:18:44,915 전쟁의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276 00:18:44,998 --> 00:18:49,378 기적과도 같은 한낱 종이 한 장이 위력을 발휘했어요 277 00:18:49,461 --> 00:18:53,423 우리 중 몇몇은 서류 운반자 또는 심부름꾼으로 활동하며 278 00:18:53,507 --> 00:18:56,969 안전 가옥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에게 279 00:18:57,052 --> 00:18:59,847 위조한 여권을 배달했어요 280 00:19:00,514 --> 00:19:04,059 발렌베리는 대형 아파트 건물을 여러 채 빌려 281 00:19:04,143 --> 00:19:06,812 스웨덴어 표지판을 세웠어요 282 00:19:06,895 --> 00:19:09,356 이곳의 거주자 전원이 283 00:19:09,439 --> 00:19:12,818 스웨덴 왕국 정부의 보호 아래 있다는 내용이었죠 284 00:19:12,901 --> 00:19:17,364 나는 센트이슈트반 파크 25번지에 머물렀어요 285 00:19:20,617 --> 00:19:25,122 은신처는 대개 중상류층이 살던 아파트였어요 286 00:19:25,205 --> 00:19:27,457 방 세 칸짜리 아파트로 287 00:19:27,541 --> 00:19:32,921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4~6명이 살던 곳이었는데 288 00:19:33,005 --> 00:19:35,382 갑자기 닭장처럼 변해 289 00:19:35,465 --> 00:19:40,971 방 세 칸에 60~70명이 발 디딜 틈 없이 지냈죠 290 00:19:41,054 --> 00:19:42,598 너무 불편했겠어요 291 00:19:42,681 --> 00:19:44,641 아주 불편했었지 292 00:19:44,725 --> 00:19:47,728 무엇보다 말도 안 되게 위험했어 293 00:19:47,811 --> 00:19:51,190 '안전 가옥'이란 이름은 가당치 않았어요 294 00:19:52,482 --> 00:19:58,780 이른바 '안전 가옥'이란 곳에서 살던 수많은 이들이 체포당했고 295 00:19:58,864 --> 00:20:01,783 다뉴브 강둑으로 끌려가 처형당했거든요 296 00:20:05,329 --> 00:20:08,290 안전 가옥 안에 들어가는 건 297 00:20:09,416 --> 00:20:11,627 어렵지 않았어요 298 00:20:11,710 --> 00:20:13,462 군인들이 상관도 안 했죠 299 00:20:13,545 --> 00:20:16,048 건물 앞에 서 있었지만 들어가라고 했어요 300 00:20:16,131 --> 00:20:17,674 하지만 거기서 나오기가 301 00:20:18,592 --> 00:20:20,594 무척이나 어려웠어요 302 00:20:20,677 --> 00:20:27,351 독일군이나 헝가리 나치군은 뭔가 수상하다 싶으면 303 00:20:27,893 --> 00:20:30,520 우리더러 바지를 벗으라고 했어요 304 00:20:30,604 --> 00:20:34,566 할례를 받는 민족은 우리밖에 없었으니까요 305 00:20:35,108 --> 00:20:39,279 하루는 위조 여권을 몸에 두른 채로 306 00:20:39,363 --> 00:20:43,033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도록 배달을 하러 다니다가 307 00:20:43,116 --> 00:20:45,327 계산이 어긋난 적이 있었어요 308 00:20:45,410 --> 00:20:49,498 보통은 하수도로 이동하다가 언제 나가야 하는지 아는데 309 00:20:49,581 --> 00:20:51,458 그때는 실수를 했죠 310 00:20:51,541 --> 00:20:55,587 건물 안에서 나가야 할 것을 311 00:20:55,671 --> 00:20:57,881 건물 앞에서 나갔던 거예요 312 00:20:57,965 --> 00:21:01,260 군인 둘이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죠 313 00:21:01,343 --> 00:21:03,845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어요 314 00:21:03,929 --> 00:21:06,014 도로를 마구 넘나들면서요 315 00:21:06,098 --> 00:21:08,225 그때 추방당하던 유대인 한 무리가 있었어요 316 00:21:08,308 --> 00:21:10,560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르는데 317 00:21:10,644 --> 00:21:14,106 그 틈에 뛰어들며 생각했죠 318 00:21:14,189 --> 00:21:18,360 '아슬아슬했던 게 한두 번인가? 이번에도 잘 빠져나갈 거야' 319 00:21:18,443 --> 00:21:19,945 '한 번 더 도망치자' 320 00:21:20,028 --> 00:21:22,864 닷새 후, 부헨발트 수용소에 도착했습니다 321 00:21:27,703 --> 00:21:30,247 닷새쯤 기차를 타고 갔어요 322 00:21:30,330 --> 00:21:33,750 우리가 들고 간 짐 더미에 앉아서 갔죠 323 00:21:33,834 --> 00:21:37,796 제가 탔던 가축 수송 칸에 120명이 있었어요 324 00:21:37,879 --> 00:21:39,965 통조림 생선처럼 밀착해 있었고 325 00:21:40,048 --> 00:21:41,466 지독하게 더웠어요 326 00:21:41,550 --> 00:21:45,262 변기 용도로 통이 하나 있었어요 327 00:21:45,345 --> 00:21:49,933 순간에 통이 차면서 견딜 수 없는 악취가 풍겼죠 328 00:21:50,017 --> 00:21:53,228 화장실 가라고 문을 열어주지도 않았고 329 00:21:53,312 --> 00:21:56,690 물이나 음식도 전혀 안 줬어요 330 00:21:56,773 --> 00:21:59,192 아이들은 집에 가고 싶다며 울부짖었어요 331 00:21:59,276 --> 00:22:02,195 '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지?' 332 00:22:02,696 --> 00:22:03,739 아무도 답을 못 했어요 333 00:22:03,822 --> 00:22:06,283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어요 334 00:22:06,366 --> 00:22:11,079 가축 수송차의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빛이 전부였죠 335 00:22:11,163 --> 00:22:14,291 아버지가 가축 수송차에서 틈새를 찾아내셨어요 336 00:22:14,374 --> 00:22:16,501 밖을 내다보시면서 크게 말씀하셨어요 337 00:22:16,585 --> 00:22:19,588 '원래 보내준다던 포도밭으로 가는 게 아닌가 보다' 338 00:22:19,671 --> 00:22:23,675 '방금 국경을 넘었고 폴란드를 향해 가고 있어' 339 00:22:24,343 --> 00:22:25,594 폴란드란 말을 들은 순간 340 00:22:25,677 --> 00:22:29,056 그 남자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어요 341 00:22:29,139 --> 00:22:31,350 아기들한테 저질렀다는 짓이요 342 00:22:32,059 --> 00:22:35,937 남동생을 안고 있었는데 두 살 반이던 그 아이를 343 00:22:36,021 --> 00:22:37,481 꽉 붙잡았어요 344 00:22:38,273 --> 00:22:40,901 동생과 제 자신에게 말했죠 345 00:22:40,984 --> 00:22:44,488 '너를 절대로 놓지 않을게 데려가지 못하게 지킬 거야' 346 00:22:44,571 --> 00:22:46,907 그들이 문을 열자 347 00:22:48,200 --> 00:22:50,786 갑자기 빛이 치고 들어왔어요 348 00:22:52,329 --> 00:22:55,874 4~5일 동안 눈을 감고 있거나 349 00:22:55,957 --> 00:22:57,959 어둠에 익숙해졌던 터라 350 00:22:58,043 --> 00:22:59,795 눈이 머는 것만 같았죠 351 00:22:59,878 --> 00:23:02,881 숨을 쉴 수 있으니까 굉장히 행복했어요 352 00:23:02,964 --> 00:23:06,510 기차에서 내려서 보통 사람처럼 화장실에 가겠구나 353 00:23:06,593 --> 00:23:08,678 물도 마시고 음식도 먹을 줄 알았어요 354 00:23:08,762 --> 00:23:11,473 다들 물었어요 '여기가 어디지?' 355 00:23:11,556 --> 00:23:13,392 '지명이 뭐야?' 356 00:23:13,475 --> 00:23:15,268 그런데 이름이 몹시 낯설었어요 357 00:23:16,436 --> 00:23:17,396 아우슈비츠였죠 358 00:23:28,031 --> 00:23:30,325 여기까지 와서 멈춰야 했어 359 00:23:30,409 --> 00:23:33,120 이곳에서 사람을 엄청나게 추렸지 360 00:23:33,203 --> 00:23:36,331 - 한 줄로 섰어요? - 수천 명이! 361 00:23:36,415 --> 00:23:38,625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362 00:23:38,708 --> 00:23:40,168 얼마나 혼란하고 시끄럽던지 363 00:23:40,710 --> 00:23:43,380 근데 움직이면 안 됐어 364 00:23:44,047 --> 00:23:46,550 군인처럼 꼿꼿이 서라는 거야 365 00:23:47,717 --> 00:23:50,762 가운데로는 나치친위대가 지나다녀 366 00:23:50,846 --> 00:23:52,722 그러면서 하나씩 확인했어 367 00:23:52,806 --> 00:23:55,392 개를 끌고 협박하고 다니는 거야 368 00:23:55,475 --> 00:23:59,187 - 일렬로요? 아니면 나란히 - 다섯 명씩 369 00:23:59,271 --> 00:24:00,230 한 줄에 다섯 명 370 00:24:00,313 --> 00:24:02,482 다섯 명씩이 세기 쉽잖아 371 00:24:03,108 --> 00:24:05,569 가축 수송차에서 뛰어내린 순간 372 00:24:05,652 --> 00:24:08,947 그들이 했던 약속도 그들이 했던 말도 373 00:24:09,030 --> 00:24:11,408 모조리 거짓말이란 걸 깨달았어요 374 00:24:11,491 --> 00:24:17,539 줄무늬 옷에 삭발한 사람들이 수도 없이 뛰어다니는 게 보여요 375 00:24:17,622 --> 00:24:21,626 나치 군인과 사나운 개들이 우리를 둘러쌌어요 376 00:24:21,710 --> 00:24:24,671 그자들은 고함을 치고 괴성을 질렀어요 377 00:24:24,754 --> 00:24:27,966 '서둘러! 짐은 그대로 둬 다 놓고 간다!' 378 00:24:28,049 --> 00:24:31,428 갑자기 사람들을 막 나눴어요 379 00:24:32,012 --> 00:24:33,847 어머니와 제… 380 00:24:39,144 --> 00:24:40,896 어머니랑 381 00:24:42,939 --> 00:24:45,150 제 동생들은… 382 00:24:45,233 --> 00:24:47,527 어머니는 남동생을 품에 안고 383 00:24:48,028 --> 00:24:51,615 한 손으론 4살 반짜리 여동생 손을 잡으셨고 384 00:24:51,698 --> 00:24:53,283 전 그 손을 꼭 붙잡았어요 385 00:24:53,366 --> 00:24:55,619 그렇게 앞으로 걸어갔어요 386 00:24:55,702 --> 00:24:58,747 가야 될 곳으로 우리를 떠밀었죠 387 00:25:02,834 --> 00:25:06,588 교통편이 도착하면 388 00:25:06,671 --> 00:25:10,926 사람들을 분류하는 작업이 이뤄졌어요 389 00:25:11,009 --> 00:25:15,972 아주 단순명료한 작업이었어요 390 00:25:16,681 --> 00:25:19,518 사람들을 길게 줄 세웠고 391 00:25:19,601 --> 00:25:26,107 줄의 맨 앞에는 의료 장교들이 있었어요 392 00:25:26,191 --> 00:25:30,570 '너무 늙었어, 50살 이상이야' 393 00:25:30,654 --> 00:25:36,409 '이건 오른쪽으로 보내 이건 왼쪽으로 보내' 394 00:25:37,536 --> 00:25:41,122 기차역에서 이뤄진 선별 과정에서 395 00:25:41,206 --> 00:25:44,960 어머니는 왼쪽으로 가고 저와 여동생은 오른쪽으로 갔어요 396 00:25:45,043 --> 00:25:49,798 어머니는 기차역에서 가스실로 곧장 끌려가셨어요 397 00:25:49,881 --> 00:25:53,802 저희 자매가 수용소에 입소했을 때 398 00:25:53,885 --> 00:25:56,012 어머니는 이 세상 분이 아니셨죠 399 00:26:25,625 --> 00:26:28,003 우리는 탈의실로 끌려갔어요 400 00:26:29,004 --> 00:26:32,632 샤워하게 해준다는 말을 들었어요 401 00:26:33,633 --> 00:26:37,137 그 끔찍한 이동을 마치고 나면요 402 00:26:37,220 --> 00:26:39,472 말끔하게 씻고 나면 403 00:26:39,556 --> 00:26:42,183 일을 배정해 준다고 했죠 404 00:26:42,267 --> 00:26:48,064 우리한테 신발과 옷을 벗어 양손에 들라고 했어요 405 00:26:48,148 --> 00:26:50,066 저는 다이아몬드가 떠올랐죠 406 00:26:50,150 --> 00:26:54,154 내 파란 치마를 움켜쥐고 사람들 다 있는 데서 407 00:26:54,237 --> 00:26:57,741 다이아몬드를 재빨리 꺼낸 후 손에 쥐고 있었어요 408 00:26:57,824 --> 00:26:59,534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요 409 00:26:59,618 --> 00:27:03,997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옷을 벗었던 게 기억나요 410 00:27:04,080 --> 00:27:07,917 나만 수영복을 입고 서 있었죠 411 00:27:14,883 --> 00:27:16,343 예감했어요 412 00:27:18,428 --> 00:27:21,765 느낌이 왔죠 여기서 수영복을 벗으면 413 00:27:22,724 --> 00:27:25,268 수영복을 벗어 놓고 가면 414 00:27:26,227 --> 00:27:30,231 그걸 입고 쌓았던 아름다운 추억들은 모두… 415 00:27:31,024 --> 00:27:34,653 수영복 차림으로 수영장에서 돌아다니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416 00:27:34,736 --> 00:27:39,282 휘파람 불던 남자애들과 그토록 질투하던 친구들도요 417 00:27:40,617 --> 00:27:44,329 수영복을 벗으면 여기 내려놓고 가야 하는데 418 00:27:44,913 --> 00:27:49,876 내 인생에서 의미 있었던 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었죠 419 00:27:54,047 --> 00:27:55,298 놈들이 계속 말했어요 420 00:27:55,382 --> 00:27:58,051 귀중품이 있는 사람은 421 00:27:58,134 --> 00:28:00,220 보관 장소에 놓고 가라고요 422 00:28:00,929 --> 00:28:05,266 난 다이아몬드를 놓을 수 없었어요 빵을 사야 하니까요 423 00:28:05,350 --> 00:28:06,893 그래서 입에 넣었죠 424 00:28:07,811 --> 00:28:09,938 그러고 다시 걸어가는데 425 00:28:10,021 --> 00:28:13,900 사람들 입을 열어서 검사하는 게 보였어요 426 00:28:13,983 --> 00:28:18,154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죠 427 00:28:18,238 --> 00:28:20,740 이제 와서 내놓으면 총살을 당할 테니까요 428 00:28:20,824 --> 00:28:22,992 왜 저기서 내고 오지 않았느냐고요 429 00:28:23,076 --> 00:28:24,828 다이아몬드는 입에 들어 있는데 430 00:28:24,911 --> 00:28:27,580 어쩔 줄을 모르겠길래 삼켜버렸어요 431 00:28:27,664 --> 00:28:29,958 우리가 샤워실로 들어가니까 432 00:28:30,041 --> 00:28:33,002 탈의실 밖에서 문을 잠갔고 433 00:28:33,086 --> 00:28:37,716 특공대가 하나 들어오더니 우리 소지품을 즉각 압수했어요 434 00:28:38,299 --> 00:28:39,801 샤워를 시켜주긴 했어요 435 00:28:39,884 --> 00:28:42,846 물을 쫄쫄쫄 흘려주고 나서는 436 00:28:42,929 --> 00:28:45,014 반대편에 있던 문을 통해 437 00:28:45,098 --> 00:28:48,810 건물 반대편의 마당으로 데리고 나갔어요 438 00:28:48,893 --> 00:28:51,563 그 문 앞에 옷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439 00:28:51,646 --> 00:28:55,233 누구나 딱 한 개만 집으라고 명령했어요 440 00:28:55,316 --> 00:28:57,110 거의 자정까지 대기시키더니 441 00:28:57,193 --> 00:29:01,114 목조 막사에 들어가도 된다고 허락했어요 442 00:29:01,698 --> 00:29:03,658 막사 하나에 천 명이 들어갔어 443 00:29:04,367 --> 00:29:09,038 한 명이 돌아누우면 전원이 다 돌아누워야 했지 444 00:29:09,122 --> 00:29:11,499 그만큼 밀착해 있었어 445 00:29:12,167 --> 00:29:14,377 너무 추워서 자다가 깨곤 했어 446 00:29:15,253 --> 00:29:16,087 그리고 447 00:29:17,338 --> 00:29:19,591 계속 같은 꿈을 꿨어 448 00:29:19,674 --> 00:29:21,509 내가 집에 있고 449 00:29:21,593 --> 00:29:23,178 너무 추운데 450 00:29:23,261 --> 00:29:25,972 아버지가 오셔서 나를 달래주는 꿈 451 00:29:26,848 --> 00:29:28,475 그러다가 잠에서 깨 452 00:29:29,100 --> 00:29:30,185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 453 00:29:30,268 --> 00:29:31,728 밖은 캄캄한데 454 00:29:32,312 --> 00:29:34,439 여긴 지옥의 구렁텅이였어 455 00:29:40,320 --> 00:29:44,991 스무 명 남짓한 남자들이 수용소를 통과하는 게 보였어요 456 00:29:45,074 --> 00:29:47,952 행진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457 00:29:48,036 --> 00:29:49,496 낯익은 얼굴이 있었어요 458 00:29:50,830 --> 00:29:53,291 불현듯 아버지다 싶은 거예요 459 00:29:57,545 --> 00:30:00,048 처음에는 그냥 숨고만 싶었어요 460 00:30:02,050 --> 00:30:04,469 아버지를 보기가 너무나 끔찍했거든요 461 00:30:04,552 --> 00:30:08,389 머리는 박박 깎았고 죄수처럼 제복을 입고 계셨죠 462 00:30:08,473 --> 00:30:10,934 누구든 발 벗고 나서 돕는 463 00:30:11,851 --> 00:30:13,812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분이셨는데 464 00:30:13,895 --> 00:30:18,858 우리 꼴을 보면 어떤 기분이실지 상상이 안 됐어요 465 00:30:18,942 --> 00:30:21,027 삭발하고 넝마를 걸친 모습을요 466 00:30:22,237 --> 00:30:25,615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아버지 눈을 피하고 싶었죠 467 00:30:26,616 --> 00:30:28,993 그 순간, 눈이 마주쳤어요 468 00:30:35,333 --> 00:30:38,628 아버지 뺨에 흐르는 눈물이 보였어요 469 00:30:45,510 --> 00:30:48,263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어요 470 00:30:56,479 --> 00:30:59,023 트럭들이 들어오는 게 보였어요 471 00:30:59,107 --> 00:31:01,860 차 안에선 비명이 들렸죠 472 00:31:01,943 --> 00:31:05,488 아이들 둘이 트럭에서 떨어지는 걸 봤어요 473 00:31:11,744 --> 00:31:13,162 트럭이 서더니… 474 00:31:15,748 --> 00:31:18,251 그 트럭에서 475 00:31:18,334 --> 00:31:21,504 친위대 한 명이 앞에서 나오더니 476 00:31:21,588 --> 00:31:24,966 애들을 집어 들었어요, 이렇게 477 00:31:25,049 --> 00:31:27,719 그러더니 트럭에 대고 쳤어요 478 00:31:27,802 --> 00:31:31,973 피가 줄줄 흐르는데 아이를 트럭에 던졌죠 479 00:31:33,099 --> 00:31:35,310 난 그때부터 하느님과 소통을 끊었어요 480 00:31:43,443 --> 00:31:45,945 우리한테 번호를 붙여줄 거라고 하더군요 481 00:31:47,363 --> 00:31:48,907 죄수 번호 482 00:31:48,990 --> 00:31:53,077 죄수 번호를 붙여줄 거라고 예상은 했었어요 483 00:31:53,161 --> 00:31:55,246 옷이든 어디든지 484 00:31:55,330 --> 00:31:57,916 탁자들을 설치하더니 485 00:31:57,999 --> 00:32:01,002 자리마다 경비가 몇 명씩 앉았고 486 00:32:01,085 --> 00:32:04,839 커다란 책들이 펼쳐져 있었어요 487 00:32:05,548 --> 00:32:10,803 우리 생각에는 거기다가 이름을 적고 488 00:32:10,887 --> 00:32:13,681 번호를 알려주겠거니 했어요 489 00:32:15,350 --> 00:32:19,187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번호를 490 00:32:20,104 --> 00:32:22,065 살에 새기는 거예요 491 00:32:22,148 --> 00:32:23,483 팔에다가요 492 00:32:33,242 --> 00:32:35,954 우리 중 다섯 명을 데려가 눈에 약을 넣었어요 493 00:32:36,037 --> 00:32:38,498 이유는 몰랐죠, 말도 안 해줬고요 494 00:32:38,581 --> 00:32:40,249 그러더니 지하 감옥에 넣었어요 495 00:32:41,000 --> 00:32:42,752 우리를 넣고 문을 닫았고 496 00:32:42,835 --> 00:32:46,798 발목까지 물이 찬 방에 사람들이 빽빽이 서 있는데 497 00:32:47,423 --> 00:32:49,968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498 00:32:50,051 --> 00:32:53,805 한없이 시간만 가는데 문은 절대 열어주지 않았고 499 00:32:53,888 --> 00:32:57,266 먹을 것, 마실 것도 아예 주지 않았어요 500 00:32:57,350 --> 00:32:59,477 그래서 발을 담그고 있던 물을 마셨고 501 00:32:59,560 --> 00:33:02,730 그 물에 선 채로 볼일을 봤어요 502 00:33:02,814 --> 00:33:05,775 그러다가 문이 열리고 우리를 꺼내줬어요 503 00:33:06,484 --> 00:33:11,406 마당으로 우리를 데려가더니 504 00:33:11,489 --> 00:33:13,282 눈을 검사했어요 505 00:33:14,158 --> 00:33:18,079 몇몇 사람은 그 후 며칠 동안 시력을 잃었어요 506 00:33:18,997 --> 00:33:21,207 막사에 다시 돌려보냈는데 507 00:33:21,290 --> 00:33:24,085 우리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나중에 알았어요 508 00:33:24,168 --> 00:33:26,838 눈동자 색깔을 바꾸는 실험이었어요 509 00:33:26,921 --> 00:33:32,093 인체 실험을 하려던 사람에게 510 00:33:32,176 --> 00:33:35,388 수용소는 유용한 연구실이었어요 511 00:33:36,180 --> 00:33:38,599 아우슈비츠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이뤄졌어요 512 00:33:38,683 --> 00:33:40,810 여성 불임 실험이 많았죠 513 00:33:40,893 --> 00:33:44,480 특히 유대인 여성의 임신을 막으면 복잡한 절차 없이 514 00:33:45,481 --> 00:33:50,111 인종을 말살할 수 있다고 봤어요 515 00:33:50,194 --> 00:33:56,784 여성들을 실험 대상으로 쓴 후에는 수용소로 돌려보냈어요 516 00:33:57,785 --> 00:34:00,705 다른 수용소로 곧장 이송할 때도 있었어요 517 00:34:00,788 --> 00:34:05,501 그런 사람들을 '기밀 소지자'로 분류했거든요 518 00:34:06,252 --> 00:34:11,883 실험을 마치면 비르케나우로 돌려보내 가스실에서 처형했어요 519 00:34:13,634 --> 00:34:19,098 하루는 안면이 있던 수감자가 찾아와서 부탁했어요 520 00:34:19,182 --> 00:34:21,517 힘을 써줄 수 있겠느냐고요 521 00:34:23,061 --> 00:34:27,815 뭐든지 좋으니까 가스실만은 보내지 말아 달라고 했어요 522 00:34:27,899 --> 00:34:34,238 가스실에 안 보낼 방법은 실험을 더 하는 것밖에 없었죠 523 00:34:34,322 --> 00:34:40,119 인체에 무해한 실험을 계속해야만 그들을 구할 수 있었어요 524 00:34:40,203 --> 00:34:44,916 그런 계획을 짰는데 어찌 된 일인지 효과가 있었죠 525 00:34:44,999 --> 00:34:46,375 그 덕분에 나는 526 00:34:48,252 --> 00:34:50,963 아우슈비츠에서 일하고도 527 00:34:51,672 --> 00:34:52,799 무죄로 풀려났어요 528 00:34:56,385 --> 00:35:02,183 전쟁 발발 후 4년 반을 버텼던 헝가리 유대인들은 529 00:35:02,266 --> 00:35:05,937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 전쟁 막바지에 처형당했는데 530 00:35:06,020 --> 00:35:09,899 세계 지도자들은 이미 아우슈비츠의 실상을 531 00:35:09,982 --> 00:35:11,943 철저히 파악하고 있었어요 532 00:35:12,026 --> 00:35:14,028 우리가 아우슈비츠에 갔을 때가 533 00:35:14,112 --> 00:35:16,656 '최종 해결책' 시행기였어요 534 00:35:16,739 --> 00:35:19,909 이미 절박한 상태였죠 535 00:35:19,992 --> 00:35:22,870 히틀러는 전쟁에서 지고 있었지만 536 00:35:22,954 --> 00:35:26,165 유대인 상대 전쟁에서는 패할 생각이 없었죠 537 00:35:26,249 --> 00:35:30,044 사디즘, 잔혹성 538 00:35:30,128 --> 00:35:34,799 비이성으로 무장한 독일과 헝가리 나치는 539 00:35:35,383 --> 00:35:39,679 전쟁이 다 끝나가는 판에도 남은 유대인 몰살에 집중했어요 540 00:35:40,847 --> 00:35:44,559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유대인을 다뤘다면 541 00:35:44,642 --> 00:35:47,812 연합국에게 동정표라도 얻었을 텐데 542 00:35:48,521 --> 00:35:52,358 증오에 눈이 멀어 그럴 생각조차 못 했죠 543 00:35:53,067 --> 00:35:59,490 나치는 독일군이 요긴하게 사용할 철도와 여타 교통수단을 544 00:35:59,574 --> 00:36:04,829 유대인 추방 목적으로 전용해 최종 해결책 수행에 사용했어요 545 00:36:04,912 --> 00:36:06,455 아우슈비츠에 있을 때 546 00:36:06,539 --> 00:36:10,334 하루에도 두세 번 수송편이 들어왔어요 547 00:36:11,085 --> 00:36:13,087 수천 명을 싣고 왔죠 548 00:36:13,921 --> 00:36:15,548 6주도 안 되는 기간에 549 00:36:16,215 --> 00:36:20,595 헝가리 유대인 43만 8천 명 이상이 550 00:36:20,678 --> 00:36:22,471 아우슈비츠로 추방당했어요 551 00:36:22,972 --> 00:36:26,142 기존 가스실과 화장장으로는 감당이 안 돼서 552 00:36:27,018 --> 00:36:29,854 친위대가 전용 구덩이를 파서 553 00:36:30,646 --> 00:36:32,231 시신을 태웠습니다 554 00:36:33,191 --> 00:36:37,570 유대인 몸에서 나온 지방을 연료로 썼죠 555 00:36:38,070 --> 00:36:43,409 사람을 불구덩이에 던지는 모습을 제 눈으로 봤어요 556 00:36:44,619 --> 00:36:48,623 전 그랬죠, '나 어떻게 됐나 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' 557 00:36:49,415 --> 00:36:50,958 '이런 게 보이다니' 558 00:36:51,542 --> 00:36:55,630 집단으로 매장했던 무덤은 559 00:36:56,672 --> 00:37:02,470 8x10m나 10x10m 크기였어요 560 00:37:03,846 --> 00:37:08,517 바닥에 땔감을 쌓고 불을 붙였어요 561 00:37:09,518 --> 00:37:14,023 거기서 불이 타오르면 시신을 던져 넣고 끝이에요 562 00:37:14,106 --> 00:37:18,986 지방이 타기 시작하면 무덤이 제대로 가동되죠 563 00:37:20,529 --> 00:37:23,199 그때부터는 시신을 계속해서 던져 넣었어요 564 00:37:25,326 --> 00:37:26,160 간단했죠 565 00:37:30,122 --> 00:37:33,960 이 어마어마한 규모를 좀 봐 566 00:37:34,710 --> 00:37:39,131 어떻게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지? 567 00:37:40,341 --> 00:37:42,051 여기서 일을 해놓고 568 00:37:42,134 --> 00:37:44,136 이런 걸 계획하고서 569 00:37:44,220 --> 00:37:45,972 누군가는 계획을 세웠을 거고 570 00:37:46,055 --> 00:37:48,975 누군가는 기술자로 일했을 텐데 571 00:37:49,058 --> 00:37:55,773 이런 엄청난 시설을 지으려면 철저한 계획 감독이 필요했을 거야 572 00:37:58,526 --> 00:38:02,613 수용소에서 지내며 실험 대상으로 쓰이는 동안 573 00:38:02,697 --> 00:38:05,741 나는 뽑힐 때마다 다이아몬드를 삼켰어요 574 00:38:06,450 --> 00:38:09,745 매번 삼킬 때마다 다시 찾아야 했고요 575 00:38:10,454 --> 00:38:13,249 야외 변소 사용은 하루에 한 번만 허락됐어요 576 00:38:13,332 --> 00:38:17,920 난 다이아몬드를 찾아야 하니까 절대로 배출구에 앉지 않았죠 577 00:38:18,004 --> 00:38:22,758 하루는 여자 친위대원이 문 앞을 지나가다가 구석의 나를 봤어요 578 00:38:22,842 --> 00:38:26,554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었을 때였죠 보통은 기다렸다가 579 00:38:26,637 --> 00:38:30,433 돌아가는 길에 흙탕물에 씻어내거나 580 00:38:30,516 --> 00:38:32,101 흙탕물이 없으면 581 00:38:32,184 --> 00:38:34,687 다음 끼니에 먹을 수프로 씻었지만 582 00:38:34,770 --> 00:38:36,856 그때는 급해서 다시 삼켰어요 583 00:38:39,233 --> 00:38:42,403 세상에, 여기가 야외 변소야 584 00:38:44,613 --> 00:38:46,032 맙소사 585 00:38:48,117 --> 00:38:49,493 여기서 586 00:38:50,161 --> 00:38:52,997 우리 언니 이디스 옆에 앉을 수 있었어 587 00:38:53,080 --> 00:38:56,000 이디스는 내게 귓속말을 했어 588 00:38:57,335 --> 00:39:00,588 '곧 안식일이야, 오늘은 금요일 곧 안식일이 와' 589 00:39:01,339 --> 00:39:04,008 우리 집은 안식일을 지켜서 590 00:39:04,091 --> 00:39:07,678 음식을 차리고 노래하고 기도했어 591 00:39:07,762 --> 00:39:10,848 그리고 촛불도 켰지 592 00:39:10,931 --> 00:39:15,061 내가 언니한테 그랬어 '이 변소에서 안식일을 지킬까?' 593 00:39:16,437 --> 00:39:21,025 저 끝으로 뛰어가서 우리끼리 안식일 축제를 시작했어 594 00:39:21,108 --> 00:39:22,860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 595 00:39:27,114 --> 00:39:29,158 우리가 곡조를 흥얼거리니까 596 00:39:29,241 --> 00:39:33,371 다른 아이들이 우리 옆에 와서 같이 노래하기 시작했어 597 00:39:33,454 --> 00:39:36,665 네덜란드에서 온 아이도 있고 독일에서 온 아이도 있었어 598 00:39:36,749 --> 00:39:40,419 헝가리, 체코슬로바키아에서 온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599 00:39:40,503 --> 00:39:45,049 히브리어 노래를 부르고 기도하고 안식일을 지키며 600 00:39:45,633 --> 00:39:48,219 아우슈비츠 공동변소에서 우린 하나가 됐지 601 00:39:53,224 --> 00:39:55,434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어요 602 00:39:55,518 --> 00:39:58,479 생활 여건과 굶주림 이에 시달렸었죠 603 00:39:58,562 --> 00:40:02,108 새끼손톱만 한 이가 604 00:40:02,191 --> 00:40:03,692 몸을 파고들었어요 605 00:40:03,776 --> 00:40:07,780 긁고 염증이 생겨서 따가웠죠 606 00:40:07,863 --> 00:40:10,282 그래서 전기가 들어오면 607 00:40:10,366 --> 00:40:13,786 전기 철조망에 달려가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608 00:40:13,869 --> 00:40:17,540 누가 철조망으로 달려갈 때마다 우리가 벌을 받았어요 609 00:40:17,623 --> 00:40:19,959 한 명이 그러면 100명을 골라내 610 00:40:20,042 --> 00:40:24,004 다들 보는 앞에서 처형해 본보기로 삼았죠 611 00:40:24,088 --> 00:40:26,966 죽고 싶을 때 죽지도 못하게 했죠 612 00:40:27,049 --> 00:40:28,968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613 00:40:29,051 --> 00:40:31,262 놈들은 내 부모님을 빼앗고 614 00:40:31,345 --> 00:40:33,222 내 정체성을 빼앗고 615 00:40:33,305 --> 00:40:35,474 내 형제자매를 빼앗고 616 00:40:35,558 --> 00:40:37,518 내 소지품까지 빼앗았는데 617 00:40:38,602 --> 00:40:41,188 나한테 더 원하는 게 뭘까? 618 00:40:41,897 --> 00:40:43,774 내 영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619 00:40:45,067 --> 00:40:47,111 그래서 다짐했죠 '영혼은 못 잃어' 620 00:40:49,029 --> 00:40:51,157 그 순간 결심했어요 621 00:40:51,240 --> 00:40:54,577 '이 진흙탕에서 일어나 저들과 싸우겠어' 622 00:40:54,660 --> 00:40:57,121 '재로 변할 수는 없으니까' 623 00:40:58,914 --> 00:41:01,292 아우슈비츠에 도착했을 때 624 00:41:01,375 --> 00:41:06,088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화장당했어요 625 00:41:06,172 --> 00:41:09,592 나치는 유대인 수감자들을 이용해 626 00:41:09,675 --> 00:41:11,802 '존더코만도'란 특공대를 조직해 627 00:41:11,886 --> 00:41:14,805 가스실에서 시신을 꺼내 628 00:41:14,889 --> 00:41:18,225 화장장으로 옮기는 일을 시켰어요 629 00:41:18,309 --> 00:41:21,854 지금까지 생존한 존더코만도는 630 00:41:21,937 --> 00:41:26,400 저를 포함해 네 명이 전부인 걸로 알고 있어요 631 00:41:27,026 --> 00:41:29,820 그곳에서 벌어진 일을 632 00:41:30,362 --> 00:41:34,492 속속들이 목격한 건 우리밖에 없어요 633 00:41:34,575 --> 00:41:37,286 최종 해결책 수행을 모두 지켜봤죠 634 00:41:39,914 --> 00:41:42,166 나는 그리스 태생 유대인이에요 635 00:41:42,249 --> 00:41:48,422 강제수용소에 끌려가기 전까지 그리스에 살았습니다 636 00:41:48,506 --> 00:41:51,967 1944년 4월 첫째 주에 637 00:41:52,718 --> 00:41:55,054 아우슈비츠에 도착했어요 638 00:41:56,222 --> 00:42:00,559 놈들은 화장장에서 일할 그리스 사람을 몇 명 선발했어요 639 00:42:00,643 --> 00:42:02,394 도착한 첫날이라 640 00:42:02,478 --> 00:42:04,355 뭐가 뭔지 몰랐었죠 641 00:42:04,438 --> 00:42:07,483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 2,500명을 642 00:42:07,566 --> 00:42:10,528 넓은 방으로 보냈어요 643 00:42:10,611 --> 00:42:14,657 500명 들어가는 방에 2,500명을 집어넣었으니 644 00:42:14,740 --> 00:42:18,452 다들 꼼짝없이 자식들 옆에 서 있었어요 645 00:42:18,536 --> 00:42:22,456 15분이 지나니까 그들이 방문을 닫았고 646 00:42:22,540 --> 00:42:25,584 나치친위대가 4개의 구멍에 가스를 투입했어요 647 00:42:25,668 --> 00:42:27,670 구멍을 열 수 있었거든요 648 00:42:27,753 --> 00:42:31,298 분명 15분 전만 해도 제 눈앞에 있던 사람들이 649 00:42:31,382 --> 00:42:35,386 전부 아이들과 함께 선 채로 죽어 검푸르게 변해 있었어요 650 00:42:36,053 --> 00:42:40,266 난 혼잣말을 했죠 '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?' 651 00:42:41,141 --> 00:42:44,645 저보다 먼저 온 폴란드 남자가 하나 있었는데 652 00:42:44,728 --> 00:42:46,939 제가 물었어요 '하느님은 어디 계신 거야?' 653 00:42:47,022 --> 00:42:50,025 그 사람이 말했죠 '네가 힘을 내야 하느님이 오셔' 654 00:42:50,109 --> 00:42:52,528 "도착 즉시 가스실 행이 결정된 사람들" 655 00:42:52,611 --> 00:42:55,531 화장장은 네 곳이 있었어요 656 00:42:55,614 --> 00:42:58,325 24시간 가동됐죠 657 00:42:58,409 --> 00:43:01,078 베를린에서 거물급들이 여럿 와서 658 00:43:01,161 --> 00:43:03,706 유대인 죽는 모습을 구경했어요 659 00:43:03,789 --> 00:43:08,002 완전히 밀폐된 작고 둥근 창을 통해 660 00:43:08,085 --> 00:43:11,755 유대인이 죽어가는 모습을 들여다봤어요 661 00:43:11,839 --> 00:43:14,675 위치에 따라서 2분에서 4분까지 걸렸죠 662 00:43:15,634 --> 00:43:19,555 특공대로 일했던 우리에게도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663 00:43:19,638 --> 00:43:21,849 많다는 걸 압니다 664 00:43:21,932 --> 00:43:23,976 실무를 우리가 했으니까요 665 00:43:24,810 --> 00:43:29,607 하지만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었어요 666 00:43:29,690 --> 00:43:33,402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곧장 죽어야 했으니까요 667 00:43:34,445 --> 00:43:40,284 아주 친했던 친구들 둘이 들어왔던 적이 있었어요 668 00:43:40,367 --> 00:43:42,369 베네치아 가족이었는데 669 00:43:42,911 --> 00:43:46,165 전 보자마자 말해줬어요 670 00:43:46,248 --> 00:43:48,334 죽게 될 거라고요 671 00:43:48,417 --> 00:43:52,713 음식을 달라기에 제가 가진 걸 먹으라고 주면서 672 00:43:52,796 --> 00:43:56,842 어느 자리에 서야 하는지 말해줬어요 673 00:43:56,925 --> 00:44:01,221 빨리 죽을 수 있도록 가스 투입구 위치를 알려줬죠 674 00:44:01,305 --> 00:44:05,392 일이 끝난 후 친구들 시신을 꺼내서 씻고 675 00:44:05,476 --> 00:44:09,104 소각로에 넣어 태웠습니다 676 00:44:28,540 --> 00:44:31,835 포병대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소리로 느낄 수 있었어요 677 00:44:33,128 --> 00:44:39,009 부다페스트는 독일군과 소련군의 격전지였어요 678 00:44:39,677 --> 00:44:42,971 몇 주를 더 버텨 679 00:44:43,055 --> 00:44:47,393 소련군이 남은 유대인을 해방할 날이 오길 바라면서도 680 00:44:47,476 --> 00:44:51,271 고난이 쉽게 끝나지 않으리란 걸 알았어요 681 00:44:55,067 --> 00:44:56,902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아우슈비츠에서는 682 00:44:56,985 --> 00:45:00,739 폭격 소리가 점점 가까이에서 들렸어요 683 00:45:01,615 --> 00:45:04,660 나치는 한 명도 풀어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684 00:45:04,743 --> 00:45:08,038 사람들을 수용소에서 끌어냈어요 685 00:45:09,081 --> 00:45:11,333 죽음의 행진은 겨울에 이뤄졌어요 686 00:45:11,417 --> 00:45:15,963 속도를 못 따라오는 사람은 길가에서 그대로 총살해 버렸죠 687 00:45:20,384 --> 00:45:24,972 누구라도 탈출을 시도하거나 688 00:45:26,306 --> 00:45:30,477 허락받지 않은 행동을 하면 그 자리에서 총살했어요 689 00:45:31,145 --> 00:45:35,357 그때까지 세 친구가 똘똘 뭉쳐 지냈는데 690 00:45:35,441 --> 00:45:41,655 서로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했어요 691 00:45:41,739 --> 00:45:43,949 누구도 포기하지 않겠다고요 692 00:45:44,032 --> 00:45:47,953 어릴 때니까, 할 수 있다는 꿈이 있었죠 693 00:45:48,036 --> 00:45:52,207 셋 중 하나가 무릎을 다쳐 괴사가 생겼어요 694 00:45:52,291 --> 00:45:54,960 다리 저는 걸 알아챈 군인이 695 00:45:55,043 --> 00:45:59,006 쫓아와서 쏘려고 하길래 우리가 가로막았어요 696 00:45:59,089 --> 00:46:01,633 군인은 루거 권총을 꺼내며 말했어요 697 00:46:01,717 --> 00:46:04,052 '3초 주겠다, 셋을 세라' 698 00:46:04,136 --> 00:46:07,973 '비키지 않으면 셋 다 죽는 거야' 699 00:46:08,599 --> 00:46:09,933 어떤 심정일지 알겠어요? 700 00:46:10,017 --> 00:46:13,562 그 어린 나이에 우리가 내려야 했던 결정을? 701 00:46:13,645 --> 00:46:17,775 서로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약속했는데 702 00:46:17,858 --> 00:46:21,111 죽음의 위협이 다가오자 약속을 지킬 수 없었어요 703 00:46:21,612 --> 00:46:22,988 그냥 죽게 내버려 뒀죠 704 00:46:27,409 --> 00:46:31,747 열흘쯤 걸어 도착한 곳이 다하우였어요 705 00:46:51,642 --> 00:46:52,768 어떻게 이래 706 00:46:55,187 --> 00:46:56,688 53년이 지났는데 707 00:46:59,983 --> 00:47:01,693 어제 일처럼 생생하네 708 00:47:08,826 --> 00:47:12,454 이런 노상에 사람들이 그냥 쓰러져 있었어 709 00:47:12,538 --> 00:47:15,082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밟고 지나가야만 했지 710 00:47:15,165 --> 00:47:17,501 어쩔 수 없었어, 그럴 수밖에 711 00:47:17,584 --> 00:47:18,710 - 여기였어요? - 그래 712 00:47:20,087 --> 00:47:23,423 누구의 이름도 몰랐어요 713 00:47:23,507 --> 00:47:25,676 알고 싶지가 않았어요 714 00:47:26,385 --> 00:47:29,471 언젠가 누군가가 나타나 715 00:47:29,555 --> 00:47:31,890 내가 신발을 가로챘던 죽은 사람을 716 00:47:32,724 --> 00:47:35,894 안다고 하면 어쩌나 싶었죠 717 00:47:39,147 --> 00:47:43,902 한동안 내가 아침마다 맡았던 일이 있었어 718 00:47:43,986 --> 00:47:46,947 막사마다 돌아다니면서 719 00:47:47,030 --> 00:47:50,409 시신을 수거해 화장장으로 옮기는 일이었지 720 00:47:50,993 --> 00:47:52,786 수레를 끌고 다녔어 721 00:47:53,620 --> 00:47:57,708 내가 기억하기론 화장장에서 일하던 특공대원들이 722 00:47:57,791 --> 00:48:00,294 밖으로 나와 문을 열어줬을 거야 723 00:48:00,377 --> 00:48:02,462 그 사람들이 여기서 수레를 받아 끌고 갔지 724 00:48:02,546 --> 00:48:04,590 우린 이 문턱을 절대 넘을 수 없었어 725 00:48:04,673 --> 00:48:08,135 아무도 화장장 얘기를 안 했지만 우린 알고 있었어 726 00:48:09,219 --> 00:48:11,346 여기 들어오면 못 나가는 거야 727 00:48:11,430 --> 00:48:13,765 이 구역에 오면 끝이야 728 00:48:13,849 --> 00:48:18,312 들어왔던 놈이 탈출했다가는 729 00:48:18,395 --> 00:48:21,899 증인이 생기고 증언을 할 테니까 한 명도 살려두지 않았지 730 00:48:29,781 --> 00:48:30,866 저기 봐라 731 00:48:47,424 --> 00:48:50,802 인간이 인간에게 이만큼 잔혹할 수 있다는 게 732 00:48:52,137 --> 00:48:53,513 믿어지지 않지 733 00:48:55,265 --> 00:48:56,099 이건 734 00:48:57,142 --> 00:48:59,853 인간이 고안한 가장 흉측한 물건이야 735 00:49:02,856 --> 00:49:06,568 사람을 빨리 없애기 위해서 태워버리다니 736 00:49:07,986 --> 00:49:09,488 말도 안 돼 737 00:49:29,549 --> 00:49:32,135 속이 들끓는구나, 너무 힘들어 738 00:49:38,934 --> 00:49:40,560 왜 나는 살아남았을까? 739 00:49:41,812 --> 00:49:43,563 신은 왜 나를 살려두셨을까? 740 00:49:48,735 --> 00:49:52,155 누가 고함치기 시작했어요 '미국인이다!' 741 00:49:52,239 --> 00:49:56,535 무슨 말인가 어리둥절한데 그 사람들이 하늘을 가리켰어요 742 00:49:56,618 --> 00:50:00,580 산 너머에서 난데없이 비행기가 날아왔어요 743 00:50:00,664 --> 00:50:03,959 수송단에 폭탄을 투하했죠 744 00:50:04,042 --> 00:50:07,295 우리는 건드리지 않았어요 다친 사람이 하나도 없었죠 745 00:50:07,379 --> 00:50:11,842 미국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건 그때 처음으로 알았어요 746 00:50:11,925 --> 00:50:16,513 4월 29일에 다하우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747 00:50:17,180 --> 00:50:19,182 정확히는 28일 밤이었죠 748 00:50:19,266 --> 00:50:24,730 즉시 빨리 이륙해 다하우로 가라고 했어요 749 00:50:25,439 --> 00:50:27,357 무슨 일이 기다리는지 몰랐죠 750 00:50:27,441 --> 00:50:29,609 군 주둔지라고 생각했어요 751 00:50:29,693 --> 00:50:33,113 독일군 주둔지를 점령하러 가는 거라고요 752 00:50:33,196 --> 00:50:36,742 기지를 손에 넣고 병력은 생포하는 줄 알았어요 753 00:50:36,825 --> 00:50:38,994 우리가 접근한 곳에 754 00:50:39,077 --> 00:50:43,582 강제수용소로 판단되는 장소가 있었어요 755 00:50:45,042 --> 00:50:48,879 갑자기 기관총 사격 소리가 들리는 거야 756 00:50:49,671 --> 00:50:52,507 처음엔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어 757 00:50:52,591 --> 00:50:56,136 그런데 미군이 담을 넘고 포복하며 총을 쏘는 게 보였어 758 00:50:56,219 --> 00:50:59,514 곧이어 독일군이 저쪽에서 오더라 759 00:51:00,223 --> 00:51:03,643 이 한복판에서 양쪽이 마주치자 독일군이 항복했어 760 00:51:04,311 --> 00:51:10,609 그때 막사에서 32,000명이 뛰쳐나왔다고 상상을 해 봐 761 00:51:10,692 --> 00:51:11,860 수용소 밖에 있던 762 00:51:13,070 --> 00:51:15,030 철로 위에 763 00:51:16,239 --> 00:51:18,658 유개화차 40량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764 00:51:18,742 --> 00:51:21,453 전부 시신으로 가득 차 있었어요 765 00:51:24,164 --> 00:51:28,085 이곳의 정체를 전혀 모르고 왔던 우리에게 766 00:51:29,211 --> 00:51:30,045 그 광경은 767 00:51:31,671 --> 00:51:32,672 현실감이 전혀 없었죠 768 00:51:35,175 --> 00:51:38,303 대부분이 플란넬 잠옷을 입고 있었어요 769 00:51:38,386 --> 00:51:39,554 그거 말곤 없었죠 770 00:51:40,222 --> 00:51:43,725 파란 줄무늬, 흰 줄무늬 플란넬 잠옷이었어요 771 00:51:44,226 --> 00:51:45,102 기운들이 없었어요 772 00:51:46,603 --> 00:51:49,564 엄밀히 말해 기운이 없다기보다는 773 00:51:50,941 --> 00:51:52,567 앙상했다고 할까요 774 00:51:54,611 --> 00:51:56,947 몹시 늙어 보여도 나이는 젊었죠 775 00:51:57,656 --> 00:52:01,034 걸어 다니는 시체라고 불렀어요 해골이었죠 776 00:52:01,868 --> 00:52:03,578 몇 명이 먼저 나오더니 777 00:52:03,662 --> 00:52:06,039 사람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어요 778 00:52:06,123 --> 00:52:07,958 다들 우리한테 다가왔어요 779 00:52:08,041 --> 00:52:10,961 그제야 깨달은 것 같았어요 780 00:52:11,044 --> 00:52:14,256 그 사람들 눈에 우리는 다르게 보였나 봐요 781 00:52:14,840 --> 00:52:17,884 도우러 온 사람이란 걸 알아봤던 것 같아요 782 00:52:17,968 --> 00:52:21,847 미군은 독일군을 향해 총을 겨눴어 783 00:52:21,930 --> 00:52:24,766 하지만 죽이는 대신 우리에게 넘겼어 784 00:52:25,350 --> 00:52:29,646 우리는 독일군 열댓 명을 붙잡아 785 00:52:29,729 --> 00:52:33,275 말 그대로 갈가리 찢어버렸어 786 00:52:34,734 --> 00:52:37,487 독일군 대령 한 명을 생포했어요 787 00:52:38,697 --> 00:52:40,866 우리가 가서 말했죠 788 00:52:40,949 --> 00:52:44,744 상부에 보내 조사받게 하겠다고요 789 00:52:45,662 --> 00:52:47,289 제 얼굴에 침을 뱉더군요 790 00:52:48,540 --> 00:52:49,624 그래서 죽였어요 791 00:52:51,042 --> 00:52:53,879 전쟁이 끝나려면 한참 남았을 때였죠 792 00:52:53,962 --> 00:52:55,630 하지만 그 마지막 나날에 793 00:52:55,714 --> 00:52:58,925 우리는 독일이 누구에게도 같은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794 00:52:59,009 --> 00:53:01,553 기회 자체를 뿌리 뽑을 생각이었어요 795 00:53:02,679 --> 00:53:08,059 이탈리아, 프랑스, 독일에 2년간 주둔하면서 796 00:53:08,143 --> 00:53:10,187 끔찍한 광경을 무수히 봤어요 797 00:53:10,270 --> 00:53:13,732 하지만 제 평생 목격한 최악의 모습은 798 00:53:13,815 --> 00:53:15,942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었어요 799 00:53:23,575 --> 00:53:25,202 그건 정말이지… 800 00:53:26,745 --> 00:53:28,538 오늘날까지도 잊지 못합니다 801 00:54:54,833 --> 00:54:57,127 난 더 이상 아이가 아니었어요 802 00:54:57,752 --> 00:54:59,004 너무 늙어버렸죠 803 00:54:59,963 --> 00:55:02,424 16살이었지만 훌쩍 늙었습니다 804 00:55:02,924 --> 00:55:06,720 자유로 돌아가는 건 무척 힘들었어요 805 00:55:07,637 --> 00:55:12,892 우리를 원하지 않았던 바깥세상과 어떻게 타협할 것인지 알지 못했고 806 00:55:12,976 --> 00:55:14,311 또한… 807 00:55:17,230 --> 00:55:20,066 누구를 찾고 누구를 잊어야 할지 몰랐어요 808 00:55:20,859 --> 00:55:24,654 우리를 처리할 방법을 못 찾고 DP 캠프에 넣었어요 809 00:55:24,738 --> 00:55:27,449 난민 수용 시설이었죠 810 00:55:27,532 --> 00:55:31,161 저와 가장 가까운 수용소가 오스트리아에 있었어요 811 00:55:31,244 --> 00:55:37,167 갈 곳이 없는 생존자는 전부 그 수용소로 가게 됐죠 812 00:55:37,917 --> 00:55:40,962 거기도 수용소이긴 했지만 자유를 얻었어요 813 00:55:43,465 --> 00:55:47,802 소련군이 부다페스트를 해방하고 814 00:55:47,886 --> 00:55:51,598 저는 다시 자유의 몸이 됐어요 815 00:55:51,681 --> 00:55:53,683 몇 달 동안은 816 00:55:54,267 --> 00:55:58,730 어머니나 다른 가족이 돌아올지 알 수가 없었어요 817 00:56:02,525 --> 00:56:08,448 언젠가는 아우슈비츠로 돌아가 종지부를 찍고 싶었어요 818 00:56:10,283 --> 00:56:14,162 하지만 막상 가보니 충격적이었죠 819 00:56:14,245 --> 00:56:19,209 더 많은 질문과 회의가 뒤따랐으니까요 820 00:56:21,753 --> 00:56:26,091 제 가족에 관해 알고 싶어요 821 00:56:26,174 --> 00:56:30,470 가족과 본인 관련 정보를 찾고 계시대요 822 00:56:34,224 --> 00:56:35,975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? 823 00:56:36,059 --> 00:56:38,395 르네, R-E-N-E-E예요 824 00:56:39,938 --> 00:56:43,441 처음으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825 00:56:44,526 --> 00:56:46,945 가족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기로요 826 00:56:50,657 --> 00:56:54,452 동생 이름은 클라라 827 00:57:08,216 --> 00:57:10,510 뭘 찾았나요? 828 00:57:10,593 --> 00:57:15,515 뭐가 있네요, 같이 보도록 하죠 829 00:57:31,156 --> 00:57:33,533 카드를 엎어 놓아 주세요 830 00:57:46,296 --> 00:57:49,048 클라라, 내 동생 맞아요 831 00:57:53,136 --> 00:57:59,476 여동생, 아버지 나에 관한 기록을 찾았어요 832 00:57:59,559 --> 00:58:01,519 어머니에 관해서도 물었는데 833 00:58:03,480 --> 00:58:06,608 기록을 담당하는 역사학자 말로는 834 00:58:06,691 --> 00:58:09,694 기차역에서 끌려간 사람들은 835 00:58:09,777 --> 00:58:11,446 즉각 처형돼서 836 00:58:11,529 --> 00:58:13,323 기록이 없대요 837 00:58:14,240 --> 00:58:20,205 이걸 위층 자료실에 가져가서 벨을 누르시면 돼요 838 00:58:24,876 --> 00:58:26,920 고맙습니다 839 00:58:32,175 --> 00:58:36,179 이건 클라라 바인펠드라는 분의 840 00:58:36,262 --> 00:58:39,516 혈액 검사나 의료 기록이에요 841 00:58:39,599 --> 00:58:42,810 동생이 생체 실험을 당했다는 걸 알았어요 842 00:58:42,894 --> 00:58:46,856 혈액 검사도 했고요 843 00:58:46,940 --> 00:58:48,900 이건 다 무슨 내용인가요? 844 00:58:51,819 --> 00:58:53,905 그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845 00:58:53,988 --> 00:58:55,907 누구도 질문한 적이 없다고요 846 00:58:55,990 --> 00:58:59,869 하지만 이 의료시설의 책임자였던 뮌히 박사가 847 00:58:59,953 --> 00:59:01,329 아직 생존해 있대요 848 00:59:01,412 --> 00:59:05,291 그런데 제작진이 그 박사를 인터뷰한다니 849 00:59:05,375 --> 00:59:10,213 이 표식이 뭔지 물을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? 850 00:59:11,130 --> 00:59:18,012 내 동생 클라라는 아우슈비츠에서 죽었어요 851 00:59:18,721 --> 00:59:24,477 그리고 최근에 아우슈비츠에서 이 서류를 입수했어요 852 00:59:26,688 --> 00:59:31,150 - 서류에 관해 설명을 듣고 싶어요 - 노력해 보겠습니다 853 00:59:33,361 --> 00:59:35,655 이게 뭔지 아시겠어요? 854 00:59:39,617 --> 00:59:41,703 중요한 내용은 없습니다 855 00:59:43,788 --> 00:59:46,332 어떤 실험을 했나요? 856 00:59:46,916 --> 00:59:49,752 아무 이상 없어요 전부 정상이라고 돼 있어요 857 00:59:50,670 --> 00:59:55,383 사망한 원인은 무엇이었나요? 858 00:59:55,466 --> 00:59:57,510 - '임상연구소'라고 돼 있네요? - 맞아요 859 00:59:57,594 --> 00:59:58,928 제 연구소예요 860 01:00:02,515 --> 01:00:03,766 사망한 건 맞군요 861 01:00:06,227 --> 01:00:10,148 언제 수용소에 와서 얼마나 머물렀죠? 862 01:00:11,566 --> 01:00:12,400 6개월요 863 01:00:13,067 --> 01:00:15,862 - 6개월 - 6개월? 864 01:00:15,945 --> 01:00:17,030 그러다가 돌아가셨군요 865 01:00:18,948 --> 01:00:20,617 이건 평시였어요 866 01:00:21,618 --> 01:00:23,494 무슨 말인지 아세요? 867 01:00:23,578 --> 01:00:28,916 아우슈비츠에 같이 계셨어요? 그럼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 868 01:00:29,000 --> 01:00:31,878 침착하게 대응하고 싶었지만 869 01:00:32,629 --> 01:00:35,173 그 사람이 다 얼버무리니까 870 01:00:35,256 --> 01:00:37,800 너무나 화가 났어요 871 01:00:38,635 --> 01:00:44,182 그 사람 연구소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872 01:00:45,683 --> 01:00:49,812 5번 화장장에 다시 가보려고 해요 873 01:00:49,896 --> 01:00:53,232 어머니가 거기서 돌아가신 게 분명하거든요 874 01:00:54,233 --> 01:00:56,152 초나 몇 개 켜드려야겠어요 875 01:00:56,986 --> 01:00:59,947 다시는 여기에 못 올 거예요 876 01:01:04,994 --> 01:01:05,828 그런데 877 01:01:06,871 --> 01:01:08,998 아주 최근에 878 01:01:09,582 --> 01:01:13,127 베르겐 벨젠 수용소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어요 879 01:01:14,045 --> 01:01:18,758 기록을 다 뒤졌지만 이디스 록이란 사람이 없대요 880 01:01:18,841 --> 01:01:21,511 하지만 이디스 슈바르츠는 찾았다고요 881 01:01:22,303 --> 01:01:24,889 옛 기억이 떠올랐어요 882 01:01:24,972 --> 01:01:28,017 언니 이디스가 883 01:01:28,601 --> 01:01:31,813 어머니 성을 쓰겠다고 했던 걸 잊어버렸던 거예요 884 01:01:31,896 --> 01:01:35,942 그 기나긴 세월을 이디스 록만 찾아다녔어요 885 01:01:36,901 --> 01:01:40,154 - 헝가리 사람 중에 있나요? - 헝가리요? 886 01:01:41,614 --> 01:01:44,033 찾아 보죠 887 01:01:45,243 --> 01:01:46,994 - 알파벳 순이 아니군요 - 그렇죠? 888 01:01:50,998 --> 01:01:53,501 "슈바르츠 이디스" 889 01:02:04,762 --> 01:02:07,056 베르겐 벨젠에 돌아가면 890 01:02:07,140 --> 01:02:12,270 남편, 아이들과 함께 기도를 올리고 싶었어요 891 01:02:13,229 --> 01:02:18,443 이디스의 장례식을 대신하는 자리였으니까요 892 01:02:18,526 --> 01:02:22,113 모든 희생자가 묻힌 무덤이에요 893 01:02:22,196 --> 01:02:25,658 해방 후 군사 기지에서 모셔온 분들이죠 894 01:02:26,284 --> 01:02:28,369 자매분 성함을 찾았습니다 895 01:02:29,537 --> 01:02:30,580 여기서 돌아가셨어요 896 01:02:30,663 --> 01:02:33,332 1945년 6월 2일로 추정합니다 897 01:02:35,710 --> 01:02:40,965 그 시기에 돌아가신 분들은 모두 여기 나란히 묻히셨어요 898 01:02:47,513 --> 01:02:51,017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날이에요 899 01:02:52,143 --> 01:02:54,145 언니 찾기를 끝내는 날이죠 900 01:02:55,438 --> 01:02:59,400 이제는 어떤 일이 있었고 언제 돌아가셨는지 알아요 901 01:03:02,028 --> 01:03:05,531 어머니의 기도 책을 가져왔어요 902 01:03:05,615 --> 01:03:07,950 언니를 위해 같이 기도할게요 903 01:03:08,034 --> 01:03:10,870 예로부터 전해진 기도를 올리고 904 01:03:10,953 --> 01:03:13,498 언니를 추억하며 초를 켤게요 905 01:03:14,499 --> 01:03:16,334 언니를 기억할게요 906 01:03:17,710 --> 01:03:18,586 영원히 907 01:03:19,712 --> 01:03:21,088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908 01:04:14,350 --> 01:04:17,311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나처럼 909 01:04:18,020 --> 01:04:19,605 가족을 찾는 사람이 많아요 910 01:04:21,232 --> 01:04:24,402 왜냐면 우리에게는 911 01:04:25,319 --> 01:04:27,572 해방으로 모든 게 끝나지 않았거든요 912 01:04:37,123 --> 01:04:40,167 제게 통지서가 왔어요 913 01:04:40,251 --> 01:04:43,754 워싱턴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게 됐다고요 914 01:04:43,838 --> 01:04:46,173 '시틀'이란 도시에 있다고 했어요 915 01:04:46,257 --> 01:04:49,927 '시애틀'로 읽는 게 맞다는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죠 916 01:04:50,428 --> 01:04:53,973 SS 머린 팰컨호 승선권을 받았어요 917 01:04:54,974 --> 01:05:00,813 B-20 침상에 내 배낭을 놓자 짬 먹으라고 부르더군요 918 01:05:00,897 --> 01:05:04,734 짬이 뭔지 몰랐어요 처음 듣는 영어 단어였죠 919 01:05:04,817 --> 01:05:06,611 어쨌든 짬 줄에 섰어요 920 01:05:06,694 --> 01:05:10,990 커다란 철제 쟁반을 썼는데 그때까지도 저는 921 01:05:11,616 --> 01:05:14,118 굶주림이 뇌에 각인된 상태였죠 922 01:05:14,994 --> 01:05:19,540 그런데 이 멋있는 양반들이 온갖 산해진미를 쟁반에 퍼 줬고 923 01:05:19,624 --> 01:05:21,250 심지어 줄 끝에는 924 01:05:21,834 --> 01:05:25,755 오렌지가 한가득 든 커다란 바구니와 925 01:05:26,339 --> 01:05:28,758 바나나 한가득 든 커다란 바구니가 있었죠 926 01:05:29,258 --> 01:05:31,636 항상 바르게 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는데 927 01:05:31,719 --> 01:05:33,137 뭐가 바른 건지 모르겠길래 928 01:05:33,220 --> 01:05:36,015 덩치 큰 수병에게 물었어요 929 01:05:36,098 --> 01:05:38,559 '바나나를 가져가도 됩니까?' 930 01:05:38,643 --> 01:05:40,144 '아니면 오렌지를 가져갈까요?' 931 01:05:41,020 --> 01:05:45,608 그랬더니 바나나든, 오렌지든 마음껏 퍼다 먹으래요 932 01:05:46,192 --> 01:05:48,277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죠 933 01:05:49,320 --> 01:05:53,950 난 우리 고향이 좋았어요 그림처럼 예쁘고 행복한 곳이죠 934 01:05:55,326 --> 01:06:00,414 1944년에 떠났던 그곳에 처음으로 돌아갈 계획이에요 935 01:06:00,498 --> 01:06:04,293 저기 표지판 봐라, 로빈 러시아어로 '폴랴나'라고 돼 있어 936 01:06:04,919 --> 01:06:05,795 보여? 937 01:06:07,046 --> 01:06:09,090 오른쪽으로는 강이 흘러 938 01:06:09,173 --> 01:06:11,300 수영하러 오던 곳이야 939 01:06:11,384 --> 01:06:14,887 홀로코스트 이전에 알던 사람을 940 01:06:14,971 --> 01:06:16,472 만나고 싶어요 941 01:06:17,515 --> 01:06:19,809 이야기도 나눠 보고 싶죠 942 01:06:20,559 --> 01:06:22,561 - 병에 담근 버섯 보여요? - 그래 943 01:06:24,981 --> 01:06:28,985 우리가 없는 사이에 있었던 일을 들을 수 있겠죠 944 01:06:44,083 --> 01:06:47,753 마리슈카라는 할머니 한 분이 우리 조부모님과 945 01:06:47,837 --> 01:06:50,798 부모님과 저를 기억하셨어요 946 01:06:50,881 --> 01:06:53,843 나를 기억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죠 947 01:06:55,720 --> 01:07:00,099 적대적으로 대하면 어쩌나 몹시 걱정하고 갔어요 948 01:07:00,182 --> 01:07:05,813 뭔가 빼앗을 속셈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949 01:07:06,856 --> 01:07:10,026 굉장히 조심스럽게 물으시더군요 950 01:07:10,109 --> 01:07:15,239 혹시 내 땅을 되찾고 돌아와서 살 계획이냐고요 951 01:07:15,322 --> 01:07:17,324 아니라고 했어요 952 01:07:17,408 --> 01:07:21,078 그저 내 아이들에게 고향을 보여주고 953 01:07:21,162 --> 01:07:25,291 죽기 전에 내가 자란 마을을 다시 보고 싶을 뿐이라고 했죠 954 01:07:30,963 --> 01:07:33,382 고향으로 돌아갈 때 955 01:07:34,258 --> 01:07:37,178 내 가족, 내 자식들과 동행해 956 01:07:37,970 --> 01:07:41,390 이 아름다운 도시를 보여줬어요 957 01:07:42,141 --> 01:07:46,645 어디를 가도 '유대'란 말은 남아 있지 않았어요 958 01:07:46,729 --> 01:07:49,815 이 건물은 유대인 회관이었어 959 01:07:50,357 --> 01:07:56,989 유대교 회당에 가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사원이었죠 960 01:07:59,325 --> 01:08:01,535 이런 꼴을 만들어 놓다니 961 01:08:01,619 --> 01:08:03,370 해도 너무하네 962 01:08:03,454 --> 01:08:06,665 이 도시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 963 01:08:06,749 --> 01:08:09,085 이게 말이나 되니? 964 01:08:09,168 --> 01:08:11,087 회당에 가서 965 01:08:12,254 --> 01:08:15,549 한 유대인 남자를 만났어요 966 01:08:15,633 --> 01:08:17,593 아우슈비츠에 갔던 사람이었죠 967 01:08:18,260 --> 01:08:20,554 안녕하세요? 헝가리말 할 줄 아세요? 968 01:08:21,639 --> 01:08:24,308 안녕하세요, 여기 토박이신가요? 969 01:08:24,391 --> 01:08:28,521 1928년에 여기서 태어났어요 970 01:08:28,604 --> 01:08:30,815 저는 바인펠드 집안이에요 971 01:08:30,898 --> 01:08:31,732 바인펠드? 972 01:08:31,816 --> 01:08:38,572 아버지가 코블러가에서 가게를 운영하셨죠 973 01:08:38,656 --> 01:08:41,408 어머니는 당연히 이 회당에 다니셨고요 974 01:08:41,492 --> 01:08:45,621 저는 13살이던 1941년에 여기서 바르 미츠바를 했어요 975 01:08:45,704 --> 01:08:48,290 왜 여기 계속 사셨어요? 976 01:08:48,374 --> 01:08:53,963 내가 아우슈비츠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게 977 01:08:54,964 --> 01:08:56,882 1945년 6월 6일이었고 978 01:08:57,716 --> 01:09:01,053 며칠 후에 국경이 폐쇄됐거든요 979 01:09:01,137 --> 01:09:05,474 그분에게 안내를 받으며 설명을 들었는데 980 01:09:05,558 --> 01:09:08,227 여긴 이제 유대교 회당이 아니래요 981 01:09:08,310 --> 01:09:12,022 {\an8}옛날에는 다윗의 별이 이 자리에 있었죠 982 01:09:12,106 --> 01:09:14,108 {\an8}그건 다 어쨌을까요? 983 01:09:14,191 --> 01:09:17,820 {\an8}여길 콘서트홀로 바꿨어요 984 01:09:17,903 --> 01:09:22,283 {\an8}장식은 다 제거했죠 985 01:09:22,366 --> 01:09:24,952 차마 볼 수가 없었어요 986 01:09:25,578 --> 01:09:32,543 이 성전을 유흥 장소로 전락시키다니요 987 01:09:34,712 --> 01:09:38,716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제가 살던 집에 가보는 거였죠 988 01:09:38,799 --> 01:09:40,509 세상에! 989 01:09:43,762 --> 01:09:49,351 저게 원래 대문이야 990 01:09:49,935 --> 01:09:52,771 - 정문? - 그래, 정문 991 01:09:54,773 --> 01:09:56,192 방치돼 있었어요 992 01:09:57,067 --> 01:10:01,697 아버지가 정성껏 가꿨던 그 아름다운 집이 말이죠 993 01:10:01,780 --> 01:10:05,367 모든 걸 깔끔하게 다듬어 놓으셨죠 994 01:10:06,619 --> 01:10:08,287 - 잠긴 것 같아 - 아니야 995 01:10:08,370 --> 01:10:09,705 안 잠겼어 996 01:10:09,788 --> 01:10:11,957 - 그냥 안 열리는 거야 - 그만 가죠 997 01:10:12,041 --> 01:10:14,418 열리지가 않아 998 01:10:14,501 --> 01:10:18,297 차라리 못 본 걸로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어요 999 01:10:29,183 --> 01:10:31,352 우리가 끌려갈 때 1000 01:10:31,435 --> 01:10:36,190 어린아이였던 이웃이 아직도 살고 있었어요 1001 01:10:37,858 --> 01:10:40,945 아직 살아 계시다니 주님께 감사해요 1002 01:10:45,032 --> 01:10:49,370 난 지금도 옛날 일이 고스란히 기억나요 1003 01:10:49,453 --> 01:10:52,331 지금은 러시아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데 1004 01:10:52,414 --> 01:10:54,333 정말 살갑게 맞아줬어요 1005 01:10:54,416 --> 01:10:57,211 이 댁에 사셨잖아요 1006 01:10:57,294 --> 01:11:01,006 남의 집을 가로채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? 1007 01:11:01,090 --> 01:11:05,719 하고픈 얘기는 너무 많지만 곤란한 거 아시죠? 1008 01:11:05,803 --> 01:11:08,222 벽에도 귀가 있다니까요 1009 01:11:08,305 --> 01:11:13,310 우리가 떠난 후에 있었던 일을 말하기 두려워했어요 1010 01:11:14,895 --> 01:11:21,610 우리가 끌려간 후 우리 얘기 한 적 있어요? 1011 01:11:21,694 --> 01:11:28,492 클라라가 너무 안쓰러웠죠 가는 길에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1012 01:11:28,575 --> 01:11:33,038 아니에요, 수용소에 가서 죽었어요 1013 01:11:33,122 --> 01:11:34,123 가엾어라 1014 01:11:35,416 --> 01:11:38,085 영화에서나 본 얘기인데 1015 01:11:38,836 --> 01:11:42,965 정말로 사람을 태워 없앴어요? 1016 01:11:43,048 --> 01:11:46,969 안타깝지만 영화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끔찍했어요 1017 01:11:47,052 --> 01:11:49,430 그때 내가 운이 좋다고 느꼈어요 1018 01:11:49,513 --> 01:11:54,268 난 미국의 집으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니까요 1019 01:11:57,479 --> 01:12:01,817 난 그 세월 동안 다이아몬드를 지켜냈어요 1020 01:12:02,401 --> 01:12:07,656 자유를 얻은 후 홀로코스트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지만 1021 01:12:07,740 --> 01:12:12,077 눈물방울 모양 펜던트에 그 다이아몬드를 박았어요 1022 01:12:12,161 --> 01:12:15,039 다이아몬드를 되찾을 때마다 너무 많이 울었거든요 1023 01:12:15,122 --> 01:12:18,667 그래서 눈물 모양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죠 1024 01:12:19,251 --> 01:12:22,338 아이들에게도 이 다이아몬드를 1025 01:12:22,421 --> 01:12:24,214 우리 집안의 첫 딸에게 1026 01:12:24,298 --> 01:12:28,260 대대로 물려주겠다고 선언했어요 1027 01:12:28,344 --> 01:12:29,595 맛이 어떨까? 1028 01:12:31,847 --> 01:12:35,392 모양도, 커팅도 다 다르죠 1029 01:12:35,893 --> 01:12:38,103 어머니가 남기신 1030 01:12:39,646 --> 01:12:42,149 유일한 유산이에요 1031 01:12:45,944 --> 01:12:48,155 글쎄요,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… 1032 01:12:48,238 --> 01:12:52,659 난 지금 스스로도 믿지 못할 인생을 살고 있어요 1033 01:12:54,870 --> 01:13:01,210 캘리포니아 주민 60만 명의 지지를 받아 1034 01:13:01,835 --> 01:13:02,961 9번 당선됐다니 1035 01:13:03,712 --> 01:13:05,422 다 꿈만 같아요 1036 01:13:05,506 --> 01:13:06,882 그렇게 생각하면 1037 01:13:07,716 --> 01:13:10,719 엄청난 책임감이 들죠 1038 01:13:10,803 --> 01:13:16,141 {\an8}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유일하게 미국 하원에 선출된 의원으로서 1039 01:13:16,225 --> 01:13:17,559 {\an8}"톰 랜토스 하원의원" 1040 01:13:17,643 --> 01:13:20,229 {\an8}공화당과 민주당의 모든 동료들을 대표해 1041 01:13:20,312 --> 01:13:22,564 {\an8}이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1042 01:13:23,232 --> 01:13:27,945 {\an8}최근 발생한 테러 공격에 분노를 표하며… 1043 01:13:28,028 --> 01:13:32,199 {\an8}내 인생의 구심점에는 인권이 있습니다 1044 01:13:33,033 --> 01:13:35,744 인권을 수호하는 것이 더 문명화된 사회로 가는 1045 01:13:36,537 --> 01:13:38,288 열쇠라고 확신하기 때문이죠 1046 01:13:39,415 --> 01:13:43,001 제 아내 애넷과 저는 평생의 친구입니다 1047 01:13:43,627 --> 01:13:46,964 어린 시절 부다페스트에서 함께 자란 사이고 1048 01:13:48,257 --> 01:13:50,968 이제 결혼한 지 47년이 됐어요 1049 01:13:52,386 --> 01:13:53,971 딸이 둘 있는데 1050 01:13:54,847 --> 01:13:57,516 일찌감치부터 저희에게 다짐했어요 1051 01:13:57,599 --> 01:14:02,771 엄마, 아빠한테 특별할 선물을 안겨줄 계획이라고요 1052 01:14:04,648 --> 01:14:08,652 가족을 몰살당한 우리 부부에게 대가족을 선사하겠다고 했어요 1053 01:14:10,237 --> 01:14:15,409 훌륭한 손주를 17명이나 두는 행운을 얻었고 1054 01:14:16,243 --> 01:14:18,495 아이들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1055 01:14:22,541 --> 01:14:27,754 홀로코스트를 알리는 교육자로 남고 싶었어요 1056 01:14:28,338 --> 01:14:31,300 그래서 톨러런스 박물관에 가서 1057 01:14:31,383 --> 01:14:34,178 지원 프로그램을 창설했어요 1058 01:14:34,887 --> 01:14:40,184 박물관 방문객들을 모아 강연을 해요 1059 01:14:40,684 --> 01:14:41,727 그렇게 형성됐어요 1060 01:14:42,603 --> 01:14:45,022 이런 일이 일어나면 1061 01:14:45,105 --> 01:14:48,942 내가 뭘 잘못했나 자책부터 하게 돼요 1062 01:14:49,026 --> 01:14:50,944 나한테 왜들 이럴까? 1063 01:14:51,028 --> 01:14:54,364 제 의무란 생각이 들어요 1064 01:14:55,532 --> 01:14:59,661 그 시기에 벌어진 만행을 세상에 알려야 하죠 1065 01:15:00,829 --> 01:15:03,457 제 언어로는 한계가 있다고 언제나 느꼈어요 1066 01:15:05,042 --> 01:15:10,756 내 경험을 세상에 알리려면 1067 01:15:10,839 --> 01:15:14,384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1068 01:15:15,135 --> 01:15:16,512 그래서 찾은 게 미술이에요 1069 01:15:17,179 --> 01:15:19,431 미술은 초월적이거든요 1070 01:15:19,515 --> 01:15:21,266 언어를 뛰어넘죠 1071 01:15:23,435 --> 01:15:26,688 겹겹이 쌓인 표면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1072 01:15:26,772 --> 01:15:29,191 부서진 벽처럼 보이길 바랐죠 1073 01:15:29,900 --> 01:15:34,154 어제 신문을 덧바른 것처럼요 1074 01:15:34,238 --> 01:15:36,782 사람들은 과거를 잊으려고 하거든요 1075 01:15:36,865 --> 01:15:40,035 홀로코스트를 잊고자 해요 1076 01:15:40,118 --> 01:15:42,871 저를 움직이게 하는 진짜 원동력은 1077 01:15:44,331 --> 01:15:45,624 가족이에요 1078 01:15:46,875 --> 01:15:48,961 남편과 저의 작품이죠 1079 01:15:50,212 --> 01:15:51,588 제 손주들 1080 01:15:52,673 --> 01:15:54,174 자랑스러운 세 아이들 1081 01:15:55,008 --> 01:15:56,385 그중의 둘은 랍비고 1082 01:15:57,219 --> 01:15:59,221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어요 1083 01:15:59,763 --> 01:16:03,475 인생에서 중요한 게 뭔지 매일 제게 가르침을 줘요 1084 01:16:05,811 --> 01:16:09,523 그리고 이스라엘계 4세인 남편도 빠뜨릴 수 없죠 1085 01:16:10,023 --> 01:16:12,067 정말 용감한 남자예요 1086 01:16:12,150 --> 01:16:15,487 남편은 제가 인생을 구상하는데 도움을 줬어요 1087 01:16:16,530 --> 01:16:19,616 이 그림 제목은 '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' 1088 01:16:20,242 --> 01:16:23,078 입구에 표지판이 있어요 1089 01:16:23,161 --> 01:16:27,082 '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' 1090 01:16:27,165 --> 01:16:29,668 제 작품의 주제가 홀로코스트예요 1091 01:16:29,751 --> 01:16:33,797 내 사람들을 위한 묘비를 못 세웠거든요 1092 01:16:34,381 --> 01:16:37,759 어디에 있는지 몰라요 1093 01:16:38,510 --> 01:16:43,432 어째서 수많은 우리 가족이 죽고 처형당해야 했을까요? 1094 01:16:44,099 --> 01:16:46,435 거의 몰살당했던 바슈 가문이지만 1095 01:16:46,518 --> 01:16:47,978 다시 일어났습니다 1096 01:16:49,938 --> 01:16:53,400 그래서 가족이 모이면 이제 숫자가 상당해요 1097 01:16:54,943 --> 01:16:58,405 내 가족과 함께 둘러앉을 수 있어 기뻐요 1098 01:16:58,488 --> 01:17:01,867 눈을 마주치며 난 거의 죽다 살아났다고 말하죠 1099 01:17:02,534 --> 01:17:06,038 10명도 넘는 가족과 한자리에 앉아서 1100 01:17:06,121 --> 01:17:07,539 삶의 기쁨을 누려요 1101 01:17:07,623 --> 01:17:11,877 살아서 느끼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1102 01:17:15,505 --> 01:17:19,051 아마도 일요일이었을 겁니다 누가 문을 두드렸어요 1103 01:17:19,134 --> 01:17:20,344 그래서 1104 01:17:20,427 --> 01:17:22,012 현관으로 나가 봤더니 1105 01:17:22,095 --> 01:17:25,766 뭔가를 신문지로 싸서 팔에 끼고 왔어요 1106 01:17:25,849 --> 01:17:28,268 '폴 파크스 씨 맞아요?' '그런데요' 1107 01:17:28,352 --> 01:17:31,104 '몇 년 동안 선생님을 추적했습니다' 1108 01:17:31,188 --> 01:17:33,398 '종종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던가요?' 1109 01:17:33,482 --> 01:17:35,817 '저희가 찾고 있었어요' '왜요?' 1110 01:17:35,901 --> 01:17:41,698 '다하우에서 선생님께 구출됐다는 기억을 가진 분이 계셨거든요' 1111 01:17:42,616 --> 01:17:44,826 '몇 년 전에 돌아가신 분이죠' 1112 01:17:44,910 --> 01:17:47,954 '수용소에서 유대교식 촛대를 만들었어요' 1113 01:17:48,038 --> 01:17:50,374 '콘크리트 못을 재료로' 1114 01:17:50,457 --> 01:17:54,753 '용접하고 이어서 만들었죠 수용소에 있을 때요' 1115 01:17:55,587 --> 01:17:58,298 '이걸 전해달라고 하셔서' 1116 01:17:58,924 --> 01:18:02,010 '전달하려고 찾아다녔습니다 받으세요' 1117 01:18:02,094 --> 01:18:04,346 그러더니 이 아름다운 메노라 촛대를 줬어요 1118 01:18:11,728 --> 01:18:14,439 해방은 세상이 주는 선물 같았어요 1119 01:18:15,440 --> 01:18:18,902 그때가 돼서야 하느님의 존재를 다시 받아들였죠 1120 01:18:18,985 --> 01:18:22,072 우리 주변에 계시며 이 자리에 오도록 이끄셨다고요 1121 01:18:22,155 --> 01:18:25,659 신이 홀로코스트를 만드셨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1122 01:18:25,742 --> 01:18:31,873 신은 우리에게 정신과 마음과 자유 의지를 주셨죠 1123 01:18:32,749 --> 01:18:34,418 주어진 인생을 갖고 1124 01:18:35,711 --> 01:18:38,296 어떻게 살 것인지는 인간에게 달렸어요 1125 01:18:39,840 --> 01:18:43,385 난 신이 아니라 사람을 탓해요 1126 01:18:43,468 --> 01:18:46,722 홀로코스트에 관해서 1127 01:18:47,806 --> 01:18:51,351 이성적, 감정적, 지성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어요 1128 01:18:52,227 --> 01:18:55,147 도저히 모르겠어요 1129 01:18:55,856 --> 01:18:58,024 그 악몽 속 어디에도 1130 01:18:59,025 --> 01:19:00,318 높으신 분의 힘은 1131 01:19:01,111 --> 01:19:02,237 미치지 않았어요 1132 01:19:02,320 --> 01:19:03,947 우리는 어떤 사람일까요? 1133 01:19:04,823 --> 01:19:06,867 책에서 무엇을 배우죠? 1134 01:19:07,743 --> 01:19:10,954 나와 다른 아이를 가르는 1135 01:19:12,038 --> 01:19:13,331 차이점은 뭘까요? 1136 01:19:13,415 --> 01:19:15,167 성경의 가르침은 무엇이죠? 1137 01:19:17,711 --> 01:19:20,464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? 1138 01:19:23,049 --> 01:19:26,553 히틀러는 병적인 반유대주의를 끝까지 버리지 못했어요 1139 01:19:26,636 --> 01:19:28,930 마지막 유언이랄까 1140 01:19:29,014 --> 01:19:31,725 추종자들을 향한 경고로 1141 01:19:32,726 --> 01:19:36,480 유대인과의 전쟁을 계속하라고 말했어요 1142 01:19:36,563 --> 01:19:40,901 1945년 4월 29일 작성된 유언장에서 1143 01:19:41,568 --> 01:19:42,986 히틀러는 '무엇보다' 1144 01:19:44,029 --> 01:19:47,657 '정부와 국민에게 명하노니' 1145 01:19:47,741 --> 01:19:51,161 '인종 법규를 끝까지 수호하고' 1146 01:19:51,828 --> 01:19:54,956 '무자비하게 저항하라' 1147 01:19:55,665 --> 01:19:58,293 '만국의 독인' 1148 01:19:59,294 --> 01:20:01,630 '전 세계 유대인들과 맞서라' 1149 01:20:35,372 --> 01:20:39,000 홀로코스트는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만행의 1150 01:20:39,626 --> 01:20:43,296 유구한 역사 중 하나의 장으로 기억돼야 합니다 1151 01:20:45,715 --> 01:20:47,300 인종, 피부색, 신념 때문에 1152 01:20:47,926 --> 01:20:49,427 수많은 이들에게 자행되는 1153 01:20:50,011 --> 01:20:52,389 차별 행위를 1154 01:20:52,472 --> 01:20:54,474 절대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1155 01:20:55,016 --> 01:20:57,060 노예 제도를 외면해선 안 돼요 1156 01:20:57,143 --> 01:21:00,188 마녀 화형식도 잊어선 안 됩니다 1157 01:21:00,272 --> 01:21:03,984 로마 시대 기독교도 몰살도 잊어선 안 되고요 1158 01:21:05,819 --> 01:21:08,697 어쩌면 홀로코스트는 1159 01:21:09,948 --> 01:21:12,868 인간이 고결함과 1160 01:21:13,535 --> 01:21:18,331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신념을 잃었을 때 1161 01:21:18,415 --> 01:21:21,459 일어날 수 있는 참상의 정점일지도 모릅니다 1162 01:27:01,466 --> 01:27:06,471 자막: 서지민